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Nedanderthal)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만~3만 년 전 유럽과 서아시아 일대에 살았던 멸종된 호미니드(hominid)다 [1]. 고인류학 기록으로 추정했을 때 약 20만 년 전에 현생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했고 약 4만 3천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크로마뇽인(Cro-Magnon)인이라 불리는 고대인류 화석이 유럽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을 참작한다면, 지구 역사 어느 시점에 아프리카 바깥으로 이주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후예, 특히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식으로든 현생인류와 접촉했을 것이란 사실을 상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2, 3]. 그렇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혹시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직계조상(direct ancestor, 直系祖上)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관계, 특히 네안데르탈인이 오늘날 인류의 직계조상인지는 인류학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흥미로운 관심사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이에 대한 많은 (격렬한) 논의가 오고 갔다. 그런 가운데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 형태학적 비교(morphological comparison, 形態學的比較) 연구를 근거로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되었다 [4]. (1) 네안데르탈인은 현대 유럽인의 직계조상이다. (2)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직계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대 현생인류와의 유전적 혼합, 즉 교미(交尾)를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오늘날 인류에게 전해줬을 것이다. (3)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완전히 다른 종으로 오늘날 인류에 그 어떤 유전적인 기여(genetic contribution)도 하지 않았다.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이 물음에 답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아주 먼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모든 사람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명확히 재구성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몇십 년 전 일도 제대로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한데, 하물며 몇 만 년 전 지구에서 일어난 일은 오죽할까? 그러나 제한적이며 단편적인 증거라 할지라도 차곡차곡 모아 객관적으로 분석한 다음 공정하고 신뢰할만한 수준의 분석 방법으로 당시의 상황을 논리적으로 추리해 낼 수 있다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까지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과학적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연구 사업(Neanderthal genome project)에 대한 최근 동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유전자를 직접 들여다보는 것만큼 생명 진화의 흐름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물론 화석 및 유적 발굴 등을 통한 문화사적 또는 비교해부학적 연구도 무시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인류 진화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이러한 연구 성과 덕분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고대인류 유전자 분석을 통한 과거로의 여행은—만일 우리가 그것을 확보했다고 가정할 때—전통적인 연구법으로는 쉽사리 결론 내리기 어려운 여러 가지 논쟁을 해결하는데 상당한 일조를 할 수 있다.


필자의 글은 영국 요크 대학(University of York) 마이클 호프라이터(Michael Hofreiter) 박사가 2011년도 『인간 생물학(Human Biology)』에 게재한 「인간 혈통의 초안 작성하기: 네안데르탈인 유전체는 우리에게 인류 진화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2010년도 그린의 논문에 대한 논평(Drafting Human Ancestry: What Does the Neanderthal Genome Tell Us about Hominid Evolution? Commentary on Green et al. 2010)」이라는 소개 논문(review article)을 기반으로 구성되었지만 [5], 필요하다 판단되는 경우에는 호프라이터의 논문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도 본문 안에서나 또는 참조 형식을 빌어 될 수 있으면 자세히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 이 글을 쓸 예정이다. 언제 이 여정이 끝날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연구에 관한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여러분은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가설, 즉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유전적 흐름에 대한 가설 중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가장 그럴싸한지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1. 네안데르탈인 vs. 현생인류 — 아종인가? 별종인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세 가지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의 분류학적 위치를 어디다 두느냐는 문제와도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한다. 즉, 이 논쟁은 네안데르탈인을 현생인류의 별종(distinct species, 別種)인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종(subspecies, 亞種)인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sapiens neanderthalensis)로 봐야 한다는 주장 사이의 학문적 대립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전자의 시각이 전체적으로 우세한 편이라 할 수 있다 [1]. 예를 하나 들어보자.


1999년 포르투갈(Portugal) 아브리고 도 라가 벨로(Abrigo do Lagar Velho)에서 4살 된 아이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연도 측정 결과 지금으로부터 약 2만 4천 5백 년 전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인류 아이의 화석이었다. 두아르떼(Cidália Duarte)의 발굴팀은 두개골(cranium, 頭蓋骨), 하악골(mandible, 下顎骨), 치열(dentition, 齒列) 등과 같은 아이의 유골을 비교해부학적 분석법을 동원해 자세히 분석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포르투갈 라가 벨로에서 발굴한 2만 4천5백 년 전에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4살 된 아이는 현대 유럽인과 네안데르탈인의 해부학적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아이는 고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유전적 혼합(admixture, 混合)으로 태어난 혼혈이다” [6]. 이 주장은 당시 일반적인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시각, 즉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다른 종이다” 또는 “과거 어느 시점에 현생인류는 유전적 혼합 없이 네안데르탈인을 대체했다”는 보편적인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리고 같은 연도 동일 학술지에 미국 자연사 박물관(the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관장(curator, 館長)인 고인류학자 이언 태터설(Ian Tattersall)이 (어떻게 보면 매우 냉소적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논평(Commentary, 論評)을 기고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7]. 두아르떼의 분석은 “상당히 용감하고 상상으로 가득한 해석”이지만, 고인류학자 다수가 보기에 입증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아 보인다 [the analysis by Duarte et al. of the Lagar Velho child’s skeleton is a brave and imaginative interpretation, of which it is unlikely that a majority of paleoanthropologists will consider proven]. 좋게 말해서 이런 식이지 태터설의 논평 전반은 두아르떼의 분석과 해석에 상당히 부정적이며 시니컬한 논조로 일관했다. 실제로 여기에는 중대한 오류가 하나 있다. 바로 고대인류 아이의 연령이 4세라는 사실인데, 성체가 아닌 성장 과정 중에 있는 아이를 현생인류 일반의 해부학적 특징과 비교해 어떤 결론—아이의 유골은 네안데르탈인과 고대 현생인류 사이에 잡종(hybrid, 雜種)이 있었음을 시사한다—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제법 무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것 이외에도 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의 잡종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비교해부학적 견해 몇몇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재조사 결과 전형적인 네안데르탈인 또는 현생인류의 유골을 잘못 분석해 내린 결론이거나 또는 연도 측정이 잘못 이루어져 일어난 해프닝임이 훗날 밝혀졌다 [7]. 어쨌든,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다른 종이며 잡종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 대부분 우세한 가운데 이를 더욱 뒷받침하는 유전학적 증거가 1980년대 이후 현대인류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계통분석 연구에서 다수 발표되었다. 사실 이 연구는 단순히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 또는 직계조상 여부를 파악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대인류의 기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밝히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른바, 아프리카 기원설(African origin hypothesis 또는 Out-of-Africa hypothesis)과 다지역 기원설(Multiregional origin hypothesis)로 대변되는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한 가설 중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를 판단하는데 그 의도가 할 수 있다고 하겠다 [8]. 하지만 현대인류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는 결과적으로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다른 별개의 종이며 현생인류에게 그 어떤 유전적 기여(genetic contribution)도 하지 않은 채 멸종했다”라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2. 현생인류 기원에 대한 비교유전학적 고찰


서두(序頭)에서 언급했듯이 이 글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찌 보면 삼천포로 빠지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 유전체를 논의하기 전에 현생인류 기원을 살펴보는 것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관계에 대한 어떤 객관적 판단을 내리는 데 나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전에 몇 가지 사전 설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다루는 내용 상당 부분은 유전학적 지식이 있어야만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내용을 다루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 어차피 이쪽은 내 전문 분야도 아니니 나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잠시 설명할 예정인 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예비 학습은 아주 최소한의 개념만 주로 다뤘다. 혹시라도 더 많이 알고 싶은 독자는 참고 문헌에 딸린 내용을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면 건전한(?) 지식이 필요한 법이니 명심하도록 하자.


1) 유전학이 쉬웠어요 — 본문을 이해하기 위한 유전학적 배경 지식


소제목이 이상한가? 모 광고에서 회자되는 카피라이트라 한 번 써봤다. 더불어 못하는 게 없으신 전능하신 지도자 각하도 불현듯 생각나서 “유전학이 쉬웠어요”란 표현을 한 번 써봤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유전학을 해봐서 아는데”란 표현이 적절해 보이기도 하지만, 존경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이래 봬도 난 그분을 미친 듯이 사랑한다. 왜 있잖은가? 사랑이 너무 지나치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한다고. 농담이다. 어쨌든, 유전학이 쉬울 리는 절대로 없다. 그래도 쉽다고 자기최면을 걸면 쉽지 않을까? 이것도 농담이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은가? 농담이 너무 길어지는데, 아무래도 이 글은 인류진화를 유전학적 측면에서 바라보는지라 글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진정 “유전학이 쉬웠어요”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그냥 넘어가도 좋다.


멸종한 생명체를 포함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대부분은 DNA(deoxyribonucleic acid)를 유전물질(genetic material, 遺傳物質), 즉 유전정보 매개체(媒介體)로 사용한다 [9]. 동물의 DNA는 세포핵(nucleus, 核) 안에 존재하는 핵 DNA(nuclear DNA)와 세포의 직접적 에너지원인 ATP(adenosine triphosphate) 대부분을 합성하는 세포 소기관(organelle, 細胞小器官)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안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 DNA(mitochondrial DNA 또는 줄여서 mtDNA라고 한다) 등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0]. 핵 DNA는 또한 상염색체(autosomal chromosome, 常染色體)와 성염색체(sex chromosome, 性染色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상염색체는 성별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염색체를 통상 일컬으며 인간은 모두 22쌍(전체 44개)을 가지고 있다. 성염색체는 개체(individual, 個體)의 성별을 결정하는 인자(factor, 因子)로 인간은 X와 Y 두 가지 성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XY와 XX라는 성염색체 조합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별이 각각 결정된다.


그렇다면 이들 DNA는 어떤 식으로 부모세대에서 자손세대로 전달될까?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유전(maternal inheritance, 母系遺傳)으로 성별과 관계없이 자손에게 전달된다 [11, 12]. 즉, 모든 자손은 부계 혈통이 아니라 모계 혈통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물려받는다. 따라서 어머니, 할머니, 증조할머니, 고조할머니, 고조할머니의 어머니 등등 몇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도 미토콘드리아 DNA의 조상은 오직 한 단일 계통만 존재한다. 이것은 사람이든 침팬지든 개든 식물이든 동일한 유전 현상으로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을 가진 생명체라면 예외 없이 적용되는 불변의 법칙이다. 이와는 달리 Y 염색체는 부계유전(paternal inheritance, 父系遺傳)으로 자손세대에 전달된다. 자손세대라고 해서 모든 자손에게 전해지는 것도 아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아버지의 Y 염색체는 오직 아들에게만 전달된다 [13]. 따라서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의 아버지 등등으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면 Y 염색체의 조상은 미토콘드리아와 마찬가지로 단일 계통에 도달하게 된다. 예외가 있다면 이것은 남자만 적용된다는 사실 정도다. 덧붙여 자손의 성별은 아버지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것은 정자와 난자 등의 생식세포(reproductive cell, 生殖細胞)를 형성하는 감수분열(meiosis, 減數分裂) 과정 전반을 살펴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5]. 예를 들어, 체세포분열(mitosis, 體細胞分裂)과 달리 감수분열에서는 전체 염색체 수가 반으로 나뉘어 정자와 난자 같은 딸세포(daughter cell)에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성염색체도 감수분열 과정에서 반으로 나뉘는데, XX 성염색체 쌍을 가진 여성은 오직 X 염색체만을 가진 난자를 만드는 반면, XY 성염색체 쌍을 가진 남성은 X 또는 Y 염색체를 가진 두 가지 종류의 정자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DNA와 Y 염색체 그리고 남성의 성염색체 가운데 어머니로부터 유전 받는 X 염색체를 제외하면, 여성의 두 X 염색체와 상염색체 전부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서 같은 확률로 자손에게 전달된다.


2) 현생인류 기원에 대한 두 가설 — 다지역 기원설과 아프리카 기원설


분자생물학 실험 기법이 발전하기 전에 진화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기원을 파악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론은 고고학적 증거와 비교해부학적 분석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가설과 객관적으로 유효한 해석이 많이 제안되었지만, 그만큼 가타부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격렬한 논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분자생물학·유전학 지식의 혁신적인 축적은 오랫동안 끌어왔던 논쟁을 종식하는데 상당한 일조를 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과학 기술적 혁신은 인류 기원에 대한 논쟁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물론 과거의 논쟁이 고대 그리스 희극처럼 대승적으로 마무리되면 더 큰 쓰나미가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지만 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생인류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된 가설로 다지역 기원설아프리카 기원설이라 불리는 두 가지 주장이 존재한다 [8]. 다지역 기원설의 핵심은 꽤 오래전부터 논의됐지만, 용어 자체는 1988년 인류학자 밀포드 월포프(Milford Wolpoff)가 아프리카 기원설을 반박하는 「현대인류의 기원(Modern Human Origins)」이란 제목의 논문을 『사이언스(Science)』에 기고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6, 17]. 이 가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최초의 인간종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약 2백5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전 세계로 퍼졌으며 각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고대 호모 사피엔스가 현대인류의 직접적 조상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8]. 따라서 이 가설은 아프리카에서 이주해온 호모 에렉투스 집단이 각 지역에 정착에 독자적인 진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으며,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고대 호모 사피엔스 종이 나중에 독자적으로 진화한 호모 에렉투스 종과 유전적 혼합을 거쳤을 수도 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지역에 따라 인종적 다양성이 달리 나타났을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네안데르탈인의 출현은 다지역 진화설에서 주장하는 인류 진화의 한 경향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이 가설을 확장한다면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고대인류가 오늘날 인류의 직계조상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 정확히 말하자면 월포프가 다지역 기원설을 『사이언스』에 발표하기 바로 얼마 전에 크리스 스트린져(Chris Stringer)와 피터 앤드류스(Peter Andrews)가 같은 학술지에 「현대인류 기원에 대한 유전학적 그리고 화석 증거(Genetic and Fossil Evidence for the Origin of Modern Humans)」이란 제목으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19]. 이 가설에 따르면 오늘날 현생인류, 즉 고대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직접적 조상은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 처음으로 나타났고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계속 진화해오다가, 7만~5만 년 전 사이에 아프리카 이외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해 결국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던 다른 종류의 호미니드(예를 들면 네안데르탈인이나 각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를 거듭해온 호모 에렉투스의 진화적 후손 등)를 (어떤 식으로든) 대체하게 되었다는 식이다.


일단 두 가설은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진출한 최초의 인간 종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없다. 그러나 다지역 기원설이 오늘날 현대인류가 있게 한 인류의 아프리카 대륙 외부로의 진출이 단 한 번—최초 인간 종인 호모 에렉투스의 엑소더스(Exodus)—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아프리카 기원설은 첫 번째 엑소더스가 아니라 가장 최근의 엑소더스—즉 20만 년 전 아프리카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 종의 아프리카 외부로의 진출—가 오늘날의 현대인류를 존재하게 한 궁극적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느 가설이 자연사적 진실에 가장 가까울까? 현재까지 축적된 비교해부학적·유전학적 연구 결과 대부분은 애석하게도(?)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고 있으며, 특히 현생인류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는 오늘날 지구 상에 존재하는 인간 대부분이 단일 조상 개체군에서 비롯되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초기 비교유전학 연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3) 미토콘드리아 이브설(Mitochondrial Eve hypothesis) ― 고인류학과 유전학과의 첫 만남


일반적으로 인류유전학(human genetics, 人類遺傳學)에서 미토콘드리아 이브(Mitochondria Eve)는 현생인류의 모계 쪽 가장 최근 공통조상(most recent common ancestor 또는 MRCA)을 가리킨다 [20]. 즉, 모든 현대인류는 아주 오래전에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한 명의 여성에게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물려받았음을 가리키는 상징적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명의 여성”이라는 표현을 오해하면 안 된다. 이브(그리고 뒤에서 다룰 아담이라는 용어)는 어느 특정 개인을 지칭하는 게 아닌 대상이 바뀔 수 있는 상징적 표현으로 현대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어떤 개체군(population, 個體群)에 속한 여성(들)을 뜻함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한 명이 아니라 동일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가진 개체군(집단)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 쪽 직계조상인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존재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아니, 미래에도 불가능할지 모른다. 물리학자들이여 어떻게 좀 안 되겠니? 따라서 우리는 ‘그’의 존재를 오직 엄밀한 과학적 추론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사용 가능한 가장 유용한 수단은 (이미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바로 미토콘드리아 DNA다.


일반적으로 어떤 종의 진화적인 계통사(genealogical history, 系統史) 또는 계통수(genealogical tree, 系統樹)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는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11, 21, 22]. 첫째, 미토콘드리아 DNA는 핵 DNA보다 돌연변이가 몇 배는 더 빨리 축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전자 풀(gene pool)의 다양성(diversity, 多樣性)을 파악하는데 적절하다 [23]. 두 번째,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유전으로 자손에게 전달되며 핵 DNA에서 흔히 일어나는 재조합(recombination, 再組合)이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개체군 및 종의 종류와 상관없이 서로 다른 개체(군)를 비교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24]. 셋째, 우리 몸 안에는 대략 1016개에 달하는 미토콘드리아 DNA가 존재하며, 바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핵 DNA처럼 세포 또는 조직(tissue, 組織)의 분화(differentiation, 分化) 과정에 염기서열이 뒤바뀌거나 소실될 일이 없으므로 한 개체의 모든 미토콘드리아 DNA는 원칙적으로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미토콘드리아 DNA는 매우 낮은 유효집단 크기(effective population size)를 보이며 이배체(diploid, 二倍體)로 기능하는 핵 DNA와는 달리 마치 반수체(haploid, 半數體)인 것처럼 행동한다 [25]. 요약하자면 미토콘드리아 DNA는 세대를 거듭하더라도 자체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유전자와 섞일 가능성이 없으며 오직 모계유전을 통해서만 자손세대에 전달되기 때문에, 어떤 종 또는 개체군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 (genetic relationship, 類緣關係)—특히 모계 혈통을 중심으로 한 관계—를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25].


인류학에 유전학을 접목한 최초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이브설”은 1987년과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 연구를 통해 하나의 정론으로 자리 잡았으며, 더불어 스트린져와 앤드류스가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주장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21, 22].


먼저, 「미토콘드리아 DNA와 인류의 진화(Mitochondrial DNA and human evolution)」란 제목으로 레베카 칸(Rebecca Cann), 마크 스톤킹(Mark Stoneking), 앨런 윌슨(Allan Wilson)이 1987년 『네이쳐(Nature)』에 발표한 논문은 다섯 지역의 지리적 개체군(geographic population)을 대표하는 145개의 태반(placenta, 胎盤) 표본과 두 가지 세포주(cell line, 細胞株)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해 지리적 분포에 따른 인간의 진화적 유연관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21, 26]. 이를 위해 그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 누적(accumulation of mutation) 정도를 측정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이 시퀀싱 분석법(sequencing analysis)을 통한 염기서열의 직접 조사가 힘들었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특정 염기서열의 DNA를 인식해 자를 수 있는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 制限酵素) 단백질을 이용한 지도작성법(restriction mapping)을 도입해 각 표본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 정도를 동정(同定)했고, 그 결과를 분석해 개체 사이의 돌연변이 정도와 이에 따른 진화적 유연관계를 간접적으로 분석·비교했다 [27]. 결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우므로 생략하도록 하자. 더불어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을 쉬운 말로 풀어쓰기엔 내 능력이 너무 많이 모자란다. 미안하다. 어쨌든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어떤 여성, 즉 현생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개체군에 속한 어떤 여성(들)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론에 대해 적지 않은 논란—주로 다지역 기원설을 지지하는 쪽에서 제기된 논란—이 있었다 [22]. (1) 제한효소를 이용한 간접적인 분석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전체 염기서열 변화 또는 돌연변이 정도를 반영하지 못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당시 기술 수준에서 시퀀싱 분석법으로 DNA 염기서열을 직접 분석하기란 쉽지 않았으며, 가능했다 하더라도 엄청난 비용 문제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 (2)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주장하면서도 아프리카인 미토콘드리아 DNA라며 사용한 표본 대부분은 아프리카 원주민이 아니라 실제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얻은 것이며 표본 크기[20개]도 너무 작다 [26]. (3)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 공통조상을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 계보에 위치시킬 때 사용한 중앙점 방식(midpoint method, 中央點方式)이 분석 방식으로 적절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으므로 평가를 할 수 없지만, “inferior method”라고 표현한 것을 보니 아마도 이 분석법이 별로 적절치 않은 모양이었다. (4)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 기원이 아프리카임을 추론할 때 통계적 타당성(statistical justification, 統計的妥當性)을 검증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들은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대한 MRCA의 생존 시기를 단순히 약 20만 년 전으로만 기술했지 오차범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5)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의 진화율(evolution rate, 進化率)을 산출할 때 적절한 보정(calibration, 補正)을 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침팬지와 인간 사이의 진화율 등과 같은 적절한 레퍼런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1년 『사이언스』에 「아프리카 개체군과 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진화(African Populations and the Evolution of Human Mitochondrial DNA)」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같은 그룹의 논문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보완해 좀 더 엄밀하고 정확한 결론을 내놓았다 [22]. 우선 1991년도 연구는 제한효소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분석한 1987년 연구와는 달리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서열 중 돌연변이율(mutation rate, 突然變異率)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초가변영역(hypervariable region, 超可變領域) 두 군데의 돌연변이 여부를 시퀀싱 분석법으로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선행 연구가 오직 20개의 (그것도 대부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서 얻은) 아프리카 표본만을 다룬 것과는 달리, 전체 표본 189개 중 121개가 사하라 사막 이남에 거주하는 아프리카 원주민의 것이었다 [28]. 또한, 인간의 미토콘드리아 DNA 계보도를 작성할 때 중앙점 방식이 아닌 외군 비교법(outgroup comparison method, 外群比較法)을 사용했으며 (저자들은 이 방식을 “superior method”라고 불렀다), 이 과정에서 침팬지의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서열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더불어 미토콘드리아 DNA의 지리적 기원(geographical origin)을 특정(特定)할 때에도 이전보다 엄밀한 통계 처리를 적용했다.


어쨌거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좀 더 확실해졌을 뿐이다. 1987년 논문의 결론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다듬어졌다.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아프리카에서 살던 고대인류 개체군의 어떤 여성(들)에게서 비롯된 게 확실하며 생존 시기는 24만 9천~16만 6천 년 전 사이로 추정된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1987년 연구에서는 아프리카 표본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관찰할 수 없었지만, 1991년 연구는 121개라는 아프리카 표본 덕분에 과거에는 찾을 수 없었던 어떤 경향성을 아프리카 표본 내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프리카 바깥에서보다 아프리카 안에서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서열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관찰되었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필자는 고인류학 전공이 아니므로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지만, 더불어 진화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떤 유의미한 가설을 내리기는 어렵다. 다만 한 가지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오늘날 현대인류에게 나타나는 인종적 다양성은 고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바깥으로 진출하기 전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어느 정도 확립되었으며, 이들 유전적 다양성(특히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다양성)을 가진 여러 호모 사피엔스 개체군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 나타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누군가가 이런 가설을 벌써 내놓았겠지 내 주제에 무슨. 아무튼, 아프리카 대륙 이외의 지역보다 아프리카 내에서 미토콘드리아 DNA의 다양성이 더 크다는 사실은 오늘날 상황과 견주었을 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4) Y 염색체 아담설(Y-chromosome Adam hypothesis) —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증거


앞의 두 사례는 현생인류의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중심으로 추론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유전으로 자손세대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우리가 미토콘드리아 DNA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부모세대 중 오직 모계혈통에 대한 유전자 흐름뿐이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을 한 번 가정해보자. 임의의 개체군 A가 있다. 그리고 다른 쪽에는 개체군 A와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포함한) 유전자 풀이 다른 개체군 B가 있다. 이때 개체군 B에 속한 남성(들)이 개체군 A에 유입해 개체군 A의 여성과 만나 자손을 낳았다. 이 자손을 C라고 하자. 자손 C는 개체군 A 여성의 유전자 반과 개체군 B 남성의 유전자 반을 유전 법칙에 따라 전달받았다. 그런데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개체군 A와 B 사이의 인적 접촉이 완전히 끊겼으며 이후로 개체군 A에는 개체군 B의 유전자가 더이상 유입하지 않았다. 개체군 A의 여성과 개체군 B의 남성의 자손으로 태어난 C(또는 C와 동일한 처지에 놓인 혼혈 자손들)는 오직 개체군 A 안에서 배우자를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개체군 A의 가계도를 구축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대상으로 유연관계를 분석했다.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과거의 사건, 즉 개체군 A 여성과 개체군 B 남성이 만나 혼혈인 자손 C가 태어났다는 사실과는 상관없이 모두 개체군 A에 대한 미토콘드리아 DNA만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미토콘드리아 DNA의 계보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현생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가설에 신빙성을 더하려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아닌 다른 증거도 필요하다. 이쯤에서 아담을 소환을 필요가 있다. 성경에서는 태초에 아담이 먼저 존재했고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가 탄생했지만, 고인류학의 세계에서는 이브가 먼저 태어났다.


성경에 아담과 이브가 있듯이 아프리카 기원설에도 아담과 이브가 있다. 하나는 앞에서 “미토콘드리아 이브”란 이름으로 이미 소개했다. 남은 것은 아담, 바로 “Y 염색체 아담”이다 [29]. Y 염색체 아담(또는 Y-MRCA)은 현생인류 남자의 가장 최근 공통조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할 점! 아담과 이브라 해서 꼭 같은 시기에 존재할 이유는 없다. 성경이 상징과 은유의 복합체인 것처럼 우리의 유전적 조상인 미토콘드리아 이브와 Y 염색체 아담도 아주 먼 과거에 살았음 직한 유전적 직계조상일 뿐이다. 더불어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한 명이 아닌 것처럼 Y 염색체 아담도 단 한 명만 가리키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1995년 『네이쳐』에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는 「인간 Y 염색체에 대한 최근 공통 계보(A recent common ancestry for human Y chromosome)」라는 제목으로 인간 Y 염색체의 MRCA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0]. 미토콘드리아 DNA 연구처럼 몇백 개에 달하는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연구하지는 않았다. 오직 아프리카인 8명, 오스트레일리아인 2명, 일본인 3명, 유럽인 2명과 침팬지 4마리라는 합계 19개체에서 추출한 Y 염색체 표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부계유전을 통해서 바라본 현생인류의 기원이 전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라는 모계유전과 매우 유사한 경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Y 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에서 마이클 해머는 주로 다음과 같은 특징에 초점을 맞췄다. 핵 DNA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전이할 수 있는 DNA 조각을 일반적으로 트랜스포존(transposon)이라 부른다 [31]. 인간 염색체에는 다양한 종류의 트랜스포존이 존재하는데, 해머는 그 중 300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 알루(Alu) 요소를 일차적인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더불어 해머는 알루 요소의 끝 부분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아데닌 핵산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지점의 길이도 관측했는데, 일반적으로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Y 염색체의 특정 염기 서열 위치에서 자주 나타나는 단일 염기 변이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으로 줄여서 SNP라고 한다, 單一鹽基變異多形性)의 변이 정도를 관찰함으로써 개체 혹은 개체군에 따른 진화적 유연관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32].


그 결과 재미있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현존하는 생명체 중에서 침팬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진화적 유연관계를 보인다. 즉, 침팬지와 인간은 지금으로부터 약 6백만 년 전에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왔고, 두 분지 중 하나는 다양한 진화 경로를 거치며 오늘날 인류가 있게 한 진화의 흐름을 있게 했으며 다른 하나는 약 2백만 년 전에 진화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침팬지와 보노보라는 두 영장류의 기원이 되었다. 그런데 침팬지의 Y 염색체와 아프리카 원주민 일부에서는 알루 요소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바로 침팬지와 현생인류의 Y-MRCA, 즉 Y 염색체에 대한 공통조상이 알루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말한다. 따라서 어떤 남성의 Y 염색체에서 알루 요소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진화적으로 최근—그럼에도 최소 몇백 몇천 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진화의 역사에서는 매우 짧은 축에 속한다—에 일어난 일이라 추측할 수 있다. 더불어 인간과 침팬지 유전체의 유사성이 대략 90% 정도고 이들 두 종 사이의 Y 염색체 유사성은 대략 70%라는 점을 상기하자 [13]. 이것은 인간과 침팬지가 공통조상에서 분지한 이후 Y 염색체에서 유달리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암시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분석에 사용한 인간 Y 염색체 표본 사이에서는 돌연변이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것은 호모 사피엔스의 Y 염색체가 어떤 이유 때문에 현재까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결과적으로 오늘날 인류가 최근에 하나의 단일 개체군에서 주로 기원했음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증거가 된다. 또 하나 유심히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바로 미토콘드리아 DNA와 마찬가지로 Y 염색체의 염기서열 다양성이 아프리카 바깥쪽 개체군(즉, 오스트레일리아인 2명, 일본인 3명, 유럽인 2명)보다 아프리카 내 개체군(아프리카인 8명)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관찰되었다는 사실로, 현생인류의 전반적인 진화 정도가 아프리카 외부로 확산하기 이전에 매우 빨리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의 Y 염색체 아담이 생존했던 시기로 대략 18만 8천 년 전(오차범위9만4천년)으로 측정되었는데, 이것은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생존시기와 상당히 일치한다. (훗날 독립적으로 시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다른 생존시기를 제안했다 [29].)


자!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은 환호성을 내지를 수 있다. “우리의 유전적 직계조상인 미토콘드리아 이브와 Y 염색체 아담께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우리가 전 세계로 퍼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열심히 진화의 과정을 몸소 체험하고 계셨다.” 멋지지 아니한가?


5) 상염색체에 존재하는 현생인류 기원의 증거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미토콘드리아 DNA와 Y 염색체에만 있지는 않다. 상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에서도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다수 제시되었다. 일례로 1996년 『네이쳐 지네틱스(Nature Genetics)』에 「미소부수체의 다양성은 현생인류의 최근 아프리카 기원을 지지한다(Minisatellite diversity supports a recent African origin for modern humans)」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연구는 매우 높은 빈도의 유전적 변이(變異)를 보이는 인간 유전자좌(locus, 遺傳子座)의 다양성을 측정함으로써 현생인류의 기원과 이동을 조사했다 [33]. 그 결과 비아프리카계 현대인류가 아프리카계 인류보다 상염색체 부분에서 훨씬 더 큰 다양성이 나타남을 확인했는데, 앞의 두 사례에서 고대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음을 상기한다면 이 결과는 아프리카에서 비롯된 현생인류 개체군이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으로 점점 확산하면서 상염색체 DNA에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음을 뜻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가 된다.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아프리카 내부로 인류가 대규모 이동을 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 또한 1996년 『사이언스』에 「CD4 유전자좌의 연관불균형에 대한 전 지구적 패턴과 현생인류의 기원(Global Patterns of Linkage Disequilibrium at the CD4 Locus and Modern Human Origins)」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논문도 앞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또 다른 증거를 내놓았다 [34].


이렇게 1987년 칸과 윌슨의 비교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한 인류학 연구와 1988년 스트린져와 앤드류스가 제시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에서 비롯된 현대인류의 진화적 흐름을 추적하는 연구는 오늘날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기원설에 대한 일종의 반발로 제안된 월포프의 다지역 기원설은 전체적으로 현생인류의 기원을 설명하기에는 근거도 빈약할뿐더러 이론적 취약점도 많아서 현재로서는 가설의 신빙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대략 ‘망’이다 OTL.


3. 아프리카 출신의 현생인류 그리고 네안데르탈인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에 대해 논하기 위한 사전 떡밥(?)으로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한 가설, 특히 아프리카 기원설에 대해 대략 살펴봤다. 앞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했지만, 아프리카 기원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비교해부학적·비교유전학적 연구 및 가설은 공통적으로 다음 내용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대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던 어느 개체군에 직접적인 유전적 뿌리를 두고 있다. 더불어 이 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숨은 뜻도 있다. 현대인류의 유전자는 전적으로 약 20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던 호모 사피엔스 개체군에서 비롯된 것이며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호모 에렉투스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한 (오늘날에는 멸종한) 다른 종의 인간은 이 유전자 흐름에 아무 기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 것일까? 다시 말하자면 아프리카 기원설에서 주장하는 대로 현대인의 유전자에는 그 어떤 고대인류의 유전자 흔적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또는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종, 즉 현대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니라고 100% 주장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앞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증거를 꼼꼼히 살펴보자. 우선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혈통으로부터 자손세대로 전달되므로 부계혈통에서 전달되는 유전자 흐름을 관찰할 수 없다는 한계를 앞에서 언급했다. 그렇다면 네안데르탈인 아버지와 고대 현생인류 어머니 사이에 (성적 접촉으로 인한) 어떤 유전적 결합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 잡종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가정했을 때,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접근법으로는 이 부분에 관해 확인할 길이 없다. Y 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유전학 연구도 마찬가지다. 현생인류 아버지와 네안데르탈인 어머니 사이에 현생인류/네안데르탈인 잡종이 태어났다면 Y 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접근법은 오직 현생인류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Y 염색체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상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는 어떨까? 미토콘드리아 DNA나 Y 염색체 연구보다는 좀 더 자세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존재한다. 우리에게는 현생인류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고대인류의 유전자, 즉 고대인의 DNA 염기서열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아무리 현대인류를 대상으로 비교유전학 연구를 백날 해봤자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을 조사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더불어 60억 이상에 달하는 전 지구 인류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 작업에 성공에 어떤 결론을 도출해 냈다고 하더라도 인류의 진화 또는 기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어떤 레퍼런스, 즉 고대인류의 신뢰할만한 유전자 정보가 없다면 어떤 결론을 추론해도 여전히 부족한 점투성이다. 따라서 현생인류가 다른 멸종한 인간 종과의 아무런 유전적 혼합 없이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전 지역으로 퍼졌다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주장하든, 혹은 어느 정도의 유전적 혼합은 있었다는 절충론을 제안하든, 아니면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직계조상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계속 밀고 나가든 상관없이 이 모든 것을 단번에 꿰뚫어 버릴만한 필요조건은 바로 그러한 가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검증하며 기각할 수 있는 증거, 곧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오늘날 멸종한 고대인류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는 일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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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Human evolution. Wikipedia [링크]
[9] 여기서 “대부분”으로 표현한 이유는 RNA(ribonucleic acid)를 유전물질로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꼬마선충(nematode 또는 학명으로 Caenorhabditis elegans)에는 부모 세대에서 후천적으로 획득한 형질(trait, 形質)을 자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일종의 라마르크 유전(Lamarckian genetics) 메커니즘이 존재하는데, 이때 유전 정보 매개체가 바로 RNA다. 그럼에도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 생명체—바이러스는 논외로 하자—는 예외 없이 DNA를 유전물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인류의 진화를 유전학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데 있어서 RNA를 배제한 채 DNA만 고려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0] 식물에는 동물과 달리 광합성 반응이 일어나는 세포 소기관인 엽록체(chloroplast, 葉綠體)가 있다. 이 소기관에도 엽록체 DNA(chloroplast DNA)가 존재한다.
[11] Mitochondrial DNA. Wikipedia [링크]
[12] 미토콘드리아. 위키피디아 [링크] : 미토콘드리아(단수: mitochondrion, 복수: mitochondria)는 진핵생물(eukaryote, 眞核生物) 세포 안에 있는 중요한 세포 소기관으로 여러 유기물질에 저장된 에너지를 산화적 인산화 과정(oxidative phosphorylation process)을 통해 생명 활동에 필요한 주요 에너지원인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합성하는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질의 25%를 차지하지만, 세포 기능 및 역할과 주변 환경에 따라 그 크기와 수가 다양하게 변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적으로 DNA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세포 소기관과 달리 이중막 구조(double-membraned organization)로 되어 있어 공생진화설(Endosymbiosis, 細胞內共生說)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더 읽을거리를 찾는다면 여기(#1) 또는 여기(#2)를 클릭!]
[13] Y chromosome. Wikipedia [링크] : Y 염색체는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 포유류에서 성별을 결정하는 성염색체 두 가지 중 하나다. 인간의 Y 염색체는 약 5천만 개 염기쌍(base pair)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직 아버지에서 아들로만 유전된다. 인간과 침팬지의 Y 염색체 염기서열을 비교했을 때 대략 30% 정도의 차이(difference, 差異)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인간과 침팬지 유전체가 전반적으로 94%가량 유사성(similarity, 類似性)이 있음을 고려한다면 [14], 인간 유전체(genome, 遺傳體) 가운데 Y 염색체가 상대적으로 진화가 빨리 일어난 부분 가운데 하나임을 뜻한다. 더불어 Y 염색체는 다른 염색체와 비교했을 때 4.8배라는 매우 높은 돌연변이율(mutation rate, 突然變異率)을 나타내고 있다.
[14] Chimpanzee. Wikipedia [링크]
[15] Meiosis. Wikipedia [링크] : 감수분열(meiosis, 減數分裂)은 생식세포를 만들기 위한 진핵생물의 세포 분열 형태 중 하나이다. 어떤 생명체의 전체 염색체 수를 2n이라 한다면 감수분열로 형성된 난자와 정자는 각각 n개의 염색체 수를 가지게 된다. 이들 생식세포가 수정(fertilization, 受精) 과정을 통해 하나로 합치게 되면, 2n개의 염색체 수를 가진 자손이 형성된다. 이와는 달리 일반적인 세포분열을 뜻하는 체세포분열은 몇 번을 분열해도 전체 염색체 수는 2n개로 동일하다.
[16] Wolpoff MH, et al. 1988. Modern human origins. Science 241: 772-774. [링크]
[17] Wolpoff MH, et al. 2000. Multiregional, not multiple origins. Am J Phys Anthropol 112: 129-136. [링크]
[18] 여기서 아메리카 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제외하도록 하자. 이 대륙에 인류가 유입한 시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 Stringer CB and Andrews P. 1988. Genetic and fossil evidence for the origin of modern humans. Science 239: 1263-1268. [링크]
[20] Mitochondrial Eve. Wikipedia [링크]
[21] Cann RL, et al. 1987. Mitochondrial DNA and human evolution. Nature 325: 31-36. [링크]
[22] Vigilant L, et al. 1991. African populations and the evolution of human mitochondrial DNA. Science 253: 1503-1507. [링크]
[23] 유전자 풀(gene pool)은 주어진 유성생식 집단의 유전자 전체를 의미한다.
[24] Genetic recombination. Wikipedia [링크] : 유전자 재조합(genetic recombination, 遺傳子再調合)은 DNA와 같은 유전물질이 복제 과정에서 원래 서열과는 다르게 뒤바뀌는 일련의 과정이다. 여러 가지 원인과 메커니즘이 있지만, 유전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수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조합 현상인데, 이러한 메커니즘은 자손세대가 부모세대와는 다른 유전자 조합을 갖도록 해 대립형질(allelomorphic character, 對立形質)의 발현빈도(expression frequency, 發現頻度)를 다르게 함으로써 다양성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25] 유연관계(genetic relationship, 類緣關係)는 생물학에서 개체(군)의 표현형, 유전형 등의 특성이 어느 정도 가까운가를 나타내는 관계를 뜻한다.
[26] 1987년 『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사용된 표본은 다음과 같다. 태반 조직 145개 중 98개는 미국, 나머지는 오스트레일리아와 파푸아 뉴기니에서 얻었다. 분석에 사용한 세포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유래한 HeLa와 남아프리카 쿵족(!Kung, 사하라 사막 이남 보츠와나[Botswana]와 나미비아[Namibia]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의 조직에서 배양한 것으로 알려진 GM3043이다. 인종 분포는 다음과 같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계통(20개), 중국·베트남·라오스·필리핀·인도네시아·통가 등의 아시아 계통(34개), 유럽·북아프리카·중동 등 코카시안 계통(Caucasian)(46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21개), 파푸아 뉴기니 원주민(26개). 아프리카 표본 20개 중 단지 2개만이 실제로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태어난 사람의 것이고, 나머지 18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얻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핵 유전자(nuclear gene)를 제한효소 지도작성법으로 분석했을 때 코카시언의 특징을 보이기는 했지만, 18개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표본 중 12개에서 아프리카 원주민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같은 제한효소 위치표지(restriction site marker, 制限酵素位置標識)를 나타냈기 때문에 연구팀은 자신들이 사용한 아프리카 미토콘드리아 DNA가 아프리카 원주민을 사실상 대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7] 제한효소와 제한효소를 이용한 유전자 지도 작성법은 다음을 참조하라. [링크 #1, 링크 #2]
[28] 189개 표본 중 121개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 거주하는 개체군에서 얻은 것으로 쿵족 25개, 헤레로족(Herero, 보츠와나) 27개, 나론족(Naron, 보츠와나) 1개, 하드자족(Hadza, 탄자니아[Tanzania]) 17개, 요루반족(Yoruban, 나이지리아[Nigeria]) 14개, 아프리카 동부의 피그미족(East Pygmics, 자이레[Zaire]) 20개, 아프리카 서부 피그미족(Western Pygmics, 중앙아프리카공화국[Central African Republic]) 17개를 포함한다. 나머지 68개 가운데 파푸아 뉴기니인은 20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1개, 유럽인은 15개, 아시아인은 24개,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8개를 포함한다.
[29] Y-chromosomal Adam. Wikipedia. [링크]
[30] Hammer MF. 1995. A recent common ancestor human Y chromosomes. Nature 378: 376-378. [링크]
[31] Transposon. Wikipedia [링크]
[32]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Wikipedia [링크]
[33] Armour JA, et al. 1996. Minisatellite diversity supports a recent African origin for modern humans. Nat Genet 13: 154-160. [링크]
[34] Tishkoff E, et al. 1996. Global patterns of linkage disequilibrium at the CD4 locus and modern human origins. Science 271: 1380-1387.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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