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arnessing ancient genomes to study the history of human adaptation]


고대 유전체를 인류 적응사 연구에 활용하기


Stephanie Marciniak and George H. Perry


초록 | 과거 몇 년 동안 우리는 고대(古代) 인류의 유전체 시퀀싱(genome sequencing) 프로젝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목격해왔으며, 그 덕분에 1,100개체 이상의 고대 인류와 (예를 들어,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같은) 원시 호미닌(archaic hominin)에 대한 유전체 규모(genome-scale)의 고대 DNA(ancient DNA) 데이터 세트(data set)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진행 중인 진화(evolution in action)’에 대한 분석이 이러한 데이터 세트를 사용하기 시작함으로써, 인류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환경, 농업 생활 방식,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하고 있는 병원체(病原體)에 대해 적응하는 것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체(genetic variant)의 시공간적 궤적(軌跡)을 찾아내어 추적하고 있다. 유전자 변이체가 원시 호미닌에서 현생인류로 적응성 유전자 이입(adaptive introgression)을 했다는 증거 및 가축화된 동식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최근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와 더불어, 이러한 연구는 현생인류로부터 얻은 유전체 데이터 또는 화석과 고고학 기록 하나만으로 얻을 수 있는 통찰을 훨씬 넘어서는 인류의 진화 및 인간의 행동으로 말미암은 진화적 결과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適應史)를 재구성하는 일은 150년 이상 동안 과학자를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매혹해왔다 [1,2]. 인류가 전 세계로 팽창하는 동안 마주했던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여 인류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3]? 선사시대 인류 집단은 농업과 연관된 식이(食餌)의 전환(dietary shift) 같은 문화적 변화에 생물학적으로 적응했을까 [4]? 우리 인류가 과거에 겪은 여러 적응의 결과가, 특히 현대인이 마주하고 있는 환경과 음식이 과거와 다른 정도를 고려했을 때, 오늘날 우리의 건강과 의료에 영향을 미쳤을까?


인간 레퍼런스 유전체(reference genome)를 초석으로 놓고 유전형 분석(genotyping) 및 시퀀싱(sequencing) 기술의 발전에서 혜택을 입음으로써, 진화 집단 유전학 분석(evolutionary population genetic analysis)은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을 연구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줘왔다. 즉, 살아 있는 사람들에서 관찰된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tion)의 패턴에 근거하여, 연구자들은 과거에 있었던 양성 자연선택(positive natural selection)의 결과로 추정되는 ‘표시(signature)’를 포함하는 유전체 영역을 밝혀낼 수 있다 [5,6]. 만일 유전형–표현형 연관 연구(genotype–phenotype association study) [7] 또는 동물이나 세포를 대상으로 한 모델 실험(model experiment)을 이용해 [8,9] 후보 유전자 변이체 때문에 발생한 기능적 결과(functional consequence)를 결정할 수 있다면, 과거에 있었던 적응의 타당성(plausibility)을 비교법이나 — 즉, 어떤 표현형이 비슷한 환경압(環境壓) 조건에서 반복적이며 독립적으로 진화했는지를 물음으로써 [10] — 또는 비슷하지만 간접적인 접근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타임스탬프(time stamp)’가 찍힌 (역자 주: 연대가 밝혀진) 고대 DNA 데이터 분석은 선택이 일어난 사건 이전(before)과 동안(during) 그리고 그 이후(following)의 유전자 변이체를 ‘진행 중인 진화(evolution in action)’가 정확히 추적하는 것을 촉진함으로써 과거 인류가 겪었던 적응에 대한 훨씬 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 [11,12]. 흥미롭게도, 최근 있었던 고대 DNA 분석과 시퀀싱 기술의 발전 덕분에 [박스 1] 소수의 개체를 대상으로 한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유전체 분석에서 (전체 핵 유전체[whole nuclear genome], 엑솜[exome], 또는 유전체 전체[genome-wide]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이하 SNP] 데이터 같은) 대규모 집단 수준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전체 데이터 세트의 생성으로 이 분야에서 분석 및 연구 방식의 전환이 촉진되어왔다 [13,14]. 사실, (430,000년 BP[year(s) before (the) present]인) 홍적세(Pleistocene, 洪積世) 중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기간(time period)을 대표하는 [그림 1b; 표 1] 1,100여 개체 이상의 원시 호미닌과 해부학적 현생인류(anatomically modern humans)에 대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가 현재 이용 가능하다 [그림 1a]. 인류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들 데이터 세트의 분석으로 유전적으로 매개된 행동, 대사활동(metabolism), 연조직(soft tissue, 軟組織)처럼 화석이나 고고학 기록으로는 보존되지 않는 무골격(non-skeletal, 無骨骼) 표현형(phenotype, 表現型)의 적응사에 대해서 고해상도의 스냅샷(snapshot)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리뷰에서 우리는 고대 DNA 안에 담긴 정보의 내용이 전례 없는 깊이와 정확도로 인류의 적응사를 탐색하는데 어떤 식으로 최대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고대 유전체에서 자연선택이 남긴 흔적을 탐지할 수 있는 접근법의 범위를 강조하고, 세 가지 주요 연구 영역에서 고른 몇몇 사례를 탐색하기 위해 인류학적 렌즈를 사용할 것이다: 첫 번째, 고대 인류 유전체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과 수렵•채집인(hunter-gatherer)에서 농경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과 관련된 적응에 대한 통찰; 두 번째, 원시 호미닌에서 현생인류로 유전물질이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했는지 (그리고 기능적 영향이 있었는지) 추론하는 것; 세 번째, 과거 인간의 행동과 진화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가축화된 동식물 종(種)에 작용한 인위적 선택(human-mediated selection)을 고대 DNA를 기반으로 규명하는 것.


고대 DNA를 사용해 인류의 적응을 추적하기


양성 자연선택(positive natural selection)은 주어진 시공간과 환경적인 정황에서 상대적인 적응도 이점(fitness advantage)을 부여하는 표현형과 연관된 대립형질(allele, 對立形質)의 빈도수 증가를 일으키는 비(非)임의적이고 방향성이 있는 과정이다. 비록 이러한 과정이 오늘날 인류의 유전체에서 검출 가능한 방식으로 대부분의 형질에 대해 현생인류의 유전자 다양성 패턴을 형성해왔지만 [6,15,16], 오로지 고대 DNA 연구를 통해서만 언제 어디서 그러한 적응성 형질이 출현했는지를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다.


과거 인류의 적응으로 발생한 유전적 표시를 검출하고 규명하는 데 있어서 고(古)유전체학(ancient genomics)의 변형력(transformative power)은 (14C 같은) 탄소 동위원소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능력 또는 특정 개체가 살았던 기간에 대한 (예를 들어, 도구, 토기 또는 매장[burial, 埋葬]과 연관된 여러 가지 유물에 근거한) 간접적인 고고학적 추정에 의지한다. 이러한 데이터로 무장한 연구자들은 선택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 일어나고 있는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 있었던 유전자 변이체의 궤적을 명쾌하게 추적할 수 있다 [11,12,17,18]. 그뿐만 아니라,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현생인류의 유전체 기록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대립형질 빈도의 변동을 알아내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19,20]. 인류의 시공간적 적응사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결국 적응 사건과 연관된 특정 환경•문화적 맥락의 통합적 분석을 촉진하고 과거 인류의 건강과 적응도(fitness, 傑蹇檄) 모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인 진화 고유전체학 접근은 수월하다: 주어진 기간 동안 유전자 부동(genetic drift, 遺傳子浮動)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이 주어졌을 때 그리고/또는 변이체 빈도수 변화의 유전체 전체 분포와 관련해서 예상보다 훨씬 더 큰 빈도수 변화를 유전자 변이체를 알아낸다 [그림 2]. 이러한 접근은 오랫동안 지지된 진화 가설을 개선하고 검증하거나 [20–24] 새롭게 밝혀진 (진화적) 선택의 표시를 근거로 새로운 가설을 전개할 때 [25]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전략은 다(多)유전자성 적응(polygenic adaptation) 연구로도 확장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적응에서 수많은 형질 연관 유전자좌(trait-associated locus)의 상당히 미묘하지만 일관되게 나타나는 빈도수 변화는 표현형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6]. 특히,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현대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전체 연관 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이하 GWAS)를 통해 관심을 두고 있는 표현형에 직접 작용한다고 알려진 — 예를 들어, 키 — 대립형질 한 세트의 총빈도수(collective frequency) 변화가 빈도수에 맞는 대립형질의 유전체 전체 배경값(background)과 비교했을 때 주어진 기간을 통틀어 유별나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할 때 사용될 수 있다 [20].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 결과를 설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고대 인류 집단이 같은 지리학적 지역(geographic region)에 살았던 후대 또는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과 반드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DNA를 기반으로 한 최근 연구는 지난 ~7,000년 동안 유럽에서 인류 집단이 엄청난 수준의 반복적인 대규모 이동(movement)과 대체(replacement)를 해왔음을 입증했는데 [19,27–30], 이것은 인구 회전율(population turnover)에 대한 심지어 가장 극단적인 고고학 모델이 이전에 예측한 수준을 훨씬 웃돈다 [31]. 비록 그러한 복합적인 인구통계학적 역사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대립형질 빈도수 변화를 고대 DNA를 기반으로 해석할 때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지라도 [11,18], 유전체 전체 그리고 유전체 지역 특이적인 집단 구조를 확인하는 방법이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에 통합되어 원위치(in situ)에서의 변화 모델과 대립형질 빈도수에서 엄청난 차이를 지닌 집단에 의한 대체 또는 유전자 확산(gene flow) 모델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32].


최근 있었던 인류의 진화


사용할 수 있는 고대 인류 유전체의 시간적 분포는 근래 있었던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을 이끈 중요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라고 널리 가정되고 있는 주요 환경•문화적 변화 시기와 겹친다 [4,33]. 첫 번째, 전 세계의 다양한 거주지로 팽창한 현생인류는 그 덕분에 북위도의 한랭(寒冷) 기후에 새롭게 노출되었다 [34]. 두 번째,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 생활 방식이 전환된 사건은 주식(主食)의 전환 [35], 영구 정착지 건설, 그리고 몇몇 새로운 병원체에 대한 노출과 병원체의 확산 증가를 (앞에서 언급한 두 경우와 함께) 아마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으킨 인구 밀도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 [36,37]. 따라서, 고대 유전체의 진화적 분석은 최근 인류가 겪은 생물학적 적응사에 대해 현재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확고히 하고, 개선하며,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도에 따른 자외선 A와 B(ultraviolet A 또는 B; 이하 UBA와 UVB) 복사량(radiation, 輻射量)의 차이는 현생인류의 피부색 차이를 만들어낸 주된 진화의 원동력이었다고 여겨지는데, (적도 지역 같은) 열대 위도에서는 광분해(photolysis, 光分解)로 엽산(folate, 葉酸)이 소실되는 것을 막으려고 짙은 피부색을 띠게 되었으며, 훨씬 더 북쪽과 남쪽 위도에서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생성하기 위해 (열대 위도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적은 양의 UVB 광선이 더 높은 비율로 피부를 투과할 수 있도록 피부색이 옅어졌다 [38]. 비타민 D는 또한 제한된 수의 식재료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데, 기름진 물고기는 비타민 D가 가장 풍부한 원천 가운데 하나이며,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이 소의 간, 유제품 그리고 달걀노른자에서 발견되지만, 대부분의 농작물은 이 영양소를 거지 가지고 있지 않다 [39–41]. 비타민 D 부족은 심혈관 질환, (구루병 같은) 근골격 장애, 임산부의 전자간증(pre-eclampsia, 前子癎症) 같은 건강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42,43].


부족한 비타민 D 생성 때문에 강력한 음성 적응도 효과(negative fitness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생인류가 유럽으로 팽창한 이후 이들 사이에서 피부색이 옅어지는 방향으로 진화가 매우 점진적으로 일어났음이 최근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밝혀졌다는 점은 흥미롭다. 특히, SLC45A2, SLC24A5, TYR 그리고 HERC2 유전자의 훨씬 더 옅은 피부색과 연관된 파생 대립형질(derived allele)은 오늘날 유럽인들 사이에서 거의 고정적으로 나타나거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도수로 관찰되며 [44,45], 현대인의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그러한 선택이 19,000–11,000년 BP 때 주요 효과 대립형질(major-effect allele)인 SLC45A2SLC24A5에 작용했다고 추정된다 [46]. 하지만,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비록 SLC45A2 대립형질이 스칸디나비아에서는 ~9,000년 BP 때 이미 존재했을지라도 [25], ~5,300–4,800년 BP인 청동기 시대가 시작하기 전에 유럽 전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존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매우 낮은 빈도수로만 발견됨을 입증했다 [19,20,27,47,48]. 그동안에, SLC24A5 대립형질이 신석기 시대 때까지 (즉, ~7,000년 BP 이전에) 유럽 중부와 북부 [19,20,25,27,30,49] 그리고 중동에 [50] 약간 더 널리 분포했을지라도, 이 유전자의 조상 대립형질은 오늘날 스페인 (n = 3 개체), 루마니아 (n = 3), 스위스 (n = 1), 그리고 룩셈부르크에서 (n = 1) ~13,000–7,000년 BP 때 살았던 수렵•채집인에서 우세했다 [48,49,51,52]. 마지막으로, 훨씬 더 옅은 피부색과 연관된 TYR HERC2 유전자의 변이체 또한 단지 상당히 최근 들어서야 주요 빈도수 증가를 겪었다 (예를 들어, 6,500–4,000년 BP 사이 우크라이나에서 빈도수가 0.04에서 0.37 및 0.16에서 0.65로 각각 증가했다) [19,53]. 흥미롭게도, 한 연구에서는 HERC2 유전자의 파생 변이체가 훗날 농경인 표본보다 초기 수렵•채집인 표본에서 더 높인 빈도로 관찰되는데 [20], 아마도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유럽 집단의 상당한 인구 전환 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슷하게, 정(Jeong)과 그의 동료들은 (3,150–1,250년 BP 사이에 살았던 5개체를 대상으로 한) 남아시아인 고대 유전체 연구에서 네팔(Nepal)에 위치한 히말라야 습곡(Himalayan Arc, –褶曲)의 저산소와 높은 고도 환경에 생리학적으로 적응한 놀라운 인류 진화의 역사를 관찰했다 [54]. 특히, 높은 고도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산소 항상성 유지와 연관된 ELGN1의 파생 대립형질이 [55] 5개체 모두에 대해 이 위치에 매핑(mapping)된 모든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에서 나타났지만, 헤모글로빈 수치를 감소시켜 고산병(high-altitude sickness, 高山病) 발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과 연관된 EPAS1의 파생 변이체는 [56] 이 지역의 가장 오래된 개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고 (1,750–1,2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두 개체인) 가장 최근 기간의 개체에 대해서는 가변적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54].


고대 유전체 분석에서 각각 밝혀진 것처럼, 고대 유럽인의 피부 탈색과 고대 히말라야인의 높은 고도 관련 적응의 점진적 진화사는 몇 가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무작위적인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일정 부분 작용했을 텐데, 즉, 돌연변이가 출현하자마자 자연선택은 변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번째, 특히, 고대 인류의 이주 양상 가변성을 고려했을 때, 적응성 대립형질(adaptive allele)의 기원과 지리적 확산 사이에 시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57,58].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DNA를 근거로 한 이러한 진화적 통찰은 선사시대 인류의 건강과 적응도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준다. 상대적으로 느린 피부 탈색 과정이 일어났다는 발견은 고대 유럽인들이 낮은 수치의 비타민 D와 연관된 근골격계 도는 심혈관계 조건에 상당히 민감함을 뜻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몇몇 고고학 증거가 제시한 것처럼 [59,60], 농경 이전의 유럽인은 훨씬 더 많은 비타민 D를 사냥과 낚시를 통해 음식물로 섭취했기 때문에, 피부를 통해 생성되는 중요한 비타민의 예상되는 감소를 적어도 부분적으로 상쇄했을 수 있다. 실제로, 고고학 기록에 나타난 비타민 D가 부족했다는 증거는 농경이 출현하기 전에는 드물었으며, 농경이 시작되고 나서 시간에 따라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40]. 고대 유전체, 고고학, 그리고 고인류학적 데이터 세트를 직접 결합한 향후 통합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면 환경 변화라는 맥락에서 인간의 건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더욱 철저히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산물 음식(agricultural diets)에 대한 생물문화적 적응. 몇몇 가축화 과정(domestication process)은 아마도 훨씬 더 이른 시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을지라도 [61,62], 인류 사회가 농경 문화로 완전히 전환이 일어난 때는 중동에서는 ~12,000년 BP 경이었으며,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남아시아, 아메리카 그리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일어났음이 입증되었다 [63]. 훗날 이러한 농경 기술이 거의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생활 방식, 인구통계학 그리고 식습관의 변화와 연관된 새로운 진화압(evolutionary pressure, 進化壓)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농경 생활로의 전환 때문에 식습관에서 주로 나타난 결과는 수많은 수렵•채집 사회의 음식에 비해 영양상의 다양성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일부 현대 농경 집단의 경우에 탄수화물 단독으로 열량 섭취의 70%를 차지한다 [64그러한 특성화 때문에 새롭게 우세해지는 식재료에 대한 소화력의 증가 및 자급적 농경을 하며 살아가는 일부 집단의 음식에는 결핍된 중요한 영양분에 대한 신진대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압이 새로 출현하거나 점점 더 강해졌을 것이다.


생물문화적 적응(biocultural adaptation)의 모범적인 사례로 양, 염소 및 소 같은 가축화된 동물에서 우유와 유제품을 모으고 섭취하는 문화적 행위(cultural practice)와 성인기에도 젖당(milk sugar)인 락토스(lactose)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테이즈(lactase)를 지속해서 생성하는 것 사이의 공진화(co-evolution, 共進化)가 있다 [65]. 락테이즈가 없으면, 락토스를 먹은 성인 인간은 설사 같은 장 증후군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 때문에 락토스를 소화해 에너지 측면에서 직접적인 이득은 고사하고 체내에서 영양분이 빠져나갈 수 있다 [66]. 사람의 락테이즈 존속(lactase persistence)은 전 세계 수많은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해왔다 [67]. 유럽인에게 락테이즈 유전자가 존속할 수 있게 한 조절 돌연변이가 ~7,500년 BP 때를 시작으로 선택을 겪었다고 현대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근간으로 모델링이 되었는데 [68], 이것은 (농경을 하는) 신석기 문화가 이 지역으로 퍼진 시기와 일치한다. 하지만 고대 DNA 데이터는 이러한 적응성 변이체가 훨씬 더 최근에 빈도수 증가를 보였고 단지 지난 ~5,000년 동안에 지리적 확산이 있었음을 분명히 입증했다 [19,20,27,30,69,70] [그림 3; 보충표 S1]. 다시 한 번, 유럽에서 유제품을 생산했음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고고학 증거가 락테이즈 존속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이해를 2,000년 이상 앞선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71,72], 이러한 결과는 선사시대 인류의 건강과 행동을 설명하는 우리의 모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적응적 대립형질의 확산이 있기 전에, 성인이 우유를 마시는 행위는 훨씬 더 제한적이었을 것이고 (또는) 유제품 가공은 (예를 들어, 몇몇 치즈 제조와 발효 과정 같은) 락토스의 양을 줄이는 공정 기술을 두드러지게 했을 텐데, 이러한 점은 7,400–6,800년 BP에 해당하는 유럽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 고고학 증거로 뒷받침된다 [73,74] [그림 3c].


사람의 타액(saliva)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AMY1과 췌장(pancreas)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AMY2A AMY2B에서 발현되는 아밀레이즈(amylase)는 탄수화물 소화의 초기 단계에 관여하는 효소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은 침팬지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수의 AMY1 유전자 복사체(copy, 輻射體)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사람의 침샘에서 더 많은 양의 아밀레이즈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75]. 인간 AMY1 유전자의 중복(duplication, 重複)은 양성 자연선택이 남긴 흔적과 연관되어 있다 [76]. 원래의 AMY1 유전자의 중복이 일어난 시기는 우리 인간과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또는 Neanderthal) 및 데니소바인(Denisovan)의 혈통(lineage, 血統)이 분기(divergence, 分岐)된 시점보다 앞서지만 현생인류가 기원한 때보다는 먼저 발생했다 [77]. 적어도 전통적으로 다량의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하는 일부 현생인류 집단은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는 집단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수의 AMY1 유전자 복제수(copy number)를 가지고 있는데 [75], 이것은 농경 생활로의 전환이 있은 후 AMY1 유전자좌(locus, 遺傳子座)의 확장이 있었다는 잠재적인 생물문화적 적응을 뜻한다. 지금까지 보고된 적은 수의 고대 DNA 분석 결과로는 이러한 가설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유럽의 수렵•채집인 3개체는 5개, 6개 그리고 13개의 이배체(diploid, 二倍體) AMY1 유전자 복사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51], (~7,000년 BP의) 독일 신석기 시대 농경인은 ~16개의 복사체를 가졌다 [52]. 이러한 검증은 기존의 데이터 세트조차도 향후 고대 유전체 분석을 위한 기회다.


순수하게 농업으로의 전환과 연관되어 나타난 영양분 부족에 대한 보상 적응(compensatory adaptation)을 설명하는 현재의 모델도 마찬가지로 불완전하지만, 고대 DNA는 이러한 진화 역동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몇몇 농경 집단의 식사에서 식물 소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일은 길이가 긴 고도불포화 지방산(long-chain polyunsaturated fatty acid) 대사 과정에 대해 간접적인 진화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육류, 어류, 또는 해양포유류에서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양의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식사에서 더 많은 양이 소비되는 이러한 영양분은 염증 반응과 뇌 발달에 중요하다 [78]. 사람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4,000년에 걸쳐 두드러진 빈도수 변화를 겪었던 지방산 불포화 효소(fatty acid desaturase) 유전자인 FADS1FADS2를 아우르는 단상형(haplotype, 單相型)을 확인했다 [20,22,23]. 이러한 단상형의 기능성 대립형질은 식물에서 유래한 짧은 길이의 불포화 지방산을 길이가 긴 지방산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이러한 영양분 섭취의 감소를 잠재적으로 보상했을 것이다 [22].


비슷하게,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인 어고싸이오니인(ergothioneine)은 [79] 음식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밀과 보리 같은) 사육된 시리얼 곡물에는 매우 적은 양만이 발견된다 [80]. 어고싸이오니인 수송체(transporter, 輸送體) 유전자인 SLC22A4의 기능성 변이체(functional variant)는 이러한 아미노산의 흡수를 증대시킴으로써 유럽 지역의 농경인에서 어고싸이오니인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지 않았을까 추측되었다 [80]. 하지만 이런 대립형질이 신석기 시대 이른 초기 단계에 낮은 빈도로 존재했더라도, 고대 유전체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빈도수 증가는 겨우 지난 4,000년 동안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 따라서 4,000년 BP보다도 훨씬 이전에 시리얼 곡물류를 전문적으로 재배했던 이 지역의 농경인은 이러한 잠재적인 보상 대립형질이 널리 퍼져 있지 않았어도 어고싸이오니인의 부족을 막고 있었을 수 있다. 선택적으로, 음식물의 다양성은 그때보다도 훨씬 이전 시기에 더 컸을 것이므로, 이런 것 때문에 가장 최근까지 이러한 대사작용 과정의 효율성에 대한 진화압은 어느 정도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변화하는 병원체 환경에 대한 적응. 인간의 전염병 존재량은 농경 생활로의 전환이 있은 후 급격히 변화했다고 추측된다 [36,37].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여기에는 소규모 집단을 기반으로 하는 이동식 수렵•채집 생활 방식에서 점점 늘어나는 인구 밀도 때문에 곤충 매개체가 선호하면서 인간에 의해 변형된 서식지로 둘러싸여 있고 동물성 병원체의 저장소 역할을 하는 가축이 근처에 있는 영구 정착지에 거주하는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이 포함된다. 몇몇 병원체에 새롭게 노출되고 전염병의 유행이 증가했던 이 시기는 아마도 사람의 면역체계에 작용한 극심하면서도 새로운 진화압과 연관되어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여기에는 병원체 방어에 관여하는 기능성 대립형질의 (해롭거나, 중립적이거나 이득이 되는) 적응도 스펙트럼에 대한 역동적 변화를 포함한다.


다수의 고대 유전체 분석은 전 세계 인류 집단의 병원체 반응 및 면역체계 유전자 내 또는 근처에 위치한 수많은 적응성 대립형질의 궤적을 확인하고 그 특징을 규명하는데 이미 도움이 되었다 [20,50,51,69,81]. 현재, 특정 고대 유전체의 변화가 특정 병원체에 대한 저항성의 진화 때문에 나타났음을 등식(等式)화하는 작업은 수많은 유전자의 광범위한 면역체계 기능과 그 자체로 또한 진화하고 있는 여러 병원체에 대한 노출의 시공간적 분포에서 나타나는 불확실성 때문에 주요한 도전적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추론은 현대의 질병–유전자형 연관 연구(disease–genotype association study)의 개선된 능력과 상대적으로 특정 질병에 대해 저항성 효과를 지닌 대립형질군의 규명으로 점점 더 가능해질 수 있는데, 그러한 사례로 Plasmodium falciparum (P. falciparum) 그리고 Plasmodium vivax (P. vivax) 같은 말라리아에 대한 일부 저항성 대립형질을 들 수 있다 [21].


다른 형태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한다면 과거 질병의 존재 여부 및 질병 유행의 시공간적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이러한 분석에 상당한 분석적 이익을 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대 인류의 유골로부터 이들의 내생(endogenous, 內生) 유전체를 재구성하는 일을 훨씬 넘어서, 각 개체가 살아 있는 동안 감염했을 다양한 병원체의 고대 유전체 또한 규명할 수 있는데 [82], 최근에 연구가 진행된 (Mycobacterium tuberculosis [M. tuberculosis]가 주요 원인인) 결핵 [83], (Mycobacterium leprae [M. leprae]가 일으키는) 한센병 [84], (Yersinia pestis [Y. pestis]가 원인인) 페스트 [85], (P. falciparum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말라리아 [86,87], (Variola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발병하는) 천연두 [88], (Vibrio cholerae [V. cholerae]가 일으키는) 콜레라, (요로 감염증[urinary tract infection, 尿路感染症]의 주요 원인인) Staphylococcus saprophyticus (S. saprophyticus) [90] 등을 포함한 몇 가지를 [82,91]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고대 DNA 데이터로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했던 병원체 균주(菌株)의 독성(virulence) 특징을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89]. 예를 들어, Rasmussen과 그의 동료들은 5,000–2,800년 BP에 유라시아 지역에 존재했던 7개의 Yersinia pestis 균주 유전체를 시퀀싱해서 얻은 데이터를 이미 보고된 다른 종류의 고대 및 현대 Y. pestis 균주 유전체 데이터와 함께 분석했다 [92]. 흥미롭게도, 3,600년 BP 이전에 존재했던 모든 균주는 ymt 유전자가 없었는데, 이 유전자는 매개체인 벼룩의 소화관에서 병원체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발현한다 [93]. 그와는 대조적으로, ~2,900년 BP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거의 모든 Y. pestis 균주는 완전한 ymt 유전자 복사체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실은 림프절 페스트(bubonic plague)의 전파 주기와 연관되어 있으리라 추측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런던 흑사병 희생자로부터 찾아낸 ~660년 BP의 Y. pestis 유전체의 염기서열은 오늘날 Y. pestis 유전체에서도 관찰된 적이 없는 그 어떤 파생된 뉴클레오타이드 변화도 포함하고 있지 않는데, 이것은 병원체 자체의 유전자 변화보다는 흑사병이 유행했을 때 수반되었던 인간의 행동과 생태계가 잠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뜻한다 [94].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확대한다면 고대 병원체의 시공간적 분포를 더욱 정확히 정의하고, 곧이어 잠재적으로는 국지적인 규모일지라도 인간 면역체계 공진화 가설을 내생 고대 유전체 데이터로 검증하는데 중요한 지식인 [95] 숙주의 병적 상태와 생존에 대한 병원체의 영향을 모델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시 적응성 유전자의 이입


흥미로움이 가득한 역사가 원시 호미닌이 오늘날 현생인류에게 잠재적으로 유전자에 기여했다는 가설을 에워싸고 있다. 이 주제를 다루는 가설들은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같은 원시 호미닌 조상이 대륙 여러 지역에 머물면서 그곳에서 진화했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친 유전자 확산을 필요로 하는 것부터 시작해 [96]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 단 한 차례 출현한 후 전 세계 도처로 퍼져 나가서 다른 지역의 원시 호미닌 집단과 이종교배 없이 이들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것까지 다양하다 [97].


재미있게도, 원시 호미닌으로부터 얻은 고(古)유전체학(palaeogenomics) 데이터가 이러한 질문에 확정적인 대답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98] — 두 가설의 중간이 맞는 모델이다 — 이 분야는 이전에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당대의 또 다른 원시 호미닌 혈통인 데니소바인(Denisovan)도 밝혀냈다 [99]. 현재 우리는 현생인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후에 아프리카 이외 지역의 원시 호미닌 집단을 상당히 대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은 수많은 이종교배(異種交配)와 유전자 혼합(genetic admixture) 사건이 있고 난 후이며, 이 이로 말미암아 현재 살고 있는 유라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유전체의 평균 ~1–4%는 네안데르탈인 DNA로 물려받은 유산이 되었으며 [98,100–102], 토착 오스트레일리아인, 멜라네시아인 그리고 일부 동남아시아인 집단의 유전체의 ~6% 정도는 데니소바인 가계(家系)로부터 물려받았다 [99,103–107].


(고인류학자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지만) 한편에서 간략히 설명했듯이, 현재 살고 있는 현생인류의 유전체 안에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으로부터 물려받은 대립형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원시 호미닌의 진화생물학을 재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전체학을 기반으로 한 경로가 두 가지 있음을 뜻한다: 하나는 생물학적 기능을 추론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 유전자좌에 대한 원시 호미닌의 고대 유전체 염기서열을 직접 분석하는 것이며 [77,108–110], 두 번째는 아마도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가계에서 기원한 대립형질의 특성 규명을 현생인류를 대상으로 수행하는 GWAS 또는 기능적 분석이다 [111,112]. 질병과 관련 없는 표현형을 대상으로 하는 GWAS가 미래에 점점 더 많이 수행되면서, 그리고 만일 더 많은 연구가 데니소바인 가계의 비율이 상당한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된다면 이러한 분석은 점점 더 유익해질 것이다.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과의 유전자 혼합은 현생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이들 원시 호미닌과 그 조상들은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바깥으로 이주하기 전 수십만 년 동안 유라시아에 거주했으며, 아마도 이들이 살고 있던 현지환경에 오랫동안 생물학적으로 적응한 역사를 지녔으리라 추정된다. 현생인류는 이 지역의 원시 호미닌처럼 유라시아의 다양한 서식지 생태계에 오랫동안 적응한 역사가 없었지만, 원시 호미닌과의 유전자 혼합을 통해 얻은 유산 덕분에 현지환경 특이적인 적응성 표현형(adaptive phenotype)과 연관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유래한 대립형질을 가진 사람은 현지환경 적응에서 적응도 이익 측면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113]. 진실로, 적응성 유전자 이입이 있었다는 수많은 흔적을 오늘날 살고 있는 유라시아 집단의 유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원시 호미닌 가계의 백그라운드가 매우 낮은 수준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경우에 >0.50인) 예상치 못하게 높은 비율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가계에 속하는 단상형을 가지고 있는 유전체 지역으로 확인됐다 [100,114,115] [그림 4].


유라시아 지역의 현생인류에게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전자 혼합으로 얻은 이득에는 훨씬 더 밝은 피부색과 연관된 대립형질의 즉각적인 획득을 포함할 수 있을 텐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UVB 양이 낮은 북위도 서식지에서 비타민 D를 생성하는 데 이득이 되었다.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입된 적응성 대립형질의 가장 강한 흔적을 지닌 유전체 지역에는 피부 발달 및 색소에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데, 여기에는 오늘날 유럽 인구에서 70% 빈도수로 관찰되는 BNC2 유전자 단상형과 동아시아 인구에서 60% 이상의 빈도수로 관찰되는 POU2F3 단상형 유전자가 포함된다 [100].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이 확실히 (앞에서 논의했듯이) 유라시아인에서 발생한 탈색에 대한 진화적 종점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그동안에, 티벳인(Tibetan) 집단의 고도 저항성(high-altitude tolerance)과 연관된 EPAS1 단상형은 데니소바인으로부터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반영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104],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데니소바인 가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다른 현생인류 집단이 훨씬 더 높다 [107,116]. 비슷하게, 그린란드(Greenland)의 이누이트(Inuit) 집단에서 100% 빈도수로 고정적으로 발견되는 WARS2TBX15 유전자를 포함하는 단상형 [117] 또한 데니소바인에서 기원했다 [105]. TBX15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은 갈색 유도성 지방세포(brown and inducible adipocyte) 분화에 관여하며, 저온에 노출되었을 때 열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118], 이것은 한랭 기후에서 살고 있는 집단에서 발생한 이와 같은 적응성 유전자 이입 사건에 대한 잠재적 진화 메커니즘을 뜻한다.


병원체 방어와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 또한 현생인류의 유전체에서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겪은 부분 안에 상당히 많이 존재하는데 [119,120], 특별한 사례로 MHC121, OAS122TLR 같은 유전자를 포함하는 유전자좌를 들 수 있다 [113,119]. 상호배타적이지 않은 수많은 시나리오가 이들 단상형이 현생인류에게 이입되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적응도 이익을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이러한 대립형질 일부는 이들 집단이 서로 직접 접촉한 기간 동안 현생인류에게 궁극적으로 전달되었던 원시 호미닌 특이적인 병원체와 공진화했을 수 있다 [123,124]. 두 번째, 이러한 결과는 수많은 면역 유전자좌로 유명한 각 개체의 유전자 다양성 증가로 (즉, 이형접합성[heterozygosity, 異型接合性]의 증가로) 발생한 일반적인 병원체 방어에서의 이득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125]. 세 번째,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 혈통에서 일어난 무작위 돌연변이에서 기원한 면역체계의 일부 변이체는 단순히 동일 유전자좌의 조상 또는 현생인류 혈통 특이적인 대립형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히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면역체계의 유전자좌에 이입된 대립형질의 기능적 영향을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규명하고 컴퓨터를 이용해 예측한다면 [120,126,127] 연구자들이 이러한 시나리오 중에서 (무엇이 타당한지를) 구별하고 우리 인간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역사가 오늘날 살고 있는 인간 집단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개괄적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육(domestication)의 유전체적 특징


고대 인류와 원시 호미닌 이외에도, 인간이 길들인 동식물을 포함한 수많은 다른 생물 종(種)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또한 빠르게 출현하고 있다 [128–131]. 우리가 봤을 때, 사육된 분류군(taxon, 分類群)에 대한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인간의 행동 및 진화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창을 다수 제공한다 [그림 5]. 특히, 사육과 연관된 다양한 형질의 진화적 기원 및 확산을 규명하는 고대 유전체학 분석은 서로 다른 문화적 시기를 통틀어 그러한 선택(selection)을 선호하는 인간의 선택에 대해 간접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132]. 또한, 그러한 작업으로 역사의 다양한 지점에서 농경과 목축에 투자함으로써 작물과 가축을 통해 얻은 영양상의 수익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129,131], 이로 말미암아 과거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 건강 및 인구통계에 관한 모델에 사용할 수 있는 값진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즉, 인간이 직접 선택하지 않은 형질을 보유한) 순화종(domestic species, 馴化種)이 고대 인류와 공유했던 주변 환경 및 인간 니치(niche) 서식지에 언제 어디서 공생적으로 적응했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며 [133,134], 이로 말미암아 과거에 인류 자신이 맞닥뜨린 진화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즉각적으로 증진할 수 있다.


순화종을 대상으로 한 최근 고대 유전체 연구 결과는 핵심 형질 출현에서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었음을 강조해왔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미국 남서부에서 발굴한 고대 옥수수속대(maize cob)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310–4,400년 BP에 존재했던 옥수수는 오늘날 여러 옥수수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기능성 파생 변이체를 보유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이들 변이체는 종자 저장(seed storage), 개화기(flowering time), 그리고 (딱딱한 껍질에 싸여 있기보다는) 외부로 노출된 식용 가능한 낱알의 복합형질(complex trait, 複合形質)과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종자가 성숙하면 붙어 있지 않은) 이삭 부스러짐성(ear shattering)과 연관된 조상 변이체와 몇몇 탄수화물 생성 표현형은 곧바로 존재했다 [131,135].


유럽에서 길들여진 닭의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노란 피부색, 인간에 대한 공포의 감소, 그리고 달걀 생산의 증대와 연관된 변이체에 대한 선택이 단지 과거 1,100–500년에 걸쳐 일어났음이 입증되었는데 [129,136], 이것은 이러한 사건이 ~6,000년에 걸쳐 진행되었다고 추정한 이전 보고와 상반된다 [137]. 흥미롭게도,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입증된 것처럼 이러한 적응성 형질의 출현한 시기와 일치하게, 고고학과 역사적 증거는 양계업(chicken husbandry, 養鷄業)이 중세 유럽에서 네발 달린 동물의 고기 섭취를 제한하는 종교적인 금식 행위의 결과로 강화되었음을 뒷받침한다 [129].


지금까지, 그 어떤 가축종보다도 말에 대한 고대 DNA의 진화적 분석이 더 많이 보고됐다. 이러한 총체적인 연구량은 인간에 의한 인위적 선택 행동(artificial selection behavior)에 대해 강력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Librado와 그의 동료들은 2,700–2,300년 BP 동안 아시아 카자흐 스텝(Kazakh Steppe)에서 살았던 사육된 말 13개체의 고대 유전체를 연구했는데 [138], 양성 선택(positive selection)의 흔적을 지닌 유전체 부위에 유방과 뇌하수체 조직에서 발현되는 유전자가 많이 존재함을 관찰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패턴이 도자기에 함유된 지방에 대한 고고학적 분석과 민족지학(ethnography, 民族誌學)적 기록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 수천 년 동안 실시해온 행위인 말젖 생산과 관련된 표현형을 인간의 의도대로 선택한 역사를 반영할지도 모른다고 제시했다 [138].


현대적인 말의 유전학과 피모색(coat color, 被毛色) 및 패턴 변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근거로 했을 때, 고대 DNA를 사용함으로써 선사시대 말의 표현형을 추론하는 게 가능하다. Ludwig와 그의 동료들은 (6,000–2,000년 BP에 존재했던 73개체인) 유럽 지역의 초기 가축화된 말이 (6,000년 BP 이전에 존재했던 16개체인) 가축화가 시작되기 전의 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모색 및 패턴의 다양성이 두드러지게 증가했음을 보고했는데 [140], 가축화된 말은 검은색, 하얀색, 적갈색, 은색 그리고 점박이 패턴이 보였다면 가축화 이전의 말은 암갈색과 회갈색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140]. 비슷하게, Librado와 그의 동료들도 자신들이 연구한 표본에 크림색, 적갈색 그리고 점박이 패턴이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카자흐 스텝의 말에서도 피모색의 다양성이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138], 다른 연구팀에서도 표범의 점막이 가죽 패턴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체의 빈도수가 비록 신경과민 및 야맹증과 연관되어 있을지라도 (가축화 이전의 말 16개체에서는 0.06 빈도수였다가 가축화된 말 83개체에서는 0.35의 빈도로)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141]. 이러한 변화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예를 들어, 시각 포식자[visual predator, 視覺捕食子]로부터 받는 수확 압력[harvesting pressure]의 감소를 통해 일어날 수도 있는) 기능적 제약 완화와 달리 인간이 의도한 인위적 선택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1]. 말의 가축화 초기 단계와 연관된 가죽의 변화와는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아시아에서 (~8,500–100년 BP에 존재했던 67개체의) 길들여진 고양이에 대한 최근 고대 DNA 연구는 오늘날 집고양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얼룩무늬 가죽 패턴이 단지 ~700년 BP라는 상당히 근래에 출현했다고 보고했다 [142].


개는 심지어 말과 고양이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사람과 공진화적인 관계를 맺었다 [61]. 진화 유전체학 분석 결과가 이러한 역사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예를 들어, 개 유전체에 존재하는 양성 선택의 흔적은 탄수화물 소화와 관련된 유전자에 많이 존재하는데 [143], 이것은 인간과 비슷하게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물에 공생적으로 생물학적 적응을 했음을 뜻한다. 사실, 하나의 선택 특징(selection signature)이 이자에서 발현되는 (AMY2B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아밀레이즈 유전자를 둘러싸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35마리의) 늑대에서는 단지 2개의 복사체가 존재하지만 (136마리의) 개에서는 평균적으로 ~15개의 이배체 유전자 복사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43]. 차후 연구에서는 농경인과 장기간 지낸 개의 품종은 수렵•채집인 집단에서 지낸 품종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더 많은 수의 AMY2B 복사체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144], 이것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AMY1 복사체 수의 차이와 잠재적으로 상당히 수렴함을 뜻한다 [75]. 인간의 경우처럼, 개의 고유전체학 연구는 이러한 적응사를 정확하고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지금까지는 초기 결과가 혼재되었는데, 2가지 연구에서 최대 3개의 AMY2B 이배체 유전자 복사체가 세 마리의 (~7,000–5,000년 BP에 존재했던) 신석기 시대 유럽 지역의 세 마리 개 모두에서 관찰되었지만 [145,146], (15,000–4,000년 BP 동안 유라시아 지역에 존재했던 13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7,000년 BP부터 평균 복사체 수가 상당히 증가했음을 보고했다 [133]. 향후 연구와 확장된 시공간적 표본 채취가 개의 AMY2B 유전자가 확산한 시기 및 속도,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인간 문화의 변천에 대한 관계를 완전히 규명하는데 필요할 것이다.


결론 그리고 향후 전망


우리는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 과정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고유전체학의 능력을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통찰이, 아직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더라도, 현생인류의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연구 또는 화석과 고고학 기록 하나만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부터 얻은 통찰을 보완한다. 특히, 이미 고유전체학으로부터 얻은 인간의 적응을 담고 있는 매우 정확한 수많은 시간의 스냅샷(temporal snapshot)은 환경 또는 문화적 변화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생물학적 적응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있음을 — 예를 들어, 유럽인의 조상에서 발생한 피부 탈색 및 락테이즈 존속 같은 — 입증했다. 돌연변이가 무작위적인 과정임을 고려했을 때 비록 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역사가 그리 놀랍지 않을지라도, 이러한 것들로 말미암아 발생한 결과는 인간의 건강 및 적응도를 설명하는 모델과 보상적인 문화적 행동에 관한 가설에 영향을 미친다 [그림 3]. 이용 가능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림 1], 우리는 인간 적응의 시공간적 역동성과 다유전자성 형질의 진화사에 대한 훨씬 더 심도 있는 분석, 그리고 알려진 인간의 적응을 규명하는 데 주로 초점을 두는 것에서 과거에 있었던 자연선택이 남긴 새로운 고대 유전체 흔적의 발견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확장된 통찰을 기대한다.


우리는 현존하는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특히) 유럽과 아시아 일부에 상당히 치우쳐져 있음을 알린다 [그림 1]. 비록 이러한 패턴이 부분적으로는 고대 DNA 보존의 환경에 따른 차이를 반영할지라도, 전 세계적인 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와 (각자가 생각하는) 중요성의 차이 또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 도처에서 얻은 데이터 세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초창기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이미 매우 흥미진진한 통찰을 보여줬다 [54,81,148]. 지리적 차이에 따른 고대 유전체 데이터 사이의 갭을 메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결연한 노력이 있다면 전 세계에 분포한 서식지의 폭넓은 다양성 그리고 문화와 집단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반응하여 포함된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에 대한 훨씬 더 포괄적인 그림을 이끌어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고대 인간 유전체의 직접적인 연구가 DNA를 이용해 진화 인류학의 새로운 통찰을 획득하는 데 유용한 단 하나의 접근법은 아니다. 이 리뷰에서 강조한 가축화의 사례 그리고 과거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일과 관련해서 이러한 결과를 적용한 것이 좋은 사례다. 고대 유전체 데이터의 생성이 점점 더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사육된 동식물에 대한 분석 및 이해에 대한 분류학적 성취와 시공간적 정확도의 극적인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가축화되지 않은 수많은 비인간 생물 종의 집단 및 이들의 진화사는 인간에 의한 크기 선별적인 사냥과 수확 압력, 서식지 변형, 우연 또는 의도적인 주거 변경과 같은 여러 행동에 의해 오랫동안 영향을 받아왔다 [149]. 따라서 여기에 영향을 받은 분류군을 대상으로 한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인류의 진화사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훨씬 더 폭넓은 생태계 수준의 시각이라는 가치 있는 요소로서 시기적으로 다른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인간 행동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스 1 | 고대 유전체의 폭발적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2010년 이전에,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는 소수의 원시 호미닌 개체와 [그림 1a] 비영장류 포유류로 주로 구성되었다 [150–153]. 이러한 패턴은 원시 호미닌 유전체 시퀀싱에 대한 초기의 강렬한 흥분으로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154]. 하지만, 아마도 또한 이 분야의 역사에 기여한 것은 진짜 고대 인간 DNA를, 예를 들어, 인간 발굴자, 박물관의 직원, 또는 실험실 개인으로부터 유입된 오염과 진짜 고대인의 DNA를 구별하는 어려움이다. 비록 잠재적인 오염이 연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될지라도 — 초창기 네안데르탈인 고유전체학 자료의 분석에서 설명되었듯이 [155] — (그 물질을 발굴하고 다루는 사람과 비교해서) 해부학적 현생인류의 고대 유전체와 비슷한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면 진짜 고대 DNA를 규명하는 과정은 부담이 덜 된다 [98,99]. 더욱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이러한 이슈를 피하고 해부학적 현생인류로부터 생성된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론적•생물정보학적인 전략을 점점 더 적용해왔다 [156]. 예를 들어, 현대에 발생한 오염은 고대 DNA의 염기서열 조각 끝에서 발생하는 시토신(cytosine)의 탈(脫)아미노화(deamination)라는 특징적인 손상 패턴에 근거해 진짜 고대 물질과 구별할 수 있다 [27,51]. 현재, 또한 몇몇 실험실은 데이터 손실과 오류를 최소화하는 동안 진본임을 확인하기 위해 각 표본의 일부를 사용해 탈아미노화 복구 단계를 수행하고 수선된 부분과 수선되지 않은 부분 모두에 대해 시퀀싱을 진행한다 [69,157].


고대 인간 유전체 연구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경향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커버리지(low-coverage) 데이터에 대한 의존적이 점점 커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체 당 ≤1x 커버리지, 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뉴클레오타이드 위치에 평균적으로 하나 또는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에 매핑[mapping] 되는 염기서열 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다; 그림 1a). 또한 이러한 접근은 유전체의 표적이 되는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부분에 대한 표본을 강화하는 방법과 결합할 수 있다 [20,28] [표 1]. 수행하고자 하는 분석에 따라, 이들 데이터 세트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은 현생인류의 레퍼런스 유전체 패널(reference genome panel)과 비교하여 소실된 데이터를 귀속시키는 일 [19], 개체 수준의 유전자형을 호출하는 것보다는 집단 수준에서의 대립형질 빈도수 추정에 초점을 둔 분석 [20] 같은 어떤 예방책을 필요로 한다 [69]. 그러한 접근은 시퀀싱 비용의 감소 덕분에 집단 규모의 고대 DNA 연구의 실행 가능성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수 있다 (시퀀싱 비용이 계속해서 줄어들기 때문에,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에 대한 훨씬 더 강력하고 매우 높은 커버리지의 유전체 전체 수준의 시퀀싱 비율이 더 많아지는 쪽으로 결국은 연구 방향이 움직이길 기대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다른 종류의 실험적 방법론의 개선과 결합해서 [27,158–160] 그리고 시퀀싱 기술의 진보도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161], 이러한 분석 방법의 혁신은 점점 더 강력해지는 진화생물학적 분석에 현재 포함될 수 있는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이용 가능성의 최근 급격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림 1 | 최근의 (그리고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고대 유전체의 폭발적 성장. a |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엑솜[exome], 그리고 유전체 규모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데이터 세트 같은) 이용 가능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가 알려진 고대 인류 및 원시 호미닌 개체 수의 누적 숫자. 각각의 범주에서, 개체의 전체 수와 표적 위치당 평균 1개 이상의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를 가진 표본의 하위집합이 표시되어 있다. b | 고대 인류와 원시 호미닌 유전체 데이터 세트의 시공간적 분포를 나타낸 것으로, 원의 넓이는 유전체 수에 비례한다. 몇몇 고고학 유적에 대해서, 정확한 지리학적 좌표는 해당 고대 유전체 분석을 보고한 논문에는 나와 있지 않았으므로, 여기에서는 각각의 대략적인 위도와 경도를 추정해 표시했다. 그림에 표시된 연구와 데이터 세트에 대한 요약은 표 1에 나와 있다.


표 1 | 인간과 원시 호미닌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우리는 보고된 고대 인류 또는 원시 호미닌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의도치 않게 누락된 부분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이들 자료는 2017년 7월 25일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 SNP,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WGS, 전체 유전체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 * >1×은 각각의 표적 위치에 매핑된 평균 시퀀스 리드가 1개 이상임을 뜻한다. 만일 새로운 연구를 통해 이전 연구에서 사용된 동일 개체에 대해 DNA 시퀀싱 자료가 추가적으로 생성했다면, 새로운 유전체 데이터 세트는 그 개체를 위한 것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20,29,81,103,108,178,196,198,206]. 하지만 커버리지가 새롭게 >1×으로 증가한 경우라면, 이 업데이트는 동일한 개체에 대해 분석한 것으로 기록했다 [20,81,167]. ‡ 지리적 지역 정의: [유럽 중부] 크로아티아(Croatia), 체코 공화국(the Czech Republic), 헝가리(Hungary), 오스트리아(Austria), 폴란드(Poland), 독일(Germany), 스위스(Switzerland), 세르비아(Serbia), [유럽 동부] 벨라루스(Belarus), 우크라이나(the Ukraine), 동러시아(eastern Russia), 불가리아(Bulgaria), 몬테네그로(Montenegro), 코카서스(Caucasus), 루마니아(Romania), [북유럽] 에스토니아(Estonia), 덴마크(Denmark), 스웨덴(Sweden), 리투아니아(Lithuania), 라트비아(Latvia), 아일랜드(Ireland), 영국(United Kingdom), 노르웨이(Norway), 네덜란드(Netherlands), 벨기에(Belgium), 프랑스(France), 룩셈부르크(Luxembourg), [남유럽] 스페인(Spain), 포르투갈(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마케도니아(Macedonia), [동남아시아] 네팔(Nepal), 중국(China), [유라시아 북부와 중부] 러시아(Russia), 카자흐스탄(Kazakhstan), [중동] 이란(Iran), 이스라엘(Israel), 터키(Turkey), 요르단(Nepal), 레바논(Lebanon), [북아메리카] 캐나다(Canada), 미국(United States), 그린란드(Greenland), 중앙 아메리카(Central America), 카리브해 지역(the Caribbean), [남아메리카] 브라질(Brazil), 칠레(Chile), [아프리카] 에티오피아(Ethiopia), 이집트(Egypt). § 보고된 특정 연대로 보고된 적이 없는 소수의 표본에 대해서는 [27,48,50,81,181,190], 문화적 시기로 연대를 추정했다. || 이 연구에서 [29], 표본 당 그리고 표적이 되는 SNP 당 시퀀스 커버리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표본 가운데, (1,240,000개의 표적 SNP 가운데) 5,722–936,369개에 달하는 SNP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시퀀스 리드로 커버된다. 우리는 모든 표본을 <1×로 기록했지만 작은 비율의 표본은 실제로 이러한 한계점을 지나칠 수 있다.


그림 2 | 양성 자연선택의 고대 유전체 흔적. a | 인간 집단에 대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파생 대립형질 빈도의 궤적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 유전체에 있는 대부분의 유전자좌에서, 유전자 변이체는 유전자 부동 또는 정화선택(purifying selection)의 대상이 되었고, 조사된 시한 동안 빈도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는 관찰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드물게, 새로운 돌연변이는 (또는 서로 다른 진화압을 일으키는 환경•문화적 변화를 따르는 기존의 돌연변이는) 적응도 이익을 부여하고 빈도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b | 유전체를 통틀어 존재하는 각각의 변이체는 시간에 따라 빈도수에서 변화한 것으로 예상치 못하게 검증되었다. 각 변이체의 통계적 유의성은 (변이체의 밀도 때문에, 대부분의 점은 서로 분리될 수 없지만) 인간 염색체 위치는 x 축으로 -log(P-value)는 y 축으로 놓은 다음에 각각의 점으로 나타냈다.


그림 3 | 유제품과 우유 소비에 대한 생물문화적 적응. a | 사람이 소비할 목적으로 주로 우유를 생산하는 소 같은 가축류를 초기 신석기 시대에 키우고 있었다는 것과 더불어 [163], 유럽에서 낙농업을 수행했다는 초기 고고학적 증거로 사람의 치석(齒石)과 유지방(乳脂肪)의 잔류물을 포함하고 있는 도자기 파편에서 복원된 소, 양 그리고 염소 특유의 β-락토글로뷸린(β-lactoglobulin) 유즙 단백질이 포함된다. b | 유럽에서 락테이즈(lactase) 존속 표현형을 있게 한 조절 변이체를 고대 DNA 기반으로 시간에 따라 분석한 대립형질 빈도수 추정. 각각의 집단에 대해, 원의 크기는 고대 DNA의 표본 크기를 나타내며, 색깔은 지리적 위치를 가리킨다. 가운데의 시간점은 각 집단 표본에 대한 연대 범위 추정치의 중앙점을 반영한다.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대신에 PCR을 근거로 추정한 대립형질 빈도는 점선원으로 나타냈는데, PCR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는 DNA 손상 및 오염을 확인하고 설명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잠재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레퍼런스로, 오늘날 유럽 집단의 락테이즈 존속 대립형질 빈도가 또한 표시되어 있다. 이 도표 작성을 위해 사용된 데이터의 요약은 보충표 S1에 나와 있다. c | 락테이즈 존속 없이도 성인이 섭취할 수 있도록 락토스 양을 줄인 신석기 초기 낙농 기공 기술에 대한 고고학 증거. 락토스 양이 줄어든 치즈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던 체(sieve)의 조각이 폴란드에서 출토되었으며 그 연대는 ~7,200년 BP이다. 발효를 통해 ~3,800년 BP 때 만들어진 중국의 (락토스가 없는) 케피어(kefir) 치즈의 보존된 조각이 그림에 나와 있다. 그림 a의 왼쪽 패널은 참고문헌 162의 허락을 받아 CC-BY 4.0 조건으로 재구성 되었다. 그림 a의 가운데 패널은 참고문헌 164의 허락을 받아 CC-BY 4.0 조건으로 재구성 되었다. 그림 a의 오른쪽 패널은 참고문헌 165의 허락을 받아 맥밀런 출판사(Macmillan Publishers)의 법률적 제약 아래 재구성 되었다. 그림 c의 왼쪽 패널은 영국 브리스톨 대학(University of Bristol)의 멜라니 로페-살크(Mélanie Roffet-Salque)가 제공해줬다. 그림 c의 오른쪽 패널은 참고문헌 166의 허락을 받아 엘스비어(Elsevier) 출판사의 법률적 제약 아래에서 재구성되었다.


그림 4 | 원시 유전자의 적응성 이입. 궁극적으로 현생인류의 유전체의 변이 패턴으로부터 검출할 수 있는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사례를 포함한 고대 호미닌 (즉,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그리고 해부학적 현생인류 사이의 유전자 혼합 설명. a | (고대 호미닌과 해부학적 현생인류로부터 원래 기원한 계보를 가진 (염색체 구획 또는) 염색체가 파란색과 오렌지색으로 각각 표시되었다. 분명한 설명을 위해, 단지 한쌍의 상동 염색체만이 묘사되었다. 염색체는 각 세대마다 재조합 현상을 겪기 때문에, 고대 호미닌 계보 구획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크기가 줄어든다. 적응도 이익을 부여하는 고대 호미닌의 변이체의 위치는 별표로 표시되었다. 유전자 혼합과 이입이 있은 후에, 이 변이체는 (그리고 재조합으로 잘리지 않은 이것을 둘러싼 염색체 구획은) 양성 자연선택에 의해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유전체게 그 빈도가 증가한다. b | 오늘날 살고 있는 후손 인간 집단에서 관찰되는 염색체를 따라 (x 축) 임의의 지점에서 고대 호미닌 계보를 가진 단상형의 비율을 (y 축)을 나타낸 그림. 적응적으로 유입된 변이체를 포함한 지역의 고대 호미닌 계보의 비율은 예외적이다. 원시 호미닌의 단상형이 희소하게 나타나는 유전체 부분에서, 고대 호미닌의 대립형질은 해로워서 정화선택으로 제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100].


그림 5 | 서로 다른 형질이 순화종(domesticated species, 馴化種)에서 진화한 과정이 일어난 시기를 고대 DNA를 기반으로 이해하기. 순화된 동식물의 고대 DNA 연구는 과거 인간의 행동과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 옥수수, 말, 개, 고양이 그리고 닭에 대해 보고된 사례를 선택적으로 나타냈다. 몇몇 관찰 가능한 특징이 진화한 사례에 대하여, 별표(*)는 그러한 변화가 인간이 의도한 선택 또는 자연의 포식자로부터 받는 수확합 같은 생태계 과정의 변화와 관련된 선택적 제약(selective constraint)의 완화를 반영하는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음을 가리킨다 (본문을 볼 것). 순화된 동식물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형질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범주 가운데 둘 또는 심지어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고대 DNA로 규명된 형질의 수를 많이 가진 분류군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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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8,500–2,300 years BP 사이에 존재했던) 230개체의 유럽인으로부터 얻은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해 양성선택의 흔적을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정밀검사를 수행했고, 음식, 피부색, 키 그리고 면역반응과 관련된 적응성 대립형질의 시공간적 빈도수의 궤적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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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저자들이 제안한대로 한랭 기후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을 뒷받침하는 단상형을 규명하기 위해 (~9,500–6,00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7개체의 스칸디나비아인으로부터 얻은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해 양성선택의 유무를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정밀검사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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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양성 자연선택의 역사를 밝히고 각 유전자좌의 선택의 강도를 추정하기 위해 사람의 피부색 변이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대립형질에 대한 고대 DNA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했다.

54. Jeong, C. et al. Long-term genetic stability and a high altitude East Asian origin for the peoples of the high valleys of the Himalayan arc. Proc. Natl Acad. Sci. USA 113, 7485–7490 (2016).

이 논문은 고지대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과 관련해서 현대의 지역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알려진 몇몇 유전자 변이체가 출현했고 빈도수가 증가했음을 발견한 (3,150–1,2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네팔에서 발굴한 8개체를 대상으로 수행한 고대 유전체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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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유럽인의 락테이즈 존속 대립형질의 역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최초의 고대 유전체 기반 연구로써, 이 연구는 그 대립형질이 (~7,500년 BP 사이에 살았던) 4곳의 지리학적 위치에서 발굴된 초기 신석기 시대의 8개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였는데, 이것은 일생을 통틀어 락토스를 소화할 수 있는 각 개인의 능력이 아마도 유럽에서 낙농업이 시작되고 퍼져 나간 이후에 출현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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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에서 발견된 (~6,200–800년 BP 사이에 살았던) (이누이트와 메티스[Metis]는 포함하지 않은) 캐나다 원주민(First Nations) 25개체의 엑솜을 시퀀싱했고, 오늘날 해당 지역에서 살고 있는 침샨족(Tsimshian)의 후손 집단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빈도수 차이를 나타내는 HLA‑DQA1 유전자 단상형을 확인했는데, 이것은 잠재적으로 (고대 DNA의 시계열[time series, 時系列] 이후 시기인) (아메리카의) 유럽 식민지화와 연관된 전염병 창궐에 대한 적응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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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1,000–7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4개체의 유럽인에서 채취한 치석을 분석해 얻은 고대 DNA 결과를 보고했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병원성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치아에 있다는 것과 되지, 양, 밀 그리고 십자화과(crucifer) 식물이 음식의 일부로 소비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포함한다.

92. Rasmussen, S. et al. Early divergent strains of Yersinia pestis in Eurasia 5,000 years ago. Cell 163, 571–582 (2015).

이 논문은 (~5,000–2,800년 BP 사이에 있었던) 7개의 고대 유라시아 페스트(Yersinia pestis) 유전체를 시퀀싱했고, 여러 것들이 보고되었는데 그 가운데 벼룩의 장 안에서 Y. pestis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가 ~3,600년 BP 이전에 존재한 페스트의 유전체에는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수평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를 통해 훗날 이 유전자를 획득한 일이 아마도 림프절 페스트 전파 주기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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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오늘날 티벳인의 고지대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을 뒷받침하는 EPAS1 유전자를 둘러싼 유전자 단상형이 데니소바인 또는 이들과 관련된 원시 호미닌 집단으로부터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결과임을 입증했다.

105. Racimo, F. et al. Archaic adaptive introgression in TBX15/WARS2. Mol. Biol. Evol. 34, 509–5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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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대규모 환자 표본으로부터 얻은 전자 건강 기록 표현형을 사용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입된 대립형질을 우울증 위험도 증가, (자외선각화증[actinic keratosis, 紫外線角化症]으로 알려진) 일광 노출과 연관된 피부 병변과 같은 표현형과 연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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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지리적으로 다양한 인간 집단 표본에서 확인된 원시 호미닌으로부터 적응적으로 이입된 강력한 흔적을 포함한 126군데의 유전체 지역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로 이들 유전자좌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상당히 많이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피부색을 조절한다고 알려진 수많은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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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화된 닭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고대 DNA를 통해 알 수 있는 달걀 생산량의 증가와 연관된 대립형질 빈도의 상당한 변화 시기를 역사적 그리고 고고학적 기록으로 전해진 양계업 강화와 연결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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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조상 및 파생된 기능성 유전자 변이체의 혼합을 ~5,300년 BP 때 있었던 멕시코의 옥수수에서 확인했는데, 이것은 이러한 순화종에서 형질의 진화가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된 과정이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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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찾으러 도서관에 들렀다가 우연히 마시모 피글리우치(Massimo Pigliucci)라는 과학철학자가 저술한 『이것은 과학이 아니다: 과학이라 불리는 비과학의 함정(Nonsense on Slits: How to Tell Science from Bunk)』이란 책을 발견했다. 책일 빌릴까 잠깐 고민하다가, 도서 대여가 돈 드는 일도 아니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대출 신청을 했다. 사실, 이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는 사실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곧바로 접하지 않은 이유는 이 책을 “그저 흔하디흔한 과학철학서”나 “시중에 많이 나도는 사이비 과학 폭로서” 정도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나의 판단이 근거라곤 전혀 없는 개인적 편견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정말로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출처: 알라딘]



이 책은 연성 과학(soft science, 軟性科學)과 경성 과학(hard science, 硬性科學)의 특징을 살피면서 카를 포퍼(Karl Popper)라는 고집스러운 과학철학자 할아범이 오래전에 제기한 과학의 경계 문제(the Problem of demarcation, 境界問題)를 오늘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오늘날 과학으로 인정되거나 스스로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다양한 과학에 관해 고찰하면서, 이들을 진짜 과학(real science), 거의 과학(almost science) 그리고 사이비 과학(pseudo-science)으로 분류했다. 영광스런 무대 위에 오른 후보는 다음과 같다.


(1) 철학보다 더욱 철학적이 되어버린 현대 물리학의 다채로운 우주론(cosmology, 宇宙論), (2) 진화생물학 이론을 받아들였지만 진정한 과학인지는 진실로 의심되는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 進化心理學), (3) 한때 미국을 풍미했던 외계 지적 생명체에 관한 대대적 탐사 프로젝트인 세티(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4) 진정한 과학인 진화생물학과 사이비과학의 전형(典型)인 너무나도 끈질기고 병적으로 집요한 창조론(creationism, 創造論)과 그 적자(嫡子)인 지적설계론(intelligent design, 知的設計論), (5) 과학이 아니라고 오래전에 판명되었지만 아직도 위세를 떨치고 있는 점성술(astrology, 占星術) 등등. 진화심리학에 관해 한 마디 덧붙이자면, 저자는 진화심리학을 과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신, (인간을 다루지 않는) 사회생물학은 엄연한 (거의) 과학이라고 판단한다.


저자는 언론에 의해 조장되거나 왜곡된 과거와 오늘날 과학의 현주소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살피면서, 비과학적 주제가 언론을 통해서 어떻게 과학적으로 포장되는지, 과학적 사실이 어떻게 해서 과학적 사실이 아닌 것처럼 인식되어버리는지, 그리고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과학을 어떤 식으로 교묘하게 왜곡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더불어, 저자는 유명한 과학자나 지식인이라 할지라도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니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그리고 과거와 오늘날의 지식인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씽크 탱크(Think Tank)가 불리는 집단의 사례를 분석해 이들이 어떤 식으로 과학을 왜곡하는 데 앞장서는지 보였다.


과학 진영과 비과학 진영의 충돌이라는 역사적 사건도 이 책에서 다루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지적 사기(intellectual impostures, 知的詐欺)라 불리는 물리학자 앨런 소칼(Alan Sokal)의 짓궂은 장난(?)으로 시작된 과학 전쟁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봄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과학을 오해하는지 설명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파울 파이어벤트(Paul Feyerabend)라는 괴팍하면서도 걸출한 철학자의 과학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적 오해의 실체를 파헤쳤다. 이와 함께, 저자는 과학을 교조적 선언으로 받드는 과학주의(scientism, 科學主義)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피글리우치는 과학이 발전하는 원리에 관해서도 고찰했다. 실제로, 그는 책에서 토마스 쿤(Thomas Kuhn)의 유명한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일이 과학 발전 과정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인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물리학에서는 그런 측면이 있지만, 생물학 같은 분야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진실로, 이 책은 정말 잘 쓰인 책이다. 과학철학자이면서도 식물학과 유전학을 전공한 저자의 경험 덕분인지는 몰라도 이 책의 내용은 실험 생물학을 전공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크게 와 닿는다. 덧붙여, 이 책은 그 어떤 대중적 과학철학/과학사회학 도서보다도 재미있다.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숨넘어갈 정도로 낄낄거리며 웃은 적도 있다. 그만큼 이 책의 문장 하나하나가 촌철살인(寸鐵殺人) 그 이상의 의미와 유머로 가득하다. 과학이 무엇인가, 과학철학이 무엇인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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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막을 가진 유기 생명체는 약 34억 년 전 고시생대(Paleoarchean, 古始生代)에 단세포성(unicellularity, 單細胞性) 형태로 처음 출현했다 [1] [그림 1, 위쪽]. 그러나 늦어도 약 21억 년 전 고원생대(Paleoproterozoic, 古原生代) 리야시아기(Rhyacian) 때 다세포성(multicellularity, 多細胞性)이라는 새로운 진화적 경향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림 1, 아래쪽] [2]. 어떻게 보면 독립생활을 영위하던 단일 세포가 다세포 생명체가 된다는 것은 일종의 도박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본질적으로 독립적인 개체가 하나의 닫힌 울타리 안에서 유기적 연합을 구축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세포 다수가 하나의 덩어리(cluster)를 이루면서 새로운 생물학적 구조와 기능이 나타났고 생물학적 복잡성(biological complexity, 生物學的複雜性) 또한 커져 갔다. 이 때문에, 새로운 생명 형태에 주어진 자연 선택이라는 엄격한 규범은 세포 사이의 치밀하고 끈끈한 “상호 협력”을 요구했다. 다시 말하자면, 독립생활을 영위했던 단일 세포는 다세포 생명체의 구성 세포가 되는 대신에 자신을 희생해야만 했으며, 심한 경우엔 자신의 소멸로 그 대의(大義)를 증명해야만 했다.



그림 1. (위쪽) 오스트레일리아 서부 스트렐리 풀(Strelley Pool) 지층의 암석에서 발견된 산소 대신에 황을 물질대사(metabolism, 物質代謝) 과정에 사용한 원시 세포의 흔적 [1] [출처: Nature Geoscience]. (아래쪽) 아프리카 가봉에서 발견된 다세포 생명체 화석. 산소 호흡을 했다고 추측되는 평균 수 센티미터에서 최대 12 센티미터 크기의 평면형 다세포 생명체가 암석에 뚜렷이 나타나 있다 [2] [출처: Nature].



단일 세포 형태에서 다세포 형태로


단일 세포 형태에서 다세포 생명체로의 진화를 (그리고 왜 다세포 생명체가 출현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 모든 과정은 우리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먼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물론, 앞에서 든 예처럼 고대 다세포 생명체의 흔적이 간혹 발견되긴 하지만 [그림 1, 아래쪽], 그것이 최초 형성 과정을 반영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으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화석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매우 한정적이다. 결과적으로, 초기 다세포 생명체의 생리학적∙생태학적 특징과 그 진화 과정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만한 결정적 증거는 전무(全無)한 실정이다.


다세포 생명체는 많은 세포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단세포-다세포 전환 과정의 첫 단계는 독립적으로 있기보다는 한 덩어리로 있으려는 유전적 경향을 지닌 세포의 첫 출현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세포의 집결체인 바이오필름(biofilm) 같은 형태인지 아니면 모세포(mother cell, 母細胞)의 세포 분열로 형성된 딸세포(daughter cell, -細胞)가 분열 후 떨어져 나가지 않고 한 데 뭉쳐서 나타났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생물학적 상식을 기반으로 각각의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는 있다.


우선, 단순한 세포 덩어리가 출현하자마자 다세포 덩어리 사이에서의 선택(selection among multicelled clusters)이 본질적으로 덩어리 내 단일 세포 사이의 선택(selection among single cells within clusters)보다 우세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애당초 유전적으로 다른 독립생활 세포의 응집(aggregation, 凝集)은 내부적으로 어떤 생물학적 불화(不和)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형성조차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즉, 유기체 덩어리 하나가 정체성을 나타내는 다세포 생명체의 특성상 유전적으로 불균일한 유기체 덩어리는 적응과 경쟁에서 불리했으리라. 따라서 유전적으로 다른 단일 세포가 하나의 집단을 형성해 다세포 생명체로 진화하기란 처음부터 어려웠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다세포 생명체 출현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유전적 동일성을 확보 방법에 어떤 것이 있을까? 최선은 모세포에서 딸세포가 세포 분열을 한 다음 분리되지 않은 채 뭉치는 것, 즉 분열 후 유착(post-division adhesion, 分裂後癒着)이다. 이 방법이라면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가 하나의 다세포 생명체를 이룰 수 있으며, “유전적으로 우리는 하나다”란 확고한 동족 의식(同族意識) 또한 공유할 수 있다.


유전적으로 같은 세포라도 한 데 뭉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독립생활 세포는 기본적으로 거의 모든 것을 혼자서 한다. 번식조차도 자신의 일부를 (다소 정교한 방법으로) 떼어내기만 하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런데 단일 세포가 한 덩어리로 모이면 영양분과 같은 자원 분배와 번식 문제 같은 생물학적 이해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일탈, 즉 오늘날의 암과 같은 이단(異端)이 출현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일탈을 막는  것은 다세포 생명체가 성공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며, 결과적으로도 다세포 생명체는 그러한 일탈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사실일까? 단지 우리의 상상에서만 가능한 일은 아닐까?


이 같은 설명은 논리적으로 개연성은 있지만, 과학 대부분이 그렇듯 어떤 식으로든 증명되지 않으면 단순한 허구(虛構)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필자가 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이유는 우리의 논리적 상상에서 비롯된 가설이 실험적으로 재현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과거에 전혀 없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는 유기체 덩어리가 형성될 수 있었던 생태적 조건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실제 과정 자체를 재현하기 위한 시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측면에서 2012년에 「다세포성의 실험적 진화(Experimental evolution of multicellularity)」란 제목으로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된 논문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이 논문을 「Ratcliff, et al.」이라 부르겠다) [3].


문제 해결은 의외의 곳에서 나올 수 있다


가설을 증명하려면 정교하게 고안된 실험을 준비해야 한다.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변인(variable, 變因)을 통제해야 하며, 대조군(control group, 對照群)과 실험군(experimental group, 實驗群)을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 또한, 적절한 통계 분석법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물론,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이것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어떻게 증명하느냐” 이다. 이 세상의 모든 자연 현상 가운데 진화만큼 증명하기 어려운 것도 흔치 않다. 왜냐하면, 인간 수명은 고작 80~100년이지만, 진화 대부분―바이러스와 미생물의 단기적 진화는 예외로 하자―은 적어도 몇천몇만 년이 지나야 그 차이를 알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몇억 년의 세월이 필요했을지도 모를 단세포-다세포 진화를 실험적으로 재현(再現)하려는 시도는 어떻게 보면 무모해 보일 지경이다. 그럼에도, 어떤 때에는 정말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Ratcliff, et al.」도 그런 연구 가운데 하나다 [3, 4].


실험 연구자의 눈에 이들의 방법은 너무나도 단순하다. (실제 진화가 일어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시간이 좀 걸릴 뿐이다. 연구팀이 선택한 생명체는 흔하디흔한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 또는 Baker’s yeast, 酵母)였다. 자연 상태의 효모는 단세포로 존재한다. 영양분이 매우 부족할 때 군집을 이루기도 하지만, 영양 상태가 좋아지면 미련 없이 서로 결별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모든 실험이 그렇지만, 이들의 실험도 지루하고 단순하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실험 기구도 원심분리기(centrifuge, 遠心分離機), 세포 배양기(incubator, 細胞培養機) 그리고 현미경이 전부였다. 약간의 화학 약품을 제외하면 오늘날의 그 어떤 첨단 연구 기법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의 실험 과정을 살펴보자.


(1) 효모를 세포 배양액(media, 培養液)이 담긴 플라스크(flask)에 주입해 세포 배양기 안에서 일정 시간 동안 (길어봐야 반나절 정도) 키운다. (2) 세포 분열로 수가 늘어난 효모가 담긴 플라스크를 꺼내 약 45분간 그대로 놔둔다 (또는 원심분리기로 아주 잠시 돌린다). (3) 바닥에 가라앉은 소량의 배양액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린다 (이 소량의 배양액 안에 연구팀이 원하는 다세포성 효모가 존재한다). (4) 바닥에 남아 있는 소량의 배양액을 새로운 배양액이 담긴 플라스크에 주입해 세포 배양기 안에서 일정 시간 동안 키운다. (5) (2)~(4)의 과정을 최대 60번 반복한다.


지루하고 단순한 실험이지만, 이 모든 과정의 핵심은 바닥에 가라앉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효모를 골라내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다세포성 진화를 촉진하는 일종의 “자연 선택”으로 가정했는데, 실제 진화 과정에서 이런 식의 자연 선택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이 다세포성 생명체 진화의 실질적 원인이라고 보기도 무리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연구팀이 (실제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더라도) 다세포성 진화를 위해 어떤 “선택압(selection pressure, 選擇壓)”을 줬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 “선택압”으로 어떤 진화적 변화, 특히 다세포성이 나타났다면, 그것은 다른 종류의 “선택압”이 주어졌더라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유추할 수도 있다.


단세포, 다세포가 되다



 

그림 2. (왼쪽) 「Ratcliff, et al.」에서 찾아낸 새로운 형태의 효모 생명체. 맨 윗줄 왼쪽 그림(Ancestor라고 표기)은 자연 상태의 효모이며, 나머지는 실험적 선택으로 나타난 눈송이 효모 덩어리(Snowflake-like yeast cellular cluster)이다. (오른쪽)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을 때 자연 상태의 효모와 눈송이 효모 덩어리의 반응. 왼쪽 두 사진은 자연 상태의 효모이며 오른쪽 두 사진은 눈송이 효모 덩어리이다. 윗줄은 영양 상태가 좋을 때이며, 아랫줄은 영양 상태가 안 좋을 때이다 [3]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단세포 형태의 효모가 지루한 실험적 선택 과정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관찰된 적 없는 “전체적으로 둥글고 눈송이 같은” 효모 덩어리로 진화했다 (앞으로 이 생명체를 “눈송이 효모 덩어리”라고 부르겠다 [3] [그림 1, 왼쪽]. 그리고 그 효모 덩어리의 크기는 배양 횟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커져만 갔다. 눈송이 효모 덩어리가 생존에 있어서 단세포 형태의 효모보다 딱히 불리하지도 않았다. 즉, 자연 상태의 효모만큼 이 새로운 생명체도 영양 상태의 좋고 나쁨과 관련 없이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눈송이 효모 덩어리가 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즉, 최초의 효모에서 세포 분열로 생성된 딸세포가 모세포에서 분리되지 않은 채로 분열을 반복하면서 눈송이 덩어리 형태를 만들었다.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다세포 생명체 기원의 가설 가운데 하나인 분열 후 유착 과정이 실제 다세포 생명체 출현에 중요했음을 암시한다. 더불어, 이 눈송이 효모 덩어리는 자연 상태의 효모에서 흔히 관찰되는 가느다란 실 모양의 유사 균사 형태(pseudohyphal form, 類似菌絲形態)와도 확연히 달랐다 [3] [그림 2, 오른쪽]. 물론, 주변 영양분이 부족하면 눈송이 효모 덩어리를 이루는 구성 세포의 모양도 어느 정도 변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다세포성을 해치진 않았다. 이들에게 한 번 동지는 영원한 동지였다.



그림 3. (위쪽) 눈송이 효모 덩어리의 시간에 따른 분열 과정 [3]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새로운 형태의 눈송이 효모 덩어리는 번식 방식도 달랐다. 자연 상태의 효모는 이분법으로 번식한다. 하지만 눈송이 효모 덩어리는 제아무리 커 봤자 부모의 절반도 안 되는 전구 과립체(progranule, 前驅顆粒體) 형태를 자손으로 낳을 뿐이었다 [3] [그림 3]. 부모에게서 떨어져 나간 전구 과립체는 부모 개체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계속 성장했다. 그리고 이 전구 과립체도 어느 정도 성장하면 자기 부모처럼 전구 과립체 형태의 자손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과정과 많이 닮았다. 바로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다세포 생명체가 겪는 유아기(juvenile phase, 幼兒期)와 성년기(adult phase, 成年期)라는 세대에 따른 주기적 순환이다.


세포, 분업을 시작하다


단세포가 다세포성을 띄었다 하더라도 단순히 세포 덩어리 그 자체로만 존재했다면 오늘날과 같은 생명체가 존재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우리 인간을 포함한 생물학적 복잡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거대 생명체가 오늘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사실은 최초 다세포성 생명체에 어떤 기능적 변화가 나타났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물학적 복잡성이 나타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세포의 분업(division of labor, 分業)이다. 더불어 세포 분업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생물학적 과정인 세포 분화(cellular differentiation, 細胞分化)도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세포 분화로 단순한 유기체 덩어리는 몸의 부위에 따라 고유의 기능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외형적으로는 다세포성을 나타내는 「Ratcliff, et al.」의 눈송이 효모 덩어리는 실질적으로 오늘날 다세포 생명체에서 나타나는 분업 체계 또는 이러한 분업 체계를 가능케 하는 세포 분화 과정을 획득했을까?


세포 분화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는 세포 소멸(apoptosis, 細胞消滅)이라는 세포 자살 메커니즘이다. 분화 과정에는 다양한 세포가 참여한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분화 과정 초기에 필요할 수도 있고, 일부는 나중에 필요할 수 있으며, 일부는 전 과정 통틀어 참여할 수도 있다. 어떤 세포는 임무가 끝나면 올바른 분화를 위해 바로 사라져야 하지만, 어떤 것은 나중을 위해서라도 계속 존재할 필요가 있다. 개중에 어떤 세포는 분열 과정 중에 손상을 입어 폐기처분 해야 한다. 이때 폐기처분 해야 하는 세포 가운데 상당수는 세포 소멸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분해된다. 따라서 분화 과정 중에 세포 소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적절한 분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개체 성장이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 그만큼 세포 소멸은 다세포 생명체에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림 4. 눈송이 효모 덩어리에서 세포 사멸이 일어나는 부분이 노란색 또는 주황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곳은 대부분 과립 전구체가 모체로부터 떨어져 나갈 부분이다 [3]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물론, 이러한 세포 소멸 메커니즘이 꼭 다세포 생명체에게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자연 상태의 효모에게도 세포 소멸은 일어난다 [5]. 그러나 자연 세포 상태의 효모에서 발생하는 세포 소멸의 최종 결과가 주로 자신에게 국한된다면, 다세포 생명체에서의 세포 소멸은 자신이 아닌 다세포 생명체의 존속을 위한 자기희생의 결정체(結晶體)라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눈송이 효모 덩어리에서 일어나는 세포 사멸은 다세포 생명체 일반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연속적인 배양 과정을 통해 독자적으로 진화한 눈송이 효모 덩어리에서 오늘날 다세포 생명체의 소화 기관 또는 신경계 같은 어떤 특별한 생물학적 분화가 일어나기 때문은 아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엔 우리의 눈송이 효모 덩어리는 구조적으로 너무 단순하다. 그러나 이 새로운 생명체는 분명히 자연 상태의 효모와 다르며, 앞에서 언급한 번식 방법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특히, 모체에서 전구 과립체가 분리될 때, 두 개체의 접지 부분에서만 세포 소멸 과정이 매우 특이적으로 발생한다 [3] [그림 4]. 다시 말하면, 다세포 생명체가 자손을 번식하는 과정에서 일부 세포가 자신을 희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다세포 생명체에서 흔히 나타나는 생물학적 분업은 시험관 안에서 이루어진 인위적인 진화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었으며, 「Ratcliff, et al.」의 실험에서 진화한 눈송이 효모 덩어리는 진정 원시적 다세포 생명체라고 할 수 있다.


맺음말


지금까지 웬만해서는 관찰도 재현도 어려운 진화의 과정, 특히 다세포 생명체의 출현에 관한 실험적 재구성에 관한 연구를 소개했다. 이 실험이 실제 진화 과정에서 일어났을 다세포 생명체의 기원을 반영한다고 백 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의미 있는 이유는 적어도 어떤 “선택압”이 단세포 생명체에 주어졌을 때, 그 단세포 생명체가 독립생활이라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벗어 던지고 “다세포성”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쨌거나, 이번에 다세포성 진화의 실험적 재구성이 가능함을 확인한 상황에서 필자의 기대는 커져만 갔다. 앞으로 어떤 진화 과정을 실험실에서 재구성할 수 있을까? DNA/RNA 고분자 생명체의 출현, 세포의 출현, 아니면 이것보다도 더 어려운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운) 진화의 과정들? 앞으로도 기대가 크다.



참고 문헌
[1] Wacey D, et al. 2011. Microfossils of sulphur-metabolizing cells in 3.4-billion-year-old rocks of Western Australia. Nat Geosci. 4: 698-702. [링크]
[2] El Albani A, et al. 2010. Large colonial organisms with coordinated growth in oxygenated environments 2.1 Gyr ago. Nature. 466: 100-104. [링크]
[3] Ratcliff WC, et al. 2012. Experimental evolution of multicellularity. Proc Natl Acad Sci USA. 109: 1595-1600. [링크]
[4] Dybas C, and Rinard P. January 16, 2012. Biologists Replicate Key Evolutionary Step in Life on Earth. The National Science Foundation. [링크] : 이 기사는 꼭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본문에 잠깐 언급했지만, 과학적 아이디어는 농담 따먹기 식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번뜩이는 재치가 튀어나올 수 있다. 공부만 열심히 한다고, 실험만 밤새 한다고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아이디어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과학적 해결의 실마리는 언제나 끊임없는 생각과 동료 과학자와의 논의 가운데 나올 가능성이 크다.
[5] Madeo F, et al. 2004. Apoptosis in yeast. Curr opin Microbiol. 7: 655-660.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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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는 예외 없이 DNA(deoxyribonucleic acid)와 RNA(ribonucleic acid)를 유전 물질(genetic material, 遺傳物質)로 사용한다. 특히, 바이러스를 제외한 대부분 생명체는 DNA를 유전 정보 저장에 사용되며, 그 안에 담긴 유전 정보를 RNA 형태—특히 전령 RNA(messenger RNA 또는 mRNA, 傳令-)—로 복사해 단백질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에 사용한다. 그런데 이것이 RNA 안에 내재된 기능 전부는 아니다. 유전 정보 물질인 RNA는 상황에 따라 라이보자임(ribozyme)이라는 일종의 효소(enzyme, 酵素)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세포 내 거대 단백질 합성 공장인 리보좀(ribosome) 복합체(complex, 複合體)의 핵심 구성 분자인 rRNA(ribosomal RNA 또는 rRNA)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RNA는 그 자체로 유전 물질이며 효소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좀 과장해서 말하면) 다재다능(多才多能)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 RNA 세상 상상도. 구글링(googling)을 하다가 발견했다. 원시 지구 지표면에서는 끊임없이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원시 바다에서는 초기 생명체가 RNA 형태로 물리화학 법칙에 따라 끊임없이 효소 반응과 자기 복제를 반복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지속적으로 거치면서, 초기 생명체에는 미세한 변화가 끊임없이 누적되었고, 결국 오늘날과 같은 생명체가 탄생하게 되었다 [출처: NASA].



앞에서 언급한 RNA의 특징을 바탕으로 “초기 생명체는 RNA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진화가 거듭되면서 생물학적 기능에 일종의 분업화가 발생해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이루게 되었다”는 “RNA 세상 가설(RNA world hypothesis)”이 제안되었고 오늘날에도 이 가설은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림 1] [1]. 그렇다면 생물학자는 왜 RNA를 초기 생명체의 형태로 주목했을까?


생명 현상은 유전자의 연속적 흐름으로 부모의 형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손에게 어떤 식으로든 전해짐을 뜻한다. 물론 부모 형질(또는 유전 정보)이 자손에게 그대로 또는 변형되어 전달되거나 완전히 단절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수준에서 유전 정보의 흐름에는 방향이 있으며, 오늘날 생명체는 그 수단으로 DNA와 RNA를 사용한다. 더불어 모든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 외부에서 영양분을 흡수 또는 섭취하며 체내에서 다양한 유기 물질을 합성한다. 특히, 이러한 유기 물질 합성에 관여하는 물질을 우리는 효소라고 부르며, 효소 대부분은 사실상 단백질이다. 효소를 통해서만, 생명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물질을 분해하거나 합성할 수 있다. 게다가 오늘날 생명체는 “RNA 세상”의 존재 가능성을 방증(傍證)할만한 증거 또는 흔적—생명체가 사용하는 주요 에너지 형태인 ATP(adenosine triphosphate), 단백질 효소의 다양한 조효소(coenzyme, 助酵素),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효소로 기능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이보자임—을 갖고 있다.




그림 2. TNA 구조 [출처: Nature Chemistry].



최근에 RNA 세상 가설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연구가 「Darwinian evolution of an alternative genetic system provides support for TNA as an RNA progenitor」이란 제목으로 『네이쳐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란 학술지에 발표되었다 [2]. 이 연구에서는 RNA와 DNA보다 구조적으로 단순하면서도 생물•화학적으로 RNA와 유사한 (3’,2’)-α-L-throse nucleic acid 또는 TNA라 부르는 물질에 초점을 맞췄다 [그림 2]. 특히, 연구팀이 (실제로 그랬는지는 몰라도) 관심을 둔 것은 "TNA라는 물질이 진화적으로 RNA를 대체할 수 있는가?" 또는 "TNA가 RNA가 출현하기 이전의 유전 물질일 가능성이 있는가?"이다.


TNA는 구조적으로 RNA와 유사하면서도 상당히 다른데, 일반적으로 RNA는 리보스 당(ribose sugar, -糖)을 뼈대(backbone)로 갖지만, TNA는 트레오스(threose)란 물질을 뼈대로 삼는다 [그림 2]. 이 때문에 TNA가 RNA보다 전체적으로 크기가 작은 편이며 상대적으로 더 안정하다. 게다가 TNA는 RNA를 대신해 유전 물질로 사용될 수도 있으며 (실제로 생명체가 TNA를 유전 물질로 사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라이보자임처럼 작용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이 논문의 핵심인데,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근거로 TNA와 같은 물질이 RNA 이전에 초기 생명체가 주로 사용했던 유전 물질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만일, RNA보다 구조적으로 단순하며 RNA 같은 양면성(兩面性) 물질이 자연 상태에 존재한다면 생명의 기원을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증거로 이것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없으리라.


그런데 이 가설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로, TNA가 유전 물질로 사용되면서 동시에 라이보자임 형태를 취할 수 있다고 해서 TNA가 초기 생명체의 유전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2, 3]. 왜냐하면, 원시 지구는 오늘날보다도 더 (어떻게 보면 꽤 난잡한 상태로) 다양한 물질이 혼재(婚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많은 과학자가 그렇게 생각한다), TNA가 유전 물질로서 독보적인 위상(位相)을 구축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TNA와 구조적 또는 기능적으로 유사한 다른 물질이 TNA와 비슷하거나 높은 빈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둘째로, 오늘날 알려진 어떤 생명체도 TNA 또는 이와 유사한 물질을 생명 현상에 사용하지 않는다 [3]. 만약 초기 생명체가 TNA를 유전 물질 등으로 사용했었다면, 어떤 형태로든 오늘날 생명체에 그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과거 초기 생명체가 TNA를 유전 물질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셋째로, 원시 지구에 TNA가 실제로 존재했냐는 것이다 [2, 3]. 현재까지 TNA가 자연 상태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는 없다. 오히려 TNA는 실험실에서만 합성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 원시 지구에서는 유전 물질로 사용되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사족이지만, 국내 일급 과학 전문 언론(솔직히 비꼬는 거다)인 『사이언스 타임즈(The Science Times)』는 TNA가 과거에 실제로 존재한 물질인 것처럼 기술해놨다 [4]. 관련 기사를 쓴 객원 기자라는 사람이 이 논문을 제대로 읽었는지 상당히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지금까지 초기 생명체 진화에 관한 최신 연구를 아주 간략하게 살펴봤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TNA는 구조적으로 단순한 유사(類似) RNA 물질이며 유전 물질과 효소 기능이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RNA가 생명 현상의 주류가 되기 전에 사용되었을지 모른다는 주장은 진화적으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증명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현실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상황적 증거도 없으므로, 이 주장이 (비록 좋은 논문에 게재되었다 하더라도) 받아들여지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생명의 기원을 “RNA 세상” 이전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는 진정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참고 문헌
[1] RNA world hypothesis. Wikipedia. [링크]
[2] Yu H, et al. 2012. Darwinian evolution of an alternative genetic system provides support for TNA as an RNA progenitor. Nat Chem. 4: 183-187. [링크]
[3] Marshall. 08 January 2012. Before DNA, before RNA: Life in the hodge-podge world. New Scientist. [링크]
[4] 김형근. 2012년 3월 13일. 「“RNA 형성 전에 TNA가 있었다” 생명체 기원, 생각보다 단순할 수도」. 사이언스타임즈.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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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푸투이마(Douglas Futuyma)의 『Evolution』에 나와 있는 진화의 기본 원리(Fundamental principles of evolution)을 번역했다. 그리고 일부 문장에는 시덥지 않은 주석도 붙여 봤다. 보면 알겠지만, 정말 시덥지 않고 알맹이도 없다. 사실 이 부분은 현대 진화 종합(Modern evolutionary synthesis)와 관련된 내용인데, 자세한 사항은 우리의 친구 위키피디아를 참조하거나 에른스트 마이어(Ernst Mayr)의 『진화란 무엇인가?(What Evolution Is)』 등을 읽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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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phenotype (observed characteristics) is different from the genotype (the set of genes in an individual’s DNA); phenotypic differences among individual organisms may be due partly due to genetic differences and partly to direct effects of the environment.

표현형(phenotype, 表現型)(관찰되는 특징)은 유전형(genotype, 遺傳型)(개체 DNA에 있는 유전자 세트)과 다르다. 왜냐하면, 개체(individual 또는 individual organism, 個體) 사이의 표현형 차이는 부분적으로 유전형 차이로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환경의 직접적 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생명체의 유전 정보는 DNA라 불리는 물질로 암호화되어 있다. 암호화된 유전 정보는 매우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단백질로 최종 변환되어 물질대사 과정 등의 생명 현상에 작용한다. (어떤 경우에는 RNA라는 물질이 효소 또는 조절 인자로서 생명 현상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라고 뭉뚱그려 표현했지만, 최근 들어 RNA 자체를 기반으로 한 생명 조절 현상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쏟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복잡한 유전자 발현의 다양한 조합이 개체 사이의 표현형 차이를 나타내는 일차적인 원인이 된다. 그런데 원칙만 그렇다. 똑같은 유전자형을 보유한 독립적인 두 개체라 할지라도 자라온 환경이 다르면 표현형도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사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다. 분명한 사실은, 일차적으로 유전자의 중요성은 명확하지만, 여기에 생명체 주변 환경의 영향도 절대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Environmental effects on an individual’s phenotype do not affect the genes passed on to its offspring. In other words, acquired characteristics are not inherited.

개체의 표현형에 대한 환경의 영향이 그 자손(子孫)으로 전해지는 유전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획득 형질(acquired characteristics 또는 acquired traits, 獲得形質)은 유전되지 않는다.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가 소위 라마르크 유전(Larmarkian inheritance)라 부르며 알게 모르게 폄하(貶下)하는 “후천적으로 획득한 조상 형질의 후대로의 유전”은 (많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꼬마선충(nematode 또는 학명으로 Caenorhabditis elegans)은 후천적으로 획득한 RNAi 형질을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 더불어, 후성 유전(epigenetics, 後生遺傳)도 라마르크 유전이 적용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아마도 열렬한 다윈주의자의 농간[弄奸]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추측하지만) 저평가(低評價)를 받고 있는 라마르크에 대한 재평가가 (역사적 측면과 아울러 학술적 측면에서도) 심심치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다. 물론, 한국에서 어떤지는 나도 잘 모른다.


3. Hereditary variations are based on particles—genes—that retain their identity as they pass through the generations; they do not blend with other genes. This is true of both discretely varying traits (e.g., brown vs. blue eyes) and continuously varying traits (e.g., body size, intensity of pigmentation). Genetic variation in continuously varying traits is based on several or many discrete, particulate genes, each of which affects the trait slightly (“polygenic inheritance”).

유전적 변이(hereditary variation, 遺傳的變異)는 세대를 거치면서 전달되는 그들의 독자성(獨自性)을 존속(存續)시키는 입자(粒子), 즉 유전자를 기반으로 한다. 왜냐하면,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와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연속적으로 변화하는 형질(예를 들면, 갈색 눈과 파란색 눈),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형질(예를 들면, 몸 크기, 피부색) 모두에 대해서 사실이다. 연속적으로 변하는 형질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tion, 遺傳子變異)는 몇몇 또는 많은 불연속적인 입자 유전자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이들 각각은 그러한 형질에 조금씩 영향을 미친다 (다원 유전[多源遺傳]).


4. Genes mutate, usually at a fairly low rate, to equally stable alternative forms, known as alleles. The phenotypic effect of such mutations can range from undetectable to very great. The variation that arises by mutation is amplified by recombination among alleles at different loci.

유전자는 대개 매우 낮은 비율로 대립 유전자(allele, 對立遺傳子)로 알려진 동일하게 안정한 대체 형태로 돌연변이를 한다. 그러한 돌연변이의 표현형적 영향은 미미할 수도 있고 매우 클 수도 있다. 돌연변이로 발생한 변이는 다른 유전자 좌(locus 또는 loci, 遺傳子座)에 위치한 대립유전자 사이의 재조합(再組合)으로 증폭된다.


5. Evolutionary change is a populational process: it entails, in its most basic form, a change in the relative abundances (proportions or frequencies) of individual organisms with different genotypes (hence, often, with different phenotypes) within a population. One genotype may gradually replace other genotypes over the course of generations. Replacement may occur within only certain populations, or in all the populations that make up a species.

진화적 변화는 집단적인 과정이다. 그것은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개체군(個體群) 내에서 다른 유전자형(이 때문에 종종 다른 표현형을 가지는)을 가지는 개체의 상대적 양(비율[proportion, 比率] 또는 빈도[frequency, 頻度])의 변화를 수반(隨伴)한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하나의 유전자형은 점점 다른 유전자형을 대체(代替)할 것이다. 대체는 오직 어떤 개체군 내 또는 임의의 종을 구성하는 모든 개체군에서 일어날 수 있다.


오직 한 개체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고 그것이 표현형으로 극명히 드러났다 해서 진화가 일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생명의 진화에서 “변화”의 주체(主體)는 개체가 아니라, 개체군이다.


6. The rate of mutation is too low for mutation by itself to shift a population from one genotype to another. Instead, the change in genotype proportions within a population can occur by either of two principal processes: random fluctuations in proportions (genetic drift), or nonrandom changes due to the superior survival and/or reproduction of some genotypes compared with others (i.e. natural selection).

돌연변이율(突然變異率)은 돌연변이 그 자체가 어떤 개체군을 한 유전자형에서 다른 유전자형으로 바꾸기에는 매우 낮다. 대신, 임의의 개체군 내 유전자형 비율 변화는 두 가지 중요한 과정 가운데 하나로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은 유전자형 비율의 무작위(無作爲)적 변동(유전적 부동[genetic drift, 遺傳的浮動]), 또는 다른 유전자형과 비교했을 때 몇몇 유전자의 우세한 생존(生存) 그리고/또는 생식(生殖)에 기인(基因)하는 작위(作爲)적인 변화(즉,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 自然選擇])이다.


7. Even a slight intensity of natural selection can (under certain circumstances) bring about substantial evolutionary change in a realistic amount of time. Natural selection can account for both slight and great differences among species, as well as for the earliest stages of evolution of new traits. Adaptations are traits that have been shaped by natural selection.

경미(輕微)한 강도(强度)의 자연 선택이라 할지라도 (어떤 상황에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상당한 진화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자연 선택은 새로운 형질이 진화하는 초기 단계뿐만 아니라 종 사이의 작고 큰 차이 모두를 설명할 수 있다. 적응(adaptation, 適應)은 자연 선택이 빚어낸 형질이다.


진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시간”이다. 어떤 이는 우리 자신만의 시간 관념이라는 편협한 잣대로 진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거나 또는 부정하는데, 인간의 시간은 기껏해야 100년이지만 우주의 시간은 약 140억 년 지구의 시간은 약 46억 년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한 장구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날과 같은 종의 다양성을 만끽할 수 있다.


8. Natural selection can alter populations beyond the original range of variation by increasing the frequency of alleles that, by recombination with other genes that affect the same trait, give rise to new phenotypes.

자연 선택은, 동일한 형질에 영향을 주는 다른 유전자와의 재조합으로, 새로운 표현형을 낳는 유전자 좌의 빈도를 증가시킴으로써 변이의 원래 범위 이상으로 개체군을 변화시킬 수 있다.


9. Natural populations are genetically variable, and so can often evolve rapidly when environmental conditions change.

자연 개체군은 유전적으로 다양해서, 환경 조건이 변할 때 종종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


10. Populations of a species in different geographic regions differ in characteristics that have a genetic basis.

다른 지리적 위치에 서식(棲息)하는 어떤 종의 개체군은 임의의 유전적 기반을 나타내는 특징에서 차이가 난다.


11. The differences between different species, and between different populations of the same species, are often based on differences at several or many genes, many of which have a small phenotypic effect. This pattern supports the hypothesis that the differences between species evolve by rather small steps.

다른 종 사이의 차이와 동일 종인 개체군 사이의 차이는 종종 몇 가지 또는 많은 유전자에 있는 차이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작은 표현형적 영향을 나타낸다. 이러한 양상(樣相)은 종 간 차이는 다소 작은 (변화) 단계를 거쳐 진화한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12. Differences among geographic populations of a species are often adaptive, and thus are the consequence of natural selection.

어떤 종의 지리학적 개체군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때때로 적응적이고, 그러므로 (그것은) 자연 선택의 결과이다.


13. Phenotypically different genotypes are often found in a single interbreeding population. Species are not defined simply by phenotypic differences. Rather, different species represent distinct “gene pools”; that is, species are groups of interbreeding or potentially interbreeding individuals that do not exchange genes with other such groups.

표현형이 다른 유전자형은 때때로 단일 이종교배(interbreeding, 異種交配) 개체군에서 발견된다. 종은 단순히 표현형 차이로 정의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종은 뚜렷이 다른 “유전자 풀(gene pool)”을 대표한다; 즉, 종은 이종교배를 하거나, 또는 다른 집단과 유전자를 교환하지 않는 잠재적으로 이종교배할 수 있는 개체의 집단이다.


“종”은 매우 임의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생명체를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종”의 개념도 천차만별이며, 심지어는 “진화생물학” 또는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라 할지라도 세부적으로 받아들이는 종의 개념 또는 기준에 있어서도 (극명한 또는 매우 지엽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즉, 우리가 진화생물학에서 사용하는 분류의 기준은 학문적 편의를 위해 인위적으로 정립한 가변적인 개념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개념을 적재적소에 명확히 사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14. Speciation is the origin of two or more species from a single common ancestor. Speciation usually occurs by the genetic differentiation of geographically segregated populations. Because of the geographic segregation, interbreeding does not prevent incipient genetic differences from developing.

종 분화(speciation, 種分化)는 어떤 단일 공통 조상(common ancestor, 共通祖上)으로부터 둘 또는 그 이상의 종이 기원하는 것이다. 종 분화는 보통 지리적으로 격리된 개체군의 유전적 분화(differentiation, 分化)로 발생한다. 지리적 격리 때문에, 이종교배는 막 시작된 유전적 차이가 진행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


15. Among living organisms, there are many gradations in phenotypic characteristics among species assigned to the same genus, to different genera, and to different families or other higher taxa. Such observations provide evidence that higher taxa arise by the prolonged, sequential accumulation of small differences, rather than by the sudden mutational origin of drastically new “types.”

생명체 사이에는 같은 속(genus, 屬), 다른 속 그리고 다른 과(family, 科), 또는 다른 상위 분류군(taxon 또는 taxa, 分類群)으로 배정된 종(species, 種) 사이의 표현형적 특징에는 많은 단계적 차이가 있다. 그러한 관찰은 상위 분류군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갑작스러운 돌연변이가 기원이 된 것이 아니라 작은 차이가 지속적이며 연속적으로 축적(蓄積)해 생겨났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16. The fossil record includes many gaps among quite different kinds of organisms. Such gaps may be explained by the incompleteness of the fossil records. But the fossil record also includes examples of gradations from apparently ancestral organisms to quite different descendants. These data support the hypothesis that the evolution of large differences proceeds incrementally. Hence the principles that explain the evolution of populations and species may be extrapolated to the evolution of higher taxa.

화석 기록에는 매우 다른 종류의 생명체 사이의 불연속이 존재한다. 그러한 불연속은 화석 기록의 불완전함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화석 기록에는 명백히 조상 생명체부터 매우 다른 자손까지의 점진적인 변화에 대한 사례 또한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자료는 큰 차이의 진화는 (그 자체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그러므로 개체군과 종의 진화를 설명하는 원리(原理)로 상위 분류군의 진화를 추정(推定)할 수 있다.


발췌 및 정리를 위한 참고 서적


『Evolution』. Douglas J. Futuyma. Sinauer Associates Inc. 2005. pp.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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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etas :


요즘 내 전공—참고로 내 전공은 생물학이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류학(anthropology, 人類學)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인류학이 생물학을 위시해 여러 가지 학문 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상당히 포괄적인 학문이며, 특히 인간 진화과정을 연구하는 분야는 진화생물학(evolutionary biology, 進化生物學) 또는 고생물학(palaeontology, 古生物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나의 관심이 인류학 쪽으로 가는 것도 그리 이상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인류학에 대해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인류학이라는 학문이 인간 그 자체를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과거 인류의 조상 혹은 공통조상을 가지는 인류의 다른 가지(branch)는 어떻게 해서 멸망했을까? 수많은 물음이 인류학과 관련된 책과 논문을 읽으면서 지속해서 떠오르는 가운데, 내가 공부한 부분을 한 편의 글로 정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이다. 이 글에 나와 있는 내용이 전부 내가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사실 문장 또는 문단 자체를 인용해서 짜깁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글귀와 문장 하나하나가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많은 논문과 근거를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왠지 이것 덕질인 듯 한 기분이 들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그냥 올리기로 하겠다. 에잇! 조교한테 너 전부 베껴 쓴 게 아니냐는 욕만 안 먹으면 돼!!! (-_-;)


1. 네안데르탈인: 간략한 소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man)은 약 60만~2만 5천 년 전 신생대(the Cenozoic era, 新生代) 홍적세(the Pleistocene epoch, 홍적세) 중기~후기 무렵에 살았던 인간 속(genus Homo, 人間屬)의 멸종된 호미니드(hominid)로 현생인류(modern human, 現生人類) 바로 전 단계에 살았던 종(species, 種)으로, 인류 진화 과정 중 가장 늦은 단계에 살았던 원시 호미니드(primitive hominid)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1, 2, 3, 4] 네안데르탈인을 계통분류학상 어디에 놓을지는 연구자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는 학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네안데르탈인을 현생인류(Homo sapiens)의 아종(subspecies, 亞種)이라 주장하는 쪽은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sapiens neanderthalensis)라 부르며, 별개의 호미니드 종이라 판단하는 진영에서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라고 명명한다. [1] 특히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 별개의 종이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유전자 비교분석을 통한 계통분류 분석(phylogenetic analysis) 연구에서 네안데르탈인의 미토콘드리아 DNA(mitochondrial DNA 또는 mtDNA)가 현생인류와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과 두 종 사이의 조직학적/형태학적 차이를 들어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의 아종임을 부정하고 있다. [5, 6, 7, 8] 그러나 최근 진행하고 있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프로젝트(Neanderthal Genome Project)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종간교배(interbreeding, 種間交配)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는데, 이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생식적으로 완전히 격리되어 있지 않았을 개연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9, 10]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향후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림 1. 네안데르탈인 모습을 복원해 그린 첫 번째 그림 (헤르만 샤프하우젠) (왼쪽) [출처: Wikipedia]. 네안데르탈인의 삶을 재현한 모습 (오른쪽). [출처: Daily Mail]. Mathilda’s Anthropology Blog에 가면 네안데르탈인의 모습을 복원한 다양한 사진을 볼 수 있다. [링크]



고고학적인 기록으로 볼 때 그들의 기본적인 행위와 능력은 현생인류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네안데르탈인 두뇌가 현생인류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네안데르탈인 두뇌가 현생인류보다 작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출토된 유골을 재구성한 비교해부학적 연구 결과, 네안데르탈인 두뇌는 현생인류와 비슷하거나 좀 더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1, 11] 더불어 네안데르탈인은 인류 진화과정 중 한 구성원에 속하지만, 해부학적 특징이나 그 출현시기에서 초기 현생인류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네안데르탈인은 초기 현생인류와 더불어 비교적 최근까지 존재했으며, 멸종한 다른 고(古)인류와 비교했을 때 그 특징 또한 아주 잘 알려졌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은 생김새와 행동 등에 있어서 그 어떤 종류의 고인류보다 현생인류를 많이 닮았으며, 어떤 면—주로 골격 등의 신체적인 특징—에서는 초기 현생인류보다 더 발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12, 13] [그림 1, 그림 2]



그림 2.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간 두개골 비교. Shainder 1과 La Ferrassie 1은 네안데르탈인 두개골이며, Qafzeh 9과 Předmostí 3는 현생인류, 즉 크로마뇽인의 두개골이다. [출처: Mathilda’s Anthropology Blog] 크로마뇽인에 대한 설명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라. [Cro-magnon, Wikipedia] Shainder 1은 해부학 상 차이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La Ferrassie 1은 두 종류의 크로마뇽인 두개골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네안데르탈인의 진화적 조상은 오늘날 유럽 지역에 분포했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Homo heidelbergensis)의 후손으로 유럽과 서아시아 일대에 국한되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12]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의 초기 특징(traits)을 보이는 60만~35만 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보이는 하이델베르크인 유골이 스페인 부르고스(Burgos) 근처 시에라 데 아따뿌에르까(Sierra de Atapuerca) 동굴에 있는 시마 드 로스 우에소스(Sima de los Huesos, 죽음의 동굴)라 불리는 지하 14m 깊이의 수갱(竪坑)에서 발굴되었는데, 나중에 이들 고인류는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공통조상(common ancestor, 共通祖上)인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즉 하이델베르크 원인의 한 부류이며 진화적으로도 네안데르탈인의 조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14, 15] 참고로 하이델베르겐시스, 즉 하이델베르크인은 약 60만 년 전부터 약 25만 년 전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보이며, 약 30만 년 전에 분기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2]


2. 최초의 네안데르탈인 발굴


네안데르탈인의 발견은 고인류학(paleoanthropology, 古人類學)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왜냐하면, 네안데르탈인은 최초로 발견된 인류의 조상이며, 네안데르탈인의 발견으로 고인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출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대중 일반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호미니드이기 때문이다. [1, 12] 물론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와 진화적 관계가 어떻든 상관없이 문화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는데, 대표적으로 네안데르탈인(또는 네안데르탈인을 닮은 원시인이라는 상징적 표현)이라는 이름은 어느 순간 모욕적인 관용어로 사용되기도 했다. [16] 그러나 그러한 문화적 선입견과는 달리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충분히 컸고 지능도 높았으며, 상당한 사고력과 직관력이 있어야 가능한 정교한 석기(石器)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뛰어났다. [그림 3] 어쨌든, 네안데르탈인이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고인류라는 것과는 별개로 차지하는 중요한 의미는, 이들이 인류진화에 관한 최초의 과학적 증거이며, 이들 화석이 발견된 시기가 진화론이 학계와 사회 일반에서 뜨겁게 논의될 때라는 점이다. [12]



그림 3. 현생인류와 고대인류 그리고 영장류 사이의 뇌용적량을 비교한 그림. 1부터 5까지 순서대로, 침팬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그리고 크로마뇽인이다. [출처: Softpedia]



 

그림 4. 엥기스 동굴에서 발견한 고인류 화석을 조사한 슈멜링과 (왼쪽) 엥기스 동굴 전경 (오른쪽). [출처: Wikipedia]



1829년 벨기에(Belgium) 리에 주(Liège) 근처 엥기스(Engis) 동굴에서 슈멜링(Philippe-Charles Schmerling)이 최초의 네안데르탈인 화석 발굴로 평가받는 어린아이의 머리뼈 조각을 발굴했다. 그리고 1948년 북부 아프리카 맞은 편에 있는 스페인(Spain) 지브롤터(Gibraltar) 포르비 광산(Forbes' Quarry)의 어느 동굴에서도 네안데르탈인의 어른 머리뼈로 추정되는 화석이 발견되었다. [17, 18] [그림 4] 그러나 이 발견은 당시 과학적인 흥미를 크게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다윈의 『종의 기원』이 세상에 선보인 이후에도 이때 발견된 고대인의 흔적은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며, 1936년에 이르러서야 그 진가가 드러났다. [33, 34]



  

그림 5. 그들이 발견한 화석에 대해 제대로 된 해석을 내리진 못했지만, 어쨌든 네안데르탈인을 발견하고 이름 붙인 카를 풀로트와 (왼쪽) [출처: Wikipedia] 헤르만 샤프하우젠 오른쪽). [출처: Wikipedia]



네안데르탈인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계기는 바로 1856년에 발견된 화석으로, 1859년 『종의 기원』이 출판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독일 뒤셀도르프(Dusseldorf) 근처 에르크라트(Erkrath)에 있는 네안더 계곡(Neander Valley) 펠트호퍼 동굴(Feldhofer Cave)에서 두개관(skull cap 혹은 calvarium, 頭蓋管 혹은 머리덮개뼈)과 대퇴골(femur, 大腿骨 혹은 넓적다리뼈) 두 개, 우측 팔의 뼈 세 조각, 좌측 팔 두 조각, 장골(ilium, 腸骨 혹은 엉덩뼈) 일부분, 견갑골(scapula, 肩胛骨 혹은 어깨뼈) 조각, 그리고 늑골(rib, 肋骨 혹은 갈비뼈) 등으로 구성된 사체가 발견되었다. [1, 18, 19] 당시 이 유골을 발견한 광부 다수는 이것을 곰의 잔해로 생각했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산 소유주는 이 뼈를 지역 학교 교사이자 아마추어 박물학자(naturalist, 博物學者)인 카를 풀로트(Johann Carl Fuhlrott)에게 넘겼다. [그림 5] 풀로트는 이 뼈가 일반 사람의 뼈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는데, 두개관에는 커다란 눈두덩과 낮은 앞머리라는 특징이 있었고, 두개관 양옆이 불룩했으며, 대퇴골을 포함한 사지뼈는 두텁고 굳세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풀로트는 해부학, 특히 뼈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유명한 해부학자 헤르만 샤프하우젠(Hermann Schaaffhausen)에 이 뼈를 보여줬다. [그림 5] 하지만 샤프하우젠은, 그가 당시 유럽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다윈과 월러스의 진화론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음에도, 인간의 진화에 대해 무지했거나 또는 그것을 염두에 두었더라도 큰 의미는 두지 않았었는지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이 뼈를 게르만 족과 켈트 족 이전 북부 유럽에 살았던 한 종족에 속하는 사람의 것으로 결론내렸고, 그 결과를 풀로트와 공동으로 1857년에 공식 발표했다. [1]


3. 끊이지 않는 논란



  

그림 6. 찰스 라이엘과 (왼쪽) [출처: 위키피디아] 토마스 헨리 헉슬리 (오른쪽) [출처: Wikipedia]. 현대 지질학의 이버지와 다윈의 불독도 네안데르탈인을 조사하고 연구했다. 다만 다른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이지만, “XX의 아버지”라 불리며 칭송받는 사람들도 헛발질을 정말 자주 하는 모양이다.



1859년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이 출판될 무렵 다윈은 이미 네안데르탈인 화석에 관해 알고 있었음에도, 인류 진화라는 민감한 문제를 피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될 수 있으면 이 화석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한다. [20] 그 후 1863년 『고대 인류에 관한 지질학적 증거(The Geological Evidence of the Antiquity of Man)』에서 현대 지질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라이엘(Charles Lyell)은 슈멜링이 찾은 엥기스 화석을 포함한 네안데르탈인 화석을 진화상 별 중요성 없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네안데르탈인이 인간 진화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다윈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던 헉슬리(Thomas Henry Huxley)였다. 그는 1862년 네안데르탈인 두개골(1857년에 발견된)을 직접 조사 및 연구했고 그 결과를 1863년 『자연에서 인간의 위치에 관한 증거(Evidence as to Man’s Place in Nature)』에서 밝혔는데, 네안데르탈인이 비록 그 모습에서 원시성을 띠고 있지만, 유인원이나 인류진화에서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는 아니라고 서술했다. [17, 21] [그림 6]



  

그림 7.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학명을 처음 명명한 윌리엄 킹과 (왼쪽) [출처: Wikipedia]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내린 현대 병리학의 아버지 루돌프 비르코프 (오른쪽) [출처, Wikipedia].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아버지도 헛발질을 좀 하셨다. 더불어 킹 본인은 비르코프를 아버지라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웃음), 당대의 권위에 눌려 자기 의견을 한 수 접은 사람의 좋은 예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니까, 아빠 말은 들으면 안 된다. (응?)



아일랜드(Ireland) 출신 해부학자 윌리엄 킹(William King)은 네안데르탈인을 절멸한 인류, 즉 현생인류와 다른 종으로 생각해 이것을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daderthalensis)라고 처음 명명했고, 1863년 영국 왕립학회(British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주최 학회에서 발표한 뒤 1864년에 공식적으로 논문을 발표했지만, 킹 자신은 나중에 프러시아 출신 병리학자 루돌프 비르코프(Rudolf Virchow)의 견해—즉 네안데르탈인은 질병(예를 들면, 어린 시절에 걸린 구루병과 성인 시기에 발병한 관절염 등)에 걸린 현대인으로 추정했으며 머리에 난 상처는 죽은 후에 타격을 받아 생긴 것으로 단정했다—를 따랐다. [17, 22, 23] [그림 7] 비르코프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당시 학자에게 널리 받아들여졌다. 첫째, 비르코프가 신뢰할만한 전문가—실제로 비르코프는 현대 병리학의 아버지라 불린다—였고, 둘째, 인류 진화의 개념으로 네안데르탈인의 정체를 설명하기보다는 의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당대 과학자에게는 더욱 설득력이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당시에는 네안데르탈인의 뼈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증명할만한 확실한 과학기술적 방법—예를 들면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법 등—이 없었기 때문에 비르코프의 주장을 반박할만한 증거를 내놓을 수 없었다. [24] 비록 비르코프가 네안데르탈인 화석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내리기는 했지만, 그가 막무가내로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는 매우 신중한 과학자였으며, 다윈의 진화론에 비판적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반대한 사람도 아니었다. 더불어 그의 전공이 병리학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린 판단—네안데르탈인 화석은 병에 걸린 현생인류의 유골이다—은 꽤나 상식적인 결론이었다. [26] 그럼에도 그의 권위에 찬 발언이 한동안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석이 나오기까지 장애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그의 헛발질은 아래와 같은 사례에서도 계속되었다.


1866년에 프랑스 출신 인류학자 에두아드 듀퐁(Edouard Dupont)은 굳세 보이는 아래턱과 위팔뼈, 그리고 손등뼈 등을 벨기에 투르드 라나울레테(Trou de la Naulette) 동굴에서 발굴해 보고했는데, 이 유적에서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매머드(mammoth)와 개, 털코끼리, 털코뿔소와 순록 등 다양한 동물의 뼈가 함께 출토되었다. [25] 현생인류의 턱과는 달리 라나울레테 동굴에서 출토된 아래턱은 턱이 휘어 들어가지 않은 모습인데, 당시에는 이 화석과 비교할만한 다른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비르코프는 이 전에 발견된 다른 네안데르탈인 화석과 마찬가지로 이를 병리학적인 증상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잘못 판단했으며, 1880년에 인류학자 마스카(K. Maska)가 체코 모라비아(Moravia) 시프카(Sipka) 동굴에서 출토된 화석에 대해서도 같은 설명을 적용했다. [24]


4. 네안데르탈인 유적 위상의 재정립


그러나 1885년 벨기에 스피(Spy) 근처 한 동굴에서 마르셀 드 푸이트(Marcel de Puydt)와 막스 로헤스트(Max Lohest)가 발굴한 두 개체의 어른 뼈 화석으로 비르코프의 주장에 이의가 제기되었다. [24, 26] 스피에서 출토된 머리뼈에는 네안더 계곡에서 발견된 화석 뼈와 매우 유사한 해부학적 특징이 보이는데, 비르코프의 해석을 그대로 따른다면 프랑스, 체코, 독일 등의 여러 지역에서 출토된 동일한 해부학적 소견을 보이는 화석은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똑같은 병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했단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똑같은 병력을 지닌 사람의 유골이 동시다발적으로 서로 관련이 없는 지역에서 발견되는 일이 가능할까? 물론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누적된 화석 결과는 이들 화석 뼈가 비교해부학적으로 놀라운 유사성을 보였기 때문에 비르코프의 견해는 점차 설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비르코프의 주장은 오늘날 기각되었으며 다른 네안데르탈인 유적과 함께 스피 동굴에서 발견된 유적은 이전에 발견된 다른 유적과 함께 오늘날 관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증거로 함께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림 8. 피테칸트로푸스(또는 자바 원인)를 발견한 뒤부아 (왼쪽) [출처: Wikipedia]와 그가 스케치한 자바 원인의 유골 화석 (가운데) [출처: Wikipedia], 그리고 발굴된 뼈를 토대로 재구성한 자바 원인의 모습 (오른쪽) [출처: Wikipedia]. 뒤부아 아저씨는 다윈의 진화론에 감명받아 인도네시아에 가서 열심히 화석을 발굴했지만, 그가 발견한 화석은 "소두증에 걸린 기형아의 뼈"라며 학회에서 맹비난을 받았다. 불쌍한 아저씨. 세상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인류 진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전환은 1891년 네덜란드 출신 해부학자이자 군의관이었던 뒤부아(Marie Eugène François Thomas Dubois)가 인도네시아 자바(Java)에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일종인 흔히 자바 원인(Java man)이라 불리는 피테칸트로푸스(Pithecanthropus)을 발견한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이후 1908~1921년에 걸쳐 남서 프랑스에서 발견된 일련의 화석 증거—샤펠오생(La Chapell-Aux Saint), 무스티에(Le Moustier), 페라시(Le Ferrassie), 그리고 퀴나(La Quina) 등지에서 출토된 네안데르탈인 화석—는 그간 사람들이 지녔던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의심, 즉 네안데르탈인은 병에 걸린 현생인류라는 비르코프의 강력한 견해를 떨쳐버리기에 충분했다. [27, 28] [그림 8]


프랑스, 벨기에 등지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적의 고고학적 당위성은 1899~1905년 사이에 옛 유고슬라비아 자그레브(Zagreb) 근처 크라피나(Krapina)에서 크로아티아 출신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드라구틴 고리야노비치-크람베르거(Dragutin Gorjanović Kramberger)가 발굴한 화석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이곳에서는 약 800여 개 이상의 네안데르탈인 뼛조각이 수습되었는데, 이것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14개체에 해당하는 양이었으며 스피를 포함한 프랑스 유적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 형태의 석기가 함께 출토되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다른 유적과 마찬가지도 오래전에 살았던 동물 화석도 함께 발견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이곳에서 식인행위(cannibalism) 또는 장례 과정에서 죽은 자의 살을 발라낸 것으로 추측되는 흔적도 발견되었다. [29] 크라피나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은 기존에 네덜란드,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에서 발견된 유적과 더불어 네안데르탈인이 유럽 전역에 퍼져 살았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증거로 자리매김했다.


5. 이어지는 발견




그림 9. 네안데르탈인 유적 위치와 고고학적 시기를 같이 나타낸 지도 (위). [출처: Neanderthal Locations].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적 위치를 나타낸 지도 (아래) [출처: List of Neanderthal sites]. 그런데 저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정확한 위치를 알고 싶으신 분은 여러분의 친한 친구 구글과 위키피디아에게 상담하세요. 단, 위키피디아는 양덕이 좋습니다.



1930년대 이르면 네안데르탈인 유적 발굴은 서아시아 지역까지 확대된다. 이스라엘 지역 타분(Tabun) 동굴과 우즈베키스탄 테시크 타시(Teshik Tash) 동굴을 시작으로 1953~1960년까지 이루어진 이라크 샤니다르(Shanidar) 동굴, 그리고 이스라엘 지역 아무드(Amud)와 케바라(Kebara) 동굴 등에서도 네안데르탈인 유적이 발굴되었으며,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는 흑해 연안 크리미아 반도 키크-코바(Kiik-Koba) 동굴과 헝가리 수발류크(Subalyuk) 동굴, 독일 에링스도르프 샘(Ehringsdorf Spring), 이탈리아 사코파스토레(Saccopastore), 구아타리(Guattari) 동굴, 그리고 프랑스 르구르두(Regourdou), 오르튀(Hortus), 생 세제르(Saint Cesaire) 등지에서 새로운 유적이 다량 발굴되었다. [30] 2007년 현재 70여 군데 이상 유적지에서 400개 이상의 네안데르탈인 화석이 발견되었고, 이들 대부분은 조각난 뼈이지만 몇몇 개체는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기도 하다. [31] [그림 9] 향후 네안데르탈인 또는 네안데르탈인과 공통조상을 공유하는 새로운 화석이 유럽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등지에서도 계속 발견되고 있으므로 그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6. 맺음말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과 발굴 역사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다. 이 글이 현재까지 밝혀진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지도 않고 내 전공도 아니므로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없지만, 더불어 여러 가지 기술적이며 현실적인 문제—고고학적 발견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로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시도 자체도 매우 어렵지만, 향후 과학 기술 발전(예를 들면, 극소량의 DNA만 가지고도 유전자를 증폭해 분석할 수 있는 기술 등의 발전)으로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지식이 앞으로도 더욱 확장될 것이라 기대한다. 차후에 시간이 충분히 있다면 더욱 공부에 매진해서(이게 정말 중요한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네안데르탈인의 해부학적 특징과 유전체 연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올리도록 하겠다.



참고 문헌


[1] Neanderthal. Wikipedia. [링크]
[2] 『고인류학』. 박선주. 아르케. 1999. 464쪽.
[3] 호미니드(hominid)란 명칭은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원숭이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진화선상의 과거 종과 현재 인간을 규정하는 표현으로, “두 발로 걷는 존재”를 뜻한다. 특히 호미니드는 사람과(Hominidae)에 속하는 사람,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대형 유인원을 포함하는 영장류의 한 과로 대표될 수 있는데, 현재 여기에는 모두 4속 7종이 포함된다. [출처: 『유전자 인류학(Reflection of Our Past)』. 존 릴리스포드(John. H. Relethford)/이경식 옮김. 휴먼앤북스. 2003. 75쪽] [출처: 사람과. 위키피디아. 링크]
[4] 인류진화에서 최종 단계에 속하는 것으로 인류 진화단계를 원인(猿人), 원인(原人), 구인(舊人), 신인(新人)으로 분류했을 때 가장 새로운 단계에 해당된다.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는 모두 신인으로, 그 출현은 4만 년 이상은 되지 않은 것으로 추측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5] Schmitz RW et al. 2002. The Neandertal type site revisited: Interdisciplinary investigations of skeletal remains from the Neander Valley, Germany. Proc Natl Acad Sci USA 99: 13342-13347. [링크]
[6] Briggs AW et al. 2009. Targeted Retrieval and Analysis of Five Neandertal mtDNA Genomes. Science 325: 318-321. [링크]
[7] Serre D et al. 2004. No evidence of Neanderthal mtDNA contribution to early modern humans. PLoS Biol 2: e57. [링크]
[8] Currat M, and Excoffier L. 2004. Modern humans did not admix with Neanderthals during their range expansion into Europe. PLoS Biol 2: e241. [링크]
[9] Green RE et al. 2010. A Draft Seqeunce of the Neanderthal Genome. Science 328: 710-722. [링크] : 이 논문은 가장 최근에 나온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분석 결과로 어렵기는 하지만, 읽어볼 가치가 있다.
[10] Hofreiter M. 2011. Drafting Human Ancestry: What Does the Nealderthal Genome Tell Us about Hominid Evolution? Commentary on Green et al. (2010). Hum Biol 83: 1-11. [링크] : 참조 [9]와 관련되어 현재(2011년)까지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연구에 대해 어떤 의견이 나왔는지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비평하는 소개 논문이다. 마찬가지로 읽어볼 가치가 있는 논문이다.
[11] Neandertals. Behavioral Sciences Department, Palomar College. : 이 웹사이트에는 호미니드 사이 두개골 용적 크기를 비교한 도표가 있는데, 현생인류는 평균 1345 cm3이고, 네안데르탈인은 1450 cm3이며, 호모 에렉투스는 930 cm3, 그리고 침팬치 두개골 용적은 300-500 cm3이다. [링크]
[12] 『고인류학』. 465쪽.
[13] Neanderthal anatomy. Wikipedia. : “Neanderthal anatomy was more robust than modern humans.” [링크]
[14] 재난에 의해 사라진 원생인류. 해외과학기술동향. 624호. [링크]
[15] Bischoff JL and Shamp DD. 2003. The Sima de los Huesos Hominids Date to Beyond U/Th Equilibrium (>350 kyr) and Perhaps to 400–500 kyr: New Radiometric Dates. J Archaeol Sci 30: 275-280. [링크]
[16] 『유전자 인류학(Reflection of Our Past)』. 존 릴리스포드(john. H. Relethford)/이경식 옮김. 휴먼앤북스. 2003. 134-135쪽.
[17] 『고인류학』. 466~471쪽.
[18] 이 당시 발견된 지브롤터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은 현재 지브롤터 1(Gibraltar 1)이라 불린다.
[19] 독일어로 ‘tal’은 ‘골짜기(계곡)’을 뜻하며 영어로 ‘thal’이라 쓴다. 그러므로 이 화석은 발견된 곳의 이름을 따서 처음에는 ‘Neanderthaler’라고 불렸으며 간단히 ‘Neanderthal’ 또는 ‘Neandertal’이라고도 표기한다. 당시 발견된 화석은 현재 ‘네안데르탈 1’(Neanderthal 1)이라 명명되었다.
[20] 『고인류학』. 467쪽. : 이 문장의 출처가 어디인지 찾아봤지만,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혹시 『다윈 평전』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수중에 책이 없어 확인할 길이 없다.
[21] Thomas Henry Huxley. Wikipedia. [링크] : "In 1862 he examined the Neanderthal skull-cap, which had been discovered in 1857. It was the first pre-sapiens discovery of a fossil man, and it was immediately clear to him that the brain case was surprisingly large."
[22] William King. Wikipedia. [링크] : "the first (in 1864) to propose that the bones found in Neanderthal, Germany in 1856 were not of human origin, but of a distinct species: Homo neanderthalensis. He proposed the name of this new species at a meeting of the British Association in 1863, with the written version published in 1864. He is commonly thought to have been a professor of anatomy, but never taught the subject. He was part of a 2012 EOS project."
[23] Schultz, MG. 2008. Rudolf Vircow. Emerg Infect Dis 14. 9. 1480-1481. [링크] : “Virchow believed that the Neanderthal man was a modern Homo sapiens, whose deformations were caused by rickets in childhood and arthritis later in life, with the flattened skull due to powerful blows to the head.”
[24] 『고인류학』. 468쪽.
[25] Germonpré, M., et al. 2009. Fossil dogs and wolves from Palaeolithic sites in Belgium, the Ukraine and Russia: osteometry, ancient DNA and stable isotopes. J Archaeol Sci 36: 473-490. [링크]
[26] Drell, J.R.R. 2000. Neanderthals: A history of interpretation. Oxford J Archaeol. 19: 1-24. [링크]
[27] 『고인류학』. 469쪽.
[28] 자바 원인. 위키피디아. [링크]
[29] Krapina. Wikipedia. [링크]
[30] 『고인류학』. 469-470쪽.
[31] New Evidence On The Role Of Climate In Neanderthal Extinction. Science Daily. 2007. [링크]
[32] Homo heidelbergensis. Wikipedia. [링크]
[33] Philippe-Charles Schmerling. Wikipedia. [링크] : “In 1829 he discovered the first Neanderthal fossil in a cave in Engis, the partial cranium of a small child, although it was not recognized as such until 1936, and is now thought to be between 30,000-70,000 years old.”
[34] 네안데르탈인은 아니지만, 1823년 다니엘 데이비스(Daniel Davies), 존 데이비스(John Davies), 그리고 옥스포드 대학의 지질학 교수인 윌리엄 벅클랜드(William Buckland)가 영국 웨일즈 남부 가우어 반도(Gower Peninsula) 아이논 항(Port Eynon) 로실리(Rhossili) 사이에 위치한 석회 동굴에서 발견한 파빌랜드의 붉은 여인(Red Lady of Paviland)이라 불리는 현생인류의 화석이 역사적으로 기록된 최초 고인류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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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학자인 린 마굴리스(Lynn Margulis)의 <마이크로코스모스(microcosmos)>란 책은 진화의 원동력에 대한 재미있고 유의미한 가설을 소개한다. 특히 린 마굴리스는 미생물 간의 공생진화(symbiotic evolution, 共生進化)가 진화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고 책 전반을 통해 주장하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핵(nucleus)과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그리고 식물의 경우에는 엽록체(chloroplast)—등 진핵세포(eukaryotic cell, 眞核細胞) 안에 존재하는 세포 소기관(organelle, 小器官)은 원핵세포(prokaryotic cell, 原核細胞)인 원시 박테리아(primitive bacteria) 간의 공생(symbiosis, 共生)을 통해 형성됐다는 내부공생설(endosymbiotic theory, 內部共生說)을 소개하고 있다.

선구자들

   
순서대로 쉼퍼, 메레쉬코프스키, 리스 (사진출처: 구글)

내부공생설은 마굴리스의 저술을 계기로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그렇다고 이 가설이 마굴리스에서 처음 비롯된 것은 아니다. 즉, 마굴리스 이전에도 몇몇 과학자가 여러 가지 생물학적 관찰을 통해 세포 내 소기관이 원핵세포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1893년 독일의 식물학자(botanist)이자 식물 지리학자(phytogeographer)인 안드레아스 쉼퍼(Andreas Franz Wilhelm Schimper, 1856-1901)는 식물세포 속을 광학현미경(optical microscope)으로 관찰했을 때 광합성을 담당하는 부분이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원시식물(primitive plants), 남조류(cyanophyceae, 藍藻類), 남조식물문(cyanophytes, 藍藻植物門) 혹은 청녹조류(blue-green algae)로도 불린다―와 형태적으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근거로 엽록체의 박테리아 기원설을 제안했다 [1]. 1905년 러시아의 식물학자 콘스탄틴 메레쉬코브스키(Konstantin Mereschkowsky, 1855-1921)는 식물세포의 엽록체가 핵과는 독립적으로 분열(division)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를 포함한 진핵세포의 소기관이 원시 박테리아에서 온 것임을 주장했다 [2]. 생물학자 한스 리스(Hans Ris, 1914-2004)는 1962년 광학현미경보다는 세포의 구조를 더욱 자세히 조사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분석(electron microscopic analysis)을 통해 녹조류(green algae, 綠藻類)의 일종인 Chlamydomonas의 엽록체 구조가 (쉼퍼가 발견한 것과 동일하게) 시아노박테리아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Paramecium aurelia이라 불리는 원생생물(protist, 原生生物)의 일종인 짚신벌레의 세포질에 kappa 인자라 불리는 박테리아가―최근에는 Caedibacter로 명명되었다―공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3]. 이러한 발견이 한결같이 드러내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진핵세포가 어느 날 이 세상에 갑자기 출현한 것이 아니라, 원시 지구를 지배하는 존재—즉, 원시 박테리아들의 합작품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진핵세포 소기관의 원시 박테리아 기원설을 지지하는 ‘화학적, 구조적, 계통학적’인 관찰 증거는 계속 축적하고 있었지만, 이 가설을 뒷받침해줄 실험적 증거—내부공생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위적 실험의 증거—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수백 년, 수천만 년 혹은 수십억 년을 거쳐 서서히 일어나는 진화의 대장정을 실험실에서 짧은 시간 동안에 인위적으로 재현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진화의 전 과정을 끊임없이 목격할 수 있을 만큼 오래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고작 100년이다. 물론 우리에게 100년은 긴 시간이다. 그러나 45억 년이라는 지구 역사에 있어서 100년은 촌각(寸刻)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진화의 과정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보이려는 어떠한 시도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연은 가끔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그것은 때로 진화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우리의 지적 영역을 확장하는 위대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연이 갖다 준 단서


전광우 박사 (사진출처: 테네시 대학)

전광우(Jeon, Kwang W.)는 원생동물(protozoa, 原生動物)의 위족(pseudopod, 僞足) 형성과 운동성 및 생물학적 기능 등을 연구하던 사람으로서 이를 위해 수년간 다양한 지역에서 채집한 아메바(amoebae)를 배양했다. 그는 새로운 아메바를 얻으면 빈 배양 용기에 담아 다른 종류의 아메바가 담긴 배양 용기와 함께 보관했는데, 어느 날 심각한 질병이—그는 아메바의 질병 원인이 뭔지 몰랐던 것 같다—아메바 사이에 퍼지는 것을 관찰했다. 건강하던 아메바가 구슬 같은 둥근 형태로 변했으며 먹지도 번식하지도 않았다. 극히 일부의 아메바는 성장을 계속하면서 분열할 수 있었지만, 감염되기 전에는 격일에 한 번이었던 것이 감염 후에는 5일에 한 번으로 크게 늦춰졌다 [2].

 
다양한 종류의 아메바 (사진출처: 구글)

보통의 실험 생물학자라면 이럴 때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배양된 세포를 사용해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다른 세포에 대한 이차 감염을 사전에 차단키 위해 감염된 세포를 바로 폐기하고, 감염원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감염된 세포를 키우던 배양실도 대거 소독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오염된 세포를 탓하며, 다음에는 세포가 오염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며 스스로 다짐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광우는 달랐다. 그는 아메바의 감염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놀라운 발견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일상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그는 광학현미경을 사용해 죽거나 혹은 죽어가는 아메바를 조사했다. 그 결과, 그는 세포 속에 무수히 많은 점이 퍼져 있는 것을 관찰했는데, 놀랍게도 작은 점의 정체는 막대 모양의 박테리아였고 적게는 약 6만에서 많게는 15만 개에 달하는 수가 아메바 안에 존재했다. 그동안 아메바의 먹이라고 생각한 미세한 박테리아가 병의 원인이었으며 아메바 대부분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었다. 그런데 막대 모양의 박테리아가 모든 아메바를 죽이진 않았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아메바 일부는—이유는 알 수 없지만—분명히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물론 박테리아에 감염된 아메바는 매우 연약했으며 온도 및 먹이 등의 환경변화에 매우 민감했다. 아메바는 될 수 있으면 살리고 박테리아만 죽일 요량이었는지, 박테리아에게는 치명적이지만 아메바에게는 (상대적으로) 해가 없는 항생제를 처리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원래대로라면 항생제는 박테리아만을 선택적으로 죽여야 하지만, 박테리아에 감염된 아메바까지도 대부분 죽였다. 이유는 모른다. 다만,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박테리아의 감염으로 아메바 내부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고, 아메바의 생존은 (항생제 처리의 예에서 보듯) 전적으로 박테리아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2, 4].

적대적인 둘에서 새로운 하나로의 가능성

박테리아에 의한 아메바의 감염 사건 이후 5년 동안 전광우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아메바를 계속 배양했고 감염되기 전과 마찬가지로 건강하며 정상적인 주기로 분열할 수 있는 박테리아에 감염된 아메바를 얻는 데 성공했다 [2, 5]. 그렇다고 아메바가 박테리아를 죽인 것은 아니다. 박테리아는 아메바 속에서 분명히 살아 있었고 마치 아메바의 일부인 것처럼 보였으며 그 안에는 감염 초창기와 비슷한 숫자에 해당하는 개체가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모든 생명체는 외부의 침입에 대항할 수 있는 방어 기작(defense mechanism)을 가지고 있다. 아메바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박테리아가 아메바 내부로 침입했을 때에도 분명히 아메바의 방어 기작은 생존을 위해 작용했을 것이고, 박테리아의 침입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힘에 부친 아메바가 자신의 유전자에 프로그램되어 있는 방법대로 자살을 결심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초기에 감염된 아메바 다수가 대부분 죽었을 수도 있다. 물론 앞의 설명과는 별개로 박테리아의 파괴적인 공격이 아메바의 생명활동을 복구 불가능할 정도로 교란시켜 아메바의 대량학살을 불러왔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든 최초 감염의 일차적 결과는 아메바의 죽음이었고, 아메바는 괴멸상태가 되었다. 그런데도 감염된 아메바 중 일부는 절멸이라는 비운의 상황 속에서 박테리아를 몸 안에 품은 채 꿋꿋이 살아남았다. 아메바의 저항이 살의로 가득 찬 박테리아의 치명적인 공격을 누그러뜨렸을 수도 있다. 혹은 아메바의 절멸로 더이상 자신의 삶을 유지할 터전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박테리아로 하여금 아메바의 생존을 선택하도록 종용했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모두 인간적인 설명이다. 자연의 법칙에 인간의 이성이 설 자리는 없다. 자연의 법칙에는 그에 걸맞은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자연선택은 인간의 이성이 만들어낸 목적론적 사고와는 관계없이, 아메바에게든 혹은 박테리아에게든 그 어느 것도 거부할 수 없는 공평한 잣대—살아남을 선택의 자유가 아니라, 이 가혹한 환경에서도 개체(엄밀히 말하면 유전자)의 영속성을 쟁취할 자격이 된다는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생명의 패러다임 — 유전자

박테리아에 감염된 아메바 중 일부가 박테리아 의존성을 보이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것을 밝히는 것은 아메바와 박테리아라는 두 생명체의 관계변화—숙주(host, 宿主)와 감염원(pathogen, 感染源)이라는 적대적인 관계가 어떻게 (상호협력적으로 보이는) 공생관계로 전환했는지를 이해하는데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직접적으로 아메바를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 어떤 실험적 방법을 통해 이를 밝힐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지적 능력이 있다. 객관적 관찰을 통해 얻은 사실에 근거한 추론은 우리가 그 과정을 직접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일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다만, 여기서 필요한 것은 약간의 지식이다.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gene)를 가지고 있으며 유전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형(genotype)의 조합을 통해 표현형(phenotype)을 발현함으로써 독립적인 개체를 이루게끔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생명체에 내재된 모든 유전자의 일차적 정보는 DNA에 저장되어 있고, DNA로 암호화되어 있는 유전자의 근원적 담지자(擔持者)는 세포라는 생명 단위체다. 세포는 필요한 순간마다 전사(transcription, 傳寫)라는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통해 DNA에서 RNA를 만들어내고 만들어진 RNA(특히 mRNA)는 핵에서 세포질로 전달되어 리보솜(ribosome)이라 불리는 거대한 단백질 중합체와 만나게 된다. 리보솜은 RNA의 긴 염기서열에 기록된 정보를 3개의 핵산으로 구성된 코돈(codon)을 나열을 바탕으로 유전자 정보를 번역(translation, 飜譯)해서 아미노산 중합체(polypeptide)를 합성하고, 아미노산 중합체는 자신 안에 내재된 정보를 바탕으로 3차원적 구조를 이루어 단백질이라 불리는 생명현상의 기본 기능 단위체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생존이라는 보편적 목적을 위해 각자에게 부여된 특수한 기능을 통해 고유의 구실을 한다. 따라서 세포를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인 유전자(들)의 변화(혹은 돌연변이)는 대부분 치명적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영향이 미비하거나 없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유전자 서열의 차이는 같은 종이라도 개체 간 표현형이 다른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평소에는 사는 데 지장이 없다 하더라도) 엄격한 선택압을 부여하는 급격한 환경 변화는 어떤 유전자(들)의 표현형이 바뀐 환경에 적합한지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아메바와 박테리아도 마찬가지다. 유전자가 생명 현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이상, 이들 개체도 자연선택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박테리아는 생존을 위해 아메바에 감염하려 들 것이고, 아메바는 생존을 위해 아메바의 침입을 막으려 들 것이다. 똑같은 방어 기작을 가지고 박테리아의 침입에 대항한다 할지라도 유전적 차이에 의해 어떤 아메바는 박테리아의 침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떤 아메바는 박테리아의 침입에 굴복해 자신의 유기물을 박테리아에게 내어줄 것이다. 박테리아도 마찬가지다. 어떤 박테리아는 아메바가 제아무리 격렬하게 저항하더라도 무리 없이 아메바 내부를 점령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것이며, 어떤 박테리아는 자신의 유전자 표현하는 공격력이 아메바에 침입하기에는 미약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어떤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전까지는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유전자 변이, 자연 선택, 그리고 적응

박테리아에 감염되어도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아메바는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을 것이고 아메바를 죽이지 않은 채로 살아가는 감염성 박테리아에게도 마찬가지로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추론은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전까지는 상상 속에 머문다. 그렇다면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유전적 변이가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게 한 진정한 이유일까?

전광우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미세수술(微細手術, micrurgy)이라는 실험방법으로 한 번도 감염성 박테리아에 노출된 적이 없었던 아메바(D)와 박테리아에 감염된 상태로도 왕성한 활동을 유지하는 아메바(xD)의 핵을 상호치환해서 공생이라는 결과의 원인이 핵에 있는지 아니면 세포질에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5, 6]. 감염되지 않은 아메바의 핵과 감염된 아메바의 세포질을 융합한 아메바(DNxDC)는 대조군—감염되지 않은 아메바에서 추출한 핵과 감염되지 않은 아메바의 세포질을 합친 아메바(DNDC) 혹은 감염된 아메바에서 추출한 핵과 감염된 아메바의 세포질을 융합한 아메바(xDNxDC)—과 비교했을 때 성장과 분열 주기에 별문제가 없었다. 감염된 아메바의 핵을 감염된 아메바의 세포질과 융합한 경우(xDNxDC)도 마찬가지였는데, 아메바의 삶은 변함이 없었고 박테리아도 새로운 핵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감염된 아메바의 핵과 감염되지 않은 아메바의 세포질을 융합한 아메바(xDNDC)는 분열을 통한 증식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오래 살지도 못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감염되지 않은 아메바의 세포질은 감염된 아메바의 핵이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없었고, 감염된 아메바의 핵은 감염되지 않은 아메바의 세포질에서 원하는 것을 얹을 수 없었다. 박테리아 감염 때문에 발생한 변화는 아메바의 핵에서 일어났다.

전광우는 또 하나의 실험을 계획했는데, 감염되지 않은 아메바 혹은 감염된 아메바에서 추출한 세포질 성분을 미세주사(microinjection, 微細注射)라는 실험방법으로 이용해 실험적으로 조작한 아메바의 세포질에 주입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감염되지 않은 아메바에서 추출한 세포질 성분은 xDNDC의 운명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지만, 감염된 아메바에서 추출한 세포질 성분은 xDNDC 에게 원래의 삶을 부여했다. 원인은 아메바의 세포질에 존재하는 박테리아였고, 박테리아는 감염된 아메바의 세포가 원하는 그 무엇—박테리아 유전자의 산물—을 제공할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박테리아에 감염되었지만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아메바의 세포질 추출물을, 박테리아에 감염된 적이 없는 아메바에 주입했을 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세포질 추출물 안에는 엄청난 수의 박테리아가 존재한다. 최초에는 분명히 엄청난 파괴력의 감염성을 가진, 아메바 다수를 전멸의 위기까지 몰고 간 바로 그 박테리아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박테리아는 아메바에게 감염 증상을 유발하지 않았다. 공생관계는 아메바에게만 변화를 준 것이 아니다. 박테리아는 공생관계를 통해 자신의 공격성을 상실했다.

최초에 박테리아는 아메바에게 재앙이었다. 하지만 모든 감염성 박테리아가 아메바에게 똑 같은 수준의 끔찍함을 선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박테리아는 다른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치명적이지 않아서 아메바를 죽음의 문턱까지는 끌고 가더라도 죽음의 문턱을 넘길 만큼 강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감염 전에는 박테리아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똑같다 할지라도, 아메바에 침입한 이후 아메바의 세포질이라는 환경적 요인으로 박테리아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그러한 유전적 변이는 특정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극단적인 경우에는 해당 유전자(들)을 자신의 이기적 유전자 집단에서 배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박테리아의 유전적 변이는 아메바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아메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메바의 유전적 변이 정도는 어떤 식으로는 박테리아의 공격에서 벗어나게끔 하는 원인이었을 것이며, 이러한 상호 유전적 변이의 결과는 아메바가 박테리아에게 저항하는 것을 그만두고 자신의 몸을 박테리아에게 내어주는 것과 박테리아는 공격을 멈추고 그 대신 아메바가 원하는 무엇인가는 대신 이루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적대적 관계는 다소 비가역적인 것처럼 보이는—그러나 실제로 비가역적인지는 알 수 없는—호혜적 관계로 개선되었다.

박테리아성 아메바의 출현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이라는 항생제는 박테리아의 리보솜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해 박테리아의 단백질 합성을 막는 항생제다 [7]. 따라서 클로람페니콜을 박테리아에 감염된 아메바에 처리하면 박테리아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아메바의 미토콘드리아는 박테리아와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안에는 박테리아와 유사한 미토콘드리아 고유의 리보솜이 있어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여러 가지 단백질을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 직접 만들어낸다. 따라서, 클로람페니콜은 미토콘드리아 내부에 있는 리보솜에 결합해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 합성에 영향을 줘 ATP라는 생체 에너지 생산을 막을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아메바를 죽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클로람페니콜은 박테리아에 더욱 치명적이다. 클로람페니콜이 박테리아에 미치는 영향에 비하면 아메바가 받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전광우는 클로람페니콜이라는 항생제를 박테리아에 감염되었지만 건강하게 사는 아메바에 처리해봤다 [8]. 결과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박테리아에 감염된 건강한 아메바는 클로람페니콜을 처리했을 때 급격하게 죽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소실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히 아메바 내에서 공생하고 있는 박테리아의 죽음 때문이었다. 이 실험 결과는 다음 사실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최초의 적대적 관계는 공생 관계를 통해 이젠 하나의 개체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아메바의 삶은 곧 박테리아의 삶과 밀접해지고 있으며, 박테리아에게 재앙은 곧 아메바에게도 재앙이다. 박테리아의 삶도 곧 아메바와 밀접하게 연결될 것이다. 그리고 이질적인 두 개체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완전히 하나의 개체로 합쳐질 수 있는 공생진화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공생의 그리고 새로운 진화의 길

앞에서 살펴봤듯이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예는 서로 죽이거나 피해를 주는 생물체와 공동생활을 하는 생물체 그리고 서로가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된 생물체 사이의 유일한 차이점은 단지 정도의 차이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35억 년 혹은 그 이상 진화의 시간과 비교했을 때 찰나에 불과한 불과 5-10년이라는 짧은 기간임에도 치명적인 병원균이 세포에 꼭 필요한 소기관으로 변화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 전광우의 발견과 실험은 진화라는 것이 단순히 가설이 아니라, 실제로 이 지구 상에 일어나는 일임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진화의 요인이 되는 유전적 돌연변이는 단순히 환경이라는 자연선택을 통해 나타난 것일 수도 있지만, 감염과 공생이라는 개체 간의 유리되지 않은 상호과정이 선택압으로 작용해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음을 우리는 아메바와 박테리아의 생(生)과 사(死)를 오가는 격렬함 속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Mereschkowsky's Tree of Life. Scientific American. 2001
[2] 마이크로코스모스(Microcosmos) (린 마굴리스, 도리언 세이건 저 / 홍욱희 역 / 범문사 / 1987년 8월 31일) 123-126쪽
[3] Magulis, L. (2005). Hans Ris (1914-2004). Genophore, chromosomes and the bacterial origin of chloroplasts. Int Microbiol 8(2): 145-148
[4] Jeon, K. W., and Lorch, I. J. (1967). Unusual intra-cellular bacterial infection in large, free-living amoebae. Exp Cell Res 48(1): 236-240
[5] Jeon, K. W. (1972). Development of cellular dependence on infective organisms: micrurgical studies in amoebas. Science 176(39):1122-1123
[6] Jeon, K. W., and Jeon, M. S. (1976). Endosymbiosis in amoebae: recently established endosymbionts have become required cytoplasmic components. J Cell Physiol 89(2):337-344
[7] Wikipedia: Chloramphenicol
[8] Jeon, K. W., and Hah, J. C. (1977). Effect of chloramphenicol on bacterial endosymbiotes in a strain of Amoeba proteus. J Protozool 24(2):289-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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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150억 년 전, 빅뱅이라 불리는 대폭발로 우주가 탄생했다. 그 결과로 수많은 원자가 생성되었고 물질 형성의 기본이 되었다. 그리고 약 45억 6700만 년 전 우주 역사의 어느 한순간에 원시 태양계가 생성되었고 지구란 별도 태양계의 한 일원으로 그 형태를 드러냈다.

생명체는 약 36억 년 전 원시 지구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졌다. 태고대(the Archean Era, 太古代)의 지구 내부는 고열과 방사능으로 뒤끓고 있었으며, 지각(地殼)의 열린 틈으로는 끊임없이 용암을 방출했다. 끊임없는 지각활동은 막대한 양의 수증기를 지표 외부로 방출했으며, 지구 표면은 수증기가 가득한 대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지표면이 점점 식어갈 무렵, 대기 중에 응결된 수증기는 물방울을 이루어 오랫동안 지표면을 향해 비를 뿌렸고, 그 결과 마그마와 암석으로 가득 찬 지표면에는 원시적인 형태의 바다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바다 밑바닥에서는 지각의 틈새를 통해 마그마가 끊임없이 분출되었고 중금속과 황 화합물로 가득한 유독 가스를 품은 뜨거운 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어떻게 원시 지구에서 생명체가 태어날 수 있었으며 극한의 환경 속에서 어떻게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기로 돌아가지 않는 한, 우리는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당시 생명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갔을지 대략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바로 심해 생태계의 모습을 보면 된다.

심해(深海, ocean depth) 깊은 곳에는 빛이 도달할 수 없다. 그래서 해수면(water layer) 등에서 서식하는 조류(alga, 藻類)나 육상 식물 등과 같이 광합성(photosynthesis, 光合成)을 통해 탄소화합물(carbohydrate, 炭素化合物)을 생성하는 생명체가 서식할 수 없다. 그런데 탄소화합물은 생명체 대부분이 사용하는 영양분이다. 따라서 상식적으로 따져본다면 산소를 직접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심해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곳에도 생명체가 존재한다.


사진 출처: Wikipedia

여기서 잠시 열수분출공(hydrothermal vent, 熱水噴出孔)에 대해 알아보자. 해저 지각의 틈 사이로 스며든 바닷물은 뜨거운 마그마와 만나 데워지고 주변 암석에 들어 있던 구리, 철, 아연, 금, 은 등과 같은 금속성분을 함유한 채 지각의 틈 사이로 다시 솟아나온다. 이때 솟아나온 열수(熱水)는 최고 350ºC 정도로 뜨거워진 상태에서 해저부(海底部)에 흐르는 보통 0ºC에 가까운 차가운 물과 만나 급격히 식게 되고 열수 안에 포함되어 있던 금속성분은 지각 틈의 주변에 침전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오랫동안 반복되다 보면 굴뚝처럼 생긴 지형물이 서서히 생성되는데, 이것을 열수분출공이라 한다.

해저분출공을 발견했을 당시만 해도 깊은 바다 속에서 생물이 사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왜냐하면, 생태계(生態系, ecosystem)는 스스로 영양분 합성이 가능한 자가영양생물(autotroph)이 있어야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육상과 해양에서는 광자가영양생물(photoautotroph)인 식물과 조류가 빛 에너지를 이용한 광합성 과정을 통해 탄소화합물 등의 영양분을 생성하여 생태계에 일차적인 영양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심해저(深海底), 특히 열수분출공 주변은 영양분도 없을뿐더러 황 화합물 및 중금속 같은 독성 무기물질이 가득하고 게다가 엄청 뜨겁기까지 하다. 생명체가 생존하기에는 최악의 환경이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가?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심해저의 열수분출공 주변에서 생명체가 살고 있다. 그 어떤 생태계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가고 있다. 대기 중에 존재하는 산소가 바닷물에 녹아 해류의 흐름으로 대양저(ocean floor, 大洋底) 끝자락까지 전해지는 것은 가능하다 치더라도, 유기물 중심의 영양분이 희소한 것처럼 보이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생명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시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의 일종인 황화수소 박테리아는 화학합성(chemosynthesis, chemosynthesis, 化學合成) 반응 과정을 통해 태양 에너지(sunlight energy) 대신 황화수소(hydrogen sulfide)를 산화(oxidation)해서 나오는 화학 에너지(chemical energy)를 이용해 바닷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탄수화물 등의 탄소화합물로 전환한다. 황화수소가 다량 함유된 열수를 뿜어내는 열수분출공에서 황화수소 박테리아는 화학자가생명체(chemoautotroph)의 역할을 함으로써 심해저 생태계에 일차적인 영양분을 제공할 수 있다. 열수방출구 주변 지역에서 황화수소 박테리아가 식물이 하는 역할을 대신 함으로써 영양분을 제공해야 하는 문제는 이제 해결되었다. 그렇다면, 어떤 심해저 생명체가 황화수소 박테리아의 부산물을 이용할까?


사진 출처: Wikipedia

거대 서관충(giant tube worm, 학명: Rifia pachytila)은 환형동물문(phylumAnnelida, 環形動物門)에 속하는 서관충(tube worm, 棲管蟲)의 일종으로 조간대(intertidal zone, 潮間帶)와 원양생태계(pelagic zones, 遠洋生態系)에서 주로 발견된다. black smokers라 불리는 태평양 일대 대양저의 열수분출공 근처에서 살고 상당한 고농도의 황화수소에도 견딜 수 있으며, 최대 2.4 m까지 자랄 수 있다. 그런데 거대 서관충은 대형 동물에서 흔히 보이는 소화기관이 없다. 이 때문에, 거대 서관충은 다른 동물처럼 포식행위(eating, 捕食行爲)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스스로 탄수화물을 합성하는 것 외엔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다. 하지만 지구 상에 존재하는 대형 동물 중, 스스로 영양분을 합성하는 개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상식적인 방법으로 거대 서관충이 영양분을 확보할 방법은 없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수십 억년 진행된 진화의 놀라운 광경은 개체의 생존―엄밀히 말하면 유전자의 생존―에 있어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제 우리는 경이로운 진화의 과정을 볼 것이다. 바로 거대 서관충과 황화수소 박테리아 사이의 공생관계(symbiotic relationship 혹은 symbiosis, 共生關係)다. 황화수소 박테리아는 서관충 몸 안―특히, 영양체부(trophosome, 營養體部)라 불리는 기관―에서 살아간다. 거대 서관충은 특화된 플룸 구조(vascularized red plume)을 산소, 황화수소 그리고 이산화탄소 등의 무기물을 흡수하여 황화수소 박테리아가 사는 영양체부로 보낸다. 그리고 황화수소 박테리아는 이렇게 얻은 무기물을 화학합성 반응을 통해 유기물로 전환한다. 박테리아가 합성한 유기물은 다시 거대 서관충이 사용한다.

이런 관계를 놓고, 몇몇 사람은 황화수소 박테리아가 거대 서관충 안에서 기생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대개 기생(parasitism, 寄生)이라고 하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한 쪽에서 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연상하고는 한다. 특히, 박테리아와 대형 동물 간의 관계라면 이런 식의 일방적 상호관계를 상상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거대 서관충과 황화수소 박테리아는 일방적 기생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공생관계라고 볼 수 있다.

거대 서관충은 황화수소 박테리아를 통해 영양분을 얻는다. 그렇다면, 황화수소 박테리아가 거대 서관충 몸 안에 살면서 얻을 수 있는 생물학적 이점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화수소 화학합성 과정에서 몇 가지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해양 생물은 호흡을 위해 산소를 이용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육상 동물과 마찬가지다. 해양 생물이 이용하는 산소는 대기 중의 산소가 바닷물에 용해된 것일 수도 있고, 바닷속 조류의 광합성 작용으로 생성된 산소일 수도 있다. 여하튼 이런 식으로 생성된 산소는 해류의 흐름을 타고 심연 깊은 곳까지 흘러들어 갈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헨리의 법칙(Henry's law)에 따르면 기체의 용해도는 기체의 부분압력에 비례한다. 즉, 압력이 높아지면 기체의 용해도는 증가한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심해저의 용존 산소량은 심해 위쪽의 용존 산소량보다 높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심해저의 용존 산소량은 상대적으로 낮다. 심해저에는 빛이 안 들어오므로 녹조류가 살지 못하므로 광합성을 통한 직접적 산소공급이 불가능하며, 깊이에 따른 해류속도의 차이는 용존 산소량의 불균형을 가져올 것이다. 게다가, 심해저에서 발생하는 부패 등의 화학반응은 심해저의 용존 산소량을 상대적으로 더 떨어뜨릴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황화수소 박테리아가 화학합성 반응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이용 가능한 산소량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거대 서관충의 플럼 구조틀 통한 산소 흡입은 황화수소 박테리아 주변의 용존 산소농도를 높임으로써 화학합성 반응을 원활히 해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거대 서관충 몸 밖에서 서식하고 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서관충 몸 안에서 서식하는 것은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 같은 화학합성 반응에 필요한 다른 무기물도 쉽게 얻을 수 있게 하는 이점이 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황화수소 박테리아는 산소 대신 질소 화합물―질산염 화합물(nitrate) 혹은 아질산염 화합물(nitrite)―을 이용해 화학합성 반응을 할 수 있다. 질소는 지구 대기의 위치에 따라 약 68~78%를 차지하는 원소로서 단백질 등과 같은 유기물질의 주요 구성요소이기도 하다. 해수에서 질소는 주로 화합물 형태로 존재하는데, 산소보다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질소 화합물을 화학합성 반응에 사용하는 것이 생존에 있어서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질소 화합물을 사용한 화학합성 반응의 부산물(by-product)인 암모늄 이온(ammonium ion)은 거대 서관충이 흡수하여 단백질 등의 유기물을 합성하는 데 사용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거대 서관충은 생명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질소 화합물의 농도를 체외 농도와 비교했을 때 체내에 100배 이상 농축시킬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이종(異種) 간의 공생을 통한 상호작용이 진화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공생진화(symbiotic evolution, 共生進化)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해저부 열수분출공에서 서식하는 거대 서관충과 황화수소 박테리아 간의 공생관계에 대해 살펴봤다. 수십억 년 전 원시 지구의 혹독한 환경에서 탄생한 생명체의 삶이 어떠했는지 우리의 지적 수준으로 가늠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공생관계의 예에서 보여주듯이, 생명체는 다양한 환경에서 저마다의 방법으로 생존을 위해 변화해 왔고 그러한 변화는 자연선택의 결과로 나타난 종의 적응이라는 사실이다. 마그마가 지각의 틈 사이로 솟아나오고 유독 물질이 섞인 수증기가 뿜어나오는 원시 지구의 바다에서, 어떤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다른 생명체와의 (인간이 이해하고 있는 협력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협력관계를 구사했다는 것은 생명체의 표현형을 결정하는 수많은 유전자의 돌연변이 중 공생관계를 선택하게 한 유전적 변이(들)의 결과가 원시 지구의 환경이라는 자연선택의 요구조건에 적합했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공생관계가 생존에 필요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자연선택이라는 다양한 진화 가능성 조건에서 어떤 돌연변이(들)로 인해 나타난 개체의 표현형은 공생관계가 아닌 다른 방식의 생활방식이 생존에 적합했을 수도 있으며, 그것은 공생이 아니라 기생 혹은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였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어떤 돌연변이는 비슷한 공생적 관계를 보여준다 하더라도 거대 서관충과 황화수소 박테리아가 보여주는 공생 방식이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거나 혹은 상상도 하지 못할 다른 방식의 공생관계에 적합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예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진화라는 것은 임의의 개체를 구성 있는 유전자 간의 상호 경쟁 혹은 협력체계를 통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을 구성하고 있는 유전자와의 상호 경쟁 혹은 협력체계를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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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생물학자로 메사추세츠 앰허스트대학교의 교수이다. 세포생물학과 미생물 진화에 대한 연구, 지구 시스템 과학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우주과학국의 지구생물학과 화학진화에 관한 상임위원회의 의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NASA의 지구생물학에 관한 실험들을 지도하고 있다. 공생진화론과 같은 충격적인 가설로 생물학계를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지칠 줄 모르는 연구로 19개의 상을 수상했으며 수많은 국제학술 강연, 100종이 넘는 논문과 더불어 1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영국의 대기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의 가이아 이론에 공헌한 바가 크다. 아들인 도리언 세이건과 함께 책들을 펴냈으며, 《진핵세포로의 진화》《공생과 세포진화》등의 저술이 있다. ― 출처: 알라딘
 

      
      

이 아줌마의 책을 다시 읽어보고자 한다. 순서대로 「마이크로코스모스」, 「공생자 행성」, 「생명이란 무엇인가?」, 「섹스란 무엇인가?」. 다행이도 학교 도서관에 위의 책들이 구비되어 있는 것 같다. 돈 없는 사람은 자고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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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킨스 시리즈

2011. 9. 29. 16:43 from 잡글
리차드 도킨스 (Clinton Richard Dawkins) 시리즈 다시 읽기

1.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3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홍영남(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06-11-25 | 472쪽 | 15,000원


2. 눈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 (1986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이용철(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2004-08-09 | 558쪽 | 25,000원


3.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2006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이한음(옮긴이) | 김영사 | 2007-07-20 | 604쪽 | 25,000원


4. 지상 최대의 쇼 (The Greatest Show on Earth) (2009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김명남(옮긴이) | 김영사 | 2009-12-09 | 625쪽 | 25,000원


5. 확장된 표현형 (The Extended Phenotype) (1982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홍영남(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04-07-30 | 556쪽 |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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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때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난 후, 한동안 진화론에 대해 관심을 끊고 지내다가 근래 들어 도킨스의 모든 저작을 다시 읽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왜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며 그 이유라고 해도 특별한 것은 없을테니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생물학자인 내가 도킨스를 통해 진화론을 다시 음미하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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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기적 유전자>와 <눈먼 시계공>은 다 읽은 상태이고 다음으로 <확장된 표현형>을 읽으려고 한다. 도킨스의 저작을 읽다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과거에 알고 있던 내 관념 속의 도킨스가 지금의 도킨스와는 다르다"란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지만, 과거의 도킨스와 지금의 도킨스가 많이 달라졌을리는 없다. 물론, "생존기계" 도킨스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한, 그리고 그가 잘 정의된 물리학 법칙의 세계에서 현실을 초월하지 않은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면 - 표형형으로 나타난 과거의 도킨스와 지금의 도킨스는 분명 다를테니까 말이다. 달라진 것은 분명히 나다. 나의 이기적 유전자(selfish genes)가 대표하는 "생존기계" [나]가 아니라, 세계의 밈(meme) 속에 혼연일체가 되어 나타난, 다른 이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내가 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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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던 시절에 읽어서라고나 할까? 그 시절 도킨스의 저작을 접했던 나는 이성적으로 사물이나 현상 등에 접근하기보다는 다분히 감정적으로 모든 것에 반응을 했고, 살아온 생활패턴과는 많이 다르게 관념적으로는 도덕적 우위를 최고의 선으로 둔 윤리적 환원주의 시각에서 세상을 판단했다. 때문에, '유전자'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그당시 분명히 나는 도킨스가 유전자로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하려 했다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다) 도킨스를 "유전자 환원주의자"라 매도하며 폄하했다(심지어는, 스스로가 도덕론적 환원주의자였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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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록이 붙어서일까, 아니면 생물학 공부를 오래 해서일까? 다시 읽어본 도킨스의 저작은 학부 때 알던 도킨스가 아니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 스스로가 도덕론적 환원주의에서 벗어나 공정한 시각으로 사물의 이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유전자"일 뿐이다. 도킨스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세상(특히 생명체)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앞으로 생명체는 멸망을 맞이하지 않는한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인가"란 물음에 대한 객관적인 해석이다. 그 안엔 - 우리가 설령 어떤 도덕적이며 윤리적이고 초현실적이며 형이상학적인 것이 있다고 어리석은 오해를 하더라도 - 오로지 자연의 법칙에 관한 도킨스의 답변만 존재할 뿐이다.

자연에 도덕이란 없다. 도덕이란 오로지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비자연적이며 오로지 100%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것은 '유전자'의 입장에서, 다 나아가서는 '생명체'의 입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오랜 시간동안 지속하고자 하는 본능만 존재할 뿐이다. 본능에는 목적의식이 없다. 있다고 한다면 그건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일 뿐이다. 그 욕구가 동력이 되어 세상은 우연히도 지금까지 오게되어 필연적으로 다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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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도킨스의 저작(들)을 읽고 있는 중이지만, 한 가지 크게 깨달은 바가 있다. 절대 자연을 도덕과 윤리로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연의 법칙에 도덕과 윤리가 파고드는 그 순간 그건 과학이 아니다. 바로 그 순간, 그건 인간적인 철학이라 불리우며 때로는 망상으로 가득찬 종교로 불리우기도 한다.

2011/09/22 14:31 이글루스에서 작성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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