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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16 [번역] 육지 생태계의 미래를 인도하기 위한 고(古)생물학과 보존(保存) 생물학의 융합, <Science>, 2017
  2. 2017.12.03 [번역] 고대 유전체를 인류 적응사 연구에 활용하기, <Nature Reviews Genetics>, 2017
  3. 2017.11.14 [번역] Handbook of Paleoanthropology, 2nd ed., Vol. I, (2)
  4. 2017.11.06 [번역] Handbook of Paleoanthropology, 2nd ed., Vol. I, (1)
  5. 2017.07.04 [번역] 사람의 장 미생물상에 의한 제노바이오틱스의 화학적 변환, <Science>, 2017 1
  6. 2017.06.29 [번역] 홈이 파인 두개골이 고대 석전(石殿)에서 발견되다, <Science News>, 2017
  7. 2017.06.26 [번역] 우리 종(種)의 기원에 대해, <Nature>, 2017.
  8. 2017.06.25 [번역] 앨버타(Alberta)에서 발견된 새로운 공룡 화석이 너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마치 조각상처럼 보인다. - <ScienceAltert>, 2017
  9. 2017.06.24 [번역] 복합형질에 대한 확장된 관점: 다유전자성에서 전유전자성까지 - <Cell>, 2017.
  10. 2017.06.09 [번역] 유전체학으로 전 세계 인류 정착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 <Nature>, 2017.
  11. 2017.06.08 오랜만의 번역, 그리고 뻘소리
  12. 2015.03.15 세포주(細胞株)에 관한 문제 해결하기 - "Fixing problems with cell lines" <Science>
  13. 2015.03.04 과학에서 성(性) 불평등 - "Gender inequality in science" <Science>
  14. 2015.03.04 언어 기원 논쟁이 다시 불붙다 - "Language origin debate rekindled" <Nature>
  15. 2015.03.03 성을 재정의하다 - "Sex redifined" <Nature>
  16. 2013.10.20 [과학 기사 번역] 180만 년 된 호미닌 두개골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되다. 2
  17. 2013.10.19 [과학 기사 번역] 아프리카 대호수가 우리 조상의 뇌를 키웠는가?
  18. 2013.10.09 [번역] 『Evolution』 Ch. 7. 생물다양성의 진화 (2)
  19. 2013.10.09 [번역] 『Evolution』 Ch. 7. 생물다양성의 진화 (1) 1
  20. 2013.02.28 인생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1
  21. 2013.01.31 [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3) 2
  22. 2013.01.31 [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2)
  23. 2013.01.31 [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1)
  24. 2013.01.23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4)
  25. 2013.01.23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3) 1
  26. 2013.01.23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2)
  27. 2013.01.23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1)
  28. 2013.01.21 르네상스부터 파스퇴르까지 생명의 기원에 관한 생각
  29. 2013.01.08 중세시대의 생명의 기원에 관한 생각
  30. 2013.01.04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4)


출처: [Merging paleobiology with conservation biology to guide the future of terrestrial ecosystems]


육지 생태계의 미래를 인도하기 위한 고(古)생물학과 보존(保存) 생물학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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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간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은 급격하고 파괴적이지만, 생물 종(種)의 전환과 변화는 생명의 역사를 통틀어 발생해왔다. 비록, 생태계 보존(保存)을 위해 취해야 할 최선의 접근이 무엇인지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지만, 미래에도 생태계가 계속 적응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으려면 궁극적으로 자연계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그 능력을 가능케 하거나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심지어 변화의 순간에 직면했을지라도, 생태계의 회복이 어떤 방식으로 유지되는지 이해하는 방식으로써 고생물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이라고 앤서니 버노스키(Anthony D. Barnosky)를 위시한 저자들은 이 리뷰에서 주장한다.


구조적 요약


배경: 인간이 초래한 전세계적인 변화의 속도와 규모는 지난 50년에 걸쳐 극적으로 가속화되었는데, 적어도 11,000년 동안 유지되었던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조건 아래에서 많은 생태계 및 생물 종이 스스로를 유지할 수 있는 역량(力量)을 압도하고 있다. 2050년까지 일인당 소비량 증가와 더불어 인류의 인구는 30억 명 더 증가하리라 예상되므로, 다가올 수십 년 안에 더욱 급격한 변환이 있을까 우려된다. 따라서 수 많은 생물 종 및 우리에게 필요한 생태계의 중요한 측면이 소실(消失)되는 것을 피하려면 — 육체적·정서적 행복 모두를 위해서라도 — 새로운 보존 패러다임(conservation paradigm) 및 보존 생물학, 고생물학, 그리고 지구과학에서 얻은 정보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


전개: 미래에도 역동적인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보편적인 보존 패러다임(conservation paradigm)이 최근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과거의 이상적인 개념(idealized conception)으로 생태계를 유지하려고 시도하기보다는 역사적이면서도 새로운 보존 환경을 이용하고, 생태계와 생명체의 적응력을 향상시키며, 이들의 연결성(connectedness)을 촉진하고, 오로지 특정 생물 종에 집중하기보다는 기능적 온전함(functional integrity)를 위해 생태계를 관리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이제 필요로 한다. 그러한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혁신이 생태학과 고생물학의 교차점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이로 말미암아 (i) 어떤 생물 종과 생태계가 그 존속을 위해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는지, (ii) 급격한 기후 변화와 토지 이용을 예측하는 개체군 연결성(population connectivity) 육성법, (iii) 생물 종의 관련 여부와는 상관없이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 동안 생태계를 특징 짓는 기능적 속성, (iv) 생태계가 자신의 긴 역사를 통틀어 보여왔던 구성적·기능적 변이의 범위가 밝혀졌다. 그러한 정보는 현재의 어떤 변화가 덜 강건한 생태계 상태로의 이행(移行)을 예고하는지, 그리고 어떤 변화가 생태계의 기능 또는 서비스에 그 어떤 심각한 손실도 일으키지 않는 온화한 생태계 변화를 예고할 수 있는지를 인식하는 데 필요하다.


또한, 생태계 보존의 성공 여부는 개념적으로 구별되는 세 가지 목적, 즉 생물 다양성의 극대화, 생태계 서비스(ecosystem service)의 극대화, 그리고 야생 보호라는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하기 위한 서로 다르면서도 때로는 상호 배타적인 접근법 가운데 어떤 것을 고를지 결정하는 일에 점점 더 의존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는 역사적 생태계(historical ecosystem) 또는 새로운 생태계(novel ecosystem) 가운데 어느 것이 보존 대상인지에 따라 적용 가능성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거래는 이미 일어났다 — 예를 들어, (농장 또는 방목장의 식품 생산처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특정 생태계 서비스를 극대화하도록 운영하는 일과 (늑대, 사자 또는 코끼리 같은) 취약종(脆弱種)을 건강한 개체군으로 유지하는 일 사이의 거래 말이다. 훗날, 선택이 더욱 확고해 진다면, 어떤 생물 종이 관리를 받아 어느 곳에 재배치될지, 어떤 지역이 집중적인 관리를 위해 출입금지 구역이 되야 하는지 같은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는데, 설령 그러한 선택이 현재 살고 있는 몇몇 생물 종의 소멸을 뜻한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일을 해야 한다. 그러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려면 역사적이며 새로운 생태계 모두를 보존하는 것과 과학자, 정부 관료, 비정부 기관, 합법적 단체, 그리고 기타 이해 관계자의 효과적인 협업이 필요하다.


전망: 이데올로기적 스펙트럼의 한쪽 끝에는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해서 역사적인 환경을 보존하자는 주장이 있으며, 다른 한 편에는 인간의 활동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생태계를 이용하자는 주장이 있는데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상대적으로 중요한지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생태계를 보존하려는 노력은 현재 전환기에 놓여 있다. 비록 두 가지 접근 방식은 종종 이분법적인 것처럼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일련의 행위로 연결되며 둘 다 필요하다. 급격히 변화하는 세계에서 (적어도 수천 년을 아우르는) 장기적인 전망이 적절한 보존 대상 및 계획을 명시하고 선택하는 데 필요하므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환경 보존의 성공을 극대화하려면 고생물학과 보존 생물학의 심도 있는 통합이 필요하다. 비록, 향후 수십 년 동안 세계가 우리 인간 때문에 계속해서 급격히 변하면서, 인간에게 필요한 자연의 모든 측면과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이러한 장기적인 전망이 필수적일지라도, 환경 보전에 성공할 기회를 극대화하려면 환경 보존의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 즉 급격한 인구 증가, 특히 개발도상국의 1인당 소비 증가, 그리고 오늘날 생물 종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으로서 원래의 경계 바깥으로 서식지를 빠르게 밀어내고 있는 인위적인 기후 변화 등을 또한 다룰 필요가 있다.


그림 | 마운틴 고릴라(mountain gorilla) 개체수는 전 세계적으로 900여 마리도 채 안 되며 이들의 향후 존속 여부는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많은 생물 종과 생태계가 겪고 있는 전형적인 예 가운데 하나다. 오늘날 생태계 대부분이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한계를 넘어선 상태로 기후가 계속 변화하는 동안, 2050년까지 이 행성에 30여억 명에 달하는 우리 인간이 더해지면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며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지닌 자연의 모든 측면과 생물 다양성을 보존 생물학이 구할 수 있을까? 사진: E. A. Hadly, at Volcanoes National Park, Rwanda


초록: 인간 활동의 영향이 확대되고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생물 종과 생태계의 보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전세계적 변화 아래에서 생태계 보존 성공을 극대화하려면 이상적인 과거의 상태로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에서 생태계의 적응 및 기능의 역량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에서 효과적인 전략을 개발하려면 생태계의 존속을 좌지우지하는 장기적 역동성의 심층적 이해 및 역사적 생태계(historical ecosystem)을 보존하려는 접근과 새로운 생태계를 보존하려는 접근 사이의 갈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보존 생물학, 고생물학 그리고 지구과학의 최신 정보를 통합하는 일은 성공의 길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다. 또한, 모든 측면에서 자연을 현 상태로 유지한다면 인구 증가, 과소비, 공해 및 기후 변화 같은 대단히 중요한 위협에 즉각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숫자, 토지 이용, 그리고 천연 자원의 소비가 증가하고 인간 활동으로 말미암은 기후 변화가 지속되면서 — 이미 심각한 — 생태계, 생물 종, 그리고 개체군에 대한 국지적이며 전세계적인 스트레스는 가까운 미래에 더 심해질 것이다 [1–4]. 심지어 지금조차도, 보존 생물학의 보편적인 실천과 이론이 그래왔던 것처럼 생태계 대부분을 역사적 상태로 유지하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4–6]. 오히려,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적응하려는 생태계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 새로운 보존 목적을 품고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현재 진행 중이다 [4–11].


최근 연구는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인간의 생애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생태계의 역동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12]. 그러한 정보는 역사·고생물학·지질학 기록에서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10,13]. 하지만, 과학자와 토지 관리자들은 고생물학적 정보를 보존 생물학 이론 및 결정에 훨씬 더 충실히 접목할 방법을 찾으려고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그림 1].


현재의 보존 환경


지구 상에 존재하는 무빙(無氷) 지대(ice-free land)의 절반 이상이 인간이 사용하기 위해 개간(開墾)되었고 [14], 수만에 달하는 생물 종이 전세계로 운반되었으며 [15], 생물 종과 개체군이 급속한 비율로 멸종하고 있다 [16]. 결과적으로, 지구 대부분이 이제 새로운 생태계로 뒤덮이지 않는다면 [그림 1D; 6], — 즉, 고의든 우연이든 인간의 활동으로 창조되었으며 산업화 시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생물 종을 위시한 어떤 특징으로 구성된 집합체를 지닌 생태계가 출현하지 않는다면 — 더 그럴 것이다. 여기에서, 전체 무빙 지대의 ~47%에 달하는 농경지, 목재용 수목 농장, 그리고 벌목 및 인간에 의한 침식(浸蝕) 및 퇴적으로 변형된 토지가 새로운 생태계에 포함된다 [14]. 도시·농촌 사회, 도로, 저수지, 철도 그리고 광산 지역이 추가적으로 ~7%를 차지한다 [14].


역사적 생태계(historical ecosystem)는 적어도 수세기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지금도 작동하고 있으리라 추정되는 생태계로 느슨하게 정의된다 [그림 1B; 6]. 여기에는 일부 국립공원과 어느 정도 종종 보호되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대규모 토지가 포함된다. 비록, 수천 년에 걸쳐 진행된 토착민에 의한 이용에서 오늘날 인간 활동으로 말미암은 기후 변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사적 생태계에는 사람이 손댄 징후가 나타나지만, 이들 생태계의 역동성과 생물 종 구성은 적어도 수 세기 동안 존재했던 것들과 매우 닮아 보이며, 인간보다는 비(非)인위적 과정(nonanthropogenic process)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것처럼 보인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적 생태계를 과거 500년 전에 있었던 서식지 가운데 적어도 70%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제곱 킬로미터 당 5명 (5명/km2) 미만의 인간이 살고 있는 생태계로 간주한다 [17]. 역사적 생태계 가운데 일부는 적어도 과거 5세기 동안 그 특성이 규명되었던 서식지 가운데 ~90%를 유지하고 있고, 제곱 킬로미터당 1명 (1명/km2) 미만의 인간이 살고 있다 [17]. 우리는 이러한 지역을 야생(wilderness, 野生)으로 부르며, 무빙 지대의 ~26%를 차지한다 [17].


생태계 보존 노력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주요 목표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대상으로 삼는데, 그것은 바로 생물 다양성의 극대화, 생태계 구조 및 기능 유지, 그리고/또는 생태계 서비스(ecosystem service)의 극대화다. 역사적 생태계를 보존하려고 시도할 때, 세가지 목표 모두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 이러한 접근이 일반적으로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 대개 암시적이든 또는 명시적이든 의도적이며, 매우 성공적일 수 있다. 적당한 예로 온전한 열대림의 보존을 들 수 있는데, 이곳은 지구의 육상 생물 종 상당수를 부양하고 있고, (심지어 토착민이 현지 생태계의 일부인 것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통합되었음을 고려할지라도) 적어도 수만 년 동안 존속해왔던 일반적인 생태학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말미암아 탄소 격리에서 물 및 공기 정화, 식량 공급, 그리고 사람들에게 다양한 미학적, 감성적 그리고 야생의 경험을 주는 것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록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목표가 대부분의 경우에서 적어도 일부 중첩되는 측면을 보일지라도, 특히 전세계적인 급격한 기후 변화 아래에서 새로운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 극대화, 특정 생태계 구조 및 기능 유지, 그리고 특정 생태계 서비스 공급이라는 환경 보존 목적은 (상황에 따라) 상당히 갈릴 수 있다 [6,18; 그림 1E]. 예를 들어, 기후 변화 또는 서식지 소실로 생존을 위협 받고 있는 생물 종을 구하려면 이들의 유전자 다양성을 조작하고 [그림 1의 사례 E1; 19] 또는 그 생물 종이 살았던 적이 전혀 없는 지리구(geographic region, 地理區) 및 생태계로 서식지를 재배치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림 1의 사례 E2; 20]. 비록, 이러한 조치가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거나 아마도 관광 같은 특정 생태계 서비스를 촉진하는데 효과적일지는 몰라도, 그러한 행동은 다른 목적과 — 예를 들면 야생의 특성을 극대화한다는 철학에 — 상충된다 [21]. 별 뉘앙스 차이가 없는 사례로 동물원, 식물원 그리고 잘 계획된 도시 환경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은 생물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어서 중요할 수 있지만, 야생을 완전히 대체한다. 그러한 스펙트럼의 다른 한편에는 농업지대 환경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식량 생산 같은) 필수 생태계 서비스를 극대화하지만 단일 재배 농업(monoculture farming)의 사례처럼 인류가 출현하기 전의 환경 조건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생물 다양성을 심각하게 억제하거나 또는 코스타리카(Costa Rica)의 일부 커피 농장처럼 어떤 계획이 존재한다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림 1의 사례 3; 22,23]. 따라서 새로운 환경에서 어떤 목표를 최적화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은 마치 어떤 환경을 역사적 또는 새로운 환경으로 간주해야만 하는 지를 판가름하는 바로 그 결정처럼 이해 당사자 사이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림 1A].


그러한 우려는 인간의 영향을 최소화 함으로써 대규모 환경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과 [24–26] 특정 보존 목적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인간이 지배하는 생태계를 디자인해야 한다는 주장 [27] 가운데 어느 것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지에 대한 의견 충돌을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주어진 결실을 이끌어내려는 수많은 이해 당사자가 인간의 가치를 분명히 표현했을 때에만 환경 보전이 작동한다는 것과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 종 및 특정 환경과 생태계가 보존되어야 한다는 인간 영향의 차이를 두 학파의 관점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18,28,29].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관점 덕분에 생태계 보존을 위한 다양한 접근법을 개발하고 적용해 왔는데 [18],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로 모순되거나 심지어 상호 배타적인 것처럼 보인다 [표 1]. 하지만, 역사적이며 새로운 생태계 및 전세계적인 급격한 기후 변화 모두를 인식하는 선택을 한다는 맥락에 놓고 봤을 때 [그림 1], 대부분은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고생물학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


현재의 전세계적 기후 변화 아래에서, 대부분의 접근으로 도출될 수 있는 성공적인 생태계 보존의 결과는 현재의 환경 조건과 이들이 겪어 왔던 장기적인 역사 사이의 의미 있는 비교에 달려 있다 [표 1]. 보존 고생물학(conservation paleobiology)이라는 최신 분야는 [10,30] (i) 생태계, 군집, 생물 종, 개체군 및 유전자 구조가 시공(時空)을 통틀어 자연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이들이 중대한 변화(major perturbation)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장기적인 변동 기준(fluctuating baseline)의 구체적 명시 [10, 31–36], (ii) 생태계의 특성을 계절, 햇수, 세기, 천년 및 수백만 년 동안 추적할 수 있는 측정 가능한 비(非)분류군적 측정 기준(scalable taxon-free metrics)의 확인 [10,37], (iii) 주요 멸종에서 [10,16,29,38] 급격한 기후 변화 [10,39,40] 및 생물 종 침입에 이르는 [10,41] 전세계적 변화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자연 실험(natural experiment)”의 생물 관련 결과의 입증 [30], (iv) 미래의 환경 변화에 대한 생물 반응 모델의 검증 및 개선 [10,35,42], 그리고 (v) 생태계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잠재력의 평가와 [12,43,44] 생태학적 상태 변화(ecological state-shift)가 나타날 조짐을 조기에 경고하는 것과 [10,45] 관련된 방식으로 생태계의 장기적인 역동성을 추적하는 일 등을 통해 필요한 자료, 통찰 및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한 통찰을 가장 흔히 제공해왔던 화석으로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 (화분, 씨앗, 잎사귀 및 목재로 구성된 화석으로 대표되는) 여러 종류의 식물, (연체동물처럼) 경질부(硬質部)를 지닌 무척추동물, (뼈와 이빨로 대표되는) 척추동물 등이 포함된다 [그림 2]. 이러한 분류군이 주로 화석화되는 퇴적 환경에는 호수, 강 유역, 암석 피난지, 그리고 동굴 등이 있다. 화석 군집(fossil assemblage)을 형성하는 동일 시료채취 벡터(sampling vector)가 어떻게 현대 군집의 견본이 되는지 평가하는 화석 생성 연구(taphonomic study)로 입증된 것처럼, 그러한 퇴적물에서 회수한 화석 표본은 분류학적 구성과 상대적인 풍부함 측면에서 도출된 현존하는 군집에 대해 때때로 높은 정확도를 보이기 때문에 특히 유용하다 [10,46–49]. 이처럼 유리한 퇴적 환경 가운데 일부가 대부분의 생물군계(biome, 生物群系)에서 나타나는데, 이러한 사실은 고생물학 자료를 여러 보존 설정에서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므로, 적당한 화석 유적에 대한 표적 탐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을 지라도 이용 가능한 고생물학 정보가 없다고 가정하면 안 된다.


(호수, 강, 동굴 또는 암석 피난처 등이 없는 고지대 같은) 화석화 잠재력(fossilization potential)이 낮은 지역에 국한된 생물 종, 화석 생성 과정이 잘 알려지지 않은 생물 종 [10,50], 그리고 대부분의 곤충과 조류처럼 신체 부분이 너무 약해서 정기적으로 화석화되기 힘든 생물 종은 보존 목적으로 사용하기에 그리 유용하지 않다. 심지어 그럴지라도, 낮은 화석화 잠재력을 가진 일부 분류군은 화석이 존재한다면 보존 노력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예를 들어 호수 퇴적층과 토탄(土炭)에서 발견되는 딱정벌레 화석은 포유동물과는 다른 식으로 기후 변화에 반응함을 알려주며 [51], 캘리포니아 콘도르(California condor)의 뼈는 인간 활동이 있기 전 시대의 섭식(攝食)을 확인하는 데 중요하다 [10]. 일반적으로, (홍적세[Pleistocene, 洪積世]와 충적세[Holocene, 沖積世] 같은) 제4기(Quaternary)의 화석은 보존 관련 의문점을 해결하는 데 특히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수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는 훨씬 더 오래된 퇴적층에서 발굴한 화석 또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왔다 [34,37].


현재를 과거와 비교할 수 있는 분석 방법은 두 가지 주요 범주로 나뉘는데, 하나는 분류군 기반(taxon-based) 분석법이며 다른 하나는 비(非)분류군(taxon-free) 분석법이다. 분류군 기반 분석법은 특정 분류군의 존재유무 또는 분포량, 그리고 유전적 또는 계통적 분화를 포함하는 기저 다양성에 의존하는 방법이다. 비분류군 분석법은 생태계의 구조보다는 기능을 반영하는 측정 기준(metrics)를 사용하는데, 오늘날 생태계 분석에 사용되는 예로 생태계 네트워크 구조 [52] 및 생물량(biomass) [53] 측정, 기능성 형질 [54], 영양분의 이동 [43], 알짜 일차 생산성(net primary productivity) [54], 또는 생태계 서비스 [7,43] 등이 포함된다. (적어도 인간이 만들어내지 않은) 생태계 대부분은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 동안 지속해왔기 때문에, 현재 생태계의 분류군 기반 및 비분류군 특성을 정량화하는 것만으로는 주어진 생태계가 번창할 수 있는 모든 범위의 조건을 잡아내지 못한다. 보존 고생물학과 보존 생물학을 연결하는 분류군 기반 접근법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었지만, 비분류군 분석법을 개발해 사용하려는 현재의 노력은 상당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화석 이용 가능성과 해결해야 할 보존 문제의 형태에 따라,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접근법을 사용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역사적인 또는 새로운

분류군 기반의 고생물학 자료는 소위 임의의 “자연적인(natural)” 환경이 역사적 또는 새로운 생태계를 대표하는지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 [그림 1A]. 이러한 방법은 과거 어떤 지역에 살았던 분류군과 현재 그곳에 살고 있는 분류군의 직접적인 비교에 의존한다. 중첩적이며, 화석 생성 과정 및 그 연대가 잘 밝혀진 화석 표본을 사용해 과거의 연속적인 스냅샷을 재구성함으로써 [그림 2], 수천에서 수만 년 또는 그 이상의 시기 동안 생태계가 변동하면서 그 특성을 규정하는 분류학적인 상대적 분포량 차이의 범위가 어떠한지 그 윤곽을 서술하는 게 가능하다.


현대의 생태계가 역사적인 것으로 간주되려면, 분류군의 집합과 이들의 분포량이 과거 천년 단위의 변이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인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에서는 고생물학 자료가 옐로스톤 공원이 역사적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중요한 공원 운영 결정(management decision)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회색늑대(학명: Canis lupus)의 재도입을 위해 1995년 제시된 지역이 실제로 (20세기에 회색늑대가 절멸할 때까지) 300년 이상 동안 늑대가 살았던 곳이었고, 원칙적으로 피식자 생물 종(prey species)인 엘크(elk)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해당 지역을 수천 년 동안 번식처로 사용했으며, 수천 년 동안 해당 지역에서 서식해왔던 모든 포유류 종 거의 대부분이 여전히 그곳에서 살고 있음을 화석 퇴적층을 통해 밝혀냈다 [그림 1의 사례 C1; 13]. 이 경우에, 처음 제기되는 보존 문제는 다음과 같다: 늑대와 엘크는 공원이 설립되기 전에 그 지역의 토착종이었나?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필수 화석 유적에 대한 탐사가 공원 운영을 위한 행동을 취하기 전에 자료 수집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옐로스톤 공원이 여전히 역사적 생태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향후 평가가 소형 포유류에 대한 기후 변화의 영향을 평가하는 와중에 나왔는데, 비록 유전자 다양성, 개체군 크기 및 유전자 확산이 기후 조건에 반응해 시간에 따라 변동해왔음에도, 설치류 화석에서 획득한 고대(ancient, 古代) DNA 분석을 통해 현재 옐로스톤 공원 설치류의 유전자형(genotype)은 수천 년 동안 그대로였음이 확인되었다 [56]. 식물학적 관점에서, (화분 화석을 이용한) 화분 화석학적 기록에 따르면 적어도 8,000년 동안 우세한 분류군의 분포량은 단지 소폭 변동만 있은 채 현재의 식생(植生)은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음을 보였다 [57].


역사적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는지 평가하기

여러 역사적 생태계에 대한 핵심 질문으로 이들이 급격하고 격렬한 환경 변화 아래에서 수천 년 동안 유지해왔던 동일 상태를 지속할 수 있는가를 들 수 있다 [그림 1C]. 앞에서 설명한 분류군 기반 접근법은 생태계가 수천 년 동안 겪은 변화(perturbation)를 통해 분류군 기반 특성이 드러내는 변이의 범위를 구축함으로써 해결책을 제시한다. 변화의 성격과 강도는 당대의 지질 기록을 통해 평가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온도 측정을 위한 동위원소 대용물(isotopic proxy), 강수량(precipitation, 降水量) 측정을 위한 호수 수위 또는 나이테 분석, 화재 빈도를 추적하기 위한 충적토(沖積土) 퇴적물(alluvial deposits) 및 호수 중심부의 목탄 기록 등을 들 수 있다. 분류군 기반 측정 기준 또는 수천 년 또는 그보다 더 긴 시간을 통틀어 명백히 드러나는 변이를 뛰어 넘는 (예를 들어, 기후 변화 같은) 예상 변화 요인에서 나타나는 오늘날의 변화는 새로운 생태계 상태로의 전환이 임박했음을 경고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 생태계 관리를 위한 선택은 이전보다 훨씬 더 상당한 개입을 필요로 하며 불가능할 수도 있는 역사적 조건으로 생태계를 유지하려고 시도하거나 생태계가 “적응력(adaptive capacity)”을 보유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 [4]. 이러한 맥락에서 적응력은 생태계가 “중요한 기능의 유의미한 변화 또는 생태계 서비스의 감소 없이 재설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바꿔 말하면, 적응력은 역사적 생태계 상태에서 새로운 상태로 중대한 전환을 할 때 충돌을 피하고 마치 이전에 있었던 상태인 것처럼 새로운 상태로 회복하는 생태계의 능력이다.


적응력을 탄탄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선사시대의 생태계 조건, 현재를 포함한 역사적 관찰 결과 및 향후 방향에 대한 정보를 결합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례로 캘리포니아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 안팎에 있는 조슈아 나무(Joshua tree, 학명: Yucca brevifolia)의 보존을 들 수 있다 [그림 1의 사례 C2]. 숲쥐의 똥 무더기 [그림 2] 및 멸종한 샤스타(Shasta) 땅나무늘보(학명: Nothrotheriops shastensis)의 똥에 보존된 조슈아 나무 화석의 분포는 ~ 11,700년 전의 온도 상승과 건조함에 이 나무가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입증했으며, 더불어 이 종의 확산이 연간 1~2 m (~1–2 m/년) 정도로 매우 천천히 진행되었음이 밝혀졌다 [59]. 오늘날, 조슈아 나무는 단지 온도 상승과 가뭄 때문에 공원 안에서 거의 번식하지 않고 있으며, 평균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황에서 기후 변화의 경향을 예측하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조슈아 나무에게 적당한 공원 내 서식지의 90%가 2100년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나타났다 [59]. 기후 측면에서 살기에 적당한 지역이 북쪽의 비탈 오르막 쪽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조슈아 나무의 느린 이동 속도 때문에, 특히 조슈아 나무 씨앗의 확산 매개체(dispersal agent)인 샤스타 땅나무늘보의 멸종 때문에, 생존에 적당한 기후를 나타내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능력이 제한 받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 화석 정보는 현재의 생태계 상태로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을 보존하는 것이 공원의 이름과 같은 생물 종의 소실 및 현재 진행되고 있는 외래종의 정착을 포함하는 기후 변화로 촉발된 생물 종의 전환(species turnover)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것은 조슈아 나무 생태계를 보존하려면 국립공원 밖의 보호 구역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관리와, 새로운 땅의 획득, 그리고 아마도 표적 식목(植木)(targeted planting)이 필요할 수 있음을 뜻한다. 만일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의 야생의 특성이 조슈아 나무보다 소수의 현지인으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면 그 특성은 여전히 유지하겠지만, 이처럼 조슈아 나무를 환경적인 규모에서 관리한다면, 심지어 그 국립공원에서 조슈아 나무의 서식지가 사라질지라도, 이 종의 서식지 범위를 통틀어 그 적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고생물학 자료에 따르면 북아메리카 서부와 아마존 열대우림 전역에서 나타나는 화재 의존성 생태계(fire-dependent ecosystem)를 포함하는 몇몇 역사적 생태계가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으며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기후 변화에 취약할 수 있으며, 특히 후자의 경우 급격히 사바나로 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 또한, — 어떤 생물 종이 온도와 같은 기후 변수의 현재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이동할 필요가 있는 단위 시간당 거리인 [60] — 생물 종의 확산율(擴散率)을 과거와 현재의 기후 변화 속도와 비교했을 때 생태계 변환에 가장 취약한 지역과 생물 종을 결정하는 데 유용함이 증명되었다. 일반적으로, 다가올 수십 년 동안 이동할 필요가 있는 생물 종의 속도가 마지막 빙하기에서 충적세(Holocene, 沖積世)로 전환할 때 화석 기록에 담긴 가장 급격한 기후 변화에 반응하여 이들이 실제로 움직였던 속도를 훨씬 능가했음이 그러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60]. 그러한 정보는 역사적 생태계의 적응력을 관리할 필요가 커질 수 있음을 뜻하므로, 그러한 관리가 얼마나 잘 진행되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비분류군적 측정 기준 사용의 증가를 요구해야 한다.


새로운 생태계의 보존

만일, 생태계의 분류학적 구성 및 분포량이 천년 규모의 변이를 넘어서 버려 돌이킬 수 없을 만큼은 변하지 않았음이 앞에서 설명한 데이터 종류를 통해 밝혀진다면 [10], — 심지어 많은 경우에 화석 데이터를 고려하지 않아도 명백한 [6,14] — 이미 역사적 기준의 범주에 들지 않는 환경은 [그림 1D] 원하는 역사적 상태로 복원할 수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만일 핵심 분류군 또는 유전자형을 재도입함으로써 현재의 생태계를 과거 오랫동안 유지해온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면 아마 그런 경우가 될 것이다. 생태계 복원이 — 인간이 변형시켜버렸고 현재의 인간 활동으로 인한 압력 아래에서 심지어 더욱 변해가고 있는 행성의 절반에 있는 아마도 생태계 대부분이 처한 상황 때문에 — 가능하지 않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곳이라면 [그림 1E], 새로운 생태계는 또한 수많은 보존 기회를 제공한다. 당연히, 새로운 생태계는 분류학적 구성 측면에서 과거 생태계와 다르므로, 이러한 경우에 분류군 기반 접근 대신에 비분류군 접근을 이용한다면, 생태계 보존 전략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고생물학 자료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임의의 신체 용적(body mass) 분포 [34], 생물량의 패턴 [29], 영양 및 크기 범주 안에서 생물 종 숫자의 분포 [33,34], 개체 분포량의 패턴 [61], 그리고 생태계 네트워크(ecological network) [62,63] 등이 구성 생물 종(constituent species)과 상관 없이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 동안 존재했던 포유류 군집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고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밝혀졌다. 이러한 지식을 통해 분류학적 정체성(taxonomic identity)보다는 생태계 기능 측면에서 구성 생물 종을 주로 고려함으로써 새로운 생태계의 장기 생존 가능성 및 디자인에 관한 아주 많은 핵심적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시에 그러한 생태계를 구축할 때, 집고양이가 설치류 및 조류 개체군을 계속 억제할 수 있는 절멸되거나 멸종한 중간 포식자(meso-predator)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면 이것이 건강한 생태계 기능을 나타낼 수 있는가, 아니면 이전에 존재했던 중간 포식자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면 생태계 건강을 와해할 수 있는가? 목장에서 살고 있는 가축의 생물량이 한때 매머드 같은 멸종한 대형 포유류를 포함했던 거대동물상(megafauna, 巨大動物相)의 장기적인 변화 범위 내에 있는가, 아니면 오늘날의 가축 생물량이 훨씬 더 큰가? 관리를 받고 있는 생물 종 재배치 실험에서, 외부에서 유입된 생물 종이 영양 구조(trophic structure) 및 표적 생태계의 생태계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동물 등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계획에서 — [예를 들어, 옐로스톤 국립공원과 유럽을 야생으로 돌려 놓기(Rewilding Europe) 계획의 늑대처럼 (64)] “잃어버린” 분류군을 동일 생물 종으로 대체하는 것에서 멸종한 생물 종의 기능적 유사체(functional analog)를 사용해 생태계의 손상된 부분을 구축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65] — 어떤 종류의 영양 구조와 생태계 네트워크가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극대화해 어떤 변화에 기능적으로 강한 생태계 시스템을 내놓아서 유지 비용을 최소한으로 만들 것인가?


비분류군적 측정 기준은 때때로 통계적 유의성을 지닌 환경 매개 변수(environmental parameter)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들은 어떤 종류의 생물 종이 급격히 변하는 환경 조건에 적응하는 생물상(biota, 生物相)으로서의 어느 지역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림 4]. 그러한 측정은 현대 군집 생태학(community ecology)에 적용되어 왔다 [54,66]. 보존 고생물학에서, 이러한 것들은 (역자주: 계량 측정학? 또는 생태 측정학?) “에코메트릭스(ecometrics)”라고 불려왔으며 [37,67–69], 화석 기록에 주로 보존된 기능성 형질에 초점을 둔 동식물 연구 모두를 포함한다. 식물의 경우에, 이것은 (강수 패턴을 반영하는) 나뭇잎 크기와 모양,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의 평형 상태를 측정하는) 기공 지표(stomatal index), (초식동물에 대한 저항성 및 양지 또는 음지 환경에서 나뭇잎 왁스[leaf was]가 경화되었는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대용물[proxy]인) 식물암(phytolith, 植物巖) 모양 등이 포함된다. 동물을 기반으로 한 형질에는 (먹이를 판가름할 수 있는 대용물인) 치아 형태, (서로 다른 환경에 대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는) 운동 속성(locomotor attribute) [그림 4], 그리고 (환경 변수와 영양분을 반영할 수 있는) 신체 크기 등이 포함된다. 그러한 형질에 초점을 둠으로써, 급격한 환경 변화라는 특정 시나리오 아래에서 특정 장소에 존재하는 분류군의 능력을 평가하는 게 가능해진다. 결국, 이것은 관리를 받고 있는 생물 종 재배치, 복원, 그리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계획에 적당한 생물 종 후보와 위치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 1의 사례 E2].


예를 들어, 육식 포유동물 군집에서 운동성의 다양성은 식생 피난처(vegetation cover)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68,70], 이것은 기후 변화 같은 인간의 영향으로 식물 군집(plant community)이 상당히 변한 지역에서 어떤 육식 종이 가장 적합한지를 예측하는 값진 예측 변수를 제공하며, 또한 어떤 곳이 생태적으로 저하된 생물 시스템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측정 기준을 제공한다 [그림 4]. 그러한 기술을 적용하려면 주어진 형질과 환경 매개 변수 사이의 연결이 확고히 정립될 필요가 있는데, 현재까지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형질, 특히 척추동물의 형질에 대해서만 진행되었다. 유용한 형질의 수를 늘릴 수 있는 향후 연구가 절실하다.


또한, 비분류군적 고생물학 측정은 영양소 순환, 생물량, 농작물 생산, 급수, 기후 조절, 벌목 그리고 해안 보존(coastal protection) 같은 백 년에서 수천 년의 기간 동안 진행되는 생태 과정을 반영하는 측정 기준을 추적함으로써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이 새로운 생태계에서 유지되고 있는지를 밝힐 수 있다 [43]. 지리학에 근간을 둔 대용물로 영양소 순환, 토양 생성 및 안정화, 그리고 침식을 추적할 수 있다 [43]. 일례로, 50개의 고(古)환경 대용물(paleoenvironmental proxy)을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1800년을 기준으로 20세기 중반 이후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는 중국 양쯔(揚子) 강 하구(lower Yangtze Basin) 환경의 질적 저하와 상당한 관련이 있음이 입증되었다 [44].

마지막으로, 비분류군적 고생물 데이터는 특정 생태계가 생태계 한계점에 접근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10,45] — 즉, 소위 말하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로 규조류(diatoms, 硅藻類), 화분, 호수 중심부의 퇴적층 분석을 통해 입증되었으며, 이것을 통해 중국 윈난(Yunnan, 雲南)의 생태계 상태 변화가 수학적 모델과 일치함을 확인했다. 또 다른 사례로 미국 펜실베니아(Pennsylvania)를 들 수 있는데, 어떤 지역에서 발생한 산림 파괴(deforestation)를 일으킨 피드백(feedback)이 인접 지역의 생태계 상태 변화를 촉발했다 [10].


보존 고생물학과 예측 생태학(predictive ecology)에서 그러한 비분류군적 접근의 유용성은 수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입증되어 왔다 [71].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중요하면서도 근원적인 형질의 분포, 다양한 환경에서 형질 적응도(trait fitness)를 정의하는 퍼포먼스 필터(performance filter), 환경이 변할 때 형질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71], 시공간적인 크기 조정(scaling)과 인구통계, 그리고 형질 분포 및 성능의 종간(interspecific) 그리고 종내(intraspecific) 가변성(variability, 可變性) [72] 같은 그러한 중요한 관계를 고려하는 일관성 있는 이론적 뼈대를 개발하는 것이다.


고생물학에 대한 최근의 보존 생물학 적용 사례


보존 유전학

보존 유전학(conservation genetics)은 현재 고대 DNA 연구를 통해 개선되고 있다 [56,73]. 유전자 다양성, 개체군의 변동, 그리고 앞서 설명한 옐로스톤의 설치류에서 보였던 것과 같은 유전자 확산의 장기적인 범위를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림 1의 사례 E1; 73], 고생물학 연구 덕분에 또한 당대의 생태계 보존 문제, 특히 합동 시뮬레이션 분석(coalescent simulation analysis)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 기법은 고대 DNA에 연대순으로 기록되어 관찰된 유전자 다양성의 변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유전자 확산과 개체군 크기의 상대적 기여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지만 [73,74], 지금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생물 종의 보존 전략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여기에 딱 들어맞는 사례로 전세계의 상징적인 포유류 가운데 하나인 호랑이(학명: Panthera tigris)를 들 수 있다 [그림 5]. 대부분의 호랑이는 동물원 같은 억류된 상황에서 살고 있고, 단지 ~3800마리 정도만이 야생에 남아 있으며,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인도의 란탐보르 국립공원(Ranthambore National Park) 같은 새로운 생태계에 국한되어 살고 있는데, 이곳은 수천 년 이상 동안 사람이 많이 이용해왔던 곳이다. 그러한 소규모 보호 구역은 단지 소수의 개체만 수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은 개체군 안에서 유전자 다양성을 점차적으로 줄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한 병목 현상이 심지어 호랑이를 위해 따로 예비해둔 얼마 안 되는 서식지에서 조차도 호랑이 멸종의 전조가 되는지는 불분명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해석하는 대신에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된 합동 시뮬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보호 구역 사이에서 상당한 유전자 확산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유전자 다양성의 감소는 다가올 세기까지 호랑이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지만, 기능적 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을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물리적으로 개체를 이동시키며, 전세계 보호 구역에 있는 호랑이들 사이의 교배를 통한 번식에 우선 순위를 둠으로써 유전자 다양성은 유지되거나 심지어 향상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 하지만, 지금까지 전세계적인 보호 노력은 기능적 연결성보다 호랑이 수에 우선 순위를 두거나 호랑이 아종(subspecies, 亞種)의 유전자 구성의 “순수성(purity)”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또한, 화석은 — 인간에 의해 (나그네비둘기 또는 여행비둘기[passenger pigeon, 학명: Ectopistes migratorius]처럼) 최근에 멸종되거나 (매머드처럼) 훨씬 전에 멸종된 생물 종의 복제체를 재구성하려는 노력인 — 소위 “반(反)멸종(de-extinction)” 실험 활동에서 매우 중요하다 [75]. 비록, 그러한 노력이 궁극적으로 과학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i) 만들어진 유전체가 멸종한 생물 종의 현존하는 가장 가까운 근연종(近緣種)의 염기쌍(base pair)으로 대부분 구성되어 있고, (ii) 후생적 영향(epigenetic effect)이 여전히 잘 이해되고 있지 않으며, (iii) 그러한 과정에 (임신 기간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됨과 동시에 매우 많은 돈이 투입되므로 단지 어떤 생물 종에 속하는 소수의 개체만이 유전적으로 조작될 수 있고, (iv) 멸종한 생물 종이 체득한 경험은 해당 종의 멸종과 함께 사라져버리므로 새끼가 부모의 가르침으로부터 얻은 후천적인 행동을 (후대에)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으며, (v) 수많은 멸종한 생물 종을 부양했던 생태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역류된 상황에서 벗어날 후 생존하는 것은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고, (vi) 이미 수천에 달하는 현존하는 생물 종 및 서식처 수의 멸종을 막는 일은 어렵기 때문에 “반멸종” 종의 생존을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빈약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노력을 생태계 복원에 적용하는 일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 [29]. 또한, 멸종한 생물 종을 모방해서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유전공학은 많은 경우에 윤리적이며 법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76].


침입종

침입종(invasive species, 侵入種)이 생태계 구조와 기능을 실질적으로 바꾸는지는 고생물학적 관점으로만 대답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예를 들어, 역사적으로 봤을 때 캘리포니아 초원에 소가 도입된 일 때문에 이곳의 초원 생태계가 역사적 생태계에서 새로운 생태계로 변해버렸는데, 소의 개체군 규모가 커지면서 방목지의 거대동물상 생물량이 선사시대보다 훨씬 더 증가했던 것이 원인으로, 이로 말미암아 (소로 대표되는) 칩입종이 토종 1년생 목초류를 대체하는 것에 유리한 방목압(grazing pressure, 放牧壓)의 기능적 변화를 촉진시켰다 [그림 1의 사례 E4; 77]. 또한, 화석 기록은 북아메리카 서부 목장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마가 해당 지역의 충적세 시기 대부분에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침입종으로 봐야 할지, 또는 이들 생물 종이 해당 지역에서 진화했고 이들이 현재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의 필수적인 구성요소로서 수백만 년 동안 존재했기 때문에 토착종인지 여부와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관리 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41].


연결성의 향상

옐로스톤–유콘 보존 계획(Yellowstone to Yukon Conservation Initiative)처럼 [그림 6] 보호 구역을 서로 연결하도록 디자인된 회랑(回廊)지대(corridor)는 오늘날 매우 중요하며 [4,78], 전세계 육지 영역의 10분의 1에서 2분의 1에 해당하는 곳이 21세기에 있을 생물군계(biome, 生物群系)의 변화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회랑지대는 심지어 가까운 미래에도 훨씬 더 중요해지겠지만 [79], 현존하는 보호 구역의 레퓨지아(refugia; 역자주: 빙하기 같은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 아래에서 기후 변화가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는 멸종된 생물 종이 여전히 살아남는 지역을 일컫는다)는 전세계적으로 1–2% 정도 밖에 안 된다 [78]. 따라서, 현재의 토지 이용을 고려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선사시대의 레퓨지아 역할을 해왔던 중요한 지역을 확인하고 [80] 기후가 변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생태계 변화를 예측하는 일이 [81] 효과적인 회랑지대 디자인을 위해 [그림 1의 사례 E5] 필요하다는 게 새로운 관점이다.


일반적으로, 회랑지대가 지니는 미래의 효용성을 예측하기 위해 생물 종 분포 모델링(species distribution modeling)을 이용한다 [82]. 생물 종 분포 모델 대부분은 생태계 니치(ecological niche; 또는 생태적 지위)를 추정하기 위해 현재 또는 역사시대 근처에 어떤 생명체의 출현을 인근의 기후 매개 변수와 대응시키는 일에 의존한다. 과거 수천 년 동안 생물 종이 출현할 수 있었던 곳이 어디인지를 예측하기 위해 고생물학, 지질학, 그리고 고기후학 데이터와 결합된 동일 모델을 사용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35,42] 많은 경우에 현존하는 모델은 생물 종이 향후 어느 곳으로 움직일지를 적절히 예상하지 못했다. 또한, 선사시대 생물 종의 분포에 관한 정보를 접목하는 일은 오류가 발생할 확률을 수량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10]. 생물 종 분포 모델을 개선하기 위해 화석 기록을 사용하려면 적절한 연대 측정 조절(dating control)뿐만 아니라 적절한 경계 조건(boundary condition)을 지닌 기후 모델을 매개 변수로 만들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수십 년 안에 있는 중요 화석의 나이를 평가하는 가속기 질량 분석 동위원소 연대 측정(accelerator mass spectrometry radiocarbon date)을 이용해 현재 일상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고생물학적 접근은 형질-환경 연결 그리고/또는 분류군의 지속 연관성(persistent association)에 관한 — 즉, 시공을 통틀어 널리 분포한 화석 산지(fossil locality)에 함께 출현하는 둘 이상의 분류군 집단에 관한 — 정보를 접목함으로써 생물 종 분포 모델을 훨씬 더 개선할 수 있다. 현재의 모델은 니치 공간(niche space)를 추정하기 위해 오로지 기후 매개 변수 하나만을 의지한다. 또한, 그러한 방식으로 고생물학적으로 향상된 생물 종 분포 모델은 절멸 위기 종을 구하는 게 목표인 관리를 받고 있는 생물 종 재배치 실험에서 미래의 기후 조건 예측에서 식물의 확산에 많은 힘을 기울이기 위해 도시와 교외의 환경에 어떤 나무를 심어야 할지 결정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생물 종을 적절한 환경으로 재배치하려는 노력을 위해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데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심지어 이상적인 회랑지대를 확보했을지라도, 화석 기록에 나타난 교훈에서 분명히 알 수 있듯이, 생물 종 모두가 기후 변화에 발맞춰 반응하진 않을 것이다 [10]. 몇몇 생물 종은 재빨리 움직일 테고, 몇몇 종은 느리게 움직일 것이며, 몇몇은 결코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생물 종은 온도, 습도 또는 생물 사이의 상호작용 같은 전세계적 변화의 서로 다른 양상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심지어, 최종 결과가 현재 또는 역사적으로도 거의 확실히 다른 종의 집합일지라도, 효과적인 회랑지대를 확보한다면 그러한 자연적인 조정이 진행될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할 것이다.


생태계 보존 정책의 결과


법률 및 정부 정책이 생태계 보존에서 중요할 역할을 해왔다. 법원의 주도로 진행된 미국의 절멸 위기 종 보호법(Endangered Species Act)에서 남아프리카와 케냐(Kyena)의 밀렵꾼 사살 정책처럼 극단적인 방법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은 예를 들 수 있다. 그러나, 급격한 전세계적인 변화 아래에서 내던질 수 있는 질문은 기존의 정책과 법률이 생태계의 적응력 관리를 촉진하는 데 적절하느냐로, 단순히 특정 생물 종의 존속을 도모하는 것과는 대치된다고 할 수 있다 [9,83,84]. 그러한 질문에 답하려면 국가적으로 그리고 국제적으로 보존 생물학자, 고생물학자 및 정책과 법률을 입안하는 공동체 사이의 결연한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고생물학자와 보존 생물학자에게 중요한 도전이 되는 것은 법률 제정에 의미가 있는 생태 측정 기준을 확인하는 일이다.


결론과 전망


현재, 효과적인 생물 자원의 보존을 위해서 훗날 훨씬 더 중요해질 지식인 적응력과 생태 구조 및 기능 측면에서 생태계의 변화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일이 수반되어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역사적 그리고 새로운 생태계에 놓인 보존 노력의 조직화와 결합하여 생태계 보존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해 화석 및 암석 기록에서 얻은 정보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해야만 한다. 역사적 그리고 새로운 생태계를 분명히 구별하고, 보편적으로 미래에 적용 가능할지도 모를 과거의 생태계의 핵심 복원력과 특징을 확인하며, 적어도 수천 년 동안 생태계에 존재한 기능적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것이 훗날 필요하다. 이러한 일 모두를 위해서는 당대 및 과거의 생태계의 특성 규명 및 비교를 동일 선상에서 할 수 있는 분류군 기반 그리고 비분류군 분석 모두를 이용해서 도출한 고생물학, 지구과학, 그리고 보존 생물학에서 얻은 정보를 통합하는 일이 필요하다. 관련 생물 종과는 상관 없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생태계가 가지는 기능적 특성을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인 비분류군 분석은 새로운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 및 역사적 생태계가 현재 진행 중인 그리고 미래의 전세계적인 변화 압력 아래에서 겪을 기능적 변화의 정도를 수치화하는 데 특히 유용할 것으로 입증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접근을 생태계 보존에 접목하는 일과 더불어, 자연의 다양성 및 적응성을 유지하고 지구가 유일한 고향인 수억 명의 인간의 요구를 충족하려면 — 급격한 인구 증가, 상품과 자원의 과소비, 그리고 기후 변화 같은 —생태계 보존 위기를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는 데 중요할 것이다.



그림 1 | 중요한 보존 생물학적 결정. (A–E) 고생물학 연구에서 얻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결정 지점. 여기에서, “생물 다양성(biodiversity)”은 모든 수준의 생물학적 계층을 의미한다. 새로운 생태계는 생물 다양성, 특정 생태계 서비스, 또는 생태계 구조를 극대화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다양한 수준에서 상호배타적이거나 중첩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생태계 보존 목표가 중첩되는 일은 역사적 생태계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고생물학의 분류군 기반 분석법은 역사적 생태계 보존에 중요하다고 이미 입증되었으며, 비분류군 분석법 또한 유용하다. 새로운 생태계에 있어서, 비분류군 분석법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함으로써 효과적인 보존 프로그램을 정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많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표 1 | 다양한 보전 접근법.


그림 2 | 수천 년 동안 진행된 군집 변동 추적. (A) 뼈가 잔뜩 쌓인 육식동물 및 맹금류의 똥을 자신의 똥 무더기로 끌어와 축적된 숲쥐(wood rat, 학명: Neotoma spp.)의 퇴적층은 분류학적 구성 및 상대적 분포량에 대해 높은 정확도를 가진 척추동물과 식물 군집의 표본을 채취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46–48]. 그러한 기록은 수천 년에서 수백만 년에 걸친 분류군의 존재 및 소멸 그리고 분포량 [33] 및 수천 년을 통틀어 나타난 유전자 변이에 관한 [73] 연속적인 스냅샷을 제공할 수 있다. 숲쥐의 똥 무더기는 북아메리카의 수많은 지역에서 나타나는데, 네오토마(Neotoma) 이외의 생물 속(屬)에 속하는 생물 종은 다른 지역에서 고생물학적으로 유용한 똥 무더기를 구축한다. (B) 검사와 분류를 통해 모인 숲쥐의 똥 무더기에서 발굴한 뼈. (C, D, 및 E) 호수의 퇴적층 중심부에서 수백에서 수십만 년 동안 있었던 식생(植生)의 변화를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화분과 포자 화석이 존재한다 [10].


그림 3 | 역사적 생태계의 변환. (A) 브라질의 아나빌리아나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de Anavilhanas) 근처. 화분학 연구 자료에 따르면 강수량의 증가가 ~3,000년 전에 시작해 20세기 초반 무렵의 위치까지 아마존 우림이 남쪽으로 확장한 사실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5]. 삼림 파괴 현상과 더불어 [87], 엘니뇨–남방 진동(El Niño–Southern Oscillation)의 변화와 관련해 아마존 열대우림의 3분의 2에 달하는 지역에서 강수량이 감소한 현상 때문에 [86] 최근 들어서 열대우림-사바나 경계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식생의 생산성이 감소했으며 [88], 화재 빈도가 증가했고, 계절성 화재 기간도 늘어났다 [89]. 기후 모델에 따르면 미래에 아마존 열대우림의 광대한 지역이 변하는 상황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90,91]. (B) 미국 뉴멕시코(New Mexico) 반델리어 국립 기념물(Bandelier National Monument) 근처에서 일어난 라스 콘차스 화재(Las Conchas Fire). 고생물학 데이터에 따르면 북아메리카 서부의 산림 생태계는 높은 빈도의 그리 심하지 않은 산불에 의존하며 야생 화재의 발생 빈도는 가뭄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92,93]. 산불 진압 및 인간 활동으로 말미암은 기후 변화 때문에 발생한 에너지의 누적 때문에 20세기 후반 들어 산불 빈도가 증가했는데 [94], 기후 예측에 따르면 2100년까지 산불 빈도는 역사적 그리고 현재의 식생이 적응해왔던 산불 빈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로 증가할 수 있다 [91]. 이러한 점이 고려되어 재앙에 가까운 수관화(crown fire, 樹冠火)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맞불을 놓는 일을 정당화하는데 이용되었다 [91].


그림 4 | 고생물학의 에코메트릭스(ecometrics). (A) 특정 뼈의 비율은 육상 피난처, 토지 이용 및 운동 퍼포먼스(locomotor performance)를 통한 국소 해부학(topography)과 연결되어 있다. (B) 육식성 포유류 군집에서 운동성의 다양성은 다리의 안팎 움직임(in- and out-lever)을 이용함으로써 측정할 수 있으며 식생 피난처와 연결되어 있는데 [68,70], 뱀의 경우에 동일한 관계를 꼬리에서 몸통까지의 길이 비율로 측정할 수 있다 [67]. (C) 이러한 형질의 분산과 평균의 변화는 군집 구성 및 육상 피난처 변화와의 적합성(congruence)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캔자스 대학이 획득한 땅을 농업 목초지(agricultural grassland)에서 삼림으로 전환하는 일이 1947년에서 2006년 사이에 진행되었을 때, 양서류-파충류 동물상(herpetofauna)의 회전률은 꼬리에서 몸통까지의 길이 비율의 (검은 선으로 표시된) 평균과 (회색 막대로 표시된) 표준편차를 변화시켰다. (D) 그림 (C)에서 설명한 변화는 전세계 도처에 있는 목초지와 삼림의 생태계와 연관된 에코메트리 값(ecometric value)과 일치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디애나(Indiana) 주에서 19세기 때 있었던 산림 파괴는 수많은 육식성 대형 포유류를 절멸시켰는데, 이 때문에 운동 다양성이 소실되었으며, 이것은 다리의 안팎 움직임 비율의 (회색 막대로 표시된) 표준편차로 측정되었다. (E) 운동 다양성의 소실은 비슷한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짙은 회색 음영으로 표시한) 다른 지역을 조사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68].


그림 5 | 야생 호랑이에게 영향을 주는 압력. (A) 단지 ~3,800마리 정도의 야생 호랑이만이 남아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담녹색[light green]으로 표시된)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지리적 범위의 단지 (암녹색[dark green]으로 표시된) 7% 정도에 국한되어 있다. (흰색 화살표는 란탐보르 국립공원[Ranthambore National Park] 지역을 나타낸다.) (B) (자주색이 훨씬 진해질수록 농경지 사용률이 높은) 농경지와 목초지 지도에 표시된 (흰색 윤곽선으로 나타낸) 야생 호랑이의 오늘날 지리적 위치. (C) (붉은색 윤곽선으로 나타낸) 인구 밀도 지도에 표시된 야생 호랑이의 현재 지리적 위치로, 파란색이 짙어질수록 인구밀도가 높으며 가장 옅은 색은 인구밀도가 1명/km2 이하며 가장 진한 색은 인구밀도가 10,000 people/km2 초과다. (D) 호랑이는 주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지역 또는 인도의 란탐보르 국립공원 같은 새로운 생태계에 위치한 보호구역 안에 있다. 2050년까지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호랑이 보호 구역을 포함하는 지역을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6 | 보존 회랑지대의 중요성. 기후 변화와 법률 관할권 차이가 회랑지대 디자인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자주색 윤곽선으로 표시된) 옐로스톤–유콘 보존 계획(Yellowstone to Yukon Conservation Initiative)에는 점점 증가하는 야생 화재 빈도수 및 삼림 소실 때문에 급격히 변하고 있는 생태계도 포함되어 있는데, 둘 다 모두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 그리고 사유지에 다양한 재산권을 부여하며 연방법에 의한 보호 구역이 서로 다른 정부 기관에 의해 관리를 받는 (캐나다와 미국) 두 국가에 의해 촉발되었다비록, 많은 법적 관할권이 연결성의 증대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음에도, 생물 다양성의 극대화, 생태계 서비스, 그리고 야생 보호라는 목표가 각각의 이해 당사자가 서로 다른 목표를 선택한다는 이유 때문에 서로 대립할 때, 회랑지대 단편에 제공하는 전체적인 효과에 여전히 기여할지라도, 그러한 다양성 또한 성공에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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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arnessing ancient genomes to study the history of human adaptation]


고대 유전체를 인류 적응사 연구에 활용하기


Stephanie Marciniak and George H. Perry


초록 | 과거 몇 년 동안 우리는 고대(古代) 인류의 유전체 시퀀싱(genome sequencing) 프로젝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목격해왔으며, 그 덕분에 1,100개체 이상의 고대 인류와 (예를 들어,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같은) 원시 호미닌(archaic hominin)에 대한 유전체 규모(genome-scale)의 고대 DNA(ancient DNA) 데이터 세트(data set)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진행 중인 진화(evolution in action)’에 대한 분석이 이러한 데이터 세트를 사용하기 시작함으로써, 인류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환경, 농업 생활 방식,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하고 있는 병원체(病原體)에 대해 적응하는 것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체(genetic variant)의 시공간적 궤적(軌跡)을 찾아내어 추적하고 있다. 유전자 변이체가 원시 호미닌에서 현생인류로 적응성 유전자 이입(adaptive introgression)을 했다는 증거 및 가축화된 동식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최근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와 더불어, 이러한 연구는 현생인류로부터 얻은 유전체 데이터 또는 화석과 고고학 기록 하나만으로 얻을 수 있는 통찰을 훨씬 넘어서는 인류의 진화 및 인간의 행동으로 말미암은 진화적 결과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適應史)를 재구성하는 일은 150년 이상 동안 과학자를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매혹해왔다 [1,2]. 인류가 전 세계로 팽창하는 동안 마주했던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여 인류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3]? 선사시대 인류 집단은 농업과 연관된 식이(食餌)의 전환(dietary shift) 같은 문화적 변화에 생물학적으로 적응했을까 [4]? 우리 인류가 과거에 겪은 여러 적응의 결과가, 특히 현대인이 마주하고 있는 환경과 음식이 과거와 다른 정도를 고려했을 때, 오늘날 우리의 건강과 의료에 영향을 미쳤을까?


인간 레퍼런스 유전체(reference genome)를 초석으로 놓고 유전형 분석(genotyping) 및 시퀀싱(sequencing) 기술의 발전에서 혜택을 입음으로써, 진화 집단 유전학 분석(evolutionary population genetic analysis)은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을 연구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줘왔다. 즉, 살아 있는 사람들에서 관찰된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tion)의 패턴에 근거하여, 연구자들은 과거에 있었던 양성 자연선택(positive natural selection)의 결과로 추정되는 ‘표시(signature)’를 포함하는 유전체 영역을 밝혀낼 수 있다 [5,6]. 만일 유전형–표현형 연관 연구(genotype–phenotype association study) [7] 또는 동물이나 세포를 대상으로 한 모델 실험(model experiment)을 이용해 [8,9] 후보 유전자 변이체 때문에 발생한 기능적 결과(functional consequence)를 결정할 수 있다면, 과거에 있었던 적응의 타당성(plausibility)을 비교법이나 — 즉, 어떤 표현형이 비슷한 환경압(環境壓) 조건에서 반복적이며 독립적으로 진화했는지를 물음으로써 [10] — 또는 비슷하지만 간접적인 접근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타임스탬프(time stamp)’가 찍힌 (역자 주: 연대가 밝혀진) 고대 DNA 데이터 분석은 선택이 일어난 사건 이전(before)과 동안(during) 그리고 그 이후(following)의 유전자 변이체를 ‘진행 중인 진화(evolution in action)’가 정확히 추적하는 것을 촉진함으로써 과거 인류가 겪었던 적응에 대한 훨씬 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 [11,12]. 흥미롭게도, 최근 있었던 고대 DNA 분석과 시퀀싱 기술의 발전 덕분에 [박스 1] 소수의 개체를 대상으로 한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유전체 분석에서 (전체 핵 유전체[whole nuclear genome], 엑솜[exome], 또는 유전체 전체[genome-wide]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이하 SNP] 데이터 같은) 대규모 집단 수준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전체 데이터 세트의 생성으로 이 분야에서 분석 및 연구 방식의 전환이 촉진되어왔다 [13,14]. 사실, (430,000년 BP[year(s) before (the) present]인) 홍적세(Pleistocene, 洪積世) 중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기간(time period)을 대표하는 [그림 1b; 표 1] 1,100여 개체 이상의 원시 호미닌과 해부학적 현생인류(anatomically modern humans)에 대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가 현재 이용 가능하다 [그림 1a]. 인류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들 데이터 세트의 분석으로 유전적으로 매개된 행동, 대사활동(metabolism), 연조직(soft tissue, 軟組織)처럼 화석이나 고고학 기록으로는 보존되지 않는 무골격(non-skeletal, 無骨骼) 표현형(phenotype, 表現型)의 적응사에 대해서 고해상도의 스냅샷(snapshot)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리뷰에서 우리는 고대 DNA 안에 담긴 정보의 내용이 전례 없는 깊이와 정확도로 인류의 적응사를 탐색하는데 어떤 식으로 최대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고대 유전체에서 자연선택이 남긴 흔적을 탐지할 수 있는 접근법의 범위를 강조하고, 세 가지 주요 연구 영역에서 고른 몇몇 사례를 탐색하기 위해 인류학적 렌즈를 사용할 것이다: 첫 번째, 고대 인류 유전체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과 수렵•채집인(hunter-gatherer)에서 농경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과 관련된 적응에 대한 통찰; 두 번째, 원시 호미닌에서 현생인류로 유전물질이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했는지 (그리고 기능적 영향이 있었는지) 추론하는 것; 세 번째, 과거 인간의 행동과 진화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가축화된 동식물 종(種)에 작용한 인위적 선택(human-mediated selection)을 고대 DNA를 기반으로 규명하는 것.


고대 DNA를 사용해 인류의 적응을 추적하기


양성 자연선택(positive natural selection)은 주어진 시공간과 환경적인 정황에서 상대적인 적응도 이점(fitness advantage)을 부여하는 표현형과 연관된 대립형질(allele, 對立形質)의 빈도수 증가를 일으키는 비(非)임의적이고 방향성이 있는 과정이다. 비록 이러한 과정이 오늘날 인류의 유전체에서 검출 가능한 방식으로 대부분의 형질에 대해 현생인류의 유전자 다양성 패턴을 형성해왔지만 [6,15,16], 오로지 고대 DNA 연구를 통해서만 언제 어디서 그러한 적응성 형질이 출현했는지를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다.


과거 인류의 적응으로 발생한 유전적 표시를 검출하고 규명하는 데 있어서 고(古)유전체학(ancient genomics)의 변형력(transformative power)은 (14C 같은) 탄소 동위원소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능력 또는 특정 개체가 살았던 기간에 대한 (예를 들어, 도구, 토기 또는 매장[burial, 埋葬]과 연관된 여러 가지 유물에 근거한) 간접적인 고고학적 추정에 의지한다. 이러한 데이터로 무장한 연구자들은 선택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 일어나고 있는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 있었던 유전자 변이체의 궤적을 명쾌하게 추적할 수 있다 [11,12,17,18]. 그뿐만 아니라,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현생인류의 유전체 기록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대립형질 빈도의 변동을 알아내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19,20]. 인류의 시공간적 적응사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결국 적응 사건과 연관된 특정 환경•문화적 맥락의 통합적 분석을 촉진하고 과거 인류의 건강과 적응도(fitness, 傑蹇檄) 모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인 진화 고유전체학 접근은 수월하다: 주어진 기간 동안 유전자 부동(genetic drift, 遺傳子浮動)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이 주어졌을 때 그리고/또는 변이체 빈도수 변화의 유전체 전체 분포와 관련해서 예상보다 훨씬 더 큰 빈도수 변화를 유전자 변이체를 알아낸다 [그림 2]. 이러한 접근은 오랫동안 지지된 진화 가설을 개선하고 검증하거나 [20–24] 새롭게 밝혀진 (진화적) 선택의 표시를 근거로 새로운 가설을 전개할 때 [25]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전략은 다(多)유전자성 적응(polygenic adaptation) 연구로도 확장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적응에서 수많은 형질 연관 유전자좌(trait-associated locus)의 상당히 미묘하지만 일관되게 나타나는 빈도수 변화는 표현형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6]. 특히,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현대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전체 연관 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이하 GWAS)를 통해 관심을 두고 있는 표현형에 직접 작용한다고 알려진 — 예를 들어, 키 — 대립형질 한 세트의 총빈도수(collective frequency) 변화가 빈도수에 맞는 대립형질의 유전체 전체 배경값(background)과 비교했을 때 주어진 기간을 통틀어 유별나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할 때 사용될 수 있다 [20].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 결과를 설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고대 인류 집단이 같은 지리학적 지역(geographic region)에 살았던 후대 또는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과 반드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DNA를 기반으로 한 최근 연구는 지난 ~7,000년 동안 유럽에서 인류 집단이 엄청난 수준의 반복적인 대규모 이동(movement)과 대체(replacement)를 해왔음을 입증했는데 [19,27–30], 이것은 인구 회전율(population turnover)에 대한 심지어 가장 극단적인 고고학 모델이 이전에 예측한 수준을 훨씬 웃돈다 [31]. 비록 그러한 복합적인 인구통계학적 역사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대립형질 빈도수 변화를 고대 DNA를 기반으로 해석할 때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지라도 [11,18], 유전체 전체 그리고 유전체 지역 특이적인 집단 구조를 확인하는 방법이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에 통합되어 원위치(in situ)에서의 변화 모델과 대립형질 빈도수에서 엄청난 차이를 지닌 집단에 의한 대체 또는 유전자 확산(gene flow) 모델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32].


최근 있었던 인류의 진화


사용할 수 있는 고대 인류 유전체의 시간적 분포는 근래 있었던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을 이끈 중요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라고 널리 가정되고 있는 주요 환경•문화적 변화 시기와 겹친다 [4,33]. 첫 번째, 전 세계의 다양한 거주지로 팽창한 현생인류는 그 덕분에 북위도의 한랭(寒冷) 기후에 새롭게 노출되었다 [34]. 두 번째,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 생활 방식이 전환된 사건은 주식(主食)의 전환 [35], 영구 정착지 건설, 그리고 몇몇 새로운 병원체에 대한 노출과 병원체의 확산 증가를 (앞에서 언급한 두 경우와 함께) 아마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으킨 인구 밀도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 [36,37]. 따라서, 고대 유전체의 진화적 분석은 최근 인류가 겪은 생물학적 적응사에 대해 현재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확고히 하고, 개선하며,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도에 따른 자외선 A와 B(ultraviolet A 또는 B; 이하 UBA와 UVB) 복사량(radiation, 輻射量)의 차이는 현생인류의 피부색 차이를 만들어낸 주된 진화의 원동력이었다고 여겨지는데, (적도 지역 같은) 열대 위도에서는 광분해(photolysis, 光分解)로 엽산(folate, 葉酸)이 소실되는 것을 막으려고 짙은 피부색을 띠게 되었으며, 훨씬 더 북쪽과 남쪽 위도에서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생성하기 위해 (열대 위도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적은 양의 UVB 광선이 더 높은 비율로 피부를 투과할 수 있도록 피부색이 옅어졌다 [38]. 비타민 D는 또한 제한된 수의 식재료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데, 기름진 물고기는 비타민 D가 가장 풍부한 원천 가운데 하나이며,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이 소의 간, 유제품 그리고 달걀노른자에서 발견되지만, 대부분의 농작물은 이 영양소를 거지 가지고 있지 않다 [39–41]. 비타민 D 부족은 심혈관 질환, (구루병 같은) 근골격 장애, 임산부의 전자간증(pre-eclampsia, 前子癎症) 같은 건강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42,43].


부족한 비타민 D 생성 때문에 강력한 음성 적응도 효과(negative fitness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생인류가 유럽으로 팽창한 이후 이들 사이에서 피부색이 옅어지는 방향으로 진화가 매우 점진적으로 일어났음이 최근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밝혀졌다는 점은 흥미롭다. 특히, SLC45A2, SLC24A5, TYR 그리고 HERC2 유전자의 훨씬 더 옅은 피부색과 연관된 파생 대립형질(derived allele)은 오늘날 유럽인들 사이에서 거의 고정적으로 나타나거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도수로 관찰되며 [44,45], 현대인의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그러한 선택이 19,000–11,000년 BP 때 주요 효과 대립형질(major-effect allele)인 SLC45A2SLC24A5에 작용했다고 추정된다 [46]. 하지만,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비록 SLC45A2 대립형질이 스칸디나비아에서는 ~9,000년 BP 때 이미 존재했을지라도 [25], ~5,300–4,800년 BP인 청동기 시대가 시작하기 전에 유럽 전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존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매우 낮은 빈도수로만 발견됨을 입증했다 [19,20,27,47,48]. 그동안에, SLC24A5 대립형질이 신석기 시대 때까지 (즉, ~7,000년 BP 이전에) 유럽 중부와 북부 [19,20,25,27,30,49] 그리고 중동에 [50] 약간 더 널리 분포했을지라도, 이 유전자의 조상 대립형질은 오늘날 스페인 (n = 3 개체), 루마니아 (n = 3), 스위스 (n = 1), 그리고 룩셈부르크에서 (n = 1) ~13,000–7,000년 BP 때 살았던 수렵•채집인에서 우세했다 [48,49,51,52]. 마지막으로, 훨씬 더 옅은 피부색과 연관된 TYR HERC2 유전자의 변이체 또한 단지 상당히 최근 들어서야 주요 빈도수 증가를 겪었다 (예를 들어, 6,500–4,000년 BP 사이 우크라이나에서 빈도수가 0.04에서 0.37 및 0.16에서 0.65로 각각 증가했다) [19,53]. 흥미롭게도, 한 연구에서는 HERC2 유전자의 파생 변이체가 훗날 농경인 표본보다 초기 수렵•채집인 표본에서 더 높인 빈도로 관찰되는데 [20], 아마도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유럽 집단의 상당한 인구 전환 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슷하게, 정(Jeong)과 그의 동료들은 (3,150–1,250년 BP 사이에 살았던 5개체를 대상으로 한) 남아시아인 고대 유전체 연구에서 네팔(Nepal)에 위치한 히말라야 습곡(Himalayan Arc, –褶曲)의 저산소와 높은 고도 환경에 생리학적으로 적응한 놀라운 인류 진화의 역사를 관찰했다 [54]. 특히, 높은 고도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산소 항상성 유지와 연관된 ELGN1의 파생 대립형질이 [55] 5개체 모두에 대해 이 위치에 매핑(mapping)된 모든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에서 나타났지만, 헤모글로빈 수치를 감소시켜 고산병(high-altitude sickness, 高山病) 발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과 연관된 EPAS1의 파생 변이체는 [56] 이 지역의 가장 오래된 개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고 (1,750–1,2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두 개체인) 가장 최근 기간의 개체에 대해서는 가변적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54].


고대 유전체 분석에서 각각 밝혀진 것처럼, 고대 유럽인의 피부 탈색과 고대 히말라야인의 높은 고도 관련 적응의 점진적 진화사는 몇 가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무작위적인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일정 부분 작용했을 텐데, 즉, 돌연변이가 출현하자마자 자연선택은 변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번째, 특히, 고대 인류의 이주 양상 가변성을 고려했을 때, 적응성 대립형질(adaptive allele)의 기원과 지리적 확산 사이에 시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57,58].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DNA를 근거로 한 이러한 진화적 통찰은 선사시대 인류의 건강과 적응도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준다. 상대적으로 느린 피부 탈색 과정이 일어났다는 발견은 고대 유럽인들이 낮은 수치의 비타민 D와 연관된 근골격계 도는 심혈관계 조건에 상당히 민감함을 뜻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몇몇 고고학 증거가 제시한 것처럼 [59,60], 농경 이전의 유럽인은 훨씬 더 많은 비타민 D를 사냥과 낚시를 통해 음식물로 섭취했기 때문에, 피부를 통해 생성되는 중요한 비타민의 예상되는 감소를 적어도 부분적으로 상쇄했을 수 있다. 실제로, 고고학 기록에 나타난 비타민 D가 부족했다는 증거는 농경이 출현하기 전에는 드물었으며, 농경이 시작되고 나서 시간에 따라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40]. 고대 유전체, 고고학, 그리고 고인류학적 데이터 세트를 직접 결합한 향후 통합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면 환경 변화라는 맥락에서 인간의 건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더욱 철저히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산물 음식(agricultural diets)에 대한 생물문화적 적응. 몇몇 가축화 과정(domestication process)은 아마도 훨씬 더 이른 시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을지라도 [61,62], 인류 사회가 농경 문화로 완전히 전환이 일어난 때는 중동에서는 ~12,000년 BP 경이었으며,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남아시아, 아메리카 그리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일어났음이 입증되었다 [63]. 훗날 이러한 농경 기술이 거의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생활 방식, 인구통계학 그리고 식습관의 변화와 연관된 새로운 진화압(evolutionary pressure, 進化壓)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농경 생활로의 전환 때문에 식습관에서 주로 나타난 결과는 수많은 수렵•채집 사회의 음식에 비해 영양상의 다양성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일부 현대 농경 집단의 경우에 탄수화물 단독으로 열량 섭취의 70%를 차지한다 [64그러한 특성화 때문에 새롭게 우세해지는 식재료에 대한 소화력의 증가 및 자급적 농경을 하며 살아가는 일부 집단의 음식에는 결핍된 중요한 영양분에 대한 신진대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압이 새로 출현하거나 점점 더 강해졌을 것이다.


생물문화적 적응(biocultural adaptation)의 모범적인 사례로 양, 염소 및 소 같은 가축화된 동물에서 우유와 유제품을 모으고 섭취하는 문화적 행위(cultural practice)와 성인기에도 젖당(milk sugar)인 락토스(lactose)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테이즈(lactase)를 지속해서 생성하는 것 사이의 공진화(co-evolution, 共進化)가 있다 [65]. 락테이즈가 없으면, 락토스를 먹은 성인 인간은 설사 같은 장 증후군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 때문에 락토스를 소화해 에너지 측면에서 직접적인 이득은 고사하고 체내에서 영양분이 빠져나갈 수 있다 [66]. 사람의 락테이즈 존속(lactase persistence)은 전 세계 수많은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해왔다 [67]. 유럽인에게 락테이즈 유전자가 존속할 수 있게 한 조절 돌연변이가 ~7,500년 BP 때를 시작으로 선택을 겪었다고 현대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근간으로 모델링이 되었는데 [68], 이것은 (농경을 하는) 신석기 문화가 이 지역으로 퍼진 시기와 일치한다. 하지만 고대 DNA 데이터는 이러한 적응성 변이체가 훨씬 더 최근에 빈도수 증가를 보였고 단지 지난 ~5,000년 동안에 지리적 확산이 있었음을 분명히 입증했다 [19,20,27,30,69,70] [그림 3; 보충표 S1]. 다시 한 번, 유럽에서 유제품을 생산했음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고고학 증거가 락테이즈 존속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이해를 2,000년 이상 앞선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71,72], 이러한 결과는 선사시대 인류의 건강과 행동을 설명하는 우리의 모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적응적 대립형질의 확산이 있기 전에, 성인이 우유를 마시는 행위는 훨씬 더 제한적이었을 것이고 (또는) 유제품 가공은 (예를 들어, 몇몇 치즈 제조와 발효 과정 같은) 락토스의 양을 줄이는 공정 기술을 두드러지게 했을 텐데, 이러한 점은 7,400–6,800년 BP에 해당하는 유럽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 고고학 증거로 뒷받침된다 [73,74] [그림 3c].


사람의 타액(saliva)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AMY1과 췌장(pancreas)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AMY2A AMY2B에서 발현되는 아밀레이즈(amylase)는 탄수화물 소화의 초기 단계에 관여하는 효소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은 침팬지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수의 AMY1 유전자 복사체(copy, 輻射體)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사람의 침샘에서 더 많은 양의 아밀레이즈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75]. 인간 AMY1 유전자의 중복(duplication, 重複)은 양성 자연선택이 남긴 흔적과 연관되어 있다 [76]. 원래의 AMY1 유전자의 중복이 일어난 시기는 우리 인간과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또는 Neanderthal) 및 데니소바인(Denisovan)의 혈통(lineage, 血統)이 분기(divergence, 分岐)된 시점보다 앞서지만 현생인류가 기원한 때보다는 먼저 발생했다 [77]. 적어도 전통적으로 다량의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하는 일부 현생인류 집단은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는 집단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수의 AMY1 유전자 복제수(copy number)를 가지고 있는데 [75], 이것은 농경 생활로의 전환이 있은 후 AMY1 유전자좌(locus, 遺傳子座)의 확장이 있었다는 잠재적인 생물문화적 적응을 뜻한다. 지금까지 보고된 적은 수의 고대 DNA 분석 결과로는 이러한 가설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유럽의 수렵•채집인 3개체는 5개, 6개 그리고 13개의 이배체(diploid, 二倍體) AMY1 유전자 복사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51], (~7,000년 BP의) 독일 신석기 시대 농경인은 ~16개의 복사체를 가졌다 [52]. 이러한 검증은 기존의 데이터 세트조차도 향후 고대 유전체 분석을 위한 기회다.


순수하게 농업으로의 전환과 연관되어 나타난 영양분 부족에 대한 보상 적응(compensatory adaptation)을 설명하는 현재의 모델도 마찬가지로 불완전하지만, 고대 DNA는 이러한 진화 역동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몇몇 농경 집단의 식사에서 식물 소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일은 길이가 긴 고도불포화 지방산(long-chain polyunsaturated fatty acid) 대사 과정에 대해 간접적인 진화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육류, 어류, 또는 해양포유류에서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양의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식사에서 더 많은 양이 소비되는 이러한 영양분은 염증 반응과 뇌 발달에 중요하다 [78]. 사람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4,000년에 걸쳐 두드러진 빈도수 변화를 겪었던 지방산 불포화 효소(fatty acid desaturase) 유전자인 FADS1FADS2를 아우르는 단상형(haplotype, 單相型)을 확인했다 [20,22,23]. 이러한 단상형의 기능성 대립형질은 식물에서 유래한 짧은 길이의 불포화 지방산을 길이가 긴 지방산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이러한 영양분 섭취의 감소를 잠재적으로 보상했을 것이다 [22].


비슷하게,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인 어고싸이오니인(ergothioneine)은 [79] 음식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밀과 보리 같은) 사육된 시리얼 곡물에는 매우 적은 양만이 발견된다 [80]. 어고싸이오니인 수송체(transporter, 輸送體) 유전자인 SLC22A4의 기능성 변이체(functional variant)는 이러한 아미노산의 흡수를 증대시킴으로써 유럽 지역의 농경인에서 어고싸이오니인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지 않았을까 추측되었다 [80]. 하지만 이런 대립형질이 신석기 시대 이른 초기 단계에 낮은 빈도로 존재했더라도, 고대 유전체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빈도수 증가는 겨우 지난 4,000년 동안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 따라서 4,000년 BP보다도 훨씬 이전에 시리얼 곡물류를 전문적으로 재배했던 이 지역의 농경인은 이러한 잠재적인 보상 대립형질이 널리 퍼져 있지 않았어도 어고싸이오니인의 부족을 막고 있었을 수 있다. 선택적으로, 음식물의 다양성은 그때보다도 훨씬 이전 시기에 더 컸을 것이므로, 이런 것 때문에 가장 최근까지 이러한 대사작용 과정의 효율성에 대한 진화압은 어느 정도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변화하는 병원체 환경에 대한 적응. 인간의 전염병 존재량은 농경 생활로의 전환이 있은 후 급격히 변화했다고 추측된다 [36,37].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여기에는 소규모 집단을 기반으로 하는 이동식 수렵•채집 생활 방식에서 점점 늘어나는 인구 밀도 때문에 곤충 매개체가 선호하면서 인간에 의해 변형된 서식지로 둘러싸여 있고 동물성 병원체의 저장소 역할을 하는 가축이 근처에 있는 영구 정착지에 거주하는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이 포함된다. 몇몇 병원체에 새롭게 노출되고 전염병의 유행이 증가했던 이 시기는 아마도 사람의 면역체계에 작용한 극심하면서도 새로운 진화압과 연관되어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여기에는 병원체 방어에 관여하는 기능성 대립형질의 (해롭거나, 중립적이거나 이득이 되는) 적응도 스펙트럼에 대한 역동적 변화를 포함한다.


다수의 고대 유전체 분석은 전 세계 인류 집단의 병원체 반응 및 면역체계 유전자 내 또는 근처에 위치한 수많은 적응성 대립형질의 궤적을 확인하고 그 특징을 규명하는데 이미 도움이 되었다 [20,50,51,69,81]. 현재, 특정 고대 유전체의 변화가 특정 병원체에 대한 저항성의 진화 때문에 나타났음을 등식(等式)화하는 작업은 수많은 유전자의 광범위한 면역체계 기능과 그 자체로 또한 진화하고 있는 여러 병원체에 대한 노출의 시공간적 분포에서 나타나는 불확실성 때문에 주요한 도전적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추론은 현대의 질병–유전자형 연관 연구(disease–genotype association study)의 개선된 능력과 상대적으로 특정 질병에 대해 저항성 효과를 지닌 대립형질군의 규명으로 점점 더 가능해질 수 있는데, 그러한 사례로 Plasmodium falciparum (P. falciparum) 그리고 Plasmodium vivax (P. vivax) 같은 말라리아에 대한 일부 저항성 대립형질을 들 수 있다 [21].


다른 형태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한다면 과거 질병의 존재 여부 및 질병 유행의 시공간적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이러한 분석에 상당한 분석적 이익을 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대 인류의 유골로부터 이들의 내생(endogenous, 內生) 유전체를 재구성하는 일을 훨씬 넘어서, 각 개체가 살아 있는 동안 감염했을 다양한 병원체의 고대 유전체 또한 규명할 수 있는데 [82], 최근에 연구가 진행된 (Mycobacterium tuberculosis [M. tuberculosis]가 주요 원인인) 결핵 [83], (Mycobacterium leprae [M. leprae]가 일으키는) 한센병 [84], (Yersinia pestis [Y. pestis]가 원인인) 페스트 [85], (P. falciparum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말라리아 [86,87], (Variola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발병하는) 천연두 [88], (Vibrio cholerae [V. cholerae]가 일으키는) 콜레라, (요로 감염증[urinary tract infection, 尿路感染症]의 주요 원인인) Staphylococcus saprophyticus (S. saprophyticus) [90] 등을 포함한 몇 가지를 [82,91]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고대 DNA 데이터로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했던 병원체 균주(菌株)의 독성(virulence) 특징을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89]. 예를 들어, Rasmussen과 그의 동료들은 5,000–2,800년 BP에 유라시아 지역에 존재했던 7개의 Yersinia pestis 균주 유전체를 시퀀싱해서 얻은 데이터를 이미 보고된 다른 종류의 고대 및 현대 Y. pestis 균주 유전체 데이터와 함께 분석했다 [92]. 흥미롭게도, 3,600년 BP 이전에 존재했던 모든 균주는 ymt 유전자가 없었는데, 이 유전자는 매개체인 벼룩의 소화관에서 병원체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발현한다 [93]. 그와는 대조적으로, ~2,900년 BP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거의 모든 Y. pestis 균주는 완전한 ymt 유전자 복사체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실은 림프절 페스트(bubonic plague)의 전파 주기와 연관되어 있으리라 추측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런던 흑사병 희생자로부터 찾아낸 ~660년 BP의 Y. pestis 유전체의 염기서열은 오늘날 Y. pestis 유전체에서도 관찰된 적이 없는 그 어떤 파생된 뉴클레오타이드 변화도 포함하고 있지 않는데, 이것은 병원체 자체의 유전자 변화보다는 흑사병이 유행했을 때 수반되었던 인간의 행동과 생태계가 잠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뜻한다 [94].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확대한다면 고대 병원체의 시공간적 분포를 더욱 정확히 정의하고, 곧이어 잠재적으로는 국지적인 규모일지라도 인간 면역체계 공진화 가설을 내생 고대 유전체 데이터로 검증하는데 중요한 지식인 [95] 숙주의 병적 상태와 생존에 대한 병원체의 영향을 모델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시 적응성 유전자의 이입


흥미로움이 가득한 역사가 원시 호미닌이 오늘날 현생인류에게 잠재적으로 유전자에 기여했다는 가설을 에워싸고 있다. 이 주제를 다루는 가설들은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같은 원시 호미닌 조상이 대륙 여러 지역에 머물면서 그곳에서 진화했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친 유전자 확산을 필요로 하는 것부터 시작해 [96]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 단 한 차례 출현한 후 전 세계 도처로 퍼져 나가서 다른 지역의 원시 호미닌 집단과 이종교배 없이 이들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것까지 다양하다 [97].


재미있게도, 원시 호미닌으로부터 얻은 고(古)유전체학(palaeogenomics) 데이터가 이러한 질문에 확정적인 대답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98] — 두 가설의 중간이 맞는 모델이다 — 이 분야는 이전에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당대의 또 다른 원시 호미닌 혈통인 데니소바인(Denisovan)도 밝혀냈다 [99]. 현재 우리는 현생인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후에 아프리카 이외 지역의 원시 호미닌 집단을 상당히 대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은 수많은 이종교배(異種交配)와 유전자 혼합(genetic admixture) 사건이 있고 난 후이며, 이 이로 말미암아 현재 살고 있는 유라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유전체의 평균 ~1–4%는 네안데르탈인 DNA로 물려받은 유산이 되었으며 [98,100–102], 토착 오스트레일리아인, 멜라네시아인 그리고 일부 동남아시아인 집단의 유전체의 ~6% 정도는 데니소바인 가계(家系)로부터 물려받았다 [99,103–107].


(고인류학자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지만) 한편에서 간략히 설명했듯이, 현재 살고 있는 현생인류의 유전체 안에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으로부터 물려받은 대립형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원시 호미닌의 진화생물학을 재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전체학을 기반으로 한 경로가 두 가지 있음을 뜻한다: 하나는 생물학적 기능을 추론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 유전자좌에 대한 원시 호미닌의 고대 유전체 염기서열을 직접 분석하는 것이며 [77,108–110], 두 번째는 아마도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가계에서 기원한 대립형질의 특성 규명을 현생인류를 대상으로 수행하는 GWAS 또는 기능적 분석이다 [111,112]. 질병과 관련 없는 표현형을 대상으로 하는 GWAS가 미래에 점점 더 많이 수행되면서, 그리고 만일 더 많은 연구가 데니소바인 가계의 비율이 상당한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된다면 이러한 분석은 점점 더 유익해질 것이다.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과의 유전자 혼합은 현생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이들 원시 호미닌과 그 조상들은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바깥으로 이주하기 전 수십만 년 동안 유라시아에 거주했으며, 아마도 이들이 살고 있던 현지환경에 오랫동안 생물학적으로 적응한 역사를 지녔으리라 추정된다. 현생인류는 이 지역의 원시 호미닌처럼 유라시아의 다양한 서식지 생태계에 오랫동안 적응한 역사가 없었지만, 원시 호미닌과의 유전자 혼합을 통해 얻은 유산 덕분에 현지환경 특이적인 적응성 표현형(adaptive phenotype)과 연관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유래한 대립형질을 가진 사람은 현지환경 적응에서 적응도 이익 측면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113]. 진실로, 적응성 유전자 이입이 있었다는 수많은 흔적을 오늘날 살고 있는 유라시아 집단의 유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원시 호미닌 가계의 백그라운드가 매우 낮은 수준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경우에 >0.50인) 예상치 못하게 높은 비율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가계에 속하는 단상형을 가지고 있는 유전체 지역으로 확인됐다 [100,114,115] [그림 4].


유라시아 지역의 현생인류에게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전자 혼합으로 얻은 이득에는 훨씬 더 밝은 피부색과 연관된 대립형질의 즉각적인 획득을 포함할 수 있을 텐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UVB 양이 낮은 북위도 서식지에서 비타민 D를 생성하는 데 이득이 되었다.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입된 적응성 대립형질의 가장 강한 흔적을 지닌 유전체 지역에는 피부 발달 및 색소에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데, 여기에는 오늘날 유럽 인구에서 70% 빈도수로 관찰되는 BNC2 유전자 단상형과 동아시아 인구에서 60% 이상의 빈도수로 관찰되는 POU2F3 단상형 유전자가 포함된다 [100].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이 확실히 (앞에서 논의했듯이) 유라시아인에서 발생한 탈색에 대한 진화적 종점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그동안에, 티벳인(Tibetan) 집단의 고도 저항성(high-altitude tolerance)과 연관된 EPAS1 단상형은 데니소바인으로부터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반영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104],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데니소바인 가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다른 현생인류 집단이 훨씬 더 높다 [107,116]. 비슷하게, 그린란드(Greenland)의 이누이트(Inuit) 집단에서 100% 빈도수로 고정적으로 발견되는 WARS2TBX15 유전자를 포함하는 단상형 [117] 또한 데니소바인에서 기원했다 [105]. TBX15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은 갈색 유도성 지방세포(brown and inducible adipocyte) 분화에 관여하며, 저온에 노출되었을 때 열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118], 이것은 한랭 기후에서 살고 있는 집단에서 발생한 이와 같은 적응성 유전자 이입 사건에 대한 잠재적 진화 메커니즘을 뜻한다.


병원체 방어와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 또한 현생인류의 유전체에서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겪은 부분 안에 상당히 많이 존재하는데 [119,120], 특별한 사례로 MHC121, OAS122TLR 같은 유전자를 포함하는 유전자좌를 들 수 있다 [113,119]. 상호배타적이지 않은 수많은 시나리오가 이들 단상형이 현생인류에게 이입되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적응도 이익을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이러한 대립형질 일부는 이들 집단이 서로 직접 접촉한 기간 동안 현생인류에게 궁극적으로 전달되었던 원시 호미닌 특이적인 병원체와 공진화했을 수 있다 [123,124]. 두 번째, 이러한 결과는 수많은 면역 유전자좌로 유명한 각 개체의 유전자 다양성 증가로 (즉, 이형접합성[heterozygosity, 異型接合性]의 증가로) 발생한 일반적인 병원체 방어에서의 이득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125]. 세 번째,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 혈통에서 일어난 무작위 돌연변이에서 기원한 면역체계의 일부 변이체는 단순히 동일 유전자좌의 조상 또는 현생인류 혈통 특이적인 대립형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히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면역체계의 유전자좌에 이입된 대립형질의 기능적 영향을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규명하고 컴퓨터를 이용해 예측한다면 [120,126,127] 연구자들이 이러한 시나리오 중에서 (무엇이 타당한지를) 구별하고 우리 인간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역사가 오늘날 살고 있는 인간 집단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개괄적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육(domestication)의 유전체적 특징


고대 인류와 원시 호미닌 이외에도, 인간이 길들인 동식물을 포함한 수많은 다른 생물 종(種)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또한 빠르게 출현하고 있다 [128–131]. 우리가 봤을 때, 사육된 분류군(taxon, 分類群)에 대한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인간의 행동 및 진화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창을 다수 제공한다 [그림 5]. 특히, 사육과 연관된 다양한 형질의 진화적 기원 및 확산을 규명하는 고대 유전체학 분석은 서로 다른 문화적 시기를 통틀어 그러한 선택(selection)을 선호하는 인간의 선택에 대해 간접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132]. 또한, 그러한 작업으로 역사의 다양한 지점에서 농경과 목축에 투자함으로써 작물과 가축을 통해 얻은 영양상의 수익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129,131], 이로 말미암아 과거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 건강 및 인구통계에 관한 모델에 사용할 수 있는 값진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즉, 인간이 직접 선택하지 않은 형질을 보유한) 순화종(domestic species, 馴化種)이 고대 인류와 공유했던 주변 환경 및 인간 니치(niche) 서식지에 언제 어디서 공생적으로 적응했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며 [133,134], 이로 말미암아 과거에 인류 자신이 맞닥뜨린 진화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즉각적으로 증진할 수 있다.


순화종을 대상으로 한 최근 고대 유전체 연구 결과는 핵심 형질 출현에서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었음을 강조해왔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미국 남서부에서 발굴한 고대 옥수수속대(maize cob)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310–4,400년 BP에 존재했던 옥수수는 오늘날 여러 옥수수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기능성 파생 변이체를 보유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이들 변이체는 종자 저장(seed storage), 개화기(flowering time), 그리고 (딱딱한 껍질에 싸여 있기보다는) 외부로 노출된 식용 가능한 낱알의 복합형질(complex trait, 複合形質)과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종자가 성숙하면 붙어 있지 않은) 이삭 부스러짐성(ear shattering)과 연관된 조상 변이체와 몇몇 탄수화물 생성 표현형은 곧바로 존재했다 [131,135].


유럽에서 길들여진 닭의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노란 피부색, 인간에 대한 공포의 감소, 그리고 달걀 생산의 증대와 연관된 변이체에 대한 선택이 단지 과거 1,100–500년에 걸쳐 일어났음이 입증되었는데 [129,136], 이것은 이러한 사건이 ~6,000년에 걸쳐 진행되었다고 추정한 이전 보고와 상반된다 [137]. 흥미롭게도,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입증된 것처럼 이러한 적응성 형질의 출현한 시기와 일치하게, 고고학과 역사적 증거는 양계업(chicken husbandry, 養鷄業)이 중세 유럽에서 네발 달린 동물의 고기 섭취를 제한하는 종교적인 금식 행위의 결과로 강화되었음을 뒷받침한다 [129].


지금까지, 그 어떤 가축종보다도 말에 대한 고대 DNA의 진화적 분석이 더 많이 보고됐다. 이러한 총체적인 연구량은 인간에 의한 인위적 선택 행동(artificial selection behavior)에 대해 강력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Librado와 그의 동료들은 2,700–2,300년 BP 동안 아시아 카자흐 스텝(Kazakh Steppe)에서 살았던 사육된 말 13개체의 고대 유전체를 연구했는데 [138], 양성 선택(positive selection)의 흔적을 지닌 유전체 부위에 유방과 뇌하수체 조직에서 발현되는 유전자가 많이 존재함을 관찰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패턴이 도자기에 함유된 지방에 대한 고고학적 분석과 민족지학(ethnography, 民族誌學)적 기록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 수천 년 동안 실시해온 행위인 말젖 생산과 관련된 표현형을 인간의 의도대로 선택한 역사를 반영할지도 모른다고 제시했다 [138].


현대적인 말의 유전학과 피모색(coat color, 被毛色) 및 패턴 변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근거로 했을 때, 고대 DNA를 사용함으로써 선사시대 말의 표현형을 추론하는 게 가능하다. Ludwig와 그의 동료들은 (6,000–2,000년 BP에 존재했던 73개체인) 유럽 지역의 초기 가축화된 말이 (6,000년 BP 이전에 존재했던 16개체인) 가축화가 시작되기 전의 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모색 및 패턴의 다양성이 두드러지게 증가했음을 보고했는데 [140], 가축화된 말은 검은색, 하얀색, 적갈색, 은색 그리고 점박이 패턴이 보였다면 가축화 이전의 말은 암갈색과 회갈색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140]. 비슷하게, Librado와 그의 동료들도 자신들이 연구한 표본에 크림색, 적갈색 그리고 점박이 패턴이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카자흐 스텝의 말에서도 피모색의 다양성이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138], 다른 연구팀에서도 표범의 점막이 가죽 패턴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체의 빈도수가 비록 신경과민 및 야맹증과 연관되어 있을지라도 (가축화 이전의 말 16개체에서는 0.06 빈도수였다가 가축화된 말 83개체에서는 0.35의 빈도로)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141]. 이러한 변화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예를 들어, 시각 포식자[visual predator, 視覺捕食子]로부터 받는 수확 압력[harvesting pressure]의 감소를 통해 일어날 수도 있는) 기능적 제약 완화와 달리 인간이 의도한 인위적 선택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1]. 말의 가축화 초기 단계와 연관된 가죽의 변화와는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아시아에서 (~8,500–100년 BP에 존재했던 67개체의) 길들여진 고양이에 대한 최근 고대 DNA 연구는 오늘날 집고양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얼룩무늬 가죽 패턴이 단지 ~700년 BP라는 상당히 근래에 출현했다고 보고했다 [142].


개는 심지어 말과 고양이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사람과 공진화적인 관계를 맺었다 [61]. 진화 유전체학 분석 결과가 이러한 역사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예를 들어, 개 유전체에 존재하는 양성 선택의 흔적은 탄수화물 소화와 관련된 유전자에 많이 존재하는데 [143], 이것은 인간과 비슷하게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물에 공생적으로 생물학적 적응을 했음을 뜻한다. 사실, 하나의 선택 특징(selection signature)이 이자에서 발현되는 (AMY2B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아밀레이즈 유전자를 둘러싸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35마리의) 늑대에서는 단지 2개의 복사체가 존재하지만 (136마리의) 개에서는 평균적으로 ~15개의 이배체 유전자 복사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43]. 차후 연구에서는 농경인과 장기간 지낸 개의 품종은 수렵•채집인 집단에서 지낸 품종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더 많은 수의 AMY2B 복사체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144], 이것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AMY1 복사체 수의 차이와 잠재적으로 상당히 수렴함을 뜻한다 [75]. 인간의 경우처럼, 개의 고유전체학 연구는 이러한 적응사를 정확하고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지금까지는 초기 결과가 혼재되었는데, 2가지 연구에서 최대 3개의 AMY2B 이배체 유전자 복사체가 세 마리의 (~7,000–5,000년 BP에 존재했던) 신석기 시대 유럽 지역의 세 마리 개 모두에서 관찰되었지만 [145,146], (15,000–4,000년 BP 동안 유라시아 지역에 존재했던 13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7,000년 BP부터 평균 복사체 수가 상당히 증가했음을 보고했다 [133]. 향후 연구와 확장된 시공간적 표본 채취가 개의 AMY2B 유전자가 확산한 시기 및 속도,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인간 문화의 변천에 대한 관계를 완전히 규명하는데 필요할 것이다.


결론 그리고 향후 전망


우리는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 과정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고유전체학의 능력을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통찰이, 아직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더라도, 현생인류의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연구 또는 화석과 고고학 기록 하나만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부터 얻은 통찰을 보완한다. 특히, 이미 고유전체학으로부터 얻은 인간의 적응을 담고 있는 매우 정확한 수많은 시간의 스냅샷(temporal snapshot)은 환경 또는 문화적 변화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생물학적 적응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있음을 — 예를 들어, 유럽인의 조상에서 발생한 피부 탈색 및 락테이즈 존속 같은 — 입증했다. 돌연변이가 무작위적인 과정임을 고려했을 때 비록 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역사가 그리 놀랍지 않을지라도, 이러한 것들로 말미암아 발생한 결과는 인간의 건강 및 적응도를 설명하는 모델과 보상적인 문화적 행동에 관한 가설에 영향을 미친다 [그림 3]. 이용 가능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림 1], 우리는 인간 적응의 시공간적 역동성과 다유전자성 형질의 진화사에 대한 훨씬 더 심도 있는 분석, 그리고 알려진 인간의 적응을 규명하는 데 주로 초점을 두는 것에서 과거에 있었던 자연선택이 남긴 새로운 고대 유전체 흔적의 발견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확장된 통찰을 기대한다.


우리는 현존하는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특히) 유럽과 아시아 일부에 상당히 치우쳐져 있음을 알린다 [그림 1]. 비록 이러한 패턴이 부분적으로는 고대 DNA 보존의 환경에 따른 차이를 반영할지라도, 전 세계적인 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와 (각자가 생각하는) 중요성의 차이 또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 도처에서 얻은 데이터 세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초창기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이미 매우 흥미진진한 통찰을 보여줬다 [54,81,148]. 지리적 차이에 따른 고대 유전체 데이터 사이의 갭을 메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결연한 노력이 있다면 전 세계에 분포한 서식지의 폭넓은 다양성 그리고 문화와 집단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반응하여 포함된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에 대한 훨씬 더 포괄적인 그림을 이끌어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고대 인간 유전체의 직접적인 연구가 DNA를 이용해 진화 인류학의 새로운 통찰을 획득하는 데 유용한 단 하나의 접근법은 아니다. 이 리뷰에서 강조한 가축화의 사례 그리고 과거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일과 관련해서 이러한 결과를 적용한 것이 좋은 사례다. 고대 유전체 데이터의 생성이 점점 더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사육된 동식물에 대한 분석 및 이해에 대한 분류학적 성취와 시공간적 정확도의 극적인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가축화되지 않은 수많은 비인간 생물 종의 집단 및 이들의 진화사는 인간에 의한 크기 선별적인 사냥과 수확 압력, 서식지 변형, 우연 또는 의도적인 주거 변경과 같은 여러 행동에 의해 오랫동안 영향을 받아왔다 [149]. 따라서 여기에 영향을 받은 분류군을 대상으로 한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인류의 진화사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훨씬 더 폭넓은 생태계 수준의 시각이라는 가치 있는 요소로서 시기적으로 다른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인간 행동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스 1 | 고대 유전체의 폭발적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2010년 이전에,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는 소수의 원시 호미닌 개체와 [그림 1a] 비영장류 포유류로 주로 구성되었다 [150–153]. 이러한 패턴은 원시 호미닌 유전체 시퀀싱에 대한 초기의 강렬한 흥분으로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154]. 하지만, 아마도 또한 이 분야의 역사에 기여한 것은 진짜 고대 인간 DNA를, 예를 들어, 인간 발굴자, 박물관의 직원, 또는 실험실 개인으로부터 유입된 오염과 진짜 고대인의 DNA를 구별하는 어려움이다. 비록 잠재적인 오염이 연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될지라도 — 초창기 네안데르탈인 고유전체학 자료의 분석에서 설명되었듯이 [155] — (그 물질을 발굴하고 다루는 사람과 비교해서) 해부학적 현생인류의 고대 유전체와 비슷한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면 진짜 고대 DNA를 규명하는 과정은 부담이 덜 된다 [98,99]. 더욱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이러한 이슈를 피하고 해부학적 현생인류로부터 생성된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론적•생물정보학적인 전략을 점점 더 적용해왔다 [156]. 예를 들어, 현대에 발생한 오염은 고대 DNA의 염기서열 조각 끝에서 발생하는 시토신(cytosine)의 탈(脫)아미노화(deamination)라는 특징적인 손상 패턴에 근거해 진짜 고대 물질과 구별할 수 있다 [27,51]. 현재, 또한 몇몇 실험실은 데이터 손실과 오류를 최소화하는 동안 진본임을 확인하기 위해 각 표본의 일부를 사용해 탈아미노화 복구 단계를 수행하고 수선된 부분과 수선되지 않은 부분 모두에 대해 시퀀싱을 진행한다 [69,157].


고대 인간 유전체 연구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경향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커버리지(low-coverage) 데이터에 대한 의존적이 점점 커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체 당 ≤1x 커버리지, 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뉴클레오타이드 위치에 평균적으로 하나 또는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에 매핑[mapping] 되는 염기서열 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다; 그림 1a). 또한 이러한 접근은 유전체의 표적이 되는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부분에 대한 표본을 강화하는 방법과 결합할 수 있다 [20,28] [표 1]. 수행하고자 하는 분석에 따라, 이들 데이터 세트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은 현생인류의 레퍼런스 유전체 패널(reference genome panel)과 비교하여 소실된 데이터를 귀속시키는 일 [19], 개체 수준의 유전자형을 호출하는 것보다는 집단 수준에서의 대립형질 빈도수 추정에 초점을 둔 분석 [20] 같은 어떤 예방책을 필요로 한다 [69]. 그러한 접근은 시퀀싱 비용의 감소 덕분에 집단 규모의 고대 DNA 연구의 실행 가능성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수 있다 (시퀀싱 비용이 계속해서 줄어들기 때문에,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에 대한 훨씬 더 강력하고 매우 높은 커버리지의 유전체 전체 수준의 시퀀싱 비율이 더 많아지는 쪽으로 결국은 연구 방향이 움직이길 기대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다른 종류의 실험적 방법론의 개선과 결합해서 [27,158–160] 그리고 시퀀싱 기술의 진보도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161], 이러한 분석 방법의 혁신은 점점 더 강력해지는 진화생물학적 분석에 현재 포함될 수 있는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이용 가능성의 최근 급격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림 1 | 최근의 (그리고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고대 유전체의 폭발적 성장. a |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엑솜[exome], 그리고 유전체 규모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데이터 세트 같은) 이용 가능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가 알려진 고대 인류 및 원시 호미닌 개체 수의 누적 숫자. 각각의 범주에서, 개체의 전체 수와 표적 위치당 평균 1개 이상의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를 가진 표본의 하위집합이 표시되어 있다. b | 고대 인류와 원시 호미닌 유전체 데이터 세트의 시공간적 분포를 나타낸 것으로, 원의 넓이는 유전체 수에 비례한다. 몇몇 고고학 유적에 대해서, 정확한 지리학적 좌표는 해당 고대 유전체 분석을 보고한 논문에는 나와 있지 않았으므로, 여기에서는 각각의 대략적인 위도와 경도를 추정해 표시했다. 그림에 표시된 연구와 데이터 세트에 대한 요약은 표 1에 나와 있다.


표 1 | 인간과 원시 호미닌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우리는 보고된 고대 인류 또는 원시 호미닌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의도치 않게 누락된 부분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이들 자료는 2017년 7월 25일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 SNP,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WGS, 전체 유전체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 * >1×은 각각의 표적 위치에 매핑된 평균 시퀀스 리드가 1개 이상임을 뜻한다. 만일 새로운 연구를 통해 이전 연구에서 사용된 동일 개체에 대해 DNA 시퀀싱 자료가 추가적으로 생성했다면, 새로운 유전체 데이터 세트는 그 개체를 위한 것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20,29,81,103,108,178,196,198,206]. 하지만 커버리지가 새롭게 >1×으로 증가한 경우라면, 이 업데이트는 동일한 개체에 대해 분석한 것으로 기록했다 [20,81,167]. ‡ 지리적 지역 정의: [유럽 중부] 크로아티아(Croatia), 체코 공화국(the Czech Republic), 헝가리(Hungary), 오스트리아(Austria), 폴란드(Poland), 독일(Germany), 스위스(Switzerland), 세르비아(Serbia), [유럽 동부] 벨라루스(Belarus), 우크라이나(the Ukraine), 동러시아(eastern Russia), 불가리아(Bulgaria), 몬테네그로(Montenegro), 코카서스(Caucasus), 루마니아(Romania), [북유럽] 에스토니아(Estonia), 덴마크(Denmark), 스웨덴(Sweden), 리투아니아(Lithuania), 라트비아(Latvia), 아일랜드(Ireland), 영국(United Kingdom), 노르웨이(Norway), 네덜란드(Netherlands), 벨기에(Belgium), 프랑스(France), 룩셈부르크(Luxembourg), [남유럽] 스페인(Spain), 포르투갈(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마케도니아(Macedonia), [동남아시아] 네팔(Nepal), 중국(China), [유라시아 북부와 중부] 러시아(Russia), 카자흐스탄(Kazakhstan), [중동] 이란(Iran), 이스라엘(Israel), 터키(Turkey), 요르단(Nepal), 레바논(Lebanon), [북아메리카] 캐나다(Canada), 미국(United States), 그린란드(Greenland), 중앙 아메리카(Central America), 카리브해 지역(the Caribbean), [남아메리카] 브라질(Brazil), 칠레(Chile), [아프리카] 에티오피아(Ethiopia), 이집트(Egypt). § 보고된 특정 연대로 보고된 적이 없는 소수의 표본에 대해서는 [27,48,50,81,181,190], 문화적 시기로 연대를 추정했다. || 이 연구에서 [29], 표본 당 그리고 표적이 되는 SNP 당 시퀀스 커버리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표본 가운데, (1,240,000개의 표적 SNP 가운데) 5,722–936,369개에 달하는 SNP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시퀀스 리드로 커버된다. 우리는 모든 표본을 <1×로 기록했지만 작은 비율의 표본은 실제로 이러한 한계점을 지나칠 수 있다.


그림 2 | 양성 자연선택의 고대 유전체 흔적. a | 인간 집단에 대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파생 대립형질 빈도의 궤적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 유전체에 있는 대부분의 유전자좌에서, 유전자 변이체는 유전자 부동 또는 정화선택(purifying selection)의 대상이 되었고, 조사된 시한 동안 빈도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는 관찰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드물게, 새로운 돌연변이는 (또는 서로 다른 진화압을 일으키는 환경•문화적 변화를 따르는 기존의 돌연변이는) 적응도 이익을 부여하고 빈도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b | 유전체를 통틀어 존재하는 각각의 변이체는 시간에 따라 빈도수에서 변화한 것으로 예상치 못하게 검증되었다. 각 변이체의 통계적 유의성은 (변이체의 밀도 때문에, 대부분의 점은 서로 분리될 수 없지만) 인간 염색체 위치는 x 축으로 -log(P-value)는 y 축으로 놓은 다음에 각각의 점으로 나타냈다.


그림 3 | 유제품과 우유 소비에 대한 생물문화적 적응. a | 사람이 소비할 목적으로 주로 우유를 생산하는 소 같은 가축류를 초기 신석기 시대에 키우고 있었다는 것과 더불어 [163], 유럽에서 낙농업을 수행했다는 초기 고고학적 증거로 사람의 치석(齒石)과 유지방(乳脂肪)의 잔류물을 포함하고 있는 도자기 파편에서 복원된 소, 양 그리고 염소 특유의 β-락토글로뷸린(β-lactoglobulin) 유즙 단백질이 포함된다. b | 유럽에서 락테이즈(lactase) 존속 표현형을 있게 한 조절 변이체를 고대 DNA 기반으로 시간에 따라 분석한 대립형질 빈도수 추정. 각각의 집단에 대해, 원의 크기는 고대 DNA의 표본 크기를 나타내며, 색깔은 지리적 위치를 가리킨다. 가운데의 시간점은 각 집단 표본에 대한 연대 범위 추정치의 중앙점을 반영한다.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대신에 PCR을 근거로 추정한 대립형질 빈도는 점선원으로 나타냈는데, PCR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는 DNA 손상 및 오염을 확인하고 설명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잠재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레퍼런스로, 오늘날 유럽 집단의 락테이즈 존속 대립형질 빈도가 또한 표시되어 있다. 이 도표 작성을 위해 사용된 데이터의 요약은 보충표 S1에 나와 있다. c | 락테이즈 존속 없이도 성인이 섭취할 수 있도록 락토스 양을 줄인 신석기 초기 낙농 기공 기술에 대한 고고학 증거. 락토스 양이 줄어든 치즈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던 체(sieve)의 조각이 폴란드에서 출토되었으며 그 연대는 ~7,200년 BP이다. 발효를 통해 ~3,800년 BP 때 만들어진 중국의 (락토스가 없는) 케피어(kefir) 치즈의 보존된 조각이 그림에 나와 있다. 그림 a의 왼쪽 패널은 참고문헌 162의 허락을 받아 CC-BY 4.0 조건으로 재구성 되었다. 그림 a의 가운데 패널은 참고문헌 164의 허락을 받아 CC-BY 4.0 조건으로 재구성 되었다. 그림 a의 오른쪽 패널은 참고문헌 165의 허락을 받아 맥밀런 출판사(Macmillan Publishers)의 법률적 제약 아래 재구성 되었다. 그림 c의 왼쪽 패널은 영국 브리스톨 대학(University of Bristol)의 멜라니 로페-살크(Mélanie Roffet-Salque)가 제공해줬다. 그림 c의 오른쪽 패널은 참고문헌 166의 허락을 받아 엘스비어(Elsevier) 출판사의 법률적 제약 아래에서 재구성되었다.


그림 4 | 원시 유전자의 적응성 이입. 궁극적으로 현생인류의 유전체의 변이 패턴으로부터 검출할 수 있는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사례를 포함한 고대 호미닌 (즉,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그리고 해부학적 현생인류 사이의 유전자 혼합 설명. a | (고대 호미닌과 해부학적 현생인류로부터 원래 기원한 계보를 가진 (염색체 구획 또는) 염색체가 파란색과 오렌지색으로 각각 표시되었다. 분명한 설명을 위해, 단지 한쌍의 상동 염색체만이 묘사되었다. 염색체는 각 세대마다 재조합 현상을 겪기 때문에, 고대 호미닌 계보 구획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크기가 줄어든다. 적응도 이익을 부여하는 고대 호미닌의 변이체의 위치는 별표로 표시되었다. 유전자 혼합과 이입이 있은 후에, 이 변이체는 (그리고 재조합으로 잘리지 않은 이것을 둘러싼 염색체 구획은) 양성 자연선택에 의해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유전체게 그 빈도가 증가한다. b | 오늘날 살고 있는 후손 인간 집단에서 관찰되는 염색체를 따라 (x 축) 임의의 지점에서 고대 호미닌 계보를 가진 단상형의 비율을 (y 축)을 나타낸 그림. 적응적으로 유입된 변이체를 포함한 지역의 고대 호미닌 계보의 비율은 예외적이다. 원시 호미닌의 단상형이 희소하게 나타나는 유전체 부분에서, 고대 호미닌의 대립형질은 해로워서 정화선택으로 제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100].


그림 5 | 서로 다른 형질이 순화종(domesticated species, 馴化種)에서 진화한 과정이 일어난 시기를 고대 DNA를 기반으로 이해하기. 순화된 동식물의 고대 DNA 연구는 과거 인간의 행동과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 옥수수, 말, 개, 고양이 그리고 닭에 대해 보고된 사례를 선택적으로 나타냈다. 몇몇 관찰 가능한 특징이 진화한 사례에 대하여, 별표(*)는 그러한 변화가 인간이 의도한 선택 또는 자연의 포식자로부터 받는 수확합 같은 생태계 과정의 변화와 관련된 선택적 제약(selective constraint)의 완화를 반영하는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음을 가리킨다 (본문을 볼 것). 순화된 동식물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형질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범주 가운데 둘 또는 심지어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고대 DNA로 규명된 형질의 수를 많이 가진 분류군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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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8,500–2,300 years BP 사이에 존재했던) 230개체의 유럽인으로부터 얻은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해 양성선택의 흔적을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정밀검사를 수행했고, 음식, 피부색, 키 그리고 면역반응과 관련된 적응성 대립형질의 시공간적 빈도수의 궤적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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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저자들이 제안한대로 한랭 기후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을 뒷받침하는 단상형을 규명하기 위해 (~9,500–6,00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7개체의 스칸디나비아인으로부터 얻은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해 양성선택의 유무를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정밀검사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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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양성 자연선택의 역사를 밝히고 각 유전자좌의 선택의 강도를 추정하기 위해 사람의 피부색 변이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대립형질에 대한 고대 DNA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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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고지대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과 관련해서 현대의 지역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알려진 몇몇 유전자 변이체가 출현했고 빈도수가 증가했음을 발견한 (3,150–1,2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네팔에서 발굴한 8개체를 대상으로 수행한 고대 유전체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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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유럽인의 락테이즈 존속 대립형질의 역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최초의 고대 유전체 기반 연구로써, 이 연구는 그 대립형질이 (~7,500년 BP 사이에 살았던) 4곳의 지리학적 위치에서 발굴된 초기 신석기 시대의 8개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였는데, 이것은 일생을 통틀어 락토스를 소화할 수 있는 각 개인의 능력이 아마도 유럽에서 낙농업이 시작되고 퍼져 나간 이후에 출현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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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에서 발견된 (~6,200–800년 BP 사이에 살았던) (이누이트와 메티스[Metis]는 포함하지 않은) 캐나다 원주민(First Nations) 25개체의 엑솜을 시퀀싱했고, 오늘날 해당 지역에서 살고 있는 침샨족(Tsimshian)의 후손 집단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빈도수 차이를 나타내는 HLA‑DQA1 유전자 단상형을 확인했는데, 이것은 잠재적으로 (고대 DNA의 시계열[time series, 時系列] 이후 시기인) (아메리카의) 유럽 식민지화와 연관된 전염병 창궐에 대한 적응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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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1,000–7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4개체의 유럽인에서 채취한 치석을 분석해 얻은 고대 DNA 결과를 보고했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병원성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치아에 있다는 것과 되지, 양, 밀 그리고 십자화과(crucifer) 식물이 음식의 일부로 소비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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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5,000–2,800년 BP 사이에 있었던) 7개의 고대 유라시아 페스트(Yersinia pestis) 유전체를 시퀀싱했고, 여러 것들이 보고되었는데 그 가운데 벼룩의 장 안에서 Y. pestis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가 ~3,600년 BP 이전에 존재한 페스트의 유전체에는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수평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를 통해 훗날 이 유전자를 획득한 일이 아마도 림프절 페스트 전파 주기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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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오늘날 티벳인의 고지대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을 뒷받침하는 EPAS1 유전자를 둘러싼 유전자 단상형이 데니소바인 또는 이들과 관련된 원시 호미닌 집단으로부터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결과임을 입증했다.

105. Racimo, F. et al. Archaic adaptive introgression in TBX15/WARS2. Mol. Biol. Evol. 34, 509–5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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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Simonti, C. N. et al. The phenotypic legacy of admixture between modern humans and Neandertals. Science 351, 737–741 (2016).

이 연구는 대규모 환자 표본으로부터 얻은 전자 건강 기록 표현형을 사용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입된 대립형질을 우울증 위험도 증가, (자외선각화증[actinic keratosis, 紫外線角化症]으로 알려진) 일광 노출과 연관된 피부 병변과 같은 표현형과 연관시켰다.

113. Gittelman, R. M. et al. Archaic hominin admixture facilitated adaptation to Out‑of‑Africa environments. Curr. Biol. 26, 3375–3382 (2016).

이 연구는 지리적으로 다양한 인간 집단 표본에서 확인된 원시 호미닌으로부터 적응적으로 이입된 강력한 흔적을 포함한 126군데의 유전체 지역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로 이들 유전자좌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상당히 많이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피부색을 조절한다고 알려진 수많은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114. Racimo, F., Sankararaman, S., Nielsen, R. & Huerta-Sánchez, E. Evidence for archaic adaptive introgression in humans. Nat. Rev. Genet. 16, 359–37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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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화된 닭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고대 DNA를 통해 알 수 있는 달걀 생산량의 증가와 연관된 대립형질 빈도의 상당한 변화 시기를 역사적 그리고 고고학적 기록으로 전해진 양계업 강화와 연결지었다.

130. MacHugh, D. E., Larson, G. & Orlando, L. Taming the past: ancient DNA and the study of animal domestication. Annu. Rev. Anim. Biosci. 5, 329–35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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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조상 및 파생된 기능성 유전자 변이체의 혼합을 ~5,300년 BP 때 있었던 멕시코의 옥수수에서 확인했는데, 이것은 이러한 순화종에서 형질의 진화가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된 과정이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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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fried Henke, and Ian Tattershall, (editor). 2015. Handbook of Paleoanthropology, 2nd ed., pp. 4~13]


소개


역사 연구: 거울을 보는 것 이상으로!


“학문의 역사는 중요한가?“ 고인류학과 고고학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동명(同名)의 회의에서 레이먼드 코비(Raymond Corbey)와 윌 뢰브뢱스(Wil Roebroeks)가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Corbey and Roebroeks 2001a, p. 1). 이 질문에 대한 부정적 답변은 이들 과학 분야의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 (작심해서 하기에는) 적당치 않은 일이며, 기껏해야 은퇴한 동료가 여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즐거운 활동에 불과하다고 치부해버린다. 그리고 미샤 랜도우(Misia Landau)가 자신의 책 <인류 진화의 서사(Narratives of Human Evolution)>에서 현대 고인류학자는 아직도 “이야기꾼(storytellers)”에 불과할 뿐이라고 은연중 내비친 이후로 (Landau 1991), 고인류학의 역사는 양면의 문제(double-sided problem)에 봉착했다. 이 때문에, 단지 과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생물학 분야에 대한 불확실한 역사적 접근이 정말로 필요한지 우리는 물어야만 한다.


고인류학은 진지하고 존중받을 만한 연구 분야가 아니라는 주장은 용인할 수 없으므로, 비록 이런 인류학의 하위 분야가 신용할 수 없는 측면을 가지고 있을 수 있을지언정, 이 책 <고인류학 편람(Handbook of Paleoanthropology)>의 다양한 기고문에 제시된 폭넓은 스펙트럼의 진정한 연구가 이러한 점을 증명해주길 바란다 (White 2000; Kalb 2001; Stoczkowski 2002; Henke 2010a, b; Reader 2011; 더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기술할 것이다).


더불어, 과학사(科學史)에 대해 일반적으로 무엇을 말해야 할까? 학문의 역사는 과학사가(科學史家)뿐만 아니라 현역 종사자에게 단지 시간 낭비에 지나지 않는가?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이러한 질문에 대한 일관된 답은 없다. 파멜라 윌러비(Pamela R. Willoughby)는 역사과학(歷史科學, historical science)이 가정(假定)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소위 경성과학(硬性科學, hard science)과 다르다고 정확히 언급했지만 (Willoughby, 2005), 그렇다고 생물학조차도 물리학은 아니다. 이언 태터숄(Ian Tattershall)이 자신의 세련된 에세이 <거울 속의 원숭이(The Monkey in the Mirror)>에서 언급한 것처럼 (Tattershall 2002, p. 14), 카를 포퍼(Karl Popper)는 진화생물학을 “형이상학적 연구 프로그램(metaphysical research program)”이자 “검증 가능한 과학적 가설이 가능한 프레임워크(a possible framework for testable scientific hypotheses)”로 묘사했다. 비록, 이른바 경성과학과 연성과학(軟性科學, soft science) 사이의 구분이 오랫동안 이루어져 왔고 인류학이 연성과학 쪽에 있더라도, 우리는 “흰색 코트를 입은 집단(white coat group)”이 비슷한 인식론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Oeser 2004) 근래의 후생적 발견을 통해 점점 더 자각하게 되어왔다 (Jobling et al. 2004; Sassone-Corsi and Christen 2012). 명백히, 과학자는 철학자의 지지가 필요하다. <영적 과학의 필연성에 대하여(Über die Unvermeidlichkeit der Geisteswissenschaften)>라는 에세이에서 독일 철학자 오도 마르크바르트(Odo Marquard)는 인문과학(人文科學, cultural science)의 보상기능(compensatory function)을 강조했으며 (Marquard 1987) 자기 학문 분야의 “무능력에 대한 보상 능력(Inkompetenzkompensationskompetenz, competence in compensating for incompetence)[고백 건데, 나는 이 용어가 좋다]”을 호소했다 (Marquard 1974). 이 책에서는 한낱 소프트 스킬(soft skill)로 초보 논리(propaedeuticum logicum)를 사회적으로 과소평가해왔던 것이 유럽 생물과학 교육 과정의 중대한 오류라고 생각한다.


역사과학과 고인류학에 대한 관련성으로 돌아가자. 윌러비는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Willoughby 2005, p. 60): “‘물리학의 질투(physics envy)’를 걱정하기보다는 (Gould 1981 (sic!), p. 113), 일부 역사과학은 이러한 제약 안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해 보인다: 만일 고인류학자와 과학사가가 그 분야의 (학문적) 증진(增進, improvement)을 위한 좋은 제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과학사를 포기하거나 이 분야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길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인류 기원 연구의 역사(The History of Human Origins Research)>에 게재한 값진 기고문에서 매튜 굿럼(Matthew R. Goodrum)은 “과학사학자, 과학철학자, 그리고 과학사회학자는 고인류학의 발전을 하나의 과학으로써 더욱 잘 이해하도록 한 것과 고인류학이 현대 문명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데 상당히 많은 기여를 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Goodrum 2009, p. 349).


걸출한 현대 다윈주의자인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 1904–2005)는 다양하고 적절한 역사적 접근에 대해 비록 철저하진 않더라도 타당한 분류를 제시했다: (1) 정교한 사전식 역사(elaborated lexicographic histories), (2) 연대기적 역사(chronological histories), (3) 전기(傳記)적 역사(biographical histories), (4) 문화사회학적 역사(cultural and sociological histories), 그리고 (5) 개연(蓋然)적 역사(problematic histories) (Mayr 1982). 피터 보울러(Peter J. Bowler 1976, 1988, 1996, 1997, 2001), 밀포드 월포프(Milford H. Wolpoff)와 레이첼 캐스퍼리(Rachel Caspari) (Wolpoff and Caspari 1997), 프랭크 스펜서(Frank Spencer 1997), 베르트 토이니센(Bert Theunissen 2001), 빅토르 스톡츠코프스키(Wiktor Stoczkowski 2002), 리차드 딜라일(Richard G. Delisle 2007), 굿럼 (Goodrum 2009, 2013), 그리고 톰 건들링(Tom Gundling 2005)이 강조한 것처럼, 이 모든 것의 핵심은 실증주의(實證主義)적 접근이 반영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몇몇 사람들은 이들이 제시한 (휴리스틱스[heuristics], 원전비평[原典批評], 해독[解讀, interpretation], 논리적 해석[解釋學, hermeneutics], 그리고 분석론[分析論, analytics] 같은) 다양한 접근이 고인류학을 개선할 수 있을지 의심할지라도, 코비와 뢰브뢱은 역사적 연구의 휴리스틱 가치(heuristic value)를 강조한다 (Corbey and Roebroeks 2001a로빈 데널(Robin W. Dennell)은 과학사에서 두 가지 교훈을 더 보는데, 그것은 바로 분열(fragmentation)과 자기만족(complacency)의 위험을 인식하는 것이다. 데널은 인류학 분야 사이의 대화와 이해의 부족을 치명적 위험으로 간주하고 “이들 학문 분야, 특히 전문용어와 기술이 익숙하지 않은 분야에서는 과도한 전문화(專門化, specialization)와 불충분한 대화가 여전히 존재함”을 경고한다 (Dennell 2001, p. 66). 자기만족의 측면에 관해서 그는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러한 위험을 보는 게 언제나 훨씬 더 쉽지만, 과학사에서 얻을 수 있는 주요 교훈 가운데 하나는 아마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오랫동안 한 아이디어에 지나치게 안주하게 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는 것인데, 그것도 단지 매우 많은 사람들이 그 생각에 동의하고 과거에도 매우 자주 거기에 동의해왔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Dennell 2001, p. 66). “비록 시기적으로 오래전일지라도, 과거는 현재보다는 약한 영향력으로 우리에게 작용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역사의 과정은 느리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수 있으며, 관성력(慣性力) 때문에 발생하는 시차가 편재(遍在)하고, 어제와 그 전날의 생각들이 오늘날의 생각들을 짓누른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사실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개념적 도구를 더 잘 숙달하고자 하는 과학자에게도 어느 정도 실질적인 결과를 제공한다”고 스톡츠코프스키는 주장한다 (2002, p. 197). 그리고 굿럼은 역사기록학적 연구가 “때때로 자연과학사와 인문과학사 사이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틈새를 메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을 표현할 때 또 다른 관련 있는 측면을 간략히 언급한다 (Goodrum 2009, p. 338).


나는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사이에 놓인 울타리를 가로지르는 시각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한참 전에 나왔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다음을 참조할 것, Riedl 1985, 2003; Sarasin and Sommer 2010). 학문의 역사로 과학을 향상시킨다는 앞의 심각한 주장은 모든 연구 분야 또는 “그물처럼 밀접하게 얽혀 연결된 문제를 다루려는 관심사, 이론 그리고 절차 또는 기술의 공통집합을 보유하고 있는 지적 노력(intellectual endeavor)의 영역”에 유효하다 (Shipman and Storm 2002, p. 108). 진화생물학을 주제로 한 무수히 많은 학제 간 콜로퀴움(colloquium)과 “다윈주의자”의 홍수와 함께한 2009년의 다윈 기념일은 “우리 과학의 진화사를 철두철미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중요한 단계”로써 “다양한 이론적 접근의 상호교류(cross-fertilization)”를 갈망하는 지속적인 대화가 있음을 입증했다 (Destro-Bisol and Paine 2011; further Delisle 2007; Henke 2010a, b; Henke and Herrgen 2012; Begun 2013; Goodrum 2013).


생물인류학(生物人類學, biological anthropology)의 주요한 측면은 현재가 필연적으로 과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데널은 인류의 기원에 관한 연구를 “화석 표본, 층서(層序) 및 기후의 변화, 우리 주변 세계로부터의 추정(推定, inference) 및 기타 등등을 통해 과거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창(窓)을 탐색하는 일”로 본다 (2001, p. 65). 고인류학자, 선사학자(先史學者, prehistorian), 그리고 고고학자는 과거를 바라보는 창을 찾고 있지만, 서로 다른 열쇠 꾸러미를 사용한다. 하지만 거울을 창으로 착각해서 현재에 대한 우리 자신의 시각과 편견을 과거에 비추어 단순히 추정할 가능성 있다는 치명적 위험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레슬리 하틀리(Leslie P. Hartley)가 말한 것처럼 “과거는 외국이고, 그들은 거기에서 다른 무언가를 한다” 이다 (Foley 1987, p. 78). 이런 이유로, 로버트 폴리(Robert A. Foley)는 “세상이 현재 나아가고 있는 방식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과거는 발명되거나 상상할 수 없을뿐더러 재구성할 수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로 말미암아 고인류학 연구와 같은 진화 과학의 임무와 도전이 표면에 드러난다: 우리는 중요한 모델을 창조하고 있다 (Foley 1987; Henke and Rothe 1994; McHenry 1996; Delson et al. 2000; Stoczkowski 2002; Gutmann et al. 2010; Henke 2003a, b, 2004, 2005, 2007a, b, 2009, 2010a, b, c; Henke and Hardt 2011; Henke and Herrgen 2012). 이러한 종류의 접근은 결코 단순한 서사일 수가 없고, 다소 맥락과 관련된 가설 검증이며, 심지어 몇몇 사례에서 과학적 추론이 관련되어 있을지라도 방점은 여전히 과학에 있다 (White 1988; Henke and Rothe 1994; Henke 2003a) (그림 1과 2). 모든 과학자는 구체화된 상상 내에서 획기적인 해결책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 태터숄은 이러한 맥락에서 “진실로, 단 하나의 과학적 방법은 없다. 물론, 과학적 방법은 많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론은 과학자들이 수행하는 서로 다른 것들이 지니는 엄청난 다양성의 핵심에 놓여있다. [하지만] 모든 유형의 과학적 탐구에 답해줄 열쇠를 건네줄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 강조한다 (Tattersall 2002, p. 3).


다윈 이론의 선물은 윌리엄 하우얼스(William W. Howells)의 말마따나 “따라야 할 청사진 없이, 오직 기회의 전개(展開)만 있다”는 것이다 (Howells 1993, p. 14). 만일 오늘날 생명의 장엄한 위용이 계획 없는 실제 역사적 유전 과정의 결과라면, 우리는 그러한 양상과 과정을 어떤 식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다윈의 이론은 생물학이라는 전체 과학의 중심으로서 논쟁의 여지가 없다. <다윈의 위험한 생각(Darwin’s Dangerous Idea)>에서 대니얼 대넷(Daniel C. Dennett)은 진화론을 “부식성이 매우 강해서 그 어떤 것도 삼켜버리는 상상의 액체”인 보편적 산(universal acid)과 비교하며 “성스러운 것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Dannett 1995, blurb). 우리의 존재를 설명하려고 시도한 모든 전통적인 개념은 다윈의 혁명적 세계관과 경쟁해야 한다. 테오도시우스 도브잔스키(Theodosius Dobzhansky)가 “진화의 빛을 비추지 않고서는 생물학의 그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다”라는 유명한 격언(格言)에서 표현한 것처럼, 다윈의 생명에 관한 이론의 결과로 말미암아 심지어 인류 조차도 더 이상 목적론적 방식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 (Dobzhansky 1973, p. 125).


상식적으로 고인류학은 인간 화석을 연구하고, 연구가 안 된 대중매체 친화적인 화석과 인류의 진화 과정에 대한 시각을 변화시키는 발견이 지배하는 기술(記述)적이고 상당히 서술적인 학문 분야로 주로 간주된다. 특히, 냉정하게 봤을 때 대부분의 화석과 발견들이 그저 예상한 대로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중 과학 매체는 고인류학이 기껏해야 스토리텔링 정도밖에 안 된다는 인상을 전달하면서도 모든 인류 화석을 극적인 것으로 표시한다. 그리고 실증적인 연구에 따르면 대중적 관심은 대부분 곧바로 희미해지거나 비누거품처럼 폭하니 터져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사실은 고인류학의 역사가 “최후에는 폐기될 오류, 희한한 의견, 기괴한 개념으로 가득 찬 길임을 입증하는 어떤 것 이상이지 않을까?” (Corbey and Roebroeks 2001a, p. 1). 그게 아니라면 스톡츠코프스키가 논평하듯이 (Stoczkowski 2002, p. 2) “몇천 년 동안 꾸준히 숙고된 인류 및 문명 기원에 관한 문제는 서양 문화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순진한 인류학을 복원할 수 있는 편리한 기회를 제시한다. 이로 말미암아 우리는 오늘날 학문적 생각에 대한 이러한 암울한 지식이 초래한 영향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다.” 우리가 주체-객체 정체성(subject-object identity)의 딜레마에 놓여 있음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과학계에서 유행하는 이론, 패러다임, 이데올로기 그리고 권력 관계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요소”로부터 줄곧 이어져온 관습(baggage)를 의식해야만 한다 (Stroczkowski 2010, p. 1). 대부분의 인류학자가 이러한 장애물을 알고 있을까? 명백히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고인류학자는 주로 “순수한 사실”에 관심을 가진다. 오늘날 대부분의 인류학자는 고인류학이 진화생물학의 다른 분야처럼 가설 검증과 과학적 모델링을 수반하는 진지한 주제라는 데 동의한다 (Wuketits 1978; Foley 1987; White 2000; Wood and Richmond 2000; Wood and Lonergan 2008; Cartmill and Smith 2011; Begun 2013). 그들은 화석에서 확인된 자료가 스스로 말하지 않으며 이러한 이유로 과학적 접근은 가설과 이론의 창조와 검증을 수반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림 3). 이론적인 통찰을 의심해야만 우리는 의문을 갖게 되며, 질문함으로써 진실을 – 또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 인식할 수 있다 (Popper 1959a, b, 1968, 1983; Foley 1987; Mahner and Bunge 2000; Vollmer 2003; Oeser 2004). 강력한 이론일수록 최적화되어 확증되지만, 잘 검증된 일반 이론조차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개요는 다음에 잘 나와 있다, Sarasin and Sommer 2010; Toepfer 2011; Wood 2011). 고인류학은 엄밀한 의미에서 물리학과 같은 실증과학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실이 고인류학이 서사적인 주제(narrative subject)라는 것을 결코 의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은 모든 과학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기본적으로 오직 한 종류의 근본적인 과학이 존재한다. 모든 진정한 과학은 실재(實在)의 이해를 목적으로 하며, 이러한 이해를 성취하기 위해 이론과 증거 모두를 조합해서 사용한다”고 강조했던 알프레드 크뢰버(Alfred L. Kroeber)의 말에 나는 동의한다 (Kroeber 1953, p. 358).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인간의 의미는 무엇인가?”란 질문에 다양한 대답이 주어져 왔다. 하지만 다윈 이후의 시대에도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서 도달했는지에 대한 그 어떤 합의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개요는 다음을 참고할 것, Eldredge and Tattersall 1982; Tattersall 1995, 1998, 2002; Corbey and Theunissen 1995; Antweiler 2009; Bohlken and Thies 2009; Bayertz 2012). 다른 모든 인류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처럼, 고인류학자는 단지 우리 인간의 조건(conditio humana)에 대한 환원주의적 시각만을 확립할 수 있을 뿐이다 (Henke and Herrgen 2012). 게하르트 헤버러(Gerhard Heberer)는 (현재 상황[status quo]을 뜻하는) “예츠트빌트(Jetztbild; 현재의 상[current image])”와 “예바일스빌트(Jeweilsbild; 각각의 상[each image])”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Heberer 1968a), 우리 지식의 가변성(changeablilty) 및 모든 고고학적 보고는 발표되자마자 곧 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했다 (Hoßfeld 1997, 2005a, b; Schwartz and Tattersall 2002, 2003, 2005). 호미닌 분류의 다양한 도식(圖式)과 – 비전문가와 외부인뿐만 아니라 학부생들에게도 마찬가지로 – 호미닌/호미니드 화석 기록의 짜증날 정도로 다양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Wood 2000; Wood and Lonergan 2008), 생물학자가 원칙적으로 인류 화석의 발견을 평가하고 진화학적 용어로 인류의 기원을 재구성할 때 올바른 길을 가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Tattersall 1998, 2002; Delson et al. 2000; Levinton 2001; Grupe and Peters 2003; Cartmill and Smith 2009; Begun 2013).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려는 비생물학적인 대안적 설명과 관련된 말이 하나 있다.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 신봉자의 눈높이에서 유사과학(pseudoscience, 擬似科學)적 이론을 논의하는 것은 시간낭비다. 따라서 나는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hold Brecht)의 “어리석음이 어떻게 지성으로 들어오는가? (Wie kommt die Dummheit in die Intelligenz?)”란 말을 인용하고 싶다. 생물학자는 우선 자신의 집을 깨끗이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근래에 창조론의 르네상스를 촉진해왔던 원인과 그 저변에 놓인 정치사회 구조를 해석하는 것은 일부 과학사학자에게는 큰 흥미를 일으키는 주제다 (Graf 2007, 2010; Graf and Soran 2010; 다음 글은 뛰어난 논평이자 비평이다 Meyer (2006), 다음을 참조할 것 Neukamm 2009).


생명의 과정에 대한 다윈의 관점


지난 세기의 두 번째 절반이 시작될 무렵 전통적인 고정적 시각에서 역동적 진화 개념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로 말미암아 인간은 역사적 과정의 집약체(integrated part)라는 인식이 생겼다. 1859년에 출간된 다윈의 걸작으로 촉발된 소위 다윈 혁명(Darwinian Revolution)은 오랫동안 혼란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보울러가 자신의 사서(史書) <비(非)다윈 혁명(The Non-Darwinian Revolution)>에서 증명한 것처럼, 다윈의 아이디어는 근본적으로 오해를 받고 있었다 (Bowler 1988). 판단컨대, 진화주의(evolutionism, 進化主義)가 19세기 후반의 사상에 끼친 영향은 역사가에 의해 엄청나게 과대평가되어왔다 (Hull 1973; Moore 1981; Desmond and Moore 1991; Engels 1995; Bowler 1996, 1997, 2001, 2009; Hemleben 1996; Ruse 2005; Goodrum 2004, 2009, 2013; Wuketits and Ayala 2005; Engels and Glick 2008).


전통적으로, 생물학의 다윈 혁명은 인류 기원의 새로운 평가에 대한 자극(impetus)을 제공했다고 가정되어왔고, 보울러는 이러한 가정이 어느 지점까지는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종교적인 염려 때문에, 인류가 유인원에서 진화하는 과정에서 고차원적인 인류의 능력이 어떻게 출현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점을 다윈과 그의 추종자들은 알고 있었다” (Bowler 1988, p. 141). 지속해서 증가하는 생물학적 사실의 프레임 안에서 복잡한 과학적 대답과 토마스 쿤(Thomas Kuhn)이 의미하는 “학문 모체(disciplinary matrix)”는 (Chamberlain and Hartwig 1999) 본질적으로 우리의 자아상(自我像)과 방향을 반영했다. 고인류학 연구의 과학적 필요성을 위해 제시된 논거는 인간은 어디로 갈지 결정하기 위해 자신이 기원한 곳을 알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아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How [do] we know what we think we know?)”는 동명의 태터숄의 책에서 차용한 문구이다 (Tattersall 1995).


오늘날 고인류학은 주로 광대한 귀납적 접근과 연역적 가설 검증을 통해 인류의 진화 과정을 묘사하고, 분석하며 해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진화생물학의 하위 분야다 (Foley 1987; Henke and Rothe 1994; Wolpoff 1999; Tattersall and Schwartz 2000; Begun 2013). 만일 우리 인류의 기원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우리의 진화사(進化史)를 재구성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세 가지 기본적인 접근법이 있다 (Washburn 1953; Henke and Rothe 1994, 1999a; Cartmill and Smith 2009):


  • 첫 번째, 영장류학(靈長類學, primatology)적 접근: 진화적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 현존하는 가장 밀접한 근연종(近緣種)을 연구할 수 있다. 그러한 작업에는 행동, 인지(cognition, 認知) 및 비교형태학, 생리학, 혈청학, 세포유전학, 분자생물학 및 유전학 연구에 대한 현장 및 실험실 연구가 포함된다 (e.g., Goodall 1986; Martin 1990; Jones et al. 1992; Tomasello and Call 1997; Tomasello 1999, 2008; de Waal 2000; Dunbar et al. 2010).
  • 두 번째, 고인류학적 또는 인간 고생물학적·고유전학적 접근: 임의의 적절한 화석 증거의 복구 및 분석, 거시·미시형태학, 조직학, 그리고 (예를 들어, 동위원소 같은) 생물리학 그리고 mtDNA(mitochondrial DNA)와 유전체 DNA(genomic DNA)와 같은 고유전학적 접근을 통해 우리의 진화사를 재구성할 수 있다 (e.g., Aiello and Dean 1990; Herrmann 1986, 1994; Henke and Rothe 1994, 1999a, 2003; Henke 2005; 2010a; Hartwig 2002; Schwartz and Tattersall 2002, 2003, 2005; Hummel 2003; Jobling et al. 2004; Burger 2007; Wagner 2007).
  • 세 번째, 집단유전학적 접근: 최근 인류 집단의 집단 내 또는 집단 사이의 표현형적유전적 변이를 연구함으로써 지리학적 표본과 이들의 진화사에 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e.g., Jones et al. 1992; Freeman and Herron 1998; Jobling et al. 2004; Crawford 2006).
  • 마지막으로, 선사시대 인간 활동, 독심술(mind reading), 그리고 문화적 발견물, 즉 고고학적 기록과 활동 화석(behavioral fossil)으로부터 얻은 상징적 표현(symbolism)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있다 (e.g., Haidle 2006; Gamble 1999; Klein 2009; Dunbar et al. 2010; Haidle and Conard 2011; Pu°tová and Soukup 2015 in press).


오늘날 고생물학 연구는 우리의 선행자가 어떤 모습이었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뿐만 아니라, 예를 들어, 다른 영장류 종은 멸종했는데 우리 인간은 왜 진화했는지를 특히 묻는다 (White 1988; Tattersall and Schwartz 2000). 때때로 호미니드화(hominization)로 정의되는 과정인 인류의 진화에서 적응을 유발하는 결정요인을 정의하기 위해 화석 인류의 생태계 니치(ecological niche)를 재구성해야 하지만, 몇몇 인류학자는 이 용어가 마치 목적론처럼 들리므로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Delisle 2001). 그러므로, 이러한 개념을 사용할 때, 우리는 콜린 피텐드라이(Colin S. Pittendrigh)가 의미하는 목적률적 과정(teleonomic process)을 설명한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만 한다 (Pittendrigh 1958). 연대기적 관점을 지닌 다른 생명과학 분야처럼 고인류학의 실험은 자연 그 자체의 역사적 과정에 존재한다. 그에 상응하여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진화 이론의 일반적 원칙 안에서 사후 행동으로(ex post-factum)으로 해석해야만 하고, 주체-객체 정체성으로 알려진 인식론상의 어려움으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고려해야만 한다 (Riedl 1975; Mahner and Bunge 2000; Vogel 2000; Vollmer 2003).


왜 고인류학을 과학적이며 역사적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고인류학의 역사적 발달을 다면적인 생물학 주제로 소개한 이 글은 고인류학의 문화사회적 배경 및 특정 시기의 여러 문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이러한 역사적 시각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명확하게 할 것이다:


  • 진화적 사고의 어떤 패러다임 변화가 고인류학 연구 분야를 이끌어왔는가?
  • 어떤 문화·사회·과학적 요인이 고인류학 형성 과정을 저해했고 가속해왔는가?
  • 어떤 걸출한 과학자 및 아이디어가 생물학·지리학·고고학 연구의 통합을 일으켰는가?
  • 다윈주의에서 신다윈주의에 이르는 연속적 발달, 그리고 종합이론 및 “현대종합”에서 고인류학 연구의 개념이자 전략인 진화체계이론(the System Theory of Evolution)에 이르는 일련의 발달이 있게 한 그 저변에는 각각 무엇이 있는가?
  • 고인류학 연구의 방향에 특정 국가가 미치는 영향을 무엇이었는가?
  • (예를 들어, 근본주의적이자 권위주의적인 국가주의, 공산주의, 식민주의 같은) 어떤 정치 이데올로기와 체계의 영향이 고인류학적 사고 및 연구에 기재될 수 있는가?
  • 이 분야를 오랫동안 남성이 점유해왔다는 사실이 인류 진화에서 특정 성(性)의 역할에 대한 고인류학적 사고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가?
  • 오늘날과 같은 멀티미디어 시대가 현대 고인류학에 미친 영향 및 혁신적인 생물학 기술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 고인류학은 예외적인 호미닌 화석의 발견과 홍보로 촉발되는 화석 그리고/또는 대중매체 위주의 과학인가?
  • 만일 고인류학자가 (세익스피어의 희곡 <거짓소동(Much Ado About Nothing>)에 따르면) 인류 진화의 양상과 과정을 적절히 이해하는 데 별 기여를 하지 않는 얕지만 매체 친화적인 “발견”을 주로 제공한다는 비난이 정당하다면 (White 2000), 고인류학의 역사적 연구가 반(反)진화적 사고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교육 전략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


그림 1. 연역적 그리고 귀납적 과학 접근 사이의 관계를 도표로 나타낸 그림 (Galley 1978에서 따왔으며, 약간의 수정을 했다. 자세한 내용은 Henke and Rothe (1994)를 참조할 것).


그림 2. 화석 기록에서 얻은 골격 및 맥락 상의 자료가 초기 호미닌의 폭넓게 겹치는 다섯 범주를 이해하는 데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그림 (White 1988에 나온 자료를 다시 그림).


그림 3. 과거로 가는 길은 호미니드의 진화를 조사하는 방법이다 (Foley 198에 나온 그림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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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fried Henke, and Ian Tattershall, (editor). 2015. Handbook of Paleoanthropology, 2nd ed, p. 4]


초록


이 장에서는 다면(多面)적인 생물학 분야로서 고인류학(古人類學, paleoanthropology)의 과학적·역사적인 포괄적 개요를 제시한다. 다윈 이전의 진화 이론을 간략히 요약하고 나면, 생명의 과정(life process)에 대한 다윈의 관점으로 촉발된 (모든 사물은 목적에 의하여 규정되고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목적론(目的論)적 시각(teleological view)에서 (목적론과는 달리 자연선택과 같은 자연법칙으로 발생한 살아 있는 유기체의 구조와 기능의 [생존 및 적응을 위한] 명백한 목적과 목표 지향성의 질[quality]을 뜻하는) 목적률(目的律)적 시각(teleonomic view)으로의 패러다임 변화(paradigmatic change)에 관해 역사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유럽 그리고 훗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화석을 발견한 일과 다양한 방법론적 접근에 초점을 맞추면서, 고인류학을 여러 방식으로 생물학적 사고(思考)의 주류에서 벗어나게 한 (예를 들어, 유럽중심주의[Eurocentrism] 및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와 같은) 당대 널리 퍼진 선입견(preconceptions)뿐만이 아니라 (정향진화주의[orthogensim] 및 유형적 접근[typological approach]과 같은) 잘못된 개념화(conceptualization) 때문에 고인류학은 2차세계대전이 끝난 이후까지도 생물학의 다른 분야와는 대조적으로 훨씬 더 서술적인 분야(narrative discipline)인 채로 남아 있었음이 명백해진다. 내가 희망에 차 보여주듯이, 고인류학은 이러한 “무지갯빛 이미지(iridescent image)”를 잘못 유지해왔다고 널리 여겨진다. 하지만 인류의 기원에 대한 현재의 이론이 서술적 요소에서 자유롭다는 주장에 대한 회의론(懷疑論, skepticism)도 여전히 존재한다. 셔우드 워시번(Sherwood L. Washburn)이 자연인류학(自然人類學, physical anthropology)에 대한 혁신적인 개념적 개요(conceptual outline)를 제시한 이래, 인류 진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영장 목(靈長目, order Primates) 내에서의 진화적 적응(evolutionary adaptation)에 초점을 맞춘 이론적·방법론적 변화가 나타났다. 비록, (예를 들어, “단일 종 가설[single species hypothesis]” 같은) “현대 종합(Modern Synthesis)”으로 발생한 문제 때문에 약간의 지연이 있었을지라도, 고인류학이라는 인류학의 하위 분야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으로부터 상당한 이득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과거 및 신규 유적의 심도 있는 개발, 발굴 기술의 개선, 그리고 실험실에서 수행되는 호미니드(hominid) 화석에 대한 복합적인 연구, 다른 한편으로는 (예를 들어, 분류학[taxonomy], 생체역학[biomechanics], 행동심리학[behavioral psychology], 동물행동학[ethology], 분자유전학[molecular genetics] 및 유전체학[genomics]처럼) 현존(現存)하는 영장류에 대한 비교 연구가 간결한 가설 검증(hypothesis testing)으로 우리 인류의 진화를 포함한 호미니드화(hominization)의 과정을 설명할 방법을 찾고자 하는 진화 과학에 속하는 매우 혁신적인 하위 분야로서 고인류학을 구성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심오한 역사기록학적 회고(historiographical lookback)는 여러 다른 이유 때문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아마도 우리의 이론적 개념, 방법론적 접근, 그리고 실증적 기반에 대한 신뢰성(reliability)과 타당성(validity)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고인류학의 역사는 우리 인류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사고의 신뢰도(creditability)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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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Chemical transformation of xenobiotics by the human gut microbiota]


사람의 장 미생물상에 의한 제노바이오틱스의 화학적 변환


Nitzan Koppel, Vayu Maini Rekdal, Emily P. Balskus


Science 23 Jun 2017: Vol. 356, Issue 6344, eaag2770


갑의 약은 을의 독이다


사람의 장(腸)은 활발히 대사작용을 하는 미생물로 가득하다. 이들 미생물은 음식이든, 약물이든 또는 오염물질이든 상관없이 우리가 섭취하는 것을 변환(transformation, 變換)함으로써 영향을 준다. 니찬 코펠(Nitzan Koppel)과 그의 동료는 미생물의 제노바이오틱스(xenobiotics) 대사(代謝), 미생물과 신체 대사 사이의 상호작용, 그리고 미생물 사이의 대사 차이와 같은 뚜렷한 특징을 이 논문에서 검토한다. 장 내 미생물의 기능적 구성에 따라, 대사 후 산물(産物)은 영양학적 측면에서 이로운 영향을 주거나, 약(의 화학적 구성 또는 효능)을 바꾸거나, 또는 독성을 띌 수 있다. 우리의 동반자인 미생물이 만들어낸 이러한 모든 결과가 사람의 건강과 행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리뷰 요약


배경(BACKGROUND) | 사람은 식이 성분, 주변 화학 물질, 그리고 약품처럼 우리 몸에 이질적인 소분자(小分子)를 (즉, 제노바이오틱스를) 아주 많이 삼킨다. 우리 몸의 소화관에서 사는 수조(兆)에 달하는 미생물, 즉 사람의 장 미생물상(microbiota, 微生物相)은 그런 화합물의 화학구조를 직접 변화시켜 자신들의 수명, (약물의) 생물학적 이용 가능성, 그리고 생물학적 영향을 바꿀 수 있다. 장 미생물에 의한 제노바이오틱스 변환이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방식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데, 장 미생물상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놀라울 따름이다. 미생물 개체 사이에서 대사 과정이 차이가 나는 정도, 미생물 활성이 사람의 생명 활동에 영향을 주는 메커니즘, 그리고 이러한 대사 반응을 합리적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여전히 부족하다. 이러한 이해의 부족은 대체로 미생물의 화학반응을 특정 생명체, 유전자 및 효소와 연결 짓는 어려움에서 비롯한다.


전개(ADVANCES) | 과거 수십 년 동안 이루어진 장 미생물상에 의한 제노바이오틱스 변환 연구 덕분에 이들 미생물체가 사람 세포보다 총체적으로 더 큰 대사 반응 목록을 보유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섭취한 화합물 변환에 대한 사람과 미생물의 화학적 차이는 복잡하고 가변적인 미생물 군집(群集)에서 드러나는 효소의 다양성 증가뿐만 아니라 이러한 활성을 형성했던 개별적인 선택압(選擇壓)이 원인이 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숙주의 대사 반응이 많은 제노바이오틱스의 체외 배출을 촉진하도록 진화한 반면에, 이러한 제노바이오틱스 화합물과 사람의 대사산물(代謝産物)의 미생물성 변환은 때때로 영양분 공급 또는 에너지 생성을 통한 미생물의 성장을 뒷받침한다. 특히, 미생물성 변환의 화학반응은 때때로 숙주의 대사 반응에 반대되거나 역행해, 제노바이오틱스 및 관련 대사산물의 약동학(pharmacokinetics, 藥動學) 및 약역학적 성질(pharmacodynamics, 藥力學)에 변화를 준다.


장 미생물성 대사를 겪는 제노바이오틱스의 범위는 인상적이며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장 미생물은 복합다당류(複合多糖類), 지질, 단백질 및 식물성 화학물질 같은 다양한 종류의 식이성 화합물을 바꾼다. 이러한 대사 반응은 질병 감수성(disease susceptibility)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상의 이익과도 관련해 있다. 또한, 장 미생물은 산업용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을 변환해 이들 물질의 체내 독성과 수명을 바꿀 수 있다. 비슷하게, 미생물성 변환은 전구약물(prodrug, 前驅藥物)의 활성에 중요하므로 약물의 약동학적 성질을 바꿔 원치 않는 부작용 또는 약 효능의 상실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이러한 대사 반응에 영향을 주는 개별 미생물과 효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람 건강에 대한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의 관련성을 강조하는 발견에 힘입어, 이러한 변환에 관여하는 효소 화학반응을 발견해 이용하려는 과학자들의 시도가 점점 늘고 있다. 식이성 영양분인 콜린(choline)과 더불어 다이곡신(digoxin) 및 이리노테칸(irinotecan)에 대한 미생물의 대사 방식을 탐구한 최근 작업이 그러한 연구를 위한 지침(guidance)을 제시하고 있다. 전통적 연구법과 현대적 접근법을 결합한 이들 연구는,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반응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이해가 어떤 식으로 미생물상과 숙주 모두에 대한 대사 반응의 역할을 밝히고자 하는 가설 기반 연구(hypothesis-driven research)를 이끌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전망(OUTLOOK) | 여전히 우리는 장 미생물상이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기여하는 정도를 이해하는 데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알려진 많은 미생물성 변환과 이러한 활성에 관여하는 유전자 및 효소를 연결 짓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효소 작용의 메커니즘 및 생화학적 논리에 대한 지식이 이러한 목표를 가능케 할 것이다. 이러한 미생물 군집과 관련해 아직 그 진가가 밝혀지지 않은 활성을 규명할 필요가 많이 있다. 장에서 일어나는 미생물의 영향을 받는 모든 변환을 이해할 수만 있다면 섭식, 오염물질 및 약물이 사람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하고 모순된 많은 연구로부터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미생물 유전자와 효소는 임상 연구 및 실행에 적용 가능한 처치 및 진단 표지(diagnostic marker) 모두에게 특별한 표적을 제시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를 분자생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개인 맞춤형 영양학, 독성위험평가, 정밀의학, 그리고 신약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림 | 사람의 장 미생물은 제노바이오틱스를 대사 과정으로 변환한다. 사람의 장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은 식이 성분, 산업용 화학물질 및 약물 같은 섭취된 화합물의 화학구조를 바꾼다. 이러한 변화는 제노바이오틱스 독성, 생물 활성, 그리고 생물학적 이용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많은 변환 반응에 관여하는 장 미생물성 효소는 밝혀진 게 많지 않다. Me, methyl.



리뷰 본문


초록 | 사람의 장 미생물상은 섭취된 화합물, 즉 제노바이오틱스(xenobiotics)의 대사 반응에 핵심적인 기여를 함으로써, 수백여 가지의 식이 요소, 산업용 화학물질 및 약품을 체내 활성, 독성 및 수명이 달라진 대사산물로 변환한다.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화학반응은 숙주 효소의 대사 반응과 종종 다르다. 사람의 생명 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침에도,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관여하는 장 미생물, 유전자 및 효소에 대해 밝혀진 게 별로 없다. 이러한 미생물성 변환을 효소와 관련 지어 이들의 그 생물학적 영향을 밝히는 일은 의심의 여지 없이 도전적이며 어렵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전통적인 연구와 신흥 기술의 통합으로 이러한 목표를 향한 진보가 가능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를 분자생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개인 맞춤형 의학 및 영양학을 인도할 수 있고, 독성위험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으며, 신약 발견 및 개발에 진전이 있을 것이다.


사람의 장 미생물상은 숙주와 함께 진화해왔던 다양하고 복잡한 미생물 군집이며 [1], 사람의 생명 활동과 심오하게 얽혀 있다. 사람의 소화관에 서식한다고 추정되는 1,013여 가지 미생물은 군체 형성 저항성, 면역계 조절, 필수 비타민과 영양소 합성, 그리고 다당류 소화와 같은 많은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 [2-4]. 또한, 장 미생물은 또한 식이 구성 요소, 환경 오염물질 및 약품처럼 체내로 섭취된 수많은 외래 화합물, 즉 제노바이오틱스(xenobiotics)를 변형한다. 그러한 변환은 1950년대 초반에 사람, 동물 모델, 배설물 표본, 그리고 개별 미생물에서 확인됐다. 이러한 연구에서, (무균동물처럼) 미생물이 없거나 (항생제 치료나 식이 조절처럼) 미생물 교란(攪亂)에 따른 대사 변화가 제노바이오틱스 처리 과정에 장 미생물상이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 6].


사람의 장 미생물상은 많은 경우에 미생물에서만 배타적으로 발현되는 상당히 다양한 효소 유전자를 가지므로, 사람의 체내 대사 반응 목록이 더 늘어난다. 뚜렷한 개체간 가변성이 미생물성 변환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임상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이러한 반응 대부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방식으로 영향을 숙주에게 미친다.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산물은 생물 활성, 생물학적 이용 가능성 및 독성이 (제노바이오틱스와 비교했을 때) 달라진다고 알려졌으며, 사람의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효소 활성을 방해해 이미 섭취된 다른 분자의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변형이 생리적으로 중요하고 다양한 결과를 낳아도,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반응을 조정하는 특정 장 미생물의 품종, 유전자 및 효소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상대적으로 거의 없다.


여기에서 우리는 장 미생물상이 식이성 화합물, 환경 오염물질 그리고 약품을 직접적으로 변형하는 방식에 대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검토하고자 한다. 미생물과 숙주의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화학반응 사이의 중요한 차이를 논하고, 관련 효소 발견 및 규명을 위한 기회를 강조할 것이다. 최근 발표된 논문을 일부를 검토함으로써,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변형을 분자생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제노바이오틱스와 사람 건강 사이의 관련성을 어떻게 밝힐 수 있는지 보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러한 미생물 활성의 유전학적·생화학적 토대를 밝히는 전략을 논의하면서,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를 이해하는 것이 개인 맞춤형 영양학, 독성학 그리고 의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장 미생물과 제노바이오틱스의 상호작용

사람의 미생물상-제노바이오틱스 상호작용 대부분은 소화관 안에서 발생한다. 이 기관계(器官系)는 위치에 따라 상피세포의 생리 현상, pH, 산소 수치 그리고 영양분 함량이 차이가 나므로, 미생물에게 별개의 서식지를 제공하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대사 과정의 형태에 영향을 준다 [7, 8]. 수백여 가지의 개별 미생물 종(種)은 사람의 장에서 군체(群體)를 이룬다. Firmicutes Bacteroidetes 문(phylum, 門) 같은 절대무산소성균(obligate anaerobe)이 일반적으로 우세하지만, 군집 구성에서 상당한 가변성이 개체 사이에서 관찰된다 [9, 10].


제노바이오틱스의 미생물성 대사는 사람 숙주에서 동시에 그리고 때때로 경쟁적으로 일어나는 대사 과정의 맥락에서 이해해야만 한다. 입으로 섭취된 화합물은 소화관 상부를 거쳐 소장으로 이동해, 소화 효소에 의해 변형되어 조직으로 흡수된다 [11]. 기꺼이 흡수된 제노바이오틱스는 장상피세포 또는 그 사이를 지나는데, 간문맥(肝門脈)을 거쳐 간으로 이동하기 전에 숙주 효소에 의해 처리될 수 있다. 간의 풍부한 대사 효소 더미에 노출되고 나면, 제노바이오틱스와 그 대사산물은 체순환(體循環)을 통해 여러 조직으로 퍼지고 잠재적으로 말단기관(末端器官)에 영향을 준다. 이와 대조적으로, 정맥으로 주입된 화합물은 이러한 “1차로 거치는” 대사 과정을 피해 즉시 체순환으로 진입한다. 결국, 순환계의 화합물은 대사 과정을 더 거친 뒤 배설되거나 또는 곧바로 배설되는데, 일반적으로 담관(膽管)에서 장 내강(內腔)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인 담즙 배설을 경유하거나 또는 신장을 거쳐 소변으로 배출된다. 장 내강으로 되돌아간 대사산물은 대장으로 계속 이동해 결국 대변으로 배출되거나 장간순환으로 알려진 과정을 통해 잠재적으로 소장의 숙주 세포로 재흡수될 수 있다.


따라서 제노바이오틱스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장 미생물과 조우할 수 있다. 소장에서 흡수되는 화합물과는 달리, 흡수가 잘 안 되는 제노바이오틱스는 소장에서 대장으로 계속 이동해 장 미생물에 의해 변환될 수 있다. 또한, 기꺼이 흡수된 화합물 및 (예를 들어, 정맥주사와 같은) 다른 경로를 거쳐 투입된 화합물은 담즙 배설을 통해 장 미생물에 도달할 수 있다. 장 미생물성 대사 생성물은 숙주에게 흡수되어 몸 전체로 순환되거나 또는 소화관을 에워싼 상피세포와 국지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미생물성 대사산물은 대변으로 배설되거나 신장에 의해 여과되어 소변으로 제거된다. 종합적으로, 사람과 미생물에 의한 변환은 숙주와 미생물상의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복잡하게 뒤얽힌 대사 네트워크를 생성한다.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상호보완적 화학반응

독특하고 복잡한 사람의 장 생태계 내에서, 미생물은 섭취된 기질(基質)을 폭넓은 효소 반응을 거쳐 변환한다. 장 미생물은 주로 가수분해 및 환원반응을 이용해 제노바이오틱스를 대사 과정으로 변환하는데 [5], 이 가운데 많은 수가 장 미생물 특유의 화학반응이다. 이러한 점은 산화 및 결합 반응을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숙주 효소와 극명히 대조된다. 이러한 차이점은 부분적으로 생리적 맥락 때문에 나타나지만, 또한 별개의 진화압(進化壓)을 반영한다. 덧붙여, 어떤 장 미생물 효소가 특정 제노바이오틱스를 처리하려고 진화적으로 선택되지는 않았을 테지만, 다소 느슨한 기질 특이성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숙주와 미생물상의 대사 결합은 숙주 단독으로는 합성하지 못하면서도 제노바이오틱스의 체내 생물 활성과 수명을 상당히 바꿀 수 있는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하이드롤레이즈[hydrolase], 라이에이즈[lyase], 옥시도리덕테이즈[oxidoreductase] 및 트랜스퍼레이즈[transferase] 같은)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관련해 있으며 여기에서 강조된 많은 효소류는 유전체 시퀀싱(sequencing)이 진행된 장 미생물 사이에 널리 분포해 있다 [12-16]. 메타 유전체 분석(meta-genomic analysis) 또한 이들 효소류가 해당 환경에서 가장 일반적인 단백질군(protein family) 사이에 있음을 밝혔다 [17, 18]. 그러므로, 여러 가지 중요한 제노바이오틱스 변환은 서로 다른 다양한 계통군(系統群)에 속한 미생물에 의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높은 서열 유사성을 지닌 효소가 상이한 화학반응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개괄적인 주석(annotation)이 기질 특이성을 예측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의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대사 활성은 밀접하게 관련된 균주를 통틀어 불연속적으로 분포할 수 있으며 수평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으로 획득할 수 있으므로, 계통분석 하나만으로 장 미생물성 대사 능력을 추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러한 쟁점은 제노바이오틱스 대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장 미생물 효소의 세포배양을 기반으로 한 실험 및 엄격한 생화학적 특성 규명의 가치를 두드러지게 한다.


숙주의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변환에 대한 어떤 논의 또한 숙주의 화학반응 능력을 고려해야만 한다. 사람의 제노바이오틱스 대사는 무극성(nonpolar) 화합물을 더 큰 고분자량의 친수성(親水性) 대사산물로 변환한다 [박스 1A]. 이러한 과정은 두 단계로 일어나는데, “1단계”는 극성(polar) 작용기(作用基)의 설치 또는 노출이며 “2단계”는 이들 작용기를 극성을 더 띠는 대사산물에 결합하는 것이다. 1단계 효소는 산화, 환원 또는 가수분해반응으로 수산화(hydroxyl)기, 이폭사이드(epoxide), 싸이올(thiol) 및 아민(amine)을 생성한다. (범주가) 가장 큰 1단계 효소류는 사이토크롬 P-450(cytochrome P-450)이지만, 카르복실에스터레이즈(carboxylesterase) 및 플라빈 모노옥시지네이즈(flavin monooxygenases; 또는 FMO) 또한 제노바이오틱스 처리 과정에 중요하다 [11]. 트랜스퍼레이즈 효소는 2단계 대사에서 두드러지는데, 글루큐러닉(glucuronyl)기, 메틸(methyl)기, 아세틸(acetyl)기, 설퍼닐(sulfonyl)기 및 글루터씨어닐(glutathionyl)기를 제노바이오틱스 또는 1단계 대사산물에 덧붙인다 [19].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유전자의 다형성(polymorphism, 多形性)은 각 개체가 식이 및 약물 개입 모두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박스 1 | 장 미생물과 숙주에 의한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화학반응. (A) 숙주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화학반응 논리.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서 흔히 이용하는 화학반응 전략에는 (B) 가수분해성 변환, (C) 라이에이즈 반응, (D) 환원성 변환, (E) 작용기 전달 반응, 그리고 (F) 래디컬(radical)이 관여하는 변환이 포함된다. Enz, enzyme; PLP, pyridoxal 5-phosphate; NAD(P)H, NADH or NADPH; FAD, flavin adenine dinucleotide; FMN, flavin mononucleotide; Me, methyl; CoA, coenzyme A; SAM, S-adenosylmethionine.



가수분해반응

숙주와 장 미생물상 모두 가수분해성 화학반응을 이용해 대형 섭취 화합물을 분해해서, 뒤 이은 대사 과정으로 변환될 수 있는 좀더 작은 생성물을 만든다. (가수분해효소[加水分解酵素]로 불리는) 하이드롤레이즈 효소는 물 분자를 기질에 넣는 과정을 촉진함으로써 결합절단(bond cleavage, 結合切斷)을 진행한다 [박스 1B]. 소화관에서 가장 풍부하고 중요한 하이드롤레이즈로는 프로티에이즈(protease), 글라이코시데이즈(glycosidase), 그리고 설퍼테이즈(sulfatase)가 있으며, 숙주와 비교했을 때 미생물상이 더 광범위한 효소 활성을 화학반응에 기여한다. 프로티에이즈는 폴리펩타이드 사슬(polypeptide chain)에서 아미노산을 연결하는 펩타이드 결합(peptide bond)을 자른다. 소장에는 췌장 특이적 세린 프로티에이즈(pancreatic serine protease)가 우세하지만, 결장(結腸)에는 상이한 기질 특이성 및 잠재적으로 상이한 임상 결과를 지닌 [21] 미생물성 시스틴 프로티에이즈(microbial cysteine protease) 및 메탈로프로티에이즈(microbial metalloprotease)가 많다 [20]. 글라이코시데이즈는 두 개의 카르복시산(carboxylic acid) 잔기(residue)와 물 분자를 사용해 글라이코사이드 결합(glycosidic bond)을 가수분해해 당을 방출한다 [22]. 이들 효소는 매우 다양한 당 결합체와 올리고당을 처리하며, 장 미생물을 통틀어 널리 분포한다 [15, 23]. 마찬가지로, 널리 분포하는 설퍼테이즈는 숙주의 2단계 대사로 생성되는 설페이트 에스터(sulfate ester)를 흔치 않은 아미노산인 포밀글라이신(formylglycine)을 이용해 가수분해한다 [24]. 이 잔기의 수화 형태(hydrate form)는 설페이트 에스터 기질과 에스테르 교환반응(transesterification)을 겪고, 나중에 분해되어 설페이트를 방출하면서 앨더하이드(aldehyde)로 재형성되는 4면 중간체를 생성한다고 생각된다 [25].


가수분해 반응은 제노바이오틱스와 그 대사산물의 물리적 성질 및 활성 모두를 바꾼다. 예를 들어,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제(消炎劑)와 암 치료제 이리노테칸(irinotecan)의 글루큐러나이드(glucuronide) 결합체에서 나타나듯이, 장 내강에서 글루큐러나이드를 제거하면 숙주 세포에 의한 재흡수를 가능케 하는 (이들 화합물의) 극성(極性)이 대체적으로 감소하여, 체내 분자 수명이 늘어난다 [26, 27]. 마찬가지로, 아미그달린(amygdalin) 및 인공 감미료 사이클러메이트(cyclamate) 같은 식물 유래 배당체(glycoside, 配糖體)에서 관찰되는 것처럼, 가수분해반응은 제노바이오틱스의 생물 활성 및 독성을 바꿀 수 있다 [28, 29]. 게다가, 가수분해반응은 때때로 소화가 안 되는 다당류에서 방출된 당의 발효(醱酵) 같은 향후 변환의 전제 조건이 되기도 하며 [30], (당, 아미노산 및 설페이트 같은) 가수분해반응의 산물은 때때로 장내 미생물 성장과 생존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라이에이즈

라이에이즈 효소는 산화나 물 분자의 추가 없이 C-C 결합 (탄소와 탄소 사이의 결합) 또는 C-X 결합을 끊는다 (X는 O [산소], N [질소], S [황], P [인] 또는 할로겐화물[halide]이다). 미생물성 다당류 라이에이즈(polysaccharide lyase; 이하 PL)는 카르복시산에 대해 상대적으로 β-좌(座)에 위치한 글라이코사이드 결합을 가진 (예를 들어, 알져네이트[alginate], 펙틴[pectin], 컨드로이틴[chondroitin] 그리고 헤퍼런[heparan] 같은) 다당류를 변형한다 [박스 1C]. 카르복실레이트(carboxylate)가 있으면 α 양성자 제거와 곧 이어진 β-제거(β-elimination)로 α,β-불포화당과 헤미아세탈(hemiacetal)이 생성될 수 있다 [12]. 엘 카오타리(El Kaoutari)와 그의 동료들은 한 명의 사람에 존재하는 장 미생물군 유전체(microbiome)가 5,000여개 이상의 PL을 인코드(encode)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미생물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변환이 엄청나게 다양함을 뜻한다 [15].


미생물성 C-S β-라이에이즈는 식이성 화합물과 제노바이오틱스의 시스틴-S-결합체(cysteine-S-conjugate) 모두에서 발견되며 간 효소에 의해 형성되는 C-S 결합을 자른다 [박스 1C]. 이들 효소는 피러댁설 5-포스페이트(pyridoxal 5-phosphate; 이하 PLP)와 시스틴에서 유래한 치환기(置換基)의 α-아미노기 사이에 앨더민(aldimine) 결합을 생성해, 인접한 양성자를 산성화 한다. β-제거로 싸이올기가 있는 대사산물과 아미노아크릴레이트(aminoacrylate)가 방출되는데, 후자는 곧바로 분해되어 암모니아와 파이루베이트(pyruvate)를 형성한다 [31]. 미생물은 나중에 이들 씨올을 대사 과정으로 더욱 변화시켜, 체내 물리적 성질과 위치를 바꾼다. 예를 들어, 장 박테리아성 C-S β-라이에이즈는 다(多)염화(polychlorinated) 바이페닐(biphenyl)의 시스틴-S-결합체를 분해해 숙주의 친유성(親油性) 조직에서 메틸화 되어 축적되는 싸이올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32]. 미생물상에 대한 C-S 라이에이즈 화학반응의 중요성은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활성은 “일상적인” 기능에 관여하는 잡다한 PLP 의존적 효소에서 유래할 수 있지만 [31], C-S β-라이에이즈가 생성하는 암모니아는 유일한 질소 원천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33], 이것은 (이 반응이) 영양분 획득에서 잠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환원적 변환

장 미생물은 알켄(alkene)과 α,β-불포화 카르복시산의 유도체(誘導體), 나이트로(nitro)기, N-악사이드(N-oxide)기, 에이조(azo)기 및 설팍사이드(sulfoxide)기를 포함한 다양한 작용기를 환원할 수 있다 [박스 1D]. 리덕테이즈(reductase) 효소는 (예를 들어, NAP(P)H [즉, NADH 또는 NADPH], 플라빈, Fe-S 클러스터[cluster], 힘(heme) 또는 사이러힘[siroheme], 몰리브덴[Mo] 보조인자 같은 금속보조인자[metallocofactor]처럼) 다양한 보조인자를 이용해 전자 또는 (H+나 2e- 같은) 수소화물(hydride) 등가체를 기질에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다 [34–36]. 장 미생물성 리덕테이즈의 생화학적·구조적 규명을 통해 폭넓은 기질 특이성 범주를 보이며 다양한 작용기를 변환할 수 있는 개별 효소가 밝혀졌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효소의 내생(內生, endogenous) 기질과 생체 내 중요성은 종종 불분명하다.


환원은 일반적으로 화합물의 극성을 줄여서 전하, 혼성화(hybridization) 그리고 전자친화도를 바꿀 수 있으며 체내 대사 산물의 수명과 활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37–39]. 특히, 이용 가능한 산소가 거의 없는 장에서 말단 전자 수용체 역할을 함으로써, 제노바이오틱스로의 전자 전달로 장에서 무기호흡(無氣呼吸)이 일어날 수 있다. 비록 리덕테이즈 효소가 사람에서도 발견되지만, 환원성 변환은 오로지 미생물에서 많이 발견되며 [6, 37, 40] 알려진 효소 또는 미생물체와도 아직 연결되지 않다.


작용기 전달 반응

트랜스퍼레이즈 효소는 친핵성(親核性) 치환반응을 거쳐 두 기질 사이에서 작용기를 이동시킨다. 장 미생물상은 메틸기와 아설(acyl)기를 제노바이오틱스 발판(scaffold)에 전달하거나 또는 이들로부터 전달받는다 [박스 1E]. 첨가반응은 아세틸 조효소 A(acetyl coenzyme A), ATP(adenosine triphosphate) 및 SAM(S-adenosylmethionine)과 같은 화학적으로 활성화된 보조 기질을 필요로 한다. 아설기를 없애는 효소가 일반적으로 가수분해에 의존하는 반면, 탈메틸화 효소는 친핵성 촉매작용이 가능한 (예를 들어, 코발라민[cobalamin]과 테트라하이드로폴레이트[tetrahydrofolate] 같은) 보조인자를 사용한다 [41, 42].


이들 작용기의 설치와 제거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노바이오틱스의 수명과 생물 활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세틸화(acetylation)는 극성을 줄이고 미생물 세포로부터 배설을 촉진함으로써 해독작용 메커니즘 역할을 할 수 있다. 잘 알려진 사례로 미생물성 N-아세틸트랜스퍼레이즈(N-acetyltransferase)가 소염제 화합물 5-아미노살리실산(5-aminosalicylic acid; 이하 5-ASA)을 N-아세틸화(N-acetylation)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43], 이 과정 때문에 약물의 비활성 대사산물이 생성된다. 숙주의 제노바이오틱스 탈메틸화(demethyation)는 뒤 이은 화학적 결합과 체외 배설을 위해 극성 작용기를 방출하지만 [44], 탈메틸화는 미생물 성장을 위한 탄소를 공급할 수 있다 [41].


래디컬 화학반응

래디컬 효소는 홀전자(unpaired electron)를 가진 고에너지 중간체를 생성한다. 그러한 과정은 때때로 산소에 민감하고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만, 미생물이 (C–C 결합 및 C–X 결합과 같은 [X는 질소, 산소 및 할로겐화물을 뜻한다]) 화학 결합의 절단 및 형성과 골격 자리 옮김 반응(skeletal rearrangement) 같은 다른 형태의 촉매작용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화학적으로 도전적인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 [45]. 혐기성 대사 과정에서 사용되는 많은 래디컬 효소는 공통적인 화학반응 논리를 공유한다. 효소 또는 보조인자를 기반으로 하는 래디컬 종(種)을 사용함으로써, 이들 효소는 단일 전자 전달 또는 균일분해성 결합 절단(homolytic bond cleavage)을 통해 기질 기반 래디컬 중간체를 일반적으로 생성한다 [박스 1F]. 이러한 초기 기질 기반 래디컬은 나중에 생성물 기반 래디컬로 전환된다. 최종 생성물의 형성은 때때로 초기의 효소 또는 보조인자 기반 래디컬을 재생성해 촉매반응 회로를 마무리한다.


핵심 장 미생물성 래디컬 효소류에는 래디컬 SAM 효소, 코발라민 (B12)-의존적 효소, 그리고 글라이설 래디컬 효소(glycyl radical enzyme; 이하 GRE)가 포함된다. 이들 효소는 때때로 혐기성 미생물의 일차 대사에 관여하며 제노바이오틱스의 체내 운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장 미생물성 GRE으로 촉진되는 화학반응에는 콜린 트라이메틸아민-라이에이즈(choline trimethylamine-lyase; 이하 CutC)가 트라이메틸아민(trimethylamine, TMA)을 생성하는 반응 [46] 그리고 p-하이드록시페닐아세테이트 디카르복실레이즈(p-hydroxyphenylacetate decarboxylase)가 타이로신(tyrosine) 유래 대사산물인 p-하이드록시페닐아세테이트를 탈카르복실화(decarboxylation)하는 반응이 있다 [47]. 후자의 화학반응은 숙주 효소에 의한 O-황산화(O-sulfation)와 해독작용을 놓고 제노바이오틱스와 경쟁하는 분자인 p-크리솔(p-cresol)을 생성한다 [48].


밝혀지지 않은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변환 대다수는 특정 효소 및 생명체와 관련 지을 수 없다. 특정 화학반응은 타당한 확신을 가지고 앞에서 강조된 효소류 가운데 하나와 관련 지을 수 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대사 활성은 알려진 생화학 반응으로는 기꺼이 설명할 수 없다. 흥미롭지만 사람 건강과의 관련성이 잘 밝혀지지 않은 변환에 초점을 맞추면서,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에서 드러나는 두드러진 간극(間隙)을 아래에서 논할 것이다. 비록 포괄적이진 않더라도, 이러한 개요는 장 미생물성 효소의 발견 및 규명에 대한 특히 주목할 만한 기회를 강조할 것이다.


식이성 화합물 대사

장 미생물은 매우 다양한 식이성 화합물을 처리해 영양분과 에너지를 추출한다 [49]. 이러한 변형의 형태와 정도는 개체마다 상당히 다른데, 아마도 장 미생물성 효소의 존재 유무 및 양적 차이 때문에 나타나리라 생각되며, 그 결과로 생성된 대사산물의 생물 활성은 이롭거나 급성 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것까지 폭넓다. 많은 관심이 식물에서 유래한 복합 다당류의 미생물성 대사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에 [4, 50, 51], 우리는 식이성 비(非)탄수화물 화합물의 변환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식이성 단백질

식이성 단백질은 사람에게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하기 때문에 필수적이지만, 단백질의 출처와 양은 음식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 장 내강은 숙주와 미생물의 단백질 분해효소로 가득한데, 차별적인 미생물성 단백질 분해 활성이 사람의 질병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 미생물상은 밀가루 음식에서 발견되는 식이성 글루텐(gluten)에 대한 염증반응이 특징이며 흔한 자가면역질환인 복강질환(celiac disease, 腹腔疾患; 이하 CD)과 관련되어 있다. 프롤린(proline)이 풍부한 이 단백질은 숙주 프로티에이즈에 의한 완전 소화를 회피하는데, 그 결과로 고분자량의 면역성 펩타이드가 생성된다. 장 미생물상은 글루텐 단백질 가수분해를 바꿈으로써 CD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건강한 사람과 CD 환자의 대변 현탁액(懸濁液)은 글루텐 단백질과 면역성 펩타이드를 다른 방식으로 처리한다 [52]. 예를 들어, CD 환자에 있는 기회감염병원체인 Pseudomonas aeruginosa가 생성한 글루텐 유래 펩타이드는 생쥐의 장을 가로질러 이동하기 쉬우므로, 건강한 사람에서 서식하는 Lactobacillus spp.가 생성하는 펩타이드와 비교했을 때 강화된 글루텐 특이적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53]. 장 미생물성 글루텐 처리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 분해효소를 찾는 일은 CD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효소 및 생균 치료 같은 치료 시술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장 미생물은 식이성 단백질에서 얻은 L-페닐알라닌(L-phenylalanine), L-타이로신(L-tyrosine) 그리고 L-트립토판(L-tryptophan) 같은 아미노산을 대사 반응을 통해 다양한 생물 활성 생성물로 변환할 수 있다 [54]. 예를 들어, 장 박테리아는 L-트립토판을 대사 과정으로 처리해 항산화제인 인돌-3-프로피온산(indole-3-propionic acid), 신경 전달 물질인 트립타민(tryptamine)과 인돌(indole) 같은 많은 종류의 생성물로 변환할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인돌은 간 효소에 의한 수산화(hydroxylation)와 황산화를 거쳐 요독증(尿毒症) 독소인 인독실 설페이트(indoxyl sulfate)으로 변환된다 [55–57].


식이성 지방

지방 및 지방 유래 화합물의 다양한 장 미생물성 대사는 다양한 사람의 질병과 관련되어 있다 [58, 59]. 한 가지 잘 알려진 예로 심장질환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된 서양 음식의 주성분인 식이성 콜레스테롤을 들 수 있다 [60]. 섭취된 콜레스테롤은 소장에서 흡수되어 곧바로 담즙 배설과 장간 순환을 겪지만, 장 미생물성 콜레스테롤의 환원반응은 재흡수가 불가능해 배설되는 코프로스타놀(coprostanol)을 생성한다. 따라서, 이러한 변환은 순환계에서 콜레스테롤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코프로스타놀은 사람 대변의 스테로이드 중 최대 50%까지 차지하며 [61], 콜레스테롤 환원성이 높거나 낮은 환자에서 유래한 미생물이 정착한 무균 생쥐는 서로 다른 양의 코프로스타놀을 생성한다 [62]. 또한, 동물 실험에 따르면 콜레스테롤 환원성 박테리아는 혈장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61]. 콜레스테롤 환원성 장 박테리아인 Eubacterium coprostanoligenes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코프로스타놀 합성은 5-콜레스틴-3-원(5-cholesten-3-one)으로의 산화 반응에 관여하며, 이 반응에 연이어 4-콜레스틴-3-원(4-cholesten-3-one)으로의 알켄(alkene) 이성질화(異性質化) 반응, 결합체 환원, 그리고 케톤(ketone) 환원 반응이 순차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 [63]. 콜레스테롤 재흡수 억제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있어서 임상적으로 가치 있는 전략임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변환에 관련된 효소 확인 및 환자 내 해당 효소량 규명은 특히 흥미로울 수 있다 [64].


식이성 식물 화학물질

장 미생물성 효소 확인과 특성 규명은 건강상의 이익과 관련된 식이성 화합물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콩의 아이소플레이본(isoflavone), 아마씨와 참깨씨의 리그낸(lignan), 차(茶)에서 발견되는 카테킨(catechin)과 갈레이트 에스터(gallate ester; 몰식자산염[沒食子酸鹽] 또는 갈산염), 그리고 땅콩과 산딸기류의 엘라그산(ellagic acid)처럼 [65–69] 식물성 식품에 포함되어 있으며 흡수가 잘 안 되는 폴리페놀(polyphenol) 화합물의 대사 처리 과정에 수많은 연구가 미생물상을 적용했다 [65]. 이들 분자는 (벤젠 고리와 같은 화학 결합을 자르는) 고리 절단(ring cleavage), 탈메틸화 및 탈수산화화 같은 다양한 변환 반응을 통해 처리되어, 더 큰 구강 생물학적 이용 가능성, 증대된 생물 활성 및 낮은 질병 발병 위험과 상관관계에 있는 대사산물을 일반적으로 생성한다 [67, 68]. 폴리페놀 대사는 개체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67], 이들 미생물성 산물이 숙주의 생명 활동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또는 질병 감수성에 대한 생체 표지가 될 수 있는지를 밝힐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화학적 관점에서 폴리페놀 대사 과정 연구는 장 미생물성 효소에 대한 우리 이해의 근본적인 간극을 해결할 것이다.


인공 감미료

미생물군 유전체는 (인공 감미료, 유화제[乳化劑], 그리고 방부제 같은) 식품 제조 과정 중에 첨가되는 음식의 구성요소와 상호작용한다예를 들어, 사람은 인공 감미료를 대사 반응으로 처리하지 못 하지만, 이들 화합물이 미생물성 변환으로 처리될 수 있음이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장 미생물은 인공 감미료인 사이클러메이트를 설퍼메이트 결합(sulfamate linkage)의 가수분해성 절단을 통해 사이클로헥실아민(cyclohexylamine)으로 전환한다. 사이클로헥실아민이 발암성 물질이라고 제시한 연구가 발표된 후에 사이클러메이트는 미국에서 금지되었지만, 이러한 발견이 타당한지 그리고 이 인공 감미료를 계속 사용해도 되는 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70]. 사이클러메이트 가수분해 효소가 기니 피그 관련 품종에서 부분적으로 정제된 적이 있지만, 이러한 활성을 지닌 사람의 장 미생물성 하이드롤레이즈는 아직 밝혀진 적이 없다 [29]. 또한, 장 미생물은 알려진 효소를 이용해 인공 감미료인 스테비오사이드(stevioside)와 자일리톨(xylitol)을 대사 반응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 [71, 72]. 자일리톨과 사이클로헥사메이트(cyclohexamate)에 오래 노출된 장 미생물이 이들 물질을 변환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다는 점은 식이 요소의 장기간 섭취로 특정 미생물성 대사 기능이 선택될 수 있음을 뜻한다 [73]. 가공된 음식물 요소를 대사 반응으로 처리하는 데 있어서 미생물상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식품 안정성 및 식품 첨가제가 사람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를 평가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


헤테로사이클릭 아민

마지막으로, 장 미생물성 대사 활성을 이해하는 것은 조리 과정과 식품 보존의 생물학적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할 수 있다. 육류와 어류가 불에 타는 동안 생성되며 흡수가 잘 안 되는 분자인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eterocyclic amine)의 돌연변이 유발성은 장 미생물성 대사로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장 미생물은 2-아미노-3-메틸이미다조[4,5-f]퀴놀린을 (2-amino-3-methylimidazo[4,5-f]quinolone; 이하 IQ) 잠재적 돌연변이원인 7-하이드록시 IQ로 (7-hydroxy IQ) 바꾸며 [74], 체내 IQ 수명을 연장하는 IQ-글루큐러나이드 결합체를 가수분해할 수 있다 [75].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β-glucuronidase)를 인코드 하는 Escherichia coli 품종(uidA)과 단일 연관된 무균 집쥐는 동종(同種)의 uidA 돌연변이 품종이 서식하는 집쥐와 비교했을 때 비(非)결합 IQ 수치가 더 높았고 결장의 DNA 손상이 증가했다 [75]. 이러한 결과는 불에 탄 고기와 암 사이의 알려진 (생물학적) 관련성에 장 미생물상이 연루되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76].


산업용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의 대사

오염물질과 산업용 화학물질의 대사 과정에서 장 미생물상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최근 이루어졌을지라도, 이 과정에 관여하는 특정 변환, (미생물) 품종 및 효소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우리 주변 미생물에 대한 이해보다 훨씬 뒤지고 있다. 하지만, 미생물 활성이 숙주의 유해물질 노출을 늘릴 뿐만 아니라 이러한 화합물의 독성과 생물학적 이용 가능성을 바꿀 수 있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러한 화합물의 안정성을 평가할 때, 장 미생물성 대사의 결과를 고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기에서, 우리는 질병 발병 위험과 관련이 있고 장 미생물성 대사가 독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있는 화학물질 몇 가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산업 제조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

장 미생물은 에이조 화합물을 환원적으로 대사 반응을 통해 처리하는데, 이 가운데 일부는 산업적으로 처음 합성된 중요한 화학물질이다 [40]. 섬유 염료, 식품 착색 및 약품으로 사용된 지 150년 이상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분자를 처리하는 생명체와 효소의 대한 이해는 불완전하다. 에이조 결합의 환원성 분해로 애널런(aniline) 생성물이 만들어지며, 이러한 반응은 많은 진핵생물(眞核生物)과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플라빈 또는 NAD(P)H 의존적 효소를 통해 수행될 수 있다 [13]. 이러한 활성이 관찰된 적이 있는 여러 장 박테리아 품종에서 에이조리덕테이즈(azoreductase)는 아직까지 광범위하게 규명된 적이 없고, (사람의 장에서 얻은 미생물의) 분리주(isolate, 細胞株)는 서로 다른 염료에 대한 환원력(還元力) 측면에서 매우 다양할 수 있다 [77]. 에이조 환원의 생물학적 결과는 기질에 따라 다양하다. 예를 들어, 에이조 식용 색소의 미생물성 변환은 비(非)독성으로 간주되는 대사산물을 만들어내지만 [34, 78], 섬유 염료에 장시간 노출된 노동자의 방광암 발병 위험이 증가했다 [79]. 에이조 섬유 염료를 무균이 아닌 일반 생쥐에게 먹이면 돌연변이성 비스-애널런 벤저딘(bis-aniline benzidine)이 소변에 축적되는데, 이것은 미생물성 대사가 발암물질 노출 증가에 관여함을 뜻한다 [80]. 따라서, 에이조 화합물의 독성 효과는 개별 염료의 (화학적) 골격과 특정 대사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미생물체의 존재 모두에게 달려 있을 수 있다.


장 미생물은 또한 다양한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산업용 화학물질인 s-트라이어진(s-triazine) 화합물 멜라민(melamine)을 대사 반응으로 처리한다. 중국에서 유아용 조제분유에 첨가된 멜라민이 300,000여명의 아이에게 신장 결석을 일으켰고 적어도 6명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81]. 생쥐에서 수행된 후속 연구에 따르면 장 미생물이 멜라민을 탈(脫)아미노화해 암모니아와 시아누르산(cyanuric acid)을 생성했는데 [82], 후자는 몸 안에서 멜라민과 불용성 복합체를 형성해 신장 독성을 일으킨다 [83]. Klebsiella 종(種)이 쥐에서 시아누르산 생성과 관련이 있으며 생체 바깥에서 이러한 대사산물을 생성하지만 [82], 장 미생물상 또는 여기에 속한 미생물체가 사람에 대한 멜라민 독성에 기여하는지 여전히 불확실한 채로 남아 있다. 주변 박테리아가 비슷한 가수분해성 화학반응을 이용해 제초제인 아트러진(atrazine) 같은 산업적으로 중요한 다른 종류의 s-트라이어진을 대사 반응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이 종류에 속하는 또다른 화합물이 장 미생물상에 의해 변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이 연구를 통해 또한 제기될 수 있다.


중금속

유기 오염물질과 더불어, 사람의 장 미생물은 창연(bismuth, 蒼鉛; 또는 비스무트), 비소 및 수은 같은 다양한 중금속의 구조를 변형시키고 독성을 바꾼다. 살아 있는 생명체에 섭취된 수은은 생체 내에 축적해 사람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데, 장 미생물상 대사는 체내 수은의 독성 및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집쥐의 대변 표본은 무기 메틸수은(CH3Hg+)을 환원해 독성이 덜한 무기물 수은으로 바꿔 숙주의 수은 배설을 촉진한다 [84]. 집쥐와 생쥐에서 장 미생물상을 고갈시키면 메틸수은이 축적하게 되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85]. 이러한 방어 활성에 관여하는 효소에는 탈메틸화 유기수은 라이에이즈(MerB)와 수은 리덕테이즈(MerB)의 동족체(homolog, 同族體)가 포함될 수 있는데, 이러한 효소는 사람의 분리주에서도 확인된 적이 있다 [86]. 하지만, 최근 임상 연구에 따르면 mer 유전자의 양은 대변의 메틸수은 수치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데, 이것은 (이 과정에 관여하는) 다른 효소가 있거나 (mer 유전자가)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뜻한다 [87]. 특히, 16가지의 금속 (또는 준금속[準金屬]) 혼합물을 체외 소화관 시뮬레이터에서 얻은 현탁액(懸濁液)과 섞어 배양하면 많은 금속 종류가 휘발되고, 생명 활동 체계에서는 이전에 관찰된 적이 없는 비소/황 화합물이 생성된다 [88]. 이러한 연구는 장 미생물상과 중금속 사이의 상호작용 및 그 결과로 발생하는 독성 영향에 대한 우리의 지식에 큰 간극이 있음을 가리킨다.


약품 대사

항생제를 제외하고, 사람의 장 미생물상은 수많은 증상과 숙주 표적을 대상으로 하는 50여가지 이상의 약품을 약리학적 성질이 변한 대사산물로 변환한다고 알려졌다 [5, 89]. 몇몇 사례에서, 약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이들 미생물성 대사 활성의 기형 유발 효과 [90], 독성 효과 [26, 27] 그리고 심지어 치사 효과 조차도 [91] 인식되지 않았다. 계속 진행된 연구에서 약물과 장 미생물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밝히는 데 주력해왔지만 [92, 93], 여기에서는 직접적인 미생물성 변형 사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소염제와 위장약

소화관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약물은 직접적인 화학적 변형이든 또는 미생명체가 주어진 환경에서 숙주 세포와 갖는 많은 상호작용을 통한 간접적 방식이든 간에 장 미생물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이러한 약품 가운데 많은 수가 미생물성 대사에 따라 비활성 전구체가 (또는 전구약물이) 약리학적 활성 화합물로 바뀐다. 잘 알려진 사례로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이하 IBD) 치료제인 설퍼살러진(sulfasalazine) 같은 에이조 결합을 가진 소염제를 들 수 있다 [38]. 장 미생물은 설퍼살러진을 환원해 설퍼피러딘(sulfapyridine)과 활성 소염제인 5-ASA로 바꾸며, 다양한 장 박테리아가 5-ASA를 대사 반응으로 처리해 소염 활성이 없는 대사산물인 N-아세틸 5-ASA로 바꾼다. 아세틸화 속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사람의 대변 표본에서 관찰된 적이 있다 [94]. 에이조 환원에서 나타나는 차이와 함께, 이러한 관찰은 환자에게 나타나는 설퍼살러진의 다양한 치료 효능을 잠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N-아세틸 ASA는 Clostridium difficile 같은 혐기성 생물의 성장을 저해하는데 [43], 이것은 이러한 활성이 장 미생물 유전체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뜻한다. IBD 발병에 장 미생물상이 관여한다는 사실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증대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관찰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전구약물 활성에 관여하는 장 미생물성 활성의 다른 예로 소염제 화합물인 설린닥(sulindac)에서 발견되는 설팍사이드의 환원과 [95] 지사제(止瀉劑)인 로페러마이드(loperamide)의 N-악사이드 환원을 들 수 있다 [39]. 이러한 활성에 관여하는 특정 미생물체와 효소 및 환자에게 이러한 것들이 존재하는지를 더 잘 이해하는 일은 약물 선택과 용량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항암 화학 요법

화학 요법에 대한 환자의 반응은 부작용의 고통과 효능 측면에서 엄청난 개인차가 존재할 수 있는데, 장 미생물상의 차이가 이러한 현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오고 있다. 숙주의 면역계를 조절하는 것과 더불어, 장 미생물은 암 치료제와 그 대사산물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바꿔 숙주 세포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에 연구에 따르면 흔히 사용되는 화학치료제의 화학구조를 변형할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이 미생물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96]. E. coli 또는 Listeria welshimeri와의 공동 배양(co-incubation)으로 30가지 항암제 절반 정도에서 암세포주에 대한 효능이 늘거나 줄었다. E. coli와 (젬서태빈[gemcitabine], 플루다러빈[fludarabine] 및 CB1954 같은) 이러한 약물 일부를 이용한 분석은 박테리아에 의한 직접적인 화학 변환이 있다는 증거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E. coli의 존재하면 관찰된 대사 활성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생체 화학요법이 효능을 변했다. 이러한 예비 관찰은 장 또는 종양 관련 미생물에 의한 약물의 구조적 변환이 암 치료에서 상호개별적 차이에 기여할 수 있는 것 같지만, 더 큰 범주의 미생물에 대한 조사와 약물의 대사산물에 대한 자세한 규명이 이러한 발견을 확장하는 데 필요하다.


중추신경계 약물

국지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에 영향을 주는 것과 더불어, 장 미생물성 신진대사는 개별 기관계(器官系)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효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명한 사례가 CNS 약물 가운데서 많이 발견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구 레버도우파(levodopa; 이하 L-도파[dopa])는 도파민 작용성 신경사멸(dopaminergic-neuronal death)이 특징인 파킨슨씨 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L-도파는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해 숙주 효소에 의해 탈카르복실화 되어 도파민 수치를 회복시킨다 [97]. 하지만 숙주와 미생물성 효소 모두에 의한 장내의 광범위한 대사는 뇌에 도달하는 약물 농도에 영향을 준다. 미생물성 탈카르복실화와 [98] p-탈수산화는 L-도파를 m-타이러민(m-tyramine)으로 전환해 다음 반응에서 m-하이드록시페닐아세트산(m-hydroxyphenylacetic acid)으로 산화시킬 수 있다 [99]. 이러한 활성의 차이는 L-도파에 반응하는 환자에서 관찰되는 상당한 차이에 기여할 수 있다 [100]. 비록 식품 관련 품종인 Lactobacillus brevis의 타이로신 디카르복실레이즈가 생체 밖에서 L-도파를 받아들일지라도 [101], L-도파에 관여하는 사람 장 미생물 및 효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장 미생물상과 다양한 신경질환 사이의 관련성을 밝히는 연구가 계속 진행되면서 [102], CNS 표적 약물과 미생물 사이의 상호작용을 추가적으로 확인하고 규명하는 일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약초 보충제와 전통의학

식이성 식물 화학물질과 비슷하게, 장 미생물은 흡수가 잘 안 되는 약초 및 전통 치료약의 구성물을 변환해 잠재적인 건강상의 이익 또는 해로운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다. 전통 의학의 다양한 효능에 대한 많은 사례가 있는데, 이것은 이러한 치료의 장 미생물성 대사 차이뿐만 아니라 활성 성분의 복합성 때문에 기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미그달린은 아몬드와 고두병(苦痘病)에서 발견되며 1960년대에 대체 암 치료제로 사용되었던 맨델로나이트럴 글라이코사이드(mandelonitrile glycoside)의 일종이지만 [103], 임상 시험에서는 암 생존이나 증상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104]. 사실, 뒤 이은 동물 실험에서 장 미생물이 아미그달린의 글라이코사이드 결합을 가수분해해 맨델로나이트럴을 방출한 다음, 이 물질이 분해되어 벤잘데하이드(benzaldehyde)와 독성을 띤 사이어나이드(cyanide)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8, 105]. 또한, 장 미생물은 장 흡수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식물에서 유래한 벤조아이소퀴놀린 알칼로이드(benzoisoquinoline alkaloid)인 버버린(berberine)을 대사 과정으로 변환하며 [106], 인삼의 주요 생물 활성 요소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를 사이토크롬 P-450의 기능을 저해하는 대사산물로 바꿔 숙주의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영향을 준다 [107]. 이러한 치료약은 약품과 같은 정도로 조절 받지 않으므로, 이들의 작용 양식은 일반적으로 잘 규명되지 않았다. 장 미생물이 이러한 화합물을 처리하는 방식을 밝히는 일은 그 효과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는 데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


장 미생물성 생체 변환이 무르익다: 최근 사례 연구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생물학적 중요성을 해독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변환에 대한 우리의 이해 부족 때문에 가로막혀 있었다. 비록 장 미생물이 처리하는 제노바이오틱스 섭취와 건강 상태 사이에 많은 관련이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활성의 환자 집단 내 분포에 대해 제한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다. 대사 기능은 미생물 계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심지어 같은 종(種) 내에서도 품종에 따른 차이가 상당한데 [108], 이러한 상황 때문에 장 미생물상의 구성만을 평가해서 얻은 정보가 제한된다. 잠재적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기전 사이의 차이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대단위 메타유전체 분석은 [109, 110] 예상되는 활성의 변화를 뒷받침하는 실험적 증거를 제시한 적이 없다. 장 미생물성 대사가 사람의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해, 관심 있는 기능을 유전자와 효소에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연구는 최신 기술과 전통적 방법의 조합이 기능 분석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또한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분자생물학적 이해가 건강 증진을 이해 이러한 활성을 다루는 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다이곡신: 약물 대사를 위한 예측 생물표지의 확인

(foxglove 또는 한국에서는 디기탈리스라고도 불리는) Digitalis purpurea 식물 추출액은 230년도 더 이전에 처음으로 (울혈성 심부전증[congestive heart failure]인) “수종(水腫)”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111]. Digitalis의 활성 구성 성분은 심장의 글라이코사이드 다이곡신(digoxin)으로, 심장 근육세포의 Na+/K+ ATPase를 저해해 칼슘 유입을 일으켜 심장 수축을 증대시킨다. 다이곡신은 매우 협소한 치료 범위를 나타내므로, 독성을 피하기 위해 세심한 관찰을 필요로 한다. 다이곡신을 섭취한 환자 가운데 10% 이상이 α,β-불포화 락톤(α,β-unsaturated lactone)의 환원으로 생성된 비활성 대사산물인 다이하이드로다이곡신(dihydrodigoxin)을 높은 수치로 배출한다 [그림 1A]. 다이곡신을 항생제와 함께 주입하면 다이하이드로다이곡신 생성이 줄거나 사라졌기 때문에, 초기 연구는 장 미생물상을 약물 비활성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112]. 더욱이, 다이하이드로다이곡신을 배출하는 사람의 대변 표본이 다이곡신을 대사 과정으로 완전히 변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 이은 다이곡신 대사 미생물 분리 작업으로 (나중에 Eggerthella lenta로 다시 명명되는) Eubacterium lentum이라는 단일 생명체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13]. 하지만 E. lenta는 다이하이드로다이곡신을 배출하지 않는 환자에서도 발견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은 이 종 자체가 존재하는 것 만으로는 활성을 예측할 수 없음을 뜻한다.



그림 1 | 심장의 약물 대사를 예측하는 장 미생물성 유전자 (A) E. lenta의 환원적 대사로 심장의 약물 비활성이 나타난다 (B) 세포배양 기반 연구, 시퀀싱 및 생물정보학 연구가 사람의 다이곡신 대사와 관련된 미생물 유전자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비록 다이곡신 대사에서 E. lenta의 역할이 수십년동안 평가되어왔지만, 미생물체 배양의 어려움과 유전학적 도구의 부재가 이러한 변환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가로막았다. 가장 최근에, 턴보(Turnbaugh)와 그의 동료가 RNA 시퀀싱(RNA-seq)과 비교 유전체학을 이용해 다이곡신을 대사 과정으로 변환하는 E. lenta에만 존재하는 다이곡신 유도성 유전자 클러스터를 밝혔다 [37] [그림 1B]. 이들 미생물체의 심장 글라이코사이드 리덕테이즈 (cgr) 오페론(operon)은 무기호흡에 관여하는 박테리아성 리덕테이즈를 닮은 두 개의 단백질을 인코드 한다. 생물정보학 분석에 따르면 세포막에 붙어 있는 사이토크롬 Cgr1이 일련의 헴(heme)을 통해 다이곡신을 다이하이드로다이곡신으로 바꾼다고 예측되는 플라빈 의존적 리덕테이즈(flavin-dependent reductase)인 Cgr2로 전자를 전달한다. cgr 유전자의 존재는 E. lenta 품종에 의한 다이곡신 환원과 상관관계에 있다. 더욱이, E. lenta 품종과 단일 연관된 무균 생쥐를 사용한 실험과 사람의 대변 표본을 이용한 배양 실험에 따르면 이들 유전자가 다이곡신 비활성을 위한 유용한 생물지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37]. 결과적으로, cgr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는 조건을 안다면 생체 내 다이곡신 신진대사를 환원하는 섭식 간섭 계획에 성공적으로 정보를 알려줄 수 있었다 [37]. 전체적으로, 이 작업은 추가적으로 유도 가능한 미생물성 신진대사 활성 연구를 일반화할 수 있는 접근법을 기술했다.


콜린: 폭넓게 분포한 질병 관련 활성을 밝히기

장 미생물은 육류, 달걀 및 우유에서 발견되는 필수 영양분인 콜린을 산소 없이 TMA로 바꾸며, 간에서 FMO가 TMA를 트라이메틸아민 N-옥사이드(trimethylamine N-oxide; 이하 TMAO)로 변환한다 [그림 2A]. 이러한 공동 대사 기전은 심장질환 같은 사람 질병 몇몇의 원인이 된다 [58, 59]. 화학적으로 유도되어 합리적으로 유전체에서 발굴하려는 노력은 궁극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조정하는 유전자와 효소를 발견했다 [그림 2B] [114]. (에탄올아민 암모니아-라이에이즈라고 불리는) B12 의존적 래디컬 효소가 촉친하는 변환인 에탄올아민(ethanolamine) 이용의 첫 번째 단계를 닮은 C-N 결합 절단 반응으로 콜린 발효는 시작한다. 이러한 기전이 특정 반응을 공유한다고 가정해서, 우리는 콜린을 대사하고 동물과 관련된 품종이며 감염원 Salmonella enterica에서 에탄올아민을 분해한다고 알려진 효소의 동족체가 있는지를 Desulfovibrio desulfuricans의 유전체에서 조사했다. 이러한 분석으로 콜린 이용 (cut) 유전자 클러스터 및 콜린을 TMA와 아세트알데하이드로 전환하는 GRE인 CutC를 밝혔다 [46, 114, 115].



그림 2 | 식이성 콜린을 질병 관련 대사산물로 전환하는 장 미생물성 효소 규명 (A) 콜린은 장 미생물-사람 공동 대사 기전을 통해 질병 관련 대사산물인 트라이메틸아민(TMA)과 트라이메틸아민 N-옥사이드(TMAO)로 변환된다. (B) 화학적으로 유도되어 합리적으로 유전체에서 발굴하려는 노력으로 장 미생물에 의한 혐기성 콜린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확인 및 규명이 가능해졌다.



생화학적·구조생물학적 연구로 콜린의 트라이메틸암모늄(trimethylammonium)기와 상호작용하고 C-N 결합 절단을 조절하는 CutC의 활성 부위(active site) 잔기가 밝혀졌다 [46, 115]. 이러한 보존된 아미노산은 특정 GRE에 특이적이어서 계통적으로 다양한 수많은 사람 장 박테리아에서 cut 기전의 정확한 확인이 가능했다 [14]. TMA 생성을 줄이는 장 미생물 군집 설계 [116] 및 이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소분자 저해제 같은 [117] 생체 내 콜린 대사를 조절하는 치료가 CutC의 발견으로 도움을 받았다. 그러한 저해제는 TMA와 TMAO 생성에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는 잠재적인 약품이 될 수 있다.


이리노테칸: 미생물상으로 조정되는 독성

이리노테칸(irinotecan; 또는 CPT-11)은 SN-38의 전구약물로서, 암 치료에 사용하는 국소 이성화 효소(topoisomerase) 저해제다 [그림 3A]. SN-38은 숙주 간 효소에 의해 글루큐러나이드화되어 비활성 결합체(SN-38G)로 변하고, 담즙 배설을 통해 장으로 들어간다. 장 박테리아성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β-glucuronidase) 효소는 대장에서 SN-38G를 가수분해해 활성 화학치료제로 재생성한다 [26]. 그 다음에 SN-38은 결장 상피세포로 침투해 장 손상과 심각한 설사를 유발하는데, 이것은 이 약물의 효과적인 사용을 제한하는 부작용이다.



그림 3 | 장 미생물성 효소 저해를 통한 약물의 재활성과 독성 차단 (A) 암 화학치료제인 SN-38의 글루큐러나이드화된 약물 결합체의 미생물성 절단은 장 내 약물 재활성화 및 독성을 유발한다. UDP, uridine diphosphate (B) 고속-대단위 스크리닝은 박테리아성 β- 글루키어라너데이즈에 대한 특정 저해제를 밝혀냈다. 이러한 화합물은 이리노테칸 대사와 관련된 소화관 독성을 완화한다. Et, ethyl.



장 박테리아성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의 기능 저해는 약물 재활성을 막기 위한 흥미로운 접근법이다. 이러한 효소는 공생균(commensal bacteria)에 널리 퍼져 있고 사람에게도 있어서, 저해재가 박테리아의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에 대해 선택적일 필요가 있으며 숙주세포와 다른 장 미생물에게 독성이 없어야 한다. 레딘보(Redinbo)와 그의 동료는 체외 대단위 스크리닝을 통해서 성공적으로 잠재적이고 선택적인 장 박테리아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의 저해제를 찾아냈다 [그림 3B] [26]. 이들 저해제는 다양하고 근거리 관계에 있는 장 박테리아에 대해서 효과적이지만 사람의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를 표적으로 삼지는 않았다. 구조 연구에 따르면 이들 화합물은 박테리아성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에 특이적인 활성 위치의 루프(loop)와 상호작용을 하는데, 이것은 이 저해제의 선택성을 설명한다. 이러한 저해제 가운데 한 종류를 생쥐에 투여한 결과, 장에서 SN-38의 재활성화를 막았고 그에 따른 독성도 막았다. 또다른 장 박테리아성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의 크리스탈 구조와 활성을 조사한 향후 연구에 따르면 글루쿠로닉산 당의 카르복실기와 상호작용하는 보존된 Asn-Lys 모티프를 밝혀냈다. 이러한 모티프는 다른 기질을 받아들이는 글라이코시데이즈에는 없는데, 이것은 시퀀싱 자료 모음에서 이들 효소를 밝히고 서로 다른 형태의 장 미생물에 대한 저해제의 영향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3]. 박테리아성 β-글루키어라너데이즈는 많은 식이성 화합물과 약물에서 파생된 글루쿠로니드를 떼낼 수 있는데, 이들 효소의 저해제는 다른 치료 범위에서 유용할 수 있다 [27]. 특정 대사 활성을 조정함으로써 미생물 장 효소에 대한 소분자 저해제는 이런 복잡한 서식지에서 특정 변환 반응의 역할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미생물상을 표적으로 한 약물을 개발하는 데 뛰어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전망 그리고 도전

비록, 사람 장 미생물상이 제노바이오틱스 변환에서 하는 역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이들 반응을 생물학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미래의 도전은 알려진 대사 과정에 관여하는 생명체, 유전자 그리고 효소를 규명하는 데 있는데, 1) 중요하지만 현재 규명되지 않은 활성 및 2) 숙주와 미생물상 모두에 대해 이러한 화학 반응이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것이다.


제노바이오틱스 대사를 미생물체, 유전자 그리고 효소에 연결하기

앞서 논의했던 대로,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대한 사례 대부분은 전체 장 군집과 관련해 있다. 인간 미생물군 유전체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 이하 HMP)의 표준 품종 같은 장 분리주에 대한 조사 [118] 또는 사람 대변 표본에서 (미생물을) 배양하는 것으로 특정 대사 능력을 지닌 개별 생명체를 확인할 수 있다. 안정적 동위원소 탐침(探針)(isotope probing), 형광 제자리 부합법(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또는 FISH) 그리고 영상 질량 분석법(imaging mass spectrometry)과 같은 접근법으로 온전한 군집을 조사하는 것은 또한 특정 화합물을 대사 반응으로 처리하는 개별 세포를 찾는데 사용될 수 있다 [119]. 단일 세포 유전체학과 맞물려, 이러한 방법은 배양하기 어려운 미생물체와 관련된 활성 조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120]. (화학물질 또는 전이인자 돌연변이 생성[transposon mutagenesis] 및 활성 유도성 단백질 정제[activity-guided protein purification]와 같은) 전통적인 접근법과 (합리적 유전체 발굴[rational genome mining], 비교 유전체학[comparative genomics], RNA 시퀀싱, 그리고 기능 메타유전체학 같은) 최근 전략이 대사 활성과 유전자를 연결 짓는 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37, 114, 121]. 하지만 많은 장 미생물을 위한 유전학적 도구가 부족하고 기능 규명에 이용할 수 있는 숙주의 종(種) 범위도 협소하기 때문에 이러한 목표를 향한 진전에 여전히 제약이 있다. 제노바이오틱스 분해에 필요한 화학 반응성을 이해하는 일은 다른 방법을 통해 얻은 결과를 해석해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전체 및 메타유전체 발굴에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또한, 생물적 환경 정화에 관여하는 병원체와 환경 관련 균주처럼, 효소와 대사 기전이 더 잘 연구된 미생물은 미생물군 유전체에 초점을 맞춰 발견하려는 노력에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앞에서 살핀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사례는 아마도 장 군집에서 발생하는 변환의 일부만 나타낸 것일 수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대사체학(metabolomics, 代謝體學)은 현재 밝혀지지 않은 장 미생물성 대사 과정, 특히 다른 미생물과 숙주의 활성 또는 상호작용에 의존하는 변환 과정을 밝히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122].


미생물군 유전체에서 규명되지 않은 유전자를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연결하기

우리는 사람 장 미생물군 유전체에 존재하는 규명되지 않고 주석도 달리지 않은 수많은 유전자를 조사함으로써 흥미로운 장 미생물 활성을 밝히리라 기대한다. 특히, HMP 대변 메타유전체의 유전자 가운데 86%가 알려진 대사 기전에 할당되지 않았으며 절반은 주석이 달리지도 않았다 [10]. 또한, 거대 효소 상위유전자군에 속하는 많은 구성원은 알려진 기능을 갖지 않으며, 전형적으로 주석이 잘못 달렸다. 효소 기능 발의(Enzyme Function Initiative)와 같은 공동의 노력은 단백질 서열 유사성 분석 및 유전체 인근 네트워크 분석(genome neighborhood network analysis), 대단위 리간드 도킹(high-throughput ligand docking) 및 구조 유전체학 같은 진일보한 생물정보학적·실험적 접근을 효소의 기능적 규명을 위해 이용한다 [123]. 이러한 방법은 아마도 상이한 기능을 지닐 수 있는 염기 서열을 강조하며, 그 특성이 규명되지 않은 효소를 대사 기전 및 기질에 연결하기 위한 맥락을 제시한다. 역으로, 알려진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에 관여하는 화학반응을 이해함으로써 특정 효소의 상위유전자군을 추가적인 변환을 찾아내기 위한 시작점으로 정확히 찾아낼 수 있다.


알려진 효소와 상동관계가 없는 완전 새롭게 규명된 단백질은 훨씬 더 큰 어려움을 내놓기 때문에, 아마도 자동화 및 대단위 분석 포맷을 통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 동안에, 생태학적 맥락 (즉, 장 미생물군 유전체에서 효소 유전자의 양 및 분포) 및 제노바이오틱스에 대한 노출 같은 숙주의 건강 상태를 모두 고려함으로써 향후 연구를 위해 규명 안 된 단백질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 [16, 124].


미생물성 대사 관련지식을 이용해 사람의 건강을 개선하기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변환이 숙주의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밝히기 위해서는 모델 시스템과 동물 모델을 이용한 메커니즘 규명 실험에 임상 연구를 접목할 필요가 있다 [그림 4]. 이러한 노력 때문에 관심 있는 대사 활성을 위해 신뢰할 만한 진단표지가 되는 미생물 유전자 및/또는 대사산물을 찾아낼 필요가 생길 수 있다. 환자로부터 자료를 얻은 것이 특히 중요하며, 섭식 또는 제노바이오틱스에 대한 노출 영향을 건강 결과와 연결 지은 현존하는 역학 연구 결과를 장 미생물상의 관여와 함께 재조사해야만 한다.



그림 4 |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이해의 잠재적 영향. (A) 임상 연구와 모델 시스템을 이용한 가설 기반 연구의 접목은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의 생물학적 중요성을 밝히는 데 필수적이다. 미생물성 변환에 대한 메커니즘적 이해를 숙주의 유전학 및 대사 관련 지식과 결합하는 것은 (B) 개인 맞춤형 영양학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C) 독성 위험 평가를 개선할 수 있으며, (D) 개인 맞춤형 의학을 가능케 할 수 있다.



식품은 확실히 사람 건강에서 주춧돌 역할을 한다. 비록 섭식 양상과 건강 결과를 연결하는 많은 역학 연구가 상충되는 결과를 내놓을지라도, 장 미생물성 대사 능력을 고려한 연구는 거의 없다. 장 미생물이 식이성 요소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기능성 식품” 또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의 합리적 이용으로 대사 질환 및 영양실조 같은 조건을 처치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한, 이러한 지식은 개인 맞춤형 영양학에 정보를 제공해, 환자의 신진대사 상태 및 장 미생물상에 따라 식품이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 [그림 4B] [125].


섭식 연구와 비슷하게,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을 건강 결과와 관련 지으려는 시도도 부분적으로는 미생물성 대사 활성의 차이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상충되는 결과를 때때로 내놓는다 [126]. 산업용 화학물질과 환경 오염물질의 독성을 바꾸는 장 미생물성 효소는 이들 화합물에 노출된 집단 사이에서 독성 위험 평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생물지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림 4C]. 또한, 오염된 환경의 생물적 환경 정화와 동일하게, 장 미생물성 대사를 이용해 체내에서 해로운 화합물을 제거하며 질병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 [127].


마지막으로, 장 미생물의 약물 변환 방식에 대한 지식은 신약 개발, 임상 시험 설계 및 임상 실행에 한층 더 통합되어야만 한다. 어느 작용기가 미생물성 대사로 잘 처리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의화학자가 (신약을 개발할 때) 이러한 구조적 특징을 피하거나 또는 전구약물에 집어넣음으로써 소화관에서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게 가능해진다 [38, 39]. 또한, 해로운 대사 활성을 조정하는 장 미생물성 효소가 새로운 종류의 약물 표적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의사가 약물을 처방하기 전에 (이 약물이) 해로운지 또는 유익한지 판단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장 미생물성 대사에 관한 지식은 임상 시험 계획 및 임상 실행을 준비할 수 있게 한다 [그림 4D]. 궁극적으로, 개인 맞춤형 의학은 사람 집단 내의 특정 미생물성 대사 기능의 분포를 더 잘 이해하는 데 필요할 것이다.


결론

사람의 장 미생물상 연구가 직면하는 주요 도전은 이러한 군집에 속한 미생물체와 유전자를 분류하는 작업을 넘어서 이들이 숙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근저에 있는 메커니즘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섭취된 화합물의 화학구조를 바꿈으로써 장 미생물은 음식, 오염물질 그리고 약물의 숙주의 생리 작용에 대한 영향을 조정할 수 있다. 개별적 차이는 연구에 있어서 주요한 어려움으로 남아 있으며, 비록 그러한 대사 활성의 많은 부분이 확인되었지만, 여전히 생명체, 유전자, 그리고 효소와 연결된 것은 거의 없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효소 발견과 그 기능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장 미생물성 제노바이오틱스 대사 연구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이러한 과정을 분자생물학적으로 이해했을 때에만, 이러한 군집의 주목할 만한 화학적 능력을 균형 있게 이용해 사람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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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 J. Lindenbaum, D. G. Rund, V. P. Butler Jr., D. Tse-Eng, J. R. Saha, Inactivation of digoxin by the gut flora: Reversal by antibiotic therapy. N. Engl. J. Med. 305, 789–794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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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처음 발견됐고,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이루어진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유적은 무려 농경이 정착되기 전에 만들어진 구조물이었다.


그 정체가 밝혀진 후에 많은 고고학자를 소위 멘붕(?)으로 이끌었는데, 이 유적의 존재는 이제껏 알려진 역사적 흐름의 궤에 맞지 않았다. 심지어, 외계 생명체의 증거라는 뻘소리까지 있었으니 말 다했지.


그래도 과학은 오로지 객관적이며 반증 가능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 추론으로 뒷받침되는 것이니, 그에 걸맞게 이 유적의 존재를 설명하는 논문이 하나 나왔다. 이 번역문은 해당 논문을 소개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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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arved human skulls found in ancient stone temple


홈이 파인 두개골이 고대 석전(石殿)에서 발견되다


By Andrew Curry Jun. 28, 2017, 2:00 PM


고고학자들이 터키 남동부의 12,000년 된 석전(石殿; 돌로 만들어진 신전)에서 놀랄만한 발견을 했다. 수만 점의 동물 뼈와 사람의 머리를 쥔 채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 같은 조각상 사이에서, 피부가 벗겨진 채 앞에서 뒤로 깊게 일직선으로 홈이 파인 사람의 두개골 유해를 밝혀냈다.


그 조각물(彫刻物)은 그 지역의 고고학 기록에서 두개골 장식이 있었다는 최초의 증거다. “이건 완전히 새로운 거라서 근거로 삼을 모델이 없어요”라고 이 일에 참여하지 않은 워싱턴(Washington)주 왈라 왈라(Walla Walla)시에 소재한 위트만 대학(Whitman College)의 고고학자인 개리 롤프선(Gary Rollefson)이 말했다. 조각물의 목적은 분명치 않지만 아마도 고대 종교 관례의 한 부분이지 않았을까라고 그는 말했다. “(사람의 목을) 참수한 후에 의례적 재사용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요.”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로 알려진 이 유적은 문명의 기원에 대한 고고학자의 사고방식을 바꾼 지 오래다. 시리아 국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주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덕에 위치한 이 유적은 원형의 돌무더기로 둘러싸였으며 많은 경우에 양각(陽刻, 또는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T자형의 높은 기둥이 있는 많은 수의 울타리를 뽐내고 있다. 그러한 (건축) 구조는 농경 또는 심지어 도자기가 출현하기도 전의 시기에 살았던 사람에게는 특별하다. 한때 연구자들은 농경이 초기 (인간) 사회에 식량 공급을 보증하고 난 후에야 복잡한 종교와 사회가 출현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경이 출현했던 시기보다 이전에 존재했던 괴베클리 테페 유적은 그 반대였다: 어떤 의식(儀式)을 위해 모이는 그 유적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목적으로 수렵·채집인이 작물 길들이기를 시작했을 수 있다.


1990년대 중반에 이 유적의 발굴이 시작되었을 때, 고고학자들은 사람의 매장지(埋葬地)를 발견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만 개의 동물 뼈만 발견되었다. 그 안에 700여 조각의 사람 뼈가 그 사이에 돌과 자갈이 듬성듬성 채워진 틈 사이를 통해 흩뿌려져 섞여 있었다. “ “사람 뼛조각이 구조물 주변 도처 모든 지역에 흩어져 있었어요”라고 베를린(Berlin)에 있는 독일 고고학 연구소(the German Archaeological Institute)의 인류학자이자 팀 구성원인 율리아 그레스키(Julia Gresky)가 말했다. “각 사람에게 맞는 뼛조각을 한데 모을 수 없었죠.”



홈이 파인 두개골 가운데 하나. [출처] 독일 고고학 연구소



지금까지 분석이 이루어진 사람 뼛조각 가운데 절반 이상이 두개골에서 나왔다. 오늘 자 에 발표된 논문에서 그레스키와 그녀의 동료들은 세 개의 커다란 두개골 조각에 관해 설명했는데, 각각 크기는 손바닥만 했다. 뼈에 새겨진 절단 흔적은 누군가가 살가죽을 벗긴 다음에 앞에서 뒤로 일직선으로 깊게 파인 홈을 뼈에 새겼음을 뜻한다. 비록 반파되긴 했지만, 뼈 하나에는 구멍이 나 있었다. “그 조각물에 깊게 잘린 흔적이 많았는데, 누군가가 고의로 그랬다는 게 분명해요”라고 그레스키는 말했다.


또한, 사라지거나 참수된 머리가 그 유적의 석화(石畵; 돌에 새긴 그림)에 나와 있다. 일부 석상의 머리가 고의로 제거되거나 제작이 중단되었는데, 고고학자들은 “선물 전달자(Gift-bearer)”라고 명명한 조각상 하나가 사람의 머리를 쥔 채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터키 주변 지역인 아나톨리아(Anatolia)에서 최초의 사례가 발견되었지만, 두개골에 대한 관심은 오랜 전통의 일부였다. 예를 들어, 훨씬 더 남쪽에 있는 오늘날 이스라엘과 요르단에서, 괴베클리 테베의 유적이 있었던 시기 이전, 동시기, 그리고 그 이후 동안에 살았던 사람들은 몸에서 두개골을 잘라낸 다음, 매장을 위한 특정 은신처 또는 선반에 따로 놔뒀다. 몇몇은 석고 반죽으로 장식됐다. 하지만 괴베틀리 테페에서 일어난 일은 다르다. “뼛조각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건 정말 독특해요. 홈이 파였거나 구멍이 났던 두개골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요”라고 롤프선이 말했다.


그리고 비록 괴베클리 테페에서 발견된 조류, 육식동물류, 그리고 곤충류 등을 자세히 묘사한 많은 조각품과 돌에 새겨진 양각이 이들의 손재주와 예술가적 기교를 뽐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두개골의 흔적은 다른 형태의 조잡한 조각물에 속한 것처럼 보인다. “깊이 절개되었지만, 그리 썩 잘 된 건 아니죠. 누군가 자르고 싶었지만, 뭔가 장식을 위한 건 아니었어요“라고 그레스키가 말했다. “다른 식으로 흔적 내려고, 장식품을 박으려고, 또는 그 두개골을 어딘가에 걸어 두려고 그랬을 수도 있어요.”



그 지역에서 발견되는 다른 유물로, 목이 잘린 인간 석상과 (좌측) 양손에 사람 머리를 쥔 선물 전달자가 나와 있다.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그 조각물은 두개골에 외부자(outlier)라고 흔적을 남긴 것처럼 보이는데, 괴베클리 테페에서 발견된 수십 개의 다른 두개골 조각에는 홈을 새기거나 잘라낸 징후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두개골의 본래 소유자가 죽은 후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이들의 두개골이 지목되었음을 암시한다. “정말 특별해요, 이들 세 명은 말이죠”라고 그레스키가 말했다. 그 두개골은 조상 숭배의 일부로써 또는 사망한 적의 유해를 과시하기 위한 트로피로써 전시되었을 수 있다.



UC 버클리(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고고학 연구기관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있는 미쉘 보노고프스키(Michelle Bonogofsky)는 저자들이 자신들의 발견에 대한 해석을 너무 많이 끌고 갔다고 주장한다. 그 두개골이 무엇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증거가 충분치 않고, 결코 그럴 수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녀는 “기록을 남기기 이전에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서, 알 수가 없어요. 그 흔적이 의도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의도가 무엇인지 말할 수 없어요.”

고고학자들은 그러한 관례가 그곳에서 있었던 의식의 일상적인 부분이었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두개골 파편이 발견되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홈이 새겨진 두개골은 그 유적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훨씬 더 깊어지게 한다. “우리는 표본이 더 늘어나길 계속 바라지만, 괴베틀리 테페와 함께 출토되는 모든 것이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을 파괴하고 있어요”라고 롤프선은 말했다. “이런 걸 찾아내는 건 좋지만, 그걸 이해하는 게 역시 좋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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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초에 300,000년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논문이 <Nature>에 두 편 발표됐다 [링크1] [링크 2]. 이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는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약 200,000년 전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발견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이 훨씬 더 앞당겨졌다. 물론, 해부학적 형태를 놓고 본다면 오늘날 우리와 완전히 같은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핵심적인 부분만 놓고 본다면 (예를 들어, 두개골이라든지 뇌용적이라든지 등등) 오늘날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화석에서 DNA를 뽑으려고 몇 번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것인데, DNA까지 분석할 수 있었다면 인류진화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역시, DNA를 추출하고 라이브러리를 만들기에 300,000년이란 시간은 너무 긴 시간인가? 모르지 ... 나중에 기술이 더 발전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 호모 날레디(Homo naledi)와 이 화석 덕분에 인류 진화의 역사가 꽤 복잡해지고 있다.


사족: 지명은 가급적 원어의 발음을 따르기도 했다. 예를 들어, "Jebel Irhoud"는 몇몇 기사에서 "제벨 이로드"로 표기하는데, 아랍어 발음에 따르면 "자발 익후드" 이런 비스무리한 식으로 표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물론, 이것도 정확한 표기는 아니지만, ... 뭐 그렇다는 말이다.


마지막 단락에 번역이 이상한 곳이 있는데, 내가 잘 이해를 못한 건지, 아니면 글쓴이가 글을 이상하게 쓴 건지 (아마,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한 게 맞겠지 ...) 모르겠다. 아무튼, 대충 번역은 했놨는데, 나중에 제대로 이해하는 그날이 오면 아무말도 없이 수정하리라 ... !! 그리고 이 문장은 지워지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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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On the origin of our species


우리 종(種)의 기원에 대해


CHRIS STRINGER & JULIA GALWAY-WITHAM


Nature 546, 212–214 (08 June 2017)


화석기록의 간극(間隙)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진화한 방식을 이해하는 데 제약이 되어왔다.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이 모로코(Morocco)에서 발견된 일은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인류진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Letters p.289 & p.293


현생 호모 사피엔스(modern Homo sapiens)는 화석 유골에서 인지할 수 있는 어떤 골격 특징을 공유한다. 여기에는 (뇌를 감싸는 두개골 부분인) 높고 둥근 두개(braincase, 頭蓋), 그 아래에 놓인 작은 안면(顔面, 또는 얼굴), (눈구멍 위의 뼈 능선[bone ridge]인) 작고 분리된 눈두덩(brow ridge)이 포함된다. 인류진화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화석과 이용 가능한 DNA에 주로 근거한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Homo) 속(屬) 내의 조상 인류로부터 언제 그리고 어디서 진화했는지에 관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간극은 여전하다. 289쪽에서 후블린(Jean-Jacques Hublin)과 그의 동료는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을 보고했으며, 이들 유골의 크기와 모양을 분석해 제시했다 [1]. 293쪽에는 리히터(Daniel Richter)와 그의 동료가 화석의 연대측정 근거를 제시했다 [2]. 관련된 석기도구와 함께 출토된 인간 화석은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초기 단계에 대한 중대한 정보를 제시한다.


화석 유골에 따르면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가 약 200,000년 전 출현해 아프리카에 존재했으며, 이들 개체는 오늘날 인류와 비슷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졌다고 나타난다 [3]. 하지만 현존하는 인간과 화석의 DNA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혈통이 근연종(close relative, 近緣種)인 유라시아(Eurasia)의 네안데르탈(Neanderthal)인과 데니소바(Denisova)인 혈통으로부터 500,000년보다도 훨씬 전에 분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4], 최초로 확인된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보다도 상당히 더 오래됐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적인 골격 형질을 완전히 갖춘 개체가 출현하기 전에 현생인류의 특징보다는 그 대신에 고대인류의 (원시인류의) 특징을 좀 더 많이 가졌던 호모 사피엔스 혈통의 초기 구성원이 존재했음을 암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런 화석을 찾아내기란 어려웠었다.


인류 화석이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Morocco)의 자발 익후드(Jebel Irhoud)에서 네안데르탈인 유적과 관련된 유물 이름인 ‘무스테리안(Mousterian)’으로 묘사된 석기도구와 함께 1961년과 1962년 사이에 회수되었다 [5] [그림 1]. (지금은 잘못된 생각인)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당시의 대중적 관점을 고려해서, 이 화석은 아프리카의 네안데르탈인이라고 불렸다. 이들은 약 40,000년 전에 살았다고 추정되었다 [6]. 1970년대에 수행된 화석 크기 및 모양 분석은 두개골 하나가 네안데르탈인과는 매우 다른 안면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와 상당히 닮았다고 보고했다 [7]. 하지만 이 화석은 비교적 최근의 화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기 호모 사피엔스의 잠재적인 조상으로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7].


1968년에 어린아이의 턱뼈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됐으며, 치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생인류를 닮은 성장 양상을 보였다 [8]. 현생인류는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나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고대인류보다 훨씬 더 천천히 그리고 오랜 시기에 걸쳐 성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은 의미가 있었다 [8, 9]. 현생인류를 훨씬 더 닮은 인간 화석이 비슷한 연대의 동아프리카 유적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10], 자발 익후드 화석이 아프리카 위치를 고려했을 때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에 대해서는 지엽적이라는 관점이 끈질기게 지속됐다.


그림 1 | 두개골 모양의 차이. 고대 두개골의 구조적 차이로 진화 단계를 설명할 수 있다. 원래 두개골의 복제 주형이 그림에 나와 있다. a, 스페인(Spain)의 시마 델 로스 우에소스(Sima de los Huesos)에서 발견된 약 430,000년 된 두개골은 네안데르탈인의 초기 형태를 대표한다고 생각된다. 시마(Sima) 두개골에서는 가장 최근의 네안데르탈인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눈두덩 모양과 같은 몇몇 형질이 나타나지만, 후기 네안데르탈인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훨씬 더 넓은 안면 및 평균적으로 더 작은 뇌 크기와 같은 조상의 특징 또한 여전히 더 많이 유지하고 있다. b, 라 페가지(La Ferrassie)에서 발견된 약 60,000–40,000년 된 두개골은 후기 네안데르탈인의 사례 가운데 하나다. c, 후블린과 리히터는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초기 단계를 대표할 수 있는 350,000–280,000년 된 화석을 모로코의 자발 익후드에서 발굴해 보고했다 [1, 2]. 이전에 이곳에서 발견된 자발 익후드 화석의 안면 모양은 섬세한 광대뼈처럼 현생인류의 신체구조와 더욱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5]. 하지만, (뇌를 둘러싼 두개골 부분인) 두개(頭蓋) 모양은 형태 측면에서 고대인을 닮았으며, 현생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덜 둥글고 길쭉한 모습이다. d, 프랑스의 아브리 빠뚜(Abri Pataud)에서 발견된 약 200,000년 된 호모 사피엔스는 둥그런 두개를 가진다 [16]. 축적막대, 5 cm.



그림 2 | 모로코의 자발 익후드. 후블린과 리히터가 조사한 유적의 전경 [1, 2]. 초기 인간이 그 지역에 거주했을 때 여기는 동굴이었을 테지만, 이곳을 뒤덮은 암석과 많은 퇴적물은 1960년대에 그 지역에서 이루어진 작업으로 제거되었다.



후블린과 리히터가 보고한 자발 익후드 발굴로 추가적인 석기도구와 인간 화석을 밝혀졌는데, 여기에는 부분적인 두개골 뼈와 아래턱뼈가 포함된다. 1960년대에 회수된 화석과 함께 이들 발견물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5명분의 개별 화석이 확인되었다. 저자들이 밝히길, 부싯돌과 인간 치아를 분석했을 때 이들 화석은 약 350,000–280,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층에 모여 있었다. 연대측정 기술의 개선, 특히 발광 연대측정법(luminescence dating) 덕분에, 모든 표본이 발굴되었던 이 지층은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대략 두 배는 더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저자들이 발견한 도구는 (약 300,000–40,000년 전인) 중석기 시대의 것으로 지정되었으며, 아마도 불의 사용 및 제어가 있었음을 가리키는 인간에 의한 변형 및 숯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는 동물상(fauna, 動物相)과 함께 발견되었다. 비슷한 중석기 시대의 유물이 아프리카 남동부 유적에서 보고된 적이 있지만, 이들 유물은 자발 익후드의 것보다 일관되게 오래되지 않았다. 화석과 도구에 대한 확실한 연대를 고려한다면 자발 익후드 유적은 가장 오래되었다고 알려진 중석기 시대의 호모 사피엔스 관련 유적과 유물을 대표한다.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은 오늘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지만, 동물상 증거와 고대 기후의 모델링에 따르면 이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으며, 이 때문에 아마도 인간 및 이들이 소유한 기술이 대륙을 가로질러 있었으리라고 제시했다 [11]. 이런 주장과는 다르게, 중석기 시대의 기술은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출현한 것 같다는 가설도 있다.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발굴한 화석을 1,800,000–150,000년 전 사이의 고대인류 친족의 화석, 과거 130,000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 그리고 네안데르탈인 화석과 비교하기 위해 모양분석 통계법(shape-analysis statistical technique)을 사용했다. 안면부에 대해서,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인간 화석 대부분은 자발 익후드 표본과 분명히 구별되는데, 이 표본은 현생 호모 사피엔스와 매우 비슷했다. 또한, 자발 익후드에서 발굴된 아래턱뼈 화석은, 비록 훨씬 더 클지라도, 현생 호모 사피엔스 턱과 비슷한 모양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발 익후드의 화석은 특히 눈두덩 크기에서 구조적인 차이를 일부 보였는데, 이것은 아마도 종(種) 내 성 차이와 관련되었으리라 추측된다.


자발 익후드 화석의 두개뼈는 과거 130,000년 전 이내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의 두개뼈와 비교했을 때 길쭉한 모양과 낮은 높이 같은 고대인의 특징 일부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고대인 두개뼈의 내부 모양은 고대인 그리고 상대적으로 현생인류와 좀 더 비슷해 보이는 화석의 중간에 해당하지만, 탄자니아(Tanzania)의 래톨리(Laetoli)에서 출토된 후반기의 고대 호모 사피엔스 그리고 이스라엘(Israel)의 카프체(Qafzeh)에서 발굴된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와 가장 비슷하다 [10, 11]. 아마도, 지난 130,000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인 둥그런 뇌 모양의 진화를 이끈 궤적이 시작된 시기 근처에 있었던 (해부학적) 구조를 대표하리라 생각한다 [1].


자발 익후드의 화석이 호모 사피엔스 진화에서 초창기 ‘선(先)-현생화(pre-modern)’ 단계의 연대가 가장 잘 측정된 증거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후블린과 그의 동료가 내놓은 주장에 동의한다. 스페인 아따뿌에르까(Atapuerca)에서 발굴된 초창기 네안데르탈인인 시마 델 로스 우에소스 화석이 네안데르탈인의 진화적 발달에 통찰을 제공해왔던 방식과 동일하게, 이들 표본은 아마도 우리 종의 진화를 분명히 밝힐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 혈통의 초창기를 대표하는 구성원 같다.


저자들은 자발 익후드 화석이 아프리카 전역을 통틀어 진행된 호모 사피엔스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제안한다. 두 개의 두개골이 가진 안면부 형태는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에게 발견되는 것보다 더 큰 것처럼 보이는데,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때때로 초기 호모 사피엔스로 분류되는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대략 260,000년 된 플로리스배드(Florisbad) 화석과 비교했다 [10]. 하지만, 현생인류의 섬세한 안면부가 우리의 가계도에서 비(非)사피엔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점점 더 있어 보인다 [10]. 만일 그렇다면, 익후드와 플로리스배드 화석 사이의 그런 유사성은 아프리카를 전역에서 나타나는 친족성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원시 조상의 특징이 비슷하게 유지되어 나타났을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이 당시의 사하라 주변 또는 그곳을 가로질러 나타났던 인간 사이의 연결에 관한 자료가 없으므로, 자발 익후드 집단이 어떻게 고립된 채로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더욱이, 자발 익후드 출토물과 이스라엘의 주티예(Zuttiyeh) 및 타분(Tabun)에서 출토된 화석 사이의 유사성은 300,000년 전 아프리카 주변부의 회랑(回廊)이 아프리카 북부와 아시아 서부를 주기적으로 연결했을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13, 14].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고대(archaic)’ 또는 ‘해부학적 현생(anatomically modern)’으로 화석을 설명하는 용어처럼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분명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은 화석기록이 개선됨에 따라 사라지리라 제시한다. 비록 지난달에 보고된 것처럼 [15] 남아프리카의 원시 종(種)인 호모 날레디(Homo naledi)의 연대가 약 300,000년 전임을 포함해 고대인류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걸쳐 함께 존재했던 기간이 더 연장된 상황에서, 이들이 찾아낸 화석 증거가 (이러한 연장된 중첩 시기에) 추가된다 할지라도, 그들이 맞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추가적인 연대측정 연구가 이들의 함께 존재했던 시기와 현생인류의 진화를 이끌었던 과정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 저자들은 오늘날 인간의 둥그런 뇌 모양이 비교적 최근에 진화했을 수 있으며, 이것 때문에 뇌가 인간 현대성(human modernity)의 특징을 정의하는 잠재력을 부여받았다고 제안한다. 뇌 크기와 모양 모두가 적어도 400,000년 동안의 시기에 걸쳐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혈통을 따라 독립적으로 그리고 동시에 진화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인지(認知)의 차이가 그 시기 동안 두 종 사이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을 또한 시사한다.


참고문헌

  1. Hublin, J.-J. et al. Nature 546, 289–292 (2017).
  2. Richter, D. et al. Nature 546, 293–296 (2017).
  3. Brown, F. H., McDougall, I. & Fleagle, J. G. J. Hum. Evol. 63, 577–585 (2012).
  4. Meyer, M. et al. Nature 531, 504–507 (2016).
  5. Ennouchi, E. ĽAnthropologie 66, 279–299 (1962).
  6. Briggs, L. C. Am. J. Phys. Anthropol. 29, 377–385 (1968).
  7. Stringer, C. B. in Origins of Anatomically Modern Humans (eds Nitecki, M. H. & Nitecki, D. V.) 149–172 (Springer, 1994).
  8. Smith, T. M.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04, 6128–6133 (2007).
  9. Grün, R. & Stringer, C. B. Archaeometry 33, 153–199 (1991).
  10. Stringer, C. B. Phil. Trans. R. Soc. B 371, 20150237 (2016).
  11. Larrasoaña, J. C. in Modern Origins: A North African Perspective (eds Hublin, J.-J. & McPherron, S. P.) 19–34 (Springer, 2012).
  12. Arsuaga, J. L. et al. Science 344, 1358–1363 (2014).
  13. Freidline, S. E., Gunz, P., Janković, I., Harvati, K. & Hublin, J.-J. J. Hum. Evol. 62, 225–241 (2012).
  14. Rak, Y., Ginzburg, A. & Geffen, E. Am. J. Phys. Anthropol. 119, 199–204 (2002).
  15. Berger, L. R., Hawks, J., Dirks, P. H. G. M., Elliott, M. & Roberts, E. M. eLife 6, e24234 (2017).
  16. Oakley, K. P., Campbell, B. G. & Molleson, T. I. Catalogue of Fossil Hominids:Part II, Europe (Br. Mus. Nat. Hist.,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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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캐나다 앨버타의 밀레니엄 광산에서 온전한 외형을 지닌 1억 1천만 년 전의 공룡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조각상 ... 아닙니다. 이건 노도사우루스(nodosaur) 화석이예요 ... 화석! [링크]


그리고 최근 들어 캐나다의 Royal Tyrrell Museum of Paleontology에서 이 화석을 공개했다는 소식이 떴습니다. [링크] 캐나다에 있었으면 한 번 보러갔을텐데 .... (....) ... 아쉽 ....


제가 고생물학 전공은 아니지만 (전공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 지나가다 한 번쯤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덕후로써 말씀드리자면 ... 이런 화석을 발견하는 건 (뉴스에서도 언급했듯이) 복권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차라리, 길에서 100원짜리 동전 줍는 확률이 더 높을 듯?


아무튼, 기쁜 마음으로 아쉬움을 담아(?) 기사를 번역해 공유합니다.


사족 1: 아프리카 열대우림지대에서 공룡이나 고인류 화석이 발견되면 정말 최고일텐데 .... 그럴 일은 거의 없을테니 ... (...)

사족 2: 1억 년 전의 화석 뼈에서 DNA를 추출하기엔 아직 무리일까? 10만 년 된 뼈에서 DNA를 추출하는 것도 아직 버거운데 말이죠. 그래도 시간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면 1억 년 전의 공룡 뼈에서도 DNA를 추출해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시퀀싱을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죠. 아 ... 이건 불가능에 가까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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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A New Dinosaur Fossil Found in Alberta Is So Well-Preserved It Looks Like a Statue


앨버타(Alberta)에서 발견된 새로운 공룡 화석이 너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마치 조각상처럼 보인다.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 드문 일이다”


TRAVIS M. ANDREWS, WASHINGTON POST, 12 MAY 2017


박물관에서 알아볼 수 있는 무언가로 조립되기 전에, 대부분의 공룡 화석은 평범한 관찰자에겐 흔한 암석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누구도 1억 1천만 년 이상 된 노도사우루스(nodosaur) 화석을 평범한 돌과 혼동하진 않을 것이다.


캐나다(Canada)의 왕립 티렐 고생물학 박물관(Tyrrell Museum of Paleontology)에서 오늘 공개된 그 화석은 너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마치 조각상처럼 보인다.


심지어 더욱 놀라운 것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6월호에서 밝힌 것처럼 이 화석이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2011년 3월 21일, 숀 펑크(Shawn Funk)가 “주변 암석보다 훨씬 더 단단한 무언가”를 내리쳤을 때, 그는 앨버타(Alberta)의 밀레니엄 광산(Millennium Mine)에서 굴착기로 땅을 파고 있었다.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보니 그 물체는 숀 펑크가 봐왔던 돌과는 딴판이었으며, 마치 “모래로 뒤덮인 갈색 디스크가 열을 맞춰 포금(砲金)이 섞인 회색 돌에 각각 고리처럼 끼워진 듯” 했다.


그가 발견했던 것은 2,500 파운드짜리 (즉, 1,130 kg) 공룡 화석이었으며, 곧바로 앨버타에 있는 박물관으로 운반되어 기술자들이 화석화된 뼈 외부의 암석을 긁어낸 후 전문가들이 그 표본을 조사했다.


로버트 클라크(Robert Clark) / 내셔널지오그래픽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건 공룡이에요.” 박물관의 공룡 큐레이터인 도널드 헨더슨(Donald Henderson)이 <앨버타 오일 매거진(Alberta Oil Magazine)>에서 말했다.


“그 사진을 처음 봤을 때 (흔하게 발견되는 해양 파충류인) 플레시오사우루스를 볼 것 같다고 확신했어요.” 훨씬 더 특별히 말하자면, 그 화석은—스미스소니언(Smithsonian)의 설명에 따르면 백악기 동안 살았던 중무장한 앙킬로사우루스(ankylosaur)의 하위집단에 속하는 구성원인—노도사우루스의 주둥이와 둔부를 아우르는 부위였다.


네 발로 움직였던 이러한 육중한 초식동물 무리는 아마도 도마뱀과 사자를 혼합한 것과 닮아 보이지만, 몸은 비늘로 덮여 있었을 것이다.


로버트 클라크(Robert Clark) / 내셔널지오그래픽


앙킬로사우루스 하위집단의 사촌과는 다르게, 노도사우루스는 꼬리 끝에 뼈로 된 곤봉이 없으며,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the Smithsoni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설명에 따르면 장갑판, 두꺼운 혹(knob) 그리고 장갑판 측면을 따라 나 있는 20 인치 (50 cm) 길이의 가시(spike) 두 개를 방어를 위해 대신 사용한다. “얘네들은 다리가 네 개 달린 탱크 같아요”, 공룡 사냥꾼인 레이 스탠포드(Ray Stanford)가 2012년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에서 말했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특별한 화석은 길이가 18 피트(5.4 m)에 무게는 약 3,000 파운드 (1,360 kg) 정도 나간다.


마이클 그레쉬코(Michael Greshko)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그 정도 수준의 보존은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드문 일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썼다:


“보면 볼수록 놀라운 생각이 들어요. 화석화된 피부 흔적이 공룡의 두개골에 점점이 퍼진 울퉁불퉁한 장갑판을 덮고 있어요. 오른쪽 앞발이 측면에 배치해 있고, 다섯 개의 발가락이 위를 향해 펼쳐져 있어요. 발바닥에 있는 비늘을 셀 수도 있죠.”

박물관의 박사후연구원인 캘럽 브라운(Caleb Brown)이 내가 놀라는 모습을 보고 싱긋 웃었다. 그리고는 “우리가 단지 뼈만 가진 건 아니죠”라며 나중에 말했다. “본연 그대로의 공룡이에요.”


이처럼 특별한 공룡이 아주 잘 보존된 이유는 뜻밖의 행운 때문일 수도 있다. (글쎄, 아마도 불쌍한 노도사우루스에겐 뜻밖의 불행 아닐까?)


결국, 바다로 떠내려 흘러가 버린 그 육상 생명체는—그 공룡이 발견된 광산이 한때 있었던—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연구자들은 강변에서 물을 마시던 공룡이 홍수 때문에 강물에 휩쓸렸다고 믿는다.


거기서, 미네랄이 “재빨리 피부와 장갑판에 침투해 몸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고, 그 결과로 영겁(永劫)의 가치를 지닌 암석이 죽은 공룡 위에 차곡히 쌓였기 때문에 노도사우루스의 진정한 모습이 유지될 수 있었다.”


특히 이빨과 뼛조각이 훨씬 더 자주 발견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노도사우루스 화석은 연구자에게 은혜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부분적으로는 완전한 뼈조차도 찾기 어렵다”고 스미스소니언은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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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An Expanded View of Complex Traits: From Polygenic to Omnigenic


복합형질에 대한 확장된 관점: 다유전자성에서 전유전자성까지


Evan A. Boyle, Yang I. Li, and Jonathan K. Pritchard


2017. Cell 169(7): 1177-1186.


유전학의 중요한 목표는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tion)와 질병 사이의 관련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직관적으로 봤을 때, 누군가는 질병을 일으키는 변이체(variant, 變異體)가 질병의 병인(病因)을 일으키는 핵심 기전(key pathway)에 한 데 모여 있으리라 예상할 수도 모른다. 하지만 복합형질(complex trait, 複合形質)에 대한 연관신호(association signal)는 유전체(genome, 誘電體) 대부분에 퍼져 있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는 질병과 명백히 연결되어 있지 않은 수많은 유전자 인근도 포함된다. 우리는 1)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gene regulatory network)가 충분히 상호 연결되어 있어서 질병 관련 세포에서 발현되는 모든 유전자가 질병 관련 핵심 유전자(core gene)의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2) 유전가능성(heritability, 遺傳可能性) 대부분은 핵심 기전 바깥에 있는 유전자에 대한 영향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우리는 이러한 가설을 전유전자성(omnigenic, 全遺傳子性) 모델로 부른다.


유전학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질문은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tion)가 표현형 변이(phenotypic variation)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1900년대 초반에—멘델(Gregor Mendel)의 완두콩 유전 연구에 영감을 받아 불연속적인 단일 유전자성 표현형(monogenic phenotype)에 초점을 맞췄던—멘델학파와 키와 같은 연속형질(continuous trait)의 유전에 관심이 있었던 생체 통계학자(biometrician)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 생체 통계학자는 멘델 유전학이 인간을 위시한 여러 종(種)의 많은 형질에서 관찰되는 변이의 연속분포를 설명할 수 없다고 믿었다.


이러한 논쟁은 1918년 발표된 피셔(Sir Ronald Aylmer Fisher)의 독창적인 논문으로 해결되었는데, 이 논문에서 피셔는 만일 많은 유전자가 어떤 형질에 영향을 준다면, 각 유전자의 대립유전자(allele, 對立遺傳子)를 임의로 추출할 때 개체군에서 연속정규분포를 따르는 표현형(phenotype, 表現型)이 나타남을 보였다 [Fisher, 1918]. 유전자 수가 더 많이 증가할수록 각 유전자의 (표현형에 대한) 기여도는 그에 상응해 점점 줄어들면, 피셔의 유명한 “극소모델(infinitesimal model)”의 한계가 나타난다 [Barton et al., 2016].


특히 동·식물의 번식과 같은 유전 양상(inheritance pattern)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극소모델이 성공적이었다 할지라도, 얼마나 많은 유전자가 복합형질을 만들어내는 데 실제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20세기 전체를 통틀어도 명확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인간 유전학자는 심지어 복합형질조차도 적당히 영향을 주는 소수의 유전자좌(locus, 遺傳子座)를 통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따라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상당히 뒷심 없는 (유전체) 맵핑(mapping) 연구가 정말 많이 출현했다. 예를 들어, 자폐증 형제가 공유하는 대립유전자를 분석한 1999년의 우아한(elegant) 어떤 연구는 특별히 유의미한 적중 결과가 없음에도 “(아마도 15개 이상의) “상당히 많은 유전자좌”가 (이들 형제 사이에) 있음이 틀림없다고 결론지었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예측 결과가 두드러지게 높았지만, 지금은 기이하게도 매우 낮은 것처럼 보인다 [Risch et al., 1999; Weiner et al., 2016].


대략 2006년 이후부터, 전체 유전체 연관 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이하 GWAS) 및 가장 최근의 엑솜 시퀀싱(exome sequencing) 출현 덕분에 복합형질의 유전학적 근거를 처음으로 상세히 이해하게 되었다. GWAS 시대의 초창기 놀라운 발견 가운데 하나는 일반적인 형질에 대해 심지어 유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유전자좌일지라도 작은 효과크기(effect size)를 나타냈으며, 더불어 유의미한 적중 결과일지라도 예상되는 유전자분산(genetic variance, 遺傳子分散)을 제한적으로만 설명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잃어버린 유전가능성(missing heritability)의 미스터리(mystery)로 언급된 적이 있다 [Manolio et al., 2009]. 훗날, 그 미스터리는 전체 유전체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보다 충분히 낮은 효과크기를 지닌 공통 단일염기 다형성(single-nucleotide polymorphism; 이하 SNP)이 여러 형질의 “잃어버린 유전가능성” 대부분을 설명함을 보인 분석 덕분에 대부분 해결됐다 [Yang et al., 2010; Shi et al., 2016]. 더 큰 효과크기를 지닌 희소 변이체(rare variant) 또한 유전자분산에 기여하는데 [Marouli et al., 2017], 자폐증 및 조현병과 같은 [De Rubeis et al., 2014; Fromer et al., 2014; Purcell et al., 2014] 주요 적응도 예후(major fitness consequence)를 수반하는 질병에서 특히 그러하다 [Simons et al., 2014].


두 번째로 놀라운 점은—단백질 코딩(coding) 유전자의 변화가 주요 원인인 [Botstein and Risch, 2003]—멘델 유전질환(Mendelian disease)과는 대조적으로 복합형질이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논코딩 변이체(noncoding variant)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Pickrell, 2014; Welter et al., 2014; Li et al., 2016]. 확실히, 많은 연구는 질병 관련 세포형(cell type, 細胞形)의 프로모터(promoter) 및 증폭자(enhancer)와 같은 활성 염색질(chromatin, 染色質) 지역에 유의미한 변이체가 많이 존재함을 보였다. 예를 들어,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위험 변이체(risk variant)는 면역세포의 활성 염색질 지역에 특히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Maurano et al.; 2012; Farh et al., 2015; Kundaje et al., 2015].


이러한 관찰 결과는 질병 발병 위험(disease risk)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와 조절 기전에 대한 약한 영향이 누적되어 복합질환이 발생한다는 패러다임(paradigm)으로 보통 해석된다 [Furlong, 2013; Chakravarti and Turner, 2016]. 이러한 모델은 질병 연관 개별 변이체의 기능적 영향을 규명하는 것 [Smemo et al., 2014; Sekar et al., 2016] 또는 (스크리닝[screening] 또는 대단위 분석을 통해) 적중된 후보 유전물질을 한데 모아 핵심 질병 기전 및 과정을 규명하는 것을 [Califano et al., 2012; Jostins et al., 2012; Wood et al., 2014; Krumm et al., 2015] 목표로 하는 많은 연구에 동기를 부여해왔다. 일부 질병에서는 선도 적중 결과(leading hit)가 (질병 발병 과정에서) 특정 분자생물학적 과정을 강조하는데 실제로도 일조했다—예를 들어, 자가포식(autophagy, 自家飽食)이 크론병(Crohn’s disease) [Jostins et al., 2012] 및 지방세포 열 발생(adipocyte thermogenesis)에서 [Claussnitzer et al., 2015] 하는 역할과 비만(obesity)에서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유전자가 하는 역할의 [Locke et al., 2015] 규명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장 초기 연구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질병 관련 유전자에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 신호가 놀랍게도 전체적으로는 미미하며 이 때문에 복합질환에 대한 지배적인 개념 모델이 불완전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현재 이용 가능한 자료에서 이 주제와 관련 있는 연구 성과 몇몇을 집중해 강조하며, 이들 연구가 복합형질의 유전자 아키텍처(genetic architecture)에 관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논의한다.


신호의 유전체 전역 분포

GWAS분야의 초기 종사자들은 가장 강한 유전자 연관(genetic association)이 대부분의 형질에 대한 유전자 분산의 아주 일부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Manolio et al., 2009]. 이러한 발견은 작은 효과크기를 지닌 개별 원인 유전자좌(casual locus)가 반드시 많이 있어야만 함을 암시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Goldstein, 2009]. 곧 진행된 후속 분석 연구에서도 조현병 사례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됐고 [Purcell et al., 2009], 이와 더불어 예측되는 유전가능성의 상당 부분이 공통 변이체로 설명될 수 있다고 나타났다 [Yang et al., 2010].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공통 변이체 및 가장 높은 발현율을 보이는 희소 변이체 모두의 중요성 측면에서 (두 변이체의 영향을 받은) 형질은 상당한 편차를 보이지만 [Loh et al., 2015; Shi et al., 2016; Sullivan et al., 2017], 매우 다양한 형질 전체를 통틀어 다유전자성 영향(polygenic effect)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명백하다 [Shi et al., 2016; Weiner et al., 2016].


지금까지 연구가 이루어졌던 핵심 질문 하나는 원인 변이체가 유전체 전역에 널리 퍼진 정도 또는 이들이 질병 관련 기전에 응집해 있는 정도이다. 하지만 각 염색체가 기여하는 유전가능성은 염색체의 물리적 길이와 밀접하게 비례하는 경향이 있음이 알려졌는데 [Visscher et al., 2006; Shi et al., 2016], 이것은 원인 변이체가 꽤 일정하게 분포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최근 자료에 따르면 원인 변이체가 놀랍게도 심지어 더욱 촘촘하게 분포할 수 있다고 나타난다. 프라이스(Alkes Price)와 그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유전체에서 (분석을 위해 유전체를 1 Mb씩 나눈 단위인) 1-Mb 윈도우(window)의 71-100%가 조현병의 유전가능성에 기여한다고 추정되었다 [Loh et al., 2015].



그림 1 | 전체 유전체 수준의 키 연관 신호 (A) 키에 대한 GWAS에서 산출한 작은 p 값(p-value)의 전체 유전체 수준의 팽창 정도를 나타낸 그래프로, 1) 발현 양적 형질 유전자좌(expression quantitative trait locus; 이하 eQTL)와 2) 히스톤(histone) H3 단백질의 27번 리신(lysine)이 아세틸화(acetylation)된 활성 염색질[H3K27ac]의 단일염기 다형성(single-nucleotide polymorphism; 이하 SNP) 중에서 특히 많이 존재한다 (B) 연관불균형(linkage disequilibrium; 이하 LD) 점수의 (즉, 각각의 SNP로 표지된 SNP의 유효숫자[effective number]의 [Bulik-Sullivan et al., 2015b]) 함수로써, 키에 대한 논제로 영향(non-zero effect)와 연관된 SNP의 추정량 [Stephens, 2017]. 각각의 점은 모든 SNP의 1%에 해당하는 빈(bin)을 대표하며, LD 점수로 정렬되었다. 전체적으로, 모든 SNP 가운데 62%가 키에 대해 논제로 영향과 연관되어 있다고 추정된다. 최적합선(best-fit line)에 따르면 3.8%의 SNP가 인과적 영향을 준다고 추정된다. (C) SNP에 대한 평균 효과크기 추정으로, GIANT(Genetic Investigation of ANthropometric Traits)로 알아낸 영향의 방향에 따라 GIANT p 값으로 정렬되었다. 반복 효과크기(replication effect size)는 건강과 퇴직 연구(the Health and Retirement Study; 이하 HRS)의 자료를 사용해 추정했다. 점들은 p 값으로 정렬된 목록에 있는 연이은 SNP 1,000개의 평균을 나타낸다. 유전체의 SNP 중앙값에 대한 효과크기는 전체 유전체의 유의미한 적중 결과에 대한 중앙값의 약 10%에 해당한다.



여기서 우리는 매우 큰 GWAS 데이터세트(dataset)를 이용할 수 있는 두 번째 사례—즉, 키—를 살피고자 한다. 때때로 키는 전형적인 다유전자성(polygenic) 형질로 간주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키의 유전자 아키텍처(genetic architecture)가 비만 또는 자가면역 질환에서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이하 BMI; 體質量指數) 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아우르는 매우 다양한 양적 형질(quantitative trait)의 아키텍처와 실제로 폭넓게 비슷한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는 키를 통해 많은 복합형질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극단적인 다유전자성(polygenicity, 多遺傳子性)을 설명하고자 한다 [Shi et al., 2016; Chakravarti and Turner, 2016].


GIANT(Genetic Investigation of ANthropometric Traits) 연구에서 키에 대한 메타분석(meta-analysis)은 전체 유전체에서 697개의 유의미한 유전자좌가 표현형 분산(phenotypic variance) 가운데 16%를 설명한다고 보고했다 [Wood et al., 2014]. 하지만 기대귀무분포(expected null distribution)에 대한 p 값의 분포를 비교한 분위수-분위수 도표(quantile-quantile plot)에 따르면 p 값의 분포가 작은 p 값을 향해 상당히 이동했다고 나타나므로 [그림 1], 이와 더불어 공통 변이체는 기대 유전가능성의 86%를 설명한다 [Shi et al., 2016]. 그러한 (p 값의 통계적) 팽창은 (H3K27ac로 대표되는) 활성 염색질과 발현 양적 형질 유전자좌(expression quantitative trait locus; 이하 eQTL)에서 더 강한데, 이것은 유전자 조절 영역의 기대 신호 강화(expected signal enrichment)와 일치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모든 SNP 세트에서 얻은 회기계수(regression coefficient, 標本回歸) 분포를 분석하려고 (프로그래밍 언어 R의 라이브러리 패키지[package]인) ashR을 사용했다 [Stephens, 2017]. ashR은 참효과크기(true effect size)가 0이 아닌 SNP와 참효과크기가 정확히 0인 SNP의 혼합으로써 GWAS 결과를 모델링한다. 이러한 접근법을 이용해서 우리는 모든 공통 SNP의 62%가 키에 대한 논제로 영향(non-zero effect)과 두드러지게 연관되어 있다고 추정했다 (여기에는 연관불균형을 통한 상관관계에 놓여 있는 근처의 SNP뿐만 아니라 원인 SNP 또한 포함된다) [그림 1B]. 전형적인 연관불균형(LD)의 규모가 약 10–100 kb 정도임을 고려하면 [International HapMap Consortium, 2005], 이것은 유전체의 100-kb 윈도우 대부분이 키에 영향을 주는 변이체를 포함함을 시사한다. 각각의 SNP에 대한 LD 점수로 ashR 분석 결과를 계층적으로 표현했을 때 [Bulik-Sullivan et al., 2015b], 더 많은 연관불균형 파트너를 가진 SNP가 키와 연관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명한 영향을 목격하게 된다. 가정을 단순화한 상황에서도 [보충정보 참조], 최적합 곡선은 1,000개의 유전체 SNP 가운데 약 3.8%가 키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나타난다.


확인을 위해, 우리는 키에 대한 메타분석에서 찾아낸 각각의 SNP로부터 얻은 회귀추정을 사용해 SNP의 키에 대한 영향의 방향성을 예측했으며 [그림 1C], 그 다음에 SNP의 영향이 건강과 퇴직 연구(the Health and Retirement Study)에서 확보한 더 작고 독립적인 데이터세트와 일치하는 정도를 조사했다 [Juster and Suzman, 1995].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GIANT로 확인된 키를 늘리는 대립유전자의 평균 반복 효과크기(replication effect size)를 계산했다. 어떠한 참 신호도 없다는 귀무가설(null hypothesis, 歸無假說) 하에서는 반복 효과크기가 영으로 수렴하지만, 참 신호가 존재할 때 관찰된 평균 효과크기는 GIANT에서 간혹 발생하는 부호 오류 때문에 참 효과크기에 대해 가장 낮은 경계로 생각할 수 있다.


놀랍게도, 우리는 대부분의 SNP, 심지어 p 값이 0.5만큼 큰 SNP에 대해서도 방향성이 있는 공유 신호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림 1C]. 전체 유전체에 퍼져 있는 모든 SNP를 통틀어서 SNP 중앙값은 0.14 mm라는 효과크기와 연관되어 있으며, 이것은 전체 유전체 수준에서 유의미한 SNP의 효과크기 중앙값인 1.43 mm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또한, 우리는 더 작은 규모의 가족을 근간으로 진행한 GWAS에서 시작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는데, 이것은 신호가 집단 구조로부터의 교란(confounding, 攪亂) 때문에 만들어지는 게 아님을 확인해 준다 [보충자료]. 다양한 종류의 증거를 준비하면서, 우리는 100,000개 이상의 SNP가 키에 대해 독립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추정했는데, 이것은 서로 다른 접근법에 근거해 93,000개의 원인 변이체를 추정한 초기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Goldstein, 2009] [보충자료].


요컨대, 우리는 극소의 효과크기를 지닌 원인 변이체가 극히 많이 있고, 더욱이 이들 변이체가 유전체 전역에 걸쳐 매우 폭넓게 퍼져 있어서 100-kb 윈도우 대부분이 키에서 나타나는 분산에 기여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복합형질 및 질병의 유전가능성은 유전체 전역에 걸쳐 널리 퍼져 있는데 [Loh et al., 2015; Shi et al., 2016], 이것은 모든 유전자의 상당 부분이 질병 발병 위험의 변이에 기여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복합형질 변이체가 특정 생물학적 질병 관련 유전자 및 기전에 주로 존재한다는 예측과 모순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모순을 더 분석하기 위해, 우리는 다음번에 신호의 기능적 존재를 살핀 자료에 의지하고자 한다.


전사 활성 영역의 유전자 신호 축적

키에 관해 설명한 위의 사례처럼, GWAS 신호는 유전자 조절 요소로 예측된 부분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많은 연구팀이 질병 연관 SNP가 활성 염색질, 특히 질병 관련 세포형의 활성 염색질에 많이 존재함을 보였다 [Trynka et al., 2013; Farh et al., 2015; Finucane et al., 2015; Kundaje et al., 2015]. 비슷하게, GWAS 신호는 질병 관련 세포형에서 발현되는 유전자 근처에 또한 모여 있다 [Hu et al., 2011; Wood et al., 2014].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세포형에 근거한 (유전자) 조절 맵(regulatory map)이 특정 세포의 특정 기능을 조절하고 그것 때문에 질병을 일으키는 세포형 특이적 조절 요소(regulatory element)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상황과 관련된 논문들이 유전자 조절의 “세포형 특이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으로써 자신들의 분석을 묘사할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유전가능성 신호가 매우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는 그 신호가 광범위하게 활성화된 염색질에 반대되는, 단지 질병 관련 세포형의 활성 염색질에 특이적으로 모여 있는지 이해하길 원했다.


이러한 질문을 살피기 위해 우리는 (예를 들어, 면역계[immune system],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이하 CNS], 심혈관계[cardiovascular system], 등등) 광범위하게 정의된 10가지 세포형 집단에서 측정된 활성 염색질 자료를 사용했다. 만일 그 집단의 어떤 세포형에서 어떤 지역의 염색질이 활성 상태에 놓였다고 확인되었다면 그 지역은 세포형 집단에서 활성화된 것으로 간주된다. 우리는 서로 다른 계급(class)의 SNP가 유전가능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는지 추정하기 위해 층화 LD 점수 회귀(stratified LD score regression)를 이용했다 [Finucane et al., 2015]. 우리는 이전 분석에서 단일 세포형 집단 내에 명확한 신호 축적을 보인 다음과 같은 괜찮은 GWAS 연구 3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크론병(Crohn’s disease) [면역계], 류머티스성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이하 RA) [면역계], 및 조현병 [중추신경계] [Finucane et al., 2015].



그림 2 | 유전가능성은 질병 관련 조직의 전사 활성 지역에 모여 있는 경향이 있다 (A) 염색질 내용물의 함수로써 (무작위의 SNP에 대해 상대적인) 유전가능성에 대한 기여도. 전반적인 조직 활성의 범위와는 상관없이 질병 관련 조직에서 활성 염색질에 존재하는 SNP 중에 신호의 축적이 나타난다. (B) 뇌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는 조현병 신호의 가장 강한 축적을 보이지만 (왼쪽), 광범위하게 발현하는 유전자가 수적으로 더 많기 때문에 전에 유전가능성에 더 많은 기여를 한다 (오른쪽).



강한 세포형 영향이 있지만, 이들은 염색질 활성의 정도와 상관없이 상당히 독립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대부분의 세포형을 통틀어 광범위하게 활성화된 염색질에 존재하는 SNP가 유전가능성에 상당히 기여함을 관찰했다. 평균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성화된 요소의 SNP는 세포형 특이적인 활성 염색질에서 SNP가 하는 것만큼 유전가능성에 기여한다 (오로지 RA에 대해서만 이들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난다) [그림 2A]. 한편, 비활성 염색질 또는 질병과 무관한 세포형의 활성 염색질에 존재하는 SNP는 유전가능성에 거의 기여하지 않는데, 이것은 중요한 대조군이 될 수 있다.


대안적 관점으로, 우리는 유전자 발현의 범위 또한 고려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발현 프로필(expression profile)을 지닌 유전자의 엑손(exon) 또는 그 근처에 있는 SNP의 기여도를 추정했다. GTEx (Genotype-Tissue Expression) 자료에 근거했을 때, 우리는 광범위하게 발현하는 유전자뿐만 아니라 특정 조직에서 특별히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를 확인했다 [GTEx Consortium, 2015]. 조현병의 예에서 나타나듯이 [그림 2B], 뇌에서 발현되는 유전자 근처의 SNP는 유전가능성에 상당히 기여하지만, 다른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는 거의 어떤 기여도 하지 않는다. 아마도 직관적으로 봤을 때, 뇌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 근처의 SNP는 폭넓은 발현 프로필을 지닌 유전자 근처의 SNP보다 SNP 당 유전가능성에 더 많이 기여한다하지만, 뇌에서만 발현하는 모든 유전자 가운데 일부분만이 뇌에서만 특이적으로 발현이 증가해 있다. 따라서, 광범위하게 발현하는 유전자는 뇌 특이적 유전자보다 전반적인 유전가능성에 실제로 더 많이 기여한다.


요약하면, 질병에 대한 유전적 기여는 전사가 발생하거나 질병 관련 조직의 활성 염색질이 뚜렷하게 있는 지역에 주로 집중해 있지만, 광범위하게 활성화된 지역과 비교했을 때 세포형 특이적인 조절 요소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예상한 대로, 이들 조직에서 비활성화된 지역에서는 유전적 기여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 GWAS 특이성에 관한 질문을 더 조사하기 위해, 우리는 특정 생물학적 기능 범주에 있는 연관된 유전자가 집중적으로 존재한다는 증거를 그 다음에 조사했다.


기능 범주에 의한 유전자 신호의 미약한 분포

우리는 서로 다른 기능 온톨로지(ontology)에 속하는 유전자의 기여도를 고려했다. 예상한 대로, 우리는 (크론병과 류마티스성 관절염 같은) 자가 면역 질환 두 종류에 대한 유전자 신호가 “면역반응”과 “염증반응”에 해당하는 온톨로지에 가장 많이 존재하지만, 조현병의 유전가능성은 “이온 채널(ion channel) 활성” 및 “칼슘 이온 수송(calcium ion transport)” 같은 온톨로지를 지닌 신경계와 관련된 유전자에 가장 많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그림 3]. 하지만 이러한 집중적 분포는 상대적으로 그리 대단하지는 않으며, 앞에서 언급한 세 종류의 모든 질병에 대해서 우리는 기능 범주의 크기와 이들이 기여하는 유전가능성의 비율 사이에 강한 선형 관계가 나타남을 관찰했다. 넓은 기능적 범주는 명백한 질병 관련 기능적 범주에 속한 유전자보다도 더 많은 전체 형질 유전가능성을 부여하며, 모든 세 가지 질병 모두에 대해서, 유전가능성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은 단순히 가장 큰 범주, 즉 단백질 결합이다.



그림 3 | 세 가지 질병에 대한 유전자 온톨로지(gene ontology; 이하 GO) 분포를 설명한 그래프로, 특별히 흥미로운 부분을 지닌 기능적 범주가 표시되어 있다. x-축은 각 범주에 속하는 SNP 일부를 가리키고, y-축은 모든 SNP에 할당된 유전가능성의 일부로써 각 범주에 부여된 유전가능성 비율을 나타낸다. 대각선은 모든 SNP를 통틀어 전체 유전체 평균을 가리키며, 대부분의 GO 범주는 유전자 주변에서 일반적인 신호 축적에 때문에 선 위에 존재한다. 층화 LD 점수 회귀로 분석했다 [Finucane et al., 2015].



더욱이, 이러한 결과는 조현병에 적용된 희소 변이체 분석과 확연히 다르다. 희소 변이체에 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새롭고, 희소한 복제숫자변이(copy number variation; 이하 CNV) 다형성(polymorphism) 세트 내에서 신경 기능 관련 시냅스(synapse) 유전자를 위시한유전자 세트의 축적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표 1]. 이와는 대조적으로, GWAS로부터 찾아낸 전체 유전체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108개의 유전자좌를 대상으로 한 분석으로 전체적으로 유의미한 온톨로지 범주에 속하지 않는 질병 관련 유전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를 찾아냈는데 [Ripke et al., 2014], 이것은 앞서 언급한 동일 자료를 사용한 유전가능성 분석에 대해 묘사한 약한 분포와 일치한다. 이것과 함께, 이러한 결과는—큰 효과크기를 지닌 매우 치명적인 변이체를 찾아낼 수 있는—희소 변이체 연구에서 검출된 유전자 형태가 공통 변이체를 근거로 GWAS에서 찾아낸 유전자보다 조현병에서 더욱 직접적인 역할을 함을 제시한다.



표 1 | 조현병에 대한 최근 대규모 연구 논문에서 기능적 분포를 나타내는 유전자 세트 요약표. 희소 변이체(rare), 새로운 변이체(de novo), 복제숫자변이 다형성(CNV) 등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이 연구들은 더 큰 영향을 가진 변이체를 찾아내는 경향이 있다—GWAS보다 기능적 증대에 대한 더욱 분명한 증거를 제시한다. p 값은 다중검정수정(multiple testing correction, 多衆檢定修正)을 하지 않았지만, 그렇게 해도 p 값은 <0.05다.

a 희소 변이체 연구와 마찬가지로, 글루탐산 작용성 신경전달(glutamatergic neurotransmission)과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에 관여하는 일부 유전자 근처에 있는 질병 연관 유전자좌가 확인되었지만 [Ripke et al. (2014)], 이러한 범주가 GWAS로 찾아낸 사례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대를 보이진 않았다. ARC: activity-regulated cytoskeleton-associated scaffold protein.



복합형질에 대한 확장된 모델

요약하자면, 다양한 형질에 대해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이체는 질병에서 직접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특정 유전자 또는 기전에서 그럭저럭 나타난다. 하지만 유전가능성 대부분에 기여하는 SNP는 유전체 전체에 걸쳐 퍼져 있는 경향이 있으며, 질병 특이적 기능을 보이는 유전자 근처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가장 분명한 양상은 질병 관련 세포형의 전사 활성 지역 또는 전사 조절에 관여하는 지역에서는 연관 신호(association signal)가 많이 나타나지만 같은 세포의 전사 비활성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형질에 있어서 상당한 숫자의 변이체가 유전가능성에 기여를 하는데, 이것은 피셔의 한 세기도 더 된 극소 모델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그림 4 | 복합 형질의 전유전자성(omnigenic) 모델 (A) 임의의 질병 표현형이 주어졌을 때, 한정된 수의 유전자가 질병 발병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네트워크(network)의 소권역 속성(small world property, 小圈域屬性) 때문에 발현하는 대다수 유전자로부터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가장 가까운 핵심 유전자가 존재하므로, 이들은 질병에 대해 논제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핵심 유전자는 전체 유전자의 아주 적은 부분만을 구성하므로, 유전가능성 대부분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로부터 나온다. (B) 질병은 일반적으로 특정 조직의 기능 장애와 연관되어 있으므로, 유전자 변이체가 특정 조직의 유전자 발현을 (그 때문에 네트워크 상태를) 교란할 때에만 유전자 변이는 질병과 관련이 있다. 주어진 임의의 SNP 전체 효과크기는 다양한 세포형 또는 조직을 통해 영향을 받는 형질에 대해 각각의 세포형에 나타난 영향의 가중평균(weighted average, 加重平均)이다.



이러한 관찰 결과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복합형질의 “전유전자성(omnigenic, 全遺傳子性)” 모델을 제안한다 [그림 4]. 첫째, 우리는 질병의 병인에서 특정 역할을 하는 그리 많지는 않은 유전자 또는 유전자 기전이 이들의 직접적인 조절인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형질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가정한다 [Chakravarti and Turner, 2016]. 그런 유전자는 질병을 일으키는 데 있어서 생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향이 있을 텐데, 예를 들면 지방세포 분화(adipocyte differentiation)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IRX3 및 IRX5가 그 역할 때문에 필연적으로 비만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점 [Claussnitzer et al., 2015], 발달 과정에서 시냅스 분지(synaptic pruning)를 조절하는 역할을 지녔고 이 때문에 조현병 발병 위험에 영향을 주는 C4 유전자 [Sekar et al., 2016] 등을 들 수 있다. 더욱이, 핵심 유전자가 기능 소실(loss of function) 또는 해로운 특정 돌연변이 때문에 손상을 입을 때, 우리는 이들 유전자가 질병 발병 위험에 가장 강한 영향을 끼칠 경향이 있으리라 예측할 수 있다 (비록, 가장 큰 효과크기를 지닌 돌연변이가 주는 질병 발병 위험의 실제 증가 정도는 형질 전체를 통틀어 상당히 편차가 있지만 말이다) [Krumm et al., 2015; Marouli et al., 2017]. 실제로, 주변 유전자(peripheral gene)와 핵심 유전자를 분류하는 일은 이진분류(binary classification, 二進分類)와는 반대로 단계적일 수 있다.


두번째로, 우리는 핵심 유전자가 일반적으로 전체 유전가능성의 단지 일부에만 기여하는지 그리고 질병 관련 세포형에서 발현하는 유전자 대부분이 어떻게 유전가능성에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는 임의의 발현된 유전자가 핵심 유전자의 기능 및 그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는 세포 조절 네트워크와 고도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제안한다.


이때, 세포 조절 네트워크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불완전한 상태지만, 질병과 관련된 생물학적 연결에는 아마도 세포 분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단계의 상호작용, 즉 전사 네트워크(transcriptional networks), 번역 후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protein-protein interaction), 세포 간 신호전달(intercellular signaling) 등을 포함할 수 있다 [Furlong, 2013]. 특정 사례에서는, 발달 과정을 이끌거나 또는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에 있는 가장 중요한 배선연결(wiring connection)을 밝히는 게 가능해졌다 [Davidson, 2010; Chatterjee et al., 2016]. 하지만, eQTL과 같은 더 약한 효과가 전체 조절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스며드는지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 이론 연구는 대부분의 현실 세계의 네트워크가 높은 수준으로 서로 연결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는데, 이것을 네트워크의 “소권역” 속성(small world property)이라고 부른다 [Watts and Strogatz, 1998; Strogatz, 2001]. 특히, 많은 종류의 네트워크는 노드(node)로 연결된 개별 모듈(module)로 구성된 구조를 가질 뿐만 아니라, 원거리 연결(long-range connection)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런 조건 아래에서, 그래프에 있는 임의의 두 노드는 단지 몇 걸음만으로도 종종 연결된다.


만일 이러한 일이 세포 네트워크에서도 일어난다면, 질병 관련 조직에서 발현되는 임의의 유전자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핵심 유전자로부터 단지 몇 걸음 떨어진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주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임의의 변이체는 핵심 유전자 조절에 미미하게나마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 결과로 말미암아 질병 발병 위험에 작은 영향을 초래한다. 결정적으로, 발현되는 주변 유전자의 전체 세트가 핵심 유전자의 수를 100:1 또는 그 이상을 넘어설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유전자 전체를 통틀어 발생하는 작은 효과의 합은 핵심 유전자 그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이체의 유전적 기여를 훨씬 웃돌 수 있다.


우리의 모델은 생물학적 정보가 조절 변이체에서 출발해 염색질 활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인근 유전체의 시스 조절(cis regulation) 부위로 계속 이동해 궁극적으로 다른 유전자의 활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그 다음으로, cis-eQTL(cis-acting expression quantitative trait locus)은 조절 네트워크를 경유해 연결되지 않은 다른 종류의 유전자의 mRNA 또는 단백질 발현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즉, 그 변이체는 또한 유전체 어딘가에 있는 어떤 유전자를 위한 trans-eQTL일지도 모른다), 번역 후 변형 또는 세포 내 위치선정(subcellular localization)과 같은 다른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trans-eQTL를 발견하는 일은 현재의 표본 크기에서는 힘들지만 [Westra et al., 2013; Jo et al., 2016], mRNA 유전가능성의 약 70%가 trans-acting 인자(trans-acting factor)에 의해 결정된다고 추정된다 [Price et al., 2011]. 더욱이, 단백질의 trans-acting 조절에 대한 최근 자료가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많은 trans-eQTL이 단백질 네트워크를 통해 작용하므로, RNA에서 trans-eQTL을 찾기란 쉽지 않을 수 있다 [Battle et al., 2015; Chick et al., 2016; Sun et al., 2017].


마지막으로, 많은 질병은 다양한 세포형을 통해 진행된다—예를 들어, 자가면역질환에 작용하는 서로 다른 면역세포 일부 집단 또는 심지어 뇌 및 지방조직처럼 비만에 대해 서로 관련성이 없는 조직 등을 들 수 있다. 더욱이, GWAS에서 찾아낸 변이체가 활성 염색질에 상당히 많이 존재할지라도, 그저 그런 정도의 숫자만이 지금까지 알려진 eQTL로 설명 가능할 뿐이다 [Chun et al., 2017]. 이러한 간극(間隙)은 많은 위험 변이체가 단지 협소하게 정의된 세포형 또는 면역 활성 자극과 같은 정확한 조건 하에서만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침을 암시할 수 있다. 질병 발병 위험이 다양한 세포형 또는 매우 특화된 세포형을 통해 영향을 받을 때, 우리는 세포 네트워크가 세포형을 통틀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한다 [Price et al., 2011; Sonawane et al., 2017]. 그러므로 주어진 임의의 변이체가 가지는 정량적 영향은 각 세포형의 변이체가 지닌 효과크기의 평균이며, 그러한 평균은 세포형태 중요성에 의해 가중치가 부여된다.

요약하면, 복합질환에 대한 전유전자성 모델은 질병 발병(disease pathogenesis)에 기여하며 적어도 한 개의 조직에 있는 조절 변이체를 지닌 임의의 유전자가 해당 질병의 발병 위험에 대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더욱이, 효과크기는 상대적이므로, 핵심 유전자가 주변 유전자보다 수가 상당히 적기 때문에 질병에 대한 전체 유전적 기여도의 상당 부분은 질병 발병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주변 유전자로부터 나온다.


광범위한 다면발현(pleiotropy, 多面發現)

질병과 상관관계에 있는 유전자 효과를 지닌 몇 쌍의 형질을 찾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Bulik-Sullivan et al., 2015a] 서로 다른 형질에 대해 다면발현성 효과(pleiotropic effect)를 주는 특정 변이체를 밝히는 연구가 [Cotsapas et al., 2011; Pickrell et al., 2016] 최근 들어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 신호가 유전체 전체에 걸쳐 널리 퍼져 있다는 관찰 결과는 다면발현이 흔한 일일 수 있음을 암시한다 [Visscher and Yang, 2016].


실제로, 전유전자성 모델은 임의의 조직에서 조절 효과를 지닌 임의의 변이체가 사실상 그 조직을 통해 형성되는 모든 질병에 (약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예측한다. 많은 eQTL이 모든 조직에서 활성화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들은 대부분의 또는 심지어 모든 형질에 대해 약하게나마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다면발현을 “네트워크 다면발현(network pleiotropy)”이라고 부르는데, 즉 그러한 형질이 인과관계로 얽매여서 그런 게 아니라 동일한 세포형을 통해 형성되고 그 결과로 말미암아 동일 네트워크를 통해 조절 받기 때문에 어떤 단일 변이체가 다양한 형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원칙이다. 핵심 유전자를 공유하거나 또는 관련 유전자가 네트워크에서 서로 가까이 위치한 형질은 질병과 상호 관련된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역으로, 공통 핵심 유전자는 없지만 동일 조직을 통해 형성되는 형질은 많은 원인 변이체가 공유된다 할지라도 이들이 받는 영향 측면에서 그 어떤 상관관계도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만일 네트워크 다면발현이 광범위한 현상이라면, 유전상관(genetic correlation, 遺傳相關)의 해석과 멘델 임의화(Mendelian Randomization) 연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멘델 임의화는—“제1형 다면발현(type I pleiotropy)”이라고도 불리는 [Wagner and Zhang, 2011]—인과관계로 얽히지 않은 형질 사이의 다면발현이 드물다고 가정한다. 특히, 핵심 유전자가 네트워크 안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네트워크 다면발현의 영향이 실제로 유의미한 질병 신호를 만들어낼 정도로 충분이 강한지 여부는 나중에 확인되어야 한다.


복합형질의 진화적 변화

많은 형질이 엄청난 수의 변이체로부터 영향받는다는 관찰 결과는 진화적 변화를 연구하는 데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진화학 연구 집단 내에서 종(種) 내와 사이 모두에서 적응 변화를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데 많은 관심을 둔 적이 있었다 [Vitti et al., 2013]. 이러한 연구가 흥미로운 사례를 많이 내놓았지만, 우리는 이들이 대부분의 진화적 변화를 대표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신, 대부분의 적응 변화는 다유전자성 적응(polygenic adaptation)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즉 종(種)은 유전체 전체를 통틀어 존재하는 많은 원인 변이체의 대립유전자 빈도(allele frequency)에서 발생하는 소규모 변화로 적응한다 [Pritchard et al., 2010]. 예를 들어, 105개의 변이체가 키에 각각 0.15 mm씩 영향을 준다면 평균 대립유전자 빈도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평균 키에서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키를 늘리는 데 관여하는” 대립유전자 빈도가 전체 유전자 수준에서 0.5% 증가하면 평균 키는 15 cm 증가한다. 요즘 들어, 다유전자성 적응 사례, 특히 키,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이하 BMI) 및 신생아 출생 시 크기를 포함한 형태계량적(morphometric, 形態計量的) 형질의 사례가 인간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Turchin et al., 2012; Field et al., 2016].


우리는 종 사이에서 드러나는 훨씬 극적인 표현형 차이 가운데 많은 것이 아주 작은 영향의 축적으로 나타나고, 더 큰 영향을 주는 차이는 그러한 법칙에 대한 예외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예를 들어, 인간과 침팬지는 약 4천만 개의 단일 염기서열이 차이 난다. 만일 이러한 차이 가운데 1%가 염색질 기능과 같은 여러 조절 양상에 영향을 미친다면, 두 종(種) 사이에 작지만 0이 아닌 영향을 표현형에 주는 대략 5십만 개의 차이점이 있을 수 있으며, 영향력을 나타내는 소수의 유전자좌의 기여를 능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종 내 수준으로 눈을 돌렸을 때, 중요한 미해결 문제 가운데 하나는 한 번에 선택될 수 있는 형질의 개수를 다면발현적 영향이 어떻게 제한하는 지다. 앞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다면발현은 유전체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듯하다. 하나의 변이체가 출현하는 빈도의 변화는 다른 위치에서 발생하는 변화로 균형이 잡혀야만 하기 때문에, 다면발현은 대립유전자 빈도에 영향을 주는 자연선택의 능력에 제약을 줄 수 있다. Does this effectively limit the number of independent polygenic traits that can be simultaneously selected? 이것이 동시에 선택될 수 있는 독립적인 다유전자성 형질의 수를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 있을까? 과거에, 다변발현이 변이 및 적응을 정도에 대해 고찰한 연구가 있었지만 [Barton, 1990; Walsh and Blows, 2009], 우리는 이 분야가 현재 가진 자료를 고려해 향후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무르익었다고 믿는다.


향후 방향

수많은 유전자가 복합질병의 유전가능성에 기여한다. 이러한 사실은 유전자 변이가 유전자 시스템의 표현형을 어떻게 교란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가능성 있는 모델 하나를 제시했는데, 이 모델을 포함한 여러 다른 가설을 검증하는 게 중요하리라 본다. 생명 시스템에 매우 작은 영향이 주는 충격을 충분히 이해하는 일은 심오한 도전이므로, 복합형질의 여러 측면을 재현할 수 있는 세포 기반 모델 시스템(cell-based model system)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고 우리는 믿는다. 더욱이, 세포 네트워크에 대해 여전히 제한적으로 이해할 뿐이므로, 다양한 세포형, 특히 단백질 수준에서 매우 정확하며 대용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맵핑 기술 개발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핵심 질문과 전유전자성 모델 검증을 제안한다.


  • 다양한 대표적 형질에 대해: 얼마나 많은 개별 변이체와 유전자가 원인 변이에 기여하는가? 이러한 변이 가운데 어느 정도가 비핵심 유전자에서 발생하는가? 어느 형질이 전유전자성 극단(極端)에 더 가까운가 (또는 멀리 떨어져 있는가)?
  • 특정 질병을 일으키지만 질병 발형 위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세포형에서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체가 있는가? 형질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이체의 중요성 측면에서 상당히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가장 강력한 형태의 전유전자성 모델은 질병 관련 세포형에서 활성 상태인 모든 조절 변이체는 본질적으로 (질병 발병 위험에) 아주 적은 정도라도 영향을 미치리라 예측한다.
  • 유전자 변이체 대부분이 세포 네트워크를 통해 작용한다면, 무엇이 이러한 연결을 매개하는가? 전사 조절, 번역 후 변형,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그리고 세포 간 신호전달 모두가 기여할 것이다. 세포 네트워크에서 원거리 상호작용의 특성은 무엇이며 그 빈도는 어느 정도인가? 세포형 및 조직 전체를 통틀어 네트워크 아키텍처는 얼마만큼 다양한가?
  • 세포 네트워크를 통한 유전자 변이의 침투를 점점 더 정확히 측정할수록, 우리는 핵심 유전자와의 관계로부터 주변 유전자의 영향을 추론할 수 있는가?
  • 핵심 유전자와 주변 유전자 사이의 개념적 차이가 질병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가? 만일 그렇다면 핵심 유전자는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 가능한 공식적인 정의 하나는, 이것이 모든 핵심 유전자의 유전형(genotype, 遺傳型)과 발현 수준에 달려 있다면, 주변 유전자의 유전형과 발현 정도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덜 공식적으로, 자폐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돌연변이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우리는 핵심 유전자를 (만일 돌연변이가 발생하거나 결절 되었다면) 가장 강력한 영향을 주는 유전자로 간주할 수 있다 [Krumm et al., 2015]. 또는, 핵심 유전자를 해석 가능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질병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유전자로 단순하게 여길 수도 있다. 선택적으로, 일부 질병에서는 핵심 유전자가 없을 수도 있다—대신, 모든 유전자의 전체 활성이 세포 시스템이 세포 기능 및 질병 발병 위험을 결정하는 상태가 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의 모델은 다음 세대의 맵핑 연구에 대해 또한 의문을 제기한다. 유전자 맵핑의 한 가지 목표는 질병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 및 기전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매핑 연구는 질병 생물학의 메커니즘과 관련된 통찰을 부여하며 약으로 치료 가능한 타겟을 제시할 수 있다 GWAS에서 찾아낸 가장 큰 적중 결과 덕분에 중요한 핵심 유전자를 꼬집어 내는데 도움이 되어왔다. 이러한 것들이 발견되고 난 이후, 다음에 해야 할 가장 전도유망한 단계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가장 낮은 빈도로 나타나는 변이체를 찾는 일인데, 이러한 변이체는 다른 핵심 유전자와 관련되었을 수도 있는 유전가능성에는 거의 기여를 안 할 가능성이 있다. 딥 시퀀싱(deep sequencing)은 (아마도 충분치 않은 표본 크기 때문에) 모든 형질에 대해 한결같이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Marouli et al., 2017], 공통 변이체 중에서 가장 큰 연관 가능성을 지닌 후보를 확인하고 나면 대규모 시퀀싱(large-scale sequencing)이 다음에 해야 할 가능성 있는 단계다. 더 큰 영향을 주는 변이체가 단백질 코딩 염기서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증거가 있다면, 엑솜 시퀀싱이 비용 대비 효율 측면에서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접근법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유전형 자료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가치 있을 수 있다. 첫째, 심도 있는 연관 자료는 개인 맞춤형 발병 위험 예측법(personalized risk prediction)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두 번째, 이러한 자료는 세포 네트워크를 통한 조절 정보의 흐름을 모델링 하는 데 필수적일 것이다. 질병 유전학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유전자 X의 발현 증가가 질병 Y와 Z의 발병 위험을 왜 증가시키는지 우리는 알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세포 네트워크를 더 잘 이해하고 매우 큰 표본에서 질병 발병 위험을 추정할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많은 복합형질은 적은 영향을 주는 엄청나게 많은 변이체 때문에 나타나는데, 이것은 질병 관련 조직에서 활성화된 조절 변이체 대부분이 (질병 발병 위험에) 관계되었음을 잠재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관찰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질병 발병 위험이 질병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유전자에 의해 대부분 나타나며 조절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훨씬 더 적은 수의 핵심 유전자로 전파된다고 제안한다. 만일 이러한 모델이 옳다면, 세포 특이적 조절 네트워크의 자세한 맵핑이 인간의 질병 생물학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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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Tracing the peopling of the world through genomics


유전체학으로 전 세계 인류 정착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Rasmus Nielsen, Joshua M. Akey, Mattias Jakobsson, Jonathan K. Pritchard, Sarah Tishkoff & Eske Willerslev


Nature 541, 302–310 (19 January 2017)


현대인과 고대인 양쪽의 유전체(genome) 시퀀싱(sequencing) 및 분석법의 진보로 인류의 진화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약진이 있었다. 여기에는 (1) 해부학적 현생인류(現生人類)와 멸종한 호미닌(hominin) 사이의 이종교배(異種交配) 발견, (2)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복합적인 경로를 거쳐 전 전 세계로 퍼져나갔음을 점점 더 상세히 밝힌 것, (3) 현지 환경 조건에 노출된 인류의 수많은 유전적 적응(genetic adaptation) 규명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새로운 유전체 자료 분석 덕분에 인류의 진화 역사와 적응에 대한 우리의 해석은 변모하고 있다.


고고학적·고생물학적 자료의 도움으로 우리는 해부학적 현생인류의 출현과 확산을 이끌었던 여러 진화적 사건들을 이해해왔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자료는 서로 다른 사람 또는 인간 집단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밝히는 데 사용할 수 없다. 비록 문화(culture)의 확산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고고학 연구가 매우 성공적이었다 할지라도 문화의 확산이 인간의 이동 때문인지 아니면 지식(idea)의 이동 때문인지를 밝히는 역량에 있어서는 종종 한계가 있다. 현대인 또는 고대인의 유전체 자료 분석을 인류의 진화 역사를 규명하는 작업에 포함한다면 인간 사이의 계보관계(genealogical relationship)를 직접 밝히는 일뿐만 아니라 인류의 이동 경로, 인류의 분지(diversification), 그리고 다양한 인간 집단 사이에서 일어났던 유전자 혼합(genetic admixture)을 규명하는 작업이 용이할 수 있다.


1980년대에 현대인의 유전체 자료가 출현으로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이론을 직접 검증하는 게 가능해졌다. 미토콘드리아 DNA(mitochondrial DNA; 이하 mtDNA)를 포함한 단순 유전자 표지(genetic marker)에 대한 연구 덕분에 몇 가지 중요한 진화적 이해가 도출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전 세계 인간 mtDNA 염기서열의 차이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현생인류 집단이 외부로 팽창해나갔다고 주장하는 가설인 아프리카 기원 모델(out-of-Africa model)이 받아들여진 점을 꼽을 수 있다 [1].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에 진화했고 이러한 진화가 인간이 서로 다른 지역으로 꾸준히 이동하면서 발생한 유전자 확산(gene flow)으로 말미암아 촉진됐다고 주장하는 다지역 기원 모델(multiregional model)로 알려진 대체 가설은 널리 기각됐다.


그림 1 | 인간 진화 유전체학에서 중요하고 획기적 사건을 나타낸 연표. 유전체 자료를 이용한 상당히 많은 연구가 인류 역사에 대한 중요한 통찰에 기여해왔는데, 이들이 내놓은 자료 및 그 분석의 측면을 고려했을 때 특별한 영향을 미친 연구 가운데 일부를 그림에 표시했다.


인간 mtDNA 염기서열의 계통수(phylogenetic tree)는 아프리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아프리카 기원 모델에 부합한다. 하지만 mtDNA는 오직 모계유전(female inheritance)만을 반영하고 유전자 재조합(genetic recombination)을 안 하므로 단일 유전자 표지에 대한 정보량만을 담고 있다. 오로지 한 가지 유전자 표지로만 추정된 계통수는 인류 진화의 전반적인 유전체적 양상과 역사를 대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2]. 인류 진화의 역사를 설명하는 복합적인 모델을 엄밀히 검증하려면 핵 유전체(nuclear genome) 분석 또한 필요하다. 따라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진행된 mtDNA (그리고 Y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 표지 분석으로는 인류 진화의 역사와 관련된 수많은 의문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예를 들어,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다른 호미닌(hominin) 사이에 유전자 확산이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2]. 아메리카 원주민의 기원 또한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고 [3]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진행된 농업의 출현 및 확산과 같은 문화의 전환(cultural transition)에서 사람과 지식의 이동이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성도 여전히 불분명한 채로 남아 있다 [4]. 지난 10년 동안 DNA 시퀀싱 기술과 고대(古代) DNA (ancient DNA) 추출 및 농축법의 괄목할만한 발전 덕분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인류 역사와 진화에 대한 이러한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 1]. 그러한 기술적 진보에 힘입어 연구자들은 수천 년 전에 사망한 고대인과 같은 호미닌의 유골(遺骨)에 담긴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5, 6]. 광범위한 역사적 시간과 장소로부터 획득한 표본을 포함함으로써 시간적·지리적 측면을 유전체 시퀀싱 결과에 덧붙이는 작업은 인류 진화의 역사를 향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이 리뷰에서 우리는 많은 인간 유전체를 확보해 그 염기서열을 시퀀싱 함으로써 촉진되었던 인류 진화의 역사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개략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몇몇 사례에서는 새로운 유전체 자료 분석이 과거 고생물학적·고고학적 증거로 뒷받침됐던 주류 이론을 지지하는 추가 증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다른 사례에서는 그러한 유전체 분석이 현존하는 자료를 근간으로 해서는 예측할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관점의 발견으로 이끌었다.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

해부학적 현생인류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거는 에티오피아(Ethiopia)에서 발견된 약 150,000–190,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화석에서 나왔다 [7, 8]. 아프리카 말고도 중동과 중국 남부에서 약 100,000년 전 그리고 약 80,000년 전의 해부학적 현생인류 화석 증거가 각각 보고되었다 [9, 10]. 하지만 화석 기록상으로 약 40,000년 전에 자취를 감춘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과 같은 호미닌 화석은 유라시아(Eurasia) 전역을 통틀어 400,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발견되었다 [11] [그림 2].


그림 2 | 인류의 진화 역사에 대한 간소화된 모델. 여기에는 현생인류 집단 사이 및 현대인과 고대인 사이의 중요하면서도 잘 정립된 (실선) 그리고 잠정적으로 밝혀진 (점선) 유전자 혼합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이 모델에는 초기에 아프리카로부터 이동해 나온 고대인으로부터 파생한 오세아니아(Oceania) 인간 집단의 잠재적 계보 또한 작은 비율로 표시되어 있다 (청록색). 고대 DNA 연구로 인간 집단의 진화 역사에 상세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서 오늘날 유럽인이 세 무리의 조상집단 사이에 있었던 유전자 혼합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57] [그림 내 삽화]. ANE, 고대 북부 유라시아인(ancient north Eurasian); EEF, 초기 유럽 농경인(early European farmer); WHG, 서유럽 수렵·채집인(west European hunter-gatherer).


인간의 mtDNA 계통수 뿌리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증거와 일관되게, 초기 유전체 다양성 연구는 현존하는 인간 집단 가운데 광범위한 인구 하부구조(population substructure)와 더불어 가장 높은 수준의 다양성이 현존하는 인간 집단 중에서 아프리카인에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제시했는데 [12], 3,000명 이상의 아프리카인을 대상으로 한 미소부수체(microsatellite) DNA의 차이를 전체 유전체 수준에서 조사한 연구는 지리, 문화, 그리고 언어적으로 폭넓은 관련성이 있는 14가지의 조상 집단 클러스터(cluster)를 밝혀냈다 [13]. 전체 유전체 수준에서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이하 SNP)에 대한 유전자형 연구(genotyping study)는 이러한 관찰 결과를 상당히 뒷받침했다 [14, 15, 16, 17, 18]. 이들 연구를 포함한 여러 연구에서 발견한 사실은 아프리카인 집단이 자신들의 진화 역사를 통틀어 크고 세분화된 구조를 유지해왔으며 [16, 19], 인간 집단 사이의 극심한 유전적 분리가 사하라 이남(sub-Sahara)에서 일어났음을 가리킨다 [18, 20]. 또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서 현대인과 고대인 사이에 광범위한 유전자 혼합뿐만이 아니라 이들 사이에 왕래가 있었다는 증거 또한 존재한다 [13]. 아프리카의 유전체 전경 대부분을 형성한 아프리카인 집단의 이동으로는 과거 4,000년 전에 반투어(Bantu language) 사용 집단이 나이지리아(Nigeria) 및 카메룬(Cameroon) 고지대에 위치한 그들의 고향에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으로 이동했던 일이었으며 [13] [그림 2와 3], 나중에 반투어 사용 집단은 토착 수렵·채집인 집단과 유전적으로 혼합되거나 이들을 대체했다. 또 다른 중요한 이동으로는 약 7,000년 전에 가축을 기르는 농경인으로 구성된 목축인 집단이 수단(Sudan) 남부에 위치한 그들의 본향(本鄕)에서 아프리카 중동부로 이동한 일과 약 5,000년 전에 (가축을 기르고 작물 재배에 종사하는) 농경·목축인 집단이 에티오피아에서 케냐(Kenya) 및 탄자니아(Tanzania)로 이주한 일 등을 들 수 있다 [13].


전체 유전체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과 SNP에 대한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 자료 분석에 따르면 흡착어(click language, 吸着語)를 사용하는 남아프리카의 산(San) 집단의 유전적 혈통에는 약 160,000년–110,000년 전 사이에 분기(分岐)했으리라 추정되는 인간 집단 사이의 가장 극심한 유전적 분열이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15, 18, 20, 21, 22] [그림 2]. 하지만 단위생식유전(uniparental inheritance)으로 전해지는 유전자 표지 및 언어학적 연구에 따르면 흡착어로 의사소통하는 수렵·채집인 집단이 원래는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가 남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는 다른 인간 집단으로 대체되었거나, 또는 이들 수렵·채집인이 동아프리카에서 기원했으며 지난 50,000년 전에 남아프리카로 이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13, 23]. 실제로, 하드자(Hadza)와 산다위(Sandawe) 사람을 포함한 흡착음(吸着音)을 사용하는 언어로 말하는 수렵·채집인 집단은, 비록 이들의 유전체가 남아프리카의 산(San) 사람의 유전체에 대해 제한적인 유사성을 나타낸다 할지라도, 현재 동아프리카의 탄자니아(Tanzania)에 거주하고 있다 [15, 18].


그림 3 | 유전체 자료 분석으로 추론한 인류의 전 세계적인 주요 이동 경로. 몇몇 이동 경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대륙을 향한 여정에 이용된 경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몇 가지 불확실한 점이 있다. 초창기 이동이 있은 후 뒤이은 인간 집단의 이동은 유전체 자료와 구별되는 지리적 양상을 파악하기 어렵게 할 수 있으므로 인류의 이동 경로를 자세히 밝히는 데 있어서 유전체 자료는 제한적이다. 제시된 이동 경로 가운데 여전히 논쟁 중인 부분은 점선으로 표시했다. CA, 아나톨리아 중부(Central Anatolia); FC,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 IP,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 PCS, Pontic–Caspian steppe. 흑해-카스피해 스텝지대.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정확히 언제 어디서 기원했는지는 여전히 알려진 바가 없는데, 주로 아프리카 열대 지방에서 발견되는 화석 및 고고학적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서 인간이 이동해 유전자 혼합이 일어났을 기회를 특별히 고려한다면 유전자 확산으로 이어진 몇몇 지역에서 단편적인 방식으로 현대인의 형질(形質)이 진화한 곳인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 현생인류가 출현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24].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고대인 집단 사이에 유전자 혼합이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25, 26, 27]. 약 10,000년 전 이상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사람의 유골에서 획득한 유전체의 특징을 규명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고 도전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프리카의 현지 기후조건을 포함해 DNA를 추출할 표본이 놓인 환경이 유전물질이 보존되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다양한 위치에 살고 있는 수렵·채집인 집단으로부터 얻은 전체 유전체 시퀀싱 자료에 대한 통계적 분석은,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물질 교환인) 유전자 이입(introgression)을 겪었으며 멀게는 1,200,000년 또는 1,300,000년 정도 전에 [25, 27, 28] 가깝게는 35,000년 전에 [26] 현대인 계통에서 갈라져 나온 고대인 계통이 존재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아프리카에서 고대인의 유전자 혼합이 어느 정도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며, 현재 진행 중인 많은 연구가 이러한 질문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탈(脫) 아프리카 그리고 네안데르탈인과의 조우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인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외부로 퍼져나간 일은 모든 비(非) 아프리카인 인간 집단의 유전자 변이에 강한 흔적을 남겼는데 [그림 2와 3], 여기에는 낮은 수준의 다양성과 [29] 높은 수준의 연관 불균형(linkage disequilibrium)이 포함된다 [30]. 그러나 주요 확산의 횟수, 지리적 기원, 이동 경로 및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여전히 모호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현대인이 아프리카 동부, 중부 및 서부에서 기원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고 [18, 31, 32, 33], 단 한 번 또는 여러 차례 아프리카 바깥으로 퍼져나갔다는 가설에 대한 증거가 있으며 [7, 34, 35, 36], 북쪽 또는 남쪽 확산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있고 [37, 38], 인류가 아프리카 바깥으로 퍼져나간 시기가 약 50,000년–100,000년 전 사이라고 추정하는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도 있다 [20, 39, 40, 41, 42, 43]. 전 세계적으로 270곳 이상 되는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들로부터 얻은 고품질의 새로운 전체 유전체 시퀀싱 자료를 균형 있게 이용한 세 가지 연구 덕분에 이러한 질문 가운데 몇 가지를 풀 수 있었다 [44, 45, 46]. 또한, 이들 연구는 오늘날 모든 비아프리카인의 공통 조상 집단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동한 일이 단 한 차례 있었음을 지적하는데, 이 공통 조상 집단은 이들보다 더 일찍 오세아니아를 향해 이동한 인간 집단으로부터 적게나마 유전자를 기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46]. 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를 떠나자마자 현생인류는 곧바로 두 파(波)로 나뉘어 확산되었다 [44]. 참고문헌 36과 47에서 제시했듯이 하나는 궁극적으로 오스트랄라시아(Australasia)인과 뉴기니인의 근간이 되었고 다른 파는 오늘날 유라시아 본토 사람들의 유전자 계보에 기여했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떠난 사람들이 처음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을 때 이들의 정확한 이동 경로는 아직도 연구 중이며 논란에 싸여 있다.


오늘날 모든 비아프리카인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과 조우해 이들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음은 이제 명백하다 [48]. 이제껏 연구된 모든 비아프리카인 유전자에 대략 2% 정도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계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프리카를 떠난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이들과 유전자 혼합 주로 일어났음을 뜻하며 [49, 50, 51], 이것은 단일 확산에 기초한 아프리카 기원 모델의 주장에 잘 부합한다 [그림 2와 3]. 연관 불균형 양상을 근거로 했을 때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이종교배가 일어난 시기는 약 50,000년–65,000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52],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전자 혼합이 일어난 시기를 아는 것은 아프리카를 떠난 해부학적 현생인류의 성공적인 확산이 궁극적으로 언제였는지를 명확히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인의 유전체에 존재하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계보의 비율을 추정했을 때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 사이의 상호작용 역사가 훨씬 더 복합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51, 53]. 특히, 동아시아인은 유럽인과 비교했을 때 네안데르탈인에서 유래한 염기서열을 약 20% 더 많이 가지는데, 이것은 (i)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으로 나타난 영향이거나, (ii) 오늘날 동아시아인의 조상 집단이 유럽인 조상 집단과 분리된 후에 유전자 혼합이 일어났거나 [50, 53, 54] [그림 2], (iii) 유럽인의 조상 집단이 네안데르탈인 염기서열을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인간 집단과 만나 유전자 혼합을 겪었기 때문에 유럽인에서 네안데르탈인 계보가 희석된 일 등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놀랍게도 약 40,000년 전 루마니아(Romania)에서 살았던 초기 현생인류를 대상으로 한 SNP 유전자형 연구에서, 비록 이 고대인이 오늘날 인간 집단의 유전자 계보에 측정 가능한 수준의 기여를 하진 않았지만, 몇몇 시기에 유라시아 몇몇 지역에서 유전자 이입이 있었다는 확고한 증거가 도출되었다 [55]. 최근 연구에서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유전자 혼합 역사가 있었으리라 제시되었으므로 [50],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유전자 혼합 모델은 현재로서는 유동적이며 향후 인구학적 모델 또한 지금까지 관찰된 유전체 분석 결과와 양립해야만 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럽을 향한 이동

유럽인 집단은 세 무리 이상에서 기원한 유전적 요소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로 다른 시기에 유럽으로 유입됐다 [56, 57, 58, 59, 60, 61] [그림 2와 3]. 최초의 해부학적 현생인류는 일찍이 43,000년 전에 유럽에서 살았다 [11, 62]. 아마도 기후의 주기적 변화와 관계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마지막 빙하 극대기(Last Glacial Maximum; 이하 LGM) 이전 유럽인의 유전자 구성에 전환이 있었다는 증거가 있으므로 이들 초기 구석기 시대 유럽인은 오늘날 유럽인에게 소규모 유전적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61, 63], 초기 유럽인으로부터 정확히 어느 정도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61]. LGM이 물러난 후 약 11,000년 전에 축산, 농경, 정착 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 신석기 생활양식으로 알려진 — 새로운 생활 방식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소규모 지역에서 출현하기 시작했다 [64] [그림 3]. 고대 DNA 분석에 따르면 이들 농경인 집단은 아나톨리아(Anatolia) 중부에서 시작해 유럽으로 확장했지만,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다른 지역에서 온 인간 집단도 초기 유럽 농경인의 유전자 구성에 제한적으로나마 기여했다 [61]. 이들 농경인 집단은 대략 7,000년 전에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에 도달했으며 약 6,000년 전에 브리튼(Britain) 섬과 스칸디나비아(Scandinavia) 일대에 도착했다 [61]. 신석기 시대 인간 유골에서 얻은 유전체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이 농경인 집단의 대규모 이동과 현지 수렵·채집인과의 동화(同化)로 추진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61, 63], 이러한 사실은 신석기 시대의 생활 방식이 오로지 지식과 문화의 전파보다는 인간의 이동으로 말미암아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음을 증명한다. 고고학적 자료에 따르면 농경인으로 살았던 사람의 건강 상태는 이들의 유골에서 드러나는 영양실조와 치아 부식과 같은 풍부한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때때로 좋지 않았지만 [66, 67], 유전체 분석 자료를 근거로 생성된 유효 집단크기(effective population size) 추정에 따르면 신석기 생활 방식이 집단의 크기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66].


유럽인의 유전자 구성에 3번째로 기여한 유럽을 향한 또 다른 이동은 후기 신석기 시대와 초기 청동기 시대 사이 동안에 일어났다. 얌나야(Yamnaya) 문화에 속하는 흑해-카스피해 스텝지대(Pontic–Caspian steppe) 출신 목동 집단이 약 4,500년 전 유럽 중부를 향한 이동과 관련이 있다 [58, 60]. 목동 집단 자신들은 (오늘날의) 러시아와 코카서스(Caucasus)에서 살았던 여러 수렵·채집인 집단의 후손이었다 [58, 68]. 이러한 이동은 아마도 정복 활동 및 승마기술과 같은 기술적 진보와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며 이들의 이동 덕분에 인도·유럽어가 유럽으로 퍼졌을 것 같지만 [58, 60], 몇몇 언어학 연구자는 신석기 시대 농경인이 이미 인도·유럽어로 의사소통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한다 [69]. [58, 60]. 분명히 말하자면, 후기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는 흑해-카스피해 스텝지대 목동 집단의 유전자가 유럽 서부와 북부 전역으로 확산되었던 역동적인 시기였다 [58, 60].


오늘날 유럽인 집단을 구성하는 세 가지 주요 유전자 구성요소는 (i) LGM 이후 수렵·채집인의 유럽 재정착, (ii) 신석기 시대 농경인의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유럽으로 이동, 그리고 (iii) 후기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사이에 (얌나야 목동의) 유럽 동부 지역에서 (중부) 유럽으로 이동한 일을 반영한다. 이러한 유전자 구성요소를 근거로 오늘날 유럽인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다양성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65]. 예를 들어, 신석기 시대의 유전자 구성요소는 사르데냐(Sardinia)인과 같은 남유럽인 집단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처럼 보인다 [56, 57, 66]. 오늘날 유럽인들 간에 나타나는 유전적 차이는 지형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70, 71] 북위도로 향할수록 다양성의 정도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72]. 비록 유전적 다양성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별개의 이동을 통해 유럽으로 유입했지만, 지리적 이유 때문에 제한적으로 나타난 훗날의 유전자 확산 과정은 오늘날과 같은 유럽인의 유전적 전경을 형성했다. 따라서 문화와 생활방식은 지리적 여건보다 선사시대 유럽의 수많은 시기 동안 있었던 유전체적 분화와 유사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 [61].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향한 이동

상당수 증거에 따르면 초기에 있었던 적어도 두 차례의 이동을 통해 아시아에 인류가 정착했다. 하나는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인과 파푸아(Papua)인의 조상이 포함되어 있고 다른 하나에는 동아시아인의 조상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두 집단 사이에는 유전적 혼합이 있었지만 [47], 다른 증거에 따르면 아시아를 향한 이동은 오직 한 번밖에 없었다고 한다 [45]. 하지만 인류가 아시아에 어떻게 처음 정착했는지 세부 사항은 여전히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아시아에서 발굴된 초기 현생인류 두 구(具)를 대상으로 유전체 시퀀싱이 이루어진 적이 있다. 첫 번째 유전체는 약 24,000년 전 시베리아 중서부 말타-부렛(Mal'ta-Buret') 문화에 속한 사람의 유골에서 얻었는데 [73], 이 고대인은 서유라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모두에 대해 강한 유전적 동질성을 보이지만 동아시아인과 시베리아인에 대해서는 약한 동질성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오늘날과 비교했을 때 상부 구석기 시대 동안의 유전적 특징이 지리적으로 매우 다르게 분포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유전체는 약 45,000년 전 시베리아 서부 우스트-이쉼(Ust'-Ishim) 지역에 살았던 사람의 유골에서 얻었는데 [74], 서유라시아인 및 동아시아인 [74], 그리고 데니소바(Denisova)인과의 유전자 혼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차이를 감안한다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Aboriginal Australian)과 거의 동일한 유전적 친화가 보인다 [44]. 러시아의 유럽 지역에서 발굴한 36,000년–38,000년 전의 코스텐키 14(Kostenki 14)라 불리는 인간의 유전체가 동아시아인보다는 당대의 서유라시아인과 밀접한 유전적 친화를 보인다는 증거와 함께 [75], 말타-부렛과 우스트-이쉼 유전체 자료는 약 36,000년–45,000년 전 사이에 동아시아인과 서유라시아인 사이에 분지가 있었음을 가리킨다. 청동기 시대 유라시아 지역에서 살았던 101구의 고대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수행한 낮은 수준(low-coverage)의 시퀀싱 결과를 포함한 연구에 따르면 후발 주자로 유럽과 서아시아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로 팽창한 두 인간 집단이 이 지역에서 말타인으로 추정되는 수렵·채집인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어 현지인들을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60]. 첫 번째 사건은 얌나야(Yamnaya) 목동이 약 5,000년 전에 아시아로 팽창한 일인데, 이 일은 얌나야인이 유럽으로 팽창한 때와 동일한 시기다. 훗날, [아판나시에보(Afanasievo) 문화를 형성했던] 중앙아시아의 얌나야인은 2,500년 전에서 3,500년 전 사이에 신타쉬타(Sintashta) 문화에 속한 사람들로 대체되었는데 [60], 이들 신타쉬타인은 우랄(Ural)과 유럽에서 출발해 이곳으로 이동했으며 동아시아인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약 475,000년–55,000년 전 오세아니아에 인류가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6, 77].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출토된 고대인 두개골의 형태학적 차이 연구는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뉴기니(New Guinea) 섬 그리고 태즈메이니아(Tasmania) 섬으로 구성된 고(古)대륙인 사훌(Sahul) 대륙에 적어도 두 차례에 걸쳐 인류가 독립적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하는 데 사용되었다 [78]. 비슷한 주장이 언어학적 자료, 석기 제작 기술(lithic technology) 또는 딩고(dingo)와 같은 순화종(domesticated species)의 유입을 근거로 제시된 적이 있다 [36]. 하지만 지금까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파푸아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대규모 집단 유전체 연구만이 이들 집단의 근간이 되는 사훌 대륙으로의 이동이 오직 한 번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냈는데 [44], 최초의 이동 후에 파푸아인 조상 집단과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조상 집단 사이에 분지가 일어났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집단에서도 사막화와 같은 환경 변화와 동시에 일어났으리라 짐작되는 유전적 분지가 훗날 뒤따랐다. 따라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상대적으로 최근 시기까지도 높은 수준의 고립 속에서 살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오세아니아의 현대인을 대상으로 얻은 전체 유전체 SNP 자료는 [이스터(Easter) 섬으로도 알려진] 라파 누이(Rapa Nui)로 둘러싸인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 삼각지대(Polynesian Triangle)부터 그 동쪽 전역에 분포하는 폴리네시아인이 멜라네시아인과 동아시아인의 유전자 계보가 섞인 사람들이 오세아니아 전역으로 확산했음을 대표한다는 고고학적 추측이 타당함을 확증했다 [79]. 멜라네시아인 계보는 폴리네시아인이 처음으로 오세아니아 전역으로 팽창하기 시작한 후에 동아시아 원인(源人)의 계보에 추가됐다 [80]. 약 1,000년 전까지 폴리네시아인이 동쪽을 향해 팽창하는 동안 이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해 현지인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남아메리카에서 발굴된 고대의 닭 유골을 대상으로 한 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시나리오가 타당해 보이지만 [81], 그런데도 여전히 의문점이 있다 [82]. 대략 서기 1650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가며 남아메리카에 폴리네시아인 노예 무역이 있었다는 기록보다 이전 시기에 존재했던 브라질에서 출토된 인간 유골들에 대한 유전체 시퀀싱에 따르면 이들이 오늘날 폴리네시아인과 유전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83]. 이러한 연구 자료는 폴리네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이 오래전에 상호 접촉했었음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를 제시했지만, 이들이 유럽인에 의해 아메리카로 끌려온 사람들의 후손일 수도 있다. 더욱 확실한 증거는 오늘날 이스터 섬에 거주하는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전체 유전체 수준의 연구 결과에서 나왔는데 [84], 이 연구는 유럽인이 1722년 이스터 섬에 도착하기 수백 년 전인 1280년–1495년 사이에 폴리네시아인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음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가 정착했던 때보다 앞선 시기의 인간의 유골에 있음 직한 폴리네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의 유전자 혼합에 대한 증거를 찾아야지만 오직 이러한 논쟁에 대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을 향한 이동

아메리카 대륙에 인간이 존재했었음을 뒷받침하는 가장 오래되었고 널리 인정받는 증거는 약 15,000–1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고 [85], 아메리카 대륙의 광범위한 인간 정착은 (약 12,600–13,000년 전의)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연구가 잘 된 고고학적 유적인 클로비스(Clovis) 유적의 출현과 함께 나타난다. 하지만 약 13,000년 전까지 북아메리카 대륙 대부분은 거대 빙하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늘날의 시베리아 북동부와 북아메리카 북서부에 있는) 베링 육교(Beringia)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남쪽 지역으로 이동하기가 어려웠다. 빙하가 녹으면서 대략 1,500 km 정도 길이의 부동(不凍) 회랑(回廊)이 내륙에 형성되었다 [3]. 캐나다의 여러 호수 중심부를 대상으로 한 범유전체학(metagenomic) 분석에 따르면 이 회랑은 약 12,600년 전에 처음으로 생명체가 서식 가능한 곳이 되었으므로 [86] 선(先) 클로비스(pre-Clovis) 집단과 클로비스 집단의 사람들이 남쪽을 향해 이동하는 초기 경로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바이슨(bison)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내놨다 [87]. 어떻게 그리고 언제 아메리카인의 가장 먼 조상이 홍적세(洪積世)의 빙하를 건너 북아메리카 남단으로 이동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으며, 마찬가지로 선 클로비스 집단과 클로비스 집단이 같은 경로로 이동했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이들이 14,000년보다도 더 이전에 북아메리카 대륙의 서안(西岸)을 따라 이동했고 아마도 나중에 내륙을 통해 남쪽 또는 북쪽으로 거슬러 이동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그럴싸해 보인다 [그림 3].


두개골 형상과 언어학 분석을 근거로 했을 때 초기 아메리카인은 오늘날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지만, 이들은 오스트랄로-멜라네시아인(Australo-Melanesian), 폴리네시아인, 일본의 아이누(Ainu)인, 또는 나중에 시베리아에서 건너온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으로 대체되었거나 이들과 동화되었던 유럽인과 관련되어 있다고 제시된 적이 있다 [88, 89, 90]. 하지만 몇몇 유전체 연구는 이 모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클로비스 문화와 유일하게 연관되었고 12,600년 전에 살았던 [미국 몬태나(Montana)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간의 유전체가 2014년 학계에 발표되었다 [91]. 이들 분석에 따르면 이 유전체가 유래된 클로비스인 집단은 오늘날 수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직계 조상이었다. 비슷하게, 미국 워싱턴(Washington)주에서 발견된 약 9,500년 된 케너윅 인간(Kennewick Man)은 그 두개골의 형상으로 판단했을 때 아이누인 및 폴리네시아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두개골에서 추출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연구는 케너윅 인간이 오늘날 아메리카 원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92]. 더욱이, 초기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한 인간의 잔류 집단이자 오스트랄로-멜라네시아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리라 생각되는 인간 집단이 오늘날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전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나타났다 [93, 94].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시베리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의 분지 시기를 추정했을 때 아메리카 원주민의 유전자 풀(pool)은 일찍이 약 23,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93], 이러한 사실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이 아메리카 대륙에 오래전에 진입했음을 더욱 지지하는 증거가 된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유적에 대해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연도를 고려했을 때, 대략 8,000년 전까지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이 시베리아나 베링육교에서 고립된 채로 살았을 수 있으며, 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동쪽으로 이동하기 전에 이들이 시베리아 조상으로부터 분리되었을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하면 오늘날 시베리아인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가장 가까운 동족이지만, 24,000년 정도 오래된 말타(Mal'ta)인의 뼈에서 얻은 유전체 시퀀싱에 따르면 아메리카 원주민은 말타 계통뿐만이 아니라 하나 이상의 알려지지 않은 동아시아 계통과 관련된 집단과의 유전자 혼합으로 파생되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73]. 클로비스인과 연관된 유전체와 오늘날 아메리카 원주민은 (14–38%에 달하는) 비슷한 양의 말타인 유전자 특징을 보이므로, 아메리카 원주민을 있게 한 유전자 혼합이 일어난 사건은 대략 12,600년보다도 더 이전에 발생했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자 혼합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생했는지 아니면 바깥에서 이미 일어났는지 아닌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유전체 자료는 약 14,000년–1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기저 분리(basal division)가 어디에서 일어났는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었다 [73, 91]. 남쪽으로 갈라져 이동한 무리에는 아메린디아(Amerindia)어(語)로 말하는 인간 집단이 포함되며 북쪽으로 이동한 무리에는 애서배스카(Athabasca)어, 크리(Cree)어 또는 알곤킨(Algonquin)어로 말하는 집단이 포함되어 있다. 전체 유전체 시퀀싱 자료를 기반으로 분지를 추정한 연구에 따르면 두 집단은 시베리아인으로부터 동시에 갈라져 나온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아메린디아인과 애서배스카인 집단 모두의 유일한 근간이 되며 유전자 확산을 통해 훗날 아시아로부터 유전자가 유입된 분지 사건이 단 한 번 있었음을 암시한다 [93]. 두 아메리카 원주민 분파(分派) 사이의 분지가 시베리아에서 일어났는지 또는 아메리카 대륙 빙하의 북부 또는 남부에서 발생했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므로, 차후 고대인의 유전체 분석이 이러한 쟁점 해결에 필요하다. 비슷하게, 오늘날의 몇몇 브라질 원주민의 유전체에서 발견되는 오스트랄로-멜라네시아인의 유전자 특징이 나중에 발생한 유전자 확산 때문인지 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반 집단(founding population)으로 부터 물려받아서 나타난 것인지도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93, 94]. 지금까지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고대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한 어떤 연구 결과에서도 이러한 유전적 특징을 보인 적은 없다.


아메리카 대륙의 북극권에서 살고 있는 이누이트(Inuit)는 다른 아메리카 원주민과는 별개로 이동해온 집단에서 기원했던 것처럼 보인다 [95, 96]. 하지만 약 5,000년 전에 아메리카 대륙에 출현했으며 현재는 멸망한 고대 에스키모(Paleo-Eskimo) 문화에 속하는 아메리카의 북극권에 최초로 정착한 인류가 오늘날 이누이트의 조상을 대표하는지 또는 시베리아에서 온 별개의 기반 집단인지 아닌지가 오랫동안 논의됐다 [96] [그림 3]. 그린란드(Greenland)에서 발견된 약 4,000년 정도 된 머리 다발에서 추출한 DNA를 시퀀싱 한 결과에 따르면 이 고대인이 속한 집단은 아메리카 원주민과 이누이트의 이동 경로와는 독립적으로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북아메리카 북극권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 97]. 그리하여 이 집단은 혹한의 환경 조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과 기술을 재발명함으로써 북극권에서 약 4,000년 동안 살아남았지만, 결국 약 700년 전 정도에 이누이트로 대체되었다.


데니소바인과의 조우

다른 형태의 고대인이자 수수께끼로 둘러싸인 데니소바(Denisova)인은 네안데르탈인과 마찬가지로 최초의 현생인류가 유라시아에 출현하기 시작했을 때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 데니소바인의 해부학적 형태와 지리적 분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으며, 시베리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손가락뼈 한 개와 치아 세 개에서 추출한 유전체 시퀀싱만이 오직 이들의 존재를 확인해줄 뿐이다 [98, 99, 100].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이들 사이의 유전적 분화는 현대인 사이에서 나타나는 가장 극심한 유전적 분열과 비슷한 정도의 유전적 차이를 보이지만, 이들이 분지한 시기는 아마도 대략 200,000–400,000년 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가리라 추정된다 [48]. 데니소바인에게 몇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되는데, 예를 들어,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라고 추측되는 초기 인간으로부터 (유전자 혼합으로 획득한) 유전물질을 물려받은 것처럼 보인다 [48] [그림 2]. 거의 틀림없이, 데니소바인은 유라시아의 (그리고 아마도 그 이외의 지역의) 동쪽과 남쪽 양단에 걸친 폭넓은 지역에 살았던 고대인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네안데르탈인은 유라시아의 서부까지 분포했던 고대인의 분포를 반영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하게 데니소바인은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이종교배를 했다. 오세아니아의 멜라네시아인을 포함한 몇몇 인간 집단의 유전체 기원을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유전체의 약 3–6% 정도가 데니소바인과 유사한 조상 집단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48, 98] [그림 2]. 아시아 동남부의 대륙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유전체 가운데 0.1–0.3% 정도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물려받았다 [48, 101].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유전체 모두 유전자 이입에 따른 유전적 선택을 받아왔다. 인류의 자연선택 대부분은 유입된 DNA에 반(反)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것처럼 보이는데, 유전체의 생물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 근처에서 유입된 DNA가 극히 소량으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51]. 더욱이,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모두로부터 유래한 염기서열이 전혀 없는 부분이 인간 유전체의 상당 부분에서 확인되었는데 [102], 이것은 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염기서열이 유전체에서 재빨리 제거된다는 사실에 잘 부합한다. 하지만 티베트(Tibet)인이 고(高)지대에 적응한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유입된 DNA 일부는 인류가 특정 지역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103].


최초의 신뢰할만한 고대인 유전체 자료 연구에 따르면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고대인 사이에 단속(斷續)적이며 매우 특이적인 유전자 혼합이 두 번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 98]. 그 이후로, 우리는 그러한 유전자 혼합이 훨씬 더 흔했음을 알았고, 그러한 일이 다양한 현대인 및 고대인 집단 사이에서 수차례 발생했으며 [48, 50, 101, 103], 양방향으로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다 [104] [그림 2]. 오늘날, 데니소바인 DNA가 멜라네시아인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인으로 이입한 곳이 오스트레일리아였는지 또는 아시아였는지 불분명한데, 이것은 현대 오스트레일리아인의 조상이 대륙을 건너 이동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유전자 이입이 아시아에서 발생했었다면, 오늘날 아시아인은 훗날 있었던 대규모 이동 과정 동안 아시아에 도착한 다른 인간 집단의 후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유사하게, 동아시아인에게 나타나는 데니소바인과의 유전자 혼합이 동일한 유전자 혼합 사건의 결과인지 아니면 오스트랄라시아인에게 영향을 준 여러 진화적 사건들의 결과인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

유전자 자료 분석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진화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선택이 우리 인간 종(種)에 어떤 영향을 미쳤었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아프리카 대륙 내부에서 그리고 나중에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면서, 인류는 선택적 섭생(攝生)을 이끈 새로운 환경 조건에 맞닥뜨렸는데, 여기에는 마지막 빙하기 동안의 아메리카 대륙 및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난 극한의 추위, 일조량의 변화 그리고 이전에는 마주치지 않았던 병원균이 포함된다. 사냥 및 낚시법의 개선 같은 문화적 진보와 식물과 동물을 길들이는 방법의 개발 또한 새로운 환경 조건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섭식(攝食)의 변화가 포함된다. 유전체 시퀀싱 자료 세트 덕분에 자연선택의 표적이 되어왔던 인간 유전체가 어디인지 체계적으로 조사할 기회를 얻었다. 오늘날 인간 유전체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자료 덕분에 자연선택의 표적이 되었던 개별 유전자 변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결과 DNA 염기서열 분석으로 발견한 자연선택의 증거와 인간이 현지 환경에 적응할 때 이들 염기서열의 역할을 연결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현재 고대 DNA를 대상으로 한 연구 덕분에 대립유전자 빈도(allele frequency)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를 직접 관찰하는 게 가능해졌다 [105, 106].


현지 환경 적응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가 맞닥뜨렸던 가장 극명한 환경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위도의 상승에 따른 일조량의 감소였다. 적도 인근에 사는 인간 집단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 및 엽산(葉酸)의 광분해(photolysis)를 막기 위해 검은 피부를 가진다 [107]. 하지만 자외선은 골격의 발달과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D 합성 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위도에 살수록 자외선에 노출되는 정도가 적은 집단에게 엷은 피부색은 더욱 효율적인 비타민 D 합성에 이점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고위도에서 살수록 엷은 피부색을 선호하도록 이끈 자연선택 때문에 몇 가지 유전자가 영향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MC1R, SLC24A5 그리고 (MATP라고도 알려진) SLC45A2가 포함된다 [108, 109].


인류가 지역 환경에 적응한 또 다른 사례는 티베트(Tibet) 같은 저산소(hypoxia) 환경에서 살고 있는 인간 집단에서 발견된다. 빌(Beall)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고지대의 생활에 적응한 티베트인에게 저산소 상태에 따라 적혈구 생성을 조절하는 과정에 어떤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10]. 티베트인 유전체 연구는 이러한 적응이 저산소 반응 기전에 관여하는 두 가지 유전자인 EPAS1 및 EGLN1의 대립유전자 빈도 변화 때문에 발생했다고 제시했다 [111,112,113,114].


섭식(攝食)의 변화, 특히 새로운 사냥법과 농경법의 출현과 관련이 있는 변화 또한 인간 유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가장 잘 알려진 예로 [락토스(lactose) 과민증을 피하고자] 락토스 분해효소가 유전체 안에 계속 존속하도록 한 자연선택인데, 이것은 유럽과 아프리카의 낙농업 집단에서 LCT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데 영향을 준다 [115, 116, 117]. 비슷하게, 고도불포화지방산(poly-unsaturated fatty acid) 합성을 촉진하는 FADS 유전자군(gene family)에 속한 유전자들은 인류가 채식을 하거나 또는 채식에서 멀어졌던 몇몇 전환기 동안 자연선택 아래 놓였던 것처럼 보인다 [118, 119, 120, 121].


하지만 현지 환경 적응을 이끌었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아마도 현지 환경의 감염원일 텐데 [122], 이러한 사례에는 면역세포가 인지한 외래 펩타이드(foreign peptide)를 세포 바깥에 표시하는데 관여하는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를 발현하는 유전자 [123]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이형접합체 보균자(heterozygous carrier)일 때 말라리아(malaria)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내도록 하는 베타-글로빈(β-globin) 및 G6PD 유전자가 포함된다 [124, 125]. [지역 환경에 적응한 인류의 사례를 소개하는 상세한 리뷰는 참고문헌 126에서 찾을 수 있다.]


자연선택에 대한 유전체 분석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인간 유전체에 작용한 자연선택을 규명한 전체 유전체 수준의 여러 연구로부터 우리는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인간에 대한 자연선택을 조사한 초창기 연구 대부분은 자연선택이 새로운 돌연변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수많은 사례를 고려했을 때 자연선택은 지속적인 변이 — 즉, 이러한 돌연변이가 선호되기 전 일부 시기 동안 나타났던 대립유전자에 대해서만 작용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127]. 더욱이, 이러한 변이는 많은 경우에 다른 호미닌과의 이종교배로 이입되었다 [128, 129].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이입되었으며 자연선택의 작용으로 해부학적 현생인류에게 선호되었다고 밝혀진 유전자 변이 목록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129]. 예를 들어, 티베트인의 고지대 적응에 영향을 준 EPAS1 단상체(haplotype)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와 MC1R 유전자에 대한 자연선택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의 유전자 이입 때문에 촉진되었으리라 생각한다 [130, 131].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전 세계로 이동한 인류가 새로운 환경에 마주하면서, 이미 현지 환경에 적응한 다른 종류의 호미닌과의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자 이입은 이들 현생인류가 현지 환경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촉진했던 중요한 요소였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감염에 대한 면역 및 저항에 관련된 유전자에 대해서는 사실로 보이는데,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직 면역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서로 다른 호미닌 사이에서 감염이 가능한 병원체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인간 유전체에 영향을 줬던 자연선택 대부분은 사람 때문에 발생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타났다. 여기에는 문화의 혁신으로 추진된 섭식의 변화 및 사회 구조의 변화와 도시의 출현 때문에 급증한 집단 내 감염원 유입의 증가가 포함된다 [132]. 우리가 주변 환경을 바꿀수록, 그 결과로 야기되는 환경 조건의 변화는 새로운 선택압(selection pressure)을 유도한다. 따라서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세 번째로, 자연선택 과정에 놓였던 유전자 변이와 인간 건강에 강한 영향을 주었던 변이 사이에는 종종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의학 유전학에서 인간 진화 연구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고지대 적응을 위해 선택되었다고 밝혀진 변이는 고혈압 연구에 유의미한 모델을 제시한다 [133]. 비슷하게, FADS 유전자군의 유전자 변이처럼 섭식 적응과 관련되어 자연선택을 겪은 유전자 변이는 유전체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식량(personalized diets)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네 번째, (토착 아프리카인, 유럽인, 아메리카인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인과 같은) 대륙에 살고 있는 인간 집단 사이의 대립유전자 빈도에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유전자는 피부, 머리카락 그리고 눈의 색소처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형질과 연관되어 풍부하게 나타난다 [103]. 흥미로운 사실은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인간 집단 사이에서 색소 형성과 관련된 유전자 차이가 이들 사이의 평균적인 유전체 차이보다 더 많이 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머리카락 및 피부 색깔처럼 육안으로 나타나는 형질을 근거로 예상한 것보다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는 인간은 유전적으로 더욱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눈 색깔, 머리카락 색깔, 또는 락토스 분해효소의 존속에 영향을 준 유전자처럼 상당한 영향을 끼친 유전자 변이는 흔치 않다. 대신에, 그러한 형질은 매우 복합적인 것처럼 보이며 유전체 전역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전자좌(locus)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개별적인 유전자 위치에 작용하는 자연선택과는 달리 — 복합적인 형질에 작용해서 나타나는 자연선택의 결과인 — 다유전자성 적응(polygenic adaptation)은 심지어 몇 세대밖에 지나지 않았어도 재빨리 나타날 수 있지만, 개별 유전자좌에 작용한 자연선택의 족적(足炙)은 극단적으로 희미해서 표준적인 분석방법으로는 찾아낼 수 없다 [134]. 가장 잘 규명된 인간의 다유전자성 적응 사례로 북유럽인 키의 적응 증가 [135], 비유럽인 대비 유럽인 키의 소폭 적응 증가 [136], 그리고 사르데냐인 키의 감소에 작용한 자연선택을 들 수 있다 [137]. 키에 작용한 자연선택은 인간 유전체 대부분을 통틀어 유전자좌에 작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138]. 또한 다유전자성 적응은 북유럽인 유아의 머리 및 신체 크기 증가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적 형질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138]. 인간에게 작용한 자연선택을 구성하는 요소 상당수가 다유전성일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자연선택 중인 유전체 영역이 어디인지를 조사하는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만 한다.


인간 진화 유전체학을 위한 도전

인간의 유전체 자료를 기반으로 한 진화적·인구학적 추정은 때때로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였다. 인류의 진화는 오직 한 번 있었던 자연의 실험이므로, 지난날의 인구 변동을 추론하는 일은 태생적 한계를 지닌 역사적 과학이다. 더욱이, 인류의 조상이 지리적으로 어디에 위치했는지는 현대인의 유전체로는 직접 추정할 수는 없어도, 고대인의 표본이 발견된 장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전학적 분석이 사람 사이의 조상 관계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지만, 조상 DNA가 지리적 위치에 관한 정보까지 담고 있진 않다. 또한, 분지와 유전자 혼합이 발생했던 시기를 결정짓는 연대측정은 시간을 재는 시계만큼 유용하다. 돌연변이율은 인간 유전체 전체를 통틀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서, 인구통계학적 연구에 사용해야만 하는 돌연변이율은 상당한 논쟁의 대상이었다. 연간 0.5 × 109 염기쌍(0.5 × 109 bp/yr)이라는 수치로 합의된 돌연변이율이 과거 몇 년 전에 출현했지만 [43], 돌연변이율 추정값은 그 값을 도출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추정값은 훗날 수정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 결과로 말미암아 과거에 진행되었던 연구에서 유전체 자료를 통해 추측한 진화적 사건의 연대측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과 고대인 유전체 모두를 대상으로 한 분석의 진보는 인류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여러 측면에서 변화시켰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및 해부학적 현생인류 사이에 이종교배가 실재(實在)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누적됨에 따라 인류 진화에서 유전자 이입이 차지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거의 30년 전에 mtDNA 증거가 학계에 보고된 후 종종 인용되었던 아프리카 기원 모델의 가장 엄격한 버전이 주장하는 것처럼 [1]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외부의 다른 호미닌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진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런 연구를 통해서 발견되었다. 현생인류와 호미닌 사이에 있었던 이종교배의 수준은 — 때때로 느슨한 대체 모델(leaky replacement model)로 언급되는 — 인류 진화의 진정한 모델이 다지역 기원 모델과 아프리카 기원 모델 사이에 있다고 제시한다 [139]. 사실, 현대인의 유전체에서 나타나는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전자 혼합 수준은 이들 호미닌의 유전자 이입이 있었던 시기에 현생인류의 유전체 안에 혼합되어 있었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양보다 상당히 과소평가되어 있다고 본다 [55, 140].


상당한 양의 네안데르탈인 DNA가 유전자 부적합성 때문에 또는 단순히 네안데르탈인에게 있었던 높은 수준의 근친교배 때문에 누적된 해로운 돌연변이 때문에 현대인의 유전체에서 제거되었다는 증거가 많이 있다 [51].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혼합 비율 변화가 선형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유전자 혼합이 발생했을 시기에 현생인류 유전체 안에 포함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의 비율이 약 5% 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63]. 하지만 자연선택은 유전자 혼합 비율을 시간에 따라 선형적으로 줄이진 않았는데, 더욱 면밀한 수학적 분석에 따르면 인간의 유전체 안에 존재했던 네안데르탈인 DNA 비율은 원래 10%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140]. 네안데르탈인의 유효 집단 크기(effective population size)는 그 당시 인간 집단의 약 10% 정도였을 것이므로, (자연선택을 고려했을 때) 관찰된 유전자 이입은 인간과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유전자 혼합 정도가 유효 집단 크기에 비례해 진행되었음을 시사한다 [140]. 달리 말하면, 네안데르탈인은 환경에 대해 적응을 하지 못했거나 또는 인간과의 경쟁 또는 전쟁 때문에 멸종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현생인류라는 종(種)에 단순히 흡수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유라시아에서 발굴된 좀 더 오래전에 살았던 고대인의 유골을 대상으로 한 시퀀싱 분석을 통해 흡수 모델(absorption model)을 테스트할 수만 있다면 많은 논쟁의 대상인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진 이유를 드디어 해결할 수도 있다. 비슷한 질문을 데니소바인에게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오늘날 오스트랄라시아인에 존재하는 데니소바인에서 유래했다고 짐작되는 유전자 계보의 수준과 양상에 [해로운 돌연변이에 대한 역선택(negative selection)인] 정화선택(purifying selection)이 어떤 기여를 했는가? 데니소바인의 지리적 분포는 어떠했나? 그리고 인간과 데니소바인 사이의 유전자 이입은 어디에서 발생했나? 훗날 데니소바인 표본을 더 찾아내 그 유전체를 분석한다면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에 고대 호미닌의 유전자 혼합을 연구할 수 있다면 복잡하게 얽힌 인류 진화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아마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전 세계 어딘가에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지역에서 찾아낸 표본의 유전체 자료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고대인 혈통이 훨씬 더 많이 존재했는가와 같은 질문을 포함한 인류 진화 이론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진실로, 오늘날 아프리카인 집단으로부터 얻은 예비 자료는 유전자 확산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고대 호미닌 혈통에서 일어났다고 말한다 [25, 26, 27].


한 세기가 넘은 시간 동안 연구자들은 현대 인간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생물학적·문화적 차이가 이들 집단의 오랜 고립 때문에 진화해 나타났는지 그리고 (문화적) 혁신은 지식의 확산을 통해 일어나는지 [141], 또는 인류의 이동과 집단 사이의 유전자 혼합이 유전적 차이와 문화적 변화를 이끈 원동력이 되었는지를 두고 토론해왔다 [142]. 일부 인간 집단은 오랜 시간 동안 여전히 고립된 채 살고 있지만 [44, 97], 지금까지 확보한 유전체 자료 분석을 놓고 판단한다면 인간 집단의 이동과 유전자 혼합이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유전적·문화적 양상을 낳게 하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56, 57, 58, 60, 66]. 또한, 이러한 유전체 연구는 수많은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특징의 지리적 분포가 인류 진화의 역사에 상대적으로 늦게 정립되었다고 말한다 [60]. 그런데도 전 세계 많은 지역,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 오늘날과 같은 유전적·문화적 차이의 분포를 이끈 역사적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여전히 매우 파편화되어 있다.


고대인 유전체 연구는 빠르게 발전해왔으며, 지난 수년 동안 우리의 관심은 단일 유전체 연구에서 수백 구의 고대인 개체를 포함하는 집단 유전체 연구로 이동했다. 비록 이러한 일이 인간 진화 유전체학에 풍부한 통찰을 제공해왔지만, 이 분야는 여전히 걸음마 상태다. 전 세계 어딘가에 있는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지역에 초점을 맞추면서 현대인과 고대인 모두의 유전체를 시퀀싱하고 분석하고자 지속해서 노력한다면 오늘날 인류의 문화적·유전적 차이를 형성했던 사건을 묘사하는 더욱 완벽한 그림을 그리는 데 일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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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Haak, W. et al. Massive migration from the steppe was a source for Indo-European languages in Europe. Nature 522, 207–211 (2015). 이 연구는 인도-유럽어의 기원을 규명하기 위해 3,000년–8,000년 전에 살았던 69명의 유럽인으로부터 확보한 SNP 자료를 사용했다.
  59. Gamba, C. et al. Genome flux and stasis in a five millennium transect of European prehistory. Nature Commun. 5, 5257 (2014).
  60. Allentoft, M. E. et al. Population genomics of Bronze Age Eurasia. Nature 522, 167–172 (2015). 이 연구는 청동기 시대의 집단 이동을 확인하기 위해 101개의 고대인 유전체 시퀀싱 자료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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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2. Rasmussen, M. et al. The ancestry and affiliations of Kennewick Man. Nature 523, 455–45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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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2. Childe, V. G. The Dawn of European Civilization (Kegan Paul,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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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너무 바빠서 글 쓸 시간도 없다. 그래도 틈틈히 시간을 내서 책이나 논문은 읽는 편인데, 최근 발표된 리뷰 논문 가운데 관심이 가는 게 있어서 번역을 했다. 원 제목은 〈Tracing the peopling of the world through genomics〉으로 2017년 <Nature>에 게재된 진화인류학 (또는 진화유전체학) 동향을 소개한 글이다. 원 제목을 어떻게 번역할까 고민하다가 <유전체학으로 전 세계 인류 정착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로 번역하기로 결정했다. 그리 마음에 들진 않는데, 능력 부족이니 별 수 없다.


너무 오랜만에 한 번역이라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고 일단 이대로 놔두자.


원글의 링크로 같이 표시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직접 읽어보시길. 엇 ... 그런데 Open Access가 아니네 ... 마음 같아선 원본도 같이 첨부하고 싶지만 ... 저작권 문제 때문에 마음에 걸린다. 뭐, 원글의 이미지 파일을 번역본에 무단 삽입했으니 이런 말따위 할 처지는 아니지만.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541/n7637/full/nature213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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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Lorsch JR, et al. 2014. Fixing problems with cell lines. Science 346: 1452-1453.


세포주(細胞株)에 관한 문제 해결하기


By Jon R. Lorsch, Francis S. Collins, Jennifer Lippincott-Schwartz


생물학과 의학 연구에서 세포배양(細胞培養)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어떤 세포주가 다른 종류의 세포주(cell line, 細胞株)나 미생물로 오인(誤認)되거나 오염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치료 목표인 암 형태에서 유래한 세포주를 이용해 초기 약물 검사를 진행하는 암연구 같은 많은 분야에서 중대한 문제일 수 있다 [1]. 만일 잘못된 세포주로 약물 검사를 진행한다면,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얻게 되어 효과적인 치료법의 발견이 늦춰질 수 있다. 심지어 기초연구에서조차도 잘못된 세포주의 사용으로 일의 진행이 더뎌질 수 있는데, 이는 (약물에 대한) 세포의 반응이 그 형태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를 고려했을 때, 세포주 오인과 오염을 해결할 교정법을 개발하는 일은 새로워진 관심을 정당화한다.


1960년대 이후로 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400여 가지 이상 되는 세포주의 정체가 잘못 확인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 3]. 원래는 한 가지 조직 형태에서 유래했다고 간주된 세포가 다른 종류의 조직에서 유래했음이 나중에 밝혀진 적도 있다. 게다가, 세포가 유래한 종(種)조차도 오인했던 사례도 몇 번 있었다. 두경부암(頭頸部癌)에서 유래한 세포주 122가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연구에 따르면 30%에 해당하는 37가지 세포주가 잘못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4].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큐레이션과 저장을 위한 집적소로 보낸 조직 배양 수집물과 세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세포주 가운데 적어도 15%가 오인됐거나 오염됐다 [4, 5].


오인된 세포주는 의생명 연구의 여러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지 두 종류의 오인된 세포주를 사용한 연구가 미국 국립 보건원(the U.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이 제공하는 세 개의 연구지원 프로그램, 두 개의 임상 시험, 열한 개의 특허, 그리고 백여 개 이상의 논문에 포함됐다 [6]. 그럼에도, 세포주 정체성의 확인과 정확한 보고의 필요성에 관해서 연구자 사이에 폭넓게 인식되지 않아 보이는데, 실제로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절반도 안 되는 세포주만이 논문에 확실히 그 정체가 밝혀져 있었다 [7].


다양한 요인이 세포주 오인과 오염 문제의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세포 배양 중에 서로 다른 세포주를 가지고 작업을 할 때 파이펫(pipette)을 한 번 이상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교차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오염의 원인이 되는 세포주가 원래 세포보다 더욱더 빨리 세포 분열하면, 그 세포가 전체 집단을 재빨리 우점하게 되어 세포주의 정체성이 변한다. 이러한 사건은 출처가 다른 세포의 형태가 서로 비슷할 때 발견되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사진을 참조]. 배양된 세포는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체로 오염될 수 있는데, 이러한 일은 세포 반응을 바꿀 수 있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5-10%에 달하는 세포 배양 연구가 마이코플라스마로 오염된 세포주를 사용했다. 외부 오염이 없어도 배양 중인 세포주가 시간이 흐르면서 또한 변할 수 있다 [8, 9]. 실험실에서 키우는 세포는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 자신의 표현형을 바꿀 수 있는 염색체 중복 및 재배열, 돌연변이, 후성유전적 변화(epigenetic alteration)를 겪을 수 있다. 이런 요소를 고려했을 때, 예방 단계가 없다면, 세포주의 변화는 피할 수 없으며 잠재적으로 문제가 많다.


이런 점을 우려한 과학자와 연구 기관은 이런 문제를 처리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2007년, NIH는 세포주 오인 문제로 관심을 이끌고 연구 지원금과 논문 심사위원이 이러한 사안에 특별한 관심을 쏟도록 안내 공고문(Guide Notice)을 공표했다 [10].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는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세포주를 인증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아마도 가장 최선의 행동이 널리 채택되는 데 장애물일지도 모른다. 불충분한 교육도 사회적 쟁점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잘못된 세포주의 사용으로 연구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과학자 개개인과 그들이 몸담은 분야 모두가 받아들이기란 어렵다. 몇몇 연구자에게 그러한 문제는 특정 연구 초점의 맥락에서 봤을 때 사소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결국 모든 세포는 미소관(microtubule, 微小管), 운동 단백질(motor protein), 리보솜(ribosome)을 가지며, 이러한 공통점 때문에 몇몇 과학자는 자신들이 연구하는 특정 세포 유형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사안 덕분에 세포주가 오인되었다는 사실이 공개적으로 알려진 이후에도 연구자가 자신들이 연구에 사용한 세포주를 잘못 확인된 원천에서 왔다고 말하는 연구 논문을 출판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1번의 리뷰 논문을 참조].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자금 지원 기관, 과학계, 학술지, 시약 공급업체, 그리고 연구자 자신을 포함한 생물의학 연구 공동체가 세포주 오인 문제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그것과 연관된 복잡한 사안을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추가적인 연구, 행동의 변화, 개선된 교육, 그리고 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결합하는 다면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몇몇 연구기관은 새로운 세포주가 실험실에 도착하자마자 그리고 그 이후로 주기적으로 그 세포주의 정체성을 핑거프린트(fingerprint)로 분석하도록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운 좋게도, 세포주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 드는 비용은 검사 기술의 개선 덕분에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세포주 특유의 DNA 염기서열을 식별하기 위한 단기일렬반복 분석법(short tandem repeat analysis, 또는 STR analysis)을 이용하는 방법이 요즘 들어 널리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값싸고 빠르며, 세포주 정체성 확인을 위해 STR 지문 결과를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ATCC(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는 보유하고 있는 모든 인간 세포주에 대한 STR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비록 이 데이터베이스로는 흔히 사용되는 인간 세포주의 정체성만을 인증할 수 있지만, STR은 다른 종에서 유래한 세포주는 구분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유전적 변화를 확인하는데 필요한 해결책도 없다. It 또한 이러한 분석법은 개별 연구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거점시설을 운영하는 부서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술이므로, 자주 사용하기에 무리가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개선이 여전히 필요하다.


부분적으로, NIH는 세포주 확인과 그 완전성 유지의 개선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몇 접근법을 고려하고 있다. 첫째, 연구비 지원자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세포주의 정체성, 핵심 시약의 조성, 세포의 오염에 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모델 동물의 사례와 비슷한 것으로 NIH 연구비 지원 양식에 이미 포함된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표준 및 최선으로 제시된 지침이 학문과 산업 분야의 연구자, 전문가 사회, 그리고 미국 세포생물학회(the American Society for Cell Biology), 국제 생물표준 연구소(the Global Biological Standards Institute), 및 미국 국립 표준기술 연구소(the U.S.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와 같은 여러 조직과 정부 기관의 도움으로 개발될 것이다.


NIH는 또한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쉬운 세포주 확인법과 값싸고, 조성이 결정되어 있으며, 조절 가능한 세포 배양액 등과 같은 세포배양 연구를 위한 개선된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시약 공급업체와 장비 제작업체 또한 일정한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 분야가 있다. 덧붙여, NIH는 세포 유형과 유전적 부동과 같은 변수가 생물의학 연구 결과의 재현성과 일반화에 영향을 주는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비 기금 조성 방안을 찾고 있다. 최근, NIH 산하의 몇몇 연구소에서 대학과 같은 조직이 좋은 실험실 지침 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돕는 계획을 발족했는데 [12], 전문가 사회가 또한 중요할 수 있는 노력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세포주 인증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 고려할 때, NIH는 세포배양 연구의 재현성과 생명과학 연구에서 실험 설계의 전체적인 엄격성과 관련된 이런저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전 세계에 분포하는 연구비 지원 기관이 합심하도록 촉구할 것이다 [13].


학술지와 논문 심사자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논문 저자가 연구에 사용한 핵심 시약에 관한 세부사항뿐만이 아니라 세포주의 질과 정체성에 관한 자료를 논문에 포함하도록 규정할 수 있다. 몇몇 학술지는 이러한 목적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지침과 명세표를 채택해왔고 [14], 이러한 것들이 널리 표준적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촉구한다. 물론, 저자 자신들도 연구에 사용한 세포주를 가능한 엄격히 그리고 세심하게 인증하는 것과 다음 세대의 과학자도 같은 과정을 밟도록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


만일 과학계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한다면, 우리는 세포배양 연구의 재현성과 엄격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데 확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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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종(種)에서 유래한 세포. (붉은색의) 원숭이 세포와 (녹색의) 사람 세포가 배양액 안에서 같이 자라고 있다. PHOTO: A. WEIGEL AND J. LIPPINCOTT-SCHWARTZ/NATIONAL INSTITUTE OF CHILD HEALTH AND HUMAN DEVELOPMENT, N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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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J. N. Weinstein, Nature 483, 544 (2012).
  2. A. Capes-Daviset al., Int. J. Cancer 127, 1 (2010).
  3. ATCC, The role of ICLAC (International Cell Line Authentication Committee); http://standards.atcc.org/kwspub/home/the_international_cell_line_authentication_committee-iclac_/
  4. M. Zhaoet al., Clin. Cancer Res. 17, 7248 (2011).
  5. R. A. F. MacLeod, H. G. Drexler, Nature 439, 912 (2006).
  6. J. J. Boonstraet al., J. Natl. Cancer Inst. 102, 271 (2010).
  7. N. A. Vasilevskyet al., Peer J. 1, e148 (2013).
  8. S. E. Armstrong, J. A. Mariano, D. J. Lundin, Biologicals 38, 211 (2010).
  9. A. O. Olarerin-George, J. B. Hogenesch, bioRXiv (2014); http://biorxiv.org/content/early/2014/07/11/007054.
  10. NIH Guide Notice, NOT-OD-08-017, November 28, 2007; http://grants.nih.gov/grants/guide/notice-files/NOT-OD-08-017.html.
  11. 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 Standards Development Organization Workgroup ASN-0002, Nat. Rev. Cancer 10, 441 (2010).
  12. NIH Guide Notice, RFA-GM-15-006, 28 August 2014; http://grants.nih.gov/grants/guide/rfa-files/RFA-GM-15-006.html
  13. F. S. Collins, L. A. Tabak, Nature 505, 612 (2014).
  14. M. McNutt, Science 346, 67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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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Penner AM. 2015. Gender inequality in science. Science 347: 234-235.


과학에서 성(性) 불평등


By Andrew M. Penner


왜 여성은 과학, 기술, 공학, 그리고 수학과 같은 많은 분야(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이하 STEM)에서 잘 드러나지 않을까? 이것은 쉽게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삶의 여러 영역에서처럼 과학에도 여성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만 [1], 그러한 편견이 얼마만큼 문제가 되는지는 연구자 사이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몇몇 사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편견의 효과가 누적되어 여성의 사회활동을 결정해버린다고 말하지만 [2], 어떤 이는 선호도의 성별 차이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3]. 하지만 사람의 성별 차이에 대한 이해가 자신의 선호도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회적 편견의 영향과 개인의 선호도를 구별하는 일은 어려워 보인다 [4]. 어느 연구에 따르면 타고난 재능의 차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는 않지만 [3], 학문 분야를 통틀어 남녀가 더욱 동등한 비율로 해당 분야에 참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이것—성별에 따른 능력 차이가 없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납득시키는 것이다. 이번 호의 262쪽에 나와 있는 레슬리(Leslie)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떤 분야 안에서 재능이 간주되는 방식은 여성이 그곳에서 얼마나 잘 대변되는지를 보이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5].


두 가지 수수께끼 덕분에 과학계에서 여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를 밝히려는 일반적인 설명이 복잡해진다. 첫째, 인종과 성별은 보편적 접근법에 문제가 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아시아계 남성보다는 자연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하는 비율이 더 낮지만, 백인 남성과는 그 비율이 비슷하며 백인 여성보다는 그 비율이 거의 두 배 가량 높다. 2011년에 학사학위를 취득한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 1.9%의 여성과 2.4%의 남성이 자연과학을 전공했으며, 이와 비교해서 백인 남성의 2.1%와 백인 여성의 1.0%가 동일 분야를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6]. 두 번째, 성별 대표성은 STEM 분야 내에서와 비-STEM 분야 내 모두에서 상당히 다양하다. 레슬리 연구팀의 논문에서 언급한 대로, 2011년에 미국 내 분자생물학 박사학위 취득자의 54%가 여성이었고, 이와 비교해서 물리학에서는 18%, 심리학에서는 72%, 철학에서는 31%로 나타났다.


레슬리 연구팀의 논문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재능을 간주하는 방식이 여성이 해당 분야에 참여하는 정도와 상관관계에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앞서 언급한 두 번째 수수께끼를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체계를 제공한다. 남성이 주도하는 철학과 물리학에서 재능은 타고난다고 여겨진다. 여성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분자생물학과 심리학에서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흥미로운 발견은 STEM 대 비-STEM 분야로 성별에 따른 분류가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한다. 이러한 발견으로 STEM의 어떤 분야에서는 다른 분야보다 여성이 더 많이 참여하는지 또한 설명할 수 있다. 더욱이, 이 발견으로 STEM 분야에서 나타나는 여성의 저조한 참여율을 설명하려는 많은 대중적인 설명을 괴롭히는 문제점을 피할 수 있는데, 기존의 설명은 법학대학원의 경쟁적인 문화와 변호사의 장시간 노동, 그리고 법률회사가 아직은 바라는 것만큼 가족 친화적이 아님에도 최근 들어 여성이 어떤 이유로 남성과 비슷한 비율로 법학 학위를 취득하려 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실패했다.


과학계에서 여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현상을 살핀 과거의 연구는 학창시절 동안 과학에 관한 태도와 고정관념이 성별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 발달해왔는지를 추적하는데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작업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특정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에 관한 믿음을 인식하게 되는 시기와 방식을 이해하는 일은 유익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수학적 재능이 STEM 분야에서의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고려한다면, 수학적 재능을 특별히 타고난 것으로 보는지 아닌지를 조사하는 일 또한 중요할 수 있다. 만일 그렇다면, 수학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보는 분야에서는 여성의 참여가 특히 낮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다.


더 폭넓은 질문과 도전이 많이 남았다. 지난 30년 이상 동안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로 여성이 대학을 졸업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남성의 교육과정 선택이 여성이 모방하는 기준치라는 생각은 문제가 많은 것처럼 보인다. 미국의 노동인구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과학계에서 더 많은 여성을 필요로 한다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었지만, STEM 분야의 학위를 취득한 많은 학생이 STEM 분야 관련 직업에 고용되지는 않는다 [7]. 컴퓨터 공학과 같은 일부 분야에서는 일자리가 증가해왔으며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의 수는 부족하지만, 그 수가 적기 때문에 이 분야로 여성의 진입이 전적으로 독려 되어야만 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남성이 여성과 더욱 비슷한 비율로 이러한 분야를 전공하도록 독려함으로써 몇몇 분야에서 성 평등을 이루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STEM 이외의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이용 가능한 기회의 차이를 고려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데, 수학과 과학에 뛰어난 여성은 일반적으로 다른 영역에서 남성보다 훨씬 더 뛰어난 기량을 보이기 때문이다 [8].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과 [사진을 참조할 것]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는 과학계를 떠난 후 이룬 이들의 업적 때문에 분명히 특출나지만, 과학계에서의 성공을 연구 중심 대학에서 STEM 분야 교수가 되는 것으로 정의 내린다면, 이와는 다른 시도를 추구하는 남성과 여성의 공헌을 하찮게 여길 위험이 있다. 이러한 점은 STEM 분야를 떠난 많은 여성이 교육과 보건 분야에 몸담기 시작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분명한 사실이다. 분명히, 여성의 일이라고 간주되어버린 분야에서는 급여가 감소하면서, 사회가 여성의 노동을 평가절하는 방식에 관한 상당한 쟁점이 존재하지만 [9], 이러한 현상이 이들 분야로 진입하는 개인들의 몇몇에 대한 실패로 여겨지는지 또는 사회가 이들의 선택으로부터 이익을 얻지 않아서인지는 불분명하다.


STEM 분야에서 성 불평등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사람처럼, STEM 분야가 이처럼 재능 있는 여성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하려는 경향성이 내게도 있다. 그러나 교육, 보건 및 경제를 통틀어 재능 있는 남성과 여성이 있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성 불평등의 쟁점에 관한 더욱 폭넓은 전망을 취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아마도 성별에 따른 STEM 분야의 참여에 관해 새로운 질문을 내놓아야 할 시기인 모양이다. 남성이 더욱더 여성처럼 된다면 사회가 처한 형편이 더 좋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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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과학계를 떠나는 게 나쁜가?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는 물리화학자가 되는 훈련을 받았지만, 정치에 입문하려고 연구를 그만뒀다. 많은 여성이 다른 분야에 종사하려고 STEM 분야를 떠나,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 레슬리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보는 분야보다 능력은 노력과 관련된 것이라고 보는 연구 분야에 여성이 더 잘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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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D. Li, thesis,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Cambridge, MA, 2012).
  2. V. Valian, Why So Slow? (MIT Press, Cambridge, MA, 1998).
  3. S. J. Ceci et al., Psychol. Sci. Public Interest 15, 75 (2014).
  4. S. J. Correll, Am. Sociol. Rev. 69, 93 (2004).
  5. S. J. Leslie, A. Cimpian, M. Meyer, E. Freeland, Science 347, 262 (2015).
  6. T. D. Snyder, S. A. Dillow, Digest of Education Statistics 2012 (National Center for Education Statistics, Washington, DC, 2013).
  7. Y. Xie, A. A. Killewald, Is American Science in Decline? (Harvard Univ. Press, Cambridge, MA, 2012).
  8. M. T. Wang, J. S. Eccles, S. Kenny, Psychol. Sci. 24, 770 (2013).
  9. P. England, Comparable Worth (Aldine de Gruyter, New York,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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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allaway E. 2015. Language origin debate rekindled. Nature 514: 284-285.


언어 기원 논쟁이 다시 불붙다


유라시아 스텝 지대가 인도-유럽어족(語族) 발생지로 유력해지다.


By Ewen Callaway


아이슬란드인에서 스리랑카인을 위시한 약 30억 명의 사람이 인도-유럽어족(語族)에 속하는 400여 종류 이상의 언어와 방언(方言)을 구사한다. 최근 발표된 두 논문—하나는 고인류(古人類) DNA를 연구한 논문이며, 다른 하나는 새로 구축한 언어 가계도(genealogical tree of languages)에 관한 논문—은 이들 주요 어족의 기원지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대의 스텝 지대를 지목했는데, 이 때문에 오래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학자들은 오랫동안 고대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남아시아 아대륙(亞大陸)의 언어뿐만이 아니라 독일어, 슬라브어, 라틴어를 포함하는 인도-유럽어군을 인식해왔다. 하지만 이들 어족의 기원은 논란에 휩싸여있다.


몇몇 연구자는 약 8,000-9,500년 전에 초기 인도-유럽어가 중동 지역에서 살았던 농부에 의해 퍼져나갔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스텝 지대(Steppe in time)’를 볼 것]. 이와 같은 생각을 대변하는 ‘아나톨리 가설(Anatolian hypothesis)’은 이 지역 출신의 농부가 유럽으로 이주해 그 지역의 수렵채집인 원주민을 대체하거나 이들과 교배했다는 잘 입증된 사실로 뒷받침된다. 2012년, 뉴질랜드(New Zealand) 오클랜드 대학(the University of Auckland)의 진화생물학자인 퀜튼 앳킨슨(Quentin Atkinson)이 이끄는 연구팀은 인도-유럽어의 계보도를 작성했는데, 마찬가지로 이들의 연구도 8,000년보다 더 오래된 시기에 인도-유럽어가 아나톨리 지방에서 기원했음을 시사했다.


아나톨리 가설과 경쟁하는 이론의 경우, 말의 가축화와 바퀴 달린 운송수단의 발명으로 양치기가 자신의 영역을 재빨리 넓히는 게 가능해졌을 때인 약 5,000-6,000년 전 즈음에 인도-유럽어가 유라시아 스텝 지대에서 출현했다고 가정한다. ‘스텝 가설(steppe hypothesis)’ 지지자는 초기 인도-유럽어를 복원했을 때 바퀴 달린 운송수단과 연관된 언어가 포함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데, 이것은 중동 지역에 거주하던 농부가 유럽에 도착하고 난 뒤 한참 지나서도 발명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에 있는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the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소속 언어학자인 파울 헤가르티(Paul Heggarty)는 “언어학자 대부분이 스텝 가설을 지지해왔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스텝 가설을 향한 비판 가운데 하나가 이 시기에 유라시아 스텝 지대에서 유럽으로 대단위 이주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2월 10일경에 bioRxiv.org의 프리프린트(preprint) 서버에 게재된 고인류 DNA에 대한 연구 결과가 그러한 간극을 메운다 (W. Haak et al. http://doi.org/z9d; 2015). 미국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의 보스턴(Boston)에 위치한 하버드 의대(Harvard Medical School) 소속 진화유전학자이자 집단유전학자인 데이빗 라이히(David Reich)의 연구팀은 8,000년에서 3,000년 전 사이에 유럽 지역에 걸쳐 살았던 94명의 몸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8,000년에서 7,000년 전 사이에 당시 중동 지역 출신의 농부가 유럽 지역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결과에서 첫 번째 이주가 일어났던 시기에서 몇 천 년이 흐른 뒤에 두 번째 이주가 시작됐다는 증거도 또한 밝혀졌다. 약 5,000년 전에 오늘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대에서 살았던 얌나야인(Yamnaya)이라 불리는 스텝 지대의 양치기로부터 채취한 DNA가 오늘날 독일 지역에서 발굴한 4,500년 전의 사람들로부터 채취한 DNA와 상당히 일치했는데, 이들은 북유럽 대부분을 아우르는 새김무늬토기 문화(the Corded Ware culture)로 알려진 집단의 구성원이었다. 이러한 유사성을 근거로 “동쪽 변방으로부터 유럽 중심부로의 대단위 이주”가 있었음을 뜻한다고 연구팀은 논문에 기술했다.


얌나야인의 혈통은 현대 유럽인의 유전체에서 살아남았는데, 노르웨이인, 스코틀랜드인, 그리고 리투아니아인과 같은 북유럽인이 그러한 유전적 관계를 가장 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얌나야인이 지리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주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연구자들은 중동 출신의 이주자가 당시 유럽 지역, 적어도 오늘날 독일 지역에 존재하던 집단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 이주자가 사용한 언어를 알기란 불가능하지만, 스텝 지대에 위치한 얌나야인의 고향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UC 버클리(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역사 언어학자인 앤드류 개럿(Andrew Garrett)은 “이 연구는 적어도 인도-유럽어족의 다양화를 설명하는 전통적인 스텝 모델의 일부분에 관해서는 매우 잘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앳킨슨 연구팀이 2012년 인도-유럽어족 가계도로부터 얻은 결과를 개럿 연구팀이 고대 인도-유럽어의 대략적인 연령을 고려하면서 재분석했을 때, 그들은 인도-유럽어족의 기원이 약 6,000년 전이라고 추정했는데, 이것은 스텝 가설의 주장과 일치한다 (W. Chang, et al. Language; in the press).


그러나 앳킨슨은 개럿 연구팀의 분석이 라틴어와 고대 아일랜드어와 같은 고대어(古代語)가 공통조상어(共通祖上語)에서 갈라져 나온 분지어(分枝語)가 아니라 현대어의 직접 조상이라고 가정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가정은 이들 언어가 실제보다 더 빨리 진화했던 것처럼 만들어 가장 최근 공통언어(more-recent common language)에 관해 부정확한 주장을 펼칠지도 모른다고 그는 언급한다.


헤가르티는 라이히의 고인류 DNA 연구가 스텝 가설에 대한 최종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얌나야인이 훗날 슬라브어, 독일어 등과 같은 북유럽어로 발전하는 언어를 사용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얌나야인의 언어가 모든 인도-유럽어의 조상이라는 것에는 의문을 품는다. “내게 있어서 이 결과는 스텝 지대의 고인류 집단이 인도-유럽어의 분지어로 말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라이히의 연구팀은 모든 인도-유럽어의 기원이 얌나야인의 이주의 결과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인도와 이란처럼 훨씬 동쪽에서 발굴한 표본에서 얌나야인의 유전적 특징을 발견하는 게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의 진화생물학 연구소(the Institute of Evolutionary Biology) 소속 진화생물학자인 까를레스 랄루에자-폭스(Carles Lalueza-Fox)는 중동과 남아시아의 기후가 고(古) DNA 보존에 좋지 않다고 언급한다. “해당 시간대의 좋은 표본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림 출처: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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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Ainsworth C. 2015. Sex redefined. Nature 518: 289-291.
다른 번역은 이곳을 참조하세요. 전 어차피 대충 번역했으니까요.

번역 안 한 부분은 '순전히' 귀찮아서입니다 (...)


성(性)을 재정의하다


By Claire Ainsworth (클레어 에인스워스)


두 개의 성(性)이라는 발상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하지만 생물학자는 그보다 더 광범위한 성(性)이 있다고 생각한다.


임상유전학자인 폴 제임스(Paul James)는 가장 민감한 사안 가운데 일부를 자신의 환자와 논의하는 것에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2010년 초반에, 그는 성(性)에 관해 이야기할 때 특히 곤란해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마흔여섯 살 먹은 임산부가 아이 염색체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양막천자 검사(amniocentesis test, 羊膜穿刺) 결과를 들으러 왕립 멜버른 병원(the Royal Melbourne Hospital)에 있는 그의 진료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이는 건강했다. 하지만 후속 검사에서 산모에 관한 믿기 힘든 사실이 밝혀졌다. 그녀의 몸은 두 사람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아마도 그녀를 낳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하나로 병합해버린 쌍둥이 배아에서 유래했다고 추측된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한 무리의 세포는 일반적으로 사람을 여성으로 만드는 한 벌인 X 염색체 두 개를 지녔으며, 다른 한 무리는 X 염색체 하나와 Y 염색체 하나를 지녔다. 50대에 접어들어 세 번째 아이를 밴 중간에, 그 여성은 자신의 몸 상당 부분이 염색체상으로 남성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1]. 이에 대해 “단지 양막천자 검사 결과를 들으러 내원했던 누군가에게 그 사실은 정말 공상과학 소재 같은 일이었다”라고 제임스는 말한다.


성(性)은 얼핏 보기보다 훨씬 더 복잡할 수 있다. 단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Y 염색체의 유무로 성을 가늠하는데, Y 염색체가 있으면 남성이며 없으면 여성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은 그러한 경계에 걸쳐 있음을 의사는 오랫동안 알고 있었는데, 즉 이들의 성염색체는 둘 가운데 하나지만, (난소와 정소 같은) 생식선(生殖腺) 또는 성의 해부학적 구조는 다르다는 것이다. 간성(intersex, 間性) 상태 또는 성 발달 장애(disorder of sex development, DSD)나 성 발달 차이로 알려진 이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아이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남자아이로 키울 것인지 여자아이로 키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때때로 직면한다. 오늘날 일부 연구자에 따르면, 100명당 1명꼴로 몇 가지 형태의 DSD가 나타난다고 한다 [2].


유전학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성(性) 경계는 훨씬 더 모호해진다. DSD의 주요 형태에 관여하는 수많은 유전자가 확인되었으며, 사람의 해부학적 또는 생리학적 성(性)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이들 유전자의 변이가 밝혀졌다. 게다가, DNA 염기서열 분석과 세포생물학의 신기술 덕분에 거의 모든 사람의 신체는 유전학적으로 별개인 세포가 다양한 정도로 군데군데 짜깁기된 형태이며, 이러한 세포 가운데 일부는 신체의 나머지 부분과 성(性)이 일치하지 않음이 밝혀지고 있다. 심지어 몇몇 연구에서는 각 세포의 성(性)이 분자 상호작용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 행동을 이끈다고 제시하기까지 한다. 이에 대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소아 보건 연구소(Institute of Child Health)에서 성 발달과 내분비를 연구하는 존 아처만(John Achermann)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훨씬 더 큰 다양성이 있으며 그러한 이분적 구조 내에서 자신의 성(性)을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중첩된 지역이 확실히 존재하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한다.


성(性)이 여전히 두 개의 용어로만 정의되는 세상에서 이러한 발견은 쉽게 수긍되지 않는다. 어떤 법체계도 생물학적 성(性)에 모호함이 있음을 감안하지 않으므로, 사람의 법적 권리와 사회적 지위는 출생증명서에 적힌 성별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UCLA(th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에서 생물학적 성(性) 차이를 연구하는 아서 아놀드(Arthur Arnold)는 “강력한 이분법적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한계를 넘어서는 중간 사례가 있다는 것으로, 남성과 여성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인지를 우리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다”고 운을 띄우며 “성(性)은 많은 방식으로 정의 내릴 수 있으므로 때때로 매우 어려운 문제다”라고 말한다.


성(性)의 시작


두 개의 성(性)이 물리적으로 다르다는 것은 명백하지만, 생명이 처음 태동할 때는 그렇지 않다. 발달 5주차 때, 인간 배아는 남성과 여성의 해부학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발달 중인 신장 옆에서 생식샘 능선(gonadal ridge)으로 알려진 돌출부 두 곳이 두 쌍의 도관(duct, 導管)을 따라 나타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자궁과 자궁관(Fallopian tube, 子宮管)을 형성할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부고환(epididymis, 副睾丸), 수정관(vas deferens, 輸精管), 그리고 정낭(seminal vesicle, 精囊)과 같은 남성의 내부 생식관(生殖管)을 형성할 수 있다. 6주차 때, 생식선(生殖腺)은 난소나 고환이 되기 위한 발달 기전을 가동한다. (생식선이) 고환으로 발달하면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남성 도관의 발달 과정을 뒷받침한다. 이곳에서는 또한 잠재적으로 자궁과 자궁관이 될 부분이 오그라들도록 하는 다른 종류의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만일 생식선이 난소가 되면, 여기에서 에스트로겐(estrogen)이 만들어지고 테스토스테론이 사라져 남성 생식관은 쇠퇴한다. 이러한 성호르몬으로 외부 생식기의 발달 또한 영향을 받으며 사춘기 때 한 번 더 작용하기 시작해 가슴과 수염과 같은 이차성징(二次性徵)의 발달을 촉진한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어느 하나에서 변화가 나타나면 한 개인의 성(性)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식선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전형적인 여성의 특징이 발달된 XY 염색체의 사람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호르몬 신호 전달의 변화로 말미암아 XX 염색체를 가진 사람이 남성과 비슷하게 성장할 수 있다.


수년 동안, 여성 발달 과정은 디폴트 프로그램이며 Y 염색체상에 존재하는 특정 유전자가 존재할 때 남성 발달 과정이 능동적으로 가동된다고 과학자들은 믿어왔다. 1990년대 들어 SRY라고 불린 이러한 유전자의 정체가 밝혀져 대서특필되었다 [3, 4]. 단지 이 유전자 자체만으로도 생식선이 난소에서 고환으로 바뀌어 발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RY 유전자가 포함된 Y 염색체 조각을 지닌 XX 염색체의 개체는 수컷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2000년으로 접어들면서, 여성이 되는 것이 디폴트 옵션이라는 생각은 난소 발달을 능동적으로 촉진하며 고환 발달은 억제하는 WNT4와 같은 유전자의 발견으로 흔들리게 되었다. 이 유전자에 대한 여분의 복사본을 가진 XY 개체에서는 이상한 생식기와 생식선 및 흔적 자궁과 자궁관이 이 발달할 수 있다 [5]. 2011년에는 또 다른 핵심 난소 유전자인 RSPO1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XX 염색체를 가진 사람에게서 난소와 고환 모두가 발달한 생식선인 난소고환(ovotestis, 卵巢睾丸)이 발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


이러한 발견은 성(性) 결정이 복잡한 과정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생식선의 정체성은 상반되는 두 가지의 유전자 활동 네트워크 사이의 경쟁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네트워크에서 (WNT4와 같은) 분자의 활성이나 양이 변화하면 외견상 염색체의 정보가 가리키는 성(性)에 다가가거나 멀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관해서 UCLA의 성별 근거 생물학 센터(the Center for Gender-Based Biology) 소장인 에릭 빌런(Eric Vilain)은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성(性)을 바라보는 방식의 철학적 변화였고, 균형이며, 성(性)의 세계를 시스템 생물학적으로 바라보는 것 그 이상이다”라고 말한다.


양성(兩性)의 전투


일부 과학자의 의견에 따르면 그 균형은 발달 과정이 끝나고 한참 뒤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생식선은 일생을 통틀어 수컷이 되는 것과 암컷이 되는 것 사이에서 불안정하게 존재하므로 그 정체성을 위해 일정한 관리가 필요하다. 성체 암컷 쥐에서 Foxl2라 불리는 난소 유전자의 활성을 제거하면 난자의 발달을 뒷받침하는 과립막세포(granulosa cell, 顆粒膜細胞)가 정자 발달을 뒷받침하는 세르톨리 세포(Sertoli cell)로 변한다는 연구가 2009년에 발표되었다 [7]. 2년 뒤, 2년 후에, 다른 연구팀은 반대 현상을 보여줬다, Dmrt1이라 불리는 유전자의 활성을 억제하면 성체의 고환 세포가 난소 세포로 변할 수 있다는 정반대의 상황이 별개의 연구팀에서 보고됐다 [8]. “출생 후에도 그러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고 멜버른(Melbourne) MIMR-PHI 의학 연구소(the MIMR-PHI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에서 생식선 발달을 연구하는 빈센트 할리(Vincent Harley)는 말한다.


생식선이 성(性) 다양성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많은 DSD가 생식선 등과 같은 선(腺)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신호에 반응하는 기관의 변화로 말미암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완전형 안드로겐 불감 증후군(Complete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CAIS)은 어떤 사람의 세포가 남성의 성호르몬을 인식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데, 이러한 질환은 대개 호르몬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다. CAIS인 사람에게는 Y 염색체와 내부 고환이 있지만, 외부 생식기는 여성형이며 사춘기 때 여성으로 성장한다.


이 같은 조건이 DSD의 의학적 정의를 충족시키는데, 여기에서 한 개인의 해부학적 성(性)이 염색체 또는 생식선의 성(性)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어서, 4,500명당 약 1명 정도가 영향을 받는다 [9]. 요즘 들어서, 몇몇 연구자는 남자의 요도 구멍이 성기 끝이 아니라 아래쪽에 위치하는 경증 요도하열(hypospadias, 尿道下裂)처럼 해부학적 구조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차이를 포함하도록 성(性)에 대한 정의가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빌런에 따르면, 가장 포괄적인 정의는 DSD의 몇몇 형태를 보이는 100명 가운데 1명의 모습을 가리킨다 [‘성(性)의 범위(The sex spectrum)’을 볼 것].


그러나 이 이상으로 더 많은 변이가 있을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DSD와 관련된 25개 이상의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DSD의 원인이라기보다는 한 개인에게 가벼운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이가 이들 유전자에서 발견됐다. 이에 대해, 빌런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폭넓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선천성 부신과다형성(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 CAH, 先天性副腎過形成)이라 불리는 DSD는 신체에서 대량의 남성 성호르몬이 만들어지도록 하는데, 이러한 상태에 놓인 가진 XX 염색체를 지닌 사람은 (확장된 음핵(clitoris, 陰核)과 음낭(scrotum, 陰囊)을 닮은 융합된 음순(labia, 陰脣)과 같은) 분명치 않은 생식기를 지닌 채 태어난다. 이러한 상태는 21-수산화효소(hydroxylase)라 불리는 효소의 심각한 결핍 때문에 발생한다. 좀 더 경미한 결핍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보유한 여성에서는 ‘비전형적인’ 형태의 CAH가 발달하고, 1,000명 당 약 1명 꼴로 나타나며, 남자 같은 수염과 체모, 불규칙적인 생리주기 또는 임신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어떤 명백한 증상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유전자인 NR5A1은 불완전하게 발달한 생식선부터 남성의 경증 요도하열, 그리고 여성의 조기 폐경까지 폭넓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


불임 때문에 도움을 구하거나 몇몇 치료 경험을 통해 발견하지 않았다면 많이 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결코 발견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작년에 어떤 남자가 탈장 수술을 받고 있었는데, 그 남자 몸 안에 자궁이 있음을 외과 전문의가 발견해 보고했다 [11]. 당시 수술을 받던 그 남자의 나이는 70이었으며, 네 아이의 아버지였다.


세포의 성(性)


DSD 연구를 통해 성(性)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개별 세포를 확대해 살핀다고 했을 때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해진다. 모든 세포에 일군(一群)의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일반적인 가정은 사실이 아니다. 일부 사람에게서 모자이크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들은 하나의 수정란에서 시작해 성장하지만, 서로 다른 유전자로 구성된 세포가 군데군데 짜깁기된 형태가 된다. 초기 배아 발달 과정 동안 분열하는 세포 사이에서 성염색체가 불균등하게 배분될 때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XY로 시작한 배아의 일부 세포에서 Y 염색체가 소실될 수 있다. 세포 대부분이 결국 XY가 된다면 그 결과는 물리적으로 봤을 때 전형적인 남성이지만, 대부분의 세포가 X일 때, 그 결과는 터너 증후군(Turner’s syndrome)이라 불리는 상태에 놓인 여성으로, 키가 작고 발육 부전(不全)인 난소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종류의 모자이크 현상은 드물며, 15,000명 당 한 명꼴로 나타난다.


성염색체 모자이크 현상의 영향을 평범한 것에서 보기 드문 것까지 폭넓다. 모자이크 형태의 XXY 배아가 두 가지 세포 유형의 혼합체—두 개의 X 염색체를 가진 세포와 두 개의 X 염색체와 한 개의 Y 염색체를 가진 세포—가 되어 발달 과정 초기에 분리가 되었다는 몇 가지 사례가 기록된 적이 있다 [12]. 이 때문에 서로 다른 성(性)을 가진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난다.


사람이 서로 다른 성염색체의 세포로 구성될 수 있는 두 번째 방식이 있다. 제임스의 환자는 키메라(chimera)로써, 대개 배아 단계의 쌍둥이가 자궁에서 하나로 합쳐진 덕분에 만들어진 두 수정란의 혼합체로부터 성장한 사람이다. 이러한 종류의 DSD를 일으키는 키메라 현상은 매우 드물며, 모든 DSD 사례의 약 1%를 차지한다.


그러나 또 다른 형태의 키메라 현상이 최근 들어 널리 알려졌다. 미세(微細) 키메라 현상(microchimerism)으로 명명된 이 상태는 태아의 줄기세포가 태반을 건너 엄마의 몸 안으로 들어가거나 그 반대의 상황에서도 나타난다. 이 현상은 1970년대 초반에 처음 확인됐지만, 이론적으로는 엄마의 몸이 거부해야 할 외부 조직인 태아의 교차형 세포가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20여 년 이상이 흐른 뒤에야 발견했을 때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96년에는 출산한 지 27년 지난 여성의 혈액 안에서 태아 세포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13], 엄마의 세포가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는 게 발견된 적이 있었다 [14]. 이러한 유형의 연구는 성(性)의 구분을 더욱 모호하게 해왔는데, 이것은 남성이 종종 엄마의 세포를 몸에 지니거나 남자 아이를 임신했던 여자의 몸 안에 아이의 세포 일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 키메라 현상은 많은 조직에서 발견되어 왔다. 예를 들어, 2012년에 시애틀(Seattle) 워싱턴 대학(the University of Washington)의 면역학자 리 넬슨(Lee Nelson)과 그의 연구팀은 여성의 뇌에서 얻은 사후 검시 표본에서 XY 염색체를 발견했다 [15]. 남성 DNA가 뇌에 존재한 여성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94세였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들 외래세포(immigrant cell)는 빈둥거리지 않았는데,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통합되어 (적어도 쥐에서는) 뇌 시경을 형성하는 것과 같이 특별한 기능을 획득했다 [16]. 하지만 여성 안으로 들어간 남성 세포 일부가 그 조직의 건강과 특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예를 들어, 어떤 성(性)의 생체 조직에 반대편 성(性)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병에 대한 감수성을 더욱 증대시키는지 여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관해 넬슨은 "나는 그것이 엄청난 의문이다"라고 운을 띄우면서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인다. 인간 행동 측면에서 여성의 뇌 안에 존재하는 일부 남성의 미세 키메라 세포가 여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요즘 들어, XX 세포와 XY 세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며 이러한 일이 성호르몬의 작용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사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성염색체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실제로 정말 놀라울 정도다"고 아놀드는 말한다.


그의 연구팀은 쥐의 신체에 존재하는 X 염색체의 양이 신진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였으며 [17], XX 세포와 XY 세포가 분자 수준에서, 예를 들어 스트레스에 대한 서로 다른 신진대사 반응을 하는 것과 같은 수준에서 서로 다르게 행동함을 관찰했다 [18]. 아놀드에 따르면, 다음 과제는 이런 현상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히는 일이다. 그의 연구팀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욱 활발히 작용한다고 최근 들어 알려진 몇 안 되는 X 염색체 유전자를 연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놀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성(性)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두 개의 성(性)을 넘어서


생물학자는 성(性)에 대한 더욱 미묘한 관점을 구축해왔을지 모르지만, 사회가 아직도 따라잡아야 할 부분이 있다. 진실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공동체 구성원이 지난 반세기 이상 해온 활동 덕분에 성적 취향(sexual orientation)과 (사회적) 성별(gender, 性別)에 대한 사회적 태도가 누그러져 왔다. 요즘 들어, 남성과 여성이 외모, 직업, 성적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관습적인 사회적 경계를 넘어서는 데 사회적으로 아주 수월해졌다. 하지만 성(性)에 대해서는, 여전히 극심한 양성(兩性) 모델을 따르는 사회적 압력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적 압력은 DSD를 명백히 타고난 사람이 자신의 성기를 ‘정상적’으로 만들려고 때때로 수술을 받아왔음을 뜻한다. 그러한 수술은 너무 어려서 수술에 동의할 수 없는 아기에게 주로 이루어졌으며 아이의 궁극적인 성 정체성(gender identity) —그들 자신의 성별에 대한 인지—과 일치하지 않는 성(性)을 부여하려는 위험이 있으므로 논란이 많다. 따라서 간성(間性)을 지지하는 집단은 아이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나이가 들 때까지, 다시 말하면 일반적으로 3세 이상이나 어쨌든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나이가 들었을 때까지 의사와 부모가 적어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쟁점은 2013년 4월 남 캘리포니아에서 난소와 고환 조직을 모두 가진 모호한 생식기와 생식선이 나타나는 상태인 난정소(卵精巢) DSD(ovotesticular DSD)를 가진 채 태어난 MC라고 알려진 아이의 양부모가 제기한 소송 덕분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MC가 태어난 지 16개월이 되었을 때, 의사는 아이가 여성이 되도록 수술했지만, 현재 8살이 된 MC의 남성 성 정체성은 계속해서 발달하고 있었다. MC가 처치를 받고 있을 때 정부의 보호 아래 있었기 때문에, 소송에서 외과의사의 의료과실 책임뿐만이 아니라 MC의 헌법으로 보장된 자신의 육체를 온전하게 유지할 권리와 아이를 낳을 권리를 정부가 부정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지난달, 법정 판결로 연방 법원의 관할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례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 일은 간성 형질을 타고난 아이에게 잠재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라며 캘리포니아(California) 샌디에이고(San Diego) 토마스 제퍼슨 법학 대학원(Thomas Jefferson School of Law)의 성(性) 및 성별(性別)과 관련된 법률 쟁점 전문가인 쥴리 그린버그(Julie Greenberg)는 평가한다. 덧붙여, 그녀는 이 소송 덕분에 미국 내에서 의사가 DSD를 타고난 어린아이에게 의료적 시술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 때 수술 집도를 삼가도록 독려할지 모른다고 낙관한다. 이와 관련해서, 라스 베이거스(Las Vegas)의 네바다 대학(the University of Nevada)에서 간성 형질과 성별을 둘러싼 쟁점을 연구하는 사회학자이자 그 자신도 CAIS를 갖고 태어난 조지언 데이비스(Georgiann Davis)는 “간성(間性)인 사람이 자신의 모습에 걸맞도록 ‘도움의 손길’을 주고자 하는 의사 때문에 감내해야만 하는 우리 같은 사람의 감정적이며 육체적인 투쟁에 대한 의식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의사와 과학자는 이들의 염려에 대해 동정적이지만, 성(性)의 생물학에 관해 여전히 알아야 할 것이 많음을 이들도 알기 때문에 MC 소송은 또한 몇몇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19]. 이들은 법적인 강제로 의료 시술을 바꾸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으므로 DSD를 가진 사람이 최선의 행동 방침을 결정할 수 있도록 삶의 질 및 성적 기능과 관련해 확보한 더 많은 자료를 살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것이 바로 연구자가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DSD 진단은 한때 호르몬 검사, 해부학적 검사와 화상 진찰, 그리고 뒤 이어서 한 번에 유전자 한 가지씩을 공들여 검사하는 데 의존했다. 최근에, 유전자 기술의 진보 덕분에 유전자 다양한 유전자를 한 번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그 결과로 유전자 진단을 곧바로 수행하는 것과 이러한 과정이 해당 가족에게 스트레스가 덜 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빌런은 DSD를 가지며 XY 염색체를 나타내는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사람의 전체 유전체에서 단백질 코딩 부분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전체 엑솜 염기서열 분석(whole-exome sequencing)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에, 그의 연구팀은 엑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그 유전적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연구 참여자 가운데 35%에게 유력한 진단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20]. 빌런, 할리, 그리고 아처만은 의사들이 생식기 수술에 대해 점점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DSD를 가진 아이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관리와 뒷받침을 목표로 하는 학제간 연구팀이 그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지만, 그 어떤 외과 시술이 없더라도 여기에는 아이를 남성 또는 여성으로 키우느냐가 항상 결부해 있다. 과학자와 성(性)의 다양성을 지지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기에 동의한다고 말하면서 빌런은 “아직 그곳에 존재하지 않은 성별에 따라 아이를 키우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고 덧붙인다.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과 여성 이외에는 그 어떤 상태도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생물학자가 성(性)의 범위가 넓다는 사실을 계속 보여준다면, 사회와 정부도 그 결과를 고심하면서 어디서 어떻게 그 경계를 그려야 할지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많은 트랜스젠더와 간성 활동가는 사람의 성(性) 또는 성별(性別)이 중요하지 않은 세상을 꿈꾼다. 몇몇 국가에서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린버그는 이러한 꿈을 실현 가능하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회의적이라고 본다. “나는 성별 표지를 완전히 없애는 것 또는 제3의 부정형 성별 표지를 허용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법이 어떤 이가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요구한다면, 해부학적 구조, 호르몬, 세포 또는 염색체로 그러한 성(性)을 지정해야만 할까? 만일 이러한 것들이 서로 충돌한다면 어떻게 해야만 하나? “내 느낌은 모든 매개 변수를 포괄할만한 단 하나의 생물학적 매개 변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성(性) 정체성이 가장 타당한 매개 변수인 것처럼 보인다”라고 빌런은 말한다. 즉, 누군가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고 싶다면, 그냥 물어보는 게 최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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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 년 된 호미닌 두개골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되다.


[원제: Complete skull of 1.8-million-year-old hominin found, New Scientist]


19:00 17 October 2013 by Michael Mar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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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New Scientist]


180만 년 전에 살았던 멸종한 호미닌(hominin)에 속하는 완전한 형태의 두개골이 그루지야(Gruziya, 영어로는 Georgia로 표기)에서 발견되었는데, 이제껏 발견된 화석 가운데 가장 초기의 완전한 형태며, 이 화석이 속한 종(種)인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외형이 다양했음이 확인되었다. 사실, 이 화석의 발견자는 고대 인류 가계도(家系圖)에서 많은 종이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그것은 단순히 호모 에렉투스의 다른 형태일 수도 있다.


이 화석을 연구한 스위스 취리히(Zurich) 인류학 연구소 박물관(Anthropological Institute and Museum)의 마르샤 팬서델리온(Marcia Ponce de León)은 “이것은 이제부터 가장 완전한 성인 두개골이다”라고 말한다. 인류학자는 몇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훨씬 더 오래된 호미닌 화석을 발견한 적이 있었지만, 두개(braincase, 頭蓋), 안면 그리고 아래턱으로 이뤄진 완전한 두개골은 드물다.


이 발견에 관여하지 않은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의 프레드 슈푸어(Fred Spoor)는 “그것은 환상적인 표본이며, 그 시기 동안 보존된 것은 전례가 없다”고 말한다. 비슷한 조건에 있으며 이전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호미닌 유골(遺骨)로는 유명한 투르카나 소년(Trukana Boy) 뼈가 있는데, 이것은 150만 년 되었다.


이 두개골은 그루지야 남부 드매니시(Dmanisi) 현장에서 발굴되었다. 아래턱은 2000년에 발견되었고, 여기에 맞는 두개(頭蓋)는 2005년에 찾았다.


이 두개골은 드매니시 현장에서 다섯 번째로 발견된 가장 잘 보존된 두개골로, 이 발굴 현장에서는 단순한 석기(stone tool, 石器)와 많은 동물의 유골도 발굴되었다. 종합하면, 그 연구를 이끄는 트빌리시(Tbilisi) 그루지야 국립박물관(Georgian National Museum)의 다빗 로드카파니야지(David Lordkipanidze)에 따르면, 그 두개골은 급진적인 생각을 시사한다.


모두가 하나의 종(種)이다?


로드카파니야지와 그의 동료는 새로 발견된 두개골이 이 시기 동안 공존(共存)했었다고 여겨지는 많은 호미닌 종이 사실은 호모 에렉투스라 불리는 하나의 종이며, 이것은 호모 에렉투스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단순히 외형적으로 더욱 다양하다는 생각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섯 구의 드매니시 호미닌 사이에서 나타나는 안면 차이를 측정했다. 그들 모두는 대략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살았으므로, 이것은 호모 에렉투스 개체군(個體群) 사이의 변이 정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그들은 드매니시 개체군을 같은 시기에 살았던 고대 아프리카 호미닌에 속하는 다양한 화석과 비교했으며, 현대 인류와 침팬지를 대조군(control group, 對照群)으로 사용했다.


호미닌 화석이 현대 인류 및 침팬지와 분명히 다를지라도, 그 분석 결과로 나머지 화석이 다양성 있는 하나의 분류군(分類群)으로 구별됨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와 호모 루돌펜시스(Homo rudolfensis) 같은 호미닌이 단순히 호모 에렉투스에 속함을 뜻한다.


연구팀 구성원인 스위스 취리히 인류학 연구소 박물관의 크리스토프 졸리코퍼(Christoph Zollikofer)는 “우리는 200만 년 전에 다양한 종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운을 떼며 “하지만 종 사이를 구분할만한 충분한 화석 증거가 우리에게 없다”고 말한다.


아니다, 아마도 그렇지 않다.


다른 인류학자는 이들의 주장을 납득하지 못한다. 슈푸어는 드매니시에서 출토된 표본이 모두 호모 에렉투스며 그 종이 다양함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아프리카 화석이 호모 에렉투스에 속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는 로드카파니야지의 분석은 심지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genus Australopithecus)에 속하는 훨씬 더 유인원과 닮은 호미닌이 호모 에렉투스 분류군에 포함됨을 지적한다. 그래서 새로운 분석 결과가 사람 종 사이에서 나타나는 더욱 미묘한 형태 차이를 파악하지 못했음은 놀랍지 않다.


영국 런던 국립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크리스 스트링어(Chris Stringer)는 “이들 초기 아프리카 화석 가운데 일부는 합리적으로 다양한 호모 에렉투스 종에 연결될 수 있다는 그들의 생각이 들어맞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인간 진화의 가장 초기 단계에 관한 심오한 기록이 있는 커다란 대륙이며, 확실히 200만 년 전보다 앞서 거기에서는 종 수준의 다양성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초기 ‘사람’ 화석 모두가 진화 중인 호모 에렉투스 계통으로 무리 없이 합쳐질 수 있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그 연구팀의 주장은 호미닌 화석 기록은 불완전하며 인류학자는 하나의 표본에 근거해 종 전체를 억지로 정의하려 든다는 가정에 부분적으로 기초하는데, 이것은 종종 불완전하다. 슈푸어는 여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한다.


슈푸어는 “모든 것이 신발장에 어울린다(everything fits in a shoebox)라는 대중적 믿음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화석 기록은 매우 좋다. 수백 개의 화석이 있다.” 적어도 호모 에렉투스의 것으로 알려진 30개의 완전한 두개(頭蓋)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호모 에렉투스는 곳곳에 있다.


연구팀의 급진적 주장은 의심받고 있지만, 새롭게 발견된 두개골은 호모 에렉투스의 중요성과 성공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호미닌은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진화했다고 생각되고, 호모 에렉투스는 넓은 의미에서 아프리카를 떠난 첫 사람 종으로 간주되며, 이것은 현대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것보다 오래전 일이다.


로드카파니야지는 “드매니시의 호미닌은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 존재하는 사람 속의 가장 초기 형태를 대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 인류와 비교했을 때, 그들은 작은 뇌를 가지며 단지 가장 단순한 도구만 제작할 수 있었다. 이것은 그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데 그 어떠한 엄청난 지적 능력이 필요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180만 년 전, 또 다른 전 세계적인 하나의 종이 있었다”라고 졸리코퍼는 말한다. 호모 에렉투스는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메리카 대륙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지만, 그곳을 제외하고 그들은 지구의 대륙 대부분에 정착했다. 또한, 호모 에렉투스로부터 인도네시아 제도의 플로레스(Flores) 섬에서 발견된 매우 작은 ‘호빗’이 아마도 출현했을지도 모른다.


새롭게 발견된 두개골은 호모 에렉투스가 두개골의 몇몇 측면이 다른 것보다 앞서 변하는 모자이크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우리에게 말한다고 슈푸어는 언급한다. 두개(頭蓋)의 형태가 가장 먼저 변했는데, 새로운 두개골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호모 에렉투스와 같은 두개(頭蓋) 모양을 나타낸다. “안면과 치아는 처음에는 호모 하빌리스와 더 유사한 형태인 채였다”라고 그는 말한다. 나중에, 호모 에렉투스는 더 작은 안면과 더 작은 턱을 가졌다.


Journal reference: Science, DOI: 10.1126/science.123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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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호수가 우리 조상의 뇌를 키웠는가?


[원제: Did Africa’s Great Lakes boost our ancestors’ brains?, New Scientist]


23:00 16 October 2013 by Bob Holmes


[그림 출처: New Scientist]


과거 2백만 년 동안 이루어졌던 인류 진화의 위대한 전성기는 아프리카 대륙의 사바나(Savannah) 지역이 아니라 같은 대륙의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Great Rift Valley)에 위치한 호수에서 진행되었을지도 모른다. [1] [2] 이번 주에 [PLOS ONE에] 출판된 이러한 독창적 의견은 종분화(speciation, 種分化)에서 뇌 크기의 엄청난 증가까지 초기 인류의 진화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모든 발전이 왜 아프리카 동부에서 발생했던 것처럼 보이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인류학자는 점점 변덕스러워지는 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과거 몇백만 년 동안 매우 크고 강력한 뇌가 초기 인류 또는 호미닌(hominin)에서 진화했으리라 추측해왔다. [3] 그러나 이 가설을 시험한 연구의 결론은 불분명했는데, 아마도 이들 연구 대부분이 대양(大洋)으로 유입해 심해(深海) 퇴적물 안으로 들어간 마른 대지의 부유분진(airborne dust, 浮游粉塵) 양의 추세를 연구하는 것처럼 지구 또는 대륙 규모의 기후 측정을 이용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고기후학자(paleoclimatologist, 古氣候學者) 마크 매즐린(Mark Maslin)과 그의 동료인 맨체스터 대학(University of Manchester)의 수잰 슐츠(Susanne Shultz)는 리프트 밸리에서 호수의 존재 여부가 그곳에 살았던 호미닌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함으로써 지역적 접근을 시도했다.


매즐린의 직감은 인류 진화에서 중요한 시기이자 극도로 변화무쌍했던 260만, 180만, 100만 년 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에 위치한 대형 호수에서 격변(激變)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광대한 지역에서 모여든 강우(降雨)가 이 계곡을 통해 상대적으로 작은 분지(盆地)를 향해 모여들기 때문에, 이들 호수는 강우량에 매우 민감하며 기후에 따라 그 규모가 팽창하거나 사라진다.


“이들 호수는 적은 강우량에도 급격히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의 분지는 기후 변동에 증폭기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매즐린은 말한다. 또한, 그는 이들 대형 호수 덕분에 주변 대지가 수풀로 더욱 우거지고 생산성이 더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호수의 변천


자신의 견해를 시험하기 위해, 매즐린은 슐츠와 함께 지난 5백만 년 기간에 해당하는 지구 및 지역 기후 기록을 수집했으며, 여기에 리프트 밸리 호수의 존재 여부 기록을 보충했다. 그러고 나서, 이 기후 기록을 초기 사람 종(種)의 출현과 멸종, 그리고 인간 뇌 크기 변화와 비교했다.


매즐린과 슐츠는 호수가 급격히 변천하는 시기 동안 일어났던 가장 중요한 진화적 사건 때문에 리프트 밸리에 있는 호수의 존재가 지구 또는 지역 기후보다도 인간 진화를 더 잘 예측함을 발견했다.


특히, 호미닌의 다양성은 약 190만 년 전 6종으로 정점에 달했는데, 이 시기는 리프트 밸리 호수의 유동(流動)이 정점에 막 달했을 때다. 이 시기는 또한 사람속(genus Homo, -屬)이 처음으로 출현했고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출현과 더불어 뇌 크기에 엄청난 도약이 있다는 특징으로 두드러진다.


강우량 변화와 맞물려 그 변화 정도를 증폭하는 호수 크기의 격변으로 당시의 호미닌은 더 건조하고 더 혹독한 시기가 수없이 교차하는 시기를 수반하는 매우 험난한 생태적 도전에 직면했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더 커진 뇌를 포함한 생태적 혁신과 새로운 종의 출현이 이 지역의 호미닌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근거로 아프리카 다른 지역에 살았던 호미닌에서는 왜 뇌 크기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매즐린은 말한다.


매즐린과 슐츠의 연구는 지구 기후보다는 지역 기후의 변화를 진화적 변화와 연결하기 때문에 진일보(進一步)한 것이다. “우리는 기후 변화가 실제로 인류에게 끼친 수준에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캐나다 밴쿠버(Vancouver)에 있는 사이먼 프레이져 대학(Simon Fraser University)의 마크 칼러드(Mark Collard)는 말했다.


불행히도, 호미닌 화석의 표본 수가 적어 이러한 명백한 추세를 더 자세히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메즐린과 슐츠는 방목 가축 및 육식동물 등과 같은 다른 포유류에서도 호수의 격변과 동일한 연관성을 나타내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들 동물의 진화 역사를 앞으로 연구하기로 계획했다. “호수 크기의 변화가 정말 중요한 과정이라면, 우리는 호미닌 이외의 종에서 그러한 연관성을 볼지도 모른다”라고 슐츠는 언급한다.



역자 주


[1] 아시아 남서부 요르단(Jordan) 강 계곡에서 아프리카 대륙 동남부 모잠비크(Mozambique)까지 이어지는 세계 최대의 지구대(地溝帶).

[2] Rift valley는 본래 두 개의 평행한 단층으로 둘러싸인 좁고 긴 계곡인 열곡(裂谷)을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지명을 가리키므로 따로 번역하지 않았다.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조하라. [Great Rift Valley, Kenya in Wikipedia]

[3] (1) 호미닌(hominin): 사람아과(subfamily Homininae) 사람족(tribe Hominini)에 속하는 구성원으로 사람과 침팬지의 공통조상인 파니니족(tribe Panini)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속(genus Homo)과 지금은 멸종한 사람 분기군의 다른 구성원을 포함한다. (2) 호미니드(hominid): 사람과(family Hominidae)에 속하는 [침팬지와 고릴라 같은] 판속(genus Pan), 고릴라속(genus Gorilla), [오랑우탄 같은] 퐁고속(genus Pongo), 사람속을 포함한 영장류 분류군의 구성원을 가리키는 집합적 용어다. 하지만 이 용어는 침팬지보다 사람에 더 가까운 [지금은 멸종한] 사람의 근연종과 더불어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3) 호미노이드(hominoid): 사람상과(superfamily Hominoidea)에 속하는 구성원을 가리키는 용어로 최근의 호미니드, 긴팔원숭이 그리고 성성잇과 유인원과 [신생대 중신세에 살았던 멸종한 원시 아프리카 영장류인 프로콘술(Proconsul)과 중신세와 선신세에 걸쳐 살았던 원시 아프리카 영장류인 드리오피테쿠스아속(subgenus Dryopithecus) 등의] 조상형을 포함한다. (4) 호미나인(hominine): 사람아과에 속하는 구성원을 가리키는 용어로 성성잇과와 분리된 이후 독립적으로 진화한 모든 계통을 가리키는데, 여기에는 고릴라속, 판속, [멸종한 사람의 근연종을 포함한] 사람속이 포함된다. [출처: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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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7. 생물다양성의 진화 (1)



7.2 현생누대를 아우르는 분류학적 다양성



그림 7.3 (A) 현생누대 동안 존재한 골격이 있는 해양동물 과(科)의 분류학적 다양성. [지질학의 기(period, 紀)를 세분한 것으로 대부분이 5백만~6백만 년인] 지질학적 조(stage, 組) 각각에 [자료 분석을 위해] 입력된 분류군 수는 이들의 알려진 존속 시기가 바로 그 조(組)를 포함하는 모든 분류군을 포괄한다. 파란색 곡선은 드물게 보존된 과(科)를 포함하며, 검은색 곡선은 더욱 신뢰할만한 화석기록을 가진 과(科)만 나타낸다. 화석으로 드물게 보존된 것을 포함해 약 1천9백 종류에 달하는 해양동물 과(科)가 오늘날 생존해 있다. (B) 둘 이상의 조(組) 사이의 경계를 가로질러 존재하는 것만을 집계한 25,049가지의 골격이 있는 해양동물 속(屬)에 대한 분류학적 다양성. 단일 조(組)에서만 존재했던 속(屬)은 배제했다. 검은색 곡선은 [현세에도 출현했다고 알려진 속은 제외하고] 오직 화석으로만 대표되는 속의 다양성을 나타낸다. [A after Sepkoski 1984; B after Foote 2000a]. *


* 그림의 지질시대 약자는 다음과 같다. Є, 캄브리아기; O, 오르도비스기; S, 실루리아기; D, 데본기; C, 석탄기; P, 페름기; Tr, 삼첩기; J, 쥐라기; K, 백악기; T, 제3기; Q, 제4기.



가장 완전한 화석기록은 [껍질이나 골격처럼] 딱딱한 부분을 가진 해양동물이 남겼다. 잭 셉코스키(Jack Sepkoski)는 현생누대의 5억 4천2백만 년 동안을 통틀어 존재했던 골격을 가진 해양동물 과(科) 4천 종류 이상과 해양동물 속(屬) 2만 종류 이상의 층서 범위(stratigraphic range, 層序範圍)에 관한 자료를 고생물학 문헌에서 수집했다 [Sepkoski 1984; Sepkoski 1993]. 셉코스키가 만든 현생누대에 살았던 과(科)의 다양성을 나타낸 도표를 보면 전체적으로 캄브리아기와 오르도비스기에 다양성이 빠르게 증가했고, 고생대 나머지 시기에는 안정적이었으며, 중생대와 신생대를 통틀어서는 꾸준히 증가했는데, 신생대 제4기 후기 때 다양성이 정점에 달했다 [그림 7.3A]. 이러한 양식은 대멸종 사건으로 비롯된 다양성의 감소로 중단된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하나의 조(組)에 기록된 분류군과 현세(現世) 분류군 때문에 발생하는 편향 효과에 대해 자료를 보정한다면, 전체적인 양식은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그림 7.3B]. 편향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여러 요소가 충분히 고려됐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일부 연구자는 고생대의 다양성이 셉코스키의 자료가 가리키는 것보다 고생대 이후 수준과 더 비슷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Alroy et al. 2001]. 이러한 질문은 계속해서 왕성한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그림 7.4 (A) 곤충류 과(科) 숫자의 변화, (B) 육상 관다발식물류의 종 수의 변화, 그리고 (C) 바다에서 살지 않는 사지 척추동물류 과 수의 변화. [A after Labandeira and Sepkoski 1993; B and C after Benton 1990.]



육지에서도 또한 다양성은 증가해왔다. 곤충류의 과(科) 수는 페름기 이후로 줄곧 꾸준히 증가했지만 [그림 7.4A], 현화식물류, 조류, 포유류 등의 다양화는 백악기 중기 이후 관다발식물과 [그림 7.4B] 육상 척추동물의 [그림 7.4C] 다양성이 극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7.2.1 출현속도와 멸종속도



그림 7.5 현생누대의 107개 조(組)에서 발견되는 해양동물 속(屬)의 출현속도를 백만 년 당 하나의 속에서 기원하는 새로운 속의 수로 나타냈다. 조(組) 사이의 경계를 가로질러 출현한 분류군만 집계했다. [After Foote 2000a].



그림 7.6 현생누대 동안 존재했던 해양동물 과(科)의 멸종속도를 백만 년 당 과의 수로 나타냈다. 굵은 회귀선(regression line, 回歸線)은 파란색 점에 잘 들어맞는데, 이 점은 백만 년당 8번 이하의 멸종을 나타낸다. 배후집단(背後集團)에서 상당히 벗어난 붉은색 점은 (1) 오르도비스기, (2) 데본기, (3) [페름기 말 멸종으로 잘 알려진] 페름기, (4) 삼첩기 그리고 (5) [K/T 멸종으로 알려진] 백악기 등의 각 지질시대 말엽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주요 대멸종 사건을 나타낸다. [After Raup and Sepkoski 1982.]



삼첩기 이후 해양동물 분류군의 출현속도는 멸종속도보다 컸으며 그 결과로 중생대와 신생대 동안 다양성이 증가했지만, 두 속도는 현생누대의 역사를 통틀어 변동해왔다. 새로운 과(科)의 출현속도는 동물진화가 처음으로 기록된 캄브리아기와 오르도비스기, 그리고 페름기 말 대멸종 이후 삼첩기 초기 때 최고조에 달했다 [그림 7.5]. 멸종속도는 극적일 정도로 달랐다. 그러한 차이는 대멸종(大滅種)이라 불리는 수많은 분류군이 예외적으로 멸종했던 사건과 “일반적인” 멸종 또는 배경멸종(background extinction, 背景滅種)이라 불리는 시기 사이에 있다 [그림 7.6]. 오르도비스기 말, 데본기 후기, [페름기 말 멸종이라 불리는] 페름기/삼첩기(Permian/Triassic 또는 P/Tr) 경계, 삼첩기 말, 그리고 [K/T 멸종이라 불리는] 백악기/제3기(Cretaceous/Tertiary 또는 K/T) 경계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일반적으로 알려졌지만, 이 밖에도 상당이 높은 멸종속도를 나타냈던 사건이 일부 있었다.


식물과 동물 모두에서 높은 출현속도를 [또는 종분화속도를] 보이는 분류군은 또한 높은 멸종속도를 나타낸다 [Niklas et al. 1983; Stanley 1990]. 즉, 이들 분류군은 높은 회전율(turnover rate, 回轉率)을 가진다. 예를 들어, 출현속도 S와 멸종속도 E는 복족류(腹足類)나 쌍각류(雙殼類)보다 암모나이트류와 삼엽충류에서 더 높다. 멸종속도와 출현속도 사이의 이러한 상관관계에 대한 가능한 몇 가지 이유가 다음과 같이 제시되었다 [Stanley 1990; 16장 참조].

  1. 생태적 분화 정도. 생태적으로 분화된 종은 일반적인 종보다 환경변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 [Jackson 1974]. 이들 종은 일반적인 종보다 더욱 드문드문 분포해 있으므로 종분화가 더욱 잘 일어날 수 있으며, 새롭게 형성된 종은 서로 다른 자원에 대해 특화되어 다른 종과의 경쟁을 피함으로써 더 잘 존속할 수 있다.
  2. 개체군 동태(population dynamics, 個體群動態). 개체군 크기가 작거나 변동을 거듭하는 종은 특히 멸종하기 쉽다. 일부 학자는 작거나 변동이 심한 개체군 크기로 종분화가 심화된다고 믿지만, 이러한 가설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3. 지리적 범위. 지리적으로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종은 한 지역의 환경변화로는 절멸하지 않으므로 멸종의 위험성이 더욱 낮은 경향이 있다. 이러한 종은 종분화속도 또한 낮은데 [Jablonski and Roy 2003], 아마도 이들의 확산 능력이 매우 높기 때문일 것이다.

높은 출현속도와 멸종속도를 나타내는 구성 종을 가진 분류군은 매우 “불안정해서” 다양성의 변동이 심하고, 결과적으로 멸종하기도 쉽다. 그러한 많은 종의 초기 멸종은 현생누대를 통틀어 나타나는 출현속도와 멸종속도의 장기적인 감소와 같은 완전히 설명되지 않은 현상의 이유를 밝히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Foote 2000b; 그림 7.57.6 참조].


출현속도와 멸종속도는 종 사이의 상호작용이 다양성을 안정시키는 경향이 있었다는 근거의 원천이 된다. 마이크 푸트(Mike Foote)는 한 조(組)에서 다른 조(組)로 넘어갈 때 단위 출현속도 S와 단위 멸종속도 E변화와 관련된 현생누대 퇴적층 기록인 107가지 조(組) 각각에 나타나는 해양동물의 다양성 변화를 조사했다 [Foote 2000b]. 그는 출현속도 S가 증가할 때 다양성이 더욱 증가하며, 멸종속도 E가 증가할 때 다양성이 더욱 감소함을 발견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고생대 동안에는 멸종이 출현보다 다양성 변화에 더 심오한 영향을 미쳤지만, 중생대와 신생대 동안에는 새로운 종의 출현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그림 7.7 쥐라기 중기에서 신생대까지 지질학적 조(組)의 다양성 D와 기원속도의 변화 ΔS 및 멸종속도의 변화 ΔE 사이의 상관성. 각 점은 두 상관관계를 나타내는데, 이들 각각은 [“직접적인” 상관관계로 값이 0보다 큰] 양의 상관관계 또는 [“역”(逆)의 상관관계로 값이 0보다 작은] 음의 상관관계일 수 있다. 높은 다양성은 멸종속도의 증가와 [다양성 증가의 다양성 의존적 감소에 대한 증거인] 출현속도의 감소와 관련해 있다. [After Foote 2000b].







그러고 나서 푸트는 매 지질시대가 시작할 때의 다양성과 그 시기와 이전 시기 사이의 출현속도와 멸종속도의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만일 이들 속도의 변화가 다양성 의존적이라면, 다양성이 출현속도와는 음의 상관관계에 있으며 멸종속도와는 양의 상관관계에 있음을 기대할 수 있다. 예상한 관계가 발견되었으며, 이러한 결과는 종 사이의 경쟁과 같은 다양성 의존적 요인이 평형상태 근처에서 다양성을 안정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가설을 강력히 지지했다 [그림 7.7].




그림 7.8 해양 화석기록에 나와 있는 세 가지 “진화적 동물상”의 다양성에 관한 역사로, 주요 형태를 나타낸 그림이 포함되었다. [세 가지 다양성 개요가 합쳐져 그림 7.3A의 전체적인 다양성 개요를 낳는다.] [After Sepkoski 1984.] *


* [용어설명] class Trilobita, 삼엽충강(三葉蟲綱); class Inarticulata, 무관절강(無關節綱); class Hyolitha, 히올리타강(-綱); superclass Monoplacophora, 단판상강(單板上綱); class Eocrinoidea, 에오크리노이데아강(-綱); class Stenolaemata, 협후강(狹喉綱); class Stelleroida 또는 class Stelleroidea, 불가사리강(-綱); class Articulata, 유관절강(有關節綱); class Crinoidea, 바다나리강(-綱); class Anthozoa, 산호충강(珊瑚蟲綱); class Cephalopoda, 두족강(頭足綱); class Bivalvia, 이매패강(二枚貝綱), class Echinoidea, 성게강(-綱); class Gastropoda, 복족강(腹足綱); subphylum Crustacea, 갑각아문(甲殼亞門); superclass Osteichthyes, 경골어상강(硬骨魚上綱).



같은 맥락에서 셉코스키는 현생누대 동안 바다를 우점(優占)했던 분류학적으로 서로 다른 주요 “진화적 동물상”을 통계적으로 구분했다 [Sepkoski 1984; 그림 7.8]. 마치 이들이 세 종의 개체군인 것처럼 이들 동물상 사이에서의 경쟁을 모델링 함으로써 셉코스키는 세 동물상 각각에 속하는 과(科) 다양성의 증가와 감소가 다양성 의존적인 경쟁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많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왜 출현속도와 멸종속도는 시간이 흐르면서 줄어들까? 다양성 의존적 요인이 다양성을 안정화하는 경향이 있다면 왜 다양성은 페름기 말 멸종 이후 꾸준히 증가할 수 있었나? 생명의 역사에서 대멸종이 끼친 영향은 무엇인가? 생명체의 멸종과 출현을 자세히 살핀다면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으리라.


7.2.2 멸종의 원인


멸종은 한때 생존했던 거의 모든 종(種)의 운명이었지만, 그 특정 원인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생물학자는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실패가 멸종의 원인이라는 데 동의한다. 현존 개체군과 종(種)에 관한 생태학적 연구는 멸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단연코 서식지 파괴를 지목했으며, 외부에서 유입된 포식자, 질병, 경쟁자 등 때문에 멸종이 일어난 몇몇 사례가 기록되었다 [Lawton and May 1995].


어떤 종이 서식하는 환경이 나빠지면 일부 개체군은 멸종할 수 있으며, 만일 이전에 생존에 적합하지 않았던 장소가 그 지역에 정착한 종이 새로운 개체군을 형성하기에 적합해지지 않다면 그 종이 분포하는 지리적 범위는 축소된다. 환경변화가 개체군 감소의 원인이라면, 이들 개체군의 [그리고 아마도 전체 종의] 생존은 적응적인 유전자 변화에 달려 있다. 이러한 유전자 변화가 멸종을 막기에 충분한지는 환경이 [고로 최적의 표현형이] 형질이 진화하는 속도에 대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빨리 변하는지에 좌우된다. 진화속도는 돌연변이가 유전자 변이를 제공하는 속도와 개체군 크기에 좌우될 수 있는데, 작은 개체군일수록 돌연변이가 덜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체군 크기를 줄이는 환경변화는 그러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도 또한 줄인다 [Lynch and Lande 1993]. 온도와 같은 한 가지 환경 요인의 변화는 군집의 종 구성과 같은 다른 요인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종의 생존은 소수 또는 많은 형질의 진화적 변화를 필요로 한다.


무생물적·생물적 변화 모두가 의심할 바 없이 멸종을 일으켰다. 예를 들어, 선신세 동안 쌍각류와 복족류의 멸종속도는 주로 북반구 바다에서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는 멸종의 개연성 있는 원인인 기온의 저하와 일치한다 [Sepkoski 1996b]. 우리는 이 장 후반부에서 멸종에 대한 경쟁의 역할을 논할 것이다.


7.2.3 멸종속도의 감소


생명체의 혈통이 환경에 더 잘 적응하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멸종에 대해 더욱 저항성을 띈다고 기대하는 것은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자연선택으로 말미암아 종이 환경변화에 대비할 수 없으므로 진화이론은 이러한 일을 반드시 예측하지 않는다. 만일 멸종을 일으킬만한 환경변화의 가짓수가 많다면, 한 변화에서 다른 변화로 “멸종 저항성”이 많이 이어지길 기대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어떤 시간 t에서 어떤 종이 [또는 상위 분류군이] 멸종할 확률은 그것이 오래되었든 [즉, 시간 t보다 오래전에 출현했든] 또는 오래되지 않았든 [즉, 시간 t에서 얼마 안 된 시기에 출현했든] 상관없이 우리는 동일하다고 기대해야 한다.



그림 7.9 분류학적 생존 곡선. 각 곡선 또는 일련의 점은 분류군이 출현한 지질시대와 상관없이 주어진 시기 동안 화석기록에 존속하는 분류군의 수를 나타낸다. (A) 가설 생존 곡선. 멸종할 확률이 일정하면 반(半)로그도표(semilogarithmic plot)에서 곡선은 직선이다. 멸종할 확률이 분류군의 연령에 따라 감소하면, 적응으로 멸종의 장기간 확률이 낮춰졌을 때 나타나는 것처럼 곡선은 오목해진다. (B) 암모나이트류 과(科)와 속(屬)의 분류학적 생존 곡선. [B after Van Valen 1973.]



화석기록에 나타난 분류군의 멸종은 서로 다른 기간에 생존한 부분을 [즉, 이들이 멸종한 연령을] 도표에 나타냄으로써 분석할 수 있다. 멸종할 확률이 연령에 좌우되지 않는다면, 연령이 점점 오래될수록 생존하는 분류군의 비율은 [마치, 방사성 붕괴에서 “살아남은” 모원자(母原子) 비율처럼]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한다 [그림 4.2 참조]. 이러한 경향을 로그도표로 나타냈을 때, 곡선은 직선이 된다. 만일 분류군이 오래되면서 멸종의 원인에 대한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진화가 일어난다면, 로그도표는 위쪽으로 볼록해지며 길게 이어질 것이다 [그림 7.9A].


리 반 밸런(Leigh Van Valen)이 이런 식으로 분류군의 생존을 분석했을 때 다소 직선 형태의 곡선이 나타났는데, 이것은 멸종할 확률이 대략 일정함을 의미한다 [Van Valen 1973; 그림 7.9B]. 생명체가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변화의 공격을 받고 각각이 멸종의 위험을 안고 있다면, 이것은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반 밸런이 제시한 가능성 가운데 하나는 어떤 분류군이 놓인 환경이 다른 분류군의 진화 때문에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붉은 여왕 가설(Red Queen hypothesis)을 제안했으며, 이 가설은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에 등장하는 붉은 여왕처럼 각각의 종(種)이 단지 같은 장소에 계속 머무르려면 [즉, 생존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달려야 하는데 [즉, 진화해야 하는데], 그 이유가 이들의 경쟁자, 포식자, 기생자 등도 계속 진화하기 때문이라고 서술한다. * 그렇게 하는 게 실패할 수 있다는 대략 일정한 기회가 항상 있다.


* 루이스 캐롤(Lewis Carrol)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의 속편이다.


멸종에 대한 저항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해서 진화한다고 기대하지 않는다면, 현생누대 동안 나타난 배경멸종속도의 감소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림 7.6 참조]? 한 가지 가설은 과(科)당 평균적인 종(種) 수가 오랫동안 증가해왔다는 관찰을 토대로 한다. 규모가 작은 과보다는 규모가 큰 과에서 모든 종이 멸종에 굴복하는 데 아마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이러한 증가는 멸종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Flessa and Jablonski 1985]. 또 다른 가능성은, 우리가 앞서 살펴보았듯이, [확산 능력이나 서식지처럼] 특징적인 형질 때문에 본질적으로 멸종하기 더 쉬운 상위 분류군이 현생누대 초기에 제거되었다는 것이다. [갯나리 등의] 바다나리류와 [개맛(lamp shell) 등의] 완족류 같은 고생대 동물상을 우점(優占)했던 분류군 대부분은 고생대 이후를 우점했던 [대합조개 등의] 쌍각류와 [달팽이 등의] 복족류 같은 다른 종류의 분류군과 비교했을 때 높은 멸종속도와 회전율을 특징적으로 보였다 [Erwin et al. 1987].


7.2.4 대멸종



그림 7.10 페름기 말 대멸종 (A) 직전과 (B) 그 이후의 고대 해저를 재구성한 그림. 천공성(穿孔性), 표생성(表生性), 유영성(遊泳性) 생명체로 구성된 풍부한 동물상이 거의 완전히 절멸했다. [Artwork © J. Sibbick.]



멸종의 역사는 앞에서 열거한 다섯 번의 대멸종으로 두드러진다. 페름기 말 멸종이 가장 극적이었는데 [그림 7.10], 해양생물 과(科)의 약 54%, 해양생물 속(屬)의 약 84%, 그리고 해양생물 종(種)의 약 80~90%가 사라졌다 [Erwin 1993]. 육지에서는 식물군에서 주요 변화가 일어났고, 몇몇 곤충 목(目)이 멸종했으며, 페름기 이전까지 지구를 지배하던 양서류와 수궁류(獸弓類)가 [포유류의 조상을 포함하는] 수궁류의 새로운 분류군과 [공룡의 조상을 포함하는] 이궁류(二弓類)로 대체됐다. 영향을 받은 분류군의 비율 측면에서 봤을 때 두 번째로 가장 격렬했던 대멸종은 오르도비스기 말에 일어났다. 덜 격렬했지만 훨씬 더 유명한 것으로 K/T 멸종 또는 백악기 말 멸종이 있는데, 이 사건은 [조류를 제외한] 공룡을 포함한 많은 해양·육상 동식물의 죽음이 특징이다.


대멸종의 원인. K/T 멸종은 소행성이나 커다란 운석과 같은 외계 물체의 충돌로 공룡이 멸종했다는 월터 앨바레즈(Walter Alvarez)와 그의 동료가 처음 제안한 실로 극적인 가설 때문에 유명하다 [Alvarez et al. 1980]. 이들은 외계 물체가 대기권에 자욱한 먼지를 드리울 정도로 충분히 강력한 힘으로 지구를 강타했고, 이 때문에 하늘은 어두워지고 기온이 떨어져, 광합성을 줄였다고 가정했다. 오늘날 지질학자는 그러한 충돌이 일어났다는 데 동의하며, 더불어 충돌 지점인 칙술루브 분화구(Chicxulub Crater)가 멕시코 유카탄 반도(Yucatán Peninsula) 해변가에서 발견됐다. 고생물학자 대부분은 이 충돌이 K/T 경계에서 대멸종을 일으켰다는 데 동의하지만, 일부 학자는 다양한 분류군의 멸종 사건이 시기상으로 넓게 퍼져 있어 모든 멸종이 이러한 재앙으로 일어났다고 보기엔 어려우며, 이 충돌은 K/T 멸종이 일어나도록 상호작용했던 몇몇 환경변화 가운데 단지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MacLeod 1996].


이제껏 가장 맹렬했던 대멸종은 페름기 말 멸종이다. 지금까지 이 멸종에 대해 가능한 많은 원인이 제시되었다. 최근에 대량의 화산분출이 원인이었다는 가설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Benton and Twitchett 2003]. 페름기 말 멸종은 거의 순식간에 일어났으며, 이것은 [시베리아 트랩(Siberian trap)이라 불리는 지층구조로] 유럽 전역과 맞먹는 러시아 동부 지역을 뒤덮을 만한 양의 용암을 분출했던 화산분화와 동시에 일어났다. 이러한 화산분출로 비롯된 지구 온난화로 해수순환(海水循環)이 변해 심해의 산소가 거의 완전히 소실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한다. 지구 온난화는 또한 방대한 양의 메탄이 방출되게 함으로써 2억 5천1백만 년 전에 지구의 생명을 “거의 완전한 절멸로” 이끈 지구 온난화를 양성 피드백의 악순환으로 더욱 강화시켰다 [Benton and Twitchett 2003].


희생자, 생존자 그리고 결말. 대멸종은 일부 분류군이 다른 분류군보다 생존할 가능성이 좀 더 컸다는 점에서 “선택적”이었다. 페름기 말 멸종을 통틀어 복족류 가운데 넓은 지리적·생태적 분포를 나타내는 종(種)과 많은 종으로 구성된 속(屬)에게 더 적합했다 [Erwin 1993]. 섭식 방식과 같은 여러 가지 특성에 대하여 멸종은 무작위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선택성의 양식은 배경멸종 시기 동안만큼은 매우 같았으며, 이때 복족류를 포함해 넓은 지리적 분포를 보이는 다른 분류군은 좁은 지역에 분포하는 분류군보다 더 낮은 멸종속도를 보였다 [Boucot 1975]. 그러나 백악기 말 대멸종 동안 생존 양식은 “일반적인” 시기의 멸종과 달랐다 [Jablonski 1995]. 배경멸종의 시기 동안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쌍각류와 복족류 중에 [해류로 확산되는 유생(幼生)으로] 플랑크톤성 발달을 하는 분류군과 [만일 넓은 지리적 범위에 분포했었다면] 수많은 종으로 구성된 속(屬)이 생존에 더 적합했다. 반대로, 백악기 말 대멸종 동안 플랑크톤성과 비플랑크톤성 분류군은 같은 멸종속도를 보였으며, [넓은 지역에 분포함으로 말미암아 높아졌지만] 속(屬)의 생존은 이들의 종 풍부도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따라서 생존과 상관관계에 놓인 특성은 “일반적인” 시기 동안의 특성과 차이가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대멸종 사건 동안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최상의 적응력을 가졌을 분류군이 이들이 처한 환경에서 멸종으로부터 구해줬을지도 모를 중요한 형질을 우연히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멸종에 굴복했다. “일반적인” 시기에 시작된 진화적 추세는 멸종 초기 단계에서 끝난다. 예를 들어, 쌍각류의 껍질을 뚫어 그 안에 담긴 동물을 섭식하는 능력은 삼첩기 복족류 혈통에서 진화했지만, 이 혈통이 삼첩기 말 대멸종으로 멸종했을 때 자취를 감췄다 [Fürsich and Jablonski 1984]. 똑같은 형질이 1억 2천만 년이 지나 다양한 오이스터드릴(oyster drill)이라는 복족류를 낳은 다른 혈통에서 다시 진화했다. 삼첩기의 주요 적응방산을 이끌었던 새로운 적응은 말하자면 요람에 매여 있었다.


물리적 그리고 생물적 환경조건 모두는 아마도 대멸종 이전보다 이후에 매우 달랐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분류군이 주요 멸종 사건 이후 오랫동안 계속 줄어들었겠지만 [Jablonski 2002], 이전에 종종 아우점군(亞優占群)이었던 어떤 분류군의 구성원은 다양해졌다. 다양성의 완전한 회복에는 수백만 년의 시간이 걸렸으며, 페름기 말 재앙 후에는 1억 년 정도가 걸렸다.


대멸종 사건, 특히 페름기 말과 K/T 멸종은 상당한 정도로 과거의 실수를 청산하고 새 출발 하도록 했으므로 훗날 생명의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사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진화적 변화의 “단계”가 있으며, 전체 진화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각 단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Gould 1985]. 첫 번째 단계는 개체군과 종 내에서의 소진화적 변화다. 두 번째 단계는 “일반적인” 지질학적 시기 동안 일어나는 차등적인 종(種)의 번식과 멸종을 가리키는 “종선택”(species selection, 種選擇)으로, 이것은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혈통의 상대적 다양성에 영향을 미친다 [11장 참조]. 세 번째 단계는 대멸종으로 비롯된 생물상의 형성으로, 이것은 다양한 분류군을 멸종시키고 새로운 진화방산(進化放散)을 위한 단계를 다시 짤 수 있으므로, 더 이전의 것과는 상당히 분리된 진화 역사를 시작할 수 있다.



그림 7.11 현생누대 동안 세 가지 기능적 기준에 따라 분류한 해양동물 속(屬)의 비율 변화. [점선으로 표시된] 이 비율은 대멸종 사이에서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검은색 선으로 표시된] 오르도비스기 말, 페름기 말, 그리고 백악기 말에 일어난 대멸종 사건 이후에는 갑자기 새로운 안정상태로 변했다. (A) 운동성 동물 대 비운동성 동물. (B) 생리적으로 완충(緩衝)된 동물 대 완충되지 않은 동물. “완충된” 분류군은 항상성 조절을 더 잘하는 [아가미와 순환계 같은] 생리적 체계를 갖춘 생물군이다. (C) 포식자 대 비포식자. [After Bambach et al. 2002.]



리처드 밤바흐(Richard K. Bambach)와 그의 동료가 수행한 연구 결과는 굴드의 생각을 일부 지지한다 [Bambach et al. 2002]. 이들은 현생누대의 해양동물 속(屬)을 세 가지 기능적 기준으로 분류했는데,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따개비처럼 비운동성(非運動性)이어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는가 또는 [운동성(運動性)이 있어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가? [갑각류처럼 잘 발달된 아가미와 순환계를 가지고 있어서] 생리적으로 “완충”(緩衝)되었는가 또는 [극피동물류처럼] 그렇지 못한가? 그리고 이들 분류군이 포식자인가? 세 가지 종류의 모든 기능적 분류에 대해서, 해양동물상(海洋動物相)의 전체 다양성과 분류학적 조성은 엄청나게 변했을지라도 대안적 특성을 지닌 분류군의 비율은 2억 년 정도의 시기 동안 안정적이었다 [그림 7.11]. 하나의 안정적 구성이 다른 것으로 바뀌는 일은 오르도비스기 말, 페름기 말, 그리고 백악기 말의 대멸종과 관련되었으며, 이것은 오랫동안 널리 퍼져 있던 [또는 존재했던] 분류군의 멸종이 새로운 군집구조의 출현을 가능케 했음을 뜻한다.


어떤 분류군의 멸종이 다른 분류군의 개화(開花)를 가능케 한다는 이러한 관찰은 대멸종 사건의 가장 중요한 영향 가운데 하나를 설명하며, 생명체의 출현과 다양화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주요 주제다.


7.2.5 출현과 다양화


이제부터는 왜 다양성의 증가가 어떤 혈통이 다른 혈통보다 더 컸는지, 특정 시기에 더 크게 나타났었는지 그리고 왜 다양성은 페름기 말 멸종 이후로 줄곧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는지에 관한 문제로 눈을 돌리자. 다양화를 증진하는 주요 요인 중에는 경쟁으로부터의 해방, 생태적 분기, 공진화 그리고 지역고유성이 있다 [Signor 1990; Benton 1990].



그림 7.12 하와이 제도의 포식성 나방 애벌레인 유피테시아(Eupithecia)가 매우 긴 다리로 포획한 초파리를 잡고 있다. 포식행위는 인시목(order Lepidoptera, 鱗翅目)에서 극히 드물다. [Photo by W. P. Mull, courtesy of W. P. Mull and S. L. Montgomery.]







경쟁으로부터의 해방. 현존하는 생명체와 멸종한 생명체 모두를 연구하면, 다른 종(種)이 점유하지 않은 소위 “생태적 공간(ecological space)” 또는 “비어 있는 적소(niche, 適所)”라 불리는 생태적 기회가 주어졌을 때 혈통은 종종 가장 빨리 다양해졌다고 나타났다. 격리된 많은 섬과 수역(水域)에서 단지 소수였던 고유 정착종(定着種)의 후손이 다양해져서, 다른 곳에서는 계통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종으로 점유된 생태적 적소를 채워왔다. 그러한 적응방산으로는 동아프리카 대호수의 시클리드어류, 하와이 제도의 꿀먹이새, 갈라파고스 군도의 다윈의 핀치 등이 있다 [그림 3.22 참조]. 분류학적으로 빈약한 생물상을 나타내는 섬과 같은 서식지에서는 특이하며 새로운 생활방식을 진화시킨 생명체가 전형적으로 산다. 예를 들어, 거의 모든 나방과 나비의 애벌레는 초식성이지만, 하와이 제도에서 서식하는 유피테시아(Eupithecia) 나방의 애벌레는 포식성(捕食性)이다 [그림 7.12; Montgomery 1982]. 아마도 이러한 드문 생명 형태는 이들 생명체가 초기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응하는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단계에서 같은 수만큼의 포식자와 상대적으로 우세한 경쟁자를 만나지 않아 종 다양성이 감소한 곳에서 더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화석기록은 생명체의 한 분류군의 감소나 멸종에 뒤이어 생태적으로 비슷한 생물군의 급증이 나타나든지 또는 이러한 사건과 함께 수반하는 많은 사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침엽수와 같은 여러 겉씨식물은 [현화식물인] 속씨식물이 다양해짐에 따라 감소했고, 포유류는 백악기 후기에 비조류성 공룡이 멸종한 이후에 방산(放散)했다.



그림 7.13 경쟁적 치환과 대체 모델. 각 도표에서 “방추”의 폭은 종 수를 나타낸다. (A) 경쟁적 치환에서 분기군 2의 다양성 증가는 직접적인 경쟁적 배제로 분계군 1의 감소를 일으킨다. (B) 점유자 교체(incumbent replacement)에서 분기군 1의 멸종으로 분기군 2가 다양해질 수 있다. [After Sepkoski 1996a.]



몇몇 가설로 이러한 양식을 설명할 수 있다 [Benton 1996; Sepkoski 1996a]. 이러한 가설 가운데 둘은 두 분기군에 속한 종 사이의 경쟁과 관련이 있다. 한편으로는, 나중에 출현한 분기군이 처음에 출현한 분기군의 멸종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정을 경쟁적 치환(competitive displacement)이라 부른다 [그림 7.13A]. 반면에, 기존 분류군이 생태적으로 비슷한 다른 분류군이 다양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기존 분류군의 멸종은 “생태적 적소 공간”을 공동화함으로써, 두 번째 분류군의 방산을 가능하게 한다 [그림 7.13B]. 마이클 로젠즈윅(Michael L. Rosenzweig)과 로버트 맥코드(Robert D. McCord)가 점유자 교체(incumbent replacement)라고 명명한 이 과정은 두 번째 분류군이 더 뛰어난 적응형질을 가지고 있다 해서 기존 분류군을 경쟁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Rosenzweig and McCord 1991]. 셉코스키는 두 분기군에 속하는 종의 수가 경쟁하는 두 종의 개체군에 존재하는 개체의 수와 비슷한 방식으로 경쟁에 의해 영향받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다 [Sepkoski 1996a]. 이러한 로지스틱 “개체군 성장” 모델에서 두 분기군의 종 다양성 변화는 치환과 점유자 교체 모두를 반영한다.


종 사이의 경쟁이 다양성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믿을만한 좋은 이유가 있다 [Sepkoski 1996a]. 다양성의 증가속도는 다른 시기보다 다양성이 이례적으로 낮았던 시기, 즉 캄브리아기 동안과 대멸종 사건 이후에 훨씬 더 컸었고, [고생대 후기처럼] 다양성이 매우 안정적이었던 2억 년 이상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경쟁이 어떻게 다양성 변화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림 7.14 백악기 화석표본에 나타난 관다발식물 주요 분류군의 (A) 다양성과 (B) 종 풍부도 변화. 현화식물의 다양성과 종 풍부도의 증가는 [고사리류처럼] 포자를 가진 식물과 [침엽수와 같은] 겉씨식물의 다양성 및 종 풍부도 감소라는 두 측면으로 반영된다. 이러한 양식은 경쟁적 치환과 일치한다. [After Lupia et al. 1999.]



그림 7.15 쌍각류에 의한 완족류의 개연성 있는 경쟁적 치환. (A) 심각한 멸종 사건으로 한 분기군의 다양성이 다른 하나보다 줄어들 때까지 경쟁 관계에 있는 두 분기군이 로지스틱하게 성장하는 모델. 멸종 사건 이후 분기군 1의 증가로 분기군 2의 감소가 일어난다. (B) 현생누대를 통틀어 각 지질학적 조(組)에 존재하던 완족류와 쌍각류 속(屬)의 수. 완족류의 다양성이 페름기 말 멸종 사건으로 줄어든 이후에 쌍각류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완족류는 결코 이전 다양성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양식은 이 모델의 곡선에 잘 들어맞으며, 그러한 변화가 경쟁적 치환과 일치함을 보인다. [After Sepkoski 1996a.]



경쟁적 치환은 비교적 드물게 일어날 수 있다 [Benton 1996]. 만일 초기 분류군과 후기 분류군이 동시에 같은 지역에서 살았다면, 이들이 같은 자원을 이용했다면, 초기 분류군이 대멸종 사건 때문에 대량으로 죽지 않았다면, 그리고 후기 분류군의 다양성과 종 풍부도가 초기 분류군이 감소하면서 증가했다면, 대체의 양식은 경쟁적 치환과 일치한다 [Lupia et al. 1999]. 공간과 빛에 대해 확실히 경쟁하는 관다발식물은 백악기 동안 정확히 이러한 양식을 나타냈는데, 이 시기에 비현화식물, 특히 양치식물류와 같은 포자를 가진 식물이 감소하면서 현화식물의 다양성과 종 풍부도는 증가했다 [그림 7.14]. 이것과 비슷한 경쟁적 치환의 다른 예로, 특히 페름기 말 대멸종 이후 엄청나게 증가한 쌍각류의 다양성이 생태적으로 비슷한 완족류의 감소를 수반했음을 들 수 있는데, 그러한 양식은 경쟁적 치환의 이론적 모델에 잘 들어맞는다 [그림 7.15; Sepkoski 1996a].



그림 7.16 잠경아목(suborder Cryptodira, 潛頸亞目)과 곡경아목(suborder Pleurodira, 曲頸亞目)에 속하는 거북류는 기존의 앰퍼컬리디아아목(suborder Amphichelydia, -亞目)에 속하는 거북류를 대체했는데, 이 거북류는 완전히 멸종했다. (A) 가장 초기에 존재했다고 알려진 거북이인 상부 삼첩기(Upper Triassic) 지층에서 발굴한 Proganochelys quenstedti의 골격을 재구성해 나타낸 앰퍼컬리디아 거북은 방어를 위해 목을 움츠려 머리를 껍질 안으로 집어넣을 수 없었다. (B) 뉴기니 뱀목거북인 Chelodina novaeguineae는 좌우로 굽히는 목을 가진 곡경아목에 속하는 거북이다. (C) Apalone spinifera라는 학명의 가시자라(spiny softshell turtle)는 목을 수직으로 굽혀 머리를 껍질 안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 곡경아목에 속하는 거북이다. [A courtesy of E. Gaffney,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B © Cliff and Dawn Frith/ANTPhoto.com; C © William Flaxington.]



아마도 점유자 교체가 경쟁적 치환보다 더 흔히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신생대 초기 태반 포유류의 대방산(大放散)은 최후의 비조류성 공룡과 같은 대형 “파충류”의 K/T 멸종 덕분으로, 이들은 경쟁과 포식 모두를 통해 포유류를 압박했었다. 아마도 되풀이되는 교체는 더 좋은 증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거북류의 “기반군”인 앰퍼컬리디아아목(suborder Amphichelydia, -亞目)에 속하는 거북류는 머리와 목을 움츠려 껍질 안으로 집어넣을 수 없었다 [그림 7.16]. 목을 안쪽이나 아래로 구부려 자신을 보호하는 오늘날 거북류의 두 분류군은 전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네다섯 번에 걸쳐, 특히 K/T 멸종 사건 동안 앰퍼컬리디아 거북류를 대체했다. 오늘날 거북류는 앰퍼컬리디아류가 멸종하고 나서야 분명히 방산할 수 있었다. 이러한 교체가 서로 다른 지역과 시기에 동시에 일어났다는 사실은 그러한 일이 경쟁에서 벗어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예임을 가리킨다 [Rosenzweig and McCord 1991].


생태적 분기. 핵심적응(key adaptation, 核心適應)은 생명체가 종종 새로운 자원이나 서식지를 이용함으로써 대체로 새로운 생태적 적소(適所)를 점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적응의 일종이다. 이 용어는 적응이 어떤 분류군의 다양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암시한다. 이러한 분류군은 비슷한 생태적 적소의 묶음인 적응대(adaptive zone, 適應帶)를 차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충성(食蟲性) 박쥐와 과일을 먹는 많은 종의 야행성(夜行性) 박쥐는 식충성 및 과일을 먹고 사는 주행성(晝行性) 조류가 차지한 곳과는 다른 두 적응대를 점유한다. 생태공간(ecological space, 生態空間)이란 용어는 적응대의 묶음과 대략 같은 뜻이다.



그림 7.17 성게류의 다양성은 중생대와 신생대 동안 증가했으며, 이것은 아마도 본문에서 묘사한 핵심적응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성게상목(superorder Echinacea)의] 성게류, [악구하문(infraphylum Gnathostomata)의] 연잎성게류, 그리고 [어텔로스토마타상목(superorder Atelostomata)의] 염통성게류의 다양화로 성게류의 다양성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각 분류군의 대칭 개요의 폭은 연속한 시기에 존재하던 각 분류군의 과(科) 수를 나타낸다. [After Bambach 1985.] *


* [용어설명] order Bothriocidaroida, 보트리오시더로이다목(-目); order Echinocystitoida, 에커너시스터토이다목(-目); order Palechinoida, 팰러커노이다목(-目); superorder Diadematacea, 다이에더머테이시아상목(-上目); superorder Echinacea, 성게상목(-上目); infraphylum Gnathostomata, 악구하문(顎口下門); superorder Atelostomata, 어텔로스토마타상목(-上目).



새로운 자원이나 서식지를 사용하는 능력의 진화는 오랫동안 다양성의 증가에 분명히 중요한 기여를 해왔다 [Niklas et al. 1983; Bambach 1985]. 예를 들어, [성게강(class Echinoidea)의] 성게류 중에 세 목(目)은 중생대 초기에 들어서면서 다양성이 엄청나게 증가했다 [그림 7.17]. 성게상목(superorder Echinacea, -上目)은 더욱 다양한 먹이를 섭취할 수 있는 더 강한 턱을 진화시켰지만, [어텔로스토마타상목(superorder Atelostomata, -上目)의] 염통성게류와 [악구하문(infraphylum Gnathostomata, 顎口下門)의] 연잎성게류는 모래 속을 파고들어 갈 수 있도록 특화되었는데, 이들 성게류는 이곳에서 미세한 입자형태의 유기침전물을 먹고 산다. 이렇게 서식지와 먹이의 중대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응에는 납작한 체형과 미세입자를 포획해 입안에 넣을 수 있도록 하는 매우 변형된 다양한 관족(tube feet, 管足)이 포함된다. 현생누대를 통틀어 나타나는 해양동물 다양성이 증가에 관한 역사 상당수는 연잎성게류의 예처럼 진화적 혁신으로 성취된 생태공간 점유의 증가로 설명될 수 있다 [Bambach 1985]. 새로운 서식지와 섭식 습성으로의 확대는 개구리류, 뱀류, 조류 등과 같은 사지 척추동물류 과(科) 대부분의 다양화를 설명한다 [Benton 1996].


연잎성게류처럼 때때로 어떤 분기군의 다양화는 그럴듯하게 핵심적응 덕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다양성은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단일 사례로 핵심적응을 증명하기란 매우 어렵다. 만일 다양화가 일어나는 속도가 많은 수의 서로 다른 분기군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던 특정 종류의 형질에 대해 상관관계를 나타낸다면, 더욱 강력한 증거가 제시된다. 그러한 검증은 주로 현존하는 생명체에 적용해왔다. 새로운 형질을 가진 많은 분기군의 다양성은 조상형질상태를 유지해온 자매군의 다양성과 비교될 수 있다. 자매 분류군은 같은 [진화적] 나이를 먹었으므로, 종 수에서 나타나는 이들 사이의 차이는 나이가 아니라 다양화속도의 차이에서 비롯했음이 분명하다. 만일 수렴적으로 진화한 형질이 높은 다양성과 한결같이 연관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이 더 큰 다양화속도의 원인이었다는 가설을 지지할 수 있다.



그림 7.18 초식성 곤충 분기군과 동물, 곰팡이 또는 유기폐기물을 먹고 사는 자매 분기군 사이의 두 가지 모사(模寫)된 자매군 비교 결과. [Data from Mitter et al. 1988.] *


* [용어설명] cucujoid beetle, 머리대장과(family Cucujidae, -科)에 속하는 딱정벌레; weevil, 바구미; leaf beetle, 잎벌레; caddisfly, 날도래.



찰스 미터(Charles Mitter)와 그의 동료는 복제된 자매군 비교(replicated sister-group comparison)라 불리는 방법을 초식성 곤충과 식물에 적용했다 [Mitter et al. 1988; Farrell et al. 1991]. 녹색 식물의 영양 조직(營養組織)을 먹고 사는 습성은 대개 포식성 또는 유기폐기물을 먹고 사는 조상에서 비롯한 곤충에서 약 50번 정도 진화했다. 계통연구로 13종류의 초식성 분기군에 대한 비초식성 자매군을 밝혀냈다. 이들 사례 가운데 11가지에서 초식성 혈통이 그 자매군보다 더 많은 종을 가지고 있다 [그림 7.18]. 이 중요한 연관성은 초식성 적응대로의 진입이 다양화를 촉진했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그래서 이들 연구자는 초식성 곤충의 공격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는 [박주가리 등에서 분비되는] 고무 유액(乳液) 또는 [소나무 등에서 분비되는] 송진(松津)을 진화시킨 16가지 식물 분기군의 종 다양성을 조사했다. 이들 분기군 가운데 열셋은 유액이나 송진이 없는 자매군보다 더 많은 종을 가진다. 이러한 방어 형질은 다양화를 촉진했을 수 있다.


오늘날 생명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부터, 우리는 많은 다양성이 자원 이용의 미묘한 차이를 통해 다른 종과의 경쟁을 줄이는 계통적으로 연관된 많은 수의 종에서 비롯됨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섬에서 공존하는 아놀도마뱀류는 서로 다른 미소서식지에서 먹이를 찾는다 [그림 6.21 참조]. 일반적으로 지역 군집의 기록을 보여주는 개별 화석층(化石層)은 이전 지질학적 시기보다는 후대에 존재하는 종을 더 많이 포함하므로 일부 고생물학자는 적소(適所)의 세분화(細分化)가 오랫동안 증가했었다고 제안했다 [Benton 1990]. 종 수의 증가는 주요 성장 형태나 적응대의 다양성 증가보다 더 큰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한때 더 많은 수의 종이 비슷한 자원을 더욱 세밀히 분배함으로써 공존했음을 암시한다.


공진화. 종(種) 사이의 상호작용은 여러모로 다양성의 진화를 촉진했다고 생각된다. 종은 다른 종을 위한 자원으로 사용되므로, 한 생물군의 다양화는 다른 생물군의 다양화를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어, 700종 이상의 무화과류 각각은 이들 식물의 꽃가루를 매개하는 무화과말벌에게 유일한 자원이며, 종 특이성이 있는 선충류(線蟲類)가 이 말벌에 기생한다.


포식자와 먹이의 공진화 또한 다양성을 늘릴 수 있다. 중생대 해양 변혁(Mesozoic marine revolution) 동안 분류학적 다양성 그리고 포식자와 먹이 모두의 형태적 다양성이 엄청나게 증가한 적이 있었다 [Vermeij 1987]. 갑각류와 어류는 연체동물의 껍질을 부수거나 찢을 수 있는 많은 방법을 진화시켰으며, 연체동물류는 이 새로운 포식자에 대항하기 위해 가시나 더 두꺼운 껍질 같은 많은 방어법을 진화시켰다 [그림 7.10 참조].


지역고유성. 전 세계의 생물상이 지리적 지역 사이에서 분할되는 정도를 지역고유성(provinciality, 地域固有性)이라 부른다. 동물구(faunal province, 動物區) 또는 식물구(floral province, 動植區)는 독특하고 국지적인 분류군을 다수 포함하는 지역이다 [6장 참조]. 오늘날 전 세계의 동식물상은 생명의 역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구(province, 區)로 나뉜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분류군부터 더 국지적인 분류군까지라는 추세는 중생대와 신생대의 많은 시기를 통틀어 지속되었으며, 이 시기 동안 전 지구적인 다양성이 증가한 가장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였으리라고 많은 고생물학자는 생각한다 [Valentine et al. 1978; Signor 1990].


해양동물 사이에서 동물구의 수는 고생대의 많은 시기를 통틀어 상대적으로 낮았고, 삼첩기 초기 때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이 시기는 페름기 말 대멸종에서 살아남았던 상위 분류군 대부분이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었으므로, 고생물학자는 그 시기 동안 오직 하나의 전 세계적인 동물구만 있었다고 간주한다. 쥐라기와 백악기 동안 그리고 특히 신생대 제3기 동안, 해양동물은 대서양과 태평양 지역 모두에서 위도를 따라 배열된 점차 증가하는 동물구에 분포했다. 비슷하게, 육상 척추동물 사이에서도 뚜렷한 동물상이 중생대 후기와 신생대 동안 주요 대륙에서 각각 발전했고, 공룡과 같은 중생대 생물군의 넓은 위도 분포(latitudinal distribution)는 오늘날 척추동물의 훨씬 더 좁은 위도 분포로 바뀌었다.


판 구조 운동으로 말미암은 대륙 분포의 변화가 이러한 추세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삼첩기 때 팡게아 대륙이 갈라진 이후 대륙은 궁극적으로 지구 역사에서 그 이전 어느 때보다 더 넓은 위도 범위를 따라 거의 세계 도처에 배열됐다. 이러한 대륙의 배치로 인도양-태평양 그리고 대서양이라는 두 개의 해양 체계가 점차 분리되었으며, 이전보다도 더욱 심한 위도에 따른 온도구배(temperature gradient, 溫度句配)를 형성했던 해수순환의 양식이 수립됐다 [Valentine et al. 1978]. 대륙의 분열은 환경의 다양성을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분기진화(分岐進化)를 가능하게 했으며, 경쟁이나 포식으로 다양성을 낮출 수 있는 종 사이의 교체를 막았다.


7.2.6 환경변화의 역할



그림 7.19 북아메리카에서 신생대 포유류의 분류학적 다양성 변화. (A) 추정된 다양성 역사. (B) [붉은색 곡선으로 표시된] 기온변화와 비교한 [검은색 곡선으로 나타낸] 새로운 혈통이 출현하는 비율의 변동. 기온변화는 멸종속도와 관련이 없는 듯 보이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A)에 눈에 띄게 나타나는 다양성의 감소와 일치한다. [After Alroy et al. 2000.]



기후와 같은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의 변화가 출현속도와 멸종속도에 영향을 미쳤던 방법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기후의 주요 변화는 멸종의 증가 및 서식지와 식생(植生) 유형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분류군 분포의 주요 변화를 촉진했고 종종 다양화를 이끌기도 했다 [Rothschild and Lister 2003]. 그러한 시기에 새로운 적응력을 가진 새로운 분류군의 출현은 기후변화 그 자체보다는 이러한 생물상의 변화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약 5천만~4천만 년 전 시신세 중기 때 기후가 더 춥고 건조해졌고, 아열대림(亞熱帶林)은 온대의 여러 지역에서 사바나로 폭넓게 대체되었으며, 대형 초식동물의 다양성이 증가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영장류와 같이 나무 위에서 서식하는 포유류의 다양성은 줄어들었다 [Janis 1993]. 그러나 신생대 제3기 동안 나타난 포유류의 출현속도와 멸종속도의 변화는 기온변화와 대체로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그림 7.19]. 핵심적인 혁신과 생물의 상호작용과 같은 요인과 견주었을 때, 기후변화가 다양성의 진화에서 상대적으로 지니는 중요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Alroy et al. 2000].


7.3 생물다양성의 미래


이제껏 살폈듯이, 경쟁과 같은 다양성 의존적 요인이 다양성을 평형상태에 있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 실제로, 다양성은 지구 역사의 몇몇 시기에 장기간 지속된 안정상태 또는 평형상태에 도달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해양과 육상의 다양성 모두는 삼첩기에서 선신세에 이르기까지 장대하면서도 다소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러한 관찰이 모순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틀린 것도 아니다. 조건이 변하면 하나의 체계가 어떤 평형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한다. 적어도 세 종류의 변화가 생명체를 위한 조건을 바꿔놨다. 첫째, 지역고유성을 늘리는 것을 포함한 변화가 물리적 환경에서 발생했다. 둘째, 대멸종 이후 우점하게 된 분류군이 이전에 우세했던 분류군과 다르다면, 경쟁과 같은 상호작용의 새로운 양식으로 인해 다양성이 서로 다른 평형 수준에 도달한다고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형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의 다양성이 포유류일 때와 공룡일 때가 서로 같다고 기대할 이유가 없다. 셋째로, 분류군은 새로운 자원과 서식지를 이용하도록 진화해왔으며, 이런 식으로 행성의 자원이 부양할 수 있는 전체 종의 수를 변화시켜왔다.


생명체의 다양성이 가능한 최대치에 도달한 적이 있던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가장 좋은 기록을 제공하는 해양동물의 다양성은 선신세 때가 그 이전보다도 더 컸으며 [Sepkoski 1996b], 그때 이후의 시기는 너무 짧아서 다양성이 정체상태에 도달했는지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생물학적 다양성의 훗날 과정이 어떻든 간에, 인간이 지구를 지배함으로써 더 나쁘게 변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은 차기 대멸종을 시작했으며 [Box 7A], 강력하고 빠른 대응을 취하지 않는다면, 현존하는 세상의 장엄한 다양함은 마치 또 다른 소행성이 지구로 격돌해 다시 죽음의 장막을 드리우는 것처럼 빠르게 절멸할지도 모른다.


Box 7A 차기 대멸종: 그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다.


과거의 대멸종 가운데 어떤 것도 단일 종의 활동이 원인이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러한 일이 오늘날 일어나고 있다. 향후 수세기 이내에 생명의 다양성은 이전 어느 때보다도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 거의 확실하다.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간의 위협은 이전보다도 더욱 강력한 기술과 2004년 중반에 64억 명에 도달했고 대략 매년 7천6백만 명씩 증가하고 있는 세계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말미암아 꾸준히 가속되었다. 인구증가의 단위 증가율은 개발도상국에서 가장 높으며, 이들 국가는 주로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있지만, 전 세계 환경에 미치는 단위 영향력은 고도로 산업화된 국가에서 가장 크다. 예를 들어, 평균적인 미국인은 평균적인 케냐인보다 140배 정도 더 많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자원과 [노천광(露天鑛)과 기름 유출부터 살충제까지의 범위에서 영향력을 가지며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생산하는] 에너지를 엄청나게 낭비하기 때문이다.


어떤 종은 사냥이나 남획(濫獲)으로 위협받으며, 어떤 종은 인간이 도입한 외래종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멸종의 단연코 가장 큰 원인은 서식지 파괴다. 북미 민물 어류의 29%가 멸종 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했고, 국제 조류 보존 회의(International Council for Bird Preservation, ICBP)에 따르면 전 세계 조류 가운데 약 10%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되는 것이 대체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라질지도 모를 종의 수는 열대림에서 가장 많은데, 이 지역은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에드워드 윌슨이 말한 것처럼, “1989년에 살아남은 열대림은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의 48개 주를 합친 면적과 맞먹는데, 매년 플로리다 주 크기의 숲이 줄어들고 있다.” [Wilson 1992]. 일부 연구자는 열대우림(熱帶雨林)에 서식하는 종(種) 가운데 10~25%가—이것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종 다양성의 5~10%에 달한다—앞으로 30년 이내에 멸종하리라 추정했다. 여기에 종이 풍부한 산호초의 파괴, 해양 서식지의 오염, 매우 많은 고유종이 서식하는 마다가스카르(Madagascar)와 남아프리카 케이프 주(Cape Province)와 같은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는 서식지 파괴 등으로 말미암아 멸종한 종이 포함되어야 한다.


결국,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훨씬 더 큰 원인은 엄청나게 증가하는 화석연료 소비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의 배출로 비롯된 지구 온난화일 것이다. 지구의 기후는 지난 세기 동안 평균 0.6℃씩 온도가 상승했으며, 온난화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지역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의 하강을 겪을 수 있다], 적설(積雪), 빙하, 극지방의 만년설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일부 열대 지역은 더욱 건조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에 있었던 대부분 기후변화보다 훨씬 더 빠르다. 어떤 종은 유전적 변화를 통해 적응하겠지만, 많은 종이 서식지를 바꿀 것이라는 증거가 이미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이동은 많은 산꼭대기와 북극과 같은 지역에서 서식하는 종에게는 이들의 서식지와 이들이 확산할 수 있는 경로에 있는 서식지 “회랑지대”가 이미 파괴되었기 때문에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온난화속도와 종(種)의 확산 능력에 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앞으로 50년 이내에 종의 18~35%가 “멸종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하는데, 즉 이들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버릴지도 모른다 [Thomas et al. 2004].


과거에는 대멸종이 자연적으로 일어났다면, 왜 우리는 이리도 걱정해야만 할까? 실용주의자, 심미주의자, 그리고 신앙심이 깊은 사람까지 저마다 다른 답을 내놓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우리에게 익숙한 식품부터 시작해 섬유, 한약 그리고 향신료에 걸친, 오늘날 인류가 사용하는 수천 종을 들먹인다. 다른 사람은 생태관광의 경제적 가치와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는 탐조(探鳥)의 굉장한 인기를 인용한다. 생물학자는 수천 종이 [이미 알려진 많은 종처럼] 해충 조절 인자 또는 약재나 산업적으로 가치 있는 물질의 원천으로써 유용함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척추동물이나 관다발식물처럼 잘 알려진 소수의 생물군을 제외한 종 대부분은 연구조차 된 적도 없으며, 이들 대부분의 생태적 또는 가능하다면 사회적 가치에 관한 연구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그러나 실용적인 측면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해야 할 근본적인 이유 중 일부에 불과하다. [저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은 미래 세대가 호랑이, 바다거북, 마코앵무새(macaw) 등을 빼앗길 것으로 생각하니 견딜 수 없어 한다. 미래 세대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있는 곳에서 수백만 가지의 종(種)과 영혼의 깊은 회복을 나눈다. 여전히 어떤 사람은 우리와 지구를 공유한 종(種)이 영원히 멸종하는 일이 어떤 의미에서 우주적으로 부당하다고 느낀다.


보존은 지극히 복잡한 주제며, 다른 종에 관한 관심뿐만 아니라 깨끗한 숲을 제거하고 다른 방식으로 환경을 이용하는 데 의존하는 생활을 하는 자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바로 그것에 대한 연민과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는 생물학뿐만 아니라 국제·지역 경제 및 정치, 그리고 여성의 지위, 전 세계인과 이들이 속한 국가의 반응, 그리고 엘리트주의적인 서구 사상처럼 보이는 것에 이르는 사회적 쟁점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환경보전에서 어떤 일을 착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복잡한 문제 가운데 일부를 상대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작지만 도움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즉,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기, [확실히 모든 문제 가운데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인구성장을 줄여야 할 필요성을 다른 이에게 설명함으로써 영향력을 미치기, 환경보전 단체를 지원하기, 환경문제를 생각하는 회사에서 만든 상품을 애용하기, 오늘날 환경문제에 관해 알고 있기, 우리의 관심을 모든 정부 부처의 선거로 뽑힌 공직자와 의견을 나누기 등등. 전 세계의 깨어 있는 시민의 작은 활동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


7.4 요약

  1. 화석기록에서 다양성을 분석하는 일은 화석기록의 불완전함으로 일어날 수 있는 편향을 보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2. 골격이 있는 해양생물의 기록에 따르면 캄브리아기가 시작할 때 다양성이 아주 빠르게 증가했고, 그 후로 더 느리게 증가해 페름기 말 대멸종이 일어나기 전 고생대의 약 3분의 2 동안 지속된 평형상태에 대략 도달했으며, 중생대에 들어선 이후 [몇 번의 중단과 더불어] 다양성이 증가했으며, 신생대에 가속되었다고 나타난다. 육상식물과 척추동물은 이들의 다양성이 중생대의 상당 시기 동안 비교적 안정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해양동물과 비슷한 양식을 나타낸다. 선신세에 이르러 여러 생명체의 과(科)와 하위 분류군의 다양성은 지구 역사의 그 이전 어느 시기보다도 명백히 더욱 컸다.
  3. [대멸종 사이에 일어난] “배경멸종”의 속도는 현생누대 동안 감소했던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아마도 멸종에 특히 취약했던 상위 분류군이 초기에 멸종했기 때문인 듯하다.
  4. 높은 멸종속도를 나타낸 잘 알려지지 않은 몇몇 멸종 사건뿐만 아니라 [오르도비스기 말, 데본기 말, 페름기 말, 삼첩기 말, 그리고 백악기 말에 발생했던] 다섯 번의 주요 대멸종이 한때 일어난 적이 있었다. 백악기 말 대형 외계 물체의 충돌은 비조류성 공룡의 마지막 혈통을 포함한 수많은 분류군의 멸종을 초래했을지도 모른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파괴적인 페름기 말 멸종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청난 양의 용암을 내놓은 화산분출로 시작된 극심한 지구 온난화가 급격히 발생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5. “일반적인” 조건에 적응하는 것보다 넓은 지리적·생태적 분포가 분류군이 대멸종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인다.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많은 혈통의 다양화는 아마도 비슷한 적응대를 점유했던 다른 분류군의 멸종으로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롭게 다양해진 분류군은 직접적인 경쟁적 배제를 통해 때때로 다른 분류군을 치환했지만, 기존 분류군이 멸종한 이후 이들을 대체하는 것이 더욱 일반적이다.
  6. 오랫동안 일어진 다양성의 증가는 종종 핵심적응이 진화한 결과로써 나타나는 비어 있는 또는 충분히 이용되지 않은 [“생태공간”이라 불리는] 생태적 적소에 대한 적응, 그리고 중생대와 신생대 때 일어난 대륙의 분리와 그 결과 나타난 위도에 따른 기후의 더욱 급격해진 변화 덕분인 [서로 다른 지리적 지역의 생물상 분화를 가리키는] 지역고유성의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공진화 또한 다양성 증가에 이바지했으리라 보인다.
  7. 분류군의 멸종속도와 출현속도는 모두 다양성 의존적이었다. 그러한 관찰은 다양성이 평형상태로 가려는 경향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평형상태는 기후변화, 대륙의 재배치, 그리고 생명체가 서식지와 자원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진화시키므로, 지질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다.
  8. 차기 대멸종은 아마도 전례 없는 속도로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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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7. 생물다양성의 진화 (2)



그림 7.0 오늘날 생물다양성. 열대 산호초는 종이 가장 풍부한 해양 환경으로, 이곳에서 수백 종이 살고 있다. 이 그림에 나와 있는 필리핀 산호초에는 [자포동물문(phylum Cnidaria, 刺胞動物門)에 속하는] 다양한 산호류와 말미잘류, [극피동물문(phylum Echinodermata, 棘皮動物門)에 속하는] 깃털 모양의 바다나리류(crinoids), [척추동물문인] 어류가 있다. [Photo © Photo library.com.]






생물학적 다양성 또는 생물다양성(biodiversity, 生物多樣性)은 생물학에서 가장 흥미로운 몇 가지 질문을 제기한다. 왜 영장류보다 설치류 종이 더 많고, 고사리류보다 현화식물류(顯花植物類)의 종이 더 많을까? 왜 온대지역 같은 곳보다 열대지역 같은 곳에 더 많은 종이 있을까? 왜 종 다양성은 진화적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까? 다양성은 끊임없이 증가할까? 또는 한계에 다다랐을까? 너무 많은 요인이 종 다양성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질문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동시에 답하기 쉽지 않다.


생물다양성은 생태학과 진화 역사의 상호보완적인 관점에서 연구될 수 있다 [Ricklefs and Schluter 1993]. 생태학자는 단기간에 작용해 현지 서식지 또는 지역 내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주로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진화처럼 더 긴 기간에 작용하는 요인 또한 다양성에 영향을 미친다. 인류의 화석연료 소모가 거의 확실한 원인인 지구 온난화는 지난 50여 년 동안 많은 종의 지리적 분포를 현저히 변화시켰다 [Parmesan et al. 1999; Root et al. 2003]. 멸종, 적응, 종분화, 기후변화, 지질학적 변화 등은 수백만 년을 단위로 매우 다른 종의 구성을 이룰 수 있는 잠재성을 창출한다. 이 장에서 우리는 수백만 년을 단위로 나타나는 분류군의 출현과 멸종으로 말미암은 다양성의 장기간 변화 양식을 살필 것이다. 오늘날 종에 관한 생태적∙진화적 연구는 이러한 고생물학적 양식을 해석하는 데 종종 유용하다.


7.1 분류학적 다양성의 추정


과학의 모든 자료처럼 화석기록에 나타나는 다양성에 관한 자료는 불완전하며, 그 한계를 설명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왜곡할 수 있다. 고생물학자는 다양성 추정에 대한 표본 추출의 영향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 [Alroy et al. 2001].


7.1.1 다양성의 추정


분류학적 다양성의 가장 간단한 표현법은 단순히 종(種) 수를 세는 일, 즉 종 풍부도(species richness, 種豊富度)를 밝히는 일이다. 장기간 또는 넓은 지역 대한 종 다양성은 많은 연구자가 축적해 놓은 출판물이나 박물관 표본과 같은 기록을 종에 관한 동식물상 목록으로 엮음으로써 종종 추정된다. 다양성에 관한 고생물학 연구 대부분은 과(科) 그리고 속(屬) 같은 상위 분류군의 수를 집계(集計)하는 방법을 이용하는데, 개별 종(種)보다는 이러한 분류군이 일반적으로 더 완전한 화석기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화석기록에서 분류군을 집계하는 일은 부정확고 심지어 사실을 왜곡할 수 있으므로, 자료를 분석할 때 보정 계수(correction factor, 補正係數)를 넣을 필요가 있다 [Raup 1972; Signor 1985; Foote 2000a]. 예를 들어, 화석 분류군 기록은 각 지질시대가 나뉘는 조(stage, 組) 수준에서 종종 기술된다. * 그러한 조(組) 대부분은 약 5백만~6백만 년씩 나뉘므로, [어떤 분류군이 화석기록에서 처음과 마지막으로 출현한 때인] 어떤 분류군의 존재가 기록된 기간은 부정확하다. 지질학의 기(period, 紀)와 조(組)는 그 기간이 제각기 다르며, 지질시대가 최근일수록 더 많은 수와 더 많은 지역의 화석을 포함하는 암석으로 대표된다. 그러므로 어떤 분류군이 대표하는 시대와 화석을 포함하는 암석의 양으로 분류군 수의 집계를 반드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


* 4장에서도 설명했지만, [지질시대의 연대를 연구하는 학문인] 지질연대학(geochronology, 地質年代學)에서 누대(eon 또는 aeon, 累代), 대(era, 代), 기(period, 紀), 세(epoch, 世), 절(age, 節), 크로노존(chronozone)이라 부르는 단위를 [지층의 분포·상태·역사·화석 등을 연구함으로써 지층의 시공간적 관계 및 발달사를 밝히는 과학 분야인] 연대층서학(chronostratigraphy, 年代層序學)에서는 각각 누대층(eonothem, 累代層), 대층(erathem, 代層), 계(system, 系), 통(series, 統), 조(stage, 組), 크론(chron)이라고 부른다.


화석은 실제 살았던 생명체 가운데 일부를 나타내는 표본이므로, 분류군은 몇몇 분리된 시간대 사이에서 [연속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 시간대에서 띄엄띄엄 기록된다. 따라서 어떤 분류군이 출현하고 멸종한 실제 시기가 이 분류군이 암석에 가장 처음과 나중에 기록된 시기의 전후일 수도 있음을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 추론할 수 있다. 즉, 많은 분류군이 실제로 같은 시기에 멸종했다면, [명백한 멸종 시기로 볼 수 있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출현한 기록은 더 이전 시기에도 분포할 것이다. 반대로, 많은 분류군이 실제로 동시에 출현했다면, 이들 가운데 일부는 훗날 출현했던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현세(現世)의] 현생종을 집계하는 일은 과거에 살던 종(種)을 집계하는 일보다 [자료의 완성도와 신뢰도 측면에서] 훨씬 더 완전하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분류군은 이들이 화석으로만 기록되었을 때보다 명백히 더 긴 존속 기간과 더 낮은 멸종속도를 가진다. 예를 들면, 현생 분류군의 유일한 화석이 심지어 1천만 년 전에 출현했을지라도, 말하자면 우리는 이들 현생 분류군을 지난 1천만 년을 통틀어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는 분류군으로 목록화할 수 있다. 어떤 분류군이 오래될수록 여전히 현존할 가능성은 더욱 낮으므로, 다양성은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편향(偏向)을 현세의 견인(pull of the Recent)이라 부른다. 이러한 편향은 각 분류군이 오직 화석으로만 출현하는 수만 집계하고, 이들이 화석으로 출현한 마지막 시기와 현세 사이의 시기에 대해서는 이러한 분류군의 목록을 작성하지 않음으로써 줄일 수 있다. 실제로 현세의 견인이 다양성의 역사를 추정하는데 그리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Foote 2000a].


어떤 분류군이 하나의 지질학적 조(組) 이상에 걸쳐 오랫동안 살았을지라도, 매우 적절한 보존 조건이나 다른 형태의 우연한 사건 때문에 그 분류군은 오직 하나의 지질학적 조(組)에서만 기록될 수 있다. 그러한 “단독 개체”(singleton)는 표본 추출의 완성도가 떨어져 표본에 편향이 나타날수록 분류군에서 더욱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게다가, 이들 단독 개체는 같은 기간에 출현하고 멸종하는 것처럼 보이므로 출현속도와 멸종속도 사이에서 잘못된 상관관계를 이끌 수 있다. 그러한 단독 개체를 무시하고 오직 한 조(組)에서 다른 조(組)로 [지질시대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오직 그러한 분류군만을 집계함으로써 다양성은 더욱 정확히 추정될 수 있다.


7.1.2 속도


다양성의 변화율은 분류군이 출현하고 멸종하는 속도에 달려 있다. 그러한 변화율을 나타내기 위한 몇몇 수식이 고생물학 문헌에 사용됐다. 그 가운데 하나는 단순히 백만 년마다 [또는 다른 형태의 단위시간마다] 출현하는 [또는 멸종하는] 분류군 수다. 가장 유용한 척도는 단위시간마다 출현하는 [또는 멸종하는] 숫자다 [Foote 2000a].


분류군의 수 N는 [혈통의 분지(分枝)로 말미암은] 출현과 멸종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다. 이러한 사건은 개체군에서 개별 생명체의 출생 및 사망과 같으므로, 개체군 성장 모델은 분류학적 다양성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조정될 수 있다. 매시간 간격 Δt에 대해서, S는 이러한 시간 간격이 시작할 때 존재하는 각 분류군당 새롭게 출현하는 분류군 수라고 가정하고, E는 그 시간 간격 동안 원래 존재하던 분류군당 멸종한 분류군 수라고 가정하자. 그러면 N의 변화량인 ΔN은 “출생”한 수인 SN에서 “사망”한 수인 EN을 뺀 것과 같으며, 다양성의 변화율인 다양화속도(diversification rate) ΔN/Δt



으로, 여기에서 R=(S-E)는 단위 증가속도(per capita rate of increase)다. 만일 R > 1이면 분류군 수는 증가한다.



그림 7.1 (A) 방정식 Nt=N0Rt에 따른 분류군 수 N의 이론적 증가로, R은 매시간 간격에서 분류군의 증가속도다 [이 예에서 R=2.4]. (B) 변화가 연속적일 때, 분류군 수의 증가. 증가속도 r이 일정하면 분류군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분류군 수가 로지스틱(logistic)하게 증가하면 [즉, 분류군 수의 증가속도가 음의 값을 가지면서 다양성 의존적이면] 분류군 수는 안정된다.



시간 간격의 시작 t0와 끝 t1 사이에서 “개체군”은 개체군의 원래 크기에 단위 증가속도를 곱한 크기인 N1=N0R만큼 커진다. 만일 변화율 SE가 일정하다면, Δt란 시간이 더 흐른 뒤에 개체군 크기는 N2=N1R=N0R2이 된다. 일반적으로, t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에 분류군 수는 단위 출현속도와 단위 멸종속도가 변하지 않는 한 다음과 같다.



이 식은 분류군 [또는 생명체의 개체군] 수의 기하급수적 성장(exponential growth)을 나타낸다 [그림 7.1A]. 불연속적인 성장보다는 연속적인 성장에 대해서, 같은 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 식에서 r순간 단위 증가속도(instantaneous per capita rate of increase)이다.


분류군 수와 [알다시피, 출생률과 사망률이 일정하지 않은] 개체군 내 개체 수 사이 유사점을 살펴보자. 혹독한 날씨와 같은 요인은 개체군의 밀도와 관련 없는 비율로 이러한 변화율을 바꿀 수 있다. 반대로, 밀도 의존적 요인(density-dependent factor)은 개체군의 밀도와 더불어 단위 출생률이 감소하고 [또는 감소하거나] 사망률이 늘어나는 원인일 수 있으므로, 개체군 성장이 늦춰지면 개체군 밀도는 안정한 평형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림 7.1B]. 그러한 밀도 의존적 요인에는 먹이 또는 서식지에 대한 경쟁이 포함된다. 밀도 의존적 개체군 성장은 생태학에서 로지스틱 성장(logistic growth)에 관한 다음과 같은 방정식을 통해 모델로 만들어졌는데,



여기에서 K는 평형 개체군 밀도인 “수용력”(收容力)으로, 이 지점에서 개체군 증가가 감소해 0이 된다. 고생물학자는 종의 수가 증가하면서 출현속도나 멸종속도를 늦출 수 있는 다양성 의존적 요인(diversity-dependent factor)이 종 또는 상위 분류군 수의 변화에 비슷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자원에 대한 종 사이의 경쟁이 이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림 7.2 진화적 시간이 흐름에 따라 평형상태에 도달한 종 수에 대한 모델. 단위시간 S당 출현한 종 수는 잠재적 조상의 수와 함께 증가하므로 중간 다양성에서 최대가 되지만, 다양성이 가장 큰 수준일 때 감소해서 자원이 지탱할 수 있는 최대 숫자인 Nmax에서 0으로 떨어진다. 만일 더 많은 종이 있다면, 단위시간당 멸종하는 수는 [또는 단위 멸종속도는] 더 크다. S=E일 때, 즉 종분화속도와 멸종속도가 같을 때, 종 수는 평형상태인 N*에 도달한다. 멸종속도인 선분 E의 기울기가 클수록, 평형상태의 다양성은 낮아진다. [After Walker and Valentine 1984.]



티모시 워커(Timothy Walker)와 제임스 밸런타인(James Valentine)은 수정된 로지스틱 모델을 제시했는데, 이 모델에서 생태계는 최대로 가능한 종 수보다 더 적은 안정한 평형상태에 놓은 종 수를 가질 수 있다 [Walker and Valentine 1984]. 워커와 밸런타인의 모델은 각 종당 멸종속도인 E는 다양성 의존적이지 않지만, 각 종당 새로운 종의 출현속도인 S는 종 수 N이 환경이 지탱할 수 있는 최대치 Nmax에 다다르면서 감소한다고 가정한다 [그림 7.2]. 따라서



인데, 여기서 S0는 가능한 가장 큰 종분화속도다. 그러므로 종 수의 변화율에 대한 방정식은



으로, ∆N/∆t=0일 때 아래와 같은 식으로 표현되는 평형상태에 놓인 종 수 N*를 가진다.


따라서 평형상태에 있는 종 수가 공존할 수 있는 최대 수에 못 미치는 정도는 멸종속도가 종분화속도에 대해 상대적으로 얼마나 빠른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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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뜻하지 않게 동문 두 명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한 명은 92학번 선배로 미국 텍사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중이었고, 다른 한 명은 97학번 후배로 학부를 졸업한 후 가톨릭 의대로 편입했었다. 그렇게 한 몇 년을 소식도 없이 지내다가, 오늘 다른 후배한테서 선배는 며칠전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했고, 후배는 폐암으로 작년에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92학번 선배는 나보다도 덩치도 좋고 [적어도 나의 기억 속에서는] 평소 운동도 열심히 했던 것으로 아는데, 뇌출혈 때문에 죽었다니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폐암으로 죽은 후배 녀석은 담배도 안 피우고 제 건강을 끔찍이 챙기던 아이였는데, 그런 식으로 이 세상을 떠나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 무엇일까? 무엇으로 이 기분을 표현할 수 있을까?


"인생은 정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


질병 그리고 죽음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그들, 나와 찬란한 20대를 함께 했던 그 사람들이 병마로 말미암아 세상을 떠났다니 마음이 정말 착잡했다. 그리곤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내 건강은?" "나도 저렇게 죽을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죽고 싶지 않은데." 그들의 불행한 소식을 접하고 난 뒤,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우울해졌다.


사실 나는 최근의 급격히 안 좋아진 건강 때문에 술도 거의 안 마시고 담배도 끊으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지난번 회식 때 [너무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라] 정말(!) 많이 마시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마시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담배도 완전 골초 수준에서 하루에 5개비 미만까지 줄여놓은 상태였다. 금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서도 의지가 약한 나로서는 한심한 노릇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 까지라도 줄였으니 대단한 일이다. 어쨌거나, 내가 이러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역류성 식도염으로 비롯된 가슴 통증의 악화를 도저히 견디기 어려워서 그렇다.


몇 년 전, 강렬한 가슴 통증 때문에 "나도 혹시 폐 질환이 있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들어서, 말도 안 되는 온갖 상상을 머릿속에 가득 담은 채 병원에 내원한 적이 있었는데, "당신의 폐는 건강하다"란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적이 있었다.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은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적 증상 가운데 하나다.] 사실, 지금도 평상시에는 숨쉬기가 무척 힘든데, 운동이나 달리기할 때는 신기하게도 호흡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고 가슴도 전혀 아프지 않다. 덕분에, 운동하는 데 별 무리는 없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다만 운동하고 나서는 여기저기 관절이 쑤신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어쨌거나 이런 문제 때문에 건강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던 와중에, 두 동문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나니 "그것이 이젠 남의 일이 아닐 수도 있다"란 불안감이 갑자기 내 머릿속에서 강렬해지기 시작했다. 20대, 아니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죽음"이란 두 글자는 나에게 무척 생소했다. 솔직히, "죽음"은 천수를 누리거나,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살만큼은 산 이들에게 주어진 인생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했다. 불의의 사고로 죽은 이도 있었지만, 내겐 이것이 "죽음"의 일반적인 느낌이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의 죽음을 간접적으로 경험했음에도, 그들 대부분이 사고나 노환으로 죽었기 때문에 "죽음"은 나에게 당면한 운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간혹, 저 멀리 어딘가에서 "아무개가 어떤 병 때문에 시름시름 앓다 죽었어"란 소식이 들려와도 그건 나와 상관없었다. 하지만 두 동문의 뜻하지 않은 부고로 상황은 달라졌다. 왜냐하면 그들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사고로 죽은 사람도 아니었으며, 내 기억 속에서는 언제나 건강했고, 각각 40대 초반과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병으로 죽다니!


이제 내 나이 30대 후반. 이미 40을 훌쩍 넘긴 선배도 계시는 마당에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긴 하지만, 개인의 성공보다도 명예보다도 사실은 건강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그래서일까? 류승환 감독의 영화인 <짝패>의 대사 하나가 오늘따라 유달리 내 마음속에 강렬하게 울려 퍼진다.


"강한 놈이 이기는 게 아니라, 오래 살아남은 놈이 이기는 거야!"


그때는 저 대사가 그냥 멋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저게 현실일지도 모르겠다!"라고 느낀다. 진실로, 오래 살아야, 그리고 건강해야 내가 하는 "과학"도 "연구"도 나에게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그리고 내 주변 사람을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특히 나 자신을 위해서도 내 몸을 돌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내 연구가 아무리 값지고 멋진 일이라 할지라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갑작스럽게 이 세상을 떠난다면 그것도 다 부질없는 인생이다. 오히려,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아무리 보잘것없는 연구라 할지라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천수를 누리며 오랫동안 연구하다 보면 적어도 스스로 대견하지 않을까?


아무리 몸을 아끼고, 다듬어도 죽음을 피하기란 어렵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으로 이렇게 한 번 되뇌어본다.


자신의 몸 상태를 돌아보며, 우리 모두 건강하게 삽시다! 내일의 인생은, 정말로 모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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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1)
[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2)


6.5 계통지리학


계통지리학(phylogeography, 系統地理學)은 특히 동일 종 내에서 그리고 계통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종 사이에서 유전자 혈통의 지리적 분포를 좌우하는 과정에 관한 기술(記述)과 분석이다 [Avise 2000]. 이러한 과정은 유전자를 운반하는 생명체의 확산을 포함하므로, 계통지리학은 과거에 있었던 종의 이동과 이들이 현재의 분포를 이루게 된 역사에 관한 통찰을 제공한다. 계통지리학은 종 내의 다양한 유전자의 계통분석, 즉 유전자 계보를 추론하는 데 상당히 의존한다 [2장 참조].


예를 들어, 많은 북반구 종이 홍적세 빙하기 동안 현재의 분포보다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출현했으며, 빙하가 후퇴한 이후에 이들이 북쪽으로 이동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5장 참조]. 화석, 특히 꽃가루 화석은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에 대한 정보 일부를 제공하지만, 그 기록이 불완전하다. 더욱이, 서로 다른 종은 서로 다른 빙하기 피난처를 차지했으며 서로 다른 경로로 움직였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많은 종이 자신들의 이동 경로에 대한 화석흔적을 남기지 않았지만, 계통지리학 분석은 이들의 이동 경로를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Taberlet et al. 1998; Hewitt 2000].



그림 6.15 Chorthippus parallelus라는 메뚜기가 빙하기 피난처로부터 유럽으로 다시 이주한 경로를 유전자 변이 양식으로 추론했다. (A) [약 1만 2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최고조였을 동안의 유럽. (B) 오늘날 메뚜기 개체군 사이의 유전적 관계. 선분의 길이는 단상형 사이의 돌연변이 차이 개수와 해당 지역이 가리키는 개체군 사이의 단상형 비율 차이 모두를 반영한다. (C) 화살표는 빙하가 녹아 후퇴한 뒤에 Chorthippus parallelus의 추론된 확산을 나타낸다. [A after Taberlet et al. 1998; B after Cooper et al. 1995; C after Hewitt 2000.]


꽃가루 화석은 가장 최근의 빙하기 동안 유럽에서는 낙엽성 식생(落葉性植生)의 빙하기 피난처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 이탈리아, 발칸 반도(Balkan Peninsula) 일대였으며 [그림 6.15A], 발칸 반도에 있던 식생이 빙하가 후퇴하면서 가장 빠르게 확장했음을 보여준다. 유럽 전역에서 채집된 Chorthippus parallelus라는 메뚜기 가운데 이베리아 반도와 이탈리아 채집된 개체는 독특한 단상형을 가지지만, 중유럽과 북유럽에서 발견되는 메뚜기의 단상형은 발칸 반도에 서식하는 메뚜기와 계통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그림 6.15B]. 따라서 이들 초식성 메뚜기는 자신들의 분포영역을 주로 발칸 반도로부터 확장했지만,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피레네(Pyrenees) 산맥을 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알프스 산맥을 넘지 못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림 6.15C]. 이와는 대조적으로, Erinaceus europaeusErinaceus concolor라는 고슴도치를 대상으로 한 비슷한 분석 결과에서는 이들 식충포유류(食蟲哺乳類)가 세 군데의 모든 피난지역으로부터 북유럽으로 퍼져 그곳에 정착했다고 나타났다.


계통지리학은 우리 인류의 분포에도 적용된 적이 있다. 우리는 4장에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약 백만 년 전쯤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광범위하게 분포했으며, 약 3십만 년 전 무렵에는 “고대 호모 사피엔스”(archaic Homo sapiens)로 진화했었음을 알았다. 이러한 고대 개체군이 오늘날의 서로 다른 인류 개체군과 계통적으로 어떻게 연관해 있는지는 줄곧 논란이 많은 문제였다 [Relethford 2001; Klein and Takahata 2002; Templeton 2002].



그림 6.16 현대 인류의 기원에 관한 두 가지 가설. (A) 다지역 기원설은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와 유럽 일대로 호모 에렉투스가 단 한 차례 퍼져 나갔으며, 그 후손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B) 대체설은 아프리카 조상에서 파생된 호모 에렉투스에서 고대 사피엔스가 출현했지만, 현대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이주해 나와 두 번째 정착을 시작했을 때 고대 사피엔스의 아시아∙유럽 개체군이 멸종했다고 시사한다.



화석표본의 형태에 근거하여 다지역 기원설(multiregional hypothesis, 多地域起源說)을 지지하는 진영에서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모든 고대 사피엔스 개체군이 현대 사피엔스로 진화했으며, 현대적인 형질이 유전자 확산으로 다양한 개체군 사이에 퍼졌다고 주장한다 [그림 6.16A]. 이 가설에 따르면 거의 백만 년 전의 에렉투스와 고대 사피엔스 개체군 사이에서 발생했던 유전적 차이에서 유래한 유전적 차이가 현대 아프리카인, 유럽인, 아시아인 사이에서도 존재해야만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체설(replacement hypothesis, 代替說) 또는 아프리카 기원설(out-of-Africa hypothesis)은 고대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와 유럽으로 퍼진 후에 아프리카의 고대 사피엔스에서 진화한 현대 사피엔스가 제2차 확장으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각 지역에 존재하던 고대 사피엔스 개체군과 그 어떤 이종교배도 없이 이들을 대체했다고 주장한다 [그림 6.16B]. 즉, 아프리카의 고대 사피엔스에서 진화한 현대 사피엔스는 유라시아에 분포하던 고대 사피엔스와 생식적으로 격리되었으며, 이들은 서로 별개의 생물종이란 뜻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전 세계에 분포했던 고대 사피엔스의 개체군 대부분은 경쟁으로 멸종했으며, 오늘날 개체군의 유전자 대부분은 아프리카에서 퍼져 나간 개체군이 보유한 유전자에서 유래했다.



그림 6.17 전 세계의 인간 개체군에서 얻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의 전체 서열에 근거한 유전자 계통수. [초록색 배경에 있는] 아프리카의 개체군에서 얻은 단상형은 사람 종이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음을 고려할 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계통적으로 기저이며, [분지 길이로 나타낸 것처럼] 높은 서열 다양성을 보인다. 이들 개체군이 규모가 작은 조상 개체군에서 최근에 파생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노란색 배경에 있는] 아프리카 이외의 전 세계에 분포하는 개체군에서 얻은 단상형은 [짧은 분지로 나타낸 것처럼] 매우 비슷한 단상형의 단일 분기군을 형성한다.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일부 개체군은 하나 이상의 개체로 대표된다. 숫자는 부트스트랩 값을 나타낸다 [2장의 Box 2B 참조]. [After Ingman et al. 2000.]



이 문제는 여전히 논쟁 중이지만 [Templeton 2002], 많은 유전학 연구 결과가 대체설을 지지한다 [Nei 1995; Jorde et al. 1998; Underhill et al. 2001]. 그러한 것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된 연구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서열 다양성을 이용했다 [Cann et al. 1987; Vigilant et al. 1991].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한 보다 광범위한 연구는 다양한 지리적 기원을 가진 53종류의 인류 집단에서 얻은 미토콘드리아 전체 서열을 사용했으며, 침팬지를 외군으로 사용했다 [Ingman et al. 2000]. 이러한 계통분석에서 아프리카 단상형의 몇몇 기본 분기군, 그리고 아프리카 단상형 일부와 더불어 전 세계에 분포한 비(非)아프리카 개체군 모두를 포함하는 파생 분기군이 나타났다 [그림 6.17]. 더욱이, 비아프리카 단상형의 뉴클레오타이드 서열은 아프리카 단상형에서 발견되는 것보다 다양성이 떨어졌다. 이러한 관찰은 대체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다지역 기원설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오늘날 일부 아시아 개체군이 고대 호모 사피엔스의 토착 개체군에서 [그리고 토착 호모 에렉투스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수백만 년 전으로 이어지는 별개의 가계(家系)를 가진다면, 우리는 이들의 유전자 일부에서 오늘날 관찰되는 것 이상으로 훨씬 더 많은 돌연변이 차이가 축적했다고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 화석에서 얻은 미토콘드리아 DNA 서열은 현대 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 서열과 매우 다르다 [Ovchinnikov et al. 2000]. 따라서 현대 인류는 아프리카의 고대 호모 사피엔스로부터 진화해서 단지 약 2십만~3만 년 전 사이에 전 세계의 나머지 지역에 정착했으며 [10장 참조], 이종교배 없이 해당 지역에 존재하고 있었던 고대 사피엔스를 대체했을 가능성이 큰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인류의 지리적 개체군 사이에 존재하는 그러한 유전적 차이가 매우 최근에 발생했으며, 사람 종은 전 세계를 통틀어 유전적으로 동일함을 뜻하므로 가장 중요한 결론이다.



그림 6.18 약 5만~1만 년 전 사이에 있었던 인간 개체군의 이동. (A) Y 염색체에 관한 유전자 계통수는 10가지 주요 “집단”을 가진다. 세계의 각 지역에 고유한 주요 집단은 플러스 기호로 표시했다. (B) Y 염색체와 같은 유전적 자료에 근거해 과거 몇몇 시기에 있었던 인간 개체군의 확산에 대한 일부 경로가 가정되었다. [After Underhill et al. 2001.]



인류 개체군 사이의 유전적 유사성과 차이는 훗날 있었던 이동을 추적하는 데 또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직 남자만이 가지는 Y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군(遺傳子群)에서 나타나는 서열 변이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연구된 적이 있다 [Underhill et al. 2001]. 개체군은 서로 다른 단상형의 비율 모두와 이들 단상형이 서로 간에 DNA 서열에서 얼마만큼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 둘 다 달랐다. 그러한 자료의 해석은 부분적으로 개체군 사이에서 사람의 이동이 이주의 원래 과정으로부터 형성되었던 유전적 양식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모호하게 할 수 있으므로 매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그림 6.18A에 나와 있는 집단 I과 집단 II 같은] 유전자 계보에서 기저에 위치한 Y 염색체 단상형의 두 집단은 아프리카에 국한해 있는데, 이것은 대체설을 지지한다. 비아프리카 개체군은 유전자 계통수의 나머지에 위치하는 단상형을 가지는 특징을 나타내는데, 이들은 각각 어떤 지역보다는 특정 지역에서 더 중점적으로 나타나는 일부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집단 V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에서 발견되는데, 이들의 조상은 다른 인류가 유라시아 전역으로 퍼져 나갔던 시기인 약 5만 년 전에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했다 [그림 6.18B]. 다른 단상형 집단은 유럽과 시베리아를 포함한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에서 분화했으며, 잇따른 개체군 이동으로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갔다. 시베리아 개체군에서 발견되는 단상형에서 유래한 집단 X의 단상형은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모두에서 살고 있는 아메리카의 토착 개체군에서 높은 빈도로 발견된다. 동북아시아에 분포하던 일부 개체군이 아마도 1만 5천~1만 2천 년 전에 시작해 서로 다른 시기에 북아메리카로 확산했을 수 있다 [Santos et al. 1999]. [여기에서 설명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Y 염색체가 시사하는 역사는 이전에 다른 종류의 유전자 자료에서 이끌어냈던 추론을 지지한다. 개체군 사이의 유전적 관계는 어느 정도 이들의 언어 관계와 유사한데, 이것은 유전자와 언어 모두 격리로 말미암아 분기했다는 공통된 역사를 가짐을 나타낸다 [Cavalli-Sforza et al. 1994].


6.6 생물지리학에 대한 생태학적 접근


계통분류학자는 어떤 분류군의 분포를 있게 한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진화 역사를 우선으로 고려하지만, 생태학자는 지금 작용하거나 가장 최근 과거에 영향을 미쳤던 요인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적 또는 생태적 전망 가운데 어느 것이 가장 적합한지는 당면한 특정 문제와 연구하고 있는 생명체가 분포하는 공간적인 범위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계통 역사는 선인장이 아메리카 대륙에만 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지만, 사와로 선인장(saguaro cactus 또는 Carnegiea gigantea)이 왜 소노라 사막(Sonoran Desert)의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 우리는 강우와 기온에 대한 사와로 선인장의 내성이나, 아마도 경쟁자, 초식동물, 병원체 등의 영향과 같은 생태적 요인을 염두에 두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고 나서 이 종의 분포 영역이 평형상태에 있다고 [즉,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수도 있다. 선택적으로, 사와로 선인장이 여전히 빙하기 피난처로부터 확장 중이라는 진술인 비평형설(nonequilibrium hypothesis, 非平衡說)을 고려할 수 있다. 어떤 종이 분포하는 영역 한계가 이들의 현재 생리적 내성 때문에 단기(短期)적인 평형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이들의 내성이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면 진화적 평형상태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6.6.1 섬 생물지리학의 이론


생태적 생물지리학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지역 또는 서식지 사이에서 나타나는 종 다양성의 변화다. 예를 들어, 무엇이 섬에서 종의 숫자를 결정하는가? 섬은 전형적으로 대륙에 있는 동일한 넓이의 지역보다 더 적은 종을 가진다. 전통적인 비평형설은 대륙 종 대부분이 아직 그 섬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종은 그곳에 도달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림 6.19 섬 생물지리학의 이론. (A) 새로운 종의 이주속도(移住速度)와 거주 종의 멸종속도를 주어진 시기에 섬에 서식하는 종의 숫자에 대해 도표로 나타냈다. 섬에 정착한 생명체가 원래 존재했던 지역과의 거리와 섬의 규모에 따라 각각 달라지는 이주속도와 멸종속도의 차이는 서로 다른 평형상태를 낳는다. (B) 서인도 제도에 서식하는 양서류 종과 파충류 종의 숫자를 섬 면적에 대해 로그-로그 도표로 나타냈다. 더 큰 섬이 항상 더 많은 수의 종을 부양한다. [After MacArthur and Wilson 1967.]



대신에, 로버트 맥아더(Robert MacArthur)와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은 평형설(平衡說)을 제안했다 [MacArthur and Wilson 1967; 그림 6.19A]. 어떤 섬에 서식하는 종의 숫자는 새로운 이주(移住)로 증가하지만, 멸종으로 감소한다. 새로운 이주의 속도가 증가하는 동안 종의 숫자는 증가하지만, 이주속도와 멸종속도가 같아질 때 종의 숫자가 더는 변하지 않으며, 평형상태가 된다. 맥아더와 윌슨은 개체군이 작을수록 멸종을 겪을 가능성이 크므로 섬의 규모가 작을수록 멸종속도는 더 크다고 제안했다. 섬 생물지리학의 이러한 이론은 섬의 면적과 토착종 사이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림 6.19B].


6.6.2 생태적 군집의 구조와 종 다양성



림 6.20 종이 서로 무작위적으로 대체하는 “서양 장기판” 형태의 분포. 뉴기니의 다양한 산악지역 사이에 알파벳 문자 O, R, B로 표시된 꿀빨이새인 멜리덱테스(Melidectes) 세 종이 한 쌍씩 분포해 있다. 각각의 쌍은 포개진 글자로 표시한 대로 상호배타적인 고도범위(高度範圍)를 나타낸다. 세 종은 어떤 산악지역에서도 절대 공존하지 않는다. [After Diamond 1975.]


생태학자는 많은 군집에 속한 종의 숫자가 평형상태에 있는지 논쟁해왔다. 일관된 군집구조를 낳는다고 추정되는 주요 요인은 종 사이의 상호작용, 특히 경쟁이다. 경쟁은 자원 사용이 매우 비슷한 종의 공존(共存)을 막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는 일관된 방식으로 자원을 나누는 동지역종(同地域種)의 일관된 숫자다. 매우 비슷한 자원을 필요로 하는 계통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종은 상호 배타적인 분포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뉴기니의 산맥에는 꿀을 먹고 사는 꿀빨이새 세 종이 있지만, 각각의 산악지역에는 단지 두 종만이 있으며 이들 두 종은 상호배타적인 고도분포(高度分布)를 보인다. 어느 종이 산악지역에서 빠지는지는 순전히 우연의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림 6.20].


6.6.3 군집수렴


개별 분류군의 수렴진화에 관한 많은 예가 알려졌다. 예를 들어, 전 세계 많은 지역에 분포하는 사막식물에서는 비슷한 형태적 형질이 독립적으로 진화했으며 [그림 6.1 참조], 일부 조류군(鳥類群)은 길고 가느다란 부리처럼 꿀을 먹고 살기에 적합한 형질을 독립적으로 진화시켜왔다 [그림 3.8 참조]. 그렇다면, 이러한 개별 사례는 전체 군집의 수렴진화에 관한 더 큰 양식의 일부분일까? 만일 두 지역이 서식지와 자원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면, 앞의 사례와 같은 방식으로 이들을 사용하고 배분하도록 종이 진화할까? 만일 그렇다면, 군집은 진화적 평형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림 6.21 서인도 제도의 아놀도마뱀에서 나타나는 수렴형태 또는 “생태형”. (A) 자메이카 섬의 Anolis lineatopus. (B) 히스파니올라 섬의 Anolis strahmi. A. lineatopusA. strahmi 모두는 나무 몸통 아래쪽과 땅 위에서 서식하는 데 적합한 독립적으로 굳센 머리와 몸, 긴 뒷다리, 짧은 꼬리 등을 진화시켰다. (C) 자메이카 섬의 Anolis valencienni. (D) 히스파니올라 섬의 Anolis insolitus. A. valencienniA. insolitus모두는 더욱 날렵한 머리와 몸통, 더 짧은 다리, 긴 꼬리를 수렴적으로 진화시켰다. [Photographs by K. DeQueiroz and R. Glor, courtesy of J. Losos.]



군집 수준에서 수렴진화의 대표적인 예는 서인도 제도에서 서식하는 아놀도마뱀(anole 또는 Anolis)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부터 기술됐다 [Williams 1972; Losos 1990, 1992; Losos et al. 1998]. 아놀도마뱀은 주로 나무 위에서 사는 신열대권 식충도마뱀으로 수많은 종이 존재한다 [그림 6.21]. 서로 다른 아놀도마뱀이 먹이를 두고 경쟁한다고 알려졌으며, 이러한 경쟁은 아놀도마뱀의 군집구조에 영향을 미쳤다. 소앤틸리스 제도(Lesser Antilles)에 속하는 여러 작은 섬에는 한 종 또는 두 종의 아놀도마뱀이 서식한다. 한 종이 홀로 서식하는 경우에는 도마뱀이 일반적으로 중간 크기이지만, 규모가 더 큰 섬에는 작은 종과 큰 종이 크기가 다른 곤충을 먹이로 삼으며 또한 각 종을 위한 미소서식지(microhabitat, 微小棲息地)가 다르므로, 이들은 이 섬에서 서로 공존할 수 있다. 여러 섬에 서식하는 작은 종은 단계통군이며, 큰 종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각 섬은 작은 크기와 큰 크기의 분기군에서 온 한 쌍의 종을 가지는 것처럼 보인다.


[쿠바(Cuba), 히스파니올라(Hispaniola), 자메이카(Jamaica),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와 같은] 대앤틸리스 제도(Greater Antilles)를 구성하는 커다란 섬에서는 엄청난 수의 아놀도마뱀 종이 서식한다. 이들 각각의 섬에 서식하는 아놀도마뱀의 서로 다른 종은 수관(樹冠), 잔가지, 나무 몸통과 같은 특정 미소서식지에서 거주한다. 서로 다른 미소서식지를 차지하고 있는 생태형(ectomorph, 生態形)이라 불리는 생명체는 일관된 적응형태를 가진다 [그림 6.21 참조]. 이들 생태형은 반복적으로 진화해왔는데, 왜냐하면 어떤 섬에서 서식하는 종이 생태적∙형태적으로 다른 섬에 서식하는 종과 비슷한 종으로 적응방사를 했던 단계통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군집구조와 다양성이라는 매우 극단적인 진화는 마치 특정 숫자의 “적소”(niche, 適所), 또는 자원을 나누는 방법이 있고 이들 모두가 충족된 것처럼 평형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모든 군집이 종으로 포화한 것처럼 보이진 않으며, 아놀도마뱀에서 나타나는 그런 일관된 구조는 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런 종류의 사례는 종 사이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의 기본 원리가 진화와 생태에 동일한 예측 가능성을 제공함을 시사한다.


6.7 오늘날 다양성 양식에 대한 진화 역사의 영향


종(種) 수의 지리적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까? 경쟁을 비롯해 오늘날 일어나는 다른 형태의 생태적 과정은 분명히 어떤 역할을 하지만, 장기간의 진화적 사건 또한 오늘날의 다양성 양식에 영향을 미쳤다 [Ricklefs and Schluter 1993]. 북반구 온대지방에 분포하는 나무의 종 다양성은 중요한 예를 제공한다 [Latham and Ricklefs 1993]. 습한 온대림은 주로 유럽, 북아메리카 동부,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발견된다. 이들 지역에 존재하는 나무 종 숫자의 비율은 1:2:6으로, 단연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종이 나타난다. 이러한 종 다양성의 차이는 상위 분류군 수준에서도 비슷하다. 유럽이나 아메리카보다는 아시아에서 더 많은 비율의 분류군이 주로 열대생물군에 속했다. 이러한 차이는 오늘날 기후 양식과 일치하지 않는다.



그림 6.22 백악기 말의 난대성((warm temperate, 暖帶性), 냉대성(cool temperate, 冷帶性), 습윤열대성(wet tropic, 濕潤熱帶性) 생물군계(biome, 生物群系) 분포. 습윤열대성 식생의 회랑지대가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동부보다는 동아시아에서 남쪽으로 더 멀리 확장됐는데, 이 식생은 주요 열대지역으로부터 분리되었다. [After Latham and Ricklefs 1993.]


신생대 첫 약 4천만 년 동안 지구는 오늘날보다 따뜻했다. 삼림은 아메리카 대륙 북부와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퍼졌고 많은 속(屬)이 오늘날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에 분포했다. 북아메리카 온대 식물상(植物相)은 넓은 해로에 의해 아메리카 열대 식물상과 분리되었고, 유럽 온대 식물상은 아프리카 식물상으로부터 분리되었지만, 북아시아 식물상은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시베리아부터 말레이 반도까지 점점 열대 식물상으로 변했다. [그림 6.22]. 따라서 아시아에서는 열대 혈통이 온대기후로 퍼져 나가면서 적응할 기회가 더욱 많았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로 신생대 제3기 때 동아시아는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동부보다 더 많은 나무 속(屬)이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신생대 제3기 말과 제4기에는 전 지구적인 기온 하강이 홍적세 빙하기 때 절정을 이루었으며, 빙하기의 영향이 아시아보다는 유럽과 북아메리카 북부에서 훨씬 더 남쪽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빙하기는 북아메리카와 특히 유럽의 식물상을 완전히 파괴했는데, 유럽 식물상의 남하는 알프스 산맥, 지중해, 사막에서 그 움직임이 막혔다. 그러나 아시아 열대지방으로 이어진 연속한 회랑지대는 아시아 식물상을 위한 피난처를 제공했다. 아시아보다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훨씬 더 많은 비율의 속(屬)이 멸종했다. 따라서 이들 지역 사이에서 나타나는 오늘날 다양성의 차이는 두 가지 요인으로 비롯했다고 보이는데, 그것은 바로 확산, 적응, 다양화를 꾀할 기회에 대한 차이라는 신생대의 오랜 역사와 차등적 멸종이라는 최근 역사다.


6.8 요약


  1. 생명체의 지리적 분포는 다윈과 월리스에게 진화의 실재(實在)에 관한 매우 강력한 증거를 제공했다.
  2. 생명체의 지리적 분포를 연구하는 생물지리학은 역사적이며 생태적인 요소 모두를 가진다. 어떤 분포는 장기간 동안 일어난 진화 역사의 결과며, 어떤 것은 오늘날 생태적 요인으로 말미암은 결과다.
  3. 상위 분류군의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 과정에는 멸종, 확산 그리고 [장벽의 등장으로 말미암은 연속한 분포의 단편화인] 분단분포가 포함된다. 이러한 과정은 환경변화, 적응, 종분화로부터 영향을 받거나, 동반해 일어날 수 있다.
  4. 확산 또는 분단분포의 역사는 종종 계통자료로부터 추정될 수 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서식하는 종 사이의 계통관계 양식이 많은 분류군에서 반복해 나타난다면, 분단분포의 공통 역사도 마찬가지로 반복해 나타난다.
  5. 격리분포는 어떤 상황에서는 분단분포가 원인이며, 다른 경우에서는 확산이 원인이다.
  6. 종 내의 유전적 양식, 특히 서로 다른 지리적 분포를 특징짓는 유전자 사이의 계통관계는 종의 분포에서 나타나는 역사적 변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7. 종의 지역 분포는 환경이라는 비생물적 요소와 경쟁자 및 포식자와 같은 생물학적 특징 모두를 포함한 생태학적 요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8. 어떤 지역에서 종의 다양성은 평형상태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종(異種)간의 상호작용, 특히 경쟁은 종 다양성을 제한할 수 있으며 비슷한 구조를 가진 서로 다른 군집을 낳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비슷한 방식으로 자원을 나누도록 종이 독립적으로 진화했다.
  9. 특정 지역에 있는 상위 분류군의 종 다양성은 종종 현재 생태적 요인과 장기간의 진화적 요인 모두에서 비롯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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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1)
[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3)


6.4 역사적 생물지리학의 가설 검증


생물지리학자는 분포의 역사를 추론하기 위해 다양한 지침을 사용해왔다. 이들 지침 가운데 일부는 잘 정립됐다. 예를 들어, 어떤 분류군의 분포는 그 분류군이 기원하기 전에 있었던 사건으로 설명될 수 없는데, 중신세 때 어떤 속(屬)이 출현했다면 백악기 때 일어난 대륙이동으로 그러한 분포를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일부 다른 지침은 더욱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과거에 일부 학자는 어떤 분류군이 오늘날 가장 다양한 지역에서 그 분류군이 기원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말과(family Equidae)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이러한 가정이 꼭 그렇다고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오늘날 말의 원산지가 오직 아프리카와 아시아일지라도, 말은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하던 조상에서 유래했기 때문이다.


분류군의 분포를 설명하는 주요 가설은 확산과 분단분포다. 예를 들어, 주금류(走禽類)가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확산했는지, 몇몇 남반구 대륙으로 갈라진 하나의 단일 대륙에서 살았던 조상에서 유래했는지 궁금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가설을 평가할 때 계통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다른 부분에서 얻은 증거도 마찬가지로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서 매우 “불균형한” 생물상이 나타난다면, 즉 이 지역이 다른 지역과 연결되었다면 존재했을지도 모를 상당히 많은 분류군이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떤 종이 확산으로 이 지역에 유입했을지도 모른다고 종종 추정된다. 이러한 가정은 특히 양서류나 비행할 수 없는 포유류가 드문 바다 섬에 적용되었다. 또한, 화석기록은 [임의의 분류군이 한 지역에 출현하기 전 다른 지역에서 번성했음을 보일 수 있는 것처럼] 중요한 증거를 제공할 수 있으며 [Lieberman 2003], 지질학적 기록은 장벽의 등장과 소멸을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르마딜로 화석은 신생대 제3기를 통틀어 남아메리카에 국한되었다가, 파나마 지협이 형성된 이후에는 오직 선신세와 홍적세에 이르러서야 북아메리카 지층에서 발견된다 [그림 6.3A 참조]. 이러한 분포 양식은 아르마딜로가 남아메리카에서 북아메리카로 확산했음을 뜻한다. 그러나 어떤 분류군은 드문 화석기록이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전에 기원했으며 어떤 지역에 더 오랫동안 서식했을 수 있으므로 고생물학 자료는 조심스럽게 해석되어야 한다.


계통분석법은 오늘날 대부분 역사적 생물지리학 연구의 토대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분석법이 지리적 양식을 분석하기 위해 특히 다니엘 브룩스(Daniel Brooks), 로더릭 페이지(Roderick Page), 프레드릭 론퀴스트(Fredrik Ronquist)에 의해 개발되었다 [Brooks 1990; Page 1994; Ronquist 1997]. 이들 분석법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지만, 이들 모두는 현존하는 분류군의 분포 자료로부터 조상 분류군의 지리적 분포를 재구성하기 위해 파시모니한 접근법을 사용한다. [계통으로부터 조상 분류군의 분포를 추정하는 작업은 조상형질상태를 추정하는 일과 어느 정도 닮았다; 그림 3.3 참조.] 확산-분단분포 분석(dispersal-vicariance analysis 또는 DIVA)라고 불리는 론퀴스트의 분석법은 확산의 중요성을 가장 잘 설명하므로, 생물학적으로도 가장 현실성 있다. 이 방법은 분단분포가 분포의 변화를 설명하는 “귀무가설”(歸無假說)이라고 가정하며, 새로운 종이 일반적으로 지리적 격리 동안 형성된다는 잘 지지되는 원리와 일치한다 [16장 참조].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확산이나 멸종이 언급되기 위해서는 언제나 “노력”이 요구된다. 가장 적은 “노력”으로 종의 분포를 설명하는 역사적 가설이 가장 파시모니하거나 최적화된 가설로 간주된다.



그림 6.8 생물지리학적 역사의 지표로써 계통관계. (A) 분기가 있기 전에 발생한 A 지역에서 B 지역으로의 확산은 계통적으로 연관된 종의 분포에 관한 다계통적 양식을 낳을 수 있다. (B) 동물상의 연속적인 분리인 분단분포의 역사는 그 지역의 분단과 병행하는 분류군의 계통을 낳을 수 있다. (C) 그 밖의 분단분포 역사에서 복합적인 상황이 [여기에서는 C 지역에서 일어난] 멸종과 [A 지역에서 일어난] 지역 내 종분화를 포함한 몇몇 이유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


분단분포 가설 아래에서 우리는 단계통군이 서로 다른 지역을 점유하며, 계통이 내포하는 지리적 격리의 순서가 이 지역 자체가 분리된 순서와 일치하리라 예측한다 [그림 6.8]. 예를 들어, 아프리카는 곤드와나 대륙에서 가장 먼저 분리된 대륙이므로,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에 걸쳐 분포하는 분기군에서 오스트레일리아와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종은 아프리카에 분포하는 종보다 계통적으로 서로 더욱 연관해 있어야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B 지역에 분포하는 종이 A 지역에 분포하는 분기군 내에 포함된다면, A 지역에서 B 지역으로의 확산이 가장 그럴싸하다 [그림 6.8A]. 일부 생물지리학자는 분단분포로 수많은 분류군의 개체군이 동시에 분리되어야 하며, 결과적으로 분류군이 분포의 공통적인 계통 양식을 명백히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확산을 막는 장벽이 사라질 때, 확산은 또한 서로 다른 분류군 사이에서 공통적인 양식을 낳을 수 있다 [Lieberman 2003].


6.4.1 역사적 생물지리학 분석의 사례



그림 6.9 하와이 제도와 일부 하와이 귀뚜라미의 계통. (A) 현재의 하와이 제도. 하와이 섬으로 불리는 빅아일랜드(Big Island)는 점선으로 그린 원으로 나타낸 “열점”(hot spot, 熱點)의 바로 북서쪽에 있는데, 이 열점에서 시작해 섬이 연속적으로 형성되었다. (B) 5백만 년 전의 하와이 제도로, 카우아이(Kauai) 섬이 열점 위에 생겨나고 있었다. (C) 하와이 제도에서 서식하는 귀뚜라미 종인 라우팔라(Laupala)의 계통에서 각 종(種)의 이름은 이들 종이 출현하는 섬 이름의 약자로 대체했다. 비록 두 종이 더 젊은 섬인 하와이 섬에서 이주해 마우이(Maui) 섬에 정착했을지라도, 잇따라 더 어린 생물군이 생성 시기가 더 최근인 섬에서 발견된다. [A, B after H. L. Carson and D. A. Clague 1995; C after Shaw 1995.]



하와이 제도의 생명체. 태평양 한복판에 있는 하와이 제도는 지각판이 컨베이어 벨트처럼 “열점”(hot spot, 熱點) 위를 지나 북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형성되었는데, 이러한 지각운동의 결과로 화산추(火山錐)가 연속해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과정은 수천만 년 동안 계속 일어났고 있었으며, 한때는 해양 표면 위로 돌출했어도 지금은 물속에 잠긴 일련의 화산은 오늘날 하와이 제도의 북서쪽에 놓여 있다. 현재의 섬 가운데 하와이 제도의 북동쪽 끝자락에 있는 카우아이(Kauai) 섬은 약 5백1십만 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남동쪽 끝에 있는 섬인 하와이 제도의 “빅아일랜드”(Big Island)는 5십만 년도 안 된 가장 어린 섬이다 [그림 6.9AB].


하와이 제도의 지질 역사를 고려했을 때, 하와이에 서식하는 종(種)의 분류군으로 예상되는 가장 단순한 계통은 “빗살 형태”로, 가장 기본적인 혈통이 카우아이 섬에서 서식하며, 가장 어린 혈통은 하와이 섬에 있다. 만일 종(種)이 새로 생성되는 섬으로 연속해서 확산하고, 더 어린 섬에서 더 오래된 섬으로 확산하지 않으며, 멸종을 겪지 않는다면, 이러한 양식이 나타날 것이다. 케리 쇼(Kerry Shaw)가 귀뚜라미의 거대한 속(屬)인 라우팔라(Laupala)에 대해 분자계통분석을 시행했을 때, 바로 이러한 양식이 발견됐다 [Shaw 1995] [그림 6.9C]. 하와이 섬에서 이주해 마우이 섬에 정착한 두 종을 제외하고, 이주(移住)는 더 오래된 섬에서 더 어린 섬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러한 일은 각 섬에서 단지 한 번씩 발생했다. 각 섬 안에서 종분화의 속도는 매우 높았었다.


그림 6.10 (A) 오늘날 남극의 중심에 위치한 [약 1억 2천만 년 전의] 백악기 초기의 곤드와나 대륙의 모습으로, 남반구 땅덩어리 사이의 연결이 잘린 대략적인 시기가 그림에 표시되어 있다. 대륙의 현재 위치는 검은색 선으로 나타냈으며, 이들 검은색 선 바깥의 녹색 지역은 백악기 초기 동안 [수면 밖으로] 노출되었던 육지다. (B) 곤드와나 대륙의 분리 역사를 설명하며, 종종 “지역분기도”(area cladogram, 地域分岐圖)라 불리는 분지도(分枝圖). “그레이터 인디아”(Greater India)는 오늘날의 인도 아대륙(亞大陸)과 스리랑카(Sri Lanka)을 포함하는 커다란 땅덩어리였다. 이러한 분지수(分枝樹)는 그림에 나와 있는 지도처럼 [남아메리카 같은] 일부 대륙의 서로 다른 인접 지역이 다른 시기에 어떻게 분리했는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A after Cracraft 2001.]



마다가스카르 섬의 동물. 아프리카 동부에는 마다가스카르(Madagascar)라는 큰 섬이 있으며, 이곳의 매우 토착적인 [그리고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상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여우원숭이 같은 많은 분류군을 포함한다 [그림 6.10B 참조]. 인도와 함께 마다가스카르는 곤드와나 대륙으로부터 분리된 나온 최초의 대륙이며, 마다가스카르는 약 1백6십만~1백2십만 년 전에 동아프리카에서 떨어져 나왔다 [그림 6.10]. 인도는 약 8천8백만~6천3백만 년 전에 마다가스카르에서 분리했으며, 약 5천만 년 전에 남아시아와 충돌했다. 여러 해 동안 생물지리학자는 마다가스카르의 고유 분류군이 남반구의 다른 대륙에 살고 있는 근연종으로부터 분단분포적인 분리로 기원했다고 가정했다. 그러나 최근 분자계통연구는 확산이 주요 역할을 해왔다고 가리킨다.



그림 6.11 (A) 마다가스카르의 팬더카멜레온(panther chameleon 또는 Chamaeleo pardalis)은 사출되는 혀로 곤충을 잡는다. (B) 아프리카[A], 인도[I], 마다가스카르[M], 인도양의 세이셸 제도(Seychelles Islands)[SE]에 분포하는 일부 카멜레온 종의 계통. 이들 지역에 대한 계통분포는 각 지역이 분리된 순서와 다르므로 [그림 6.10B 참조], 카멜레온의 분포는 곤드와나 대륙의 분리로 말미암은 분단분포보다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시작한 확산으로 가장 잘 설명된다. [A © Stephen Dalton/Photo Researchers, Inc.; B after Raxworthy et al. 2002.]



랙스워시(Raxworthy)와 그의 동료 연구팀은 기이하게 생긴 사출되는 혀로 곤충을 사냥하며 느리게 움직이는 도마뱀인 카멜레온의 계통을 분석했다 [Raxworthy et al. 2002; 그림 6.11A]. 카멜레온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도와 인도양의 섬에 주로 분포한다. 분단분포설(分斷分布設)은 마다가스카르와 인도의 카멜레온이 함께 아프리카 형태의 자매군을 형성해야 한다고 암시하지만, 카멜레온의 계통은 곤드와나 대륙이 분리된 후에 카멜레온이 마다가스카르에서 기원했고 수면을 가로질러 아프리카, 인도 그리고 인도양의 섬으로 확산했다는 가설을 강력히 지지한다 [그림 6.11B]. [영장목인] 여우원숭이와 몽구스(mongoose)를 닮은 마다가스카르의 육식동물을 대상으로 시행한 비슷한 계통분석연구는 이들 생명체가 다른 방향으로 확산했음을 가리키는데, 아프리카와 마다가스카르가 분리되고 오랜 후에 두 분류군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마다가스카르로 이주했다 [Yoder et al 2003].


곤드와나 분포. 많은 형태의 흥미로운 생물지리학적 문제가 남반구의 서로 다른 대륙에 서식하는 구성원을 가진 분류군을 통해서 제기된다. 물론, 가장 단순한 가설은 곤드와나 대륙의 분리가 어떤 공통조상의 후손을 격리시켰다는 순수한 분단분포를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통분석 결과는 이야기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음을 보여주며, 일부 분류군의 역사는 여전히 격렬히 논쟁 중이다. 세 가지 사례에서 그러한 논쟁의 핵심을 살피도록 하자.



그림 6.12 [파란색으로 표시한] 시클리드과(family Cichlidae)의 계통을 이들 어류의 지리적 분포를 표시한 지도 위에 나타냈다. 상자 안의 연도는 DNA 서열 차이로 추정된 분기군 사이의 분기 시기를 가리키는데, 이들 분기군의 분기 연대는 [쌍촉 화살표가 가리키는] 대륙이 분리된 연대보다 더 최근이다. [After Vences et al. 2001.]



시클리드어류(cichlids)는 아메리카 열대지방,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도에 분포하는 민물 어류다. 몇몇 연구자가 수행한 분자계통연구 결과에서 두 종류의 자매 분기군이 발견되었는데, 두 단계통군 가운데 하나는 인도와 마다가스카르 종으로 구성되며, 다른 하나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의 종으로 구성된다 [Vences et al. 2001; Sparks 2004]. 이러한 결과는 [인도,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네 대륙의 분리와 정확히 함께하므로 분단분포설로 예측되는 분명한 분지 양식이다 [그림 6.12]. 그러나 DNA 서열의 진화속도에 관해 세심히 연구한 결과, 시클리드어류 분기군 사이의 분열이 대륙이 분리된 시기보다 훨씬 더 최근에 일어났다는 결론이 나왔다 [Vences et al. 2001]. 예를 들어, 인도/마다가스카르 분기군과 아프리카/신열대권 분기군 사이의 분리는 고작 5천6백만 년 전이지만, 마다가스카르 섬과 인도 아대륙은 적어도 1천2백만 년 전에 분리됐다. 게다가, 시클리드어류는 곤드와나 대륙이 분리되고 난 뒤 오랜 후인 백악기 후기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은 [가시지느러미를 가진] 극기어류(棘鰭魚類)의 거대한 분기군 내에서도 상당히 파생된 분류군이다. 따라서 시클리드어류는 곤드와나 대륙의 분리보다는 확산으로 오늘날의 분포를 이뤘다고 보인다.



그림 6.13 [왼쪽의] 주금류(走禽類)의 분자계통과 [오른쪽의] 이들이 서식하는 지역의 분리 역사에 관한 비교. 선으로 각 조류와 서식지를 연결했으며, 각 분지의 추정 연대는 백만 년 단위다. 키위와 타조를 제외하고, 분지 순서와 연대는 곤드와나 대륙의 분리와 일치한다. 키위와 티나무(tinamou)는 다른 종보다 크기가 훨씬 더 작으므로, 같은 척도로 그리지 않았다. [After Van Tyne and Berger 1959; Haddath and Baker 2001.]



주금류(走禽類)는 한 가지 점에서만 곤드와나 분단분포를 일부 지지한다 [Haddath and Baker 2001]. 대부분이 몸집이 매우 큰 날지 못하는 이들 새는 고대 조상에서 유래했는데, 티나무(tinamou)와 함께 이들은 모든 현존하는 조류의 자매군이다. 여기에는 현존하는 타조, 레아, 화식조(cassowary, 火食鳥), 에뮤, 키위뿐만 아니라 뉴질랜드의 모아도 포함되는데, 이 조류는 뉴질랜드의 토착민에 의해 멸종됐지만 DNA를 추출할 수 있는 뼈를 남겼다. 이들의 “곤드와나 분포”와 분기군의 상당한 연령 때문에 주금류는 곤드와나 대륙의 분리로 말미암은 분단분포의 예로 여겨졌다. 실제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의 전체 서열을 이용한 계통연구는 모아가 약 7천9백만 년 전에 최초로 분기했다는 증거를 제시했는데, 이것은 뉴질랜드가 곤드와나 대륙에서 처음 분리된 시기인 약 8천2백만 년 전과 일치한다 [그림 6.13]. [약 6천9백만 년 전인] 나중에 일어난 남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주금류 사이의 분기 시기는 [약 5천5백만~6천5백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오스트레일리아가 훗날 남아메리카와 남극 대륙에서 분리된 시기와 일치한다. 그러나 [6천5백만 년 전인] 아프리카 타조의 분기와 [6천2백만 년 전인] 뉴질랜드 키위의 분기는 곤드와나 대륙에서 [아프리카 대륙은 1억 년 전이며 뉴질랜드는 약 8천2백만 년 전인] 이들 대륙이 분리된 시기보다 훨씬 더 나중에 일어났는데, 이들은 확산의 일부 유형을 취했다고 보인다.



그림 6.14 세 종류의 조류 목(目)에 속하는 주요 혈통의 계통이 대륙과의 연관관계를 나타내며, 오늘날 남극을 중심으로 놓은 그림에 백악기 초기의 대륙 위치를 표시했다. 현재의 대륙 경계는 검은색 선으로 표시했으며, 녹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백악기 동안 수면 밖으로 노출된 부분이다. (A) 닭목(order Galliformes)과 기러기목(order Anseriformes)은 함께 조류의 가장 오래된 분기군 중 하나를 형성한다. 각각의 목에서 기본 혈통은 [봉관조(curassow, 鳳冠鳥)와 외침새처럼] 남아메리카와 [무덤새와 까치기러기처럼]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에서 나뉜다. [꿩과(family Phasianidae)와 오리과(family Anatidae)처럼] 각각의 목에서 더욱 파생된 혈통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B) [참새류 또는 명금류 같은] 참새목은 아명금류, 뉴질랜드 굴뚝새류, 명금류 같은 세 가지 주요 분기군을 가진다. 이들 세 가지 분기군 모두는 남반구 대륙에 기본 혈통을 가지며, 곤드와나 대륙에서 기원했던 것처럼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참새하목(infraorder Passerida)에 속하는 과(科) 사이의 계통관계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어서, 이들도 역시 곤드와나 지역에서 기원했는지 결정할 수 없다. [After Cracraft 2001.] *


* [용어설명] family Phasianidae, 꿩과; pheasant, 꿩; quail, 메추라기; family Cracidae, 봉관조과(鳳冠鳥科); curassow, 봉관조(鳳冠鳥); family Megapodiidae, 무덤새과; mound builder, 무덤새; family Anhimidae, 외침새과; screamer, 외침새; family Anseranatidae, 까치기러기과; magpie goose, 까치기러기; family Anatidae, 오리과; suborder Tyranni, 산적딱새아목(-亞目); flycatcher, 딱새; family Pittidae, 팔색조과(八色鳥科); pitta, 팔색조; family Eurylaimidae, 숲발발이과; broadbill, 넓적부리새; family Philepittidae, 눈매팔색조과; asity, 눈매팔색조; family Acanthisittidae, 굴뚝새과; New Zealand wren, 뉴질랜드 굴뚝새; superfamily Meliphagoidea, 꿀빨이새상과(-上科); honeyeater, 꿀빨이새; superfamily Corvoidea, 까마귀상과(-上科); infraorder Passerida, 참새하목(-下目); order Galliformes, 닭목; order Anseriformes, 기러기목; suboscines, 아명금류(亞鳴禽類); oscines, 명금류(鳴禽類); order Passeriformes, 참새목.



조엘 크라크래프트(Joel Cracraft)는 조류의 계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분지 가운데 일부가 곤드와나 기원과 분단분포와 일치함을 보였다 [Cracraft 2001]. 심지어 단지 소수의 조류 목(目)의 화석만이 백악기 후기 이전에 발견되었을지라도, DNA 서열 분기 연구는 조류 목(目) 대부분이 곤드와나 대륙의 분리에 영향받았을 정도로 충분히 오래됐다고 강력히 시사한다. 몇몇 조류 목의 계통은 이들이 곤드와나 대륙에서 기원했음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닭목(order Galliformes)과 기러기목(order Anseriformes) 모두의 기본 혈통은 남아메리카와 오스트레일리아 사이에서 나뉘며 [그림 6.14A], 참새류의 거대 목(目)인 참새목(order Passeriformes)의 거의 모든 기본 혈통도 마찬가지로 곤드와나 대륙에서 분리된 땅덩어리 사이에 분포한다 [그림 6.14B].


6.4.2 지역 생물상의 조성


어떤 지역 생물상의 분류학적 조성은 일부는 고대에 일어났고 일부는 더 최근에 일어난 다양한 사건의 결과다. 어떤 분류군은 외래 분류군(allochthonous taxon, 外來分類群)인데, 이것은 이들 분류군이 이 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 기원했음을 뜻한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분류군은 토착 분류군(autochthonous taxon, 土着分類群)으로, 이들 분류군이 이 지역 내에서 진화했음을 뜻한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 대륙의 생물상은 (1) 곤드와나 생물상의 잔여 생물군이며 [폐어류나 레아처럼] 남반구의 다른 대륙과 공유하는 일부 토착 분류군, (2) 대륙이동으로 남아메리카가 격리된 후에 신생대 제3기 동안 외래 조상(allochthonous progenitor)으로부터 다양해진 [신대륙 원숭이, 기니피그, 그리고 계통적으로 연관된 설치류 같은] 생물군, (3) 홍적세 동안 북아메리카로부터 유입한 [북아메리카에서도 발견되는 퓨마(Panthera concolor) 같은] 일부 외래 종(allochthonous species), (4) 역사시대 동안 남아메리카로 이주했던 [그림 6.6에 나와 있는 1930년대에 아프리카에서 분명히 이주해 온 황로(Bubulcus ibis) 같은] 소수의 종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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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2)
[번역] 『Evolution』 Ch. 6. 진화의 지리학 - (3)



그림 6.0 구대륙 원숭이와 신대륙 원숭이. [왼쪽의] 콜로부스(Colobus) 같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원숭이는 협비원소목(parvorder Catarrhini, 狹鼻猿小目) 분류군에 속한다. [아래쪽의] 짖는원숭이(howler monkey)인 Alouatta palliata 같은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의] 신대륙 원숭이는 아주 다른 분류군인 광비원소목(parvorder Platyrrhini, 廣鼻猿小目)에 속한다. [Colobus © Charles McRae/Visuals Unlimited; Alouatta © Roy P. Fontaine/Photo Researchers, Inc.] *


* 목(order, 目)은 범주의 크기에 따라 큰 순서대로 ["large", "great", "important"를 뜻하는 라틴어 magnus에서 파생한] 대목(magnorder, 大目), ["above"를 뜻하는 라틴어 접두어 super-를 붙인] 상목(superorder, 上目), (order, 目), ["under"를 뜻하는 라틴어 접두어 sub-를 붙인] 아목(suborder, 亞目), ["below"를 뜻하는 라틴어 접두어 infra-를 붙인] 하목(infraorder, 下目), ["small" 또는 "unimportant"를 뜻하는 라틴어 접두어 parv-를 붙인] 소목(parvorder, 小目)으로 나타낼 수 있다. 1998년에 말콤 맥켄나(Malcolm C. McKenna), 수잔 빌(Susan K. Bell), 조지 심슨(George Gaylord Simpson)이 『Classification of Mammals: Above the Species Level』이란 책에서 상목(上目)과 목(目) 사이에 크기 순서대로 ["large"를 뜻하는 라틴어 grand에서 파생한] "grandorder"와 ["wonderful" 또는 "strange"를 뜻하는 라틴어 mirus에서 파생한] "mirorder"를 고안했지만, 공식적인 용어는 아니다.



인류는 어디에서 기원했으며 어떤 경로로 전 세계로 퍼져 나갔을까? 왜 캥거루는 호주에서만 발견되고, 왜 설치류는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가? 왜 온대림(溫帶林)보다 열대림(熱帶林)에 훨씬 더 많은 종의 나무, 곤충, 조류 등이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생명체의 지리적 분포를 연구하는 생물지리학(biogeography, 生物地理學)이 풀고자 하는 문제다. 동물지리학(zoogeography, 動物地理學)과 식물지리학(phytogeography, 植物地理學)은 각각 동물과 식물의 분포를 연구하는 생물지리학의 세부 연구 분야다. 생명체의 분포에 관한 진화 연구는 지질학, 고생물학, 계통분류학, 생태학 등과 밀접하게 연관해 있다. 예를 들어, 대륙 분포와 기후의 역사에 관한 지질학 연구는 때때로 생명체 분포의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반대로, 생명체의 분포는 종종 지질학적 사건에 대한 증거를 제공한다. 사실, 생명체의 지리적 분포는 지질학자가 대륙이동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동의하기 오래전에 일부 과학자에게 대륙이동의 증거로 사용됐다.


몇몇 사례에서 어떤 분류군의 지리적 분포는 역사적 정황으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오늘날 작용하는 생태적 요인이 최선의 설명을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생물지리학 분야는 대략 역사적 생물지리학(historical biogeography)과 생태적 생물지리학(ecological biogeography)으로 세분할 수 있다. 지리적 분포에 관한 역사적∙생태적 해석은 상호보완적이며 둘 다 중요하다 [Brown and Lomolino 1998; Myers and Giller 1988; Ricklefs and Schluter 1993].


6.1 진화의 생물지리학적 증거


다윈(Charles Darwin)과 월리스(Alfred Russel Wallace)는 둘 다 생물지리학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월리스는 그의 훗날 연구 대부분을 이 주제에 헌신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동물지리학의 주요 양식을 기술했다. 생명체의 분포는 다윈에게 진화가 일어났었다는 영감(靈感)과 증거를 제공했다. 오늘날 우리에게 생물지리학의 특정 사실에 관한 이유는 매우 자명하므로 거의 언급할만한 것이 못 된다. 만일 누군가가 우리에게 하와이 제도에는 왜 코끼리가 살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당연히 코끼리는 거기에 도달할 수 없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러한 대답은 코끼리는 섬이 아닌 다른 곳, 즉 대륙에서 기원했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다윈과 월리스가 맞서 싸우고 있었던 신에 의한 특수창조(特殊創造)라는 관점인 진화 이전 세계의 관점에서 그러한 대답은 유효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창조주가 각각의 종을 곳곳에 또는 동시에 많은 지역에 배치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창조주가 어떤 종을 열대림처럼 그 종에게 적합한 서식지가 나타나는 장소라면 어디에나 배치했다고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일지도 모르겠다.


다윈은 만일 어떤 종이 (1) 한정된 위치 또는 지역에서 기원해, (2) 확산으로 더 널리 퍼졌으며, (3) 이들이 이주한 다양한 지역에서 변형되어 자손 종이 출현했다면, 특수창조설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많은 생물지리학적 사실이 매우 잘 들어맞음을 보이기 위해, 『종의 기원』 두 장(章)을 할애했다. [다윈의 시대에는 대륙이 움직였다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오늘날, 대륙의 이동도 분포의 특정 양식을 설명한다.] 다윈은 다음과 같은 점을 강조했다.



그림 6.1 사막식물에서 나타나는 수렴적인 성장형태. 광합성을 하는 줄기를 가지며 잎이 없는 다육성(多肉性)인 이들 식물 모두는 계통적으로 서로 멀리 연관된 세 과(科)에 속한다. (A) [선인장과(family Cactaceae, 仙人掌科)에 속하는] 북아메리카 선인장. Lophocereus schottii라는 이 종은 바하 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의 토착종이다. (B) 협죽도과(family Apocynaceae, 夾竹桃科)의 스타펠리아(Stapelia)에 속하는 시체꽃(carrion flower). 파리에 의해 수분(受粉)되는 이들 다육성 식물은 남아프리카와 동인도에 걸쳐 발견된다. (C)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Namib Desert)에 서식하며 대극과(family Euphorbiaceae, 大戟科)의 대극(Euphorbia, 大戟)에 속하는 종. [A~C © Photo Researchers, Inc. A by Richard Parker; B by Geoff Bryant; C by Fletcher and Baylis.] *, **


* carrion flower 또는 corpse flower는 우리말로 시체꽃이라 불리며 꽃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

** Baja California는 영어로 “바하 캘리포니아”라고 읽지만, 멕시코 지명이므로 원어를 그대로 살려 “바하 칼리포르니아”라고 번역했다.


첫 번째로, 다윈은 “다양한 지역에 서식하는 생명체 사이의 유사성(類似性)과 비유사성(非類似性) 어느 것도 기후와 물리적 조건으로 완전히 설명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막과 열대림 같은 비슷한 기후와 서식지는 신대륙과 구대륙 모두에서 나타나지만, 이곳에서 서식하는 생명체는 계통적으로 연관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선인장과(family Cactaceae, 仙人掌科)의 선인장은 신대륙에 국한되어 있지만, 구대륙 사막의 선인장을 닮은 식물은 다른 과(科)에 속하는 구성원이다 [그림 6.1]. 신대륙에 있는 모든 원숭이는 하나의 거대 분류군인 광비원소목(parvorder Platyrrhini, 廣鼻猿小目)에 속하지만, 모든 구대륙 원숭이는 다른 분류군인 협비원소목(parvorder Catarrhini, 狹鼻猿小目)에 속한다. 심지어, 이 장 서두에서 보인 짖는원숭이와 콜로부스원숭이처럼 서로 비슷한 서식지와 먹이를 가질지라도 말이다.


다윈의 두 번째 강조점은 “어떤 종류의 장벽이나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 장애물은 다양한 지역의 생명체 사이에서 드러나는 차이와 밀접하고 중요한 방식으로 관련 있다”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다윈은 남아메리카 대륙의 동해안과 서해안에 서식하는 해양 종(種)이 서로 매우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다윈의 “세 번째 위대한 사실”은 종 자체는 비록 장소마다 서로 다를지라도 같은 대륙이나 바다에 서식하는 생명체는 계통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윈은 [뉴트리아(coypu 또는 nutria)와 카피바라(capybara) 같은] 남아메리카의 수생(水生) 설치류를 예로 들었는데, 이들은 [비버(beaver)와 사향쥐 같은] 북반구의 수생 설치류가 아니라 산과 초원에서 서식하는 북아메리카 설치류와 연관해 있다.


다윈은 “우리는 이러한 사실로부터 시공을 통틀어 같은 지역의 땅과 물에서 물리적인 조건과는 무관한 어떤 심오한 유기적 결합을 본다. … 그러한 결합은 [공통가계(common ancestry, 共通家系)처럼] 단순히 유전되는 것으로, 우리가 분명히 아는 한 유일하게 단독으로 서로 매우 닮은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다윈에게는 종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창조된 게 아니라 단일 기원지(起源地)에서 비롯했음을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섬에 서식하는 생명체로부터 특히 주목할만한 증거를 끌어냈다. 첫째, 멀리 떨어진 바다의 섬에는 일반적으로 장거리 확산(long-distance dispersal) 능력이 있는 바로 그러한 종류의 생명체가 있으며, 그런 능력이 없는 생명체는 서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섬의 토착 포유류로는 박쥐가 유일하다. 둘째, 식물과 동물의 수많은 대륙 종(種)이 사람을 통해 운반되어 바다 위의 섬에서 번성했다. 따라서 다윈은 “각각의 독립된 종이 창조되었다는 교리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최적으로 적응한 식물과 동물 가운데 아주 많은 수가 바다의 섬을 위해 창조되지 않았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셋째, 섬에서 서식하는 종 대부분은 가장 가까운 본토에 사는 종과 계통적으로 분명히 연관해 있는데, 이것은 대륙 종이 섬으로 유입했음을 암시한다. 다윈이 말한 대로, 이것은 갈라파고스 제도의 거의 모든 조류와 식물에 해당하는 사례다. 넷째, 어떤 섬에 사는 고유종(固有種)의 비율은 그 섬으로의 확산 기회가 낮을 때 특히 높다. 다섯째, 섬에 서식하는 종(種)은 종종 대륙에 사는 조상의 특징을 지닌다. 예를 들어, 다윈은 씨앗 표면의 갈고리는 포유류를 통한 확산에 적응한 것이지만, 포유류가 없는 바다 위의 섬에서도 많은 토착식물이 갈고리가 난 씨앗을 가짐에 주목했다.


거의 한 세기 반에 걸친 연구 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들 다섯 가지 핵심 모두는 바로 다윈의 지식과 통찰에 대한 증거다. 화석기록과 대륙이동 및 해수면 변화와 같은 지질학적 사건에 관한 지식의 더 많은 확장으로 생물지리학에 관한 우리의 이해가 늘어났지만, 다윈이 지적한 다섯 가지 주요 핵심 가운데 어느 것도 지금껏 부정되지 않았다.


6.2 분포의 주요 양식


거의 모든 종의 지리적 분포는 어느 정도 제한되어 있으며, 많은 상위 분류군 역시 어떤 특정한 지리적 지역에 한정되어 나타난다 [또는 고유하다(endemic)]. 예를 들어, 도롱뇽 속(屬)인 플레토돈(Plethodon)은 북아메리카에 국한되어 있으며, Plethodon caddoensis은 오직 아칸서스(Arkansas) 서부의 카도 산맥(Caddo Mountains)에서만 서식한다. 비둘깃과(family Columbidae) 같은 일부 상위 분류군은 거의 전 세계에 분포하지만, [뉴질랜드에 국한된 키위과(family Apterygidae)처럼] 일부는 국소적으로 나타난다 [그림 6.13 참조].



그림 6.2 생물지리권. 월리스가 인정한 생물지리권은 구북권(Palearctic realm, 舊北圈), 에티오피아권(Ethiopian realm, -圈), 동양권(Oriental realm, 東洋圈), 오스트레일리아권(Australian realm, -圈), 신북권(Nearctic realm, 新北圈), 신열대권(Neotropical realm, 新熱帶圈)이다. 일부 연구자는 남아메리카 남부의 일부 지역, 아프리카, 뉴질랜드를 남극권(Antarctic realm, 南極圈)로 간주한다. *


* [용어설명] Tropic of Cancer, 북회귀선(北回歸線); Tropic of Capricorn, 남회귀선(南回歸線); Wallace's Line, 월리스 선; Equator, 적도(赤道).



월리스를 비롯한 초기 생물지리학자는 많은 상위 분류군이 대략 비슷한 분포를 나타내며, 생물상의 분류학적 조성이 지역 사이보다 지역 내에서 더욱 일정하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이러한 관찰에 근거하여 월리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널리 인정되는 육상 및 민물 생명체에 대한 몇몇 생물지리권(biogeographic realm, 生物地理圈)을 지정했다 [그림 6.2]. 여기에는 [유라시아와 북아프리카의 온대 및 열대를 포괄하는] 구북권(Palearctic realm, 舊北圈), [북아메리카의] 신북권(Nearctic realm, 新北圈),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의] 신열대권(Neotropical realm, 新熱帶圈),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 일대인] 에티오피아권(Ethiopian realm),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인] 동양권(Oriental realm, 東洋圈), [오스트레일리아, 뉴기니, 뉴질랜드 그리고 인근 섬을 포괄하는] 오스트레일리아권(Australian realm)이 있다. 이들 생물지리권은 오늘날 기후 또는 육지 분포보다는 지구 역사로 나타난 결과다. 예를 들어, 월리스 선(Wallace’s line)은 가까운 위치와 비슷한 기후가 나타남에도 동물상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섬을 구분한다. 이들 섬은 최근에 이르러서야 서로 인접한 두 지각판(lithospheric plate, 地殼板) 위에 있으며, 각각 동양권과 오스트레일리아권이라는 서로 다른 두 생물지리권에 할당되었다.



그림 6.3 신열대권의 생물지리권에 고유한 분류군의 예. (A) 이절상목(superorder Xenarthra, 異節上目)인 아르마딜로. (B) 이절상목인 개미핥기. (C) 신열대권에서 아명금류의 엄청난 진화방산을 대표하는 개미잡이새과(family Formicariidae)에 속하는 개미때까치. (D) 남아메리카에 국한된 민물 메기류의 수많은 과(科) 가운데 하나인 칼릭티이대과(family Callichthyidae)의 갑주메기. [A, B after Emmons 1990; C after Haverschmidt 1968; D after Moyle and Cech 1983.]



그림 6.4 조류의 분포 양식에 근거한 오스트레일리아의 고유성 지역 또는 지방. 다른 척추동물의 분포도 비슷한 양식을 형성한다. [After Cracraft 1991.]



각각의 생물지리권에는 그 어느 곳보다 해당 영역에서 훨씬 더 다양하거나 심지어 그곳에만 국한된 수많은 상위 분류군이 서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의] 신열대권에 서식하는 고유 분류군에는 [개미핥기와 그 근연종인] 이절상목(superorder Xenarthra, 異節上目), [거미원숭이와 마모셋(marmoset) 같은] 광비원류(platyrrhines, 廣鼻猿類) 등의 영장류, 벌새류, 딱새와 개미잡이새 같은 아명금류(suboscines, 亞鳴禽類)의 거대한 집합체, 수많은 메기류의 과(科), 파인애플과(family Bromeliaceae) 같은 식물의 과(科) 등이 있다 [그림 6.3; 이 장 서두의 그림 참조]. 각각의 생물지리권 내에서 개별 종(種)은 더욱 제한된 분포를 나타내는데, 서식지가 두드러지게 다르거나 산맥과 같은 장벽으로 분리된 지역은 다소 다른 종의 집합을 나타낸다. 따라서 어떤 생물지리권은 종종 동식물구(faunal and floral provinces, 動植物區) 또는 고유성 지역으로 나뉠 수 있다 [그림 6.4].


생물지리권 [또는 지방] 사이의 경계는 일부 분류군이 인접한 지역의 경계를 넘어 두 권역(圈域)에 다양한 정도로 퍼져있으므로 뚜렷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북아메리카의] 신북권에서 들소, 송어, 자작나무 같은 일부 종은 구북권의 분류군과 계통적으로 연관해 있다. 그러나 신북권의 다른 종은 신열대권의 종과 계통적으로 연관해 있거나 이들로부터 파생되었는데, 일례로 아르마딜로, 주머니쥐, 남아메리카의 나무에 붙어서 자라는 파인애플과 식물인 스페인 이끼(Spanish moss 또는 Tilandsia usneoides) 등을 들 수 있다.


일부 분류군은 격리분포(disjunct distribution, 隔離分布)를 나타내는데, 즉 이들의 분포에 틈새가 있다. 격리되어 분포하는 상위 분류군은 이들이 서식하는 각 지역에서 전형적으로 서로 다른 대표 종을 가진다. 예를 들어, 주금류(ratites, 走禽類)로 알려진 전혀 날지 못하는 조류에는 아프리카의 타조, 신열대권의 레아(rhea),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의 에뮤(emu)와 화식조(cassowary, 火食鳥), 뉴질랜드의 키위와 최근에 멸종한 모아(moa)가 있다 [그림 6.13 참조]. 폐어류, 유대류, 시클리드어류 [그림 6.12 참조], [Nothofagus라는] 남부 자작나무 등과 같은 다른 많은 분류군이 둘 이상의 남반구 대륙 사이에서 또한 공유된다 [Goldblatt 1993]. 일반적인 다른 격리 양식은 악어(Alligator), 앉은부채(skunk cabbage 또는 Symplocarpus), 튤립나무(Liriodendron) 등으로 설명되는데, 이들은 북아메리카 동부와 동아시아의 온대지역 모두에서 발견되는 많은 속(屬) 사이에 있지만, 두 지역 사이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Wen 1999]. 우리는 이번 장 후반부에서 이러한 양식이 나타나는 이유 가운데 일부를 살필 것이다.


6.3 지리적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 요인


어떤 분류군의 지리적 분포는 당대와 역사적 요인 모두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한 종의 분포에 대한 한계는 그 종이 한 번도 횡단한 적이 없는 지질학적 장벽이나 적응하지 않은 생태적 조건으로 결정될 수 있다. 이 절에서 우리는 분류군의 오늘날 분포를 있게 한 역사적 과정인 멸종, 확산 그리고 분단분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어떤 종의 분포는 일부 개체군의 멸종으로, 어떤 상위 분류군의 분포는 일부 대륙 종의 멸종으로 감소했던 적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말과(family Equidae)는 북아메리카에서 기원해 다양해졌지만, 훗날 그곳에서는 멸종했다. 다만, 아프리카 얼룩말 그리고 아시아의 야생 나귀와 야생마만은 생존했다. [말은 유럽계 식민지 이주민이 북아메리카 대륙에 다시 도입했다.] 마찬가지로, 멸종은 동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동부에 서식하는 계통적으로 연관된 분류군 사이에서 나타나는 분리의 원인이다. 신생대 제3기 초기 동안 많은 식물과 동물이 북아메리카 북부 지역과 유라시아 전역으로 펴졌다. 이들의 확산은 따뜻하고 습한 기후 그리고 북아메리카와 유럽-시베리아 사이의 육지를 통한 연결로 촉진됐다. 이들 분류군 가운데 많은 수가 북아메리카 서부에서는 신생대 제3기 때 발생한 산맥의 융기(隆起)와 더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멸종했으며, 유라시아에서는 홍적세 빙하기 때문에 멸종했다 [Wen 1999; Sanmartín et al. 2001].



그림 6.5 1896년 유럽찌르레기(Sturnus vulgaris)가 뉴욕 시에 유입한 이후 나타난 영역확장의 역사. [After Brown and Gibson 1983.]



그림 6.6 앨라배마(Alabama)에서 젖소와 함께 있는 황로(Bubulcus ibis). 이 왜가리는 신대륙과 구대륙 양쪽에서 풀을 뜯는 우제류에 놀라 뛰어오르는 곤충을 먹고 산다. [Photo A. Morris/Visuals Unlimited.]



종은 [개체군의 이동과 같은] 확산(dispersal, 擴散)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힌다. 일부 연구자는 대략 연속하며 생존에 적합한 서식지를 가로질러 이동하는 영역확장(range expansion, 領域擴張)과 장벽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도약확산(jump dispersal, 跳躍擴散)이라는 두 종류의 확산으로 구별한다 [Myers and Giller 1988]. 일부 식물과 동물은 자신들의 서식 범위를 매우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 지난 2백 년 동안 사람을 따라 유럽으로부터 우연히 건너온 많은 식물 종이 뉴욕과 뉴잉글랜드로부터 북아메리카 전역에 걸쳐 확장했으며, 찌르레기(Sturnus vulgaris)와 집참새(Passer domesticus) 같은 일부 조류는 한 세기도 안 되어 마찬가지 방식으로 동부 전역에 퍼졌다 [그림 6.5]. 어떤 종은 스스로 주요 장벽을 가로지른 적도 있다. 황로(Bubulcus ibis, 黃鷺)는 약 75년 전까지 오직 구대륙의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서만 발견되었지만, 사람의 도움 없이 남아메리카에 분명히 도달했다 [그림 6.6]. 그 이후에 황로는 신대륙의 온난한 지역 전체로 퍼졌다.


확산을 막는 장벽이 사라질 때 많은 종이 대략 동시에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게 되는데, 이것은 결과적으로 확산에 대해 상관관계가 있는 양식을 낳는다 [Lieberman 2003]. 예를 들어, 선신세 무렵에 파나마 지협(the Isthmus of Panama)이 형성되었을 때 많은 식물과 동물이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대륙 사이를 이동했으며 [5장 참조], 신생대 제3기 초기 때는 많은 생명체가 대서양 횡단 육교(trans-Atlantic land bridge)를 건너 유럽과 북아메리카 대륙 사이를 이동했다 [Sanmartín et al. 2001].


분단분포(vicariance, 分斷分布)는 지질, 기후 또는 서식지 변화로 발생한 장벽 때문에 널리 분포하는 종의 개체군이 분리됨을 말한다. 분리된 개체군은 분기하여, 종종 서로 다른 아종(亞種), 종(種), 또는 상위 분류군이 된다. 예를 들어, 수많은 물고기, 새우, 그리고 다른 해양동물군에서 파나마 지협의 태평양 쪽에 서식하는 종의 가장 가까운 근연종은 파나마 지협의 카리브 해 쪽에서 사는 종이다. 이러한 양식은 널리 분포하던 조상 종이 선신세 때 파나마 지협의 출현으로 찢어져서 개체군이 분기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Lessios 1998]. 분단분포는 때때로 격리된 지역에 서식하는 계통적으로 연관된 분류군의 존재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림 6.7 북반구의 북부와 산악 지역에 서식하는 범의귀(saxifrage 또는 Saxifraga cernua)의 격리분포. 빙하기 때 거주한 남쪽 지역으로부터 이 종이 후퇴했을 때, 잔존 개체군은 고지대에서 계속 살아남았다. [After Brown and Gibson 1983; photo © courtesy of Egil Michaelsen and the Norwegian Botanical Association.]



확산과 분단분포는 모두 중요한 과정이며, 어느 것도 종의 분포에 관한 선험적인 단일 해석으로 가정할 수 없다. 많은 경우에 확산, 분단분포 그리고 멸종은 모두 어떤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홍적세 빙하기 동안 종(種)이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함으로써 자신들의 영역을 옮기는 것을 살폈다 [그림 5.29 참조]. 북반구의 추위에 적응한 종 일부는 멀리 남쪽까지 분포하게 되었다. 기후가 더욱 따뜻해졌을 때, 추운 산 정상에서 생존했던 일부 종을 제외하곤 남쪽 개체군은 멸종하게 되었다 [그림 6.7]. 이러한 경우에 생존하기 어려운 중간 서식지의 형성으로 개체군의 분단분포적 분리는 멸종과 밀접하게 관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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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1)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2)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3)


5.8 신생대


신생대(Cenozoic era, 新生代)는 효신세(Paleocene epoch, 曉新世)에서 홍적세(Pleistocene epoch, 洪積世)에 이르는 6개의 기(紀)를 아우른다. 실제로 우리는 여전히 홍적세에 살고 있지만, 지난 1만 년은 종종 일곱 번째 기인 완신세(Holocene epoch, 完新世) 또는 현세(現世)로 구분된다. 전통적으로 [6천5백5십만 년 전에서 1백8십만 년 전 사이의] 처음 다섯 기는 제3기(Tertiary period)로, [1백8십만 년 전에서 현재까지의] 홍적세와 현세는 제4기(Quaternary period)로 불린다. 일부 고고학자는 신생대를 [6천5백5십만 년 전에서 2천3백만 년 전 사이의] 고제3기(Paleogene period, 古第三紀)와 [2천3백만 년 전에서 현재까지의] 신제3기(Neogene, 新第三紀)로 나눈다.


신생대가 시작될 즘에 북아메리카가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동쪽의 유럽과 나뉘었지만,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사이에 넓은 베링육교(Bering Land Bridge)가 형성되었고 신생대 대부분을 통틀어 해수면 위에 머물렀다 [그림 5.17D 참조]. 곤드와나 대륙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디아 그리고 남쪽 멀리 [시신세 때 분리되는] 남극 대륙과 호주가 합쳐진 덩어리와 같이 분리된 섬 대륙으로 쪼개졌다. 약 1천8백만 년에서 1천4백만 년 사이 중신세 동안 아프리카는 남서쪽의 아시아와 접촉했고, 인도와 아시아의 충돌로 히말라야가 형성됐으며, 호주는 북쪽으로 이동해 동남아시아 쪽으로 접근했다. 약 3백5십만 년 전 선신세 동안 파나마 지협이 생겨나 처음으로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됐다.


이러한 대륙과 해양의 재구성으로 주요 기후 변화가 나타났다. 시신세 후기와 점신세 때 전 지구적으로 춥고 건조했으며, [드문드문 숲으로 뒤덮인 초원인] 광대한 사바나가 처음으로 생겨났고, 남극에는 빙하가 생겼다. 해수면은 요동쳤고 [약 2천5백만 년 전인] 점신세 후기에 엄청나게 낮아졌다. 선신세 동안 온도가 다소 올라갔지만, 말기에 다다르면서 온도가 떨어져 홍적세 내내 지속했던 일련의 빙하 작용이 시작되었다.


5.8.1 수중 생명체


K/T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해양생물군 대부분은 신생대 초반에 그 수가 급증했으며, 연잎성게류로 알려진 천공성(burrowing, 穿孔性) 성게 같은 새로운 일부 상위 분류군이 진화했다. 신생대 해양 군집의 분류학적 조성은 오늘날과 매우 비슷했다. 경골어류는 신생대 내내 계속 다양해져 단연코 가장 다양한 수생 척추동물이 되었다.


홍적세의 빙하기 동안 매우 많은 물이 빙하에 갇혀서 해수면은 지금보다 100m나 내려갔다. 북아메리카의 대서양 연안을 따라 서식하는 연체동물 종의 70% 정도가 이 시기에 멸종했는데, 이러한 멸종은 특히 열대 지방에서 뚜렷했다.


5.8.2 육상 생명체


오늘날 존재하는 속씨식물과 곤충의 과(科) 대부분이 시신세 또는 그 전에 분화했고, 시신세 후기와 점신세의 많은 화석 곤충은 현존하는 속(屬)에 속한다. 점신세 때 발달했던 사바나(savannah)의 우점 식물(優占植物)은 이 시기에 주요 적응방산을 겪었던 볏과(family Poaceae) 식물과 목본 조상에서 진화한 것이 대부분인 초본식물(草本植物)의 많은 분류군이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해바라기, 데이지, 돼지풀 등을 포함하는 국화과(family Asteraceae, 菊花科)다. 이것은 오늘날 가장 큰 두 종류의 식물 과(科) 가운데 하나다.


조류의 수많은 현생목(現生目)과 현생과(現生科)가 [5천5백8십만 년 전에서 3천3백9십만 년 전 사이의] 시신세와 [3천3백9십만 년 전에서 2천3백만 년 전 사이의] 점신세 때 존재했다고 나타난다. 가장 큰 조류 목인 참새목(order Passeriformes)은 [2천3백만 년 전에서 5백3십만 년 전 사이의] 중신세에 처음으로 엄청난 다양성을 나타냈다. 또 다른 거대 적응방산은 뱀에서 나타나는데, 이들의 다양성은 점신세 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뱀은 벌레와 흰개미부터 새의 알과 야생 돼지까지 매우 다양한 동물 먹이를 먹고 살며, 이들은 물속에서 살거나, 천공성(穿孔性)이기도 하며, 때로는 나무에서 살기도 하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날 수도 있다.


5.8.3 포유류의 적응방산




그림 5.24 DNA 서열 자료에 근거한 유대류와 태반 포유류의 현생 분류군에 대한 계통. 분지점의 시기 지정은 서열 분기에 기초했으며, 고생물학 자료로 보정했다. 이 자료는 목(目) 대부분이 백악기 동안 서로 분기했음을 가리킨다. K/T 경계 이전 포유류 화석의 부족은 이들 모든 혈통의 초기 포유류가 작고 또는 드물었음을 뜻한다. [After Springer et al. 2003.] *


* [용어설명] superorder Laurasiatheria, 로라시아상목(-上目); superorder Euarchontoglires, 영장상목(靈長上目); superorder Xenarthra, 이절상목(異節上目); superorder Afrotheria, 아프로테리아상목(-上目); order Perissodactyla, 기제목(奇蹄目); order Cetartiodactyla, 고래소목; order Carnivora, 식육목(食肉目); order Pholidota, 유린목(有鱗目); order Chiroptera, 박쥐목(-目); order Eulipotyphla, 진정식충목(眞正食蟲目); order Rodentia, 설치목(齧齒目); order Lagomorpha, 토끼목(-目); order Dermoptera, 날원숭이목(-目); order Scandentia, 나무두더쥐목(-目); order Primates, 영장목; order Pilosa, 유모목(有毛目); order Cingulata, 피갑목(被甲目); order Afrosoricida, 아프리카땃쥐목(-目); order Macroscelidea, 코끼리땃쥐목(-目); order Tubulidentata, 관치목(管齒目); order Sirenia, 바다소목(-目); order Hyracoidea, 바위너구리목(-目); order Proboscidea, 장비목(長鼻目); infraclass Marsupialia, 유대하강(有袋下綱); llama, 라마; tapir, 맥; rhinoceros, 코뿔소; pangolin, 천산갑; flying fox, 큰박쥐; free-tailed bat, 큰귀박쥐; hedgehog, 고슴도치; shrew, 뾰족뒤쥐; mole, 두더지; flying lemur, 날다람쥐원숭이; tree shrew, 나무두더지; lemur, 여우원숭이; sloth, 나무늘보; anteater, 개미핥기; tenrec, 텐렉; elephant shrew, 코끼리땃쥐; aardvark, 땅돼지; manatee, 바다소; hyrax, 바위너구리; eutherian lineage, 진수류(眞獸類) 혈통; marsupials, 유대류(有袋類).



현대적인 목으로 지정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포유류 화석은 [6천5백5십만 년 전인] K/T 경계(KT boundary) 이후에 출현한다. 그럼에도, DNA 서열 진화속도를 계산하기 위해 많은 화석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분석한 DNA 서열 차이는 목(目) 대부분이 백악기 때 서로 분기했으며, 각 목 내의 주요 혈통은 [영장목(order Primates, 靈長目) 주요 현생 혈통에 대해서] 약 7천7백만 년 전에서 5백만 년 전 사이에 분기했음을 가리킨다 [그림 5.24; Springer et al. 2003]. 다양화 시기에 대한 DNA에 기초한 추정과 화석에 기초한 추정 사이의 큰 차이로 미루어봤을 때, 비록 많은 포유류 혈통이 백악기 동안 진화했더라도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크기가 작은 채로 머물러 있었고, 비교적 흔치 않았으며, 아마도 이들의 독특한 생태적∙형태적 특징이 아직 진화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거대 공룡의 멸종으로 이들의 지배 아래에 있었던 포유류의 경쟁과 포식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적응방산이 가능해졌다는 가설이 때때로 제시되기도 했다.


유대류는 남극 대륙을 포함한 모든 대륙에서 화석으로 발견된다. 오늘날 이들 유대류는 [북아메리카의 주머니쥐를 제외하면] 호주와 남아메리카에만 국한해 있다. 캥거루, 웜뱃(wombat) 그리고 호주에서 서식하는 다른 현생 유대류를 포함한 여러 유대류 과는 신생대 제3기 중기 때 진화했다. 남아메리카에서 유대류는 엄청난 적응방산을 경험했는데, 일부는 캥거루쥐를 닮았고, 일부는 검치고양이를 닮았다. 남아메리카 유대류 대부분은 선신세 말엽에 멸종했다.



그림 5.25 노트로테리움(Nothrotherium)이라 불리는 땅나무늘보는 태반 포유류 계통의 가장 초기 분지 가운데 하나인 홍적세의 대표적인 이절상목(superorder Xenarthra, 異節上目)이었다. [After Stock 1925.]



유대류 이외에도 태반 포유류의 많은 분류군이 다른 대륙으로부터 고립되었던 오랫동안 남아메리카에서 진화했다. 여기에는 홍적세 후기까지 생존했던 땅나무늘보(giant ground sloth) [그림 5.25],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소수의 아르마딜로, 개미핥기, 나무늘보 등의 이절상목(superorder Xenarthra, 異節上目)이라는 [또는 다계통군인 빈치목(order Edentata, 貧齒目)이라는] 고대 태반군(placental group, 胎盤群)이 포함된다. 양, 코뿔소, 낙타, 코끼리, 말, 설치류 등을 닮은 발굽 달린 포유류의 적어도 6개의 목(目)이 남아메리카에서 진화했지만, 선신세 후기 때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가 연결된 후 감소해 완전히 멸종했다. 수많은 남아메리카 포유류의 멸종은 소위 육상 생명체의 “아메리카 대교환”(Great American Interchange)이라 불리는 이 시기에 남아메리카로 이동했던 곰, 너구리, 족제비, 페커리(peccary), 낙타 등과 같은 북아메리카 포유류군이 몰고 온 생태적 충격 때문이다.



그림 5.26 초기 영장류인 효신세의 플레시아다피스(Plesiadapis). [After Simons 1979.]



태반 목(目) 중에서 가장 초기의 형태이며 여러모로 구조적으로 가장 원시적인 목은 영장목이다. 이 목으로 배정된 가장 초기의 화석은 기본적인 진수류(eutherians, 眞獸類)와 너무 닮아서 이들을 영장류로 부를지는 다소 임의적이었다 [그림 5.26]. 최초의 원숭이는 점신세부터 알려졌으며 [사람상과인] 최초의 유인원은 약 2천2백만 년 전 중신세부터 알려졌다. 6백만 년 전부터 시작한 호미닌 진화에 관한 화석자료는 4장에서 설명했다.



그림 5.27 포유류의 수렴진화. (A) 효신세의 다구치동물(多丘齒動物)인 태니올라비스(Taeniolabis)와 (B) 시신세 설치동물인 파라미스(Paramys). 백악기부터 점신세까지 번창했던 다구치류(多丘齒類)는 [커다랗고 계속 자라는 앞니와 같이 비슷한 형태적 특징을 가진] 다람쥐 및 다른 설치류와 생태적으로 비슷했던 무태반 포유류였다. 설치류와의 경쟁으로 이들 포유류는 멸종했을 것이다. [After Romer 1966.]



영장목과 계통적으로 연관된 [설치목(order Rodentia, 齧齒目)인] 설치류는 효신세 후기부터 처음 기록되었다. 아마도 직접적 경쟁으로 이들 설치류는 쥐라기 후기의 기반 포유류에서 기원했던 [태반은 없어도 생태적으로 비슷한] 분류군인 다구치목(order Multituberculata, 多丘齒目)을 대체했을 것이다 [그림 5.27]. 설치류는 포유류 가운데 가장 다양한 목이 되었는데, 부분적으로는 쥐상과(superfamily Muroidea)의 구성원인 쥐(rat)와 생쥐(mouse)가 지난 1천만 년 동안 보여준 놀라운 번식 때문이다.



그림 5.28 코끼리의 목인 장비목(order Proboscidea, 長鼻目)에는 단 두 가지 현생속(現生屬)만 존재하지만, 한때는 매우 다양했다. 멸종한 형태 중 일부로 (A) 초기의 일반적 장비목 동물인 [시신세 후기에서 점신세 초기의] 뫼리테리움(Moeritherium), (B) [점신세 초기의] 피오미아(Phiomia), (C) [중신세의] 곰포테리움(Gomphotherium), (D) [중신세의] 데이노테리움(Deinotherium) 그리고 (E) [홍적세의] 털 매머드인 맘무투스(Mammuthus)가 있다. [After Romer 1966.]



DNA 증거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아프로테리아상목(superorder Afrotheria)의 단계통군에는 뾰족뒤쥐를 닮은 텐렉류(tenrecs), 수생 바다소류(manatees), 코끼리류처럼 매우 다르게 보이는 생명체가 포함된다. 이 분류군은 시신세 때 처음으로 기록되었지만, 태반 목 가운데 가장 초기에 갈라진 생물군 중 하나를 대표한다 [그림 5.24 참조]. 장비목(order Proboscidea, 長鼻目)인 코끼리는 가장 큰 다양화를 겪었으며, 적어도 40종류의 속(屬)으로 분화했다. 털 매머드는 약 1만 년 전 가장 최근의 빙하기를 거쳐 생존했으며, [아프리카코끼리와 인도코끼리의] 두 속은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그림 5.28].


측계통적 기반군인 과절류(condylarths, 顆節類)에서 적응방산으로 육식동물, 초기 구성원이 단지 조금만 달랐던 기제목(order Perissodactyla, 奇蹄目) 그리고 우제목(order Artiodactyla, 偶蹄目)에 속하는 발굽 달린 포유류인 유제류(ungulates, 有蹄類)가 시신세에 출현했다. 기제목 또는 홀수 발가락을 가진 유제류는 시신세부터 중신세까지 매우 다양했지만, 훗날 코뿔소, 말, 맥(tapir, 貘) 등의 몇몇 현생종으로까지 줄어들었다. [오늘날 일부 연구자는 고래소목(order Cetartiodactyla)이라 부르는] 우제목은 이 목의 특징인 복사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빼곤 그 이후에 출현한 돼지, 낙타 그리고 반추동물과 그 어떤 유사성도 없는 토끼 크기의 동물로 시신세 때 처음 알려졌다. 중신세 때 반추동물은 주로 구세계(Old World)에서 초원의 점차적인 확장과 관련이 있는 지속적인 방산을 시작했다. 이 당시 급증했던 과(科) 가운데에는 사슴, 기린과 그 근연종, 그리고 영양, 양, 염소, 소 등 다양한 구성원을 포함하는 솟과(family Bovidae)의 동물이 있다. 최근 연구에서 시신세 동안 우제류 혈통 중 하나가 수생 생명체가 되어 돌고래와 고래 같은 고래류로 진화했다고 나타났다 [그림 4.11 참조].


5.8.4 홍적세 사건


신생대 마지막인 홍적세(Pleistocene period, 洪積世) 단지 1백8십만 년 동안 지속했지만, 이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며 극적이기 때문에 오늘날 생명체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림 5.29 홍적세 빙하로 해수면이 적어도 100m까지 낮아져서, 지금은 바다 장벽으로 분리된 많은 육지 영역이 연결되었다. (A) 동아시아와 북아메리카는 베링육교로 연결되었다. 북아메리카의 빙하 범위에 주목하라. (B) 인도네시아와 그 밖의 섬은 동남아시아 또는 호주와 연결되었다. [After Brown and Lomolino 1998.]



홍적세가 시작할 무렵, 대륙은 오늘날과 같은 곳에 있었다. 북아메리카는 오늘날 알래스카와 시베리아가 거의 만나는 지역인 베링육교를 통해 동아시아의 북서쪽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림 5.29A].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는 파나마 지협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멸종한 종을 제외하면 홍적세에 살았던 종은 이들로부터 유래한 현생종과 매우 비슷하거나 거의 구별할 수 없었다.


전 세계 온도는 약 3백만 년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홍적세 당시에는 약 십만 년을 주기로 극심한 요동을 겪었다. 온도가 떨어졌을 때 대륙 빙하는 고위도에서 약 2km 두께로 형성되었다가 따뜻한 기간에는 줄어들었다. 적어도 네 번의 주요 빙하 확대와 여러 번의 작은 빙하기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 빙하기는 약 1만 8천 년 전에 북아메리카의 위스콘신(Wisconsin)과 유럽의 리스-뷔름(Riss-Würm)까지 최대로 확장했다가 [그림 5.29A], 1만 5천 년 전에서 8천 년 전 사이에 녹아서 그 세가 수그러졌다. 빙하기 동안 해수면은 오늘날보다 100m나 더 떨어졌다. 이러한 해수면 하강으로 대륙붕(大陸棚) 일부가 노출되었으며, 대륙 경계의 많은 부분이 오늘날보다 더 확장되어 많은 섬이 근처 땅덩어리와 연결되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아시아의 반도였고, 뉴기니는 호주와 연결됐으며, 말레이 군도는 동남아시아의 확장부였다.] [그림 5.29B] 적도 지역의 온도는 거의 오늘날만큼이나 높았음이 확실하므로, 위도에 따른 온도 변화는 오늘날보다 더 급격했다. 빙하기 동안 세계 기후는 일반적으로 더 건조했다. 따라서 중습성 삼림(中濕性森林)과 습윤 삼림(濕潤森林)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유리한 지역에 국한되었고, 초원이 확대되었다. 간빙기 동안에는 기후는 더 따뜻해지고 일반적으로 더 습했다.


이러한 사건은 생명체 분포에 엄청나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6장 참조]. 해수면이 더 낮아졌을 때는 많은 육상 종이 지금은 서로 떨어진 땅덩어리 사이를 이동했다. 예를 들어, 얼음이 없는 베링육교는 털 매머드와 들소 그리고 사람을 위한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였다. 빙하기 동안에는 많은 종의 분포가 저위도 쪽으로 이동했고 간빙기 때는 열대 종이 오늘날보다 훨씬 더 멀리 퍼짐으로써 고위도로 확장했다. 코끼리, 하마, 그리고 사자의 화석이 영국의 간빙기 퇴적층에서 발굴되었으며, 빙하기 동안에는 가문비나무나 사향소 같은 북극의 생물 종이 미국 남부에서 서식했다. 많은 종이 넓은 지역에 걸쳐 소멸했다. 예를 들어, 홍적세 동안 영국에서 발생한 딱정벌레 종은 오늘날 북아프리카나 시베리아 동부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Coope 1979]. 넓지만 다소 일정하게 분포했던 많은 종이 빙하기 동안 생존에 적합한 조건을 유지했던 [피난처(refuges) 또는 레퓨지아(refugia)로 불리는] 분리된 지역에 고립되었다. 그러한 고립된 개체군 일부는 유전적으로 그리고 표현형적으로 분기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서로 다른 종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체군 분포의 빈번한 변화로 이들이 섞이면서 서로 다른 종이 되는 것을 막았을지도 있다 [16장 참조]. 몇몇 경우에는 개체군이 빙하기 피난 지역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그 종의 주요 분포 지역으로부터 고립되었다 [그림 6.8 참조]. 반면에, 많은 종은 소수의 지역 피난처로부터 넓은 지역으로 빠르게 퍼졌고, 단지 지난 8천 년 정도 만에 현재 분포를 이루게 되었다. [빙하기 이후 역사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는 Pielou 1991를 참조하라.]



그림 5.30 가장 최근 빙하기 이후에 네 종류의 북아메리카 나무 종이 서로 다른 속도로 레퓨지아에서 북쪽으로 퍼져 나갔다. 빙하기 이후 단풍나무(maple)와 밤나무(chestnut)는 걸프 지역(Gulf region)에서 북쪽으로 이동했으며, 스트로부스소나무(white pine)와 솔송나무(hemlock)는 대서양 중부 연안 평지에서 북쪽으로 퍼져 나갔다. [After Pielou 1991.]



기후와 서식지가 분포 지역의 한쪽 끝에서는 적당해지고 다른 쪽은 그렇지 않음에 따라서 많은 종의 분포는 다소 점차적으로 풍경에 따라 변했다. 서로 다른 시기의 화석 화분 분포에 관한 연구에서 오늘날 군집에서 전형적으로 연관된 식물 종은 다소 독립적이며 서로 다른 속도로 육지를 따라 이동했음이 명백해졌다. 따라서 생태적 군집의 종 구성은 변화무쌍하게 변화했다 [그림 5.30].


종의 지리적 분포 외에도 홍적세 때 가장 뚜렷한 사건은 멸종이었다. 얕은 물에 사는 많은 해양 무척추동물 종, 특히 열대 종이 멸종했는데, 이들은 보통의 추위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매우 빈약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그 어떤 주요 분류군도 완전히 멸종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육지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비록 소형 척추동물은 기후 변화로 고통받지 않았더라도, 몸집이 큰 포유류와 조류가 상당히 높은 비율로 멸종했다. 여기에는 매머드, 검치고양이, 대형 들소, 대형 늑대, 대형 나무늘보, 그리고 남아메리카의 토착 유제류가 포함되었다. 이들 동물이 기후와 서식지 변화에 굴복했을 수도 있지만, 고고학적 증거와 수학적 개체군 모형 모두는 이러한 “거대동물상 멸종”(megafaunal extinction, 巨大動物相滅種)이 무기를 휘두르는 인류로 말미암은 것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Martin and Klein 1984; Alroy 2001; Roberts et al. 2001].


가장 최근 빙하가 후퇴하자마자 새로운 주요 혼란이 곧 시작되었다. 약 1만 1천 년 전 인류에 의한 농업의 출현은 거기에 또 육지 환경의 모양을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지나친 방목의 충격으로 사막이 확장되었고, 삼림은 산불과 벌목에 굴복했으며, 식생(植生)이 변형되거나 파괴됨에 따라 기후가 변화했다.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와 현대 기술의 영향 아래에서 종(種)이 풍부한 열대림(熱帶林)은 거의 완전한 전멸의 순간에 처해 있고, 온대림(溫帶林)과 대초원은 세계 곳곳에서 사라졌으며, 해양 군집은 오염과 끔찍한 남획에 시달리고 있고, 화석연료의 소비로 발생한 지구 온난화는 기후와 서식지를 너무 빠르게 변화시킬 조짐을 보여 많은 종이 적응하지 못할 것이다 [Wilson 1992; Kareiva et al. 1993]. 그 수치가 아주 정확하지는 않을지라도, 우리가 지금 그것을 막으려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전대미문의 가장 큰 대멸종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5.9 요약


  1. 현존하는 생명체에서 얻은 증거는 모든 생명체가 단일 공통조상에서 유래했음을 가리킨다.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2. 생명체에 대한 최초의 화석증거는 약 35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구가 형성되고 난 후 10억 년 만이었다. 우리가 증거를 가지고 있는 가장 최초의 생명 형태는 원핵생명체였다.
  3. 진핵생명체는 적어도 15억 년 전에 진화했다. 이들 생명체의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공생세균(symbiotic bacteria, 共生細菌)에서 진화했다.
  4. 화석기록은 캄브리아기가 시작할 무렵인 약 5억 4천2백만 년 전에 동물 문(門)이 폭발적으로 다양해졌음을 보여주지만, 이 기록은 이보다 훨씬 오래전에 분기했던 혈통에서 단단한 구조물이 진화했음을 반영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빠른 다양화의 원인은 논쟁 중이지만, 아마도 유전적∙생태적 사건의 조합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5. 육상식물과 절지동물류는 실루리아기 후기와 데본기 초기에 진화했으며, 양서류는 데본기 후기 때 총기어류에서 진화했다.
  6. 전대미문의 가장 파괴적이었던 대멸종이 [약 2억 5천1백만 년 전인] 페름기 말에 발생했다. 이것은 지구 생물상의 분류학적 조성을 완전히 바꿨다.
  7. 종자식물과 [“파충류” 등의] 양막류는 [약 2억 5천1백만 년 전에서 6천5백5십만 년 전 사이의] 중생대 동안 다양해졌으며 생태적으로도 우점하고 있었다. 현화식물과 식물과 연관된 곤충은 백악기 중기부터 매우 다양해졌다. [“K/T 멸종”이라 불리는] 중생대 말의 대멸종에는 마지막 비조류성 공룡의 멸종도 포함되었다.
  8. 포유류 목(目) 대부분이 백악기 후기에 기원했지만, 이들은 [약 6천5백5십만 년 전에서 5천만 년 전 사이의] 신생대 제3기 때 적응방산을 겪었다. 비조류성 공룡의 멸종은 포유류가 다양해질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다.
  9. 신생대 동안 기후는 더 건조해져, 초원의 발달과 초본식물 및 초원에 적응한 동물의 진화를 도왔다.
  10. 빙하기와 간빙기가 [지난 1백8십만 년에 해당하는 기간인] 홍적세 동안 계속해서 발생했는데, 이 기간에 일부 종의 멸종이 발생했으며 종의 분포가 크게 변했다.
  11.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구 생물상의 조성은 오늘날 조성과 점점 비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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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1)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2)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4)


5.6 고생대 생명체: 석탄기에서 페름기까지


5.6.1 육상 생명체


[3억 5천4백만~2억 9천만 년 전의] 석탄기 동안 남반구에서는 광활한 땅덩어리가 뭉쳐 곤드와나 대륙(Gondwanaland)이라는 초대륙(超大陸)을 형성했으며, 북반구에는 몇몇 작은 대륙이 존재했다. 광범위한 열대기후는 속새류, 석송류, 양치류 등이 우점(優占)하는 대규모 늪지 삼림의 발달을 도왔는데,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채굴하는 석탄층(coal bed, 石炭層)으로 보존되었다. 종자식물은 고생대 후기에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바람을 타고 퍼지는 화분(花粉)을 가졌는데, 이로써 식물은 수정(受精)을 물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났다. 종자의 진화로 어린 식물이 빨리 성장하고 불리한 조건을 이겨낼 수 있도록 영양분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배아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할 수 있었다. 이들 식물 가운데 어느 것도 꽃을 가지지 않았음을 명심하라.


석탄기 동안 최초의 날개 달린 곤충이 진화했으며, 원시 잠자리, [바퀴, 메뚜기, 그리고 그 근연종 같은] 직시류(orthopteroids, 直翅類), 그리고 [매미충과 그 근연종인] 반시류(hemipteroids, 半翅類)를 포함한 많은 목(目)으로 빠르게 다양해졌다. 페름기에 [뚜렷한 애벌레와 번데기 시기가 있는] 완전 변태(完全變態)를 하는 최초의 곤충군이 진화했으며, 여기에는 딱정벌레, [원시 파리 같은] 쌍시목(order Diptera, 雙翅目), 계통적으로 가깝게 연관된 [날도래 등의] 날도래목(order Trichoptera)과 [나방과 나비의] 인시목(order Lepidoptera, 鱗翅目)의 조상이 포함된다. 이때 출현한 곤충 목 일부는 페름기 말에 멸종했다.


양서류는 석탄기에 다양해졌지만, 페름기 말에 대부분 멸종했다. [안트라코사우루스류 같은] 석탄기 후기와 페름기 초기의 몇몇 혈통은 양서류나 파충류로 다양하게 분류됐다. 이들 생명체에서 캡토라이노모프(captorhinomorph)라는 최초의 양막류가 출현했다 [그림 5.19 참조]. 이들 원시 양막류에서 곧바로 단궁류(synapsids, 單弓類)가 출현했는데, 여기에는 포유류의 조상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점점 포유류와 닮은 특징을 획득했다 [4장 참조]. 주요 파충류 무리이며 그 후손이 중생대 풍경을 점유한 이궁류(diapsids, 二弓類) 또한 최초의 양막류에서 출현했다.


5.6.2 수중 생명체



그림 5.17 지질시대의 여러 시점에 따른 대륙의 분포. (A) 삼첩기 가장 초기에는 육지 대부분이 [판게아(Pangea)라는] 하나의 덩어리로 뭉쳐 있었다. (B)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은 쥐라기 후기 말엽에 상당히 분리되었다. (C) 백악기 후기 무렵 곤드와나 대륙은 분열되어 대부분 남쪽의 주요 대륙으로 나뉘었다. (D) 점신세 후기 무렵에 대륙은 오늘날의 배치에 가까워졌다. 오늘날 대륙의 윤곽을 모든 지도에서 실선으로 나타냈다. 이외의 다른 검은색 선은 중요한 지질구조판(tectonic plates, 地質構造板)의 경계를 나타낸 것이다. [Maps © 2004 by C. R. Scotese/PALEOMAP Project.]



페름기 동안 대륙은 서로 근접했으며, 페름기 말에는 하나의 완전한 대륙인 판게아(Pangea)를 형성했다 [그림 5.17A]. 해수면은 역사상 가장 낮은 지점으로 떨어졌고 기후는 육지와 바다의 배열로 엄청나게 변했다. 이러한 변화는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인 페름기 말 대멸종(end-Permian mass extinction)에 중요했다 [Erwin 1993]. 이제껏 지구 역사에서 일어난 가장 엄청난 대량 멸종 사건으로 골격을 가진 해양 무척추동물 과(科) 가운데 적어도 52% 그리고 아마도 96%에 달하는 모든 종(種)이 5백만 년에서 6백만 년이라는 기간 사이에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암모나이트류, 눈자루(eye-stalk)가 달린 극피동물류, 완족류 그리고 태형동물류 같은 분류군은 엄청나게 감소했으며, 삼엽충류 같은 주요 분류군과 주요 산호 분류군은 멸종했다. 곤충의 일부 목(目)과 양서류 및 포유류를 닮은 파충류의 많은 과(科)가 사라진 것을 제외하면, 기묘하게도 육상의 멸종은 훨씬 덜 확연했다.


5.7 중생대 생명체


[2억 5천1백만~2억 년 전의] 삼첩기(Triassic period, 三疊紀), [2억~1억 4천5백만 년 전의] 쥐라기(Jurassic period) 그리고 [1억 4천5백만~6천5백5십만 년 전의] 백악기(Cretaceous period, 白堊紀)로 나뉘는 중생대(Mesozoic era, 中生代)는 종종 파충류 시대로 불린다. 중생대 말엽까지 지구의 동식물상(動植物相)은 다소 현대적 형태를 갖추는 과정에 있었지만, 이것은 전대미문의 가장 기이하고 놀라운 생명체 일부가 진화하고 난 다음의 일이었다. 판게아가 갈라지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이에 테티스 해로(Tethyan Seaway)가 쥐라기 때 형성된 것을 시작으로 북쪽에 있는 로라시아(Laurasia) 대륙이 남쪽에 있는 곤드와나 대륙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그림 5.17B]. 로라시아 대륙은 쥐라기 동안 몇 개의 조각으로 나뉘기 시작했지만, 북동쪽의 북아메리카, 그린란드 그리고 서유럽은 백악기까지 잘 연결된 채로 있었다. 남쪽 대륙인 곤드와나는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인도, 호주, 뉴질랜드 그리고 남극 대륙으로 이루어졌다. 이들 땅덩어리는 쥐라기 후기와 백악기 때 천천히 갈라졌지만, 그때까지도 남대서양은 단지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사이에 있는 좁은 해로였을 뿐이다 [그림 5.17C]. 중생대를 통틀어 해수면은 상승했으며, 많은 대륙 지역은 얕은 연해(沿海)로 덮여 있었다. 극지방은 냉각되었지만, 지구 대부분 지역은 따뜻한 기후를 누렸으며, 백악기 중기에 전 세계 온도가 사상 최고로 높이 올라갔지만, 이후 상당한 냉각이 발생했다.


5.7.1 해양 생명체


페름기 말 대멸종 기간에 대량으로 죽어나갔던 많은 해양 생물군이 삼첩기 동안 다시 다양해졌는데, 예를 들어 암모나이트류는 두 속(屬)에서 시작해 삼첩기 중기에는 백여 종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림 5.14 참조]. [껍질을 가진 원생생물인] 플랑크톤성 유공충류(foraminiferans, 有孔蟲類)와 현대적인 산호가 진화했으며, 경골어류가 계속 진화방사를 했다. 삼첩기 말에 또 한 번의 대멸종이 발생했으며, 암모나이트류와 쌍각류 같은 분류군이 다시 대량으로 죽어나갔다. 그러나 이들 분류군은 중생대 동안 또 다른 적응방산을 겪었는데, 이것은 “중생대 해양 변혁”(Mesozoic marine revolution, MMR)의 시작을 알리는 전조였으며, 연체동물의 껍질을 부술 수 있는 게류와 경골어류의 진화 그리고 오늘날 많은 연체동물이 가진 특징인 두꺼운 껍질과 가시 같은 여러 종류의 보호 메커니즘을 가진 연체동물의 진화 때문에 이런 식으로 불렸다 [Vermeij 1987]. 오늘날의 우점군(優占群)인 경골어류가 진화하면서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쥐라기와 백악기 동안 [달팽이와 그 근연종 같은] 현대적인 복족류(gastropods, 腹足類) 분류군, 쌍각류 그리고 태형동물류가 출현해 번성했고, [루디스트(rudist) 같은] 거대한 고착 쌍각류(固着雙殼類)가 산호초를 형성했으며, 바다에는 몇몇 해양 파충류의 분류군이 살았다. 백악기 말은 확실히 가장 잘 알려진 [중생대 백악기를 가리키는 약자 ‘K’와 신생대 제3기를 가리키는 약자인 ‘T’를 사용해 K/T 멸종(K/T extinction)이라고 종종 불리는] 대멸종이 특징이다. 암모나이트류, 루디스트, 해양 파충류, 그리고 많은 무척추동물의 과(科)와 플랑크톤성 원생생물이 완전히 멸종했다. 최후까지 남은 조류가 아닌 공룡도 이 시기에 멸종했다. 고생물학자 대부분은 소행성 또는 몇몇 다른 외계 물체의 충돌로 이러한 멸종이 일어났다고 믿는다 [7장 참조].


5.7.2 육상 식물과 절지동물류



그림 5.18 종자식물. (A) 한때 다양했던 분류군의 구성원인 현존하는 소철(cycad, 蘇鐵). (B) 현존하는 은행나무(Ginkgo biloba)의 잎. (C) 효신세(Paleocene epoch, 曉新世)의 화석화된 은행나무 잎. (D) 미모사류와 아카시아류를 포함하는 콩과 식물로 효신세/시신세 화석 구성원인 프로토미모소이데아(Protomimosoidea). [A © John Cancalosi/Peter Arnold, Inc./Alamy Images; B photo by David McIntyre; C ©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D courtesy of W. L. Crepet.]



중생대 대부분 동안 식물상(flora, 植物相)에서는 “겉씨식물”(gymnosperm), 즉 꽃이 없는 종자식물이 우세했다. 주요 분류군으로는 소철류(cycads, 蘇鐵類) [그림 5.18A], 침엽수(針葉樹)와 “살아 있는 화석”으로 생존해 있는 한 종(種)만을 남긴 채 대부분 멸종한 삼첩기 속(屬)인 은행나무(Gingko)와 같은 침엽수의 근연종이 있다 [그림 5.18B]. 속씨식물(angiosperm) 또는 현화식물(顯花植物)은 백악기 초기에 처음 출현했다 [그림 5.18C]. 꽃을 닮은 구조를 포함한 속씨식물의 많은 해부적 특징은 다양한 쥐라기 “겉씨식물”의 분류군에서 개별적으로 진화했는데, 이들 겉씨식물 가운데 일부는 거의 확실히 곤충에 의해 수분이 이루어졌다. 약 1억 3천만 년 전 백악기에 시작된 속씨식물은 빠르게 다양해지기 시작했으며 “겉씨식물”에 대한 생태학적 우세를 점유했다.


해부학적으로 가장 “진보한” 곤충의 분류군이 중생대에 출현했다. 백악기 후기 무렵에 개미와 집단생활을 하는 벌을 포함한 현존하는 곤충 과(科) 대부분이 진화했다. 백악기와 그 후를 통틀어 곤충과 속씨식물은 서로의 진화에 영향을 미쳤으며 서로의 다양성을 더욱 증가시켰을지도 모른다. 꽃가루 매개충(pollinating insect)의 서로 다른 분류군이 진화하면서, 다른 꽃가루 매개자에게 적합한 꽃의 적응 변형으로 오늘날 식물에서 엄청난 꽃의 다양성이 나타났다. 육상 생명체의 다양성이 이전보다 한층 더 큰 이유는 속씨식물과 곤충의 극적인 증가 때문이다.


5.7.3 척추동물



그림 5.19 양막 척추동물류에 속하는 주요 분류군의 계통관계와 존재 기간. 존재 기간은 두꺼운 막대로 나타냄. 일부 연구자는 “파충류”를 양막류의 두 가지 주요 혈통 중 하나로 정의하지만, 나머지는 이들을 포유류를 포함하는 단궁류로 정의한다. [After Lee et al. 2004.] *


* [용어설명] synapsids, 단궁류(單弓類); therapsids, 수궁류(獸弓類); pelycosaurs, 반룡류(盤龍類); parareptiles, 측파충류(側爬蟲類); mesosaurs, 메소사우루스류; procolophonids, 프로콜로포니대과(class Procolophonidae)의 구성원인 프로콜로포니대류; pareiasaurs, 파레이아사우로이데아상과(superfamily Pareiasauroidea)의 구성원을 가리키는 용어인 파레이아사우루스류; captorhinids, 캡토리니대과(family Captorhinidae)의 구성원인 캡토리니대류; protorothyridids, 프로토로티리디대과(family Protorothyrididae)의 구성원인 프로토로티리디대류; diapsids, 이궁류(二弓類); archosauromorphs, 조룡하강(infraclass Archosauromorpha, 祖龍下綱)에 속하는 조룡류(祖龍類); rhynchosaurs, 린코사우리아목(order Rhynchosauria)의 구성원인 린코사우루스류; archosaurs, 조룡 분기군(clade Archosauria, 祖龍分岐群)에 속하는 조룡류(祖龍類); crocodylians, 악어목(order Crocodylia, 鰐魚目)의 악어류(鰐魚類); ornithodirans, 아베메타타르살리아 분기군(clade Avemetatarsalia)의 오르니토디라 아군(subgroup Ornithodira)의 구성원인 오르니토디라류; pterosaurs, 프테로사우리아목(order Pterosauria)에 속하는 익룡(翼龍); lepidosauromorphs, 인룡하강(infraclass Lepidosauromorpha, 鱗龍下綱)에 속하는 인룡류(鱗龍類); euryapsids, 파충류의 다계통군인 유리압시다(Euryapsida)에 속하는 구성원인 유리압시다류 또는 어룡류; lepidosaurs, 인룡상목(superorder Lepidosauria, 鱗龍上目)에 속하는 인룡류(鱗龍類); rhynchocephalians, 옛도마뱀목(order Rhynchocephalia)에 속하는 구성원 또는 옛도마뱀류; tuatara, [뉴질랜드 전역에서 서식하며 도마뱀을 닮은 생명체인] 투아타라; squamates, 유린류(有鱗類).



양막류의 주요 분류군은 [적어도 각 혈통 기반군의 구성원에서는] 두개골의 측두엽(側頭部)에 있는 구멍 수로 구별한다 [그림 5.19]. 그러한 것 가운데 하나로 삼첩기 후기에서 백악기 말까지 번성했으며 새끼를 낳으며 돌고래를 닮은 어룡류(ichthyosaurs, 魚龍類)를 포함하는 해양 파충류의 분류군이다 [그림 5.20]. *


* euryapsids와 ichthyosaurs는 둘 다 어룡류(魚龍類)로 번역하지만, 전자가 파충류의 다계통군인 유리압시다(Euryapsida)에 속하는 구성원인 유리압시다류를 가리키는 반면에, 후자는 어룡목(order Ichthyosauria, 魚龍目)에 속하는 어룡류를 가리킨다.



그림 5.20 어룡(ichthyosaur). 돌고래의 꼬리지느러미는 수평으로 달려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이 멸종한 해양 파충류의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는 겉보기에 상어와 돌고래와 비슷하다. [The Field Museum, negative #GE084968c, Chicago.]



2개의 측두엽 구멍이 있는 이궁류(diapsids, 二弓類)는 파충류 중에서 가장 다양한 분류군이 되었다. 주요 이궁류 혈통 가운데 하나인 [인룡하강(infraclass Lepidosauromorpha, 鱗龍下綱)에 속하는] 인룡류(lepidosauromorphs, 鱗龍類)에는 도마뱀류가 포함되는데, 이것은 쥐라기 후기 때 오늘날의 아목(亞目)으로 분화했으며 백악기 후기 때 오늘날의 과(科)로 분화했다. 도마뱀류 가운데 한 분류군이 뱀으로 진화했다. 이들은 쥐라기 때 기원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단지 백악기 후기에서만 이 동물의 화석기록이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림 5.21 삼첩기의 조치류 조룡(thecodont archosaur, 槽齒類祖龍)인 라고수쿠스(Lagosuchus). 공룡으로 진화했던 기반군의 일반적인 신체 설계가 나타나 있다. [After Bonaparte 1978.]



그림 5.22 엄청나게 길어진 네 번째 손가락으로 지지가 되는 날개막, 비상근(flight muscle, 飛翔筋)이 붙어 있는 대형 가슴뼈, 그리고 이 속(屬)에서 발견되며 방향 조종에 사용했으리라 추측되는 말단 부위의 꼬리막(tail membrane)이 있는 쥐라기의 익룡(pterosaurs, 翼龍)인 람포린쿠스(Rhamphorhynchus). [After Williston 1925.]



[조룡하강(infraclass Archosauromorpha, 祖龍下綱)에 속하는] 조룡류(archosauromorphs, 祖龍類) 같은 이궁류는 중생대 파충류 중 가장 극적이며 다양하다. [조룡 분기군(clade Archosauria, 祖龍分岐群)에 속하는] 페름기 후기와 삼첩기의 대부분 조룡류(archosaurs)는 길이가 1m 정도인 매우 일반적인 포식자였다 [그림 5.21]. 이런 일반적인 신체 설계에서 수많은 전문화된 [또는 특화된] 형태가 진화했다. 가장 많이 변형된 조룡류 중에 동력 비행을 진화시켰던 세 가지 척추동물군 가운데 하나였던 [프테로사우리아목(order Pterosauria)에 속하는] 익룡류(pterosaurs, 翼龍類)가 있었다. 날개는 매우 길어진 네 번째 손가락의 뒤쪽 가장자리부터 몸쪽으로 늘어난 날개막으로 구성되었다 [그림 5.22]. 한 가지 익룡은 가장 큰 비행 척추동물로 알려졌으며, 다른 것은 참새만큼 작았다.


공룡은 그림 5.21에 그려진 것과 계통적으로 연관된 조룡류(archosaurs)에서 진화했다. 공룡은 단순히 오래전에 멸종한 대형 파충류가 아니라 용반목(order Saurischia, 龍盤目)과 조반목(order Ornithischia, 鳥盤目)의 구성원이며, 이들은 골반 형태로 서로 구별된다. 이들 두 목(目)에는 이족보행 조상에서 파생한 이족보행 동물과 네발 동물이 포함된다. 두 목 모두 삼첩기에 출현했지만, 쥐라기가 될 때까지 어느 것도 다양해지지 않았다.



그림 5.23 공룡의 엄청난 다양성. 여기 제시된 계통의 뿌리는 위쪽 근처 중앙에 있다. 공룡의 두 가지 대형 분기군인 [왼쪽 1번의] 조반목(order Ornithischia, 鳥盤目)과 [오른쪽 2번의] 용반목(order Saurischia, 龍盤目)이 페이지 크기에 맞춰 아래쪽으로 굽어 있다. 용반목에는 [3번인] 용각류 분기군(clade Sauropoda)과 [4번인] 수각아목(suborder Theropoda, 獸脚亞目)이 포함되며, 수각아목 가운데 [5번인] 조류만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조반목에는 [6번] 검룡류(stegosaurs, 劍龍類)와 [7번] 각룡류(ceratopsians, 角龍類)가 포함된다. 모든 조반목 혈통은 오늘날 멸종했다. [From Sereno 1999, Science 284: 2139. Copyright © AAAS.]



공룡은 매우 다양해졌으며, 39과(科) 이상이 확인되었다 [그림 5.23]. 용반목에는 이족보행을 하는 육식성 수각류(theropods, 獸脚類)와 사족보행을 하는 초식성 용각류(sauropods, 龍脚類)가 포함된다. 주목할만한 수각류 중에는 먹이의 배를 갈라 내장을 들어내는 데 사용했음 직한 거대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데이노니쿠스(Deinonychus), 키는 15m에 몸무게는 약 7,000kg인 [백악기 후기의]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 그리고 조류로 진화한 소형 수각류가 있다. 작은 머리와 긴 목을 가진 초식동물인 용각류에는 아파토사우루스(Apatosaurus) 또는 브론토사우루스(Brontosaurus)처럼 육지에서 살았던 초대형 동물, 무게가 80,000kg 이상인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 길이가 약 30m에 달했던 디플로도쿠스(Diplodochus) 등이 포함된다.


먹이 섭취에 특화된 때때로 수많은 이빨을 가진 초식동물인 조반목에는 아마도 체온 조절에 사용했음 직한 등판이 있는 유명한 검룡류(stegosaurs, 劍龍類)와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로 가장 잘 알려진 뿔이 난 공룡인 각룡류(ceratopsians, 角龍類)가 있다.


백악기 말 각룡류의 멸종으로 오직 한 혈통의 공룡만이 남았는데, 이들은 백악기 후기 또는 신생대 제3기 초기에 광범위하게 방산(放散)했으며 오늘날에는 약 1만 종류의 생존종(生存種)이 있다. 일반적으로 조류로 더 잘 알려진 이들 공룡 외에도 현존하는 조룡은 오직 22종의 악어류뿐이다.


측두엽 구멍을 하나 가진 고생대 후기 단궁류(synapsids, 單弓類)에서 수궁류(therapsids, 獸弓類) 또는 “포유류를 닮은 파충류”가 출현했는데, 이 동물은 중생대 중기까지 번성했다. 포유류의 경계로 간주되는 최초 수궁류의 후손은 삼첩기 후기와 쥐라기 초기의 모르가누코돈트류(morganucodonts)였다 [그림 4.10F 참조]. 중생대 후기 퇴적층에서 나타나는 포유류 대부분은 단지 이빨과 턱 조각으로만 알려졌지만, 소형 포유류 혈통 다수가 분명히 번성했었다. 이들 대부분은 현존하는 후손을 남기지 않았지만, 현생 포유류 대부분이 유래한 기반군인 진수류 포유동물(therian mammal, 眞獸類哺乳動物)은 백악기 초기부터 존재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는 유대류와 가깝게 연관된 것처럼 보이는 한 형태가 포함되지만, 백악기가 되었을 때 현생 포유류의 두 가지 주요 아강(亞綱)인 유대류와 [태반(胎盤)을 가진 포유류인] 진수류(eutherians, 眞獸類)가 화석기록에 나타난다. 이 시기의 많은 포유류는 일반적인 포유류의 원시적 “기본 설계”를 가졌으며, 이것은 전체적인 형태에서 주머니쥐 같은 현생종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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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3)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4)


5.4 고생대 생명체: 캄브리아기 폭발


고생대는 약 5억 4천2백만 년 전의 캄브리아기부터 시작했다. 첫 1천만 년 동안 동물의 다양성은 매우 낮았지만, 곧이어 단지 1천만 년에서 2천5백만 년 동안에 멸종한 많은 분류군과 더불어 골격을 가진 해양동물의 거의 모든 현대적 문(門)과 강(綱)이 화석기록에 출현했다. 이 기간은 완족류(brachiopods, 脘足類) [그림 5.8A], 삼엽충류(trilobites, 三葉蟲類) [그림 5.8B] 그리고 절지동물류(arthropods, 節肢動物類)의 많은 다른 강(綱), 연체동물류(molluscs, 軟體動物類), 극피동물류(echinoderms, 棘皮動物類) 그리고 많은 다른 동물의 다양한 강이 처음 출현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의 버제스 셰일(Burgess Shale)에 나타난 매우 잘 보존된 캄브리아기 동물상(Cambrian fauna)에는 이들 이후에 출현한 동물과는 다소 다른 동물이 포함된다 [그림 5.9와 이 장 처음의 사진]. 캄브리아기 다양화에는 [무악류(agnathans, 無顎類)처럼] 턱이 없는 매우 초기의 척추동물이 포함된다. 최근에 발견된 캄브리아기 초기의 하이코우익티스(Haikouichthys)는 눈, 아가미 주머니, 척삭, 분절된 근육 조직, 그리고 칠성장어류의 유생을 닮은 특징을 가졌으며 [그림 5.10A; Shu et al. 2003], 캄브리아기 후기의 코노돈트류는 세포성 뼈로 이루어진 이빨을 가졌다 [그림 5.10B]. 동물에서 알려진 [종종 “설계도”(construction plan) 또는 “청사진”(blueprint)이란 뜻의 독일어 바우플래네(Baupläne)로 불리는]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신체 설계 대부분은 명백히 캄브리아기 동안에 진화했으며, 아마도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적응방산일 것이다.



그림 5.8 캄브리아기 폭발 동안에 처음 출현했던 두 가지 동물 분류군. (A) 데본기 완족류(brachiopods, 脘足類)인 완족문(phylum Brachiopoda, 脘足門)의 무크로스피리퍼(Mucrospirifer). 완족류는 대합조개와 비슷한 모양의 껍질을 가졌지만, 연체동물문(phylum Mollusca, 軟體動物門)의 구성원인 실제 쌍패류(bivalves, 雙殼類)와는 계통적으로 가깝게 연관해 있지 않다. 오늘날에는 단지 소수의 완족류 종만이 살아남았다. (B) 실루리아기에 출현했던 삼엽충인 Calymene blumenbachii. 삼엽충은 절지동물군이며, 고생대를 통틀어 매우 다양했다. 이들은 페름기 말에 멸종했다. [A photo by David McIntyre; B ©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캄브리아기 폭발(Cambrian explosion)이라 불리는 이러한 다양화가 일어난 이유는 격렬한 논쟁의 주제가 되어 왔다 [Erwin 1991; Lipps and Signor 1992]. 어떻게 그리고 왜 그렇게 많은 엄청난 변화가 그렇게 짧은 시간에 진화했을까? 그레고리 레이(Gregory Wray)와 그의 동료는 현존하는 동물 문(門) 사이의 DNA 서열 분지에 분자시계를 적용함으로써 이들이 화석기록에 처음으로 출현하기 오래전인 아마도 약 10억 년 전에 기원했음을 보였다 [Wray et al 1996]. 그러나 “캄브리아기 폭발” 이전의 동물 대부분은 골격이 없거나 너무 작아서 이들의 선캄브리아기 유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캄브리아기 폭발은 훨씬 전에 진화했던 분기군 내의 빠른 다양화, 즉 껍질과 골격의 진화를 포함하는 다양화로 구성된다. 유전적 그리고 생태적 원인의 조합으로 이러한 다양화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Knoll and Carroll 1999; Knoll 2003]. 신체 부분의 분화를 통제하는 [Hox 유전자 같은; 20장 참조] 조절 유전자는 이 시기에 주요한 진화적 변화를 겪었을 것이다. 게다가, 산소 농도 감소로 야기되었을지도 모를 고대 에디아카라 동물의 멸종은 경쟁에서 생존자를 해방함으로써 공룡 멸종 이후의 포유류처럼 이들이 다양해질 수 있도록 했다 [7장 참조].



그림 5.9 캄브리아기 버제스 셰일의 독특한 동물 두 종류를 화가가 재구성한 그림. (A) 절지동물이라 추측되는 오파비니아(Opabinia). (B) 환형동물(annelid, 環形動物)과 계통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리라 추측되는 위왁시아(Wiwaxia). 여러 화석에서 확인된 특성을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으므로, 때때로 단일 화석표본에 대한 사진보다 더 분명하게 구조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이 장에서는 분류군을 종종 사진보다는 그림으로 묘사한다 [Drawings by Marianne Collins, from Gould 1989.]



분자계통연구는 동물이 단세포성 깃편모충(choanoflagellates)과 계통적으로 가장 가깝게 연관해 있음을 보여준다. 깃편모충과 비슷한 세포를 많이 가지는 [해면동물문(phylum Porifera, 海綿動物門)의] 해면(sponge, 海綿)은 총체적으로 후생동물(Metazoa, 後生動物)이라고 알려진 다른 동물의 자매군이다 [그림 5.11]. [해파리와 산호처럼] 방사대칭인 자포동물문(phylum Cnidaria, 刺胞動物門)과 [빗해파리(comb jelly) 같은] 유즐동물문(phylum Ctenophora, 有櫛動物門)은 종종 구지(口肢), 감각 기관, 그리고 뇌가 장착된 머리를 가지는 양방향 대칭인 좌우대칭동물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기저 가지(basal branch)다. 좌우대칭동물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주요 분지를 포함한다. 즉, 낭배 형성 중에 만들어지는 원구(原口)가 항문이 되는 후구동물(deuterostome, 後口動物), 그리고 원구가 입이 되는 전구동물(protostome, 前口動物)의 두 가지 분류군이다. [규모가] 가장 큰 후구동물 목은 [불가사리와 그 근연종으로 구성된] 극피동물문(phylum Echinodermata, 棘皮動物門)과 [척추동물류, 피낭동물류(tunicates, 被囊動物類) 그리고 활유어(amphioxus, 蛞蝓魚)를 포함하는] 척삭동물문(phylum Chordata, 脊索動物門)이다. 전구동물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요 분기군을 형성한다. 즉, [절지동물류, 선충류(nematodes, 線蟲類), 그리고 몇몇 소규모 문(門)을 포함한] 탈피동물상문(superphylum Ecdysozoa, 脫皮動物上門) 그리고 [연체동물류, 환영동물류(annelids, 環形動物類), 완족류, 그리고 다양한 다른 분류군을 포함한] 촉수담륜동물상문(superphylum Lophotrochozoa, 觸手膽輪動物上門)이다.



그림 5.10 캄브리아기 초기 척추동물. (A) 캄브리아기 초기의 가장 초기 척추동물 가운데 하나인 하이코우이크티스(Haikouichthys)에 대한 사진과 그림. 눈, 척삭(notochord), 척추 요소(vertebral elements), 등지느러미(dorsal fin), 식도(esophagus), 아가미 주머니(gill pouches), 배지느러미(ventral fin) 그리고 척추동물의 특징인 항문 후부 꼬리 부분을 가리키는 항문(anus)으로 해석되는 특징에 주목하라. (B) 캄브리아기 코노돈트류의 경골성 유사 치아 구조. 코노돈트류는 [칠성장어류처럼 턱없는 척추동물인] 무악류(agnathans, 無顎類)와 연관되었다고 여겨지는 가느다랗고 지느러미 없는 척삭동물이다. [A photo courtesy of D. G. Shu, after Shu et al. 2003; B courtesy of James Davison, M.D.]



[약 5억 년 전] 캄브리아기의 마지막은 대멸종이 특징이다. 캄브리아기에 90가지 이상 존재했었던 삼엽충 과(科)는 엄청나게 줄었고, 극피동물류의 일부 강도 멸종했다. 스티븐 제이 굴드가 강조했듯이, 만일 초기 척추동물 또한 이 시기에 멸종했더라면, 우리는 오늘날 여기에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Gould 1989]. 잇따른 중요한 지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의 조상 혈통도 수많은 멸종한 혈통 가운데 하나였다면 인류는 진화하지 못했으며, 아마도 우리 인류와 같은 어떤 형태도 마찬가지로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그림 5.11 rRNA를 암호화하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기초로 한 동물 문 사이의 계통관계에 대한 최근 추정. 문(門) 사이의 계통관계 일부는 불확실해서 [이 그림의 후구동물 혈통에서 나타난 것처럼 완전히 두 갈래로 분지되는 양식과는 대조적으로 단일 줄기에서 다양하게 분지하는] 풀리지 않는 다분지(polytomy, 多分枝)로 나타난다. [After Adoutte et al. 2000.] *


* [용어설명] subphylum Vertebrata, 척추동물아문(脊椎動物亞門); subphylum Cephalochordata, 두삭동물아문(頭索動物亞門); subphylum Urochordata, 미삭동물아문(尾索動物亞門)으로 현재는 피낭동물아문(subphylum Tunicata, 被囊動物亞門)이란 명칭이 대신 사용된다; phylum Hemichordata, 반삭동물문(半索動物門); phylum Echinodermata, 극피동물문(棘皮動物門); phylum Bryozoa, 태형동물문(笞刑動物門); phylum Brachiopoda, 완족동물문(脘足動物門); phylum Platyhelminthes, 편형동물문(扁形動物門); phylum Pogonophora, 유수동물문(有鬚動物門), 현재 이 문에 속하는 종은 모두 수염벌레류가 속하는 시보글리니대과(family Siboglinidae)로 재분류됨; phylum Rotifera, 윤형동물문(輪形動物門); phylum Annelida, 환형동물문(環形動物門); phylum Mollusca, 연체동물문(軟體動物門); phylum Nematoda, 선형동물문(線形動物門); phylum Tardigrada, 완보동물문(緩步動物門); phylum Arthropoda, 절지동물문(節肢動物門); phylum Ctenophora, 유즐동물문(有櫛動物門); phylum Cnidaria, 자포동물문(刺胞動物門); choanoflagellates, 깃편모충류; superphylum Lophotrochozoa, 촉수담륜동물상문(觸手膽輪動物上門); superphylum Ecdysozoa, 탈피동물상문(脫皮動物上門).



5.5 고생대 생명체: 오르도비스기에서 데본기까지


5.5.1 해양 생명체


[4억 8천8백만~4억 4천4백만 년 전인] 오르도비스기 때 많은 동물 문이 엄청나게 다양해졌으며, 21종류에 달하는 극피동물류를 포함해 많은 종류의 새로운 강(綱)과 목(目)이 출현했다 [그림 5.12]. 이들 강은 서로 매우 달랐으며 [불가사리 그리고 성게처럼] 현존하는 극피동물류 강(綱)의 5종류와도 달랐다. 캄브리아기에 우세했던 많은 생물군은 가장 초기의 다양성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결과적으로 오르도비스기 동물상은 캄브리아기와 매우 다른 특징을 가졌다. [대합조개와 그 근연종처럼] 일부 쌍각류가 [굴을 파는 습성이 있는] 내생동물(infauna, 內生動物)로 진화했지만, 오르도비스기 동물 대부분은 [해저 표면에 사는] 표생동물(epifauna, 表生動物)이었다. 주요 대형 포식자는 불가사리류와 [껍질에 싸인 두족류로 오징어와 연관된 연체동물류인] 앵무조개류였다. 산호초는 두 종류의 산호 집단으로 형성되었으며, 여기에는 해면동물, 태형동물 그리고 시아노박테리아의 기여도 있었다. 오르도비스기는 비례적인 의미에서 지구 역사를 통틀어 두 번째로 가장 컸던 대멸종으로 막을 내렸다. 이것은 아마도 온도와 해수면의 하강이 원인으로 추측되는데, 왜냐하면 이 시기에 대륙의 극지방에 빙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림 5.12 고생대 말 이전에 멸종했던 극피동물류의 강(綱). (A) 에드리오아스테로이데아(Edrioasteroidea) (B) 헬리코플라코이데아(Helicoplacoidea) (C) 파라크리노이데아(Paracrinoidea) (D) 호모이오스텔레아(Homoiostelea). [A, C, D from Broadhead and Waters 1980; B after Moore 1966.]















그림 5.13 멸종한 고생대의 척추동물류 강(綱). (A) [턱이 없는 척추동물인] 무악류(無顎類) 헤테로스트라키강(class Heterostraci)인 데본기의 프테라스피스(Pteraspis) (B) [턱이 있는 척추동물인] 악구류(gnathostomes, 顎口類)의 한 종류로 아칸토디아이강(class Acanthodii)인 데본기의 클리마티우스(Climatius). (C). 판피류(placoderms, 板皮類)인 데본기의 보트리올레피스(Bothriolepis). [A after Romer 1966; B after Romer and Parsons 1986; C after Carroll 1988.]



오르도비스기 때 출현해 대멸종에서 살아남았던 분류군은 그다음 환경에서 번성해서 다양해졌다. 헤테로스트라키강(class Heterostraci)처럼 강화된 표피를 가지며 물고기를 닮은 척추동물인 무악류는 턱이 없고 쌍지느러미를 가진다 [그림 5.13A]. [4억 3천9백만~4억 8백만 년 전의] 실루리아기 동안 턱이 없는 무악류는 턱과 쌍지느러미를 가진 해양 척추동물로 알려진 최초의 악구류(gnathostomes, 顎口類)와 함께 존재했다 [그림 5.13BC]. 이들 분류군은 실루리아기에서 [4억 8백만~3억 5천4백만 년 전의] 데본기라는 진화 역사의 극적인 기간 동안 계속 번성했다. 같은 기간에 앵무조개류(nautiloids)에서 멸종한 동물 중 가장 다양한 분류군 가운데 하나인 껍질을 가진 두족류(頭足類)인 암모나이트류(ammonoids)가 출현했다 [그림 5.14].



그림 5.14 암모나이트류와 앵무조개류. 껍질이 두족류 연체동물인 오징어를 닮은 몸을 감싼다. (A~C) 다양한 암모나이트 껍질 형태 중 세 가지. (A) 미세소라고둥(microconch)인 [쥐라기 후기의] 아울라코스테파누스(Aulacostephanus). (B) 특이한 나선 양식이 나타내는 [백악기 후기의] 노스트로케라스(Nostroceras). (C) [백악기 후기의] 마오리테스(Maorites). 이 화석은 남극에서 발견됐다. (D) 오늘날 앵무조개속(genus Nautilus)과 같은 분류군에 속한다고 여겨지는 수직원뿔 형태의 앵무조개. 이 동물은 나선 모양의 껍질을 가지지 않는다. [Photos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경골어상강(superclass Osteichthyes, 硬骨魚上綱)에 속하는] 경골어류의 아강(亞綱) 두 종류가 데본기 후기에 최초로 출현했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폐어류와 리피디스티아류(rhipidistians)를 포함하는 총기어류(lobe-finned fishes, 總鰭魚類)인 육기아강(subclass Sarcopterygii, 肉鰭亞綱)와 [4장 참조] 훗날 현대 어류의 가장 큰 분류군인 경골어류로 다양해진 조기어류(ray-finned fishes, 條鰭魚類)인 조기강(class Actinopterygii, 條鰭綱)이 포함된다.


5.5.2 육상 생명체



그림 5.15 육상식물 그리고 [녹조식물문(division Chlorophyta, 綠祖植物門)인] 녹조류(綠藻類) 가운데 육상식물과 가장 가까운 근연종의 주요 분류군에 대한 계통과 고생대 화석기록. 두꺼운 막대는 화석기록에서 각 분류군이 분포했던 시기를 나타낸다. [녹조류의 두 분류군인] 콜레오케탈레스목(order Coleochaetales)과 윤조목(order Charales, 倫藻目), 우산이끼류(liverworts), 이끼류(mosses), 석송류(club mosses, 石松類), 부처손목(order Selaginellales), 물부추목(order Isoetales), 속새류(horsetails), 양치류(ferns), 그리고 종자식물(seed plant, 種子植物)은 현존하는 대표 식물이다. [After Kenrick and Crane 1997a.] *


* [용어설명] class Marchantiopsida, 우산이끼강; division Anthoceratopsida, 안토케라톱시다문; hornworts, 뿔이끼류; Aglaophyton, 아글라오피톤; class Rhyniopsida, 리니옵시다강; order Drepanophycales, 낫나무목; order Protolepidodendrales, 고생인목목(古生鱗木目); spike mosses, 부처손류; quillworts, 물부추류; class Zosterophyllopsida, 조스테로필롭시다강; Psilophyton, 프실로피톤; class Sphenopsida, 속새강; embryophytes, 유배식물류(有胚植物類); tracheophytes, 관속식물류(管束植物類) 또는 관다발식물류(管-植物類).



이끼류, 우산이끼류, 관속식물류(tracheophytes, 管束植物類) 등을 포함하는 육상식물은 녹조식물문(division Chlorophyta, 綠祖植物門)인 녹조류(綠藻類)에서 진화한 단계통군이다 [그림 5.15; Kenrick and Crane 1997a, b]. 육지 생활은 물이 투과하지 못하는 외부 표면과 포자(胞子), 구조적 지지, 식물체 내에서 물을 운반하는 관다발 조직, 그리고 식물체 내부로 들어간 생식기관 등이 필요했는데, 이 모든 것은 건조를 막기 위해서였다. 최초의 알려진 육상 생명체는 오르도비스기 중기의 포자와 포자낭(sporangia, 胞子囊)이라는 포자를 가진 구조물이 있는 매우 작은 식물이었는데, 이들은 오늘날 우산이끼류와 계통적으로 명백히 연관되었다 [Wellman et al. 2003]. 짧고 잎이 없는 두 줄기로 갈라진 가지 끝에 포자낭을 가지며 진정한 뿌리가 없는 10cm 이하 크기의 작은 관속식물류가 실루리아기 중기쯤부터 있었다 [그림 5.16]. 데본기 말부터 육상식물이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양치식물류, 석송류 [그림 5.16B] 그리고 속새류가 있었는데 [그림 5.16C], 이중 일부는 대형 나무였다. 가장 초기 관속식물의 생활사에서 난자와 정자를 생산하는 [배우체(gametophyte, 配偶體)라 불리는] 반수체(haploid, 半數體) 시기는 감수분열로 반수체 포자를 만드는 [포자체(sporophyte, 胞子體)라 불리는] 이배체(diploid, 二倍體) 시기만큼이나 복잡했다. 이후의 식물에서 배우체는 이들의 생활사에서 작고 눈에 잘 안 띄는 부분으로 축소되었다. 데본기 말에 최초의 종자식물(種子植物)이 포자를 가진 식물에 합류했다 [그림 5.15그림 5.16D].



그림 5.16 서로 다른 척도로 그려진 고생대의 관속식물류. (A) 데본기에 출현한 아글라오피톤(Aglaophyton)은 키가 10cm 미만이다. (B) 석탄기의 거대 석송인 인목(Lepidodendron, 鱗木). (C) 페름기 속새류 나무(sphenopsid tree)의 줄기 일부. (D) 데본기 종자식물인 아케오스퍼마(Archaeosperma)의 생식 구조. [A from Kidston and Lang 1921; B, D from Stewart 1983; C from Boureau 1964.] *


* [용어설명] dichotomous branches, 두 줄기로 갈라진 가지; lycopsid, 석송식물(石松植物); lycopsid tree, 석송 나무; telome, 관속식물의 구조적 단위인 “텔롬”; ovule, 밑씨; megaspore, 대포자(大胞子).



가장 초기의 육상 절지동물류는 데본기 초기부터 알려졌다. 이들은 두 개의 주요 분류군으로 나뉘는데, 둘 다 바다에서 살았던 조상을 가진다. 데본기의 협각류(chelicerates, 鋏角類) 곤충에는 거미, 진드기, 전갈 등과 같은 분류군이 포함된다. 가장 초기의 대악류(mandibulates, 大顎類) 곤충에는 생명체가 배출한 유기 폐기물을 먹고 사는 데본기 초기에 출현한 노래기류 곤충, 포식성 지네류, 날개 없는 원시 곤충 등이 포함된다.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이며 최초의 사지동물인 익티오스테가 양서류는 데본기 후기 때 총기어류에서 진화했다 [4장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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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2)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3)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4)



그림 5.0 캄브리아기 해저 광경. 버제스 셰일(Burgess Shale)에서 발견된 화석을 재구성한 이 예술가의 연출은 5억 년 전 생명의 드라마를 상상하고 있다 [5장 4절 참조]. 여기에서 묘사된 종에는 포식성 발톱을 가진 절지동물인 아노말로카리스(Anomalocaris)와 굴을 파는 척삭동물인 피카이아(Pikaia)가 포함된다. “가시가 돋친” 할루시게니아(Hallucigenia)와 컵 모양의 마렐라(Marrella)가 해저에 그려져 있다. [Art © John Sibbick/NHMPL.]



생명이 시작한 시기인 35억 년 전 지구를 볼 수 있다면, 우리는 단지 세균과 비슷한 세포만 볼지도 모른다. 이들 세포 가운데 우리의 가장 먼 조상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자신과 다를지 모른다. 그리고 생명의 역사를 거쳐 현재로 향하는 시간여행을 한다면, 우리는 한 편의 드라마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욱 웅장하고 화려하게 우리 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볼지도 모른다. 그것은 어떤 작가의 상상보다도 더욱 놀라운 특징과 기능을 가진 수백만에 수백만을 더한 종(種)이 출현하고, 연기하며, 대개 죽는 수많은 장면으로 이루어진 행성의 무대다.


이 장에서는 생명의 웅장한 역사에서 몇 가지 중요한 지점, 특히 주요 생물군의 기원, 다양화 그리고 멸종을 설명한다. 이런 소재 대부분은 지질학적∙고생물학적 증거를 다루지만, 현존하는 생명체의 계통연구 또한 매우 중요한 정보를 밝혀왔다.


이 장에는 여러분이 기억하고 싶은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정보가 있다. 여러분은 이 장을 대체로 정보의 원천으로 여기거나, 시대를 초월한 가장 위대한 이야기 가운데 하나에 대한 개요를 읽는 것으로 단순하게 즐길 수도 있다. 그러나 주요 사건이나 다른 중요한 지점 대다수는 이탤릭체로 강조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잘 훈련 받은 생물학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장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일반적인 양식의 사례에 주의를 기울이길 바란다.


  1. 기후 그리고 해양과 대륙의 분포가 오랫동안 변해왔으며, 생명체의 지리적 분포에 영향을 미쳤다.
  2. 생물상(biota, 生物相)의 분류학적 조성은 새로운 형태가 비롯하고 다른 형태가 멸종하면서 계속 변해왔다.
  3. 몇몇 시기에 [소위, 대멸종(mass extinction, 大滅種) 때문에] 멸종속도가 특히 높았다.
  4. 특히, 대멸종 이후에 상위 분류군의 다양화는 종종 상대적으로 빨랐다.
  5. 상위 분류군의 다양화에는 종 숫자의 증가 그리고 이들의 형태 및 생태적 습성(ecological habit)의 다양화 증가도 포함된다.
  6. 멸종한 분류군은 때때로 계통적으로 연관해 있지는 않지만, 생태적으로 비슷한 분류군으로 대체되었다.
  7. 계통적으로 연관된 상위 분류군의 조상 구성원은 종종 형태적으로 서로 더 비슷하며, 이들의 후손보다 생태적으로도 더 일반화되어 있다.
  8. 먼 과거에 존재했던 상위 분류군의 다양한 형태 가운데 보통 소수만이 오랫동안 지속했다.
  9. 많은 분류군의 지리적 분포가 엄청나게 변화했다. 10. 오랫동안 생물상의 조성은 점점 오늘날을 닮아갔다.


5.1 생명이 시작하기 전


대부분 물리학자는 현재 우주가 한없이 밀도가 높은 지점에서 [“빅뱅”(big bang)이라는] 대폭발로 약 140억 년 전에 나타났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빅뱅 이후 곧바로 소립자(elementary particle, 素粒子)가 수소를 형성했고, 이 수소에서 결국 다른 원소가 출현했다. 약 100억 년 전에 못 미쳐 “먼지”와 기체로 이루어진 구름의 붕괴로 우리 은하계가 형성되었다. 우주 역사를 통틀어 특히 [초신성(supernova, 超新星)이라는] 항성 폭발(stellar explosion, 恒星爆發) 중에 물질이 성간 공간(interstellar space, 星間空間)으로 방출되어 2세대와 3세대 별로 응축되었는데, 태양도 그 중 하나다. 운석(隕石)과 월석(月石)의 방사성 연대 측정에 따르면 우리 태양계는 약 46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 지구도 태양계와 같은 나이지만, 지각의 섭입(subduction, 攝入)과 같은 지질작용 때문에 [그림 4.1 참조],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알려진 암석은 지구보다는 나이가 어린 약 38억 년 전부터 시작한다. 지구는 아마도 수많은 작은 천체(天體)의 충돌과 응집으로 형성되었을 것이며, 이때의 충돌로 엄청난 열이 발생했다.


초기 지구가 식으면서 단단한 지각이 형성되었으며, 이때 수증기는 있어도 산소는 거의 없었던 기체를 방출했다. 지구가 식으면서 액체 수분 상태의 해양이 아마도 약 45억 년 전에 형성되었으며, 곧바로 오늘날 대양의 염도(鹽分)에 다다랐다. 40억 년 전쯤에는 아마도 여러 개의 작은 시원대륙(protocontinent, 始原大陸)이 있었을 테지만, 그로부터 약 10억 년 뒤에 커다란 대륙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5.2 생명의 출현


“살아 있다”고 설명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존재는 분자의 복잡한 집합체로 발달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집합체는 어떤 화석기록도 남기지 않았으므로, 이들의 존재는 화학과 수학 이론, 실험실에서 이루어지는 실험, 그리고 우리가 생명 출현의 모형을 개발할 수 있으리라 희망하는 가장 단순하다고 알려진 살아 있는 형태에서 추정한 결과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생명을 정의하기란 어렵지만, 만일 주변 환경에서 에너지를 포획하고, 자신을 복제하는 데 그 에너지를 사용하며, 이를 통해서 진화할 수 있다면, 분자의 모임이 “살아 있다”고 말하는 데 일반적으로 동의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살아 있는 존재에서 이러한 기능은 정보를 복제하고 지니는 핵산(nucleic acid, 核酸)과 핵산을 복제하고, 에너지를 변환하며, 표현형을 생성하고 [부분적으로 표현형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수행된다. 이들 요소는 인지질 막으로 둘러싸인 세포라는 구획 안에 함께 모여 있다.


생명체 또는 반생명체(半生命體)가 한 번 이상 비롯했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생명체가 우리가 아는 한 임의적인 특정 형질을 공유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이 단일 공통조상에서 생겨났음을 매우 확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명체는 단백질 구성 요소로 오직 L형 광학이성질체(L optical isomer)인 아미노산만을 합성하고 사용한다. 사실, L형과 D형 이성질체는 무생체합성(abiotic synthesis, 無生體合成)에서 같은 확률로 형성되지만, 기능 단백질은 오직 한 종류로만 만들어진다. D형 이성질체도 마찬가지로 잘 작동할 수 있을지 모른다. 아마도 다소 임의적인 유전자 암호(genetic code)와 단백질 합성 기구의 보편성은 모든 생명체의 단계통적 기원을 암시하는 여러 가지 특징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알려진 생명체에서 오직 핵산만이 복제를 하지만, 이 과정에 핵산으로 암호화된 단백질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이런저런 장애물이 있음에도, 생명의 기원에 관한 가능한 단계 일부를 이해하는 데서 진전이 있었다 [Orgel 1994; Maynard Smith and Szathmáry 1995; Rasmussen et al. 2004].



그림 5.1 초기 지구의 대기 상태를 모의 실험하기 위해 사용된 스탠리 밀러의 실험 기구. 이 실험에서 가열과 응축의 연속적인 순환으로 생명체 발생 이전의 유기 화합물이 생성됐다.



첫째, 복잡한 유기 분자의 구성 요소인 단순 유기 분자가 무생물 화학반응으로 생성될 수 있다. 스탠리 밀러(Stanley Miller)는 그의 유명한 실험에서 메탄(CH4), 암모니아(NH3), 수소 기체(H2), 그리고 수증기(H2O)로 구성된 대기에 전기를 방전(放電)하면 아미노산과 사이안화수소(hydrogen cyanide, HCN), 폼알데하이드(formaldehyde, H2CO) 같은 화합물이 만들어지며, 반응이 더욱 진행될수록 당(sugar, 糖), 아미노산, 퓨린 염기(purine base), 피리미딘 염기(pyrimidine base) 등이 합성됨을 발견했다 [그림 5.1].


그러한 단순 분자 일부가 복제 가능한 중합체(重合體)를 형성했음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아미노산의] 중합 반응(重合反應)은 이들 물질이 점토 입자에 흡착(吸着)하거나 증발에 따른 농축(濃縮)으로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가장 그럴싸한 초기 복제자(replicator, 複製者)로 짧은 RNA [또는 RNA와 비슷한] 분자가 있었다. RNA에는 자기복제(self-replication, 自己複製)를 포함한 촉매 특성이 있다. [라이보자임(ribozyme) 같은] 일부 RNA 서열은 다른 종류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를 자르고, 이어 붙이고, 길게 늘일 수 있으며, 짧은 RNA 주형 서열(template sequence, 鑄型序列)은 자유로운 단분자 형태의 염기로부터 상보적 서열의 형성을 자기촉매(self-catalysis, 自己觸媒) 과정으로 촉진할 수 있다. 최근 실험에서 표면 위에 RNA가 흡착된 점토 입자가 지질막(脂質膜) 형성을 촉진할 수 있으며, 여기에서 결국 아미노산이 짧은 단백질로 중합하는 과정을 촉진할 수 있다고 나타났다. 따라서 자기복제성 RNA를 포함한 초기 세포의 중요한 요소 일부를 가진 집합체는 오로지 화학 공정만으로 형성될 수 있다.


자연선택과 진화는 복제 분자로 이루어진 무생물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졸 슈피겔만(Sol Spiegelman)이 RNA, [Qβ 파지(phage Qβ)라는 바이러스에서 분리한]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 -重合酵素), 그리고 핵산 염기를 무세포 배지(cell-free system, 無細胞培地)에 넣었을 때, 다른 종류의 RNA 서열이 서로 다른 속도로 중합효소에 의해 복제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존재 비율도 변화했다 [Spiegelman 1970]. [바이러스 같은] 생명 체계로부터 분리한 복제 효소를 사용했으므로 이 실험이 생명 기원의 가장 첫 단계와 관련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실험은 복제하는 거대분자 체계가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긴 RNA 서열은 돌연변이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효과적으로 복제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둘 이상의 짝지어진 각각의 거대분자가 복제를 서로 촉진한다면, 더 큰 유전체가 진화할 수도 있다. 복제는 아마도 느리고 원래 부정확했으며, 오늘날 생명체가 나타내는 정확도는 단지 훨씬 나중에 획득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서로 다른 많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의심할 바 없이 자신을 복제할 수 있었으리라. 단백질이 진화하기 전에는 표현형(phenotype, 表現型)은 없었으며 단지 유전형(genotype, 遺傳型)만 있었다. 그래서 최초 “유전자”는 특정 염기쌍 서열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회의론자가 자주 제기하는 [50bp의 서열이 만들어질 확률은 450분의 1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특정 핵산 서열의 조립이 매우 일어나기 어렵다는 논쟁은 불필요하다.



그림 5.2 단백질 합성과 유전자 암호의 기원에 관한 가설. mRNA의 조상인 [초록색으로 표시된] RNA 라이보자임은 [AA로 표시된] 아미노산과 짧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보조인자에 결합해 있으며, 이 보조인자는 원시 암호(primitive code)에 따라 특정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아미노산에 연결하는 [R1으로 표시된] 다른 라이보자임과 연결해 있다. 이 체계는 오늘날 리보솜의 조상인 라이보자임 R2가 아미노산을 연결하는 체계로 진화했다. [After Maynard Smith and Szathmáry 1995.]



단백질 효소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는 아마도 가장 풀리지 않는 문제일 것이다. 외르스 싸트마리(Eörs Szathmáry)는 이 과정이 짧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서열에 연결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보조인자(cofactor, 補助因子)가 RNA 라이보자임의 자기복제 과정을 도우면서 시작했다고 제안했다 [Szathmáry 1993] [그림 5.2]. 오늘날 많은 조효소(coenzyme, 助酵素)는 뉴클레오타이드 요소를 가진다. 다음 단계는 몇몇 그러한 아미노산-뉴클레오타이드 보조인자가 서로 연결되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라이보자임은 리보솜(ribosome)으로, 보조인자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요소는 전달 RNA(transfer RNA 또는 tRNA)로, 그리고 아미노산으로 연결된 줄은 촉매 단백질로 진화했다. 비록 다른 많은 특징이 그 단계와 우리가 아는 세포 사이에서 진화했겠지만, 지질막 내에 포장된 그러한 거대분자의 앙상블은 최초 세포의 전구체(前驅體)였을 것이다.


5.3. 선캄브리아기 생명체


5.3.1 원핵생명체


약 25억 년 이전의 시생누대(Archean eon, 始生累代)와 25억 년에서 5억 4천2백만 년 전 사이의 원생누대(Proterozoic eon, 原生累代) 모두를 통틀어 선캄브리아 시기(Precambrian time)라고 부른다.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약 38억 년 된] 암석은 생명체가 존재했음을 가리키는 탄소 퇴적물을 포함한다. 생명체가 존재했음을 가리키는 최초의 꽤 확실한 증거는 약 35억 년 전부터 시작하는데, 이들은 박테리아를 닮은 미화석(microfossil, 微化石)과 오늘날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라는 남조균(藍藻菌)이 따뜻한 바다의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하는 층진 봉우리(layered mount)인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와 같은 구조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림 5.3].



그림 5.3 현존하는 시아노박테리아에 의해 형성된 오스트레일리아 샤크 만(Shark Bay)의 스트로마톨라이트. 비슷한 구조물이 시생누대의 암석에서도 발견된다. [저자가 찍은 사진.]



초기의 대기는 일반적으로 산소가 거의 없었다고 여겨지므로, 가장 초기 생명체는 혐기성(嫌氣性)이었을 것이다. 시아노박테리아와 다른 세균에서 광합성이 진화하면서 산소가 대기로 방출되었다. 산소의 대기 농도는 아마도 상당량의 유기물을 땅속으로 매장해 이 물질의 산화(酸化)를 막았던 지질작용 때문에 약 22억 년 전에 급격히 증가했을 것이다 [Knoll 2003]. 산소가 대기 중에 더 많아지면서, 많은 생명체가 세포를 산화작용으로부터 보호하는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산소호흡 능력도 진화시켰다.



그림 5.4 생명의 나무의 기저 분지: 세 역(域) 사이와 역 내의 몇몇 혈통 사이의 계통관계에 대한 현재 가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진정세포 혈통에서 기원했음에 주목하라. 점선은 초기 진핵생물 혈통과의 내부공생적 연관성을 가리킨다. [After Knoll 2003 and other sources.] *


* [용어설명] diplomonads, 중복편모충류(重複鞭毛蟲類); slime molds, 점균류(粘菌類); ciliates, 섬모충류(纖毛蟲類); fungi, 곰팡이류 또는 진균류(眞菌類); Sulfolobus, 술폴로부스; Thermoproteus, 써모프로테우스; methanogen, 메탄생성균류; Thermoplasma, 써모플라즈마; Halobacteria, 할로박테리아; flexibacteria, 플렉시박테리아류; green sulfur bacteria, 녹색 유황 세균.



오늘날 현존하는 생명체는 [모든 진핵생명체가 포함되는] 진핵생물류(Eucarya, 眞核生物類) 그리고 고세균류(Archaea, 古細菌類)와 진정세균류(Bacteria, 眞正細菌物)로 분류되는 두 가지 원핵생명체(prokaryotes, 原核生命體) 집단과 같은 세 가지 역(empire 또는 domain, 域)으로 분류된다 [그림 2.1 참조]. 생명의 역사 절반 이상인 약 20억 년 동안 두 원핵생명체 역(prokaryotic empires)은 지구에서 유일한 생명 형태였다. 오늘날 많은 고세균류는 혐기성이며 온천 같은 극한 환경에서 서식한다. [그러한 종 가운데 하나가 현대 분자생물학과 기술의 많은 부분에서 기초가 되는 PCR 반응에 사용되는 DNA 중합효소인 Taq 중합효소(Taq polymerase)의 원천이다.] 진정세균류의 물질대사 능력은 매우 다양하며, 많은 수가 광합성을 한다. 원핵생명체의 분자계통연구와 진핵생명체 핵 유전자(nuclear gene)의 분자계통분석은 고세균류와 진핵생물류가 진정세균류보다 서로 더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5.4]. 그러나 몇몇 DNA 서열 연구에서 이들 역(域) 사이와 역 내에 관한 계통관계에 관한 모순되는 증거가 나타나는데, 이것은 명확히 통합된 유전체가 아직 존재하지 않았을 무렵인 생명의 역사 초기 동안에 상당한 측면 유전자 이동(lateral gene transfer, 側面遺傳子移動)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Woese 2000]. 훨씬 후에야 세포가 더 복잡해지고 통합되어 외래 DNA(foreign DNA)를 삽입하는 것이 그들의 기능성을 줄였을지도 모른다.


5.3.2 진핵생명체


생명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는 진핵생명체의 기원으로, 세포 골격 및 뚜렷한 염색체와 방추체(mitotic spindle, 紡錐體)를 가지는 핵과 같은 특징으로 구별된다. 진핵생명체 대부분은 고도로 조직화된 재조합과 유성생식의 근간인 감수분열을 한다. 거의 모든 진핵생명체가 미토콘드리아를 가지며, 많은 수가 엽록체를 가진다. 기생체며 장편모충(腸鞭毛蟲)의 한 종류인 지아르디아(Giardia) 같은 일부 진핵생물성 원생생물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없다. 그러나 이들의 핵 염색체는 다른 진핵생명체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와 상동인 유전자를 가지는데, 이것은 이들의 조상이 미토콘드리아를 가졌음을 뜻한다. [미토콘드리아에서 핵으로 유전자가 전달되는 것은 잘 알려진 현상으로, 심지어 효모의 실험 개체군에서도 기록되어 있다.]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초기 진핵생명체에 먹혔다가 나중에 내부공생체(endosymbiont, 內部共生體)가 된 세균에서 유래했다 [Margulis 1993; Maynard Smith and Szathmáry 1995] [그림 5.4 참조]. 이들 세포 소기관은 초미세구조(超微細構造)와 DNA 서열 모두에서 세균과 비슷하다. 미토콘드리아는 [대장균의 한 분류군인] 홍색 세균에서 파생했다. 엽록체는 진핵생명체의 몇몇 갈라진 분기군에서 발생했는데, 이것은 이들이 적어도 여섯 차례에서 아홉 차례에 걸쳐 시아노박테리아에서 출현했음을 가리킨다. 게다가, 켈프류(kelps), 규조류(珪藻類) 그리고 일부 다른 진핵생명체는 2차 심지어 3차 엽록체를 가진다. 그리고 이들 생명체는 진핵생물성 내부공생체의 후손을 포함하며, 여기에는 시아노박테리아에서 파생한 엽록체가 있다.



그림 5.5 몇몇 원생누대 화석. (A) 약 15억 년 전의 시아노박테리아 에엔토피살리스(Eoentophysalis) 군집. (B)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의 15억 년 된 지층에서 발굴된 단세포성 진핵생명체로 [분류상 어디에 속하는지 확실치 않은 해산(海産) 화석 단세포 생명체인] 애크리태크(acritach) 조류(藻類)인 타파니아(Tappania). (C) [약 5억 9천만 년 전의] 원생누대 후기 다세포성 홍조류(紅藻類). [Photograph courtesy of A. H. Knoll.]



그림 5.6 DNA 서열로 추론한 진핵생명체 주요 혈통 일부에 관한 최근 계통추정. 이들 혈통 가운데 단지 소수만이 전통적인 분류에서 “계”(system, 系)로 인식된다. 미토콘드리아가 없으며 단세포성 기생체인 파라바살리아강(class Parabasalia)과 중복편모충목(order Diplomonadida, 重複鞭毛蟲目)의 위치는 불확실하다. [After Baldauf et al. 2000 and McGrath and Katz 2004.] *


* [용어설명] division Microsporidia, 미포자충목(微胞子蟲目); choanoflagellates, 깃편모충류; infraphylum Mycetozoa, 동균하문(動菌下門) 또는 점균하문(粘菌下門); acellular slime molds, 비세포성 점균류; subphylum Lobosa, 엽상위족아문(葉狀僞足亞門); division Chlorophyta, 녹조문(綠藻門); division Rhodophyta, 홍조문(紅藻門); class Phaeophyceae, 갈조강(褐藻綱); oomycetes, 난균류(卵菌類); water molds, 수생 균류 또는 물 곰팡이류; phylum Ciliophora, 섬모충문(纖毛蟲門); phylum Apicomplexa, 정단복합체충문(頂端複合體蟲門); phylum Euglenozoa, 유글레노조아문.



화학적 증거는 진핵생명체가 약 27억 년 전 무렵에 진화했었다고 시사하지만, 가장 초기의 진핵생명체 화석은 약 15억 년 전의 것이다 [그림 5.5]. 진핵생명체는 아마도 질소의 이용 가능성이 늘어나면서 빠른 다양화를 겪었을 것이다. 진핵생명체에는 이 책보다 더 오래된 교과서 대부분에서 인용하는 다섯 가지 계(kingdom, 系)보다 훨씬 더 많은 혈통이 있다. “조류”(藻類)와 “원생동물”(protozoan, 原生動物)에 속하는 많은 혈통은 식물계(kingdom Plantae, 植物界), 균계(kingdom Fungi, 菌界) 그리고 동물계(kingdom Animalia, 動物界) 사이만큼이나 서로 멀리 연관되어 있다 [그림 5.6]. 동물계와 균계는 진핵생명체의 다른 주요 혈통보다 서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었다고 나타난다.


이들 생명체가 기원한 뒤에 거의 수십억 년 동안 거의 모든 진핵생명체는 단세포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며, 많은 혈통이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생명의 역사에서 주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는 몇몇 혈통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한 다세포 생명체의 진화다. 다세포성(multicellularity, 多細胞性)은 커다란 몸과 정교한 기관계(器官系)가 발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조직과 기관의 진화는 서로 다른 세포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인 유전자 조절의 진화가 필요했다.


5.3.3 원생누대 생명체



그림 5.7 에디아카라 동물상의 구성원. (A) 확실하진 않지만, Mawsonites spriggi는 말미잘의 자포동물 근연종일 것이다. (B) 벌레를 닮은 Dickinsonia costata와 이후 동물과의 실제 계통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A ©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B © Ken Lucas/Visuals Unlimited.]



가장 오래된 다세포 동물 화석은 약 6억 4천만 년 전의 것이다. 최초의 동물 화석 가운데 [약 6억 년 전인] 원생누대 후기와 고생대 캄브리아기 초기의 에디아카라 동물상(Ediacaran fauna)이라 알려진 생명체가 있다. 이들 대부분은 몸이 부드러우며, 골격이 없고, 해저 바닥 위를 기거나 서 있는 평평한 모양의 생명체였다 [그림 5.7]. 이후 동물을 참조해 이들 생명체를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몇몇은 자포동물문(phylum Cnidaria, 刺胞動物門)과 좌우대칭동물(Bilateria, 左右對稱動物)의 줄기군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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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제국의 멸망 후 많은 그리스 출신 학자가 이탈리아 등지로 대거 망명하면서, 14세기 무렵부터 시작한 르네상스(Renaissance)는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유대인의 신을 앞세운 교회의 아성은 여전히 유럽을 지배했지만, 한동안 잊혀진 고대 그리스 문화를 발판으로 한 유럽의 지성은 교회 이외의 것을 자신 안에 꽃피우기 시작했다. 천문학에서는 천 년 이상 유럽의 세계관을 지배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대신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중세의 우주론을 대체하기 시작했다면, 중세 유럽의 사고를 지배한 또 하나의 이론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발생설도 천동설과 마찬가지 길을 걷게 되었다.


자연발생설의 쇠락과 종결: 레디부터 파스퇴르까지



그림 1. 프란체스코 레디 [출처: Wikipedia].



이탈리아 출신의 의사이자 박물학자며 시인인 프란체스코 레디(Francesco Redi, 1626~1697년)는 1668년에 출판된 『Esperienze Intorno alla Generazione degl'Insetti (Experiments on the Generation of Insects)』란 저술에서 자연발생설을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몇 가지 실험을 소개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구더기는 썩은 고기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믿음에 도전했다 [1, 2] [그림 1].


자연발생설의 실재(實在)를 확인하기 위해 레디는 두 개가 한 묶음으로 이루어진 여섯 개의 항아리를 준비했다. 첫 번째 묶음에는 [현대적 의미에서 일종의 대조군(control experiment)으로] 썩지 않는 물체를 담았고, 두 번째 묶음에는 죽은 물고기를 한 마리씩 담았으며, 세 번째 묶음에는 익히지 않은 쇠고기를 한 덩이씩 담았다. 그는 각 묶음의 첫 번째 항아리를 오직 공기만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천 조각으로 덮었으며, 나머지는 입구를 열어 놓는 채로 방치했다. 며칠 뒤에 그는 물고기와 날고기가 담긴 밀봉되지 않은 항아리 안에서 구더기가 출현한 것을 관찰했으며, 천 조각으로 입구를 밀봉한 항아리의 내부에는 구더기가 없는 대신에 천 조각 위에 구더기가 몇 마리 존재하는 것을 관찰했다. 당연히, 썩지 않는 물체가 담긴 항아리에서는 [입구의 밀봉 여부에 관계없이] 그 어떤 구더기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 이 정도로 만으로도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구더기의 자연발생은 기각됨이 마땅하지만, 이로선 만족할 수 없었던 레디는 두 번째 실험을 계획했다. 항아리 세 동이를 준비한 레디는 각각에 날고기를 한 덩이씩 집어넣고, 그 중 하나는 입구를 열어놓은 채로 방치했으며, 하나는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천 조각으로 덮었으며, 다른 하나는 천 조각보다는 공기 투과가 덜 자유로운 코르크 마개로 입구를 막았다. 그리고 첫 번째 실험처럼 항아리를 며칠 간 방치했다. 결과는 다들 예상했겠지만, 당연히 입구가 뻥하니 열려 있는 항아리 안에서는 구더기가 발생했고, 천 조각으로 밀봉된 항아리는 천 조각 위에서만 구더기가 발생했으며, 코르크 마개로 입구를 막은 항아리는 안이든 마개 위든 그 어떤 곳에서도 구더기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제 결론은 확실하다. [적어도] 구더기만큼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레디의 결론이다. 다시 말하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대로 단순히 썩은 고기가 있고, 흙이 있고, 태양 빛이 있고, 물이 있다고 해서, 구더기의 존재가 항아리 안에서 순간이동 마법을 시전하는 마법사의 주문처럼 “얏!”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저 안에 썩은 고기가 있으니, 구더기여 네가 있을 곳을 그곳이니라!”하며 썩은 고기로 구더기를 빚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항아리 안에서 구더기를 만들까?


레디는 구더기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세 번째 실험을 계획했다. 레디는 날고기가 담긴 항아리 안에 구더기를 넣었다. 이때 구더기는 살아 있는 것과 죽어 있는 것을 항아리에 각각 따로 담았다. 그리고 또 다른 항아리에 파리도 넣어뒀다. 파리도 마찬가지로 죽은 것과 살아 있는 것을 따로 담았다. 결과야 뻔하다. “살아 있는 구더기가 살아 있는 파리로 변하고 그 파리에서 구더기가 나오며, 살아 있는 파리에서 살아 이는 구더기가 나오고 그 구더기가 다시 파리가 되더라.” 생명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오로지, 기원이 될 수 있는 어떤 살아 있는 존재가 있어야만 거기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아주 다른 형태의 생명이 출현하는 것도 아니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체는 언제나 부모를 닮는다 [1, 2].



그림 2. 피에르 안토니오 미켈리 [출처: Wikipedia].



생명체는 부모를 닮는다”란 레디의 관찰은 이탈리아 출신의 식물학자이자 가톨릭 신부인 피에르 안토니오 미켈리(Pier Antonio Micheli, 1679~1737년)에 의해 다시 한 번 증명되었다 [1, 3] [그림 2]. 미켈리는 1729년에 『Nova plantarum genera』란 책을 통해 곰팡이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남겼고, 오늘날 유전학과 발생학 등에서 모델 생명체로 자주 쓰이는 Aspergillus을 발견했으며, 버섯의 포자(spore, 胞子)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그가 이룩한 업적은 무엇보다도 “자연발생설”을 부정한 실험을 수행한 것이다. 레디는 “자연발생설”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실험을 계획했다. “곰팡이의 포자를 멜론 위에 올려놓는다. 며칠 뒤 멜론에서는 실험에 사용한 종류와 똑같은 곰팡이가 피어났다. 어떤 곰팡이를 사용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곰팡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오로지 기원이 되는 곰팡이의 포자를 통해서만 발생한다.” [1, 3]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확실한 실험 결과가 있더라도 오랫동안 유럽을 지배해 온 이론이 쉽사리 무너지지는 않는다. 무너뜨리려는 시도가 있으면 그것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있는 법.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증거가 끊임없이 나오는 가운데 자연발생설을 지지하는 실험이 소개되었다. 바로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로마 기독교의 신부인 존 니덤(John Turberville Needham, 1713~1781년)이 수행한 1745년의 실험이다 [1, 4] [그림 3].



그림 3. 존 니덤 [출처: Wikipedia].



모든 생명체는 고온에서 살 수 없다. 이건 바이러스건 세균이건 식물이건 우리 몸 안의 세포건 예외가 없다. 아, 물론 예외가 하나 있긴 하다. 온천 등의 극한 환경에서 사는 극한성 생물(extremophiles)은 적정 수준의 고온에서는 잘 산다. 그럼에도, 생명체 대부분은 고온에서는 자신의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온갖 영양분이 가득한 수프를 멸균하면 그 안에 있을 지도 모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는 죽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식을 바탕으로 니덤은 수프가 담긴 항아리를 펄펄 끓인 뒤에 상온에서 어느 정도 식힌 다음, 이 항아리의 입구를 천 조각으로 밀봉해 방치했다. 며칠 뒤 항아리 안의 수프는 뿌옇게 변했는데, 이것은 그가 생각하고 있는 상식, 즉 “생명체는 고온에서 살 수 없다”는 것에 위배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안에서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는가? 그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단 한 가지, 바로 “끓인 수프 안에서 생명체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였다 [1, 4].


니덤은 그가 원하던 [또는 간절히 또 간절히 바라던] 결과를 얻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실험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몇 가지 있다. (1) 멸균이 제대로 안 되었을 가능성, (2) [어떻게 보면 가장 결정적일 수 있는 문제인] 식히는 과정에서 수프가 담긴 항아리 안으로 세균이 유입되었을 가능성, (3) [이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실험 과정에서 제대로 멸균된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이다. 특히, (2)번은 매우 개연성이 있는데, 왜냐하면 그는 식히는 과정에서 수프가 담긴 항아리의 입구를 그 어떤 것으로도 막지 않았다. 어쨌든, 니덤의 실험 결과는 자연발생론을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으며, 어찌 보면 자연발생설을 찬성하는 측의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림 4. 라자로 스팔란자니 [출처: Wikipedia].



이런 논쟁의 한 가운데서 이탈리아 출신의 가톨릭 신부이자, 생물학자이며, 생리학자인 라자로 스팔란자니(Lazzaro Spallanzani, 1729~1799년)은 니덤의 실험이 잘못되었으며, 자연발생설은 일어날 수 없음을 밝힌 결정적인 실험을 수행했다 [1, 5] [그림 4]. 그는 니덤의 실험 과정에 어떤 문제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니덤의 실험을 약간 수정해 그의 실험을 재현했다. 스팔란자니는 수프를 니덤보다 더 오래 끓이고, 끓이거나 식히는 순간에도 항아리 입구에 천 조각을 대는 방식으로 외부에서 어떤 보이지 않는 생명체가 항아리 안으로 유입하는 것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수프 안에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니덤의 실험에서는 수프가 뿌옇게 변했고, 스팔란자니의 실험에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을까? 스팔란자니는 공기 안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이 자신의 실험에서는 열기로 죽었고, 니덤의 실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림 5. (왼쪽) 루이 파스퇴르. (오른쪽) 파스퇴르가 사용한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데 사용했던 실험 도구 [출처: Wikipedia].



역시나 최후의 결정타는 후대인의 몫이다. 거기엔 프랑스 출신의 화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인 끝판왕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년)가 있었다 [1, 6] [그림 5]. 파스퇴르의 업적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다 알 것이라 믿는다. 특히, 미생물학자로서의 그의 입지는 과학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게다가, 자연발생설의 결정적 임종에는 1859년에 수행한 그의 실험의 힘이 컸다. 그는 거위처럼 아래로 휘어진 기다란 목을 가진 플라스크 안에 담긴 고기 수프를 펄펄 끓였다. 그리고 상온에서 천천히 식히면서 오랫동안 방치했다. 플라스크가 식으면서 그림 5의 오른쪽에 나와 있는 것처럼 아래로 휘어진 부분에는 증류수가 고이게 된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플라스크 안에서는 그 어떤 세균도 자라지 않았다. 단지, 플라스크를 기울여 끓인 고기 수프가 외부 공기와 접촉했을 때만 그 안에서 세균이 자라기 시작했다. 이제 모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자연발생이란 애당초 있지도 않았다. 이렇게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비롯한 생명의 자연발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루이 파스퇴르의 실험에는 문제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의 실험은 당시 수준에서는 수행하기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과서에서 파스퇴르가 이랬다는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배우지만, 실제 저 실험은 정말로 어려웠고 어느 정도의 [당시 수준에서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세상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주 성공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끓인 고기 수프에서 세균이 자라는 경우가 꽤 많았다. [반대로, 세균이 창궐하지 않았던 실험도 분명히 있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그것은 바로 잔존 세균의 문제다. 니덤과 스팔란자니의 예에서도 봤겠지만, 아무리 오래 끓이더라도 용기나 고기 수프 안에 미량의 세균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안에서 세균이 자랄 확률은 매우 높다. 더군다나, “멸균”에 관한 개념이 없었던 당시로써는 그런 것을 일일이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따라서 실험에 사용하는 모든 재료를 [수프를 포함해] 멸균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위 실험은 당시로써는 [개념적 측면에서] 정말로 어려운 실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연발생설을 부정하는 일련의 실험 과정을 통해 시행착오를 반복한 파스퇴르와 그의 동료이자 스승인 존 틴달(John Tyndall)은 “생명체는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를 증명함과 동시에 의학과 과학의 혁신이라 할 수 있는 멸균법(autoclaving)법을 발견함으로써 과학에 큰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맺음말


지금까지 우리는 중세부터 파스퇴르까지 생명의 기원에 관한 여러 가지 가설에 대해 살펴봤다. 비록 파스퇴르에 이르러 자연발생설(spontaneous generation)은 그 운명을 다했지만, 다윈의 진화론을 전후하여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려는 새로운 “자연발생설”(abiogenesis)이 인간의 지성 안에서 태동했다. 포괄적인 측면에서 두 용어가 의미하는 바는 비슷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적인 spontaneous generation과 진화생물학의 abiogenesis가 의미하는 점은 분명히 다르다. 다시 말하면, spontaneous generation은 생명체가 어떤 조건에서 무작위적으로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발생할 수 있다는 비과학적 추론이자 믿음이지만, abiogenesis는 오늘날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46억 년 전 지구 탄생 이후에서 약 30억 년 전 최초의 원시적 단세포 생명체의 출현 사이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생명체가 자발적으로 출현해야 함을 뜻한다 [1]. 물론, “자발적”이라고 해서 흙에서 지렁이가 출현하고 썩은 고기에서 구더기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머나먼 화학적∙물리적 여정일 뿐이다. 다음번에는 파스퇴르 이후 생명과학에서 다루는 생명의 기원에 관한 여러 가설에 대해 살피도록 하자.


참고 문헌


[1] Spontaneous generation. Wikipedia. [링크]
[2] Francesco Redi. Wikipedia. [링크]
[3] Pier Antonio Micheli. Wikipedia. [링크]
[4] John Needham. Wikipedia. [링크]
[5] Lazzaro Spallanzani. Wikipedia. [링크]
[6] Louis Pasteur. Wikipedia.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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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의 자연발생설



  

그림 1. (왼쪽) 프랑스 화가 필립 드 샹파뉴(Philippe de Champaigne, 1602~1674년)가 그린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초상화 [출처: Wikipedia]. (가운데) 『신국론』의 첫 페이지 [출처: Wikipedia]. (오른쪽) 『창세기의 문자적 의미』 [출처: Flavin's Corner].



성(聖) 아우구스티누스(Sanctus Aurelius Augustinus Hipponensis, 354~430년)는 4세기 무렵인 후기 로마 제국 시절에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활동한 신학자로, 가톨릭에서는 4대 교부(theological father, 敎父) 중 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 [1] [그림 1, 왼쪽]. 하지만 기독교의 역사적 대부이자 대학자로 알려진 아우구스티누스도 처음부터 기독교 신자는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가 북아프리카 출신의 이교도이긴 했지만] 그의 어머니가 심지어 독실한 [당시 기독교 신자는 대부분 독실(!)했다고 한다] 기독교 신자였음에도 말이다.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던 20대의 한 유형이라고나 할까? 철학적 사고에 심취해 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젊은 시절 한 여성과 동거를 하면서 [세속적 의미의 결혼은 아니었던 모양이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아이를 하나 두기도 했고, 당시엔 [초기 기독교보다도] 체계적 이론을 정립하고 있었던 마니교(摩尼敎)에 심취해 10년간 신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니교의 교리 자체에 내재한 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마니교 신도와의 갈등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는 마니교에서 뛰쳐나왔으며 플라톤 철학에 심취하기도 했다. 그렇게 젊은 시절을 다양한 철학적 사고 사이에서 방황(?)하며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그리스 철학과 수사학에 능하며 서방 교회의 4대 교부 중 한 명인 [능력자] 밀라노 주교 암브로시우스(Sanctus Aurelius Ambrosius, 330~397년)를 만나면서 그는 본격적인 기독교인의 삶을 살게 되었다 [2].


마니교와 귀의했었던 경험과 그리스 철학을 공부했던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의 기독교 교리에는 기독교적인 색채보다는 [기독교 입장에서는] 이교도적인 분위기를 풍겼으며, 플라톤적인 철학을 공부한 아우구스티누스 덕분에 기독교 교리는 암브로시우스에 이후 한 층 더 강화되고 체계적인 형태를 띠게 되었다 [3]. 특히, 세상이 빛과 어둠의 투쟁으로 창조되었다는 마니교의 이원론(二元論)적 영향으로 성경 내용 가운데 유달리 구약성경 창세기 부분의 천지창조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 그가 제시한 기독교 철학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저술에서 창조 과정을 묘사할 때, 공인된 성경보다는 성경 외전(Apocrypha)을 탐독하는 경향이 강했다 [3].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창조 과정을 설명할 때,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리스토텔레스 등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은] 당대의 주류 과학이론인 자연발생설과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론인 천동설(geocentricism)에 맞춰 설명하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이다 [3]. 그가 그리스 과학에 대해 얼마만큼 조예가 깊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플라톤 등 다양한 철학자의 이론을 공부했다는 역사적 사실로 짐작하건대, 그가 어느 정도 그리스적 우주론과 과학관에 어느 정도 식견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그의 유명한 두 저작 『신국론(De civitate dei)』과 『창세기의 문자적 의미(De Genesi ad litteram)』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구약성경 창세기 1장 20절인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물에는 생물 떼가 번성하고 새들은 땅 위 하늘에서 날아다니라 말씀하셨습니다”를 인용하면서 지속적 창조를 가능케 하는 신의 칙령으로써 자연발생의 가능성을 자주 논의했다 [4, 5] [그림 1, 가운데와 오른쪽]. 이렇듯, 고대 그리스 때 비롯되었고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어느 정도 정립된 자연발생의 원리는 중세에 이르렀을 때 종교적 권위가 더해져 당대에 무시 못할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흰뺨기러기(barnacle goose) 그리고 조개삿갓(goose barnacle)


서기 5세기경부터 시작된 로마 제국의 쇠락과 1054년 동∙서 교회의 분리 시기 동안에 유럽에서 그리스 과학의 영향력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례에서 살핀 대로 자연발생과 천동설을 포함한 당대 과학의 원리 몇 가지는 종교적 믿음과 권위가 어우러져 그 영향력이 한 층 더 강화되고 오랫동안 지속했다. 그러한 믿음 가운데 일부는 성경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교회에 예속된 성직자의 권위가 더해지면서 공고해진 때도 있었다.



 

그림 2. (왼쪽) Branta leucopsis란 학명의 흰뺨기러기(barnacle goose)와 [출처: Wikipedia] (오른쪽) 페둔쿨라타목(order Pedunculata)에 속하는 갑각류인 Lepas anatifera란 학명의 조개삿갓(goose barnacle) [출처: Wikipedia]. 생김새와 계통발생의 기원이 전혀 다른 두 생명체는 한때 같은 기원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한 예 가운데 하나로 “barnacle goose”와 “goose barnacle”을 들 수 있다. ‘barnacle’과 ‘goose’라는 두 단어로 이루어진 단어가 가리키는 대상은 분명 다른데, 전자는 한국어로 Branta leucopsis란 학명의 “흰뺨기러기”며, 후자는 페둔쿨라타목(order Pedunculata)에 속하는 갑각류인 Lepas anatifera란 학명의 “조개삿갓”이다 [11, 12] [그림 2]. 계통적 기원이 다른 두 생명체가 단어 배열만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된 경위는 분명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 이름의 기원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연구나 헤로도토스의 서사시 등을 포함한 고대 그리스의 유산에서 비롯하지 않았단 사실이다 [7]. 대신, 이 분야를 연구하는 어떤 학자는 두 단어의 기원이 1) 11세기 무렵 다미엔 신부(Father Damien)라고 알려진 인물이 "조류는 인도의 실론 섬에서 그렇듯이 나무에서 만들어진다"라는 묘사와, 2) 유대교 신비주의인 카발라(Kabbalah)의 경전이며 13세기경에 제작되었다고 알려진 『조하르(Zohar)』에 나와 있는 "랍비 아바(Abba)가 조류가 부화하는 열매가 달린 나무를 봤다"란 문구라고 생각한다 [7] [그림 3]. 그 기원이 어떻든, “barnacle goose”와 “goose barnacle”에 관한 신화는 6~7세기 동안 전 유럽을 풍미했는데, 거기에는 [오늘날 관점에서는 말도 안 되는] 과학적인 근거, 종교적인 믿음, 그리고 어느 정도는 세속적인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



그림 3. (왼쪽) 영국의 식물학자인 존 제라드(John Gerard, 1545~1611년)가 1597년에 저술한 『Herball』, 또는 『Generall Historie of Plantes』란 제목의 책에 그려진 삽화. 이 그림은 조개삿갓에서 흰뺨기러기가 태어난다는 고대의 믿음을 묘사하고 있다. 식물을 소개하는 이 책에서 조개삿갓과 흰뺨기러기기를 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오른쪽) 왼쪽의 그림을 현대적으로 다시 재현해 낸 그림 [출처: Sea Rescue].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들 두 생명체의 계통적 기원과 외형이 엄청나게 다를지라도, 당시 사람의 눈엔 이들 두 생명체의 모습이 얼핏 비슷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그림 3의 왼쪽에 나와 있는 흰뺨기러기와 그림 4의 조개삿갓을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조개삿갓 껍질은 흰뺨기러기의 무늬 양식과 비슷하며, 조개의 극모(cirrhus, 棘毛)는 새의 깃털처럼 보인다. 어떤 기록자는 조개삿갓의 극모가 어린 흰뺨기러기의 물갈퀴 발가락을 닮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7].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다시 유럽인 중에 그 누구도 흰뺨기러기의 어린 개체를 관찰한 적이 없다. 그런데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흰뺨기러기는 여름에 북극 인근의 툰드라 지역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며 겨울에는 유럽과 프랑스를 포함한 북반구 남쪽으로 이동하는 철새이기 때문이다 [11]. 따라서 성체가 새끼를 낳고, 새끼가 나중에 자라서 또 새끼를 낳는다는 당연한 상식을 체득하고 있던 사람에게 새끼의 모습이라고는 눈 씻고 둘러봐도 찾아볼 수 없었던 흰뺨기러기의 생활은 매우 이상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따라서 새가 이동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을지라도, “새끼를 낳지 않는” 흰뺨기러기가 어떻게 해안 연안에 매년 주기적으로 출몰하는지 알 수 없었던 당시 유럽인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한정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흰뺨기러기가 [당대 유럽인이 생각하기에 모양도 매우 비슷한] 이들 조개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었다면, 현대적 과학 지식이 전무한 사람의 눈에 흰뺨기러기는 마치 조개삿갓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림 4. 조개삿갓을 개체 하나를 확대해서 나타낸 그림. 얼핏 봤을 때, 조개삿갓 껍질은 흰뺨기러기의 무늬 양식과 비슷하며, 조개의 극모(cirrhus, 棘毛)는 새의 깃털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흰뺨기러기가 이들 조개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었다면, 현대적 과학 지식이 전무한 당대 사람의 눈에 흰뺨기러기는 마치 조개삿갓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출처: Arkive].



일례로, 1188년에 아일랜드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성직자이자 브레콘(Brecon)의 부주교인 웨일스(Wales)의 제럴드(Gerald of Wales 또는 라틴어로 Giraldus Cambrensis, 1146~1223년)는 아일랜드에서 조개삿갓이 엄청나게 붙어 있는 통나무 위에 흰뺨기러기가 서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음을 그의 여행기에 기록했다 [6]. 게다가, 제럴드 부주교는 흰뺨기러기의 비자연적인 발생이 성경에서 말하는 무원죄 잉태설(Immaculate Conception, 無原罪孕胎設)의 증거라고 믿었다 [13, 6]. 그 근거는 꽤 종교적이다. “인간의 첫 번째 탄생은 남자와 여자 없이 신이 자신의 형상을 본떠 아담(Adam)을 만든 것이 시작이며, 두 번째 탄생은 여자 없이 아담의 갈비뼈에서 이브(Eve)를 만든 것이며, 세 번째 탄생은 원죄를 떠안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남자와 여자의 결함으로 원죄가 대물림하는 인간이 태어나는 것이지만, 네 번째는 남자 없이 성모 마리아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것으로 그 자체로 원죄가 끊기는 대격변이다. 그런데 그 어떤 성적 결합 없이 삿갓조개에서 흰뺨기러기가 태어난다. 이것이야말로 원죄 없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예수의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6] 우리의 제럴드 신부가 갑각류의 유성생식을 알았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겠지만, 당대의 지적 수준에서 [그것도 종교가 지배하는 중세시대에서] 이런 식의 해석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제럴드 신부의 주장은 당대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로저 베이컨(Roger Bacon, 1214~1294년)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및 과학에 조예가 깊었던 가톨릭교 성인인 대(大) 알베르투스 (Saint Albertus Magnus, 1193? 또는 1206?~1280) 등의 인물에게 조롱과 비판을 받긴 했지만 [7], 그의 주장이 이후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특히, 흰뺨기러기가 조개삿갓에서 발생한다는 굳건한 믿음은 예수의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광야에서 금식하고 시험받은 그리스도의 수난을 되살리기 위하여 단식과 속죄를 하는 종교적 절기인 사순절(Lent, 四旬節)에 행해진 단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과는 달리, 초기 기독교 교회에서는 사순절을 매우 엄격하게 지켰는데, 하루에 한 끼, 저녁은 먹되 채소는 가능하며, 생선과 달걀을 제외한 육류는 먹는 것을 엄격히 금지했다. 후대에는 이러한 엄격함이 어느 정도 완화되긴 했지만, 적어도 성직자나 수도승 집단 안에서는 이러한 엄격함이 상당히 오랫동안 유지되었다. 그런데 흰뺨기러기가 조개삿갓에서 태어난다는 주장은 바로 이 부분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제럴드 부주교의 주장을 계기로 당시 교황의 권위가 덜 미친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성직자 사이에서는 조개삿갓에서 태어난 흰뺨기러기는 조류가 아니라는 [세속적이며 전혀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믿음이 팽배했고, 사순절에는 돼지, 소고기, 양고기, 가금류 등을 먹지만 않으면 되므로, “흰뺨기러기는 가금류도 생선도 아니다”라는 당대의 상식 아닌 상식을 근거로 이들 지역의 성직자는 사순절에도 태연하게 육류인 흰뺨기러기를 섭취했다. 이에 격분한 교황 이노센트 3세(Pope Innocent III)는 “사순절 동안 흰뺨기러기 섭취를 금지한다”는 교황령을 1215년에 공표한 적도 있었다 [7].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흰뺨기러기의 조개삿갓 기원설”은 17세기에 들어서면서 기각되기 시작했지만, 그 가설에 대한 과학적 권위는 영국 왕립학회(the Royal Society)가 설립되었어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심지어, 왕립학회의 초대 회장이었던 로버트 모레이 경(Sir Robert Moray)이 학회 공식 모임에서 “자신은 조개삿갓의 껍질 안에서 흰뺨기러기를 닮은 생명체를 발견했으며, 흰뺨기러기는 조개삿갓의 변태(metamorphosis, 變態)로 탄생한다”라고 발표하는 일도 있었다 [7]. 결국, 이러한 믿음은 호기심 많은 일단의 박물학자 집단이 조개삿갓의 해부학적 구조를 세심히 밝히면서, 조개삿갓의 구조가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흰뺨기러기와 별로 닮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급격히 힘을 잃었으며, 나중에 흰뺨기러기의 계절성 이동이 자세히 연구되면서 “barnacle goose가 goose barnacle에서 태어난다”는 주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었다.


르네상스 시대의 생명관 ― 반 헬몬트 그리고 슈밤머담


아랍어로 번역된 고대 그리스의 철학이 라틴어로 재번역되면서 서유럽으로 소개된 적이 있었지만, 비잔틴 제국의 멸망으로 당시 그리스에 거주하고 있었던 많은 학자가 이탈리아 등지로 대거 망명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된 14~17세기 있었던 르네상스(Renaissance)의 영향으로 유럽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시 말하면, 로마 제국의 실용성과 중세라는 [그리스 문화의 처지에서 보면] 암흑기로 한동안 잊혀졌던 고대 그리스의 흔적이 중세의 시작을 있게 했던 비잔틴의 멸망으로 말미암아 재발견됨으로써 유럽은 중세에서 벗어나 바야흐로 근대로 향하는 여정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르네상스의 영향을 실로 지대했으며, 과학도 르네상스의 은총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사고방식이 단번에 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과학이 [또는 과학적 관찰이] 진보와 변혁의 대표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기저에 깔린 도그마(dogma)는 쉽사리 변하지 않으며, 때론 엄청나게 보수적이다. 하지만 변화의 흐름은 알 수 없는 방향에서 감지되기 마련이다.


네덜란드 출신의 화학자이자, 생리학자이자 의사인 얀 밥티스타 반 헬몬트(Jan Baptista van Helmont, 1579~1644년)는 화학 분야와 관련된 많은 발견과 그리스어 chaos에서 유래한 ‘gas’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연발생”을 입증한(?) 실험을 기록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10]. “입증한”이란 단어를 썼다고 해서 혼동하진 말길 바란다. 중요한 것은 “입증했음”을 “기록”만 했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그의 실험노트에 기록한 방법으로 자연발생을 입증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의 실험 노트에 기재된 “자연발생”을 재현하는 방법은 약간 오컬트적인 분위기[라고 쓰며 사기라고 읽는]가 풍기긴 하지만, 그래도 레시피는 꽤 상세히 적어놨다. 예를 들어, 쥐는 “흙을 묻힌 천 조각에 밀알을 넣고 21일간 보관하면” 만들 수 있으며, 전갈은 “벽돌 두 장 사이에 [허브의 한 종류인] 바질(basil)을 넣고 햇빛을 쪼이면” 만들 수 있다 [10]. 어쨌거나 그의 실험 노트에 적힌 내용이며, 자신은 이 방법으로 죄와 전갈 등을 만들었다고 “실험 노트”에 적어놨다. 뭔가 냄새가 풍기긴 하지만, 이 노트 덕분에 그는 나름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연발생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첫 인물이 되었음은 틀림없다.



 

그림 5. (왼쪽) 슈밤머담의 1669년 저술인 『곤충의 자연사(Historia Insectorum Generalis 또는 The Natural History of Insects)』에 수록된 모기의 삽화. (오른쪽) 슈밤머담이 개구리 뒷다리 근육에서 신경 섬유를 추출할 때 사용한 실험 도구 [출처: Wikipedia].



자연발생설을 실험적(?)으로 지지한 반 헬몬트와는 달리, 자연발생설을 정면으로 부정한 사람이 있었다. 17세기의 네덜란드 자연철학자인 얀 슈밤머담(Jan Swammerdam, 1637~1680년)은 곤충 해부를 통해 곤충에는 알, 애벌레, 번데기, 성체와 같은 다양한 생활 형태가 있음을 발견했으며, 그의 전문 분야는 아니었지만 동물 해부학 분야에 [특히, 실험적 기법에서] 중요한 이바지를 했다고 알려졌다 [8] [그림 5]. 이것 이외에도 그는 해부와 현미경을 통한 관찰로 생명 현상에 관한 많은 것을 관찰했지만, 흥미롭게도 그는 아리스토텔레스 이후로 당시까지 [기독교 성직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받아들였던 자연발생을 [극단적으로] 부정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 얼핏 보면, 그의 반(反) 자연발생적 입장은 그가 이룩한 과학적 관찰을 토대로 형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자연발생을 부정하는 그의 지론은 오로지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했는데, 자연발생설은 그에게 “임의성과 무계획성을 대표하며 신의 뜻을 대변하지 않는 무신론적 의견”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8]. [몇몇 예외가 있긴 하지만] 유럽의 박물학자/자연철학자 대부분이 그랬듯이 “자연을 연구하는 행위”는 “신의 위대함을 밝히는 과정”이며, 특히 그에게 과학의 목적은 경건함 그 자체였다. 역설적이게도, 그의 신앙심이 과학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이유가 되었다면, 과학을 그만둔 이유도 순전히 그의 신앙심에서 비롯했다 [8]. [정확한 이유는 불명이며 실제로도 그가 과학 연구를 그만뒀는지 의문이지만] 말년에 그는 벨기에 북부 출신의 신비주의자이자 종말론자인 앙트와네트 부르귀뇽(Antoinette Bourignon)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1675년 [공식적으로는] 연구를 그만두고 오로지 영적∙종교적 문제에 헌신했다고 알려졌다 [8, 9].


맺음말


지금까지 중세 기독교 사상에서 나타나는 생명 발생에 관한 이론과 에피소드 그리고 중세 일부 시기에 몇몇 자연철학자가 제기한 생명관에 대해 살펴봤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도 가장 우세한 이론은 “자연발생설”이었지만, 르네상스로 접어들면서 “생명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주장에는 미세한 균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 르네상스를 지나 세상 사람들이 [전혀 혁명처럼 보이지 않는] 과학혁명의 시기라 일컫는 때를 지나면서 상황은 돌변하기 시작했다. 다음번에는 자연발생설이 실험적으로 어떻게 기각되는지를 살피도록 하겠다.


참고 문헌


[1] Augustine of Hippo. Wikipedia. [링크]
[2] 3세기 초 마니가 조로아스터교에 기독교, 불교 및 바빌로니아의 원시 신앙을 가미하여 만든 자연 종교의 하나. 선은 광명이고 악은 암흑이라는 이원설을 제창하고 채식(菜食), 불음(不淫), 단식(斷食), 정신(淨身), 예배 따위를 중요하게 여겼다. 마니의 처형과 함께 페르시아에서는 박해를 받았으나, 지중해와 중국에까지 퍼져 14세기까지 번성하였다. [출처: 네이버 사전] [자세한 내용은 Wikipedia의 마니교(Manichaeism)를 참조하시오.]
[3] Lavallee L. 1989. Augustine on the Creation Days. Journal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32: 457-464. [링크]
[4] 『De Civitate Dei contra Paganos (The City of God)』 Aurelius Augustinus Hipponensis. University of Virginia Library. [링크]
[5] 『De Genesi ad litteram (The Literal Meaning of Genesis)』 Aurelius Augustinus Hipponensis. Holy Cross. [링크]
[6] Giraldus Cambrensis (1188). Topographia Hiberniae. [링크]
[7] 『Diversion of a Naturalist』. 「XIV. The History of the Barnacle and the Goose」. Sir Edwin Ray Lankester. Ayer Publishing. 1915. pp. 118–119. [링크]
[8] Jan Swammerdam. Wikipedia. [링크]
[9] Antoinette Bourignon. Wikipedia. [링크]
[10] Jan Baptist van Helmont. Wikipedia. [링크]
[11] Barnacle goose. Wikipedia. [링크]
[12] Goose barnacle. Wikipedia. [링크]
[13] Spontaneous generation. Wikipedia.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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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1)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2)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3)


4.5 진화적 추세



그림 4.16 말과(family Equidae)의 신체 질량 진화. (A) 지질시대에 대해 도표로 나타낸 40종에 달하는 말의 추정된 신체 질량. 말과의 진화 역사를 통틀어 소형 종이 일부 출현했더라도 평균 몸 크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증가했다. (B) 지질학적 절(age, 節) 사이의 중앙점에 대해 도표로 나타낸 조상 말과 후손 말의 여러 쌍 사이에서 나타나는 신체 질량의 속도와 방향. 대부분 혈통은 질량이 증가했지만 [붉은색 원], 일부는 감소했다 [검은색 원]. [After MacFadden 1986.]



화석기록은 진화적 추세에 대한 많은 예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말과(family Equidae)의 구성원 사이에서 평균 몸 크기는 거의 5천만 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그림 4.16A]. 흔히, 일부 혈통은 전반적인 경향에 반하는 역전을 겪는데, 일부 말과 혈통의 몸 크기에서도 이런 사례가 나타난다 [그림 4.16B]. 어떤 진화적 변화는 절대 역전되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모르가누코돈 이후 줄곧 포유류는 하나의 아래턱뼈를 가졌으며 조상상태인 많은 뼈로 이루어진 아래턱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다.


진화적 변화는 절대 역전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더라도, 역진화가 불가능한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일부 형질은 단순히 이득이 되거나 필요했으므로 역전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타조나 펭귄 같은 날지 못하는 새조차도 단열 효과(斷熱效果)와 성적∙사회적 과시 행동을 위한 사용 때문에 깃털을 가진다. 대부분의 척추동물에서 척삭(脊索)은 초기 배아 발달 과정에서 나타난 이후 퇴화하지만, 중추 신경계 발달을 유도하기 때문에 배아에서 유지된다. 루퍼트 리들(Rupert Riedl)은 발달과 적절한 기능을 위해 [타조와 펭귄의 날개, 그리고 척추동물의 척삭 같은] 그러한 형질에 의존하는 다른 형질이 (burden)이 되어 이들을 바로 그 형질이 떠안는다고 제안했다 [Riedl 1978]. 물론, 일부 변화는 몇몇 형질의 발생적 토대가 진화 과정 중에 사라졌기 때문에 실제로 비가역적일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복잡한 형질은 한 번 사라지면 되찾을 가능성이 희박한데, 이러한 원리를 돌로의 법칙(Dollo’s law)이라고 한다.



그림 4.17 평행적 추세(parallel trend, 平行的趨勢). 신생대 동안 발라노모프 따개비(balanomorph barnacle)의 몇몇 독립적인 혈통에서 껍질 판 수의 감소가 나타난다 [그림 3.5 참조]. 세로축은 시간이 아니라 구조의 등급(grade of organization)[즉, 껍질 판의 개수]를 나타낸다. 이 그림은 찰스 다윈의 따개비에 관한 광범위한 연구에서 발췌했다. [After Palmer 1982; drawings by G. Sowerby, from Darwin 1854.]



화석기록에 담긴 많은 분류군은 평행적 추세(parallel trend, 平行的趨勢)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말과는 평균 몸 크기가 증가했던 많은 동물 분기군 중 하나일 뿐인데, 이러한 일반화를 코프의 법칙(Cope’s rule)이라고 한다. 많은 혈통은 종종 등급(grade)이라 불리는 비슷한 단계를 거쳐 진화한다. 예를 들어, 백악기에 처음 출현한 발라노모프 따개비(balanomorph barnacle)는 조금씩 겹치는 많은 판으로 이루어진 원추형 골격으로 둘러싸여 있다. 조상형은 여덟 판의 형태지만, 신생대 들어서 발라노모프 따개비가 다양화함에 따라 여덟 판을 가진 속(屬)의 비율은 점자 감소하고 더 적은 수의 판을 가진 따개비의 비율이 증가했다. 몇몇 혈통은 독립적으로 여섯 판, 네 판, 그리고 심지어 단일 판의 등급을 거쳐 진화했다 [그림 4.17] 따라서 더 적은 판을 가진 껍질과 그 결과로 나타난 판 사이의 취약한 연결선의 감소 덕분에 포식자 달팽이에 대한 보호가 더욱 강화되었을 것이다 [Palmer 1982].


4.6 단속평형


비록 여기에서는 중간상태를 거치는 점진적 변천의 고생물학적 예를 설명했지만, 이러한 종류의 변천이 화석기록에서 결코 보편적으로 발견되지는 않는다. 많은 상위 분류군의 진화에서 중간단계는 아직 안 알려졌으며 화석기록의 가까이 연관된 많은 종은 더 작지만 뚜렷한 간극으로 분리된다. 많은 고생물학자는 다윈의 의견처럼 이러한 간극이 화석기록의 엄청난 불완전함 때문에 나타난다고 말한다. 그런데 닐스 엘드리지(Niles Eldredge)와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는 1972년에 좀 더 복잡하고 더더욱 논쟁적인 설명인 소위 단속평형(punctuated equilibrium, 斷續平衡)을 제안했다 [Eldredge and Gould 1972]. 그들의 가설은 상위 분류군이 아니라 계통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종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적용된다.



그림 4.18 가상적인 화석 집합에 적용된 세 가지 진화 모델. (A) 서로 다른 시기에 기록된 화석 형질에 대한 가상의 수치. 이 자료는 B~D에 나와 있는 어떤 모델과도 들어맞을 수 있다. (B) 전통적인 “계통적 점진주의” 모델. (C) 새로운 종에서 형태 변화가 나타나는 엘드리지와 굴드의 “단속평형” 모델. 비록 빠르긴 하지만, 삽화에 나타낸 대로 형태 진화는 여전히 점진적이다. 맘그렌(Malmgren)과 그의 동료가 제시한 “단속 점진주의” 모델. [Malmgren et al. 1983.]



“단속평형”은 화석기록에 나타난 변화의 양식과 진화과정에 관한 가설 모두를 언급한다. 엘드리지와 굴드에 따르면, 공통적인 진화 양식은 어떤 종이 아주 오랫동안 미미하거나 전혀 변하지 않는 상태에 있다가 그러한 “평형” 상태가 다른 상태로 빨리 변화함으로써 중단되는 상황인데, 이러한 상태를 빠른 변화로 “단속되는”(punctuated) 정체(stasis, 停滯)라고 부른다 [그림 4.18A]. 그들은 느리게 점차 증가하는 변화라는 전통적 관점을 계통적 점진주의(phyletic gradualism, 系統的漸進主義)라 부르면서 이 관점을 자신들이 제시한 단속평형적 진화 양식과 대조시켰다 [그림 4.18B].



그림 4.19 계통적 점진주의: 초식성 들쥐인 미모미스속(Mimomys)의 어금니에서 나타나는 변화. 풀은 어금니 표면을 닳게 하므로 에나멜질[분홍색]과 백악질(cement, 白堊質)[갈색]로 이빨 표면에 연마융선(硏磨隆線)을 형성해 이빨을 길게 하는 것이 이롭다. 이들 몇 가지 형질에서 나타나는 변화 지수는 1백50만 년 이상 동안에 걸쳐 일어난 이빨 길이의 점진적 변화를 나타낸다. 가로 막대는 수직 눈금으로 표시된 평균 근처의 변이를 나타낸다. 에나멜질, 백악질 그리고 이빨 길이는 모두 증가했다. [After Chaline and Laurin 1986.]





그림 4.20 단속평형: 태형동물류(笞刑動物類)의 한 혈통인 메트라답도토스속(Metrarabdotos)의 계통과 시간적 분포. 점 사이의 수평 거리는 표본 사이의 형태적 차이의 정도를 나타낸다. 새롭지만 다소 안정된 형태로 갑작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양식이다. [After Cheetham 1987; photos courtesy by Alan Cheetham.]



화석기록은 점진적 양식과 단속적 양식 모두에 대한 예를 제공한다. 계통적 점진주의로 특별히 잘 기록된 예는 선신세 후기와 홍적세에 걸쳐 살았던 초식성 들쥐(Mimomys occitanus) 혈통에서 나타나는 어금니 변화다 [그림 4.19]. 이 설치류의 몇몇 어금니 형질은 유럽 전역에서 지향적으로 변화했는데, 이것은 개체군 사이의 유전자 확산(gene flow, 遺傳子擴散)으로 전체 종에서 이빨 높이가 증가하는 선택이 전체적으로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Chaline and Laurin 1986].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끼동물”(bryozoan 또는 moss animal)로도 알려진] 중신세 태형동물류(ectoprocts, 笞刑動物類)의 속(屬)인 메트라랍도토스(Metrarabdotos)는 명백히 단속평형 양식을 나타낸다 [그림 4.20; Cheetham 1987]. 종은 수백만 년 동안 별 변화 없이 지속하지만, 새로운 종이 명백한 중간형태 없이도 갑자기 출현한다.


엘드리지와 굴드가 소개했던 가설은 형질은 주로 실제 종분화(speciation, 種分化), 즉 조상 종이 두 종으로 분지하는 것과 맞물려 진화한다는 내용이다 [그림 4.18C]. 그들의 가설은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가 1954년에 제안한 “창시자 효과 종분화”(founder-effect speciation) 또는 “근소적 종분화”(peripatric speciation)로 알려진 모델에 기초했는데, 마이어의 모델은 16장에서 살피도록 하겠다. 그 모델의 요지는 어떤 종이 조상 종과 분리된 작은 개체군에서 진화해서 완전히 형성되고 난 다음에 이들에 대한 화석 표본이 발견되는 지역으로 이주했기 때문에 새로운 종이 화석기록에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다. 이들 종이 겪은 진화적 변화는 점진적일 수도 있지만, 변화는 빨랐고 “무대 밖에서” 일어났다.



그림 4.21 유공충 혈통인 글로보로탈리아속(Globorotalia)의 껍질 형태 진화로 설명되는 “단속 점진주의”. [위쪽] 홍적세 후기, [가운데] 선신세 초기, 그리고 [아래쪽] 중신세 후기의 글로보로탈리아 표본의 측면과 가장자리 모습이 오른쪽에 나와 있다. 그래프에서 형태의 수학적 지표를 화석 표본의 연대에 따라 도표로 나타냈다. 이 혈통에서 종분화가 일어났다는 증거는 없다. [After Malmgren et al. 1983; photos courtesy of B. Malmgren.]



종분화를 겪고 있는 개체군을 제외하면 형태적 형질은 일반적으로 내적인 유전적 “제약” 때문에 진화할 수 없다고 제안하지 않았더라면, 엘드리지와 굴드의 가설은 그렇게 논란이 많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제의는 현존하는 종의 개체군에서 얻은 상당한 증거와 모순되므로 [9장과 13장 참조], 진화적 변화에는 종분화가 있어야 한다는 엘드리지와 굴드의 가설은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더욱이, 화석기록에는 종분화를 겪지 않는 개체군의 오랫동안 안정한 상태 사이에서도 형질은 진화할 수 있다고 나타난다 [그림 4.18D]. 단속 점진주의(punctuated gradualism, 斷續漸進主義)라고 불렸던 이러한 양식은 유공충류(foraminiferans, 有孔蟲類)라고 불리는 껍질을 가지는 풍부한 원생생물의 자세한 화석기록으로 설명된다 [그림 4.21]. 단속(punctuation, 斷續)과 정체가 화석기록에서 가장 흔한 양식인지 [Gould and Eldredge 1993] 또는 아닌지는 [Levinton 2001]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4.7 진화의 속도



그림 4.22 (A) 이상적인 정규 빈도 분포에서 표준편차[s]는 전체 개체군의 68%가 평균[x]의 ±1s 내에 위치하는 값이다. 평균을 기준으로 개체군의 95%는 ±2s 내에 위치하며, 99.7%는 ±3s 내에 위치한다. (B) “원래” 빈도 분포의 표준편차가 주어졌을 때 [검은색 곡선],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분포는 ±0.25s에 위치하고 파란색 선으로 나타낸 분포는 ±0.5s에 위치하며, 각각의 평균은 원래 빈도 분포의 평균에서 떨어져 위치한다. 이러한 평균의 변화가 단지 한 세대에 동안 일어난다면, 평균 형질의 진화속도는 각각 0.25홀데인 또는 0.5홀데인이 될 것이다.



진화적 변화의 속도는 형질 사이에서, 진화하는 혈통 사이에서, 그리고 같은 혈통 내에서 시간에 따라 다양하다. 누군가는 말의 이빨 길이가 백만 년 당 몇 밀리미터(mm)로 변한다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원래 이빨 길이가 50밀리미터일 때보다 5밀리미터일 때 1밀리미터의 증가는 훨씬 더 큰 변화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진화속도는 원래 측정값의 척도보다는 그 수치의 로그 값을 사용함으로써 절대적이 아닌 비례적인 변화 측면에서 보통 설명된다. 진화 종합(evolutionary synthesis, 進化綜合)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존 홀데인(John Burdon Sanderson)은 백만 년 당 [자연로그의 밑인] 2.718배만큼의 변화로 정의되는 다윈(darwin)이라 명명한 진화속도의 측정 단위를 제안했다. 그러나 다윈에는 몇 가지 약점이 있으므로 요즘은 고생물학자인 필립 징거리치(Philip Gingerich)가 홀데인(holdane)이라고 명명한 단위인 세대마다 변하는 형질 평균의 표준편차로 진화속도를 측정하려는 경향이 있다. [표준편차는 개체군 내 변이의 양에 대한 척도다. 그림 4.22A와 9장의 Box 9B를 참조하라.]



그림 4.23 말과 초기 구성원인 시신세 히라코테리움속의 첫째 어금니 크기 [또는 표면적] 진화. (A) 측정점은 암석의 층위 단면도(stratigraphic section, 層位斷面圖)의 깊이에 대해 도표로 나타낸 개별 표본의 형질 값을 나타낸다. [더 짙은 점은 같은 측정값을 나타내는 많은 종을 가리킨다.] H. grangeri는 약 65만 년 동안 [1,520m에서 1,760m의 지층까지] 펼쳐져 있으며, 다른 종인 H. aemulor로 분류될 만큼 아주 다른 형태로 갑작스럽게 진화했다. (B) 한 세대의 시기를 2년으로 가정했을 때, 어금니 크기의 진화속도를 시간 간격 범위로 구분되는 측정점에 대해 계산하고, [홀데인으로 표시된] 이 속도의 로그 값을 로그 간격에 따라 도표로 나타냈다. 더 긴 시간 간격에 대해 계산한 속도일수록 크기는 더 작으며, [짙은 영역으로 나타낸 신뢰 구간을 가진] 이러한 관계의 기울기에서 한 세대의 진화적 변화에 대한 속도가 -0.648로그 홀데인 또는 0.225홀데인임을 알 수 있다. [After Gingerich 1993.]



형질의 진화속도가 연대 측정된 화석의 조상-후손 순서에 대해 측정되었을 때, 가장 놀라운 결과는 평균 진화속도가 대개 매우 낮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신세 초기에 살았던 말인 Hyracotherium grangeri의 첫째 어금니 크기가 조금씩 변동을 거듭할지라도 전체적인 어금니 크기는 지난 6만 5천 년 동안 매우 조금 변화했다 [그림 4.23A]. 어금니 크기 진화속도의 중앙값은 [한 세대당 2년이라고 가정한다면 약 11만 3천 세대의 중앙값 간격 동안] 약 0.0000057홀데인이다. 최대 진화속도는 [6,745세대 간격 동안] 0.00030홀데인이다 [Gingerich 1993].


이것은 매우 낮은 진화속도지만, 화석기록에서 얻은 대부분 자료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평균변화속도다. 이러한 장기적인 평균속도는 [예를 들어, 변화 없는 오랜 기간이 한바탕 빠른 변화와 번갈아 나타나는 것처럼] 진화속도가 변동을 거듭하거나, 형질이 빠르게 변동을 거듭해도 알짜 변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면 [실제로 있었던] 빠른 진화속도를 은폐할 수 있다. 속도와 방향에서 나타나는 그러한 변화는 그림 4.4에 묘사된 큰가시고기 자료와 같이 세분화해 배열한 화석기록에서 정말로 명백히 드러난다. 따라서 측정치가 짧은 시간 간격에 걸쳐 얻어졌다면 우리는 더 빠른 진화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림 4.23B]. 그러므로 진화속도를 비교하기 위해 시간 간격에 대한 속도를 도표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어금니 크기는 13,500세대를 거치는 동안 Hyracotherium grangeri에서 Hyracotherium aemulor로 0.00024홀데인의 속도로 진화했다 [그림 4.23A]. 이것은 같은 시간 간격에서 Hyracotherium grangeri 사이에서 나타나는 최대 속도보다도 더 크다 [그림 4.23B]. 이 혈통의 역사는 단속평형의 양식에 대한 예가 된다.


화석기록의 진화적 변화를 오랜 시간 간격에 걸쳐 평균으로 나타낸 알짜 변화는 몇 세기 [또는 그 이하] 동안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했거나 인간 때문에 촉발된 환경 변화로 영향받은 종에서 관찰된 속도보다 거의 변함없이 훨씬 더 낮은 속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유럽으로부터 유입된 북아메리카 집참새에서는 약 100세대를 거치면서 날개와 부리 길이가 0.024홀데인까지 변화했으며, 무환자나무 벌레(soapberry bug)는 새로 유입된 식물을 먹는 데 적응하면서 이 벌레의 부리 길이는 0.010~0.024홀데인의 속도로 증가했다 [Hendry and Kinnnison 1999; 그림 13.3 참조]. 이들 속도는 히라코테리움 종 사이의 빠른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빨의 진화속도보다 [100배로] 두 자릿수가 더 크다. 만일 특성이 수천 수백만 년 동안 한 방향으로 진화했다면, 앞에서 언급한 속도보다 더 느리다 할지라도 생명체는 지금보다 엄청나게 서로 달라졌을 것이고, 이런 측면에서 생쥐는 훨씬 전에 가장 큰 공룡[이 커진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커졌다. 진화적 변화는 매우 빠를 수 있지만, 빠른 속도가 오랫동안 유지되지는 않는다.


4.8 요약

  1. 지질학적∙생물학적 증거 모두를 통틀어 화석기록이 매우 불완전함은 명백하다. 그럼에도, 많은 진화 역사가 잘 알려졌다.
  2. 대개, 개별 종 내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세부 기록은 형질이 종종 점진적으로 진화하거나, 전반적인 변화가 거의 없이 빠르게 변동을 거듭하거나, 또는 다소 빨리 변화할 수 있음을 보인다.
  3. 양서류, 조류, 포유류, 고래류 그리고 사람속 같은 일부 상위 분류군의 기원은 화석기록에 잘 나타나 있다. 이러한 예는 개별 형질에서 모자이크 진화와 점진적 변화 둘 다 수반하는 점진적 진화를 나타낸다. 중간형태의 화석을 어떤 분류군으로 분류할지 결정하는 것은 때때로 임의적이다.
  4. 형질 형태의 변화는 때때로 기능의 주요 변화와 관계되어 있다.
  5. 계통분석으로 추론한 분류군 기원의 상대적 시기는 화석기록에 나타나는 상대적 시기와 종종 상응한다.
  6. 때때로 자연선택으로 말미암은 진화적 추세는 화석기록에서 뚜렷이 나타나지만, 그러한 추세는 연관된 혈통에서 역전될 수 있다.
  7. 종은 오랫동안 변화를 안 나타내기도 하고 [정체], 새로운 표현형으로 재빨리 변화하기도 한다. “단속평형”이라는 용어는 형태 변화는 새로운 종의 진화와 [즉, 종분화와] 연관해 나타난다는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는 가설과 앞에서 언급한 진화 양식 모두와 관련된 것이다.
  8. 진화속도는 매우 다양하다. 개별 형질은 오랜 기간으로 평균을 냈을 때 전형적으로 느린 진화속도를 나타내지만, 좀 더 세분된 화석기록은 형질에서 단기간 동안 빠른 변동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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