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온갖 포털사이트를 뒤덮고 있다 (관련 대표 기사:평창의 63표, 역대 올림픽 최다 득표 "경쟁은 없었다"). 지금까지 국가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진행해온 서울 올림픽, 아시안 게임, 한일 월드컵 등과 같은 국제경기와는 다르게 평창(혹은 강원도)이라는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올림픽 유치를 위한 로비를 진행해왔다고 그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이 역시도 이전과 비슷하게 국가주도의 국제경기 유치와 별반 차이는 없을 것이다. 저 가카께서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어눌한 영어를 써가며 발 벗고 나서지 않았는가?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성공도 강원도라는 지방자치단체가 성사시켰다기보다는 늘 그래 왔듯, 국가적 유치로비의 한 성공사례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일단 빙상인의 시각에서 살펴보자. 오랫동안 한국 내 빙상스포츠의 활성화를 꿈꿔왔던 빙상인에게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는 빙상스포츠 저변의 확대, 즉 빙상시설 인프라 구축과 빙상스포츠를 즐기는 인구의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반갑고 행복한 소식일 수도 있다. 어찌저찌 하다 보면 프로축구, 프로야구, 프로농구, 프로배구처럼 빙상분야에서도 미국의 NHL 등의 상업화된 빙상스포츠처럼 한국 빙상스포츠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업화된 스포츠, 즉 프로리그(그게 무엇일지는 불확실하지만)를 꿈꿀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언론에서 보도하는 올림픽 개최에 대한 초미의 관심사는 동계올림픽 개최가 가져다줄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지난 2008년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만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타당성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서울 올림픽의 네 배, 한일 월드컵의 두 배를 뛰어넘는 약 20조 원의 직접 혹은 간접적인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대경제연구원도 이와 비슷한 수치를 내놓고 있다. 또한, 그들은 여기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액도 만만치 않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관련기사: <평창2018>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효과는). 더불어 아시아경제신문과 같은 곳에서는 이번 올림픽대회 유치가 65조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진다는 그 근거도 불확실한 장밋빛 전망에 대한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관련기사:[동계올림픽 유치]'64조원+α' 경제효과 따냈다).

정도야 어떻든 간에, 많은 이들이 아직 개최하지도 않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개최 당사자인 강원도민으로서는 삼수 끝에 개최유치에 성공한 것이니만큼 기쁨도 클 것이고, 불확실한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10년이 넘게 엄청난 금액을 투자했으니, 강원도 입장에서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은 강원도의 엄청난 재정적자를 한 번에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정치권으로서도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은 자신들이 관여 여부를 떠나 그동안 보여줬던 여러 가지 정치적 실책을 올림픽이라는 거창한 국제적 이벤트 유치 성공으로 단번에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올림픽만큼 세간의 시선을 돌릴만한 화젯거리가 어디 있겠는가?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들이 손해 볼 일은 없고 어떤 경로로든 돈을 벌 수 있을 테니 대회개최를 거부할 리는 없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 두팔 벌려 올림픽 개최를 환영할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 유치가 그렇게 기뻐할 만한 일일까? 올림픽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엄청난 선전을 보면서 과거의 일이 하나 생각났다. 바로 G20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진실이다.

그 당시 G20의 한국개최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최대 450조 원이었다. G20 개최가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줄 수는 있다. 어쨌든, G20을 개최하려면 회의장 청소하는 용역이라도 필요할 테니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G20이 단기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G20의 '성공적인 개최'가 한국의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 것은 아직까지 없어 보인다. 오히려 G20 개최와는 무관하게 그동안 한국경제의 내적 상황은 계속 악화 일로를 달리고 있다. 이건 수출증대 등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G20의 성공적 개최로 수출시장은 좋아졌을 수도 있지만, 한국사회를 살고 있는 노동자의 현실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많은 이가 회사의 이익향상을 위한 구조조정이란 명목으로 해고되고 있으며, 새로운 일자리는 언제 해고돼도 이상하지 않은 비정규직으로 세상에 태어나고 있으며, 이마저도 구하지 못해 오늘 내일 굶주리며 고통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G20은 자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뿐, 노동자를 위해 존재하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부자들의 잔치였고 그 잔치에서 거렁뱅이에게라고 떨어지는 떡고물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게 G20의 현실이었다.

G20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G20이 한국경제의 질적 측면, 특히 노동자의 삶에 도움이 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사실, 모든 국제적 대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G20 및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치러져 온 국제대회가 한국 및 한국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어떤 좋은 점을 부여하여 이것 때문에 수출이 증대될 수는 있어도, 그 이익은 노동자의 것이 아니었다. 세상의 모든 부는 오직 자본에게 향한다. 가치가 노동자에게 가지 않고 오직 자본가에게만 흘러들어 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은 그 어느 것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국제대회의 개최로 파이는 커질 수 있겠지만, 파이 조각의 수가 더 늘어나진 않는다. 지금과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는 파이 조각의 크기뿐만 아니라 그 수도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올림픽 개최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장밋빛 희망을 줄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멀리까지 갈 필요도 없다. 가까운 예를 보더라도 아시안 게임 개최를 위해 엄청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인천을 보라. 세계적 자동차 경주대회를 개최하려다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는 전남을 보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사례는 장밋빛 꽃다발을 우리 가슴에 안겨주는 대신, 다 시들고 썩어버려 들고 있기조차 어려운 지푸라기만 보여줄 뿐이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분명하다. 현재 강원도의 재정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만큼,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유치를 위해 국가에서는 올림픽 인프라 구축이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예산을 강원도에 쏟아부을 것이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올림픽 유치가 가져다주는 경제적 파급효과 20조 원이라는 것의 정체가 향후 국가가 강원도에 투입해야 할 최소한의 예산총액일 것이고, 4대강공사 예에서 보듯 20조 원이란 예산은 스스로 번식하여 그 주인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질 것이고, 결국 길러준 주인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잡아먹는 어마어마한 식인괴물로 변해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와 강원도는 20조 원이란 예산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재원마련을 위해 새로운 세금을 신설하게 된다면 그 주체가 누구이든 간에 엄청난 조세저항에 직면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므로, 직접세의 성격이 강한 세금은 신설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조세저항이 덜한 간접세 항목을 신설을 통해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올림픽 개최를 위한 지원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한편으로는 기존 예산(특히, 복지 및 교육관련)을 대폭 삭감함으로써 올림픽 개최를 위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이래저래 피를 보는 것은 노동자를 위시한 일반 국민이다. 모든 돈은 노동자의 주머니에서 국가로, 그리고 자본가의 탐욕스러운 입안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다.

올림픽 유치는 분명히 국가적 행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동자를 위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 국민 다수를 위한 것도 아니다. 올림픽은 우리에게 민족의 승리라는 대리만족을 줄 수 있을 지언정, 우리의 주린 배를 채워주진 않을 것이며, 억압 받는 우리의 현실도 바꿔주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2011/07/07 15:28 이글루스에서 작성한 글




 
Posted by metas :
진보평론 제7호: 2003-03-21
김만수(보쿰(Bochum)대학교 객원교수/ 한국학과)


로쟈 [알라딘 블로그]: 201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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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정치경제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마르크스의 사유 발전과정을 아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MEGA의 진행과정에 대한 정보는 나에게 많은 생각을 가져다준다. 그런데 저 많은 것을 언제 보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특히 생물학 전공이라 MEGA를 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저것을 안 보자니 왠지 아쉬울 것이란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독일어를 전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 기회에 중도에 포기했던 독일어 공부나 다시 해봐야겠단 생각이 문득 든다. 물론 작심삼일로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에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늘 부족한 편이니까.


2011/06/16 14:44 이글루스에서 작성한 글


 


Posted by metas :
안녕하세요. 날씨도 궂은데 공부하느라 연구하느라 업무 보시느라 많이 힘드시죠. 저는 생명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XXX입니다. 포비스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화두가 복지회 직원의 불친절함에서 시작된 서비스이다 보니, 저도 분위기 전환 및 자유게시판의 긴장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뜬금없긴 하지만 간단하게라도 제 글의 첫 시작은 친절함과 정이 듬뿍 담긴 인사말로 시작해봤습니다. 그러니 너그러이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선 OOO 학생의 글을 읽고 구성원 다수가 작성하신 답글을 보니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단 많은 분이 OOO 학생이 작성한 글에는 수긍하시는 듯해도 글쓴이의 의도를 달리 이끄시는 것 같아 좀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그 안쓰러움을 달래보고자 OOO 학생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궁극적으로 이런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유추해봤습니다.

교내게시판에 복지회 서비스 불친절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최근 복지회 쪽과 관련해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다수의 복지회 직원이 최저임금 수준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는 것을 알았다..... 서비스제공 측면에서 본다면 친절함은 소비자에게 제공돼야 하는 당연하지만 그분들이 힘들게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섣불리 비난만은 못하겠다..... 그래서 복지회 직원의 열악한 노동여건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가 이 일을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원글을 쓰신 분의 글에 의도치 않게 감정적인 면이 많이 두드러져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본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우리가 그분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요구할 수는 없다."라는 식으로만 한정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글을 작성한 OOO 학생의 뜻을 생각해본다면 너무 저평가되는 게 아닌가도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글에 담긴 감정을 걸러내고 글 안에 담긴 진정한 의도를 면밀히 살펴본다면 글쓴이가 말하고자 한 바가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쨌든, 전 이번 일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해당 재화 혹은 사용가치에 대해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의 측면에서 본다면 정말 중요합니다. 이 사실은 자본주의 사회에 터전을 잡고 있는 포항공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우리는 학교의 구성원이기 이전에 포항공대라는 배움의 터에서 교육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포항공대 복지회는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생활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등록금 혹은 기타 소비행위 등을 통해서 우리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일정하게 지불하고 있고, 그러한 측면에서 미루어본다면 우리가 포항공대 및 복지회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포항공대 구성원이란 사실을 떠나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구매자의 측면에서 봤을 땐 타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당연한 이치니까요.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학교에서 서비스 구매자로서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학생식당과 매점 등에서 일하고 있는 다수의 복지회 직원이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포항공대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는 구성원이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낮은 임금으로 저평가된 값싼 노동을 통해 우리에게 생활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도 더불어 알았으면 합니다. 굳이 한국사회의 낮은 최저임금 및 노동에 대한 저평가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여러 사회문제를 이번 일과 관련해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학교의 일부 구성원이 낮은 임금으로 저평가된 노동으로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서비스는 서비스고 임금과 처우의 문제는 별개다라구요. 맞습니다.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구매자로서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소비자로서 우리는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요구할 수 있고, 복지회 직원의 임금 문제는 우리와는 관계없는 순전히 복지회가 해결해야 할 사안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별개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또는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니라고 단정 짓기 전에,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수의 복지회 직원은 포항공대의 한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면 - 우리가 당연히 그렇게 여기고 있다면 그분들의 저평가된 노동과 열악한 처우는 우리가 그분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요구하기 이전에 혹은 양질의 서비스 제공 문제와는 별개로 다룬다고 할지라도 포항공대 구성원 모두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최초에 문제를 제기하신 분이 언급했던 복지회 직원이 이번 일로 큰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분이 항상 불친절했다면 제가 달리 할 말은 없지만, 한 번쯤은 "그분도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랬겠지."라고 우리가 그분을 이해의 눈길로 봐줄 수만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 복지회 직원의 처우 문제가 한 분의 불친절로 말미암아 우연히 거론됐지만 이 일이 내 문제가 아니라고 가볍게 여기시지 마시고 많은 구성원께서 진지하게 마음속에 담아주시길 진정 부탁합니다.

2011/05/04 19:46 이글루스에서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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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7시경 경찰과 국정원 소속 수사관들이 서울, 제주, 광주, 대전 등에서 ‘6.15공동선언실천 청년학생연대’ (이하 6.15청학연대) 회원 12명의 집을 압수수색했고 이 중 4명은 홍제동 대공분실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합니다. [관련기사: 경찰 '6.15청학연대' 국보법 위반 수사]

일단 혐의는 516청학연대의 활동과 북한 방문 등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인데, 이 사건은 2008년의 '사노련 사건(그동안 계속기각되었다가 최근에 집행유예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합니다)', 혐의없음으로 판결이 난 근래의 '자본주의연구회 사건'과 더불어 또 하나의 굵직한 '공안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현 정부 들어서 자주 발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공안사건 흐름을 봤을 때 이번 일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사건의 진실이 어떻든 간에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된 바대로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생각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일례로 일련의 다양한 공안 사건에서 보듯이 다양한 시민단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고 있고 그 구성원이 체포 및 구금되며 '종북세력'이라는 칭호가 붙으며, 작년의 'G20 쥐벽서 사건'의 예에서 보듯이 두 명의 예술가(저는 적어도 그렇게 부르고 싶습니다.)가 국가의 격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구속됐으며 현재 검찰에게 징역 8개월과 10개월을 구형받았고 현재 판결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은 그들이 진짜 '종북세력'이며 진정 국가체제를 전복하기 위해 그런 단체를 만들었을까요? 혹은 '국격'이란 것을 심각하게 훼손할 목적으로 그런 행위를 한 걸까요?

특정 사상이 위정자의 입장에서 보면 위험하고 불순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들의 비판은 체재의 모순 및 부조리를 향해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들의 비판을 귀담아듣고 사회구조의 모순을 해결하지는 못할지언정 단지 거슬리단 이유만으로 '종북'과 '반역' 그리고 '체제위협'이라는 명목으로 공권력의 잣대를 들이대어 그들에게 '국가에 대한 죄인'이란 주홍글씨를 새기려고 하는 것은 사회에서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한 개인의 인권에 대한 거리낌 없는 탄압이자 민주주의 사회를 지향하는 한국사회의 가치와 배치되는 초헌법 폭력으로 필히 사라져야 할 악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데 사회는 70-80년대로 회귀하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종류의 사상과 표현의 억압을 위한 공안 사건이 발생할지 모르겠지만, 부디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한 점 억압 없이 보장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 그것이 비록 위험해 보인다 할지라도―거리낌 없이 이야기하고 합리적이며 생산적인 비판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2011/05/04 17:57 이글루스에서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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