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arnessing ancient genomes to study the history of human adaptation]


고대 유전체를 인류 적응사 연구에 활용하기


Stephanie Marciniak and George H. Perry


초록 | 과거 몇 년 동안 우리는 고대(古代) 인류의 유전체 시퀀싱(genome sequencing) 프로젝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목격해왔으며, 그 덕분에 1,100개체 이상의 고대 인류와 (예를 들어,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같은) 원시 호미닌(archaic hominin)에 대한 유전체 규모(genome-scale)의 고대 DNA(ancient DNA) 데이터 세트(data set)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진행 중인 진화(evolution in action)’에 대한 분석이 이러한 데이터 세트를 사용하기 시작함으로써, 인류가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환경, 농업 생활 방식,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하고 있는 병원체(病原體)에 대해 적응하는 것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체(genetic variant)의 시공간적 궤적(軌跡)을 찾아내어 추적하고 있다. 유전자 변이체가 원시 호미닌에서 현생인류로 적응성 유전자 이입(adaptive introgression)을 했다는 증거 및 가축화된 동식물을 대상으로 진행된 최근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와 더불어, 이러한 연구는 현생인류로부터 얻은 유전체 데이터 또는 화석과 고고학 기록 하나만으로 얻을 수 있는 통찰을 훨씬 넘어서는 인류의 진화 및 인간의 행동으로 말미암은 진화적 결과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適應史)를 재구성하는 일은 150년 이상 동안 과학자를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을) 매혹해왔다 [1,2]. 인류가 전 세계로 팽창하는 동안 마주했던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여 인류는 어떻게 진화했을까 [3]? 선사시대 인류 집단은 농업과 연관된 식이(食餌)의 전환(dietary shift) 같은 문화적 변화에 생물학적으로 적응했을까 [4]? 우리 인류가 과거에 겪은 여러 적응의 결과가, 특히 현대인이 마주하고 있는 환경과 음식이 과거와 다른 정도를 고려했을 때, 오늘날 우리의 건강과 의료에 영향을 미쳤을까?


인간 레퍼런스 유전체(reference genome)를 초석으로 놓고 유전형 분석(genotyping) 및 시퀀싱(sequencing) 기술의 발전에서 혜택을 입음으로써, 진화 집단 유전학 분석(evolutionary population genetic analysis)은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을 연구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줘왔다. 즉, 살아 있는 사람들에서 관찰된 유전자 변이(genetic variation)의 패턴에 근거하여, 연구자들은 과거에 있었던 양성 자연선택(positive natural selection)의 결과로 추정되는 ‘표시(signature)’를 포함하는 유전체 영역을 밝혀낼 수 있다 [5,6]. 만일 유전형–표현형 연관 연구(genotype–phenotype association study) [7] 또는 동물이나 세포를 대상으로 한 모델 실험(model experiment)을 이용해 [8,9] 후보 유전자 변이체 때문에 발생한 기능적 결과(functional consequence)를 결정할 수 있다면, 과거에 있었던 적응의 타당성(plausibility)을 비교법이나 — 즉, 어떤 표현형이 비슷한 환경압(環境壓) 조건에서 반복적이며 독립적으로 진화했는지를 물음으로써 [10] — 또는 비슷하지만 간접적인 접근을 통해 평가할 수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타임스탬프(time stamp)’가 찍힌 (역자 주: 연대가 밝혀진) 고대 DNA 데이터 분석은 선택이 일어난 사건 이전(before)과 동안(during) 그리고 그 이후(following)의 유전자 변이체를 ‘진행 중인 진화(evolution in action)’가 정확히 추적하는 것을 촉진함으로써 과거 인류가 겪었던 적응에 대한 훨씬 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 [11,12]. 흥미롭게도, 최근 있었던 고대 DNA 분석과 시퀀싱 기술의 발전 덕분에 [박스 1] 소수의 개체를 대상으로 한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유전체 분석에서 (전체 핵 유전체[whole nuclear genome], 엑솜[exome], 또는 유전체 전체[genome-wide]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이하 SNP] 데이터 같은) 대규모 집단 수준을 대상으로 하는 유전체 전체 데이터 세트의 생성으로 이 분야에서 분석 및 연구 방식의 전환이 촉진되어왔다 [13,14]. 사실, (430,000년 BP[year(s) before (the) present]인) 홍적세(Pleistocene, 洪積世) 중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의 기간(time period)을 대표하는 [그림 1b; 표 1] 1,100여 개체 이상의 원시 호미닌과 해부학적 현생인류(anatomically modern humans)에 대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가 현재 이용 가능하다 [그림 1a]. 인류의 진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은, 이들 데이터 세트의 분석으로 유전적으로 매개된 행동, 대사활동(metabolism), 연조직(soft tissue, 軟組織)처럼 화석이나 고고학 기록으로는 보존되지 않는 무골격(non-skeletal, 無骨骼) 표현형(phenotype, 表現型)의 적응사에 대해서 고해상도의 스냅샷(snapshot)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리뷰에서 우리는 고대 DNA 안에 담긴 정보의 내용이 전례 없는 깊이와 정확도로 인류의 적응사를 탐색하는데 어떤 식으로 최대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논의할 것이다. 우리는 고대 유전체에서 자연선택이 남긴 흔적을 탐지할 수 있는 접근법의 범위를 강조하고, 세 가지 주요 연구 영역에서 고른 몇몇 사례를 탐색하기 위해 인류학적 렌즈를 사용할 것이다: 첫 번째, 고대 인류 유전체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과 수렵•채집인(hunter-gatherer)에서 농경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과 관련된 적응에 대한 통찰; 두 번째, 원시 호미닌에서 현생인류로 유전물질이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했는지 (그리고 기능적 영향이 있었는지) 추론하는 것; 세 번째, 과거 인간의 행동과 진화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는 가축화된 동식물 종(種)에 작용한 인위적 선택(human-mediated selection)을 고대 DNA를 기반으로 규명하는 것.


고대 DNA를 사용해 인류의 적응을 추적하기


양성 자연선택(positive natural selection)은 주어진 시공간과 환경적인 정황에서 상대적인 적응도 이점(fitness advantage)을 부여하는 표현형과 연관된 대립형질(allele, 對立形質)의 빈도수 증가를 일으키는 비(非)임의적이고 방향성이 있는 과정이다. 비록 이러한 과정이 오늘날 인류의 유전체에서 검출 가능한 방식으로 대부분의 형질에 대해 현생인류의 유전자 다양성 패턴을 형성해왔지만 [6,15,16], 오로지 고대 DNA 연구를 통해서만 언제 어디서 그러한 적응성 형질이 출현했는지를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다.


과거 인류의 적응으로 발생한 유전적 표시를 검출하고 규명하는 데 있어서 고(古)유전체학(ancient genomics)의 변형력(transformative power)은 (14C 같은) 탄소 동위원소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능력 또는 특정 개체가 살았던 기간에 대한 (예를 들어, 도구, 토기 또는 매장[burial, 埋葬]과 연관된 여러 가지 유물에 근거한) 간접적인 고고학적 추정에 의지한다. 이러한 데이터로 무장한 연구자들은 선택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 일어나고 있는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 있었던 유전자 변이체의 궤적을 명쾌하게 추적할 수 있다 [11,12,17,18]. 그뿐만 아니라,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현생인류의 유전체 기록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대립형질 빈도의 변동을 알아내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19,20]. 인류의 시공간적 적응사를 정확히 알게 된다면 결국 적응 사건과 연관된 특정 환경•문화적 맥락의 통합적 분석을 촉진하고 과거 인류의 건강과 적응도(fitness, 傑蹇檄) 모델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인 진화 고유전체학 접근은 수월하다: 주어진 기간 동안 유전자 부동(genetic drift, 遺傳子浮動)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이 주어졌을 때 그리고/또는 변이체 빈도수 변화의 유전체 전체 분포와 관련해서 예상보다 훨씬 더 큰 빈도수 변화를 유전자 변이체를 알아낸다 [그림 2]. 이러한 접근은 오랫동안 지지된 진화 가설을 개선하고 검증하거나 [20–24] 새롭게 밝혀진 (진화적) 선택의 표시를 근거로 새로운 가설을 전개할 때 [25]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전략은 다(多)유전자성 적응(polygenic adaptation) 연구로도 확장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적응에서 수많은 형질 연관 유전자좌(trait-associated locus)의 상당히 미묘하지만 일관되게 나타나는 빈도수 변화는 표현형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6]. 특히,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현대인을 대상으로 한 유전체 전체 연관 연구(genome-wide association study; 이하 GWAS)를 통해 관심을 두고 있는 표현형에 직접 작용한다고 알려진 — 예를 들어, 키 — 대립형질 한 세트의 총빈도수(collective frequency) 변화가 빈도수에 맞는 대립형질의 유전체 전체 배경값(background)과 비교했을 때 주어진 기간을 통틀어 유별나게 나타나는지를 검증할 때 사용될 수 있다 [20].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 결과를 설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고대 인류 집단이 같은 지리학적 지역(geographic region)에 살았던 후대 또는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과 반드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 DNA를 기반으로 한 최근 연구는 지난 ~7,000년 동안 유럽에서 인류 집단이 엄청난 수준의 반복적인 대규모 이동(movement)과 대체(replacement)를 해왔음을 입증했는데 [19,27–30], 이것은 인구 회전율(population turnover)에 대한 심지어 가장 극단적인 고고학 모델이 이전에 예측한 수준을 훨씬 웃돈다 [31]. 비록 그러한 복합적인 인구통계학적 역사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대립형질 빈도수 변화를 고대 DNA를 기반으로 해석할 때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을지라도 [11,18], 유전체 전체 그리고 유전체 지역 특이적인 집단 구조를 확인하는 방법이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에 통합되어 원위치(in situ)에서의 변화 모델과 대립형질 빈도수에서 엄청난 차이를 지닌 집단에 의한 대체 또는 유전자 확산(gene flow) 모델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32].


최근 있었던 인류의 진화


사용할 수 있는 고대 인류 유전체의 시간적 분포는 근래 있었던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을 이끈 중요한 원동력이었을 것이라고 널리 가정되고 있는 주요 환경•문화적 변화 시기와 겹친다 [4,33]. 첫 번째, 전 세계의 다양한 거주지로 팽창한 현생인류는 그 덕분에 북위도의 한랭(寒冷) 기후에 새롭게 노출되었다 [34]. 두 번째, 수렵•채집에서 농경으로 생활 방식이 전환된 사건은 주식(主食)의 전환 [35], 영구 정착지 건설, 그리고 몇몇 새로운 병원체에 대한 노출과 병원체의 확산 증가를 (앞에서 언급한 두 경우와 함께) 아마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으킨 인구 밀도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 [36,37]. 따라서, 고대 유전체의 진화적 분석은 최근 인류가 겪은 생물학적 적응사에 대해 현재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내용을 확고히 하고, 개선하며,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도에 따른 자외선 A와 B(ultraviolet A 또는 B; 이하 UBA와 UVB) 복사량(radiation, 輻射量)의 차이는 현생인류의 피부색 차이를 만들어낸 주된 진화의 원동력이었다고 여겨지는데, (적도 지역 같은) 열대 위도에서는 광분해(photolysis, 光分解)로 엽산(folate, 葉酸)이 소실되는 것을 막으려고 짙은 피부색을 띠게 되었으며, 훨씬 더 북쪽과 남쪽 위도에서는 비타민 D를 충분히 생성하기 위해 (열대 위도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적은 양의 UVB 광선이 더 높은 비율로 피부를 투과할 수 있도록 피부색이 옅어졌다 [38]. 비타민 D는 또한 제한된 수의 식재료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데, 기름진 물고기는 비타민 D가 가장 풍부한 원천 가운데 하나이며,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이 소의 간, 유제품 그리고 달걀노른자에서 발견되지만, 대부분의 농작물은 이 영양소를 거지 가지고 있지 않다 [39–41]. 비타민 D 부족은 심혈관 질환, (구루병 같은) 근골격 장애, 임산부의 전자간증(pre-eclampsia, 前子癎症) 같은 건강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42,43].


부족한 비타민 D 생성 때문에 강력한 음성 적응도 효과(negative fitness effect)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생인류가 유럽으로 팽창한 이후 이들 사이에서 피부색이 옅어지는 방향으로 진화가 매우 점진적으로 일어났음이 최근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밝혀졌다는 점은 흥미롭다. 특히, SLC45A2, SLC24A5, TYR 그리고 HERC2 유전자의 훨씬 더 옅은 피부색과 연관된 파생 대립형질(derived allele)은 오늘날 유럽인들 사이에서 거의 고정적으로 나타나거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도수로 관찰되며 [44,45], 현대인의 유전체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그러한 선택이 19,000–11,000년 BP 때 주요 효과 대립형질(major-effect allele)인 SLC45A2SLC24A5에 작용했다고 추정된다 [46]. 하지만, 고대 유전체 데이터는 비록 SLC45A2 대립형질이 스칸디나비아에서는 ~9,000년 BP 때 이미 존재했을지라도 [25], ~5,300–4,800년 BP인 청동기 시대가 시작하기 전에 유럽 전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존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매우 낮은 빈도수로만 발견됨을 입증했다 [19,20,27,47,48]. 그동안에, SLC24A5 대립형질이 신석기 시대 때까지 (즉, ~7,000년 BP 이전에) 유럽 중부와 북부 [19,20,25,27,30,49] 그리고 중동에 [50] 약간 더 널리 분포했을지라도, 이 유전자의 조상 대립형질은 오늘날 스페인 (n = 3 개체), 루마니아 (n = 3), 스위스 (n = 1), 그리고 룩셈부르크에서 (n = 1) ~13,000–7,000년 BP 때 살았던 수렵•채집인에서 우세했다 [48,49,51,52]. 마지막으로, 훨씬 더 옅은 피부색과 연관된 TYR HERC2 유전자의 변이체 또한 단지 상당히 최근 들어서야 주요 빈도수 증가를 겪었다 (예를 들어, 6,500–4,000년 BP 사이 우크라이나에서 빈도수가 0.04에서 0.37 및 0.16에서 0.65로 각각 증가했다) [19,53]. 흥미롭게도, 한 연구에서는 HERC2 유전자의 파생 변이체가 훗날 농경인 표본보다 초기 수렵•채집인 표본에서 더 높인 빈도로 관찰되는데 [20], 아마도 이것은 앞에서 언급한 유럽 집단의 상당한 인구 전환 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슷하게, 정(Jeong)과 그의 동료들은 (3,150–1,250년 BP 사이에 살았던 5개체를 대상으로 한) 남아시아인 고대 유전체 연구에서 네팔(Nepal)에 위치한 히말라야 습곡(Himalayan Arc, –褶曲)의 저산소와 높은 고도 환경에 생리학적으로 적응한 놀라운 인류 진화의 역사를 관찰했다 [54]. 특히, 높은 고도라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산소 항상성 유지와 연관된 ELGN1의 파생 대립형질이 [55] 5개체 모두에 대해 이 위치에 매핑(mapping)된 모든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에서 나타났지만, 헤모글로빈 수치를 감소시켜 고산병(high-altitude sickness, 高山病) 발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과 연관된 EPAS1의 파생 변이체는 [56] 이 지역의 가장 오래된 개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고 (1,750–1,2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두 개체인) 가장 최근 기간의 개체에 대해서는 가변적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54].


고대 유전체 분석에서 각각 밝혀진 것처럼, 고대 유럽인의 피부 탈색과 고대 히말라야인의 높은 고도 관련 적응의 점진적 진화사는 몇 가지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무작위적인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일정 부분 작용했을 텐데, 즉, 돌연변이가 출현하자마자 자연선택은 변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두 번째, 특히, 고대 인류의 이주 양상 가변성을 고려했을 때, 적응성 대립형질(adaptive allele)의 기원과 지리적 확산 사이에 시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57,58].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대 DNA를 근거로 한 이러한 진화적 통찰은 선사시대 인류의 건강과 적응도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준다. 상대적으로 느린 피부 탈색 과정이 일어났다는 발견은 고대 유럽인들이 낮은 수치의 비타민 D와 연관된 근골격계 도는 심혈관계 조건에 상당히 민감함을 뜻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몇몇 고고학 증거가 제시한 것처럼 [59,60], 농경 이전의 유럽인은 훨씬 더 많은 비타민 D를 사냥과 낚시를 통해 음식물로 섭취했기 때문에, 피부를 통해 생성되는 중요한 비타민의 예상되는 감소를 적어도 부분적으로 상쇄했을 수 있다. 실제로, 고고학 기록에 나타난 비타민 D가 부족했다는 증거는 농경이 출현하기 전에는 드물었으며, 농경이 시작되고 나서 시간에 따라 점점 증가하기 시작했다 [40]. 고대 유전체, 고고학, 그리고 고인류학적 데이터 세트를 직접 결합한 향후 통합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면 환경 변화라는 맥락에서 인간의 건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더욱 철저히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농산물 음식(agricultural diets)에 대한 생물문화적 적응. 몇몇 가축화 과정(domestication process)은 아마도 훨씬 더 이른 시기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을지라도 [61,62], 인류 사회가 농경 문화로 완전히 전환이 일어난 때는 중동에서는 ~12,000년 BP 경이었으며,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남아시아, 아메리카 그리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일어났음이 입증되었다 [63]. 훗날 이러한 농경 기술이 거의 전 세계로 확장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생활 방식, 인구통계학 그리고 식습관의 변화와 연관된 새로운 진화압(evolutionary pressure, 進化壓)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농경 생활로의 전환 때문에 식습관에서 주로 나타난 결과는 수많은 수렵•채집 사회의 음식에 비해 영양상의 다양성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일부 현대 농경 집단의 경우에 탄수화물 단독으로 열량 섭취의 70%를 차지한다 [64그러한 특성화 때문에 새롭게 우세해지는 식재료에 대한 소화력의 증가 및 자급적 농경을 하며 살아가는 일부 집단의 음식에는 결핍된 중요한 영양분에 대한 신진대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압이 새로 출현하거나 점점 더 강해졌을 것이다.


생물문화적 적응(biocultural adaptation)의 모범적인 사례로 양, 염소 및 소 같은 가축화된 동물에서 우유와 유제품을 모으고 섭취하는 문화적 행위(cultural practice)와 성인기에도 젖당(milk sugar)인 락토스(lactose)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테이즈(lactase)를 지속해서 생성하는 것 사이의 공진화(co-evolution, 共進化)가 있다 [65]. 락테이즈가 없으면, 락토스를 먹은 성인 인간은 설사 같은 장 증후군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 때문에 락토스를 소화해 에너지 측면에서 직접적인 이득은 고사하고 체내에서 영양분이 빠져나갈 수 있다 [66]. 사람의 락테이즈 존속(lactase persistence)은 전 세계 수많은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해왔다 [67]. 유럽인에게 락테이즈 유전자가 존속할 수 있게 한 조절 돌연변이가 ~7,500년 BP 때를 시작으로 선택을 겪었다고 현대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근간으로 모델링이 되었는데 [68], 이것은 (농경을 하는) 신석기 문화가 이 지역으로 퍼진 시기와 일치한다. 하지만 고대 DNA 데이터는 이러한 적응성 변이체가 훨씬 더 최근에 빈도수 증가를 보였고 단지 지난 ~5,000년 동안에 지리적 확산이 있었음을 분명히 입증했다 [19,20,27,30,69,70] [그림 3; 보충표 S1]. 다시 한 번, 유럽에서 유제품을 생산했음을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고고학 증거가 락테이즈 존속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이해를 2,000년 이상 앞선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71,72], 이러한 결과는 선사시대 인류의 건강과 행동을 설명하는 우리의 모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적응적 대립형질의 확산이 있기 전에, 성인이 우유를 마시는 행위는 훨씬 더 제한적이었을 것이고 (또는) 유제품 가공은 (예를 들어, 몇몇 치즈 제조와 발효 과정 같은) 락토스의 양을 줄이는 공정 기술을 두드러지게 했을 텐데, 이러한 점은 7,400–6,800년 BP에 해당하는 유럽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 고고학 증거로 뒷받침된다 [73,74] [그림 3c].


사람의 타액(saliva)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AMY1과 췌장(pancreas)에서 활성화되는 유전자 AMY2A AMY2B에서 발현되는 아밀레이즈(amylase)는 탄수화물 소화의 초기 단계에 관여하는 효소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은 침팬지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수의 AMY1 유전자 복사체(copy, 輻射體)를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는 사람의 침샘에서 더 많은 양의 아밀레이즈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75]. 인간 AMY1 유전자의 중복(duplication, 重複)은 양성 자연선택이 남긴 흔적과 연관되어 있다 [76]. 원래의 AMY1 유전자의 중복이 일어난 시기는 우리 인간과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또는 Neanderthal) 및 데니소바인(Denisovan)의 혈통(lineage, 血統)이 분기(divergence, 分岐)된 시점보다 앞서지만 현생인류가 기원한 때보다는 먼저 발생했다 [77]. 적어도 전통적으로 다량의 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하는 일부 현생인류 집단은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는 집단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수의 AMY1 유전자 복제수(copy number)를 가지고 있는데 [75], 이것은 농경 생활로의 전환이 있은 후 AMY1 유전자좌(locus, 遺傳子座)의 확장이 있었다는 잠재적인 생물문화적 적응을 뜻한다. 지금까지 보고된 적은 수의 고대 DNA 분석 결과로는 이러한 가설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유럽의 수렵•채집인 3개체는 5개, 6개 그리고 13개의 이배체(diploid, 二倍體) AMY1 유전자 복사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51], (~7,000년 BP의) 독일 신석기 시대 농경인은 ~16개의 복사체를 가졌다 [52]. 이러한 검증은 기존의 데이터 세트조차도 향후 고대 유전체 분석을 위한 기회다.


순수하게 농업으로의 전환과 연관되어 나타난 영양분 부족에 대한 보상 적응(compensatory adaptation)을 설명하는 현재의 모델도 마찬가지로 불완전하지만, 고대 DNA는 이러한 진화 역동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몇몇 농경 집단의 식사에서 식물 소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한 일은 길이가 긴 고도불포화 지방산(long-chain polyunsaturated fatty acid) 대사 과정에 대해 간접적인 진화압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육류, 어류, 또는 해양포유류에서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양의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식사에서 더 많은 양이 소비되는 이러한 영양분은 염증 반응과 뇌 발달에 중요하다 [78]. 사람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 ~4,000년에 걸쳐 두드러진 빈도수 변화를 겪었던 지방산 불포화 효소(fatty acid desaturase) 유전자인 FADS1FADS2를 아우르는 단상형(haplotype, 單相型)을 확인했다 [20,22,23]. 이러한 단상형의 기능성 대립형질은 식물에서 유래한 짧은 길이의 불포화 지방산을 길이가 긴 지방산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이러한 영양분 섭취의 감소를 잠재적으로 보상했을 것이다 [22].


비슷하게,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아미노산인 어고싸이오니인(ergothioneine)은 [79] 음식물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지만, (예를 들어, 밀과 보리 같은) 사육된 시리얼 곡물에는 매우 적은 양만이 발견된다 [80]. 어고싸이오니인 수송체(transporter, 輸送體) 유전자인 SLC22A4의 기능성 변이체(functional variant)는 이러한 아미노산의 흡수를 증대시킴으로써 유럽 지역의 농경인에서 어고싸이오니인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지 않았을까 추측되었다 [80]. 하지만 이런 대립형질이 신석기 시대 이른 초기 단계에 낮은 빈도로 존재했더라도, 고대 유전체 데이터에 따르면 주요 빈도수 증가는 겨우 지난 4,000년 동안 발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 따라서 4,000년 BP보다도 훨씬 이전에 시리얼 곡물류를 전문적으로 재배했던 이 지역의 농경인은 이러한 잠재적인 보상 대립형질이 널리 퍼져 있지 않았어도 어고싸이오니인의 부족을 막고 있었을 수 있다. 선택적으로, 음식물의 다양성은 그때보다도 훨씬 이전 시기에 더 컸을 것이므로, 이런 것 때문에 가장 최근까지 이러한 대사작용 과정의 효율성에 대한 진화압은 어느 정도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변화하는 병원체 환경에 대한 적응. 인간의 전염병 존재량은 농경 생활로의 전환이 있은 후 급격히 변화했다고 추측된다 [36,37]. 이러한 현상은 다양한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여기에는 소규모 집단을 기반으로 하는 이동식 수렵•채집 생활 방식에서 점점 늘어나는 인구 밀도 때문에 곤충 매개체가 선호하면서 인간에 의해 변형된 서식지로 둘러싸여 있고 동물성 병원체의 저장소 역할을 하는 가축이 근처에 있는 영구 정착지에 거주하는 생활 방식으로의 전환이 포함된다. 몇몇 병원체에 새롭게 노출되고 전염병의 유행이 증가했던 이 시기는 아마도 사람의 면역체계에 작용한 극심하면서도 새로운 진화압과 연관되어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여기에는 병원체 방어에 관여하는 기능성 대립형질의 (해롭거나, 중립적이거나 이득이 되는) 적응도 스펙트럼에 대한 역동적 변화를 포함한다.


다수의 고대 유전체 분석은 전 세계 인류 집단의 병원체 반응 및 면역체계 유전자 내 또는 근처에 위치한 수많은 적응성 대립형질의 궤적을 확인하고 그 특징을 규명하는데 이미 도움이 되었다 [20,50,51,69,81]. 현재, 특정 고대 유전체의 변화가 특정 병원체에 대한 저항성의 진화 때문에 나타났음을 등식(等式)화하는 작업은 수많은 유전자의 광범위한 면역체계 기능과 그 자체로 또한 진화하고 있는 여러 병원체에 대한 노출의 시공간적 분포에서 나타나는 불확실성 때문에 주요한 도전적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추론은 현대의 질병–유전자형 연관 연구(disease–genotype association study)의 개선된 능력과 상대적으로 특정 질병에 대해 저항성 효과를 지닌 대립형질군의 규명으로 점점 더 가능해질 수 있는데, 그러한 사례로 Plasmodium falciparum (P. falciparum) 그리고 Plasmodium vivax (P. vivax) 같은 말라리아에 대한 일부 저항성 대립형질을 들 수 있다 [21].


다른 형태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한다면 과거 질병의 존재 여부 및 질병 유행의 시공간적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이러한 분석에 상당한 분석적 이익을 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대 인류의 유골로부터 이들의 내생(endogenous, 內生) 유전체를 재구성하는 일을 훨씬 넘어서, 각 개체가 살아 있는 동안 감염했을 다양한 병원체의 고대 유전체 또한 규명할 수 있는데 [82], 최근에 연구가 진행된 (Mycobacterium tuberculosis [M. tuberculosis]가 주요 원인인) 결핵 [83], (Mycobacterium leprae [M. leprae]가 일으키는) 한센병 [84], (Yersinia pestis [Y. pestis]가 원인인) 페스트 [85], (P. falciparum의 감염으로 발생하는) 말라리아 [86,87], (Variola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발병하는) 천연두 [88], (Vibrio cholerae [V. cholerae]가 일으키는) 콜레라, (요로 감염증[urinary tract infection, 尿路感染症]의 주요 원인인) Staphylococcus saprophyticus (S. saprophyticus) [90] 등을 포함한 몇 가지를 [82,91]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고대 DNA 데이터로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했던 병원체 균주(菌株)의 독성(virulence) 특징을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89]. 예를 들어, Rasmussen과 그의 동료들은 5,000–2,800년 BP에 유라시아 지역에 존재했던 7개의 Yersinia pestis 균주 유전체를 시퀀싱해서 얻은 데이터를 이미 보고된 다른 종류의 고대 및 현대 Y. pestis 균주 유전체 데이터와 함께 분석했다 [92]. 흥미롭게도, 3,600년 BP 이전에 존재했던 모든 균주는 ymt 유전자가 없었는데, 이 유전자는 매개체인 벼룩의 소화관에서 병원체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발현한다 [93]. 그와는 대조적으로, ~2,900년 BP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거의 모든 Y. pestis 균주는 완전한 ymt 유전자 복사체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실은 림프절 페스트(bubonic plague)의 전파 주기와 연관되어 있으리라 추측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런던 흑사병 희생자로부터 찾아낸 ~660년 BP의 Y. pestis 유전체의 염기서열은 오늘날 Y. pestis 유전체에서도 관찰된 적이 없는 그 어떤 파생된 뉴클레오타이드 변화도 포함하고 있지 않는데, 이것은 병원체 자체의 유전자 변화보다는 흑사병이 유행했을 때 수반되었던 인간의 행동과 생태계가 잠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뜻한다 [94].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확대한다면 고대 병원체의 시공간적 분포를 더욱 정확히 정의하고, 곧이어 잠재적으로는 국지적인 규모일지라도 인간 면역체계 공진화 가설을 내생 고대 유전체 데이터로 검증하는데 중요한 지식인 [95] 숙주의 병적 상태와 생존에 대한 병원체의 영향을 모델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원시 적응성 유전자의 이입


흥미로움이 가득한 역사가 원시 호미닌이 오늘날 현생인류에게 잠재적으로 유전자에 기여했다는 가설을 에워싸고 있다. 이 주제를 다루는 가설들은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같은 원시 호미닌 조상이 대륙 여러 지역에 머물면서 그곳에서 진화했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친 유전자 확산을 필요로 하는 것부터 시작해 [96]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서 단 한 차례 출현한 후 전 세계 도처로 퍼져 나가서 다른 지역의 원시 호미닌 집단과 이종교배 없이 이들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것까지 다양하다 [97].


재미있게도, 원시 호미닌으로부터 얻은 고(古)유전체학(palaeogenomics) 데이터가 이러한 질문에 확정적인 대답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줬을 뿐만 아니라 [98] — 두 가설의 중간이 맞는 모델이다 — 이 분야는 이전에는 예상조차 하지 못했던 당대의 또 다른 원시 호미닌 혈통인 데니소바인(Denisovan)도 밝혀냈다 [99]. 현재 우리는 현생인류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후에 아프리카 이외 지역의 원시 호미닌 집단을 상당히 대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은 수많은 이종교배(異種交配)와 유전자 혼합(genetic admixture) 사건이 있고 난 후이며, 이 이로 말미암아 현재 살고 있는 유라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유전체의 평균 ~1–4%는 네안데르탈인 DNA로 물려받은 유산이 되었으며 [98,100–102], 토착 오스트레일리아인, 멜라네시아인 그리고 일부 동남아시아인 집단의 유전체의 ~6% 정도는 데니소바인 가계(家系)로부터 물려받았다 [99,103–107].


(고인류학자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지만) 한편에서 간략히 설명했듯이, 현재 살고 있는 현생인류의 유전체 안에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으로부터 물려받은 대립형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원시 호미닌의 진화생물학을 재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전체학을 기반으로 한 경로가 두 가지 있음을 뜻한다: 하나는 생물학적 기능을 추론하거나 검증할 수 있는 유전자좌에 대한 원시 호미닌의 고대 유전체 염기서열을 직접 분석하는 것이며 [77,108–110], 두 번째는 아마도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가계에서 기원한 대립형질의 특성 규명을 현생인류를 대상으로 수행하는 GWAS 또는 기능적 분석이다 [111,112]. 질병과 관련 없는 표현형을 대상으로 하는 GWAS가 미래에 점점 더 많이 수행되면서, 그리고 만일 더 많은 연구가 데니소바인 가계의 비율이 상당한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된다면 이러한 분석은 점점 더 유익해질 것이다.


네안데르탈인 및 데니소바인과의 유전자 혼합은 현생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이들 원시 호미닌과 그 조상들은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바깥으로 이주하기 전 수십만 년 동안 유라시아에 거주했으며, 아마도 이들이 살고 있던 현지환경에 오랫동안 생물학적으로 적응한 역사를 지녔으리라 추정된다. 현생인류는 이 지역의 원시 호미닌처럼 유라시아의 다양한 서식지 생태계에 오랫동안 적응한 역사가 없었지만, 원시 호미닌과의 유전자 혼합을 통해 얻은 유산 덕분에 현지환경 특이적인 적응성 표현형(adaptive phenotype)과 연관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유래한 대립형질을 가진 사람은 현지환경 적응에서 적응도 이익 측면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113]. 진실로, 적응성 유전자 이입이 있었다는 수많은 흔적을 오늘날 살고 있는 유라시아 집단의 유전체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원시 호미닌 가계의 백그라운드가 매우 낮은 수준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경우에 >0.50인) 예상치 못하게 높은 비율로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가계에 속하는 단상형을 가지고 있는 유전체 지역으로 확인됐다 [100,114,115] [그림 4].


유라시아 지역의 현생인류에게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전자 혼합으로 얻은 이득에는 훨씬 더 밝은 피부색과 연관된 대립형질의 즉각적인 획득을 포함할 수 있을 텐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UVB 양이 낮은 북위도 서식지에서 비타민 D를 생성하는 데 이득이 되었다.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입된 적응성 대립형질의 가장 강한 흔적을 지닌 유전체 지역에는 피부 발달 및 색소에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데, 여기에는 오늘날 유럽 인구에서 70% 빈도수로 관찰되는 BNC2 유전자 단상형과 동아시아 인구에서 60% 이상의 빈도수로 관찰되는 POU2F3 단상형 유전자가 포함된다 [100].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이 확실히 (앞에서 논의했듯이) 유라시아인에서 발생한 탈색에 대한 진화적 종점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그동안에, 티벳인(Tibetan) 집단의 고도 저항성(high-altitude tolerance)과 연관된 EPAS1 단상형은 데니소바인으로부터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반영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104],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데니소바인 가계가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다른 현생인류 집단이 훨씬 더 높다 [107,116]. 비슷하게, 그린란드(Greenland)의 이누이트(Inuit) 집단에서 100% 빈도수로 고정적으로 발견되는 WARS2TBX15 유전자를 포함하는 단상형 [117] 또한 데니소바인에서 기원했다 [105]. TBX15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은 갈색 유도성 지방세포(brown and inducible adipocyte) 분화에 관여하며, 저온에 노출되었을 때 열을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118], 이것은 한랭 기후에서 살고 있는 집단에서 발생한 이와 같은 적응성 유전자 이입 사건에 대한 잠재적 진화 메커니즘을 뜻한다.


병원체 방어와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 또한 현생인류의 유전체에서 적응성 유전자 이입을 겪은 부분 안에 상당히 많이 존재하는데 [119,120], 특별한 사례로 MHC121, OAS122TLR 같은 유전자를 포함하는 유전자좌를 들 수 있다 [113,119]. 상호배타적이지 않은 수많은 시나리오가 이들 단상형이 현생인류에게 이입되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적응도 이익을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이러한 대립형질 일부는 이들 집단이 서로 직접 접촉한 기간 동안 현생인류에게 궁극적으로 전달되었던 원시 호미닌 특이적인 병원체와 공진화했을 수 있다 [123,124]. 두 번째, 이러한 결과는 수많은 면역 유전자좌로 유명한 각 개체의 유전자 다양성 증가로 (즉, 이형접합성[heterozygosity, 異型接合性]의 증가로) 발생한 일반적인 병원체 방어에서의 이득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125]. 세 번째,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 혈통에서 일어난 무작위 돌연변이에서 기원한 면역체계의 일부 변이체는 단순히 동일 유전자좌의 조상 또는 현생인류 혈통 특이적인 대립형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히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면역체계의 유전자좌에 이입된 대립형질의 기능적 영향을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규명하고 컴퓨터를 이용해 예측한다면 [120,126,127] 연구자들이 이러한 시나리오 중에서 (무엇이 타당한지를) 구별하고 우리 인간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역사가 오늘날 살고 있는 인간 집단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개괄적 이해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사육(domestication)의 유전체적 특징


고대 인류와 원시 호미닌 이외에도, 인간이 길들인 동식물을 포함한 수많은 다른 생물 종(種)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또한 빠르게 출현하고 있다 [128–131]. 우리가 봤을 때, 사육된 분류군(taxon, 分類群)에 대한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인간의 행동 및 진화의 역사를 살필 수 있는 매우 가치 있는 창을 다수 제공한다 [그림 5]. 특히, 사육과 연관된 다양한 형질의 진화적 기원 및 확산을 규명하는 고대 유전체학 분석은 서로 다른 문화적 시기를 통틀어 그러한 선택(selection)을 선호하는 인간의 선택에 대해 간접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132]. 또한, 그러한 작업으로 역사의 다양한 지점에서 농경과 목축에 투자함으로써 작물과 가축을 통해 얻은 영양상의 수익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129,131], 이로 말미암아 과거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 건강 및 인구통계에 관한 모델에 사용할 수 있는 값진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일련의 연구를 통해 (즉, 인간이 직접 선택하지 않은 형질을 보유한) 순화종(domestic species, 馴化種)이 고대 인류와 공유했던 주변 환경 및 인간 니치(niche) 서식지에 언제 어디서 공생적으로 적응했는지 확인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며 [133,134], 이로 말미암아 과거에 인류 자신이 맞닥뜨린 진화압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즉각적으로 증진할 수 있다.


순화종을 대상으로 한 최근 고대 유전체 연구 결과는 핵심 형질 출현에서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었음을 강조해왔다. 예를 들어, 멕시코와 미국 남서부에서 발굴한 고대 옥수수속대(maize cob)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310–4,400년 BP에 존재했던 옥수수는 오늘날 여러 옥수수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기능성 파생 변이체를 보유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이들 변이체는 종자 저장(seed storage), 개화기(flowering time), 그리고 (딱딱한 껍질에 싸여 있기보다는) 외부로 노출된 식용 가능한 낱알의 복합형질(complex trait, 複合形質)과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종자가 성숙하면 붙어 있지 않은) 이삭 부스러짐성(ear shattering)과 연관된 조상 변이체와 몇몇 탄수화물 생성 표현형은 곧바로 존재했다 [131,135].


유럽에서 길들여진 닭의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노란 피부색, 인간에 대한 공포의 감소, 그리고 달걀 생산의 증대와 연관된 변이체에 대한 선택이 단지 과거 1,100–500년에 걸쳐 일어났음이 입증되었는데 [129,136], 이것은 이러한 사건이 ~6,000년에 걸쳐 진행되었다고 추정한 이전 보고와 상반된다 [137]. 흥미롭게도, 고대 유전체 분석으로 입증된 것처럼 이러한 적응성 형질의 출현한 시기와 일치하게, 고고학과 역사적 증거는 양계업(chicken husbandry, 養鷄業)이 중세 유럽에서 네발 달린 동물의 고기 섭취를 제한하는 종교적인 금식 행위의 결과로 강화되었음을 뒷받침한다 [129].


지금까지, 그 어떤 가축종보다도 말에 대한 고대 DNA의 진화적 분석이 더 많이 보고됐다. 이러한 총체적인 연구량은 인간에 의한 인위적 선택 행동(artificial selection behavior)에 대해 강력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Librado와 그의 동료들은 2,700–2,300년 BP 동안 아시아 카자흐 스텝(Kazakh Steppe)에서 살았던 사육된 말 13개체의 고대 유전체를 연구했는데 [138], 양성 선택(positive selection)의 흔적을 지닌 유전체 부위에 유방과 뇌하수체 조직에서 발현되는 유전자가 많이 존재함을 관찰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패턴이 도자기에 함유된 지방에 대한 고고학적 분석과 민족지학(ethnography, 民族誌學)적 기록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서 수천 년 동안 실시해온 행위인 말젖 생산과 관련된 표현형을 인간의 의도대로 선택한 역사를 반영할지도 모른다고 제시했다 [138].


현대적인 말의 유전학과 피모색(coat color, 被毛色) 및 패턴 변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지식을 근거로 했을 때, 고대 DNA를 사용함으로써 선사시대 말의 표현형을 추론하는 게 가능하다. Ludwig와 그의 동료들은 (6,000–2,000년 BP에 존재했던 73개체인) 유럽 지역의 초기 가축화된 말이 (6,000년 BP 이전에 존재했던 16개체인) 가축화가 시작되기 전의 말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모색 및 패턴의 다양성이 두드러지게 증가했음을 보고했는데 [140], 가축화된 말은 검은색, 하얀색, 적갈색, 은색 그리고 점박이 패턴이 보였다면 가축화 이전의 말은 암갈색과 회갈색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140]. 비슷하게, Librado와 그의 동료들도 자신들이 연구한 표본에 크림색, 적갈색 그리고 점박이 패턴이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카자흐 스텝의 말에서도 피모색의 다양성이 커졌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138], 다른 연구팀에서도 표범의 점막이 가죽 패턴과 연관된 유전자 변이체의 빈도수가 비록 신경과민 및 야맹증과 연관되어 있을지라도 (가축화 이전의 말 16개체에서는 0.06 빈도수였다가 가축화된 말 83개체에서는 0.35의 빈도로)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141]. 이러한 변화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예를 들어, 시각 포식자[visual predator, 視覺捕食子]로부터 받는 수확 압력[harvesting pressure]의 감소를 통해 일어날 수도 있는) 기능적 제약 완화와 달리 인간이 의도한 인위적 선택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1]. 말의 가축화 초기 단계와 연관된 가죽의 변화와는 대조적으로,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아시아에서 (~8,500–100년 BP에 존재했던 67개체의) 길들여진 고양이에 대한 최근 고대 DNA 연구는 오늘날 집고양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얼룩무늬 가죽 패턴이 단지 ~700년 BP라는 상당히 근래에 출현했다고 보고했다 [142].


개는 심지어 말과 고양이보다 훨씬 더 긴 기간 동안 사람과 공진화적인 관계를 맺었다 [61]. 진화 유전체학 분석 결과가 이러한 역사를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예를 들어, 개 유전체에 존재하는 양성 선택의 흔적은 탄수화물 소화와 관련된 유전자에 많이 존재하는데 [143], 이것은 인간과 비슷하게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물에 공생적으로 생물학적 적응을 했음을 뜻한다. 사실, 하나의 선택 특징(selection signature)이 이자에서 발현되는 (AMY2B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아밀레이즈 유전자를 둘러싸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35마리의) 늑대에서는 단지 2개의 복사체가 존재하지만 (136마리의) 개에서는 평균적으로 ~15개의 이배체 유전자 복사체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43]. 차후 연구에서는 농경인과 장기간 지낸 개의 품종은 수렵•채집인 집단에서 지낸 품종보다 평균적으로 훨씬 더 많은 수의 AMY2B 복사체를 가진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144], 이것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AMY1 복사체 수의 차이와 잠재적으로 상당히 수렴함을 뜻한다 [75]. 인간의 경우처럼, 개의 고유전체학 연구는 이러한 적응사를 정확하고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지금까지는 초기 결과가 혼재되었는데, 2가지 연구에서 최대 3개의 AMY2B 이배체 유전자 복사체가 세 마리의 (~7,000–5,000년 BP에 존재했던) 신석기 시대 유럽 지역의 세 마리 개 모두에서 관찰되었지만 [145,146], (15,000–4,000년 BP 동안 유라시아 지역에 존재했던 13마리의 개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는 ~7,000년 BP부터 평균 복사체 수가 상당히 증가했음을 보고했다 [133]. 향후 연구와 확장된 시공간적 표본 채취가 개의 AMY2B 유전자가 확산한 시기 및 속도,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인간 문화의 변천에 대한 관계를 완전히 규명하는데 필요할 것이다.


결론 그리고 향후 전망


우리는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 과정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고유전체학의 능력을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통찰이, 아직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더라도, 현생인류의 유전체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연구 또는 화석과 고고학 기록 하나만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부터 얻은 통찰을 보완한다. 특히, 이미 고유전체학으로부터 얻은 인간의 적응을 담고 있는 매우 정확한 수많은 시간의 스냅샷(temporal snapshot)은 환경 또는 문화적 변화 그리고 이것과 관련된 생물학적 적응 사이에 상당한 시차가 있음을 — 예를 들어, 유럽인의 조상에서 발생한 피부 탈색 및 락테이즈 존속 같은 — 입증했다. 돌연변이가 무작위적인 과정임을 고려했을 때 비록 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역사가 그리 놀랍지 않을지라도, 이러한 것들로 말미암아 발생한 결과는 인간의 건강 및 적응도를 설명하는 모델과 보상적인 문화적 행동에 관한 가설에 영향을 미친다 [그림 3]. 이용 가능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림 1], 우리는 인간 적응의 시공간적 역동성과 다유전자성 형질의 진화사에 대한 훨씬 더 심도 있는 분석, 그리고 알려진 인간의 적응을 규명하는 데 주로 초점을 두는 것에서 과거에 있었던 자연선택이 남긴 새로운 고대 유전체 흔적의 발견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확장된 통찰을 기대한다.


우리는 현존하는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특히) 유럽과 아시아 일부에 상당히 치우쳐져 있음을 알린다 [그림 1]. 비록 이러한 패턴이 부분적으로는 고대 DNA 보존의 환경에 따른 차이를 반영할지라도, 전 세계적인 과학 연구에 대한 투자와 (각자가 생각하는) 중요성의 차이 또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 도처에서 얻은 데이터 세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초창기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이미 매우 흥미진진한 통찰을 보여줬다 [54,81,148]. 지리적 차이에 따른 고대 유전체 데이터 사이의 갭을 메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결연한 노력이 있다면 전 세계에 분포한 서식지의 폭넓은 다양성 그리고 문화와 집단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반응하여 포함된 인류의 생물학적 적응사에 대한 훨씬 더 포괄적인 그림을 이끌어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고대 인간 유전체의 직접적인 연구가 DNA를 이용해 진화 인류학의 새로운 통찰을 획득하는 데 유용한 단 하나의 접근법은 아니다. 이 리뷰에서 강조한 가축화의 사례 그리고 과거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일과 관련해서 이러한 결과를 적용한 것이 좋은 사례다. 고대 유전체 데이터의 생성이 점점 더 가능해지면서, 우리는 사육된 동식물에 대한 분석 및 이해에 대한 분류학적 성취와 시공간적 정확도의 극적인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더욱이, 가축화되지 않은 수많은 비인간 생물 종의 집단 및 이들의 진화사는 인간에 의한 크기 선별적인 사냥과 수확 압력, 서식지 변형, 우연 또는 의도적인 주거 변경과 같은 여러 행동에 의해 오랫동안 영향을 받아왔다 [149]. 따라서 여기에 영향을 받은 분류군을 대상으로 한 진화 고유전체학 분석은 인류의 진화사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훨씬 더 폭넓은 생태계 수준의 시각이라는 가치 있는 요소로서 시기적으로 다른 여러 지점에서 다양한 인간 행동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스 1 | 고대 유전체의 폭발적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2010년 이전에,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는 소수의 원시 호미닌 개체와 [그림 1a] 비영장류 포유류로 주로 구성되었다 [150–153]. 이러한 패턴은 원시 호미닌 유전체 시퀀싱에 대한 초기의 강렬한 흥분으로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154]. 하지만, 아마도 또한 이 분야의 역사에 기여한 것은 진짜 고대 인간 DNA를, 예를 들어, 인간 발굴자, 박물관의 직원, 또는 실험실 개인으로부터 유입된 오염과 진짜 고대인의 DNA를 구별하는 어려움이다. 비록 잠재적인 오염이 연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될지라도 — 초창기 네안데르탈인 고유전체학 자료의 분석에서 설명되었듯이 [155] — (그 물질을 발굴하고 다루는 사람과 비교해서) 해부학적 현생인류의 고대 유전체와 비슷한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면 진짜 고대 DNA를 규명하는 과정은 부담이 덜 된다 [98,99]. 더욱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이러한 이슈를 피하고 해부학적 현생인류로부터 생성된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론적•생물정보학적인 전략을 점점 더 적용해왔다 [156]. 예를 들어, 현대에 발생한 오염은 고대 DNA의 염기서열 조각 끝에서 발생하는 시토신(cytosine)의 탈(脫)아미노화(deamination)라는 특징적인 손상 패턴에 근거해 진짜 고대 물질과 구별할 수 있다 [27,51]. 현재, 또한 몇몇 실험실은 데이터 손실과 오류를 최소화하는 동안 진본임을 확인하기 위해 각 표본의 일부를 사용해 탈아미노화 복구 단계를 수행하고 수선된 부분과 수선되지 않은 부분 모두에 대해 시퀀싱을 진행한다 [69,157].


고대 인간 유전체 연구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경향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커버리지(low-coverage) 데이터에 대한 의존적이 점점 커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체 당 ≤1x 커버리지, 또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각각의 뉴클레오타이드 위치에 평균적으로 하나 또는 그보다 조금 더 많은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에 매핑[mapping] 되는 염기서열 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다; 그림 1a). 또한 이러한 접근은 유전체의 표적이 되는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부분에 대한 표본을 강화하는 방법과 결합할 수 있다 [20,28] [표 1]. 수행하고자 하는 분석에 따라, 이들 데이터 세트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것은 현생인류의 레퍼런스 유전체 패널(reference genome panel)과 비교하여 소실된 데이터를 귀속시키는 일 [19], 개체 수준의 유전자형을 호출하는 것보다는 집단 수준에서의 대립형질 빈도수 추정에 초점을 둔 분석 [20] 같은 어떤 예방책을 필요로 한다 [69]. 그러한 접근은 시퀀싱 비용의 감소 덕분에 집단 규모의 고대 DNA 연구의 실행 가능성을 엄청나게 증가시킬 수 있다 (시퀀싱 비용이 계속해서 줄어들기 때문에,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에 대한 훨씬 더 강력하고 매우 높은 커버리지의 유전체 전체 수준의 시퀀싱 비율이 더 많아지는 쪽으로 결국은 연구 방향이 움직이길 기대하고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다른 종류의 실험적 방법론의 개선과 결합해서 [27,158–160] 그리고 시퀀싱 기술의 진보도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161], 이러한 분석 방법의 혁신은 점점 더 강력해지는 진화생물학적 분석에 현재 포함될 수 있는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이용 가능성의 최근 급격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림 1 | 최근의 (그리고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고대 유전체의 폭발적 성장. a |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엑솜[exome], 그리고 유전체 규모의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데이터 세트 같은) 이용 가능한 고대 유전체 데이터가 알려진 고대 인류 및 원시 호미닌 개체 수의 누적 숫자. 각각의 범주에서, 개체의 전체 수와 표적 위치당 평균 1개 이상의 시퀀스 리드(sequence read)를 가진 표본의 하위집합이 표시되어 있다. b | 고대 인류와 원시 호미닌 유전체 데이터 세트의 시공간적 분포를 나타낸 것으로, 원의 넓이는 유전체 수에 비례한다. 몇몇 고고학 유적에 대해서, 정확한 지리학적 좌표는 해당 고대 유전체 분석을 보고한 논문에는 나와 있지 않았으므로, 여기에서는 각각의 대략적인 위도와 경도를 추정해 표시했다. 그림에 표시된 연구와 데이터 세트에 대한 요약은 표 1에 나와 있다.


표 1 | 인간과 원시 호미닌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우리는 보고된 고대 인류 또는 원시 호미닌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의도치 않게 누락된 부분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이들 자료는 2017년 7월 25일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 SNP,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單一鹽基多形性); WGS, 전체 유전체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 * >1×은 각각의 표적 위치에 매핑된 평균 시퀀스 리드가 1개 이상임을 뜻한다. 만일 새로운 연구를 통해 이전 연구에서 사용된 동일 개체에 대해 DNA 시퀀싱 자료가 추가적으로 생성했다면, 새로운 유전체 데이터 세트는 그 개체를 위한 것으로 기록하지 않았다 [20,29,81,103,108,178,196,198,206]. 하지만 커버리지가 새롭게 >1×으로 증가한 경우라면, 이 업데이트는 동일한 개체에 대해 분석한 것으로 기록했다 [20,81,167]. ‡ 지리적 지역 정의: [유럽 중부] 크로아티아(Croatia), 체코 공화국(the Czech Republic), 헝가리(Hungary), 오스트리아(Austria), 폴란드(Poland), 독일(Germany), 스위스(Switzerland), 세르비아(Serbia), [유럽 동부] 벨라루스(Belarus), 우크라이나(the Ukraine), 동러시아(eastern Russia), 불가리아(Bulgaria), 몬테네그로(Montenegro), 코카서스(Caucasus), 루마니아(Romania), [북유럽] 에스토니아(Estonia), 덴마크(Denmark), 스웨덴(Sweden), 리투아니아(Lithuania), 라트비아(Latvia), 아일랜드(Ireland), 영국(United Kingdom), 노르웨이(Norway), 네덜란드(Netherlands), 벨기에(Belgium), 프랑스(France), 룩셈부르크(Luxembourg), [남유럽] 스페인(Spain), 포르투갈(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마케도니아(Macedonia), [동남아시아] 네팔(Nepal), 중국(China), [유라시아 북부와 중부] 러시아(Russia), 카자흐스탄(Kazakhstan), [중동] 이란(Iran), 이스라엘(Israel), 터키(Turkey), 요르단(Nepal), 레바논(Lebanon), [북아메리카] 캐나다(Canada), 미국(United States), 그린란드(Greenland), 중앙 아메리카(Central America), 카리브해 지역(the Caribbean), [남아메리카] 브라질(Brazil), 칠레(Chile), [아프리카] 에티오피아(Ethiopia), 이집트(Egypt). § 보고된 특정 연대로 보고된 적이 없는 소수의 표본에 대해서는 [27,48,50,81,181,190], 문화적 시기로 연대를 추정했다. || 이 연구에서 [29], 표본 당 그리고 표적이 되는 SNP 당 시퀀스 커버리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표본 가운데, (1,240,000개의 표적 SNP 가운데) 5,722–936,369개에 달하는 SNP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시퀀스 리드로 커버된다. 우리는 모든 표본을 <1×로 기록했지만 작은 비율의 표본은 실제로 이러한 한계점을 지나칠 수 있다.


그림 2 | 양성 자연선택의 고대 유전체 흔적. a | 인간 집단에 대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파생 대립형질 빈도의 궤적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 유전체에 있는 대부분의 유전자좌에서, 유전자 변이체는 유전자 부동 또는 정화선택(purifying selection)의 대상이 되었고, 조사된 시한 동안 빈도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는 관찰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드물게, 새로운 돌연변이는 (또는 서로 다른 진화압을 일으키는 환경•문화적 변화를 따르는 기존의 돌연변이는) 적응도 이익을 부여하고 빈도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b | 유전체를 통틀어 존재하는 각각의 변이체는 시간에 따라 빈도수에서 변화한 것으로 예상치 못하게 검증되었다. 각 변이체의 통계적 유의성은 (변이체의 밀도 때문에, 대부분의 점은 서로 분리될 수 없지만) 인간 염색체 위치는 x 축으로 -log(P-value)는 y 축으로 놓은 다음에 각각의 점으로 나타냈다.


그림 3 | 유제품과 우유 소비에 대한 생물문화적 적응. a | 사람이 소비할 목적으로 주로 우유를 생산하는 소 같은 가축류를 초기 신석기 시대에 키우고 있었다는 것과 더불어 [163], 유럽에서 낙농업을 수행했다는 초기 고고학적 증거로 사람의 치석(齒石)과 유지방(乳脂肪)의 잔류물을 포함하고 있는 도자기 파편에서 복원된 소, 양 그리고 염소 특유의 β-락토글로뷸린(β-lactoglobulin) 유즙 단백질이 포함된다. b | 유럽에서 락테이즈(lactase) 존속 표현형을 있게 한 조절 변이체를 고대 DNA 기반으로 시간에 따라 분석한 대립형질 빈도수 추정. 각각의 집단에 대해, 원의 크기는 고대 DNA의 표본 크기를 나타내며, 색깔은 지리적 위치를 가리킨다. 가운데의 시간점은 각 집단 표본에 대한 연대 범위 추정치의 중앙점을 반영한다.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 대신에 PCR을 근거로 추정한 대립형질 빈도는 점선원으로 나타냈는데, PCR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는 DNA 손상 및 오염을 확인하고 설명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잠재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레퍼런스로, 오늘날 유럽 집단의 락테이즈 존속 대립형질 빈도가 또한 표시되어 있다. 이 도표 작성을 위해 사용된 데이터의 요약은 보충표 S1에 나와 있다. c | 락테이즈 존속 없이도 성인이 섭취할 수 있도록 락토스 양을 줄인 신석기 초기 낙농 기공 기술에 대한 고고학 증거. 락토스 양이 줄어든 치즈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던 체(sieve)의 조각이 폴란드에서 출토되었으며 그 연대는 ~7,200년 BP이다. 발효를 통해 ~3,800년 BP 때 만들어진 중국의 (락토스가 없는) 케피어(kefir) 치즈의 보존된 조각이 그림에 나와 있다. 그림 a의 왼쪽 패널은 참고문헌 162의 허락을 받아 CC-BY 4.0 조건으로 재구성 되었다. 그림 a의 가운데 패널은 참고문헌 164의 허락을 받아 CC-BY 4.0 조건으로 재구성 되었다. 그림 a의 오른쪽 패널은 참고문헌 165의 허락을 받아 맥밀런 출판사(Macmillan Publishers)의 법률적 제약 아래 재구성 되었다. 그림 c의 왼쪽 패널은 영국 브리스톨 대학(University of Bristol)의 멜라니 로페-살크(Mélanie Roffet-Salque)가 제공해줬다. 그림 c의 오른쪽 패널은 참고문헌 166의 허락을 받아 엘스비어(Elsevier) 출판사의 법률적 제약 아래에서 재구성되었다.


그림 4 | 원시 유전자의 적응성 이입. 궁극적으로 현생인류의 유전체의 변이 패턴으로부터 검출할 수 있는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사례를 포함한 고대 호미닌 (즉, 네안데르탈인 또는 데니소바인) 그리고 해부학적 현생인류 사이의 유전자 혼합 설명. a | (고대 호미닌과 해부학적 현생인류로부터 원래 기원한 계보를 가진 (염색체 구획 또는) 염색체가 파란색과 오렌지색으로 각각 표시되었다. 분명한 설명을 위해, 단지 한쌍의 상동 염색체만이 묘사되었다. 염색체는 각 세대마다 재조합 현상을 겪기 때문에, 고대 호미닌 계보 구획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크기가 줄어든다. 적응도 이익을 부여하는 고대 호미닌의 변이체의 위치는 별표로 표시되었다. 유전자 혼합과 이입이 있은 후에, 이 변이체는 (그리고 재조합으로 잘리지 않은 이것을 둘러싼 염색체 구획은) 양성 자연선택에 의해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유전체게 그 빈도가 증가한다. b | 오늘날 살고 있는 후손 인간 집단에서 관찰되는 염색체를 따라 (x 축) 임의의 지점에서 고대 호미닌 계보를 가진 단상형의 비율을 (y 축)을 나타낸 그림. 적응적으로 유입된 변이체를 포함한 지역의 고대 호미닌 계보의 비율은 예외적이다. 원시 호미닌의 단상형이 희소하게 나타나는 유전체 부분에서, 고대 호미닌의 대립형질은 해로워서 정화선택으로 제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100].


그림 5 | 서로 다른 형질이 순화종(domesticated species, 馴化種)에서 진화한 과정이 일어난 시기를 고대 DNA를 기반으로 이해하기. 순화된 동식물의 고대 DNA 연구는 과거 인간의 행동과 생태계를 이해하는 데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 옥수수, 말, 개, 고양이 그리고 닭에 대해 보고된 사례를 선택적으로 나타냈다. 몇몇 관찰 가능한 특징이 진화한 사례에 대하여, 별표(*)는 그러한 변화가 인간이 의도한 선택 또는 자연의 포식자로부터 받는 수확합 같은 생태계 과정의 변화와 관련된 선택적 제약(selective constraint)의 완화를 반영하는지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음을 가리킨다 (본문을 볼 것). 순화된 동식물의 고대 유전체 데이터 세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형질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는 범주 가운데 둘 또는 심지어 세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고대 DNA로 규명된 형질의 수를 많이 가진 분류군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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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8,500–2,300 years BP 사이에 존재했던) 230개체의 유럽인으로부터 얻은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해 양성선택의 흔적을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정밀검사를 수행했고, 음식, 피부색, 키 그리고 면역반응과 관련된 적응성 대립형질의 시공간적 빈도수의 궤적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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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저자들이 제안한대로 한랭 기후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을 뒷받침하는 단상형을 규명하기 위해 (~9,500–6,00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7개체의 스칸디나비아인으로부터 얻은 고대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해 양성선택의 유무를 유전체 전체 수준에서 정밀검사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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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양성 자연선택의 역사를 밝히고 각 유전자좌의 선택의 강도를 추정하기 위해 사람의 피부색 변이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대립형질에 대한 고대 DNA 유전체 데이터를 사용했다.

54. Jeong, C. et al. Long-term genetic stability and a high altitude East Asian origin for the peoples of the high valleys of the Himalayan arc. Proc. Natl Acad. Sci. USA 113, 7485–7490 (2016).

이 논문은 고지대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과 관련해서 현대의 지역 집단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알려진 몇몇 유전자 변이체가 출현했고 빈도수가 증가했음을 발견한 (3,150–1,2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네팔에서 발굴한 8개체를 대상으로 수행한 고대 유전체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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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유럽인의 락테이즈 존속 대립형질의 역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최초의 고대 유전체 기반 연구로써, 이 연구는 그 대립형질이 (~7,500년 BP 사이에 살았던) 4곳의 지리학적 위치에서 발굴된 초기 신석기 시대의 8개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였는데, 이것은 일생을 통틀어 락토스를 소화할 수 있는 각 개인의 능력이 아마도 유럽에서 낙농업이 시작되고 퍼져 나간 이후에 출현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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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에서 발견된 (~6,200–800년 BP 사이에 살았던) (이누이트와 메티스[Metis]는 포함하지 않은) 캐나다 원주민(First Nations) 25개체의 엑솜을 시퀀싱했고, 오늘날 해당 지역에서 살고 있는 침샨족(Tsimshian)의 후손 집단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빈도수 차이를 나타내는 HLA‑DQA1 유전자 단상형을 확인했는데, 이것은 잠재적으로 (고대 DNA의 시계열[time series, 時系列] 이후 시기인) (아메리카의) 유럽 식민지화와 연관된 전염병 창궐에 대한 적응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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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1,000–750년 BP 사이에 존재했던) 4개체의 유럽인에서 채취한 치석을 분석해 얻은 고대 DNA 결과를 보고했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병원성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치아에 있다는 것과 되지, 양, 밀 그리고 십자화과(crucifer) 식물이 음식의 일부로 소비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포함한다.

92. Rasmussen, S. et al. Early divergent strains of Yersinia pestis in Eurasia 5,000 years ago. Cell 163, 571–582 (2015).

이 논문은 (~5,000–2,800년 BP 사이에 있었던) 7개의 고대 유라시아 페스트(Yersinia pestis) 유전체를 시퀀싱했고, 여러 것들이 보고되었는데 그 가운데 벼룩의 장 안에서 Y. pestis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가 ~3,600년 BP 이전에 존재한 페스트의 유전체에는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수평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를 통해 훗날 이 유전자를 획득한 일이 아마도 림프절 페스트 전파 주기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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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오늘날 티벳인의 고지대에 대한 생리학적 적응을 뒷받침하는 EPAS1 유전자를 둘러싼 유전자 단상형이 데니소바인 또는 이들과 관련된 원시 호미닌 집단으로부터의 적응성 유전자 이입의 결과임을 입증했다.

105. Racimo, F. et al. Archaic adaptive introgression in TBX15/WARS2. Mol. Biol. Evol. 34, 509–5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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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대규모 환자 표본으로부터 얻은 전자 건강 기록 표현형을 사용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이입된 대립형질을 우울증 위험도 증가, (자외선각화증[actinic keratosis, 紫外線角化症]으로 알려진) 일광 노출과 연관된 피부 병변과 같은 표현형과 연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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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지리적으로 다양한 인간 집단 표본에서 확인된 원시 호미닌으로부터 적응적으로 이입된 강력한 흔적을 포함한 126군데의 유전체 지역을 분석했는데, 그 결과로 이들 유전자좌는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상당히 많이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피부색을 조절한다고 알려진 수많은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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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화된 닭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고대 DNA를 통해 알 수 있는 달걀 생산량의 증가와 연관된 대립형질 빈도의 상당한 변화 시기를 역사적 그리고 고고학적 기록으로 전해진 양계업 강화와 연결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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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조상 및 파생된 기능성 유전자 변이체의 혼합을 ~5,300년 BP 때 있었던 멕시코의 옥수수에서 확인했는데, 이것은 이러한 순화종에서 형질의 진화가 시간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된 과정이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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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fried Henke, and Ian Tattershall, (editor). 2015. Handbook of Paleoanthropology, 2nd ed, p. 4]


초록


이 장에서는 다면(多面)적인 생물학 분야로서 고인류학(古人類學, paleoanthropology)의 과학적·역사적인 포괄적 개요를 제시한다. 다윈 이전의 진화 이론을 간략히 요약하고 나면, 생명의 과정(life process)에 대한 다윈의 관점으로 촉발된 (모든 사물은 목적에 의하여 규정되고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목적론(目的論)적 시각(teleological view)에서 (목적론과는 달리 자연선택과 같은 자연법칙으로 발생한 살아 있는 유기체의 구조와 기능의 [생존 및 적응을 위한] 명백한 목적과 목표 지향성의 질[quality]을 뜻하는) 목적률(目的律)적 시각(teleonomic view)으로의 패러다임 변화(paradigmatic change)에 관해 역사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유럽 그리고 훗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화석을 발견한 일과 다양한 방법론적 접근에 초점을 맞추면서, 고인류학을 여러 방식으로 생물학적 사고(思考)의 주류에서 벗어나게 한 (예를 들어, 유럽중심주의[Eurocentrism] 및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와 같은) 당대 널리 퍼진 선입견(preconceptions)뿐만이 아니라 (정향진화주의[orthogensim] 및 유형적 접근[typological approach]과 같은) 잘못된 개념화(conceptualization) 때문에 고인류학은 2차세계대전이 끝난 이후까지도 생물학의 다른 분야와는 대조적으로 훨씬 더 서술적인 분야(narrative discipline)인 채로 남아 있었음이 명백해진다. 내가 희망에 차 보여주듯이, 고인류학은 이러한 “무지갯빛 이미지(iridescent image)”를 잘못 유지해왔다고 널리 여겨진다. 하지만 인류의 기원에 대한 현재의 이론이 서술적 요소에서 자유롭다는 주장에 대한 회의론(懷疑論, skepticism)도 여전히 존재한다. 셔우드 워시번(Sherwood L. Washburn)이 자연인류학(自然人類學, physical anthropology)에 대한 혁신적인 개념적 개요(conceptual outline)를 제시한 이래, 인류 진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영장 목(靈長目, order Primates) 내에서의 진화적 적응(evolutionary adaptation)에 초점을 맞춘 이론적·방법론적 변화가 나타났다. 비록, (예를 들어, “단일 종 가설[single species hypothesis]” 같은) “현대 종합(Modern Synthesis)”으로 발생한 문제 때문에 약간의 지연이 있었을지라도, 고인류학이라는 인류학의 하위 분야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으로부터 상당한 이득을 얻었다. 한편으로는 과거 및 신규 유적의 심도 있는 개발, 발굴 기술의 개선, 그리고 실험실에서 수행되는 호미니드(hominid) 화석에 대한 복합적인 연구, 다른 한편으로는 (예를 들어, 분류학[taxonomy], 생체역학[biomechanics], 행동심리학[behavioral psychology], 동물행동학[ethology], 분자유전학[molecular genetics] 및 유전체학[genomics]처럼) 현존(現存)하는 영장류에 대한 비교 연구가 간결한 가설 검증(hypothesis testing)으로 우리 인류의 진화를 포함한 호미니드화(hominization)의 과정을 설명할 방법을 찾고자 하는 진화 과학에 속하는 매우 혁신적인 하위 분야로서 고인류학을 구성했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심오한 역사기록학적 회고(historiographical lookback)는 여러 다른 이유 때문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아마도 우리의 이론적 개념, 방법론적 접근, 그리고 실증적 기반에 대한 신뢰성(reliability)과 타당성(validity)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고인류학의 역사는 우리 인류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사고의 신뢰도(creditability)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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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에 처음 발견됐고, 1990년대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이루어진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유적은 무려 농경이 정착되기 전에 만들어진 구조물이었다.


그 정체가 밝혀진 후에 많은 고고학자를 소위 멘붕(?)으로 이끌었는데, 이 유적의 존재는 이제껏 알려진 역사적 흐름의 궤에 맞지 않았다. 심지어, 외계 생명체의 증거라는 뻘소리까지 있었으니 말 다했지.


그래도 과학은 오로지 객관적이며 반증 가능한 증거를 바탕으로 한 추론으로 뒷받침되는 것이니, 그에 걸맞게 이 유적의 존재를 설명하는 논문이 하나 나왔다. 이 번역문은 해당 논문을 소개하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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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arved human skulls found in ancient stone temple


홈이 파인 두개골이 고대 석전(石殿)에서 발견되다


By Andrew Curry Jun. 28, 2017, 2:00 PM


고고학자들이 터키 남동부의 12,000년 된 석전(石殿; 돌로 만들어진 신전)에서 놀랄만한 발견을 했다. 수만 점의 동물 뼈와 사람의 머리를 쥔 채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 같은 조각상 사이에서, 피부가 벗겨진 채 앞에서 뒤로 깊게 일직선으로 홈이 파인 사람의 두개골 유해를 밝혀냈다.


그 조각물(彫刻物)은 그 지역의 고고학 기록에서 두개골 장식이 있었다는 최초의 증거다. “이건 완전히 새로운 거라서 근거로 삼을 모델이 없어요”라고 이 일에 참여하지 않은 워싱턴(Washington)주 왈라 왈라(Walla Walla)시에 소재한 위트만 대학(Whitman College)의 고고학자인 개리 롤프선(Gary Rollefson)이 말했다. 조각물의 목적은 분명치 않지만 아마도 고대 종교 관례의 한 부분이지 않았을까라고 그는 말했다. “(사람의 목을) 참수한 후에 의례적 재사용에 초점을 맞춘 것 같아요.”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로 알려진 이 유적은 문명의 기원에 대한 고고학자의 사고방식을 바꾼 지 오래다. 시리아 국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고 주변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덕에 위치한 이 유적은 원형의 돌무더기로 둘러싸였으며 많은 경우에 양각(陽刻, 또는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T자형의 높은 기둥이 있는 많은 수의 울타리를 뽐내고 있다. 그러한 (건축) 구조는 농경 또는 심지어 도자기가 출현하기도 전의 시기에 살았던 사람에게는 특별하다. 한때 연구자들은 농경이 초기 (인간) 사회에 식량 공급을 보증하고 난 후에야 복잡한 종교와 사회가 출현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경이 출현했던 시기보다 이전에 존재했던 괴베클리 테페 유적은 그 반대였다: 어떤 의식(儀式)을 위해 모이는 그 유적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목적으로 수렵·채집인이 작물 길들이기를 시작했을 수 있다.


1990년대 중반에 이 유적의 발굴이 시작되었을 때, 고고학자들은 사람의 매장지(埋葬地)를 발견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수만 개의 동물 뼈만 발견되었다. 그 안에 700여 조각의 사람 뼈가 그 사이에 돌과 자갈이 듬성듬성 채워진 틈 사이를 통해 흩뿌려져 섞여 있었다. “ “사람 뼛조각이 구조물 주변 도처 모든 지역에 흩어져 있었어요”라고 베를린(Berlin)에 있는 독일 고고학 연구소(the German Archaeological Institute)의 인류학자이자 팀 구성원인 율리아 그레스키(Julia Gresky)가 말했다. “각 사람에게 맞는 뼛조각을 한데 모을 수 없었죠.”



홈이 파인 두개골 가운데 하나. [출처] 독일 고고학 연구소



지금까지 분석이 이루어진 사람 뼛조각 가운데 절반 이상이 두개골에서 나왔다. 오늘 자 에 발표된 논문에서 그레스키와 그녀의 동료들은 세 개의 커다란 두개골 조각에 관해 설명했는데, 각각 크기는 손바닥만 했다. 뼈에 새겨진 절단 흔적은 누군가가 살가죽을 벗긴 다음에 앞에서 뒤로 일직선으로 깊게 파인 홈을 뼈에 새겼음을 뜻한다. 비록 반파되긴 했지만, 뼈 하나에는 구멍이 나 있었다. “그 조각물에 깊게 잘린 흔적이 많았는데, 누군가가 고의로 그랬다는 게 분명해요”라고 그레스키는 말했다.


또한, 사라지거나 참수된 머리가 그 유적의 석화(石畵; 돌에 새긴 그림)에 나와 있다. 일부 석상의 머리가 고의로 제거되거나 제작이 중단되었는데, 고고학자들은 “선물 전달자(Gift-bearer)”라고 명명한 조각상 하나가 사람의 머리를 쥔 채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터키 주변 지역인 아나톨리아(Anatolia)에서 최초의 사례가 발견되었지만, 두개골에 대한 관심은 오랜 전통의 일부였다. 예를 들어, 훨씬 더 남쪽에 있는 오늘날 이스라엘과 요르단에서, 괴베클리 테베의 유적이 있었던 시기 이전, 동시기, 그리고 그 이후 동안에 살았던 사람들은 몸에서 두개골을 잘라낸 다음, 매장을 위한 특정 은신처 또는 선반에 따로 놔뒀다. 몇몇은 석고 반죽으로 장식됐다. 하지만 괴베틀리 테페에서 일어난 일은 다르다. “뼛조각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건 정말 독특해요. 홈이 파였거나 구멍이 났던 두개골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요”라고 롤프선이 말했다.


그리고 비록 괴베클리 테페에서 발견된 조류, 육식동물류, 그리고 곤충류 등을 자세히 묘사한 많은 조각품과 돌에 새겨진 양각이 이들의 손재주와 예술가적 기교를 뽐낸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두개골의 흔적은 다른 형태의 조잡한 조각물에 속한 것처럼 보인다. “깊이 절개되었지만, 그리 썩 잘 된 건 아니죠. 누군가 자르고 싶었지만, 뭔가 장식을 위한 건 아니었어요“라고 그레스키가 말했다. “다른 식으로 흔적 내려고, 장식품을 박으려고, 또는 그 두개골을 어딘가에 걸어 두려고 그랬을 수도 있어요.”



그 지역에서 발견되는 다른 유물로, 목이 잘린 인간 석상과 (좌측) 양손에 사람 머리를 쥔 선물 전달자가 나와 있다.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그 조각물은 두개골에 외부자(outlier)라고 흔적을 남긴 것처럼 보이는데, 괴베클리 테페에서 발견된 수십 개의 다른 두개골 조각에는 홈을 새기거나 잘라낸 징후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두개골의 본래 소유자가 죽은 후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이들의 두개골이 지목되었음을 암시한다. “정말 특별해요, 이들 세 명은 말이죠”라고 그레스키가 말했다. 그 두개골은 조상 숭배의 일부로써 또는 사망한 적의 유해를 과시하기 위한 트로피로써 전시되었을 수 있다.



UC 버클리(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고고학 연구기관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있는 미쉘 보노고프스키(Michelle Bonogofsky)는 저자들이 자신들의 발견에 대한 해석을 너무 많이 끌고 갔다고 주장한다. 그 두개골이 무엇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증거가 충분치 않고, 결코 그럴 수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녀는 “기록을 남기기 이전에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서, 알 수가 없어요. 그 흔적이 의도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의도가 무엇인지 말할 수 없어요.”

고고학자들은 그러한 관례가 그곳에서 있었던 의식의 일상적인 부분이었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두개골 파편이 발견되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홈이 새겨진 두개골은 그 유적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훨씬 더 깊어지게 한다. “우리는 표본이 더 늘어나길 계속 바라지만, 괴베틀리 테페와 함께 출토되는 모든 것이 우리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을 파괴하고 있어요”라고 롤프선은 말했다. “이런 걸 찾아내는 건 좋지만, 그걸 이해하는 게 역시 좋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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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초에 300,000년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논문이 <Nature>에 두 편 발표됐다 [링크1] [링크 2]. 이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는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약 200,000년 전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발견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이 훨씬 더 앞당겨졌다. 물론, 해부학적 형태를 놓고 본다면 오늘날 우리와 완전히 같은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핵심적인 부분만 놓고 본다면 (예를 들어, 두개골이라든지 뇌용적이라든지 등등) 오늘날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화석에서 DNA를 뽑으려고 몇 번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것인데, DNA까지 분석할 수 있었다면 인류진화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역시, DNA를 추출하고 라이브러리를 만들기에 300,000년이란 시간은 너무 긴 시간인가? 모르지 ... 나중에 기술이 더 발전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 호모 날레디(Homo naledi)와 이 화석 덕분에 인류 진화의 역사가 꽤 복잡해지고 있다.


사족: 지명은 가급적 원어의 발음을 따르기도 했다. 예를 들어, "Jebel Irhoud"는 몇몇 기사에서 "제벨 이로드"로 표기하는데, 아랍어 발음에 따르면 "자발 익후드" 이런 비스무리한 식으로 표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물론, 이것도 정확한 표기는 아니지만, ... 뭐 그렇다는 말이다.


마지막 단락에 번역이 이상한 곳이 있는데, 내가 잘 이해를 못한 건지, 아니면 글쓴이가 글을 이상하게 쓴 건지 (아마,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한 게 맞겠지 ...) 모르겠다. 아무튼, 대충 번역은 했놨는데, 나중에 제대로 이해하는 그날이 오면 아무말도 없이 수정하리라 ... !! 그리고 이 문장은 지워지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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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On the origin of our species


우리 종(種)의 기원에 대해


CHRIS STRINGER & JULIA GALWAY-WITHAM


Nature 546, 212–214 (08 June 2017)


화석기록의 간극(間隙)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진화한 방식을 이해하는 데 제약이 되어왔다.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이 모로코(Morocco)에서 발견된 일은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인류진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Letters p.289 & p.293


현생 호모 사피엔스(modern Homo sapiens)는 화석 유골에서 인지할 수 있는 어떤 골격 특징을 공유한다. 여기에는 (뇌를 감싸는 두개골 부분인) 높고 둥근 두개(braincase, 頭蓋), 그 아래에 놓인 작은 안면(顔面, 또는 얼굴), (눈구멍 위의 뼈 능선[bone ridge]인) 작고 분리된 눈두덩(brow ridge)이 포함된다. 인류진화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화석과 이용 가능한 DNA에 주로 근거한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Homo) 속(屬) 내의 조상 인류로부터 언제 그리고 어디서 진화했는지에 관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간극은 여전하다. 289쪽에서 후블린(Jean-Jacques Hublin)과 그의 동료는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을 보고했으며, 이들 유골의 크기와 모양을 분석해 제시했다 [1]. 293쪽에는 리히터(Daniel Richter)와 그의 동료가 화석의 연대측정 근거를 제시했다 [2]. 관련된 석기도구와 함께 출토된 인간 화석은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초기 단계에 대한 중대한 정보를 제시한다.


화석 유골에 따르면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가 약 200,000년 전 출현해 아프리카에 존재했으며, 이들 개체는 오늘날 인류와 비슷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졌다고 나타난다 [3]. 하지만 현존하는 인간과 화석의 DNA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혈통이 근연종(close relative, 近緣種)인 유라시아(Eurasia)의 네안데르탈(Neanderthal)인과 데니소바(Denisova)인 혈통으로부터 500,000년보다도 훨씬 전에 분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4], 최초로 확인된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보다도 상당히 더 오래됐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적인 골격 형질을 완전히 갖춘 개체가 출현하기 전에 현생인류의 특징보다는 그 대신에 고대인류의 (원시인류의) 특징을 좀 더 많이 가졌던 호모 사피엔스 혈통의 초기 구성원이 존재했음을 암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런 화석을 찾아내기란 어려웠었다.


인류 화석이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Morocco)의 자발 익후드(Jebel Irhoud)에서 네안데르탈인 유적과 관련된 유물 이름인 ‘무스테리안(Mousterian)’으로 묘사된 석기도구와 함께 1961년과 1962년 사이에 회수되었다 [5] [그림 1]. (지금은 잘못된 생각인)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당시의 대중적 관점을 고려해서, 이 화석은 아프리카의 네안데르탈인이라고 불렸다. 이들은 약 40,000년 전에 살았다고 추정되었다 [6]. 1970년대에 수행된 화석 크기 및 모양 분석은 두개골 하나가 네안데르탈인과는 매우 다른 안면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와 상당히 닮았다고 보고했다 [7]. 하지만 이 화석은 비교적 최근의 화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기 호모 사피엔스의 잠재적인 조상으로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7].


1968년에 어린아이의 턱뼈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됐으며, 치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생인류를 닮은 성장 양상을 보였다 [8]. 현생인류는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나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고대인류보다 훨씬 더 천천히 그리고 오랜 시기에 걸쳐 성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은 의미가 있었다 [8, 9]. 현생인류를 훨씬 더 닮은 인간 화석이 비슷한 연대의 동아프리카 유적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10], 자발 익후드 화석이 아프리카 위치를 고려했을 때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에 대해서는 지엽적이라는 관점이 끈질기게 지속됐다.


그림 1 | 두개골 모양의 차이. 고대 두개골의 구조적 차이로 진화 단계를 설명할 수 있다. 원래 두개골의 복제 주형이 그림에 나와 있다. a, 스페인(Spain)의 시마 델 로스 우에소스(Sima de los Huesos)에서 발견된 약 430,000년 된 두개골은 네안데르탈인의 초기 형태를 대표한다고 생각된다. 시마(Sima) 두개골에서는 가장 최근의 네안데르탈인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눈두덩 모양과 같은 몇몇 형질이 나타나지만, 후기 네안데르탈인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훨씬 더 넓은 안면 및 평균적으로 더 작은 뇌 크기와 같은 조상의 특징 또한 여전히 더 많이 유지하고 있다. b, 라 페가지(La Ferrassie)에서 발견된 약 60,000–40,000년 된 두개골은 후기 네안데르탈인의 사례 가운데 하나다. c, 후블린과 리히터는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초기 단계를 대표할 수 있는 350,000–280,000년 된 화석을 모로코의 자발 익후드에서 발굴해 보고했다 [1, 2]. 이전에 이곳에서 발견된 자발 익후드 화석의 안면 모양은 섬세한 광대뼈처럼 현생인류의 신체구조와 더욱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5]. 하지만, (뇌를 둘러싼 두개골 부분인) 두개(頭蓋) 모양은 형태 측면에서 고대인을 닮았으며, 현생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덜 둥글고 길쭉한 모습이다. d, 프랑스의 아브리 빠뚜(Abri Pataud)에서 발견된 약 200,000년 된 호모 사피엔스는 둥그런 두개를 가진다 [16]. 축적막대, 5 cm.



그림 2 | 모로코의 자발 익후드. 후블린과 리히터가 조사한 유적의 전경 [1, 2]. 초기 인간이 그 지역에 거주했을 때 여기는 동굴이었을 테지만, 이곳을 뒤덮은 암석과 많은 퇴적물은 1960년대에 그 지역에서 이루어진 작업으로 제거되었다.



후블린과 리히터가 보고한 자발 익후드 발굴로 추가적인 석기도구와 인간 화석을 밝혀졌는데, 여기에는 부분적인 두개골 뼈와 아래턱뼈가 포함된다. 1960년대에 회수된 화석과 함께 이들 발견물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5명분의 개별 화석이 확인되었다. 저자들이 밝히길, 부싯돌과 인간 치아를 분석했을 때 이들 화석은 약 350,000–280,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층에 모여 있었다. 연대측정 기술의 개선, 특히 발광 연대측정법(luminescence dating) 덕분에, 모든 표본이 발굴되었던 이 지층은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대략 두 배는 더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저자들이 발견한 도구는 (약 300,000–40,000년 전인) 중석기 시대의 것으로 지정되었으며, 아마도 불의 사용 및 제어가 있었음을 가리키는 인간에 의한 변형 및 숯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는 동물상(fauna, 動物相)과 함께 발견되었다. 비슷한 중석기 시대의 유물이 아프리카 남동부 유적에서 보고된 적이 있지만, 이들 유물은 자발 익후드의 것보다 일관되게 오래되지 않았다. 화석과 도구에 대한 확실한 연대를 고려한다면 자발 익후드 유적은 가장 오래되었다고 알려진 중석기 시대의 호모 사피엔스 관련 유적과 유물을 대표한다.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은 오늘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지만, 동물상 증거와 고대 기후의 모델링에 따르면 이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으며, 이 때문에 아마도 인간 및 이들이 소유한 기술이 대륙을 가로질러 있었으리라고 제시했다 [11]. 이런 주장과는 다르게, 중석기 시대의 기술은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출현한 것 같다는 가설도 있다.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발굴한 화석을 1,800,000–150,000년 전 사이의 고대인류 친족의 화석, 과거 130,000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 그리고 네안데르탈인 화석과 비교하기 위해 모양분석 통계법(shape-analysis statistical technique)을 사용했다. 안면부에 대해서,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인간 화석 대부분은 자발 익후드 표본과 분명히 구별되는데, 이 표본은 현생 호모 사피엔스와 매우 비슷했다. 또한, 자발 익후드에서 발굴된 아래턱뼈 화석은, 비록 훨씬 더 클지라도, 현생 호모 사피엔스 턱과 비슷한 모양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발 익후드의 화석은 특히 눈두덩 크기에서 구조적인 차이를 일부 보였는데, 이것은 아마도 종(種) 내 성 차이와 관련되었으리라 추측된다.


자발 익후드 화석의 두개뼈는 과거 130,000년 전 이내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의 두개뼈와 비교했을 때 길쭉한 모양과 낮은 높이 같은 고대인의 특징 일부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고대인 두개뼈의 내부 모양은 고대인 그리고 상대적으로 현생인류와 좀 더 비슷해 보이는 화석의 중간에 해당하지만, 탄자니아(Tanzania)의 래톨리(Laetoli)에서 출토된 후반기의 고대 호모 사피엔스 그리고 이스라엘(Israel)의 카프체(Qafzeh)에서 발굴된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와 가장 비슷하다 [10, 11]. 아마도, 지난 130,000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인 둥그런 뇌 모양의 진화를 이끈 궤적이 시작된 시기 근처에 있었던 (해부학적) 구조를 대표하리라 생각한다 [1].


자발 익후드의 화석이 호모 사피엔스 진화에서 초창기 ‘선(先)-현생화(pre-modern)’ 단계의 연대가 가장 잘 측정된 증거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후블린과 그의 동료가 내놓은 주장에 동의한다. 스페인 아따뿌에르까(Atapuerca)에서 발굴된 초창기 네안데르탈인인 시마 델 로스 우에소스 화석이 네안데르탈인의 진화적 발달에 통찰을 제공해왔던 방식과 동일하게, 이들 표본은 아마도 우리 종의 진화를 분명히 밝힐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 혈통의 초창기를 대표하는 구성원 같다.


저자들은 자발 익후드 화석이 아프리카 전역을 통틀어 진행된 호모 사피엔스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제안한다. 두 개의 두개골이 가진 안면부 형태는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에게 발견되는 것보다 더 큰 것처럼 보이는데,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때때로 초기 호모 사피엔스로 분류되는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대략 260,000년 된 플로리스배드(Florisbad) 화석과 비교했다 [10]. 하지만, 현생인류의 섬세한 안면부가 우리의 가계도에서 비(非)사피엔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점점 더 있어 보인다 [10]. 만일 그렇다면, 익후드와 플로리스배드 화석 사이의 그런 유사성은 아프리카를 전역에서 나타나는 친족성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원시 조상의 특징이 비슷하게 유지되어 나타났을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이 당시의 사하라 주변 또는 그곳을 가로질러 나타났던 인간 사이의 연결에 관한 자료가 없으므로, 자발 익후드 집단이 어떻게 고립된 채로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더욱이, 자발 익후드 출토물과 이스라엘의 주티예(Zuttiyeh) 및 타분(Tabun)에서 출토된 화석 사이의 유사성은 300,000년 전 아프리카 주변부의 회랑(回廊)이 아프리카 북부와 아시아 서부를 주기적으로 연결했을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13, 14].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고대(archaic)’ 또는 ‘해부학적 현생(anatomically modern)’으로 화석을 설명하는 용어처럼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분명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은 화석기록이 개선됨에 따라 사라지리라 제시한다. 비록 지난달에 보고된 것처럼 [15] 남아프리카의 원시 종(種)인 호모 날레디(Homo naledi)의 연대가 약 300,000년 전임을 포함해 고대인류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걸쳐 함께 존재했던 기간이 더 연장된 상황에서, 이들이 찾아낸 화석 증거가 (이러한 연장된 중첩 시기에) 추가된다 할지라도, 그들이 맞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추가적인 연대측정 연구가 이들의 함께 존재했던 시기와 현생인류의 진화를 이끌었던 과정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 저자들은 오늘날 인간의 둥그런 뇌 모양이 비교적 최근에 진화했을 수 있으며, 이것 때문에 뇌가 인간 현대성(human modernity)의 특징을 정의하는 잠재력을 부여받았다고 제안한다. 뇌 크기와 모양 모두가 적어도 400,000년 동안의 시기에 걸쳐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혈통을 따라 독립적으로 그리고 동시에 진화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인지(認知)의 차이가 그 시기 동안 두 종 사이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을 또한 시사한다.


참고문헌

  1. Hublin, J.-J. et al. Nature 546, 289–29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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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Smith, T. M.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04, 6128–6133 (2007).
  9. Grün, R. & Stringer, C. B. Archaeometry 33, 153–199 (1991).
  10. Stringer, C. B. Phil. Trans. R. Soc. B 371, 2015023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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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Arsuaga, J. L. et al. Science 344, 1358–1363 (2014).
  13. Freidline, S. E., Gunz, P., Janković, I., Harvati, K. & Hublin, J.-J. J. Hum. Evol. 62, 225–241 (2012).
  14. Rak, Y., Ginzburg, A. & Geffen, E. Am. J. Phys. Anthropol. 119, 199–204 (2002).
  15. Berger, L. R., Hawks, J., Dirks, P. H. G. M., Elliott, M. & Roberts, E. M. eLife 6, e24234 (2017).
  16. Oakley, K. P., Campbell, B. G. & Molleson, T. I. Catalogue of Fossil Hominids:Part II, Europe (Br. Mus. Nat. Hist.,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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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Tracing the peopling of the world through genomics


유전체학으로 전 세계 인류 정착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Rasmus Nielsen, Joshua M. Akey, Mattias Jakobsson, Jonathan K. Pritchard, Sarah Tishkoff & Eske Willerslev


Nature 541, 302–310 (19 January 2017)


현대인과 고대인 양쪽의 유전체(genome) 시퀀싱(sequencing) 및 분석법의 진보로 인류의 진화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약진이 있었다. 여기에는 (1) 해부학적 현생인류(現生人類)와 멸종한 호미닌(hominin) 사이의 이종교배(異種交配) 발견, (2)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복합적인 경로를 거쳐 전 전 세계로 퍼져나갔음을 점점 더 상세히 밝힌 것, (3) 현지 환경 조건에 노출된 인류의 수많은 유전적 적응(genetic adaptation) 규명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새로운 유전체 자료 분석 덕분에 인류의 진화 역사와 적응에 대한 우리의 해석은 변모하고 있다.


고고학적·고생물학적 자료의 도움으로 우리는 해부학적 현생인류의 출현과 확산을 이끌었던 여러 진화적 사건들을 이해해왔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자료는 서로 다른 사람 또는 인간 집단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밝히는 데 사용할 수 없다. 비록 문화(culture)의 확산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고고학 연구가 매우 성공적이었다 할지라도 문화의 확산이 인간의 이동 때문인지 아니면 지식(idea)의 이동 때문인지를 밝히는 역량에 있어서는 종종 한계가 있다. 현대인 또는 고대인의 유전체 자료 분석을 인류의 진화 역사를 규명하는 작업에 포함한다면 인간 사이의 계보관계(genealogical relationship)를 직접 밝히는 일뿐만 아니라 인류의 이동 경로, 인류의 분지(diversification), 그리고 다양한 인간 집단 사이에서 일어났던 유전자 혼합(genetic admixture)을 규명하는 작업이 용이할 수 있다.


1980년대에 현대인의 유전체 자료가 출현으로 인류의 기원에 대한 이론을 직접 검증하는 게 가능해졌다. 미토콘드리아 DNA(mitochondrial DNA; 이하 mtDNA)를 포함한 단순 유전자 표지(genetic marker)에 대한 연구 덕분에 몇 가지 중요한 진화적 이해가 도출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전 세계 인간 mtDNA 염기서열의 차이를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현생인류 집단이 외부로 팽창해나갔다고 주장하는 가설인 아프리카 기원 모델(out-of-Africa model)이 받아들여진 점을 꼽을 수 있다 [1].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에 진화했고 이러한 진화가 인간이 서로 다른 지역으로 꾸준히 이동하면서 발생한 유전자 확산(gene flow)으로 말미암아 촉진됐다고 주장하는 다지역 기원 모델(multiregional model)로 알려진 대체 가설은 널리 기각됐다.


그림 1 | 인간 진화 유전체학에서 중요하고 획기적 사건을 나타낸 연표. 유전체 자료를 이용한 상당히 많은 연구가 인류 역사에 대한 중요한 통찰에 기여해왔는데, 이들이 내놓은 자료 및 그 분석의 측면을 고려했을 때 특별한 영향을 미친 연구 가운데 일부를 그림에 표시했다.


인간 mtDNA 염기서열의 계통수(phylogenetic tree)는 아프리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아프리카 기원 모델에 부합한다. 하지만 mtDNA는 오직 모계유전(female inheritance)만을 반영하고 유전자 재조합(genetic recombination)을 안 하므로 단일 유전자 표지에 대한 정보량만을 담고 있다. 오로지 한 가지 유전자 표지로만 추정된 계통수는 인류 진화의 전반적인 유전체적 양상과 역사를 대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2]. 인류 진화의 역사를 설명하는 복합적인 모델을 엄밀히 검증하려면 핵 유전체(nuclear genome) 분석 또한 필요하다. 따라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쳐 2000년대에 진행된 mtDNA (그리고 Y 염색체에 존재하는) 유전자 표지 분석으로는 인류 진화의 역사와 관련된 수많은 의문점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예를 들어,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다른 호미닌(hominin) 사이에 유전자 확산이 있었는지도 불분명하다 [2]. 아메리카 원주민의 기원 또한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었고 [3]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진행된 농업의 출현 및 확산과 같은 문화의 전환(cultural transition)에서 사람과 지식의 이동이 차지하는 상대적 중요성도 여전히 불분명한 채로 남아 있다 [4]. 지난 10년 동안 DNA 시퀀싱 기술과 고대(古代) DNA (ancient DNA) 추출 및 농축법의 괄목할만한 발전 덕분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인류 역사와 진화에 대한 이러한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 1]. 그러한 기술적 진보에 힘입어 연구자들은 수천 년 전에 사망한 고대인과 같은 호미닌의 유골(遺骨)에 담긴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5, 6]. 광범위한 역사적 시간과 장소로부터 획득한 표본을 포함함으로써 시간적·지리적 측면을 유전체 시퀀싱 결과에 덧붙이는 작업은 인류 진화의 역사를 향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이 리뷰에서 우리는 많은 인간 유전체를 확보해 그 염기서열을 시퀀싱 함으로써 촉진되었던 인류 진화의 역사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개략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몇몇 사례에서는 새로운 유전체 자료 분석이 과거 고생물학적·고고학적 증거로 뒷받침됐던 주류 이론을 지지하는 추가 증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다른 사례에서는 그러한 유전체 분석이 현존하는 자료를 근간으로 해서는 예측할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관점의 발견으로 이끌었다.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

해부학적 현생인류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거는 에티오피아(Ethiopia)에서 발견된 약 150,000–190,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화석에서 나왔다 [7, 8]. 아프리카 말고도 중동과 중국 남부에서 약 100,000년 전 그리고 약 80,000년 전의 해부학적 현생인류 화석 증거가 각각 보고되었다 [9, 10]. 하지만 화석 기록상으로 약 40,000년 전에 자취를 감춘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과 같은 호미닌 화석은 유라시아(Eurasia) 전역을 통틀어 400,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발견되었다 [11] [그림 2].


그림 2 | 인류의 진화 역사에 대한 간소화된 모델. 여기에는 현생인류 집단 사이 및 현대인과 고대인 사이의 중요하면서도 잘 정립된 (실선) 그리고 잠정적으로 밝혀진 (점선) 유전자 혼합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이 모델에는 초기에 아프리카로부터 이동해 나온 고대인으로부터 파생한 오세아니아(Oceania) 인간 집단의 잠재적 계보 또한 작은 비율로 표시되어 있다 (청록색). 고대 DNA 연구로 인간 집단의 진화 역사에 상세한 통찰을 얻을 수 있어서 오늘날 유럽인이 세 무리의 조상집단 사이에 있었던 유전자 혼합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57] [그림 내 삽화]. ANE, 고대 북부 유라시아인(ancient north Eurasian); EEF, 초기 유럽 농경인(early European farmer); WHG, 서유럽 수렵·채집인(west European hunter-gatherer).


인간의 mtDNA 계통수 뿌리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증거와 일관되게, 초기 유전체 다양성 연구는 현존하는 인간 집단 가운데 광범위한 인구 하부구조(population substructure)와 더불어 가장 높은 수준의 다양성이 현존하는 인간 집단 중에서 아프리카인에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제시했는데 [12], 3,000명 이상의 아프리카인을 대상으로 한 미소부수체(microsatellite) DNA의 차이를 전체 유전체 수준에서 조사한 연구는 지리, 문화, 그리고 언어적으로 폭넓은 관련성이 있는 14가지의 조상 집단 클러스터(cluster)를 밝혀냈다 [13]. 전체 유전체 수준에서 단일 염기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이하 SNP)에 대한 유전자형 연구(genotyping study)는 이러한 관찰 결과를 상당히 뒷받침했다 [14, 15, 16, 17, 18]. 이들 연구를 포함한 여러 연구에서 발견한 사실은 아프리카인 집단이 자신들의 진화 역사를 통틀어 크고 세분화된 구조를 유지해왔으며 [16, 19], 인간 집단 사이의 극심한 유전적 분리가 사하라 이남(sub-Sahara)에서 일어났음을 가리킨다 [18, 20]. 또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서 현대인과 고대인 사이에 광범위한 유전자 혼합뿐만이 아니라 이들 사이에 왕래가 있었다는 증거 또한 존재한다 [13]. 아프리카의 유전체 전경 대부분을 형성한 아프리카인 집단의 이동으로는 과거 4,000년 전에 반투어(Bantu language) 사용 집단이 나이지리아(Nigeria) 및 카메룬(Cameroon) 고지대에 위치한 그들의 고향에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전역으로 이동했던 일이었으며 [13] [그림 2와 3], 나중에 반투어 사용 집단은 토착 수렵·채집인 집단과 유전적으로 혼합되거나 이들을 대체했다. 또 다른 중요한 이동으로는 약 7,000년 전에 가축을 기르는 농경인으로 구성된 목축인 집단이 수단(Sudan) 남부에 위치한 그들의 본향(本鄕)에서 아프리카 중동부로 이동한 일과 약 5,000년 전에 (가축을 기르고 작물 재배에 종사하는) 농경·목축인 집단이 에티오피아에서 케냐(Kenya) 및 탄자니아(Tanzania)로 이주한 일 등을 들 수 있다 [13].


전체 유전체 시퀀싱(whole-genome sequencing)과 SNP에 대한 마이크로어레이(microarray) 자료 분석에 따르면 흡착어(click language, 吸着語)를 사용하는 남아프리카의 산(San) 집단의 유전적 혈통에는 약 160,000년–110,000년 전 사이에 분기(分岐)했으리라 추정되는 인간 집단 사이의 가장 극심한 유전적 분열이 기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15, 18, 20, 21, 22] [그림 2]. 하지만 단위생식유전(uniparental inheritance)으로 전해지는 유전자 표지 및 언어학적 연구에 따르면 흡착어로 의사소통하는 수렵·채집인 집단이 원래는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가 남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는 다른 인간 집단으로 대체되었거나, 또는 이들 수렵·채집인이 동아프리카에서 기원했으며 지난 50,000년 전에 남아프리카로 이주했던 것으로 보인다 [13, 23]. 실제로, 하드자(Hadza)와 산다위(Sandawe) 사람을 포함한 흡착음(吸着音)을 사용하는 언어로 말하는 수렵·채집인 집단은, 비록 이들의 유전체가 남아프리카의 산(San) 사람의 유전체에 대해 제한적인 유사성을 나타낸다 할지라도, 현재 동아프리카의 탄자니아(Tanzania)에 거주하고 있다 [15, 18].


그림 3 | 유전체 자료 분석으로 추론한 인류의 전 세계적인 주요 이동 경로. 몇몇 이동 경로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 대륙을 향한 여정에 이용된 경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몇 가지 불확실한 점이 있다. 초창기 이동이 있은 후 뒤이은 인간 집단의 이동은 유전체 자료와 구별되는 지리적 양상을 파악하기 어렵게 할 수 있으므로 인류의 이동 경로를 자세히 밝히는 데 있어서 유전체 자료는 제한적이다. 제시된 이동 경로 가운데 여전히 논쟁 중인 부분은 점선으로 표시했다. CA, 아나톨리아 중부(Central Anatolia); FC,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 IP,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 PCS, Pontic–Caspian steppe. 흑해-카스피해 스텝지대.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정확히 언제 어디서 기원했는지는 여전히 알려진 바가 없는데, 주로 아프리카 열대 지방에서 발견되는 화석 및 고고학적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서 인간이 이동해 유전자 혼합이 일어났을 기회를 특별히 고려한다면 유전자 확산으로 이어진 몇몇 지역에서 단편적인 방식으로 현대인의 형질(形質)이 진화한 곳인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 현생인류가 출현했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24]. 실제로 아프리카에서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고대인 집단 사이에 유전자 혼합이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 [25, 26, 27]. 약 10,000년 전 이상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사람의 유골에서 획득한 유전체의 특징을 규명하는 작업은 매우 어렵고 도전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프리카의 현지 기후조건을 포함해 DNA를 추출할 표본이 놓인 환경이 유전물질이 보존되기에는 그리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다양한 위치에 살고 있는 수렵·채집인 집단으로부터 얻은 전체 유전체 시퀀싱 자료에 대한 통계적 분석은,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물질 교환인) 유전자 이입(introgression)을 겪었으며 멀게는 1,200,000년 또는 1,300,000년 정도 전에 [25, 27, 28] 가깝게는 35,000년 전에 [26] 현대인 계통에서 갈라져 나온 고대인 계통이 존재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아프리카에서 고대인의 유전자 혼합이 어느 정도 일어났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며, 현재 진행 중인 많은 연구가 이러한 질문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탈(脫) 아프리카 그리고 네안데르탈인과의 조우

인류의 진화 역사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인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외부로 퍼져나간 일은 모든 비(非) 아프리카인 인간 집단의 유전자 변이에 강한 흔적을 남겼는데 [그림 2와 3], 여기에는 낮은 수준의 다양성과 [29] 높은 수준의 연관 불균형(linkage disequilibrium)이 포함된다 [30]. 그러나 주요 확산의 횟수, 지리적 기원, 이동 경로 및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여전히 모호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현대인이 아프리카 동부, 중부 및 서부에서 기원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고 [18, 31, 32, 33], 단 한 번 또는 여러 차례 아프리카 바깥으로 퍼져나갔다는 가설에 대한 증거가 있으며 [7, 34, 35, 36], 북쪽 또는 남쪽 확산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있고 [37, 38], 인류가 아프리카 바깥으로 퍼져나간 시기가 약 50,000년–100,000년 전 사이라고 추정하는 가설을 지지하는 증거도 있다 [20, 39, 40, 41, 42, 43]. 전 세계적으로 270곳 이상 되는 다양한 지역 출신의 사람들로부터 얻은 고품질의 새로운 전체 유전체 시퀀싱 자료를 균형 있게 이용한 세 가지 연구 덕분에 이러한 질문 가운데 몇 가지를 풀 수 있었다 [44, 45, 46]. 또한, 이들 연구는 오늘날 모든 비아프리카인의 공통 조상 집단이 아프리카를 벗어나 이동한 일이 단 한 차례 있었음을 지적하는데, 이 공통 조상 집단은 이들보다 더 일찍 오세아니아를 향해 이동한 인간 집단으로부터 적게나마 유전자를 기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46]. 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를 떠나자마자 현생인류는 곧바로 두 파(波)로 나뉘어 확산되었다 [44]. 참고문헌 36과 47에서 제시했듯이 하나는 궁극적으로 오스트랄라시아(Australasia)인과 뉴기니인의 근간이 되었고 다른 파는 오늘날 유라시아 본토 사람들의 유전자 계보에 기여했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떠난 사람들이 처음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을 때 이들의 정확한 이동 경로는 아직도 연구 중이며 논란에 싸여 있다.


오늘날 모든 비아프리카인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과 조우해 이들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음은 이제 명백하다 [48]. 이제껏 연구된 모든 비아프리카인 유전자에 대략 2% 정도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계보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프리카를 떠난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이들과 유전자 혼합 주로 일어났음을 뜻하며 [49, 50, 51], 이것은 단일 확산에 기초한 아프리카 기원 모델의 주장에 잘 부합한다 [그림 2와 3]. 연관 불균형 양상을 근거로 했을 때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이종교배가 일어난 시기는 약 50,000년–65,000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52],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전자 혼합이 일어난 시기를 아는 것은 아프리카를 떠난 해부학적 현생인류의 성공적인 확산이 궁극적으로 언제였는지를 명확히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인의 유전체에 존재하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계보의 비율을 추정했을 때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 사이의 상호작용 역사가 훨씬 더 복합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51, 53]. 특히, 동아시아인은 유럽인과 비교했을 때 네안데르탈인에서 유래한 염기서열을 약 20% 더 많이 가지는데, 이것은 (i)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으로 나타난 영향이거나, (ii) 오늘날 동아시아인의 조상 집단이 유럽인 조상 집단과 분리된 후에 유전자 혼합이 일어났거나 [50, 53, 54] [그림 2], (iii) 유럽인의 조상 집단이 네안데르탈인 염기서열을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인간 집단과 만나 유전자 혼합을 겪었기 때문에 유럽인에서 네안데르탈인 계보가 희석된 일 등을 반영한 것일 수도 있다. 놀랍게도 약 40,000년 전 루마니아(Romania)에서 살았던 초기 현생인류를 대상으로 한 SNP 유전자형 연구에서, 비록 이 고대인이 오늘날 인간 집단의 유전자 계보에 측정 가능한 수준의 기여를 하진 않았지만, 몇몇 시기에 유라시아 몇몇 지역에서 유전자 이입이 있었다는 확고한 증거가 도출되었다 [55]. 최근 연구에서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유전자 혼합 역사가 있었으리라 제시되었으므로 [50],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유전자 혼합 모델은 현재로서는 유동적이며 향후 인구학적 모델 또한 지금까지 관찰된 유전체 분석 결과와 양립해야만 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유럽을 향한 이동

유럽인 집단은 세 무리 이상에서 기원한 유전적 요소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서로 다른 시기에 유럽으로 유입됐다 [56, 57, 58, 59, 60, 61] [그림 2와 3]. 최초의 해부학적 현생인류는 일찍이 43,000년 전에 유럽에서 살았다 [11, 62]. 아마도 기후의 주기적 변화와 관계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마지막 빙하 극대기(Last Glacial Maximum; 이하 LGM) 이전 유럽인의 유전자 구성에 전환이 있었다는 증거가 있으므로 이들 초기 구석기 시대 유럽인은 오늘날 유럽인에게 소규모 유전적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61, 63], 초기 유럽인으로부터 정확히 어느 정도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61]. LGM이 물러난 후 약 11,000년 전에 축산, 농경, 정착 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 신석기 생활양식으로 알려진 — 새로운 생활 방식이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소규모 지역에서 출현하기 시작했다 [64] [그림 3]. 고대 DNA 분석에 따르면 이들 농경인 집단은 아나톨리아(Anatolia) 중부에서 시작해 유럽으로 확장했지만,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다른 지역에서 온 인간 집단도 초기 유럽 농경인의 유전자 구성에 제한적으로나마 기여했다 [61]. 이들 농경인 집단은 대략 7,000년 전에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에 도달했으며 약 6,000년 전에 브리튼(Britain) 섬과 스칸디나비아(Scandinavia) 일대에 도착했다 [61]. 신석기 시대 인간 유골에서 얻은 유전체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이 농경인 집단의 대규모 이동과 현지 수렵·채집인과의 동화(同化)로 추진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61, 63], 이러한 사실은 신석기 시대의 생활 방식이 오로지 지식과 문화의 전파보다는 인간의 이동으로 말미암아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음을 증명한다. 고고학적 자료에 따르면 농경인으로 살았던 사람의 건강 상태는 이들의 유골에서 드러나는 영양실조와 치아 부식과 같은 풍부한 사례에서 드러나듯이 때때로 좋지 않았지만 [66, 67], 유전체 분석 자료를 근거로 생성된 유효 집단크기(effective population size) 추정에 따르면 신석기 생활 방식이 집단의 크기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66].


유럽인의 유전자 구성에 3번째로 기여한 유럽을 향한 또 다른 이동은 후기 신석기 시대와 초기 청동기 시대 사이 동안에 일어났다. 얌나야(Yamnaya) 문화에 속하는 흑해-카스피해 스텝지대(Pontic–Caspian steppe) 출신 목동 집단이 약 4,500년 전 유럽 중부를 향한 이동과 관련이 있다 [58, 60]. 목동 집단 자신들은 (오늘날의) 러시아와 코카서스(Caucasus)에서 살았던 여러 수렵·채집인 집단의 후손이었다 [58, 68]. 이러한 이동은 아마도 정복 활동 및 승마기술과 같은 기술적 진보와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며 이들의 이동 덕분에 인도·유럽어가 유럽으로 퍼졌을 것 같지만 [58, 60], 몇몇 언어학 연구자는 신석기 시대 농경인이 이미 인도·유럽어로 의사소통을 주고받았다고 주장한다 [69]. [58, 60]. 분명히 말하자면, 후기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는 흑해-카스피해 스텝지대 목동 집단의 유전자가 유럽 서부와 북부 전역으로 확산되었던 역동적인 시기였다 [58, 60].


오늘날 유럽인 집단을 구성하는 세 가지 주요 유전자 구성요소는 (i) LGM 이후 수렵·채집인의 유럽 재정착, (ii) 신석기 시대 농경인의 아나톨리아 지방에서 유럽으로 이동, 그리고 (iii) 후기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사이에 (얌나야 목동의) 유럽 동부 지역에서 (중부) 유럽으로 이동한 일을 반영한다. 이러한 유전자 구성요소를 근거로 오늘날 유럽인에서 발견되는 유전자 다양성의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65]. 예를 들어, 신석기 시대의 유전자 구성요소는 사르데냐(Sardinia)인과 같은 남유럽인 집단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처럼 보인다 [56, 57, 66]. 오늘날 유럽인들 간에 나타나는 유전적 차이는 지형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70, 71] 북위도로 향할수록 다양성의 정도가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72]. 비록 유전적 다양성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별개의 이동을 통해 유럽으로 유입했지만, 지리적 이유 때문에 제한적으로 나타난 훗날의 유전자 확산 과정은 오늘날과 같은 유럽인의 유전적 전경을 형성했다. 따라서 문화와 생활방식은 지리적 여건보다 선사시대 유럽의 수많은 시기 동안 있었던 유전체적 분화와 유사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 [61].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향한 이동

상당수 증거에 따르면 초기에 있었던 적어도 두 차례의 이동을 통해 아시아에 인류가 정착했다. 하나는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인과 파푸아(Papua)인의 조상이 포함되어 있고 다른 하나에는 동아시아인의 조상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두 집단 사이에는 유전적 혼합이 있었지만 [47], 다른 증거에 따르면 아시아를 향한 이동은 오직 한 번밖에 없었다고 한다 [45]. 하지만 인류가 아시아에 어떻게 처음 정착했는지 세부 사항은 여전히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아시아에서 발굴된 초기 현생인류 두 구(具)를 대상으로 유전체 시퀀싱이 이루어진 적이 있다. 첫 번째 유전체는 약 24,000년 전 시베리아 중서부 말타-부렛(Mal'ta-Buret') 문화에 속한 사람의 유골에서 얻었는데 [73], 이 고대인은 서유라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모두에 대해 강한 유전적 동질성을 보이지만 동아시아인과 시베리아인에 대해서는 약한 동질성을 보이는 것으로 봐서, 오늘날과 비교했을 때 상부 구석기 시대 동안의 유전적 특징이 지리적으로 매우 다르게 분포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 유전체는 약 45,000년 전 시베리아 서부 우스트-이쉼(Ust'-Ishim) 지역에 살았던 사람의 유골에서 얻었는데 [74], 서유라시아인 및 동아시아인 [74], 그리고 데니소바(Denisova)인과의 유전자 혼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차이를 감안한다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Aboriginal Australian)과 거의 동일한 유전적 친화가 보인다 [44]. 러시아의 유럽 지역에서 발굴한 36,000년–38,000년 전의 코스텐키 14(Kostenki 14)라 불리는 인간의 유전체가 동아시아인보다는 당대의 서유라시아인과 밀접한 유전적 친화를 보인다는 증거와 함께 [75], 말타-부렛과 우스트-이쉼 유전체 자료는 약 36,000년–45,000년 전 사이에 동아시아인과 서유라시아인 사이에 분지가 있었음을 가리킨다. 청동기 시대 유라시아 지역에서 살았던 101구의 고대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수행한 낮은 수준(low-coverage)의 시퀀싱 결과를 포함한 연구에 따르면 후발 주자로 유럽과 서아시아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로 팽창한 두 인간 집단이 이 지역에서 말타인으로 추정되는 수렵·채집인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어 현지인들을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60]. 첫 번째 사건은 얌나야(Yamnaya) 목동이 약 5,000년 전에 아시아로 팽창한 일인데, 이 일은 얌나야인이 유럽으로 팽창한 때와 동일한 시기다. 훗날, [아판나시에보(Afanasievo) 문화를 형성했던] 중앙아시아의 얌나야인은 2,500년 전에서 3,500년 전 사이에 신타쉬타(Sintashta) 문화에 속한 사람들로 대체되었는데 [60], 이들 신타쉬타인은 우랄(Ural)과 유럽에서 출발해 이곳으로 이동했으며 동아시아인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다.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약 475,000년–55,000년 전 오세아니아에 인류가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6, 77].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출토된 고대인 두개골의 형태학적 차이 연구는 오늘날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뉴기니(New Guinea) 섬 그리고 태즈메이니아(Tasmania) 섬으로 구성된 고(古)대륙인 사훌(Sahul) 대륙에 적어도 두 차례에 걸쳐 인류가 독립적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하는 데 사용되었다 [78]. 비슷한 주장이 언어학적 자료, 석기 제작 기술(lithic technology) 또는 딩고(dingo)와 같은 순화종(domesticated species)의 유입을 근거로 제시된 적이 있다 [36]. 하지만 지금까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과 파푸아인을 대상으로 시행된 대규모 집단 유전체 연구만이 이들 집단의 근간이 되는 사훌 대륙으로의 이동이 오직 한 번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아냈는데 [44], 최초의 이동 후에 파푸아인 조상 집단과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조상 집단 사이에 분지가 일어났으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집단에서도 사막화와 같은 환경 변화와 동시에 일어났으리라 짐작되는 유전적 분지가 훗날 뒤따랐다. 따라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상대적으로 최근 시기까지도 높은 수준의 고립 속에서 살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오세아니아의 현대인을 대상으로 얻은 전체 유전체 SNP 자료는 [이스터(Easter) 섬으로도 알려진] 라파 누이(Rapa Nui)로 둘러싸인 남태평양의 폴리네시아 삼각지대(Polynesian Triangle)부터 그 동쪽 전역에 분포하는 폴리네시아인이 멜라네시아인과 동아시아인의 유전자 계보가 섞인 사람들이 오세아니아 전역으로 확산했음을 대표한다는 고고학적 추측이 타당함을 확증했다 [79]. 멜라네시아인 계보는 폴리네시아인이 처음으로 오세아니아 전역으로 팽창하기 시작한 후에 동아시아 원인(源人)의 계보에 추가됐다 [80]. 약 1,000년 전까지 폴리네시아인이 동쪽을 향해 팽창하는 동안 이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해 현지인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남아메리카에서 발굴된 고대의 닭 유골을 대상으로 한 유전학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시나리오가 타당해 보이지만 [81], 그런데도 여전히 의문점이 있다 [82]. 대략 서기 1650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가며 남아메리카에 폴리네시아인 노예 무역이 있었다는 기록보다 이전 시기에 존재했던 브라질에서 출토된 인간 유골들에 대한 유전체 시퀀싱에 따르면 이들이 오늘날 폴리네시아인과 유전적으로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83]. 이러한 연구 자료는 폴리네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이 오래전에 상호 접촉했었음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를 제시했지만, 이들이 유럽인에 의해 아메리카로 끌려온 사람들의 후손일 수도 있다. 더욱 확실한 증거는 오늘날 이스터 섬에 거주하는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전체 유전체 수준의 연구 결과에서 나왔는데 [84], 이 연구는 유럽인이 1722년 이스터 섬에 도착하기 수백 년 전인 1280년–1495년 사이에 폴리네시아인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전적으로 혼합되었음을 통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가 정착했던 때보다 앞선 시기의 인간의 유골에 있음 직한 폴리네시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의 유전자 혼합에 대한 증거를 찾아야지만 오직 이러한 논쟁에 대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을 향한 이동

아메리카 대륙에 인간이 존재했었음을 뒷받침하는 가장 오래되었고 널리 인정받는 증거는 약 15,000–14,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고 [85], 아메리카 대륙의 광범위한 인간 정착은 (약 12,600–13,000년 전의)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연구가 잘 된 고고학적 유적인 클로비스(Clovis) 유적의 출현과 함께 나타난다. 하지만 약 13,000년 전까지 북아메리카 대륙 대부분은 거대 빙하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오늘날의 시베리아 북동부와 북아메리카 북서부에 있는) 베링 육교(Beringia)에서 아메리카 대륙의 남쪽 지역으로 이동하기가 어려웠다. 빙하가 녹으면서 대략 1,500 km 정도 길이의 부동(不凍) 회랑(回廊)이 내륙에 형성되었다 [3]. 캐나다의 여러 호수 중심부를 대상으로 한 범유전체학(metagenomic) 분석에 따르면 이 회랑은 약 12,600년 전에 처음으로 생명체가 서식 가능한 곳이 되었으므로 [86] 선(先) 클로비스(pre-Clovis) 집단과 클로비스 집단의 사람들이 남쪽을 향해 이동하는 초기 경로일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바이슨(bison)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내놨다 [87]. 어떻게 그리고 언제 아메리카인의 가장 먼 조상이 홍적세(洪積世)의 빙하를 건너 북아메리카 남단으로 이동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으며, 마찬가지로 선 클로비스 집단과 클로비스 집단이 같은 경로로 이동했는지도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이들이 14,000년보다도 더 이전에 북아메리카 대륙의 서안(西岸)을 따라 이동했고 아마도 나중에 내륙을 통해 남쪽 또는 북쪽으로 거슬러 이동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장 그럴싸해 보인다 [그림 3].


두개골 형상과 언어학 분석을 근거로 했을 때 초기 아메리카인은 오늘날 북아메리카 원주민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지만, 이들은 오스트랄로-멜라네시아인(Australo-Melanesian), 폴리네시아인, 일본의 아이누(Ainu)인, 또는 나중에 시베리아에서 건너온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으로 대체되었거나 이들과 동화되었던 유럽인과 관련되어 있다고 제시된 적이 있다 [88, 89, 90]. 하지만 몇몇 유전체 연구는 이 모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클로비스 문화와 유일하게 연관되었고 12,600년 전에 살았던 [미국 몬태나(Montana)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간의 유전체가 2014년 학계에 발표되었다 [91]. 이들 분석에 따르면 이 유전체가 유래된 클로비스인 집단은 오늘날 수많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직계 조상이었다. 비슷하게, 미국 워싱턴(Washington)주에서 발견된 약 9,500년 된 케너윅 인간(Kennewick Man)은 그 두개골의 형상으로 판단했을 때 아이누인 및 폴리네시아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두개골에서 추출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연구는 케너윅 인간이 오늘날 아메리카 원주민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92]. 더욱이, 초기에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한 인간의 잔류 집단이자 오스트랄로-멜라네시아인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리라 생각되는 인간 집단이 오늘날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전적으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나타났다 [93, 94].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시베리아인과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의 분지 시기를 추정했을 때 아메리카 원주민의 유전자 풀(pool)은 일찍이 약 23,0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93], 이러한 사실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이 아메리카 대륙에 오래전에 진입했음을 더욱 지지하는 증거가 된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고고학적 유적에 대해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연도를 고려했을 때, 대략 8,000년 전까지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조상이 시베리아나 베링육교에서 고립된 채로 살았을 수 있으며, 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동쪽으로 이동하기 전에 이들이 시베리아 조상으로부터 분리되었을 것이다.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하면 오늘날 시베리아인이 아메리카 원주민과 가장 가까운 동족이지만, 24,000년 정도 오래된 말타(Mal'ta)인의 뼈에서 얻은 유전체 시퀀싱에 따르면 아메리카 원주민은 말타 계통뿐만이 아니라 하나 이상의 알려지지 않은 동아시아 계통과 관련된 집단과의 유전자 혼합으로 파생되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73]. 클로비스인과 연관된 유전체와 오늘날 아메리카 원주민은 (14–38%에 달하는) 비슷한 양의 말타인 유전자 특징을 보이므로, 아메리카 원주민을 있게 한 유전자 혼합이 일어난 사건은 대략 12,600년보다도 더 이전에 발생했다. 하지만 이러한 유전자 혼합이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생했는지 아니면 바깥에서 이미 일어났는지 아닌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유전체 자료는 약 14,000년–1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기저 분리(basal division)가 어디에서 일어났는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었다 [73, 91]. 남쪽으로 갈라져 이동한 무리에는 아메린디아(Amerindia)어(語)로 말하는 인간 집단이 포함되며 북쪽으로 이동한 무리에는 애서배스카(Athabasca)어, 크리(Cree)어 또는 알곤킨(Algonquin)어로 말하는 집단이 포함되어 있다. 전체 유전체 시퀀싱 자료를 기반으로 분지를 추정한 연구에 따르면 두 집단은 시베리아인으로부터 동시에 갈라져 나온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아메린디아인과 애서배스카인 집단 모두의 유일한 근간이 되며 유전자 확산을 통해 훗날 아시아로부터 유전자가 유입된 분지 사건이 단 한 번 있었음을 암시한다 [93]. 두 아메리카 원주민 분파(分派) 사이의 분지가 시베리아에서 일어났는지 또는 아메리카 대륙 빙하의 북부 또는 남부에서 발생했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므로, 차후 고대인의 유전체 분석이 이러한 쟁점 해결에 필요하다. 비슷하게, 오늘날의 몇몇 브라질 원주민의 유전체에서 발견되는 오스트랄로-멜라네시아인의 유전자 특징이 나중에 발생한 유전자 확산 때문인지 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기반 집단(founding population)으로 부터 물려받아서 나타난 것인지도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93, 94]. 지금까지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고대인 유전체를 대상으로 한 어떤 연구 결과에서도 이러한 유전적 특징을 보인 적은 없다.


아메리카 대륙의 북극권에서 살고 있는 이누이트(Inuit)는 다른 아메리카 원주민과는 별개로 이동해온 집단에서 기원했던 것처럼 보인다 [95, 96]. 하지만 약 5,000년 전에 아메리카 대륙에 출현했으며 현재는 멸망한 고대 에스키모(Paleo-Eskimo) 문화에 속하는 아메리카의 북극권에 최초로 정착한 인류가 오늘날 이누이트의 조상을 대표하는지 또는 시베리아에서 온 별개의 기반 집단인지 아닌지가 오랫동안 논의됐다 [96] [그림 3]. 그린란드(Greenland)에서 발견된 약 4,000년 정도 된 머리 다발에서 추출한 DNA를 시퀀싱 한 결과에 따르면 이 고대인이 속한 집단은 아메리카 원주민과 이누이트의 이동 경로와는 독립적으로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북아메리카 북극권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 97]. 그리하여 이 집단은 혹한의 환경 조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과 기술을 재발명함으로써 북극권에서 약 4,000년 동안 살아남았지만, 결국 약 700년 전 정도에 이누이트로 대체되었다.


데니소바인과의 조우

다른 형태의 고대인이자 수수께끼로 둘러싸인 데니소바(Denisova)인은 네안데르탈인과 마찬가지로 최초의 현생인류가 유라시아에 출현하기 시작했을 때 이곳에서 살고 있었다. 데니소바인의 해부학적 형태와 지리적 분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으며, 시베리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견된 손가락뼈 한 개와 치아 세 개에서 추출한 유전체 시퀀싱만이 오직 이들의 존재를 확인해줄 뿐이다 [98, 99, 100].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이들 사이의 유전적 분화는 현대인 사이에서 나타나는 가장 극심한 유전적 분열과 비슷한 정도의 유전적 차이를 보이지만, 이들이 분지한 시기는 아마도 대략 200,000–400,000년 전 정도로 거슬러 올라가리라 추정된다 [48]. 데니소바인에게 몇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되는데, 예를 들어,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라고 추측되는 초기 인간으로부터 (유전자 혼합으로 획득한) 유전물질을 물려받은 것처럼 보인다 [48] [그림 2]. 거의 틀림없이, 데니소바인은 유라시아의 (그리고 아마도 그 이외의 지역의) 동쪽과 남쪽 양단에 걸친 폭넓은 지역에 살았던 고대인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네안데르탈인은 유라시아의 서부까지 분포했던 고대인의 분포를 반영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하게 데니소바인은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이종교배를 했다. 오세아니아의 멜라네시아인을 포함한 몇몇 인간 집단의 유전체 기원을 추적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유전체의 약 3–6% 정도가 데니소바인과 유사한 조상 집단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48, 98] [그림 2]. 아시아 동남부의 대륙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의 유전체 가운데 0.1–0.3% 정도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물려받았다 [48, 101].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유전체 모두 유전자 이입에 따른 유전적 선택을 받아왔다. 인류의 자연선택 대부분은 유입된 DNA에 반(反)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것처럼 보이는데, 유전체의 생물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 근처에서 유입된 DNA가 극히 소량으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51]. 더욱이,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모두로부터 유래한 염기서열이 전혀 없는 부분이 인간 유전체의 상당 부분에서 확인되었는데 [102], 이것은 생존에 치명적일 수 있는 염기서열이 유전체에서 재빨리 제거된다는 사실에 잘 부합한다. 하지만 티베트(Tibet)인이 고(高)지대에 적응한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유입된 DNA 일부는 인류가 특정 지역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다 [103].


최초의 신뢰할만한 고대인 유전체 자료 연구에 따르면 해부학적 현생인류와 고대인 사이에 단속(斷續)적이며 매우 특이적인 유전자 혼합이 두 번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6, 98]. 그 이후로, 우리는 그러한 유전자 혼합이 훨씬 더 흔했음을 알았고, 그러한 일이 다양한 현대인 및 고대인 집단 사이에서 수차례 발생했으며 [48, 50, 101, 103], 양방향으로 일어났음을 알게 되었다 [104] [그림 2]. 오늘날, 데니소바인 DNA가 멜라네시아인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인으로 이입한 곳이 오스트레일리아였는지 또는 아시아였는지 불분명한데, 이것은 현대 오스트레일리아인의 조상이 대륙을 건너 이동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유전자 이입이 아시아에서 발생했었다면, 오늘날 아시아인은 훗날 있었던 대규모 이동 과정 동안 아시아에 도착한 다른 인간 집단의 후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유사하게, 동아시아인에게 나타나는 데니소바인과의 유전자 혼합이 동일한 유전자 혼합 사건의 결과인지 아니면 오스트랄라시아인에게 영향을 준 여러 진화적 사건들의 결과인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

유전자 자료 분석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진화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선택이 우리 인간 종(種)에 어떤 영향을 미쳤었는지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아프리카 대륙 내부에서 그리고 나중에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면서, 인류는 선택적 섭생(攝生)을 이끈 새로운 환경 조건에 맞닥뜨렸는데, 여기에는 마지막 빙하기 동안의 아메리카 대륙 및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난 극한의 추위, 일조량의 변화 그리고 이전에는 마주치지 않았던 병원균이 포함된다. 사냥 및 낚시법의 개선 같은 문화적 진보와 식물과 동물을 길들이는 방법의 개발 또한 새로운 환경 조건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섭식(攝食)의 변화가 포함된다. 유전체 시퀀싱 자료 세트 덕분에 자연선택의 표적이 되어왔던 인간 유전체가 어디인지 체계적으로 조사할 기회를 얻었다. 오늘날 인간 유전체 분석에 사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자료 덕분에 자연선택의 표적이 되었던 개별 유전자 변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결과 DNA 염기서열 분석으로 발견한 자연선택의 증거와 인간이 현지 환경에 적응할 때 이들 염기서열의 역할을 연결 지을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현재 고대 DNA를 대상으로 한 연구 덕분에 대립유전자 빈도(allele frequency)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를 직접 관찰하는 게 가능해졌다 [105, 106].


현지 환경 적응

아프리카를 떠난 인류가 맞닥뜨렸던 가장 극명한 환경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위도의 상승에 따른 일조량의 감소였다. 적도 인근에 사는 인간 집단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 및 엽산(葉酸)의 광분해(photolysis)를 막기 위해 검은 피부를 가진다 [107]. 하지만 자외선은 골격의 발달과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D 합성 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위도에 살수록 자외선에 노출되는 정도가 적은 집단에게 엷은 피부색은 더욱 효율적인 비타민 D 합성에 이점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고위도에서 살수록 엷은 피부색을 선호하도록 이끈 자연선택 때문에 몇 가지 유전자가 영향을 받았는데, 여기에는 MC1R, SLC24A5 그리고 (MATP라고도 알려진) SLC45A2가 포함된다 [108, 109].


인류가 지역 환경에 적응한 또 다른 사례는 티베트(Tibet) 같은 저산소(hypoxia) 환경에서 살고 있는 인간 집단에서 발견된다. 빌(Beall)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고지대의 생활에 적응한 티베트인에게 저산소 상태에 따라 적혈구 생성을 조절하는 과정에 어떤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110]. 티베트인 유전체 연구는 이러한 적응이 저산소 반응 기전에 관여하는 두 가지 유전자인 EPAS1 및 EGLN1의 대립유전자 빈도 변화 때문에 발생했다고 제시했다 [111,112,113,114].


섭식(攝食)의 변화, 특히 새로운 사냥법과 농경법의 출현과 관련이 있는 변화 또한 인간 유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가장 잘 알려진 예로 [락토스(lactose) 과민증을 피하고자] 락토스 분해효소가 유전체 안에 계속 존속하도록 한 자연선택인데, 이것은 유럽과 아프리카의 낙농업 집단에서 LCT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데 영향을 준다 [115, 116, 117]. 비슷하게, 고도불포화지방산(poly-unsaturated fatty acid) 합성을 촉진하는 FADS 유전자군(gene family)에 속한 유전자들은 인류가 채식을 하거나 또는 채식에서 멀어졌던 몇몇 전환기 동안 자연선택 아래 놓였던 것처럼 보인다 [118, 119, 120, 121].


하지만 현지 환경 적응을 이끌었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아마도 현지 환경의 감염원일 텐데 [122], 이러한 사례에는 면역세포가 인지한 외래 펩타이드(foreign peptide)를 세포 바깥에 표시하는데 관여하는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를 발현하는 유전자 [123]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이형접합체 보균자(heterozygous carrier)일 때 말라리아(malaria)에 대한 저항성을 나타내도록 하는 베타-글로빈(β-globin) 및 G6PD 유전자가 포함된다 [124, 125]. [지역 환경에 적응한 인류의 사례를 소개하는 상세한 리뷰는 참고문헌 126에서 찾을 수 있다.]


자연선택에 대한 유전체 분석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인간 유전체에 작용한 자연선택을 규명한 전체 유전체 수준의 여러 연구로부터 우리는 몇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인간에 대한 자연선택을 조사한 초창기 연구 대부분은 자연선택이 새로운 돌연변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지만, 수많은 사례를 고려했을 때 자연선택은 지속적인 변이 — 즉, 이러한 돌연변이가 선호되기 전 일부 시기 동안 나타났던 대립유전자에 대해서만 작용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127]. 더욱이, 이러한 변이는 많은 경우에 다른 호미닌과의 이종교배로 이입되었다 [128, 129].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이입되었으며 자연선택의 작용으로 해부학적 현생인류에게 선호되었다고 밝혀진 유전자 변이 목록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129]. 예를 들어, 티베트인의 고지대 적응에 영향을 준 EPAS1 단상체(haplotype)는 데니소바인으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보이며,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와 MC1R 유전자에 대한 자연선택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의 유전자 이입 때문에 촉진되었으리라 생각한다 [130, 131].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전 세계로 이동한 인류가 새로운 환경에 마주하면서, 이미 현지 환경에 적응한 다른 종류의 호미닌과의 이종교배를 통한 유전자 이입은 이들 현생인류가 현지 환경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촉진했던 중요한 요소였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감염에 대한 면역 및 저항에 관련된 유전자에 대해서는 사실로 보이는데,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직 면역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서로 다른 호미닌 사이에서 감염이 가능한 병원체를 만났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인간 유전체에 영향을 줬던 자연선택 대부분은 사람 때문에 발생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나타났다. 여기에는 문화의 혁신으로 추진된 섭식의 변화 및 사회 구조의 변화와 도시의 출현 때문에 급증한 집단 내 감염원 유입의 증가가 포함된다 [132]. 우리가 주변 환경을 바꿀수록, 그 결과로 야기되는 환경 조건의 변화는 새로운 선택압(selection pressure)을 유도한다. 따라서 생물학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세 번째로, 자연선택 과정에 놓였던 유전자 변이와 인간 건강에 강한 영향을 주었던 변이 사이에는 종종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의학 유전학에서 인간 진화 연구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고지대 적응을 위해 선택되었다고 밝혀진 변이는 고혈압 연구에 유의미한 모델을 제시한다 [133]. 비슷하게, FADS 유전자군의 유전자 변이처럼 섭식 적응과 관련되어 자연선택을 겪은 유전자 변이는 유전체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식량(personalized diets)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네 번째, (토착 아프리카인, 유럽인, 아메리카인 그리고 오스트레일리아인과 같은) 대륙에 살고 있는 인간 집단 사이의 대립유전자 빈도에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유전자는 피부, 머리카락 그리고 눈의 색소처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형질과 연관되어 풍부하게 나타난다 [103]. 흥미로운 사실은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인간 집단 사이에서 색소 형성과 관련된 유전자 차이가 이들 사이의 평균적인 유전체 차이보다 더 많이 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머리카락 및 피부 색깔처럼 육안으로 나타나는 형질을 근거로 예상한 것보다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는 인간은 유전적으로 더욱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눈 색깔, 머리카락 색깔, 또는 락토스 분해효소의 존속에 영향을 준 유전자처럼 상당한 영향을 끼친 유전자 변이는 흔치 않다. 대신에, 그러한 형질은 매우 복합적인 것처럼 보이며 유전체 전역에 존재하는 수많은 유전자좌(locus)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개별적인 유전자 위치에 작용하는 자연선택과는 달리 — 복합적인 형질에 작용해서 나타나는 자연선택의 결과인 — 다유전자성 적응(polygenic adaptation)은 심지어 몇 세대밖에 지나지 않았어도 재빨리 나타날 수 있지만, 개별 유전자좌에 작용한 자연선택의 족적(足炙)은 극단적으로 희미해서 표준적인 분석방법으로는 찾아낼 수 없다 [134]. 가장 잘 규명된 인간의 다유전자성 적응 사례로 북유럽인 키의 적응 증가 [135], 비유럽인 대비 유럽인 키의 소폭 적응 증가 [136], 그리고 사르데냐인 키의 감소에 작용한 자연선택을 들 수 있다 [137]. 키에 작용한 자연선택은 인간 유전체 대부분을 통틀어 유전자좌에 작은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138]. 또한 다유전자성 적응은 북유럽인 유아의 머리 및 신체 크기 증가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적 형질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138]. 인간에게 작용한 자연선택을 구성하는 요소 상당수가 다유전성일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자연선택 중인 유전체 영역이 어디인지를 조사하는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만 한다.


인간 진화 유전체학을 위한 도전

인간의 유전체 자료를 기반으로 한 진화적·인구학적 추정은 때때로 상당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였다. 인류의 진화는 오직 한 번 있었던 자연의 실험이므로, 지난날의 인구 변동을 추론하는 일은 태생적 한계를 지닌 역사적 과학이다. 더욱이, 인류의 조상이 지리적으로 어디에 위치했는지는 현대인의 유전체로는 직접 추정할 수는 없어도, 고대인의 표본이 발견된 장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전학적 분석이 사람 사이의 조상 관계에 대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지만, 조상 DNA가 지리적 위치에 관한 정보까지 담고 있진 않다. 또한, 분지와 유전자 혼합이 발생했던 시기를 결정짓는 연대측정은 시간을 재는 시계만큼 유용하다. 돌연변이율은 인간 유전체 전체를 통틀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서, 인구통계학적 연구에 사용해야만 하는 돌연변이율은 상당한 논쟁의 대상이었다. 연간 0.5 × 109 염기쌍(0.5 × 109 bp/yr)이라는 수치로 합의된 돌연변이율이 과거 몇 년 전에 출현했지만 [43], 돌연변이율 추정값은 그 값을 도출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이러한 추정값은 훗날 수정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 결과로 말미암아 과거에 진행되었던 연구에서 유전체 자료를 통해 추측한 진화적 사건의 연대측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과 고대인 유전체 모두를 대상으로 한 분석의 진보는 인류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여러 측면에서 변화시켰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및 해부학적 현생인류 사이에 이종교배가 실재(實在)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누적됨에 따라 인류 진화에서 유전자 이입이 차지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거의 30년 전에 mtDNA 증거가 학계에 보고된 후 종종 인용되었던 아프리카 기원 모델의 가장 엄격한 버전이 주장하는 것처럼 [1] 해부학적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외부의 다른 호미닌과 완전히 독립적으로 진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런 연구를 통해서 발견되었다. 현생인류와 호미닌 사이에 있었던 이종교배의 수준은 — 때때로 느슨한 대체 모델(leaky replacement model)로 언급되는 — 인류 진화의 진정한 모델이 다지역 기원 모델과 아프리카 기원 모델 사이에 있다고 제시한다 [139]. 사실, 현대인의 유전체에서 나타나는 네안데르탈인과의 유전자 혼합 수준은 이들 호미닌의 유전자 이입이 있었던 시기에 현생인류의 유전체 안에 혼합되어 있었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양보다 상당히 과소평가되어 있다고 본다 [55, 140].


상당한 양의 네안데르탈인 DNA가 유전자 부적합성 때문에 또는 단순히 네안데르탈인에게 있었던 높은 수준의 근친교배 때문에 누적된 해로운 돌연변이 때문에 현대인의 유전체에서 제거되었다는 증거가 많이 있다 [51]. 네안데르탈인 유전자 혼합 비율 변화가 선형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유전자 혼합이 발생했을 시기에 현생인류 유전체 안에 포함된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의 비율이 약 5% 정도였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63]. 하지만 자연선택은 유전자 혼합 비율을 시간에 따라 선형적으로 줄이진 않았는데, 더욱 면밀한 수학적 분석에 따르면 인간의 유전체 안에 존재했던 네안데르탈인 DNA 비율은 원래 10%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140]. 네안데르탈인의 유효 집단 크기(effective population size)는 그 당시 인간 집단의 약 10% 정도였을 것이므로, (자연선택을 고려했을 때) 관찰된 유전자 이입은 인간과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유전자 혼합 정도가 유효 집단 크기에 비례해 진행되었음을 시사한다 [140]. 달리 말하면, 네안데르탈인은 환경에 대해 적응을 하지 못했거나 또는 인간과의 경쟁 또는 전쟁 때문에 멸종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현생인류라는 종(種)에 단순히 흡수되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유라시아에서 발굴된 좀 더 오래전에 살았던 고대인의 유골을 대상으로 한 시퀀싱 분석을 통해 흡수 모델(absorption model)을 테스트할 수만 있다면 많은 논쟁의 대상인 네안데르탈인이 사라진 이유를 드디어 해결할 수도 있다. 비슷한 질문을 데니소바인에게도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오늘날 오스트랄라시아인에 존재하는 데니소바인에서 유래했다고 짐작되는 유전자 계보의 수준과 양상에 [해로운 돌연변이에 대한 역선택(negative selection)인] 정화선택(purifying selection)이 어떤 기여를 했는가? 데니소바인의 지리적 분포는 어떠했나? 그리고 인간과 데니소바인 사이의 유전자 이입은 어디에서 발생했나? 훗날 데니소바인 표본을 더 찾아내 그 유전체를 분석한다면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에 고대 호미닌의 유전자 혼합을 연구할 수 있다면 복잡하게 얽힌 인류 진화의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아마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전 세계 어딘가에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지역에서 찾아낸 표본의 유전체 자료로,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고대인 혈통이 훨씬 더 많이 존재했는가와 같은 질문을 포함한 인류 진화 이론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진실로, 오늘날 아프리카인 집단으로부터 얻은 예비 자료는 유전자 확산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다른 고대 호미닌 혈통에서 일어났다고 말한다 [25, 26, 27].


한 세기가 넘은 시간 동안 연구자들은 현대 인간 집단 사이에 존재하는 생물학적·문화적 차이가 이들 집단의 오랜 고립 때문에 진화해 나타났는지 그리고 (문화적) 혁신은 지식의 확산을 통해 일어나는지 [141], 또는 인류의 이동과 집단 사이의 유전자 혼합이 유전적 차이와 문화적 변화를 이끈 원동력이 되었는지를 두고 토론해왔다 [142]. 일부 인간 집단은 오랜 시간 동안 여전히 고립된 채 살고 있지만 [44, 97], 지금까지 확보한 유전체 자료 분석을 놓고 판단한다면 인간 집단의 이동과 유전자 혼합이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유전적·문화적 양상을 낳게 하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56, 57, 58, 60, 66]. 또한, 이러한 유전체 연구는 수많은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특징의 지리적 분포가 인류 진화의 역사에 상대적으로 늦게 정립되었다고 말한다 [60]. 그런데도 전 세계 많은 지역,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와 같은 곳에서 오늘날과 같은 유전적·문화적 차이의 분포를 이끈 역사적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여전히 매우 파편화되어 있다.


고대인 유전체 연구는 빠르게 발전해왔으며, 지난 수년 동안 우리의 관심은 단일 유전체 연구에서 수백 구의 고대인 개체를 포함하는 집단 유전체 연구로 이동했다. 비록 이러한 일이 인간 진화 유전체학에 풍부한 통찰을 제공해왔지만, 이 분야는 여전히 걸음마 상태다. 전 세계 어딘가에 있는 한 번도 발굴된 적이 없는 지역에 초점을 맞추면서 현대인과 고대인 모두의 유전체를 시퀀싱하고 분석하고자 지속해서 노력한다면 오늘날 인류의 문화적·유전적 차이를 형성했던 사건을 묘사하는 더욱 완벽한 그림을 그리는 데 일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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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allaway E. 2015. Language origin debate rekindled. Nature 514: 284-285.


언어 기원 논쟁이 다시 불붙다


유라시아 스텝 지대가 인도-유럽어족(語族) 발생지로 유력해지다.


By Ewen Callaway


아이슬란드인에서 스리랑카인을 위시한 약 30억 명의 사람이 인도-유럽어족(語族)에 속하는 400여 종류 이상의 언어와 방언(方言)을 구사한다. 최근 발표된 두 논문—하나는 고인류(古人類) DNA를 연구한 논문이며, 다른 하나는 새로 구축한 언어 가계도(genealogical tree of languages)에 관한 논문—은 이들 주요 어족의 기원지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대의 스텝 지대를 지목했는데, 이 때문에 오래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학자들은 오랫동안 고대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남아시아 아대륙(亞大陸)의 언어뿐만이 아니라 독일어, 슬라브어, 라틴어를 포함하는 인도-유럽어군을 인식해왔다. 하지만 이들 어족의 기원은 논란에 휩싸여있다.


몇몇 연구자는 약 8,000-9,500년 전에 초기 인도-유럽어가 중동 지역에서 살았던 농부에 의해 퍼져나갔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스텝 지대(Steppe in time)’를 볼 것]. 이와 같은 생각을 대변하는 ‘아나톨리 가설(Anatolian hypothesis)’은 이 지역 출신의 농부가 유럽으로 이주해 그 지역의 수렵채집인 원주민을 대체하거나 이들과 교배했다는 잘 입증된 사실로 뒷받침된다. 2012년, 뉴질랜드(New Zealand) 오클랜드 대학(the University of Auckland)의 진화생물학자인 퀜튼 앳킨슨(Quentin Atkinson)이 이끄는 연구팀은 인도-유럽어의 계보도를 작성했는데, 마찬가지로 이들의 연구도 8,000년보다 더 오래된 시기에 인도-유럽어가 아나톨리 지방에서 기원했음을 시사했다.


아나톨리 가설과 경쟁하는 이론의 경우, 말의 가축화와 바퀴 달린 운송수단의 발명으로 양치기가 자신의 영역을 재빨리 넓히는 게 가능해졌을 때인 약 5,000-6,000년 전 즈음에 인도-유럽어가 유라시아 스텝 지대에서 출현했다고 가정한다. ‘스텝 가설(steppe hypothesis)’ 지지자는 초기 인도-유럽어를 복원했을 때 바퀴 달린 운송수단과 연관된 언어가 포함된다는 사실에 주목하는데, 이것은 중동 지역에 거주하던 농부가 유럽에 도착하고 난 뒤 한참 지나서도 발명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서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에 있는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the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소속 언어학자인 파울 헤가르티(Paul Heggarty)는 “언어학자 대부분이 스텝 가설을 지지해왔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스텝 가설을 향한 비판 가운데 하나가 이 시기에 유라시아 스텝 지대에서 유럽으로 대단위 이주가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2월 10일경에 bioRxiv.org의 프리프린트(preprint) 서버에 게재된 고인류 DNA에 대한 연구 결과가 그러한 간극을 메운다 (W. Haak et al. http://doi.org/z9d; 2015). 미국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의 보스턴(Boston)에 위치한 하버드 의대(Harvard Medical School) 소속 진화유전학자이자 집단유전학자인 데이빗 라이히(David Reich)의 연구팀은 8,000년에서 3,000년 전 사이에 유럽 지역에 걸쳐 살았던 94명의 몸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8,000년에서 7,000년 전 사이에 당시 중동 지역 출신의 농부가 유럽 지역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결과에서 첫 번째 이주가 일어났던 시기에서 몇 천 년이 흐른 뒤에 두 번째 이주가 시작됐다는 증거도 또한 밝혀졌다. 약 5,000년 전에 오늘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일대에서 살았던 얌나야인(Yamnaya)이라 불리는 스텝 지대의 양치기로부터 채취한 DNA가 오늘날 독일 지역에서 발굴한 4,500년 전의 사람들로부터 채취한 DNA와 상당히 일치했는데, 이들은 북유럽 대부분을 아우르는 새김무늬토기 문화(the Corded Ware culture)로 알려진 집단의 구성원이었다. 이러한 유사성을 근거로 “동쪽 변방으로부터 유럽 중심부로의 대단위 이주”가 있었음을 뜻한다고 연구팀은 논문에 기술했다.


얌나야인의 혈통은 현대 유럽인의 유전체에서 살아남았는데, 노르웨이인, 스코틀랜드인, 그리고 리투아니아인과 같은 북유럽인이 그러한 유전적 관계를 가장 강하게 유지하고 있다. 얌나야인이 지리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주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연구자들은 중동 출신의 이주자가 당시 유럽 지역, 적어도 오늘날 독일 지역에 존재하던 집단을 완전히 대체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 이주자가 사용한 언어를 알기란 불가능하지만, 스텝 지대에 위치한 얌나야인의 고향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UC 버클리(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역사 언어학자인 앤드류 개럿(Andrew Garrett)은 “이 연구는 적어도 인도-유럽어족의 다양화를 설명하는 전통적인 스텝 모델의 일부분에 관해서는 매우 잘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앳킨슨 연구팀이 2012년 인도-유럽어족 가계도로부터 얻은 결과를 개럿 연구팀이 고대 인도-유럽어의 대략적인 연령을 고려하면서 재분석했을 때, 그들은 인도-유럽어족의 기원이 약 6,000년 전이라고 추정했는데, 이것은 스텝 가설의 주장과 일치한다 (W. Chang, et al. Language; in the press).


그러나 앳킨슨은 개럿 연구팀의 분석이 라틴어와 고대 아일랜드어와 같은 고대어(古代語)가 공통조상어(共通祖上語)에서 갈라져 나온 분지어(分枝語)가 아니라 현대어의 직접 조상이라고 가정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가정은 이들 언어가 실제보다 더 빨리 진화했던 것처럼 만들어 가장 최근 공통언어(more-recent common language)에 관해 부정확한 주장을 펼칠지도 모른다고 그는 언급한다.


헤가르티는 라이히의 고인류 DNA 연구가 스텝 가설에 대한 최종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얌나야인이 훗날 슬라브어, 독일어 등과 같은 북유럽어로 발전하는 언어를 사용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얌나야인의 언어가 모든 인도-유럽어의 조상이라는 것에는 의문을 품는다. “내게 있어서 이 결과는 스텝 지대의 고인류 집단이 인도-유럽어의 분지어로 말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라이히의 연구팀은 모든 인도-유럽어의 기원이 얌나야인의 이주의 결과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인도와 이란처럼 훨씬 동쪽에서 발굴한 표본에서 얌나야인의 유전적 특징을 발견하는 게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의 진화생물학 연구소(the Institute of Evolutionary Biology) 소속 진화생물학자인 까를레스 랄루에자-폭스(Carles Lalueza-Fox)는 중동과 남아시아의 기후가 고(古) DNA 보존에 좋지 않다고 언급한다. “해당 시간대의 좋은 표본을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림 출처: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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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 년 된 호미닌 두개골이 완전한 형태로 발견되다.


[원제: Complete skull of 1.8-million-year-old hominin found, New Scientist]


19:00 17 October 2013 by Michael Mars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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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출처: New Scientist]


180만 년 전에 살았던 멸종한 호미닌(hominin)에 속하는 완전한 형태의 두개골이 그루지야(Gruziya, 영어로는 Georgia로 표기)에서 발견되었는데, 이제껏 발견된 화석 가운데 가장 초기의 완전한 형태며, 이 화석이 속한 종(種)인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처음에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외형이 다양했음이 확인되었다. 사실, 이 화석의 발견자는 고대 인류 가계도(家系圖)에서 많은 종이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그것은 단순히 호모 에렉투스의 다른 형태일 수도 있다.


이 화석을 연구한 스위스 취리히(Zurich) 인류학 연구소 박물관(Anthropological Institute and Museum)의 마르샤 팬서델리온(Marcia Ponce de León)은 “이것은 이제부터 가장 완전한 성인 두개골이다”라고 말한다. 인류학자는 몇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훨씬 더 오래된 호미닌 화석을 발견한 적이 있었지만, 두개(braincase, 頭蓋), 안면 그리고 아래턱으로 이뤄진 완전한 두개골은 드물다.


이 발견에 관여하지 않은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의 프레드 슈푸어(Fred Spoor)는 “그것은 환상적인 표본이며, 그 시기 동안 보존된 것은 전례가 없다”고 말한다. 비슷한 조건에 있으며 이전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호미닌 유골(遺骨)로는 유명한 투르카나 소년(Trukana Boy) 뼈가 있는데, 이것은 150만 년 되었다.


이 두개골은 그루지야 남부 드매니시(Dmanisi) 현장에서 발굴되었다. 아래턱은 2000년에 발견되었고, 여기에 맞는 두개(頭蓋)는 2005년에 찾았다.


이 두개골은 드매니시 현장에서 다섯 번째로 발견된 가장 잘 보존된 두개골로, 이 발굴 현장에서는 단순한 석기(stone tool, 石器)와 많은 동물의 유골도 발굴되었다. 종합하면, 그 연구를 이끄는 트빌리시(Tbilisi) 그루지야 국립박물관(Georgian National Museum)의 다빗 로드카파니야지(David Lordkipanidze)에 따르면, 그 두개골은 급진적인 생각을 시사한다.


모두가 하나의 종(種)이다?


로드카파니야지와 그의 동료는 새로 발견된 두개골이 이 시기 동안 공존(共存)했었다고 여겨지는 많은 호미닌 종이 사실은 호모 에렉투스라 불리는 하나의 종이며, 이것은 호모 에렉투스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단순히 외형적으로 더욱 다양하다는 생각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팀은 다섯 구의 드매니시 호미닌 사이에서 나타나는 안면 차이를 측정했다. 그들 모두는 대략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살았으므로, 이것은 호모 에렉투스 개체군(個體群) 사이의 변이 정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그들은 드매니시 개체군을 같은 시기에 살았던 고대 아프리카 호미닌에 속하는 다양한 화석과 비교했으며, 현대 인류와 침팬지를 대조군(control group, 對照群)으로 사용했다.


호미닌 화석이 현대 인류 및 침팬지와 분명히 다를지라도, 그 분석 결과로 나머지 화석이 다양성 있는 하나의 분류군(分類群)으로 구별됨을 발견했는데, 이것은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와 호모 루돌펜시스(Homo rudolfensis) 같은 호미닌이 단순히 호모 에렉투스에 속함을 뜻한다.


연구팀 구성원인 스위스 취리히 인류학 연구소 박물관의 크리스토프 졸리코퍼(Christoph Zollikofer)는 “우리는 200만 년 전에 다양한 종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운을 떼며 “하지만 종 사이를 구분할만한 충분한 화석 증거가 우리에게 없다”고 말한다.


아니다, 아마도 그렇지 않다.


다른 인류학자는 이들의 주장을 납득하지 못한다. 슈푸어는 드매니시에서 출토된 표본이 모두 호모 에렉투스며 그 종이 다양함에는 동의하지만, 모든 아프리카 화석이 호모 에렉투스에 속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는 로드카파니야지의 분석은 심지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genus Australopithecus)에 속하는 훨씬 더 유인원과 닮은 호미닌이 호모 에렉투스 분류군에 포함됨을 지적한다. 그래서 새로운 분석 결과가 사람 종 사이에서 나타나는 더욱 미묘한 형태 차이를 파악하지 못했음은 놀랍지 않다.


영국 런던 국립 자연사 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크리스 스트링어(Chris Stringer)는 “이들 초기 아프리카 화석 가운데 일부는 합리적으로 다양한 호모 에렉투스 종에 연결될 수 있다는 그들의 생각이 들어맞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인간 진화의 가장 초기 단계에 관한 심오한 기록이 있는 커다란 대륙이며, 확실히 200만 년 전보다 앞서 거기에서는 종 수준의 다양성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는 초기 ‘사람’ 화석 모두가 진화 중인 호모 에렉투스 계통으로 무리 없이 합쳐질 수 있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의구심이 든다.”


그 연구팀의 주장은 호미닌 화석 기록은 불완전하며 인류학자는 하나의 표본에 근거해 종 전체를 억지로 정의하려 든다는 가정에 부분적으로 기초하는데, 이것은 종종 불완전하다. 슈푸어는 여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말한다.


슈푸어는 “모든 것이 신발장에 어울린다(everything fits in a shoebox)라는 대중적 믿음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화석 기록은 매우 좋다. 수백 개의 화석이 있다.” 적어도 호모 에렉투스의 것으로 알려진 30개의 완전한 두개(頭蓋)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호모 에렉투스는 곳곳에 있다.


연구팀의 급진적 주장은 의심받고 있지만, 새롭게 발견된 두개골은 호모 에렉투스의 중요성과 성공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호미닌은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에서 진화했다고 생각되고, 호모 에렉투스는 넓은 의미에서 아프리카를 떠난 첫 사람 종으로 간주되며, 이것은 현대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것보다 오래전 일이다.


로드카파니야지는 “드매니시의 호미닌은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 존재하는 사람 속의 가장 초기 형태를 대표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대 인류와 비교했을 때, 그들은 작은 뇌를 가지며 단지 가장 단순한 도구만 제작할 수 있었다. 이것은 그들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데 그 어떠한 엄청난 지적 능력이 필요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180만 년 전, 또 다른 전 세계적인 하나의 종이 있었다”라고 졸리코퍼는 말한다. 호모 에렉투스는 오스트레일리아나 아메리카 대륙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지만, 그곳을 제외하고 그들은 지구의 대륙 대부분에 정착했다. 또한, 호모 에렉투스로부터 인도네시아 제도의 플로레스(Flores) 섬에서 발견된 매우 작은 ‘호빗’이 아마도 출현했을지도 모른다.


새롭게 발견된 두개골은 호모 에렉투스가 두개골의 몇몇 측면이 다른 것보다 앞서 변하는 모자이크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우리에게 말한다고 슈푸어는 언급한다. 두개(頭蓋)의 형태가 가장 먼저 변했는데, 새로운 두개골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호모 에렉투스와 같은 두개(頭蓋) 모양을 나타낸다. “안면과 치아는 처음에는 호모 하빌리스와 더 유사한 형태인 채였다”라고 그는 말한다. 나중에, 호모 에렉투스는 더 작은 안면과 더 작은 턱을 가졌다.


Journal reference: Science, DOI: 10.1126/science.1238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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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호수가 우리 조상의 뇌를 키웠는가?


[원제: Did Africa’s Great Lakes boost our ancestors’ brains?, New Scientist]


23:00 16 October 2013 by Bob Holmes


[그림 출처: New Scientist]


과거 2백만 년 동안 이루어졌던 인류 진화의 위대한 전성기는 아프리카 대륙의 사바나(Savannah) 지역이 아니라 같은 대륙의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Great Rift Valley)에 위치한 호수에서 진행되었을지도 모른다. [1] [2] 이번 주에 [PLOS ONE에] 출판된 이러한 독창적 의견은 종분화(speciation, 種分化)에서 뇌 크기의 엄청난 증가까지 초기 인류의 진화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모든 발전이 왜 아프리카 동부에서 발생했던 것처럼 보이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인류학자는 점점 변덕스러워지는 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과거 몇백만 년 동안 매우 크고 강력한 뇌가 초기 인류 또는 호미닌(hominin)에서 진화했으리라 추측해왔다. [3] 그러나 이 가설을 시험한 연구의 결론은 불분명했는데, 아마도 이들 연구 대부분이 대양(大洋)으로 유입해 심해(深海) 퇴적물 안으로 들어간 마른 대지의 부유분진(airborne dust, 浮游粉塵) 양의 추세를 연구하는 것처럼 지구 또는 대륙 규모의 기후 측정을 이용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신,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고기후학자(paleoclimatologist, 古氣候學者) 마크 매즐린(Mark Maslin)과 그의 동료인 맨체스터 대학(University of Manchester)의 수잰 슐츠(Susanne Shultz)는 리프트 밸리에서 호수의 존재 여부가 그곳에 살았던 호미닌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함으로써 지역적 접근을 시도했다.


매즐린의 직감은 인류 진화에서 중요한 시기이자 극도로 변화무쌍했던 260만, 180만, 100만 년 전이라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에 위치한 대형 호수에서 격변(激變)이 있었던 시기와 일치했다는 것이다. 광대한 지역에서 모여든 강우(降雨)가 이 계곡을 통해 상대적으로 작은 분지(盆地)를 향해 모여들기 때문에, 이들 호수는 강우량에 매우 민감하며 기후에 따라 그 규모가 팽창하거나 사라진다.


“이들 호수는 적은 강우량에도 급격히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이 지역의 분지는 기후 변동에 증폭기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매즐린은 말한다. 또한, 그는 이들 대형 호수 덕분에 주변 대지가 수풀로 더욱 우거지고 생산성이 더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호수의 변천


자신의 견해를 시험하기 위해, 매즐린은 슐츠와 함께 지난 5백만 년 기간에 해당하는 지구 및 지역 기후 기록을 수집했으며, 여기에 리프트 밸리 호수의 존재 여부 기록을 보충했다. 그러고 나서, 이 기후 기록을 초기 사람 종(種)의 출현과 멸종, 그리고 인간 뇌 크기 변화와 비교했다.


매즐린과 슐츠는 호수가 급격히 변천하는 시기 동안 일어났던 가장 중요한 진화적 사건 때문에 리프트 밸리에 있는 호수의 존재가 지구 또는 지역 기후보다도 인간 진화를 더 잘 예측함을 발견했다.


특히, 호미닌의 다양성은 약 190만 년 전 6종으로 정점에 달했는데, 이 시기는 리프트 밸리 호수의 유동(流動)이 정점에 막 달했을 때다. 이 시기는 또한 사람속(genus Homo, -屬)이 처음으로 출현했고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출현과 더불어 뇌 크기에 엄청난 도약이 있다는 특징으로 두드러진다.


강우량 변화와 맞물려 그 변화 정도를 증폭하는 호수 크기의 격변으로 당시의 호미닌은 더 건조하고 더 혹독한 시기가 수없이 교차하는 시기를 수반하는 매우 험난한 생태적 도전에 직면했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더 커진 뇌를 포함한 생태적 혁신과 새로운 종의 출현이 이 지역의 호미닌에서 일어났던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근거로 아프리카 다른 지역에 살았던 호미닌에서는 왜 뇌 크기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는지 설명할 수 있다고 매즐린은 말한다.


매즐린과 슐츠의 연구는 지구 기후보다는 지역 기후의 변화를 진화적 변화와 연결하기 때문에 진일보(進一步)한 것이다. “우리는 기후 변화가 실제로 인류에게 끼친 수준에 진지하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캐나다 밴쿠버(Vancouver)에 있는 사이먼 프레이져 대학(Simon Fraser University)의 마크 칼러드(Mark Collard)는 말했다.


불행히도, 호미닌 화석의 표본 수가 적어 이러한 명백한 추세를 더 자세히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메즐린과 슐츠는 방목 가축 및 육식동물 등과 같은 다른 포유류에서도 호수의 격변과 동일한 연관성을 나타내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들 동물의 진화 역사를 앞으로 연구하기로 계획했다. “호수 크기의 변화가 정말 중요한 과정이라면, 우리는 호미닌 이외의 종에서 그러한 연관성을 볼지도 모른다”라고 슐츠는 언급한다.



역자 주


[1] 아시아 남서부 요르단(Jordan) 강 계곡에서 아프리카 대륙 동남부 모잠비크(Mozambique)까지 이어지는 세계 최대의 지구대(地溝帶).

[2] Rift valley는 본래 두 개의 평행한 단층으로 둘러싸인 좁고 긴 계곡인 열곡(裂谷)을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아프리카 동부에 위치한 지명을 가리키므로 따로 번역하지 않았다. 그레이트 리프트 밸리에 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음 링크를 참조하라. [Great Rift Valley, Kenya in Wikipedia]

[3] (1) 호미닌(hominin): 사람아과(subfamily Homininae) 사람족(tribe Hominini)에 속하는 구성원으로 사람과 침팬지의 공통조상인 파니니족(tribe Panini)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속(genus Homo)과 지금은 멸종한 사람 분기군의 다른 구성원을 포함한다. (2) 호미니드(hominid): 사람과(family Hominidae)에 속하는 [침팬지와 고릴라 같은] 판속(genus Pan), 고릴라속(genus Gorilla), [오랑우탄 같은] 퐁고속(genus Pongo), 사람속을 포함한 영장류 분류군의 구성원을 가리키는 집합적 용어다. 하지만 이 용어는 침팬지보다 사람에 더 가까운 [지금은 멸종한] 사람의 근연종과 더불어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3) 호미노이드(hominoid): 사람상과(superfamily Hominoidea)에 속하는 구성원을 가리키는 용어로 최근의 호미니드, 긴팔원숭이 그리고 성성잇과 유인원과 [신생대 중신세에 살았던 멸종한 원시 아프리카 영장류인 프로콘술(Proconsul)과 중신세와 선신세에 걸쳐 살았던 원시 아프리카 영장류인 드리오피테쿠스아속(subgenus Dryopithecus) 등의] 조상형을 포함한다. (4) 호미나인(hominine): 사람아과에 속하는 구성원을 가리키는 용어로 성성잇과와 분리된 이후 독립적으로 진화한 모든 계통을 가리키는데, 여기에는 고릴라속, 판속, [멸종한 사람의 근연종을 포함한] 사람속이 포함된다. [출처: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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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기(stone tool, 石器)와 같은 정교한 도구 제작과 그것을 사용하는 능력은 초기 호미니드(Hominid) 진화와 고유한 문화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이러한 양상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속(genus, 屬)과 같은 멸종한 호미니드와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호모 아파렌시스(Homo aparensis),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 하이델베르크인(Homo heidelbergensis), 네안데르탈인(Neandertal 또는 Homo neanderthalensis), 데니소바인(Denisovan) 그리고 고대 호모 사피엔스(archaic Homo sapiens) 등과 같은 고대 인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라 불리는 현생 인류의 탄생에서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진화사(進化史)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호미니드 역사에 있어서 도구의 발전이 비약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직립 보행(bipedalism, 直立步行)으로 해방된 두 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더불어 점점 커지는 뇌 용적량도 역시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이러한 요인들이 서로 동반 상승효과가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림 1. (왼쪽) 이집트 독수리(Neophron vulture 또는 Egyptian Vulture) [출처: 위키피디아], (가운데) 느시아 제비류 가운데 Cariama cristata라는 학명의 동물 [출처: 위키피디아], (오른쪽) 흰목꼬리감기원숭이(capuchin monkey) [출처: 위키피디아].



도구 사용이 인류 진화의 역사에서 중요했음은 분명하지만, 도구 사용이 꼭 호미니드에게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집트 독수리(Neophron vulture 또는 Egyptian Vulture)는 타조 알 같은 크기가 매우 큰 알(egg)을 깨기 위해 (보통 둥근 모양의) 조약돌을 부리에 물고 알에 톡톡 내리치는 과정을 알이 깨질 때까지 반복한다 [5] [그림 1, 왼쪽].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에서 서식하는 검은 다리 세리에마(Red-legged Seriama, 학명: Chunga burmeistrei) 새 같은 느시아 제비(Cariama)류는 먹이인 뱀, 도마뱀, 개구리, 새, 곤충 등을 잡아다 통째로 삼키기 쉽게 하려고 바위에다가 계속 내리친다 [6] [그림 1, 가운데]. 그리고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전역에 분포하는 흰목꼬리감기원숭이와 같은 세부스 속 (genus Cebus) 원숭이는 먹이인 견과류(堅果類)나 게(crabs) 그리고 조개류 등의 단단한 껍질을 깰 때 돌을 사용한다 [7] [그림 1, 오른쪽]. 이러한 사례 외에도 많은 생명체가 먹이를 잡아먹거나 어떤 다른 목적을 위해 주변에 있는 물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2]. 그러므로 단순히 도구만 사용하는 것이라면 호미니드와 다른 생명체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고 무방하다. 그러나 도구의 다양성과 복잡성 그리고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도구를 제작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창조성 등을 고려한다면 지구 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생명체도 호미니드를 따라올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림 2. (왼쪽) 침팬지(chimpanzee, 학명: Pan troglodytes) [출처: 위키피디아], (오른쪽) 보노보 원숭이(bonobo, 학명: Pan paniscus) [출처: 위키피디아].



그렇다면 현생 인류와 진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유연관계에 있는 자매군(sister group, 姉妹群)이며 판 속(genus Pan)에 속하는 유인원(類人猿)인 침팬지(chimpanzee, 학명: Pan troglodytes)와 보노보 원숭이(bonobo, 학명: Pan paniscus)는 어떨까? [그림 2] 약 6백50만 년 전에 현생 인류와의 공통 조상(common ancestor, 共通祖上)에서 분지(divergence, 分枝)한 침팬지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먼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Côte d´Ivoire)에 위치한 고대 침팬지의 유적에서 4천3백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가 발견되는데, 이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했음을 뜻한다 [8, 9]. 실제로 침팬지는 흰개미를 잡아먹을 때 커다란 막대기를 사용해 땅을 판 다음 작은 막대기로 흰개미를 사냥한다고 알려졌으며, 최근에 아프리카 세네갈(Senegal)에서 서식하는 침팬지가 이빨로 날카롭게 다듬은 창으로 부시베이비(bushbaby)라는 작은 동물을 사냥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9]. 약 2백만 년 전에 침팬지와의 공통 조상에서 분지한 보노보 원숭이도 감자나 고구마 동과 같은 영양 줄기 식물을 파먹을 때 나뭇가지를 사용하며, 견과류 같은 단단한 먹이를 부술 때도 돌 위에 견과류를 올려놓고 다른 돌로 내리치기도 한다 [1]. 도구 사용의 다양성과 복잡성 측면에서 이들 두 영장류(靈長類)가 앞에서 언급한 다른 동물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 두 영장류가 고대 호미니드의 다른 점은 바로 창조적으로 도구를 제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말로 그럴까? 적어도 그런 모습은 지금까지 관찰된 적이 없다.



 

그림 3. (왼쪽) 보노보 원숭이 칸지(Kanzi)가 석기를 제작하는 모습. (오른쪽) 고대 인류가 사용한 구석기 유물. 올도완 시대의 것이다 [4] [출처: Annual Reviews of Anthropology].



구석기 시대를 연구하는 고고학자(palaeolithic archaeologist)와 인지 심리학자(cognitive psychologist)로 구성된 협동 연구팀은 칸지(Kanzi)란 이름의 12살 된 수컷 보노보 원숭이에게 석기 제작법과 사용법을 1997년부터 1999년까지 2년간 가르쳤다 [3]. 이 연구의 주요 목적은 칸지가 돌을 깨는 방법과 칸지가 만든 석기의 형태를 조사 및 연구하는 것이었다. 연구가 진행되면서 칸지의 석기 제작 능력은 점점 나아졌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칸지가 만든 석기에 고대 호미니드의 석기 유물과 같은 양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3]. 하지만 이후에도 연구는 계속되었고 보노보 원숭이 칸지는 계속해서 석기 제작을 연마(硏磨)했다. 이 당시 판-바니샤(Pan-Banisha)라는 암컷 침팬지도 같이 교육받았고 칸지와 함께 이번 실험에 참여했으며 그 결과도 같은 논문에 언급되었지만, 필자의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기로 하겠다.


2012년 현재, 30살이 된 칸지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이 사이에 석기 제작법만 배운 게 아니라 언어 교육도 같이 받았다 (인지 심리학자가 참여한 연구였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과거로 다시 돌아가 보자. 1999년 당시 칸지는 밧줄에 매달리거나, 상자에 또는 가죽 안에 담긴 먹이를 획득하기 위해 자신이 배운 석기 제작법으로 도구를 제작했다 [1, 3]. 그런데 칸지가 해결한 문제와 같은 상황은 칸지가 포획되기 전에 살았던 자연 상태에서는 좀처럼 드문 일이었다. 그래서 연구팀은 될 수 있으면 칸지가 과거 살았던 서식지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연구팀은 통나무 상자 안에 먹이를 넣어 쉽게 열지 못하도록 닫아놓거나 다양한 상태의 흙더미 아래에 먹이를 숨겼다. 물론, 연구팀은 먹이를 숨기기 전에 그곳에 먹이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 안에서 먹이를 빼내라든지 하는 그 어떠한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다만 칸지가 하는 행동을 관찰할 뿐이었다 [1].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칸지는 연구팀이 숨겨 놓은 먹이를 빼내기 위해 행동을 개시했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통나무 안에 숨겨진 먹이를 빼내려는 과정에서 칸지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취했다. (1) 통나무를 커다란 돌멩이로 내리쳤다. (2) 통나무를 시멘트 바닥 또는 바위 위에다 내리쳤다. (3) 막대기를 통나무 상자 틈에 집어넣으려고 했다. (4) 석기를 제작해 그것으로 드릴처럼 구멍을 뚫거나(drilling), 송곳처럼 찍어 내리거나(wedging), 깎아 내리거나(chopping), 긁거나(scraping), 자르는(cutting) 모습을 보였다. 최후에는 (5) 온 힘을 다해 헐거워진 통나무 상자를 열어 먹이를 꺼냈다 [1]. 통나무 상자 안에서 먹이 꺼내기 실험을 24번 반복하면서 칸지의 문제 해결 능력은 점점 나아졌다. 그 과정 중에 칸지는 무려 156개에 달하는 여러 가지 석기 도구를 제작했는데, 그 가운데 60여 개에 해당하는 것이 어떤 특정 목적(예를 들면, 구멍 뚫기, 긁기, 틈 사이로 집어넣기, 자르기 등)에 사용한 석기 도구였다 [1].



그림 4. 보노보 원숭이 칸지가 통나무 상자를 열기 위해 제작한 다양한 형태의 석기 도구. 1~4는 통나무에 구멍을 낼 때 칸지가 제작하고 사용한 석기 도구이며 5는 통나무 상자를 긁을 때 사용한 석기 도구이다 [1]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SA].



땅을 파서 먹이를 찾는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이 나타났다. 칸지는 토양 상태에 따라 사용하는 도구를 달리했다. 부드러운 모래에 먹이가 숨겨져 있을 때에는 그냥 손으로 먹이를 파냈지만, 진흙 안에 숨겨져 있을 때에는 나뭇가지로 흙을 파냈으며, 딱딱한 토양 안에 있을 때에는 (실험이 반복되면서) 상황에 맞는 석기를 제작해 땅을 파 먹이를 찾아냈다 [1].


이 연구 결과가 뜻하는 바가 무엇일까? 필자는 앞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창조적으로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생명체는 지금까지 호미니드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침팬지와 보노보 원숭이 같은 영장류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창조적으로 제작하는 모습이 지금까지 관찰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 실험은 (비록 훈련받긴 하지만) 보노보 원숭이 칸지도 어떤 곤란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총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에도 문제 해결을 위해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석기 도구를 제작하는 능력이 있음을 분명히 보였다. 진실로 칸지가 제작한 석기 도구는 지금까지 영장류 사회에서 한 번도 그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창조 과정이었다 [1].


더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바로 칸지가 통나무 상자를 열기 위해 석기로 나무에 낸 생채기 양상이 지금까지 보고된 고대 인간 속이 만들어낸 그것과 매우 유사하단 사실이다 [1]. 고대 호미니드가 자신의 석기 도구로 낸 흔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기록은 에티오피아(Ethiopia) 보우리(Bouri)에서 발굴된 약 2백50만 년 된 소뼈에 새겨진 흔적으로, 고대 호미니드가 뼈 안에 든 골수(marrow, 骨髓) 성분을 먹거나 뼈에서 살을 발라내기 위해 도구를 사용했음을 뜻하며 [1, 10], 이런 상황은 어찌 보면 칸지가 도구를 사용해 통나무 상자 안에 있는 먹이를 빼낼 때랑 비슷한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다 [1] [그림 5]. 그리고 칸지가 제작한 석기 도구들은 전반적으로 2백60만~1백70만 년 전 사이에 있었다고 생각되는 구석기 시대 올도완(Oldowan) 문화에 속하는 석기 양상과 유사하다 [1, 11] [그림 3, 오른쪽; 그림 4]. 칸지가 제작한 석기와 올도완 문화의 것으로 고대 호미니드가 사용한 석기 유물의 모양을 비교해보자. 정말 비슷하지 않은가? 연구팀은 이런 결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판 속 영장류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호모 하빌리스와 비슷한 구부러진 손가락을 갖고 있고 올도완 석기를 제작한 존재라고 알려진 호모 플로렌시엔시스(Homo floresiensis)와 유사한 손목뼈와 두개골 용적을 나타낸다고 했을 때, 칸지가 통나무 상자에 낸 생채기 흔적과 2백50만 년 전 고대 인류가 석기로 낸 흔적 사이의 유사성은 의미 있다. 따라서 우리 연구팀은 판 속 영장류가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낸 흔적이 뼛조각 유물에 나타난 초기 생채기 흔적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제안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얻은 연구 결과는 판 속 영장류와 인간 속 영장류의 최근 공통 조상에도 우리 실험에서 관찰된 것과 같은 도구 사용의 발달 과정이 있었으리라 제안한다.” [1, 12]



 

그림 5. (왼쪽) 보노보 원숭이 칸지가 자신이 제작한 석기 도구로 통나무 상자에 낸 생채기 패턴 [1] [출처: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SA]. (오른쪽) 에티오피아 올두완에서 발굴한 소뼈 유물 사진. 그림 아래의 확대한 사진에서 석기 등으로 자국 낸 흔적이 선명히 드러난다 [10] [출처: Science].



물론 연구팀이 내린 “판 속 영장류와 인간 속 영장류의 최근 공통 조상에도 … 도구 사용 발달 과정이 있으리라”는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생명체 진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 收斂進化)의 예처럼 판 속 영장류의 도구 사용과 인간 속 호미니드의 도구 사용은 두 속의 최근 공통 조상에는 없었지만, 두 속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난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연구를 진행한 협동 연구팀의 결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심장하며 몇 가지 새로운 화두(話頭)를 던진다. 첫째, 보노보 원숭이 칸지는 자신이 창조적으로 습득한 석기 제작법을 자기 동료—그것이 같은 연구소에서 어느 정도 교육받은 보노보 원숭이든 전혀 교육받지 않은 동족이든 상관없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가? 둘째, 칸지가 자손을 낳는다면 자손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해줄 수 있는가? 이 두 가지는 문화 전수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한 번쯤 품을 수 있는 생각으로, 몇백만 년이라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고대 호미니드가 자신의 문화를 발전시켜 온 실재적 과정이며, (어찌 보면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습성은 오늘날 현생 인류에서도 명백히 (그리고 더욱 정교하게) 드러난다. 어쨌든, 이런 질문을 던진다는 것 자체는 매우 흥미롭고 어떻게 보면 의미 있는 일이지만, 불행히도 우리가 그런 모습을 바로 목격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몇 년에서 몇십 년 또는 몇백 몇천 년 이상을 요구하는 오랜 과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우리 인간도 바로 그런 식으로 진화해 오늘에 이르렀으니까 말이다.


참고 문헌
[1] Roffman I, et al. 2012. Stone tool production and utilization by bonobo-chimpanzees (Pan paniscus). Proc Natl Acad Sci USA. 109: 14500-14503. [링크] : 필자가 이 글에서 핵심적으로 다루는 논문이다. 조만간 공공에 무료로 공개되니 관심 있는 사람은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2] Tool use by animals. Wikipedia. [링크]
[3] Schick K, et al. 1999. Continuing investigations into the stone tool-making and tool-using capabilities of a bonobo (Pan paniscus). J Archaeol Sci. 26:821–832. [링크]
[4] Toth N, et al. 2009. The Oldowan: The tool making of early hominins and chimpanzees compared. Annu Rev Anthropol. 38:289–305. [링크] : 초기 호미니드와 침팬지 사이의 도구 제작에 관한 소개 글로 읽어보면 좋다.
[5] Egyptian Vulture. Wikipedia. [링크]
[6] Seriemas. Birds and Beyond. [링크]
[7] Capuchin monkey. Wikipedia. [링크]
[8] Mercader J, et al. 2007. 4,300-Year-old chimpanzee sites and the origins of percussive stone technology. Proc Natl Acad Sci USA. 104: 3043-3048. [링크]
[9] Chimpanzee. Wikipedia. [링크]
[10] de Heinzelin J, et al. 1999. Environment and behavior of 2.5-million-year-old Bouri hominids. Science. 284:625–629. [링크]
[11] Oldowan. Wikipedia. [링크]
[12] “Given that Pan has curved finger phalanges similar to those of australopithecines/Homo habilis and wrist bones and cranial capacity similar to those of Homo floresiensis, makers of Oldowan stone tools, the similarity between the wear patterns observed on KZ’s logs and those seen in early Homo artifacts from 2.5 mya is significant. Our experiments thus suggest that the wear patterns resulting from the various tool uses by Pan can be used to help decipher the earliest wear patterns preserved on bones. Therefore, our results reinforce the evidence for early Homo traits in Pan, and suggest that the potential for the development of the observed tool use existed in the last common ancestor of Pan and Homo.” [1]에서 참조한 논문에서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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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Nedanderthal)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만~3만 년 전 유럽과 서아시아 일대에 살았던 멸종된 호미니드(hominid)다 [1]. 고인류학 기록으로 추정했을 때 약 20만 년 전에 현생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아프리카에서 처음 출현했고 약 4만 3천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크로마뇽인(Cro-Magnon)인이라 불리는 고대인류 화석이 유럽에서 발견되었다는 점을 참작한다면, 지구 역사 어느 시점에 아프리카 바깥으로 이주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후예, 특히 네안데르탈인이 어떤 식으로든 현생인류와 접촉했을 것이란 사실을 상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2, 3]. 그렇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혹시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직계조상(direct ancestor, 直系祖上)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관계, 특히 네안데르탈인이 오늘날 인류의 직계조상인지는 인류학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흥미로운 관심사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이에 대한 많은 (격렬한) 논의가 오고 갔다. 그런 가운데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 형태학적 비교(morphological comparison, 形態學的比較) 연구를 근거로 몇 가지 가설이 제시되었다 [4]. (1) 네안데르탈인은 현대 유럽인의 직계조상이다. (2)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직계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대 현생인류와의 유전적 혼합, 즉 교미(交尾)를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오늘날 인류에게 전해줬을 것이다. (3)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완전히 다른 종으로 오늘날 인류에 그 어떤 유전적인 기여(genetic contribution)도 하지 않았다.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할까? 이 물음에 답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왜냐하면, 아주 먼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모든 사람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명확히 재구성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몇십 년 전 일도 제대로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한데, 하물며 몇 만 년 전 지구에서 일어난 일은 오죽할까? 그러나 제한적이며 단편적인 증거라 할지라도 차곡차곡 모아 객관적으로 분석한 다음 공정하고 신뢰할만한 수준의 분석 방법으로 당시의 상황을 논리적으로 추리해 낼 수 있다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수준까지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과학적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연구 사업(Neanderthal genome project)에 대한 최근 동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유전자를 직접 들여다보는 것만큼 생명 진화의 흐름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물론 화석 및 유적 발굴 등을 통한 문화사적 또는 비교해부학적 연구도 무시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인류 진화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이러한 연구 성과 덕분이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고대인류 유전자 분석을 통한 과거로의 여행은—만일 우리가 그것을 확보했다고 가정할 때—전통적인 연구법으로는 쉽사리 결론 내리기 어려운 여러 가지 논쟁을 해결하는데 상당한 일조를 할 수 있다.


필자의 글은 영국 요크 대학(University of York) 마이클 호프라이터(Michael Hofreiter) 박사가 2011년도 『인간 생물학(Human Biology)』에 게재한 「인간 혈통의 초안 작성하기: 네안데르탈인 유전체는 우리에게 인류 진화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가? 2010년도 그린의 논문에 대한 논평(Drafting Human Ancestry: What Does the Neanderthal Genome Tell Us about Hominid Evolution? Commentary on Green et al. 2010)」이라는 소개 논문(review article)을 기반으로 구성되었지만 [5], 필요하다 판단되는 경우에는 호프라이터의 논문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도 본문 안에서나 또는 참조 형식을 빌어 될 수 있으면 자세히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 몇 번에 걸쳐 이 글을 쓸 예정이다. 언제 이 여정이 끝날지는 잘 모르겠지만,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연구에 관한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다 보면 여러분은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가설, 즉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유전적 흐름에 대한 가설 중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가장 그럴싸한지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1. 네안데르탈인 vs. 현생인류 — 아종인가? 별종인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세 가지 존재한다. 그리고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의 분류학적 위치를 어디다 두느냐는 문제와도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한다. 즉, 이 논쟁은 네안데르탈인을 현생인류의 별종(distinct species, 別種)인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로 분류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종(subspecies, 亞種)인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sapiens neanderthalensis)로 봐야 한다는 주장 사이의 학문적 대립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전자의 시각이 전체적으로 우세한 편이라 할 수 있다 [1]. 예를 하나 들어보자.


1999년 포르투갈(Portugal) 아브리고 도 라가 벨로(Abrigo do Lagar Velho)에서 4살 된 아이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연도 측정 결과 지금으로부터 약 2만 4천 5백 년 전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인류 아이의 화석이었다. 두아르떼(Cidália Duarte)의 발굴팀은 두개골(cranium, 頭蓋骨), 하악골(mandible, 下顎骨), 치열(dentition, 齒列) 등과 같은 아이의 유골을 비교해부학적 분석법을 동원해 자세히 분석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포르투갈 라가 벨로에서 발굴한 2만 4천5백 년 전에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4살 된 아이는 현대 유럽인과 네안데르탈인의 해부학적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아이는 고대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유전적 혼합(admixture, 混合)으로 태어난 혼혈이다” [6]. 이 주장은 당시 일반적인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시각, 즉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다른 종이다” 또는 “과거 어느 시점에 현생인류는 유전적 혼합 없이 네안데르탈인을 대체했다”는 보편적인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파격 그 자체였다.


그리고 같은 연도 동일 학술지에 미국 자연사 박물관(the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관장(curator, 館長)인 고인류학자 이언 태터설(Ian Tattersall)이 (어떻게 보면 매우 냉소적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논평(Commentary, 論評)을 기고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7]. 두아르떼의 분석은 “상당히 용감하고 상상으로 가득한 해석”이지만, 고인류학자 다수가 보기에 입증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아 보인다 [the analysis by Duarte et al. of the Lagar Velho child’s skeleton is a brave and imaginative interpretation, of which it is unlikely that a majority of paleoanthropologists will consider proven]. 좋게 말해서 이런 식이지 태터설의 논평 전반은 두아르떼의 분석과 해석에 상당히 부정적이며 시니컬한 논조로 일관했다. 실제로 여기에는 중대한 오류가 하나 있다. 바로 고대인류 아이의 연령이 4세라는 사실인데, 성체가 아닌 성장 과정 중에 있는 아이를 현생인류 일반의 해부학적 특징과 비교해 어떤 결론—아이의 유골은 네안데르탈인과 고대 현생인류 사이에 잡종(hybrid, 雜種)이 있었음을 시사한다—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제법 무리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이것 이외에도 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의 잡종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비교해부학적 견해 몇몇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재조사 결과 전형적인 네안데르탈인 또는 현생인류의 유골을 잘못 분석해 내린 결론이거나 또는 연도 측정이 잘못 이루어져 일어난 해프닝임이 훗날 밝혀졌다 [7]. 어쨌든,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다른 종이며 잡종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 대부분 우세한 가운데 이를 더욱 뒷받침하는 유전학적 증거가 1980년대 이후 현대인류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계통분석 연구에서 다수 발표되었다. 사실 이 연구는 단순히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 또는 직계조상 여부를 파악하기 위함이 아니라, 현대인류의 기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밝히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른바, 아프리카 기원설(African origin hypothesis 또는 Out-of-Africa hypothesis)과 다지역 기원설(Multiregional origin hypothesis)로 대변되는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한 가설 중 어느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한지를 판단하는데 그 의도가 할 수 있다고 하겠다 [8]. 하지만 현대인류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는 결과적으로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다른 별개의 종이며 현생인류에게 그 어떤 유전적 기여(genetic contribution)도 하지 않은 채 멸종했다”라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2. 현생인류 기원에 대한 비교유전학적 고찰


서두(序頭)에서 언급했듯이 이 글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관계에 대해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찌 보면 삼천포로 빠지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 유전체를 논의하기 전에 현생인류 기원을 살펴보는 것도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관계에 대한 어떤 객관적 판단을 내리는 데 나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 전에 몇 가지 사전 설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다루는 내용 상당 부분은 유전학적 지식이 있어야만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어려운 내용을 다루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길 바란다. 어차피 이쪽은 내 전문 분야도 아니니 나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잠시 설명할 예정인 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예비 학습은 아주 최소한의 개념만 주로 다뤘다. 혹시라도 더 많이 알고 싶은 독자는 참고 문헌에 딸린 내용을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면 건전한(?) 지식이 필요한 법이니 명심하도록 하자.


1) 유전학이 쉬웠어요 — 본문을 이해하기 위한 유전학적 배경 지식


소제목이 이상한가? 모 광고에서 회자되는 카피라이트라 한 번 써봤다. 더불어 못하는 게 없으신 전능하신 지도자 각하도 불현듯 생각나서 “유전학이 쉬웠어요”란 표현을 한 번 써봤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유전학을 해봐서 아는데”란 표현이 적절해 보이기도 하지만, 존경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이래 봬도 난 그분을 미친 듯이 사랑한다. 왜 있잖은가? 사랑이 너무 지나치면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한다고. 농담이다. 어쨌든, 유전학이 쉬울 리는 절대로 없다. 그래도 쉽다고 자기최면을 걸면 쉽지 않을까? 이것도 농담이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은가? 농담이 너무 길어지는데, 아무래도 이 글은 인류진화를 유전학적 측면에서 바라보는지라 글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생물학적 지식이 필요하다. 진정 “유전학이 쉬웠어요”라고 생각하는 독자는 그냥 넘어가도 좋다.


멸종한 생명체를 포함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대부분은 DNA(deoxyribonucleic acid)를 유전물질(genetic material, 遺傳物質), 즉 유전정보 매개체(媒介體)로 사용한다 [9]. 동물의 DNA는 세포핵(nucleus, 核) 안에 존재하는 핵 DNA(nuclear DNA)와 세포의 직접적 에너지원인 ATP(adenosine triphosphate) 대부분을 합성하는 세포 소기관(organelle, 細胞小器官)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안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 DNA(mitochondrial DNA 또는 줄여서 mtDNA라고 한다) 등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0]. 핵 DNA는 또한 상염색체(autosomal chromosome, 常染色體)와 성염색체(sex chromosome, 性染色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상염색체는 성별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 염색체를 통상 일컬으며 인간은 모두 22쌍(전체 44개)을 가지고 있다. 성염색체는 개체(individual, 個體)의 성별을 결정하는 인자(factor, 因子)로 인간은 X와 Y 두 가지 성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XY와 XX라는 성염색체 조합으로 남성과 여성의 성별이 각각 결정된다.


그렇다면 이들 DNA는 어떤 식으로 부모세대에서 자손세대로 전달될까?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유전(maternal inheritance, 母系遺傳)으로 성별과 관계없이 자손에게 전달된다 [11, 12]. 즉, 모든 자손은 부계 혈통이 아니라 모계 혈통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물려받는다. 따라서 어머니, 할머니, 증조할머니, 고조할머니, 고조할머니의 어머니 등등 몇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도 미토콘드리아 DNA의 조상은 오직 한 단일 계통만 존재한다. 이것은 사람이든 침팬지든 개든 식물이든 동일한 유전 현상으로 미토콘드리아라는 소기관을 가진 생명체라면 예외 없이 적용되는 불변의 법칙이다. 이와는 달리 Y 염색체는 부계유전(paternal inheritance, 父系遺傳)으로 자손세대에 전달된다. 자손세대라고 해서 모든 자손에게 전해지는 것도 아니다.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아버지의 Y 염색체는 오직 아들에게만 전달된다 [13]. 따라서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의 아버지 등등으로 계속 거슬러 올라가면 Y 염색체의 조상은 미토콘드리아와 마찬가지로 단일 계통에 도달하게 된다. 예외가 있다면 이것은 남자만 적용된다는 사실 정도다. 덧붙여 자손의 성별은 아버지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것은 정자와 난자 등의 생식세포(reproductive cell, 生殖細胞)를 형성하는 감수분열(meiosis, 減數分裂) 과정 전반을 살펴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5]. 예를 들어, 체세포분열(mitosis, 體細胞分裂)과 달리 감수분열에서는 전체 염색체 수가 반으로 나뉘어 정자와 난자 같은 딸세포(daughter cell)에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성염색체도 감수분열 과정에서 반으로 나뉘는데, XX 성염색체 쌍을 가진 여성은 오직 X 염색체만을 가진 난자를 만드는 반면, XY 성염색체 쌍을 가진 남성은 X 또는 Y 염색체를 가진 두 가지 종류의 정자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DNA와 Y 염색체 그리고 남성의 성염색체 가운데 어머니로부터 유전 받는 X 염색체를 제외하면, 여성의 두 X 염색체와 상염색체 전부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서 같은 확률로 자손에게 전달된다.


2) 현생인류 기원에 대한 두 가설 — 다지역 기원설과 아프리카 기원설


분자생물학 실험 기법이 발전하기 전에 진화를 설명하기 위한 수단은 매우 한정적이었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기원을 파악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론은 고고학적 증거와 비교해부학적 분석 등으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의미 있는 가설과 객관적으로 유효한 해석이 많이 제안되었지만, 그만큼 가타부타를 결정하기 어려운 격렬한 논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분자생물학·유전학 지식의 혁신적인 축적은 오랫동안 끌어왔던 논쟁을 종식하는데 상당한 일조를 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과학 기술적 혁신은 인류 기원에 대한 논쟁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물론 과거의 논쟁이 고대 그리스 희극처럼 대승적으로 마무리되면 더 큰 쓰나미가 우리 앞에 나타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지만 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생인류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제안된 가설로 다지역 기원설아프리카 기원설이라 불리는 두 가지 주장이 존재한다 [8]. 다지역 기원설의 핵심은 꽤 오래전부터 논의됐지만, 용어 자체는 1988년 인류학자 밀포드 월포프(Milford Wolpoff)가 아프리카 기원설을 반박하는 「현대인류의 기원(Modern Human Origins)」이란 제목의 논문을 『사이언스(Science)』에 기고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6, 17]. 이 가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최초의 인간종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약 2백5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전 세계로 퍼졌으며 각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고대 호모 사피엔스가 현대인류의 직접적 조상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18]. 따라서 이 가설은 아프리카에서 이주해온 호모 에렉투스 집단이 각 지역에 정착에 독자적인 진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으며,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고대 호모 사피엔스 종이 나중에 독자적으로 진화한 호모 에렉투스 종과 유전적 혼합을 거쳤을 수도 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지역에 따라 인종적 다양성이 달리 나타났을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네안데르탈인의 출현은 다지역 진화설에서 주장하는 인류 진화의 한 경향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이 가설을 확장한다면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고대인류가 오늘날 인류의 직계조상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 정확히 말하자면 월포프가 다지역 기원설을 『사이언스』에 발표하기 바로 얼마 전에 크리스 스트린져(Chris Stringer)와 피터 앤드류스(Peter Andrews)가 같은 학술지에 「현대인류 기원에 대한 유전학적 그리고 화석 증거(Genetic and Fossil Evidence for the Origin of Modern Humans)」이란 제목으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19]. 이 가설에 따르면 오늘날 현생인류, 즉 고대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직접적 조상은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 처음으로 나타났고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계속 진화해오다가, 7만~5만 년 전 사이에 아프리카 이외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해 결국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던 다른 종류의 호미니드(예를 들면 네안데르탈인이나 각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를 거듭해온 호모 에렉투스의 진화적 후손 등)를 (어떤 식으로든) 대체하게 되었다는 식이다.


일단 두 가설은 호모 에렉투스가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진출한 최초의 인간 종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異見)이 없다. 그러나 다지역 기원설이 오늘날 현대인류가 있게 한 인류의 아프리카 대륙 외부로의 진출이 단 한 번—최초 인간 종인 호모 에렉투스의 엑소더스(Exodus)—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아프리카 기원설은 첫 번째 엑소더스가 아니라 가장 최근의 엑소더스—즉 20만 년 전 아프리카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진화한 호모 사피엔스 종의 아프리카 외부로의 진출—가 오늘날의 현대인류를 존재하게 한 궁극적 원인이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느 가설이 자연사적 진실에 가장 가까울까? 현재까지 축적된 비교해부학적·유전학적 연구 결과 대부분은 애석하게도(?)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고 있으며, 특히 현생인류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는 오늘날 지구 상에 존재하는 인간 대부분이 단일 조상 개체군에서 비롯되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초기 비교유전학 연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3) 미토콘드리아 이브설(Mitochondrial Eve hypothesis) ― 고인류학과 유전학과의 첫 만남


일반적으로 인류유전학(human genetics, 人類遺傳學)에서 미토콘드리아 이브(Mitochondria Eve)는 현생인류의 모계 쪽 가장 최근 공통조상(most recent common ancestor 또는 MRCA)을 가리킨다 [20]. 즉, 모든 현대인류는 아주 오래전에 아프리카에서 살았던 한 명의 여성에게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물려받았음을 가리키는 상징적 용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명의 여성”이라는 표현을 오해하면 안 된다. 이브(그리고 뒤에서 다룰 아담이라는 용어)는 어느 특정 개인을 지칭하는 게 아닌 대상이 바뀔 수 있는 상징적 표현으로 현대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어떤 개체군(population, 個體群)에 속한 여성(들)을 뜻함을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한 명이 아니라 동일한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가진 개체군(집단)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 쪽 직계조상인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존재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일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아니, 미래에도 불가능할지 모른다. 물리학자들이여 어떻게 좀 안 되겠니? 따라서 우리는 ‘그’의 존재를 오직 엄밀한 과학적 추론을 통해 확인할 수밖에 없으며, 이때 사용 가능한 가장 유용한 수단은 (이미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바로 미토콘드리아 DNA다.


일반적으로 어떤 종의 진화적인 계통사(genealogical history, 系統史) 또는 계통수(genealogical tree, 系統樹)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는 다음과 같은 이점이 있다 [11, 21, 22]. 첫째, 미토콘드리아 DNA는 핵 DNA보다 돌연변이가 몇 배는 더 빨리 축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유전자 풀(gene pool)의 다양성(diversity, 多樣性)을 파악하는데 적절하다 [23]. 두 번째,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유전으로 자손에게 전달되며 핵 DNA에서 흔히 일어나는 재조합(recombination, 再組合)이 관찰되지 않기 때문에 개체군 및 종의 종류와 상관없이 서로 다른 개체(군)를 비교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24]. 셋째, 우리 몸 안에는 대략 1016개에 달하는 미토콘드리아 DNA가 존재하며, 바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핵 DNA처럼 세포 또는 조직(tissue, 組織)의 분화(differentiation, 分化) 과정에 염기서열이 뒤바뀌거나 소실될 일이 없으므로 한 개체의 모든 미토콘드리아 DNA는 원칙적으로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미토콘드리아 DNA는 매우 낮은 유효집단 크기(effective population size)를 보이며 이배체(diploid, 二倍體)로 기능하는 핵 DNA와는 달리 마치 반수체(haploid, 半數體)인 것처럼 행동한다 [25]. 요약하자면 미토콘드리아 DNA는 세대를 거듭하더라도 자체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유전자와 섞일 가능성이 없으며 오직 모계유전을 통해서만 자손세대에 전달되기 때문에, 어떤 종 또는 개체군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 (genetic relationship, 類緣關係)—특히 모계 혈통을 중심으로 한 관계—를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25].


인류학에 유전학을 접목한 최초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이브설”은 1987년과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 연구를 통해 하나의 정론으로 자리 잡았으며, 더불어 스트린져와 앤드류스가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주장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21, 22].


먼저, 「미토콘드리아 DNA와 인류의 진화(Mitochondrial DNA and human evolution)」란 제목으로 레베카 칸(Rebecca Cann), 마크 스톤킹(Mark Stoneking), 앨런 윌슨(Allan Wilson)이 1987년 『네이쳐(Nature)』에 발표한 논문은 다섯 지역의 지리적 개체군(geographic population)을 대표하는 145개의 태반(placenta, 胎盤) 표본과 두 가지 세포주(cell line, 細胞株)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해 지리적 분포에 따른 인간의 진화적 유연관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21, 26]. 이를 위해 그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 누적(accumulation of mutation) 정도를 측정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오늘날과 같이 시퀀싱 분석법(sequencing analysis)을 통한 염기서열의 직접 조사가 힘들었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특정 염기서열의 DNA를 인식해 자를 수 있는 제한효소(restriction enzyme, 制限酵素) 단백질을 이용한 지도작성법(restriction mapping)을 도입해 각 표본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 DNA의 돌연변이 정도를 동정(同定)했고, 그 결과를 분석해 개체 사이의 돌연변이 정도와 이에 따른 진화적 유연관계를 간접적으로 분석·비교했다 [27]. 결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매우 복잡하고 어려우므로 생략하도록 하자. 더불어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을 쉬운 말로 풀어쓰기엔 내 능력이 너무 많이 모자란다. 미안하다. 어쨌든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어떤 여성, 즉 현생인류의 조상이라 할 수 있는 개체군에 속한 어떤 여성(들)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결론에 대해 적지 않은 논란—주로 다지역 기원설을 지지하는 쪽에서 제기된 논란—이 있었다 [22]. (1) 제한효소를 이용한 간접적인 분석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전체 염기서열 변화 또는 돌연변이 정도를 반영하지 못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당시 기술 수준에서 시퀀싱 분석법으로 DNA 염기서열을 직접 분석하기란 쉽지 않았으며, 가능했다 하더라도 엄청난 비용 문제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었다. (2)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주장하면서도 아프리카인 미토콘드리아 DNA라며 사용한 표본 대부분은 아프리카 원주민이 아니라 실제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얻은 것이며 표본 크기[20개]도 너무 작다 [26]. (3)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 공통조상을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 계보에 위치시킬 때 사용한 중앙점 방식(midpoint method, 中央點方式)이 분석 방식으로 적절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으므로 평가를 할 수 없지만, “inferior method”라고 표현한 것을 보니 아마도 이 분석법이 별로 적절치 않은 모양이었다. (4)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 기원이 아프리카임을 추론할 때 통계적 타당성(statistical justification, 統計的妥當性)을 검증하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들은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에 대한 MRCA의 생존 시기를 단순히 약 20만 년 전으로만 기술했지 오차범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5) 인간 미토콘드리아 DNA의 진화율(evolution rate, 進化率)을 산출할 때 적절한 보정(calibration, 補正)을 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침팬지와 인간 사이의 진화율 등과 같은 적절한 레퍼런스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1년 『사이언스』에 「아프리카 개체군과 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진화(African Populations and the Evolution of Human Mitochondrial DNA)」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같은 그룹의 논문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문제점을 보완해 좀 더 엄밀하고 정확한 결론을 내놓았다 [22]. 우선 1991년도 연구는 제한효소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분석한 1987년 연구와는 달리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서열 중 돌연변이율(mutation rate, 突然變異率)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초가변영역(hypervariable region, 超可變領域) 두 군데의 돌연변이 여부를 시퀀싱 분석법으로 직접 확인했다. 그리고 선행 연구가 오직 20개의 (그것도 대부분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서 얻은) 아프리카 표본만을 다룬 것과는 달리, 전체 표본 189개 중 121개가 사하라 사막 이남에 거주하는 아프리카 원주민의 것이었다 [28]. 또한, 인간의 미토콘드리아 DNA 계보도를 작성할 때 중앙점 방식이 아닌 외군 비교법(outgroup comparison method, 外群比較法)을 사용했으며 (저자들은 이 방식을 “superior method”라고 불렀다), 이 과정에서 침팬지의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서열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더불어 미토콘드리아 DNA의 지리적 기원(geographical origin)을 특정(特定)할 때에도 이전보다 엄밀한 통계 처리를 적용했다.


어쨌거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좀 더 확실해졌을 뿐이다. 1987년 논문의 결론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다듬어졌다. 현생인류의 미토콘드리아 DNA는 아프리카에서 살던 고대인류 개체군의 어떤 여성(들)에게서 비롯된 게 확실하며 생존 시기는 24만 9천~16만 6천 년 전 사이로 추정된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1987년 연구에서는 아프리카 표본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관찰할 수 없었지만, 1991년 연구는 121개라는 아프리카 표본 덕분에 과거에는 찾을 수 없었던 어떤 경향성을 아프리카 표본 내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프리카 바깥에서보다 아프리카 안에서 미토콘드리아 DNA의 염기서열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관찰되었다는 사실이다.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필자는 고인류학 전공이 아니므로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겠지만, 더불어 진화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떤 유의미한 가설을 내리기는 어렵다. 다만 한 가지 추론할 수 있는 것은 오늘날 현대인류에게 나타나는 인종적 다양성은 고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바깥으로 진출하기 전 아프리카 대륙 내에서 어느 정도 확립되었으며, 이들 유전적 다양성(특히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의 다양성)을 가진 여러 호모 사피엔스 개체군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가 나타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 누군가가 이런 가설을 벌써 내놓았겠지 내 주제에 무슨. 아무튼, 아프리카 대륙 이외의 지역보다 아프리카 내에서 미토콘드리아 DNA의 다양성이 더 크다는 사실은 오늘날 상황과 견주었을 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4) Y 염색체 아담설(Y-chromosome Adam hypothesis) —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에 대한 또 다른 증거


앞의 두 사례는 현생인류의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중심으로 추론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유전으로 자손세대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우리가 미토콘드리아 DNA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부모세대 중 오직 모계혈통에 대한 유전자 흐름뿐이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을 한 번 가정해보자. 임의의 개체군 A가 있다. 그리고 다른 쪽에는 개체군 A와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포함한) 유전자 풀이 다른 개체군 B가 있다. 이때 개체군 B에 속한 남성(들)이 개체군 A에 유입해 개체군 A의 여성과 만나 자손을 낳았다. 이 자손을 C라고 하자. 자손 C는 개체군 A 여성의 유전자 반과 개체군 B 남성의 유전자 반을 유전 법칙에 따라 전달받았다. 그런데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개체군 A와 B 사이의 인적 접촉이 완전히 끊겼으며 이후로 개체군 A에는 개체군 B의 유전자가 더이상 유입하지 않았다. 개체군 A의 여성과 개체군 B의 남성의 자손으로 태어난 C(또는 C와 동일한 처지에 놓인 혼혈 자손들)는 오직 개체군 A 안에서 배우자를 찾아야만 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개체군 A의 가계도를 구축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DNA를 대상으로 유연관계를 분석했다.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과거의 사건, 즉 개체군 A 여성과 개체군 B 남성이 만나 혼혈인 자손 C가 태어났다는 사실과는 상관없이 모두 개체군 A에 대한 미토콘드리아 DNA만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미토콘드리아 DNA의 계보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현생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가설에 신빙성을 더하려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아닌 다른 증거도 필요하다. 이쯤에서 아담을 소환을 필요가 있다. 성경에서는 태초에 아담이 먼저 존재했고 아담의 갈비뼈로 이브가 탄생했지만, 고인류학의 세계에서는 이브가 먼저 태어났다.


성경에 아담과 이브가 있듯이 아프리카 기원설에도 아담과 이브가 있다. 하나는 앞에서 “미토콘드리아 이브”란 이름으로 이미 소개했다. 남은 것은 아담, 바로 “Y 염색체 아담”이다 [29]. Y 염색체 아담(또는 Y-MRCA)은 현생인류 남자의 가장 최근 공통조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할 점! 아담과 이브라 해서 꼭 같은 시기에 존재할 이유는 없다. 성경이 상징과 은유의 복합체인 것처럼 우리의 유전적 조상인 미토콘드리아 이브와 Y 염색체 아담도 아주 먼 과거에 살았음 직한 유전적 직계조상일 뿐이다. 더불어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한 명이 아닌 것처럼 Y 염색체 아담도 단 한 명만 가리키는 것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1995년 『네이쳐』에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는 「인간 Y 염색체에 대한 최근 공통 계보(A recent common ancestry for human Y chromosome)」라는 제목으로 인간 Y 염색체의 MRCA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0]. 미토콘드리아 DNA 연구처럼 몇백 개에 달하는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연구하지는 않았다. 오직 아프리카인 8명, 오스트레일리아인 2명, 일본인 3명, 유럽인 2명과 침팬지 4마리라는 합계 19개체에서 추출한 Y 염색체 표본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부계유전을 통해서 바라본 현생인류의 기원이 전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 DNA라는 모계유전과 매우 유사한 경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Y 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에서 마이클 해머는 주로 다음과 같은 특징에 초점을 맞췄다. 핵 DNA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전이할 수 있는 DNA 조각을 일반적으로 트랜스포존(transposon)이라 부른다 [31]. 인간 염색체에는 다양한 종류의 트랜스포존이 존재하는데, 해머는 그 중 300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 알루(Alu) 요소를 일차적인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더불어 해머는 알루 요소의 끝 부분에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아데닌 핵산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지점의 길이도 관측했는데, 일반적으로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Y 염색체의 특정 염기 서열 위치에서 자주 나타나는 단일 염기 변이 다형성(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으로 줄여서 SNP라고 한다, 單一鹽基變異多形性)의 변이 정도를 관찰함으로써 개체 혹은 개체군에 따른 진화적 유연관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32].


그 결과 재미있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현존하는 생명체 중에서 침팬지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진화적 유연관계를 보인다. 즉, 침팬지와 인간은 지금으로부터 약 6백만 년 전에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왔고, 두 분지 중 하나는 다양한 진화 경로를 거치며 오늘날 인류가 있게 한 진화의 흐름을 있게 했으며 다른 하나는 약 2백만 년 전에 진화적으로 다른 길을 걷게 된 침팬지와 보노보라는 두 영장류의 기원이 되었다. 그런데 침팬지의 Y 염색체와 아프리카 원주민 일부에서는 알루 요소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바로 침팬지와 현생인류의 Y-MRCA, 즉 Y 염색체에 대한 공통조상이 알루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말한다. 따라서 어떤 남성의 Y 염색체에서 알루 요소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진화적으로 최근—그럼에도 최소 몇백 몇천 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진화의 역사에서는 매우 짧은 축에 속한다—에 일어난 일이라 추측할 수 있다. 더불어 인간과 침팬지 유전체의 유사성이 대략 90% 정도고 이들 두 종 사이의 Y 염색체 유사성은 대략 70%라는 점을 상기하자 [13]. 이것은 인간과 침팬지가 공통조상에서 분지한 이후 Y 염색체에서 유달리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암시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분석에 사용한 인간 Y 염색체 표본 사이에서는 돌연변이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것은 호모 사피엔스의 Y 염색체가 어떤 이유 때문에 현재까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결과적으로 오늘날 인류가 최근에 하나의 단일 개체군에서 주로 기원했음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증거가 된다. 또 하나 유심히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바로 미토콘드리아 DNA와 마찬가지로 Y 염색체의 염기서열 다양성이 아프리카 바깥쪽 개체군(즉, 오스트레일리아인 2명, 일본인 3명, 유럽인 2명)보다 아프리카 내 개체군(아프리카인 8명)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게 관찰되었다는 사실로, 현생인류의 전반적인 진화 정도가 아프리카 외부로 확산하기 이전에 매우 빨리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의 Y 염색체 아담이 생존했던 시기로 대략 18만 8천 년 전(오차범위9만4천년)으로 측정되었는데, 이것은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생존시기와 상당히 일치한다. (훗날 독립적으로 시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다른 생존시기를 제안했다 [29].)


자! 이제 우리는 다음과 같은 환호성을 내지를 수 있다. “우리의 유전적 직계조상인 미토콘드리아 이브와 Y 염색체 아담께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우리가 전 세계로 퍼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열심히 진화의 과정을 몸소 체험하고 계셨다.” 멋지지 아니한가?


5) 상염색체에 존재하는 현생인류 기원의 증거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미토콘드리아 DNA와 Y 염색체에만 있지는 않다. 상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에서도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증거가 다수 제시되었다. 일례로 1996년 『네이쳐 지네틱스(Nature Genetics)』에 「미소부수체의 다양성은 현생인류의 최근 아프리카 기원을 지지한다(Minisatellite diversity supports a recent African origin for modern humans)」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연구는 매우 높은 빈도의 유전적 변이(變異)를 보이는 인간 유전자좌(locus, 遺傳子座)의 다양성을 측정함으로써 현생인류의 기원과 이동을 조사했다 [33]. 그 결과 비아프리카계 현대인류가 아프리카계 인류보다 상염색체 부분에서 훨씬 더 큰 다양성이 나타남을 확인했는데, 앞의 두 사례에서 고대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기원했음을 상기한다면 이 결과는 아프리카에서 비롯된 현생인류 개체군이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으로 점점 확산하면서 상염색체 DNA에 유전적 변이가 발생했음을 뜻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가 된다.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아프리카 내부로 인류가 대규모 이동을 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 또한 1996년 『사이언스』에 「CD4 유전자좌의 연관불균형에 대한 전 지구적 패턴과 현생인류의 기원(Global Patterns of Linkage Disequilibrium at the CD4 Locus and Modern Human Origins)」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논문도 앞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지지하는 또 다른 증거를 내놓았다 [34].


이렇게 1987년 칸과 윌슨의 비교유전학적 기법을 이용한 인류학 연구와 1988년 스트린져와 앤드류스가 제시한 현생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에서 비롯된 현대인류의 진화적 흐름을 추적하는 연구는 오늘날에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기원설에 대한 일종의 반발로 제안된 월포프의 다지역 기원설은 전체적으로 현생인류의 기원을 설명하기에는 근거도 빈약할뿐더러 이론적 취약점도 많아서 현재로서는 가설의 신빙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거라면 대략 ‘망’이다 OTL.


3. 아프리카 출신의 현생인류 그리고 네안데르탈인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에 대해 논하기 위한 사전 떡밥(?)으로 현생인류의 기원에 대한 가설, 특히 아프리카 기원설에 대해 대략 살펴봤다. 앞에서도 반복적으로 언급했지만, 아프리카 기원설과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비교해부학적·비교유전학적 연구 및 가설은 공통적으로 다음 내용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대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던 어느 개체군에 직접적인 유전적 뿌리를 두고 있다. 더불어 이 주장에는 다음과 같은 숨은 뜻도 있다. 현대인류의 유전자는 전적으로 약 20년 전 아프리카에서 살던 호모 사피엔스 개체군에서 비롯된 것이며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호모 에렉투스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한 (오늘날에는 멸종한) 다른 종의 인간은 이 유전자 흐름에 아무 기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 것일까? 다시 말하자면 아프리카 기원설에서 주장하는 대로 현대인의 유전자에는 그 어떤 고대인류의 유전자 흔적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또는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종, 즉 현대인류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니라고 100% 주장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앞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증거를 꼼꼼히 살펴보자. 우선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혈통으로부터 자손세대로 전달되므로 부계혈통에서 전달되는 유전자 흐름을 관찰할 수 없다는 한계를 앞에서 언급했다. 그렇다면 네안데르탈인 아버지와 고대 현생인류 어머니 사이에 (성적 접촉으로 인한) 어떤 유전적 결합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네안데르탈인/현생인류 잡종이 실제로 존재했다고 가정했을 때,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대상으로 한 접근법으로는 이 부분에 관해 확인할 길이 없다. Y 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유전학 연구도 마찬가지다. 현생인류 아버지와 네안데르탈인 어머니 사이에 현생인류/네안데르탈인 잡종이 태어났다면 Y 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접근법은 오직 현생인류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Y 염색체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상염색체를 대상으로 한 비교유전학 연구는 어떨까? 미토콘드리아 DNA나 Y 염색체 연구보다는 좀 더 자세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존재한다. 우리에게는 현생인류와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고대인류의 유전자, 즉 고대인의 DNA 염기서열이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아무리 현대인류를 대상으로 비교유전학 연구를 백날 해봤자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을 조사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더불어 60억 이상에 달하는 전 지구 인류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 작업에 성공에 어떤 결론을 도출해 냈다고 하더라도 인류의 진화 또는 기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어떤 레퍼런스, 즉 고대인류의 신뢰할만한 유전자 정보가 없다면 어떤 결론을 추론해도 여전히 부족한 점투성이다. 따라서 현생인류가 다른 멸종한 인간 종과의 아무런 유전적 혼합 없이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전 지역으로 퍼졌다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주장하든, 혹은 어느 정도의 유전적 혼합은 있었다는 절충론을 제안하든, 아니면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의 직계조상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계속 밀고 나가든 상관없이 이 모든 것을 단번에 꿰뚫어 버릴만한 필요조건은 바로 그러한 가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검증하며 기각할 수 있는 증거, 곧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오늘날 멸종한 고대인류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하는 일이다.



참고문헌


[1] Neanderthal. Wikipedia [링크]
[2] Homo sapiens. Wikipedia [링크]
[3] Cgo-Magnon. Wikipedia [링크]
[4] Krings M, et al. 1997. Neandertal DNA Sequences and the Origin of Modern Humans. Cell 90: 19-30. [링크]
[5] Hofreiter M. 2011. Drafting Human Ancestry: What Does the Neanderthal Genome Tell Us about Hominid Evolution? Commentary on Green et al. (2010). Hum Biol 83: 1-11. [링크]
[6] Duarte C, et al. 1999. The early Upper Paleolithic human skeleton from the Abrigo do Lagar Velho (Portugal) and modern human emergence in Iberia. Proc Natl Acad Sci USA 96: 7604-7609. [링크]
[7] Tattersall I, and Schwartz JH, et al. 1999. Hominids and hybrids: The place of Neanderthals in human evolution. Proc Natl Acad Sci USA 96. 7117-7119. [링크]
[8] Human evolution. Wikipedia [링크]
[9] 여기서 “대부분”으로 표현한 이유는 RNA(ribonucleic acid)를 유전물질로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꼬마선충(nematode 또는 학명으로 Caenorhabditis elegans)에는 부모 세대에서 후천적으로 획득한 형질(trait, 形質)을 자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일종의 라마르크 유전(Lamarckian genetics) 메커니즘이 존재하는데, 이때 유전 정보 매개체가 바로 RNA다. 그럼에도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 생명체—바이러스는 논외로 하자—는 예외 없이 DNA를 유전물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인류의 진화를 유전학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데 있어서 RNA를 배제한 채 DNA만 고려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10] 식물에는 동물과 달리 광합성 반응이 일어나는 세포 소기관인 엽록체(chloroplast, 葉綠體)가 있다. 이 소기관에도 엽록체 DNA(chloroplast DNA)가 존재한다.
[11] Mitochondrial DNA. Wikipedia [링크]
[12] 미토콘드리아. 위키피디아 [링크] : 미토콘드리아(단수: mitochondrion, 복수: mitochondria)는 진핵생물(eukaryote, 眞核生物) 세포 안에 있는 중요한 세포 소기관으로 여러 유기물질에 저장된 에너지를 산화적 인산화 과정(oxidative phosphorylation process)을 통해 생명 활동에 필요한 주요 에너지원인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합성하는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질의 25%를 차지하지만, 세포 기능 및 역할과 주변 환경에 따라 그 크기와 수가 다양하게 변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자체적으로 DNA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세포 소기관과 달리 이중막 구조(double-membraned organization)로 되어 있어 공생진화설(Endosymbiosis, 細胞內共生說)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인식되고 있다. [더 읽을거리를 찾는다면 여기(#1) 또는 여기(#2)를 클릭!]
[13] Y chromosome. Wikipedia [링크] : Y 염색체는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 포유류에서 성별을 결정하는 성염색체 두 가지 중 하나다. 인간의 Y 염색체는 약 5천만 개 염기쌍(base pair)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오직 아버지에서 아들로만 유전된다. 인간과 침팬지의 Y 염색체 염기서열을 비교했을 때 대략 30% 정도의 차이(difference, 差異)를 보인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인간과 침팬지 유전체가 전반적으로 94%가량 유사성(similarity, 類似性)이 있음을 고려한다면 [14], 인간 유전체(genome, 遺傳體) 가운데 Y 염색체가 상대적으로 진화가 빨리 일어난 부분 가운데 하나임을 뜻한다. 더불어 Y 염색체는 다른 염색체와 비교했을 때 4.8배라는 매우 높은 돌연변이율(mutation rate, 突然變異率)을 나타내고 있다.
[14] Chimpanzee. Wikipedia [링크]
[15] Meiosis. Wikipedia [링크] : 감수분열(meiosis, 減數分裂)은 생식세포를 만들기 위한 진핵생물의 세포 분열 형태 중 하나이다. 어떤 생명체의 전체 염색체 수를 2n이라 한다면 감수분열로 형성된 난자와 정자는 각각 n개의 염색체 수를 가지게 된다. 이들 생식세포가 수정(fertilization, 受精) 과정을 통해 하나로 합치게 되면, 2n개의 염색체 수를 가진 자손이 형성된다. 이와는 달리 일반적인 세포분열을 뜻하는 체세포분열은 몇 번을 분열해도 전체 염색체 수는 2n개로 동일하다.
[16] Wolpoff MH, et al. 1988. Modern human origins. Science 241: 772-774. [링크]
[17] Wolpoff MH, et al. 2000. Multiregional, not multiple origins. Am J Phys Anthropol 112: 129-136. [링크]
[18] 여기서 아메리카 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제외하도록 하자. 이 대륙에 인류가 유입한 시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 Stringer CB and Andrews P. 1988. Genetic and fossil evidence for the origin of modern humans. Science 239: 1263-1268. [링크]
[20] Mitochondrial Eve. Wikipedia [링크]
[21] Cann RL, et al. 1987. Mitochondrial DNA and human evolution. Nature 325: 31-36. [링크]
[22] Vigilant L, et al. 1991. African populations and the evolution of human mitochondrial DNA. Science 253: 1503-1507. [링크]
[23] 유전자 풀(gene pool)은 주어진 유성생식 집단의 유전자 전체를 의미한다.
[24] Genetic recombination. Wikipedia [링크] : 유전자 재조합(genetic recombination, 遺傳子再調合)은 DNA와 같은 유전물질이 복제 과정에서 원래 서열과는 다르게 뒤바뀌는 일련의 과정이다. 여러 가지 원인과 메커니즘이 있지만, 유전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수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조합 현상인데, 이러한 메커니즘은 자손세대가 부모세대와는 다른 유전자 조합을 갖도록 해 대립형질(allelomorphic character, 對立形質)의 발현빈도(expression frequency, 發現頻度)를 다르게 함으로써 다양성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
[25] 유연관계(genetic relationship, 類緣關係)는 생물학에서 개체(군)의 표현형, 유전형 등의 특성이 어느 정도 가까운가를 나타내는 관계를 뜻한다.
[26] 1987년 『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사용된 표본은 다음과 같다. 태반 조직 145개 중 98개는 미국, 나머지는 오스트레일리아와 파푸아 뉴기니에서 얻었다. 분석에 사용한 세포주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유래한 HeLa와 남아프리카 쿵족(!Kung, 사하라 사막 이남 보츠와나[Botswana]와 나미비아[Namibia]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의 조직에서 배양한 것으로 알려진 GM3043이다. 인종 분포는 다음과 같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계통(20개), 중국·베트남·라오스·필리핀·인도네시아·통가 등의 아시아 계통(34개), 유럽·북아프리카·중동 등 코카시안 계통(Caucasian)(46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21개), 파푸아 뉴기니 원주민(26개). 아프리카 표본 20개 중 단지 2개만이 실제로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태어난 사람의 것이고, 나머지 18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에서 얻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핵 유전자(nuclear gene)를 제한효소 지도작성법으로 분석했을 때 코카시언의 특징을 보이기는 했지만, 18개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표본 중 12개에서 아프리카 원주민의 미토콘드리아 DNA와 같은 제한효소 위치표지(restriction site marker, 制限酵素位置標識)를 나타냈기 때문에 연구팀은 자신들이 사용한 아프리카 미토콘드리아 DNA가 아프리카 원주민을 사실상 대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7] 제한효소와 제한효소를 이용한 유전자 지도 작성법은 다음을 참조하라. [링크 #1, 링크 #2]
[28] 189개 표본 중 121개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 거주하는 개체군에서 얻은 것으로 쿵족 25개, 헤레로족(Herero, 보츠와나) 27개, 나론족(Naron, 보츠와나) 1개, 하드자족(Hadza, 탄자니아[Tanzania]) 17개, 요루반족(Yoruban, 나이지리아[Nigeria]) 14개, 아프리카 동부의 피그미족(East Pygmics, 자이레[Zaire]) 20개, 아프리카 서부 피그미족(Western Pygmics, 중앙아프리카공화국[Central African Republic]) 17개를 포함한다. 나머지 68개 가운데 파푸아 뉴기니인은 20개,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1개, 유럽인은 15개, 아시아인은 24개,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8개를 포함한다.
[29] Y-chromosomal Adam. Wikipedia. [링크]
[30] Hammer MF. 1995. A recent common ancestor human Y chromosomes. Nature 378: 376-378. [링크]
[31] Transposon. Wikipedia [링크]
[32]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Wikipedia [링크]
[33] Armour JA, et al. 1996. Minisatellite diversity supports a recent African origin for modern humans. Nat Genet 13: 154-160. [링크]
[34] Tishkoff E, et al. 1996. Global patterns of linkage disequilibrium at the CD4 locus and modern human origins. Science 271: 1380-1387.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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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전공—참고로 내 전공은 생물학이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류학(anthropology, 人類學)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인류학이 생물학을 위시해 여러 가지 학문 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상당히 포괄적인 학문이며, 특히 인간 진화과정을 연구하는 분야는 진화생물학(evolutionary biology, 進化生物學) 또는 고생물학(palaeontology, 古生物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나의 관심이 인류학 쪽으로 가는 것도 그리 이상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인류학에 대해 관심을 두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인류학이라는 학문이 인간 그 자체를 연구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과거 인류의 조상 혹은 공통조상을 가지는 인류의 다른 가지(branch)는 어떻게 해서 멸망했을까? 수많은 물음이 인류학과 관련된 책과 논문을 읽으면서 지속해서 떠오르는 가운데, 내가 공부한 부분을 한 편의 글로 정리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이다. 이 글에 나와 있는 내용이 전부 내가 작성한 것은 아니지만—사실 문장 또는 문단 자체를 인용해서 짜깁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글귀와 문장 하나하나가 가지는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많은 논문과 근거를 찾으려고 노력했는데, 왠지 이것 덕질인 듯 한 기분이 들지만, 이미 시작했으니 그냥 올리기로 하겠다. 에잇! 조교한테 너 전부 베껴 쓴 게 아니냐는 욕만 안 먹으면 돼!!! (-_-;)


1. 네안데르탈인: 간략한 소개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 man)은 약 60만~2만 5천 년 전 신생대(the Cenozoic era, 新生代) 홍적세(the Pleistocene epoch, 홍적세) 중기~후기 무렵에 살았던 인간 속(genus Homo, 人間屬)의 멸종된 호미니드(hominid)로 현생인류(modern human, 現生人類) 바로 전 단계에 살았던 종(species, 種)으로, 인류 진화 과정 중 가장 늦은 단계에 살았던 원시 호미니드(primitive hominid)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1, 2, 3, 4] 네안데르탈인을 계통분류학상 어디에 놓을지는 연구자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는 학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네안데르탈인을 현생인류(Homo sapiens)의 아종(subspecies, 亞種)이라 주장하는 쪽은 네안데르탈인은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sapiens neanderthalensis)라 부르며, 별개의 호미니드 종이라 판단하는 진영에서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라고 명명한다. [1] 특히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와 별개의 종이라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유전자 비교분석을 통한 계통분류 분석(phylogenetic analysis) 연구에서 네안데르탈인의 미토콘드리아 DNA(mitochondrial DNA 또는 mtDNA)가 현생인류와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과 두 종 사이의 조직학적/형태학적 차이를 들어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의 아종임을 부정하고 있다. [5, 6, 7, 8] 그러나 최근 진행하고 있는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프로젝트(Neanderthal Genome Project) 연구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의 종간교배(interbreeding, 種間交配)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는데, 이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생식적으로 완전히 격리되어 있지 않았을 개연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9, 10]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향후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림 1. 네안데르탈인 모습을 복원해 그린 첫 번째 그림 (헤르만 샤프하우젠) (왼쪽) [출처: Wikipedia]. 네안데르탈인의 삶을 재현한 모습 (오른쪽). [출처: Daily Mail]. Mathilda’s Anthropology Blog에 가면 네안데르탈인의 모습을 복원한 다양한 사진을 볼 수 있다. [링크]



고고학적인 기록으로 볼 때 그들의 기본적인 행위와 능력은 현생인류보다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네안데르탈인 두뇌가 현생인류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네안데르탈인 두뇌가 현생인류보다 작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출토된 유골을 재구성한 비교해부학적 연구 결과, 네안데르탈인 두뇌는 현생인류와 비슷하거나 좀 더 크다는 것이 밝혀졌다. [1, 11] 더불어 네안데르탈인은 인류 진화과정 중 한 구성원에 속하지만, 해부학적 특징이나 그 출현시기에서 초기 현생인류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네안데르탈인은 초기 현생인류와 더불어 비교적 최근까지 존재했으며, 멸종한 다른 고(古)인류와 비교했을 때 그 특징 또한 아주 잘 알려졌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은 생김새와 행동 등에 있어서 그 어떤 종류의 고인류보다 현생인류를 많이 닮았으며, 어떤 면—주로 골격 등의 신체적인 특징—에서는 초기 현생인류보다 더 발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12, 13] [그림 1, 그림 2]



그림 2.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간 두개골 비교. Shainder 1과 La Ferrassie 1은 네안데르탈인 두개골이며, Qafzeh 9과 Předmostí 3는 현생인류, 즉 크로마뇽인의 두개골이다. [출처: Mathilda’s Anthropology Blog] 크로마뇽인에 대한 설명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라. [Cro-magnon, Wikipedia] Shainder 1은 해부학 상 차이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La Ferrassie 1은 두 종류의 크로마뇽인 두개골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네안데르탈인의 진화적 조상은 오늘날 유럽 지역에 분포했던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Homo heidelbergensis)의 후손으로 유럽과 서아시아 일대에 국한되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12]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의 초기 특징(traits)을 보이는 60만~35만 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보이는 하이델베르크인 유골이 스페인 부르고스(Burgos) 근처 시에라 데 아따뿌에르까(Sierra de Atapuerca) 동굴에 있는 시마 드 로스 우에소스(Sima de los Huesos, 죽음의 동굴)라 불리는 지하 14m 깊이의 수갱(竪坑)에서 발굴되었는데, 나중에 이들 고인류는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공통조상(common ancestor, 共通祖上)인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즉 하이델베르크 원인의 한 부류이며 진화적으로도 네안데르탈인의 조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14, 15] 참고로 하이델베르겐시스, 즉 하이델베르크인은 약 60만 년 전부터 약 25만 년 전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보이며, 약 30만 년 전에 분기한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2]


2. 최초의 네안데르탈인 발굴


네안데르탈인의 발견은 고인류학(paleoanthropology, 古人類學)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왜냐하면, 네안데르탈인은 최초로 발견된 인류의 조상이며, 네안데르탈인의 발견으로 고인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이 출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대중 일반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호미니드이기 때문이다. [1, 12] 물론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와 진화적 관계가 어떻든 상관없이 문화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는데, 대표적으로 네안데르탈인(또는 네안데르탈인을 닮은 원시인이라는 상징적 표현)이라는 이름은 어느 순간 모욕적인 관용어로 사용되기도 했다. [16] 그러나 그러한 문화적 선입견과는 달리 네안데르탈인의 뇌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충분히 컸고 지능도 높았으며, 상당한 사고력과 직관력이 있어야 가능한 정교한 석기(石器)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뛰어났다. [그림 3] 어쨌든, 네안데르탈인이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고인류라는 것과는 별개로 차지하는 중요한 의미는, 이들이 인류진화에 관한 최초의 과학적 증거이며, 이들 화석이 발견된 시기가 진화론이 학계와 사회 일반에서 뜨겁게 논의될 때라는 점이다. [12]



그림 3. 현생인류와 고대인류 그리고 영장류 사이의 뇌용적량을 비교한 그림. 1부터 5까지 순서대로, 침팬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인 그리고 크로마뇽인이다. [출처: Softpedia]



 

그림 4. 엥기스 동굴에서 발견한 고인류 화석을 조사한 슈멜링과 (왼쪽) 엥기스 동굴 전경 (오른쪽). [출처: Wikipedia]



1829년 벨기에(Belgium) 리에 주(Liège) 근처 엥기스(Engis) 동굴에서 슈멜링(Philippe-Charles Schmerling)이 최초의 네안데르탈인 화석 발굴로 평가받는 어린아이의 머리뼈 조각을 발굴했다. 그리고 1948년 북부 아프리카 맞은 편에 있는 스페인(Spain) 지브롤터(Gibraltar) 포르비 광산(Forbes' Quarry)의 어느 동굴에서도 네안데르탈인의 어른 머리뼈로 추정되는 화석이 발견되었다. [17, 18] [그림 4] 그러나 이 발견은 당시 과학적인 흥미를 크게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다윈의 『종의 기원』이 세상에 선보인 이후에도 이때 발견된 고대인의 흔적은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으며, 1936년에 이르러서야 그 진가가 드러났다. [33, 34]



  

그림 5. 그들이 발견한 화석에 대해 제대로 된 해석을 내리진 못했지만, 어쨌든 네안데르탈인을 발견하고 이름 붙인 카를 풀로트와 (왼쪽) [출처: Wikipedia] 헤르만 샤프하우젠 오른쪽). [출처: Wikipedia]



네안데르탈인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계기는 바로 1856년에 발견된 화석으로, 1859년 『종의 기원』이 출판된 지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독일 뒤셀도르프(Dusseldorf) 근처 에르크라트(Erkrath)에 있는 네안더 계곡(Neander Valley) 펠트호퍼 동굴(Feldhofer Cave)에서 두개관(skull cap 혹은 calvarium, 頭蓋管 혹은 머리덮개뼈)과 대퇴골(femur, 大腿骨 혹은 넓적다리뼈) 두 개, 우측 팔의 뼈 세 조각, 좌측 팔 두 조각, 장골(ilium, 腸骨 혹은 엉덩뼈) 일부분, 견갑골(scapula, 肩胛骨 혹은 어깨뼈) 조각, 그리고 늑골(rib, 肋骨 혹은 갈비뼈) 등으로 구성된 사체가 발견되었다. [1, 18, 19] 당시 이 유골을 발견한 광부 다수는 이것을 곰의 잔해로 생각했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산 소유주는 이 뼈를 지역 학교 교사이자 아마추어 박물학자(naturalist, 博物學者)인 카를 풀로트(Johann Carl Fuhlrott)에게 넘겼다. [그림 5] 풀로트는 이 뼈가 일반 사람의 뼈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는데, 두개관에는 커다란 눈두덩과 낮은 앞머리라는 특징이 있었고, 두개관 양옆이 불룩했으며, 대퇴골을 포함한 사지뼈는 두텁고 굳세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풀로트는 해부학, 특히 뼈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유명한 해부학자 헤르만 샤프하우젠(Hermann Schaaffhausen)에 이 뼈를 보여줬다. [그림 5] 하지만 샤프하우젠은, 그가 당시 유럽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다윈과 월러스의 진화론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음에도, 인간의 진화에 대해 무지했거나 또는 그것을 염두에 두었더라도 큰 의미는 두지 않았었는지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이 뼈를 게르만 족과 켈트 족 이전 북부 유럽에 살았던 한 종족에 속하는 사람의 것으로 결론내렸고, 그 결과를 풀로트와 공동으로 1857년에 공식 발표했다. [1]


3. 끊이지 않는 논란



  

그림 6. 찰스 라이엘과 (왼쪽) [출처: 위키피디아] 토마스 헨리 헉슬리 (오른쪽) [출처: Wikipedia]. 현대 지질학의 이버지와 다윈의 불독도 네안데르탈인을 조사하고 연구했다. 다만 다른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이 글을 쓰면서 느낀 것이지만, “XX의 아버지”라 불리며 칭송받는 사람들도 헛발질을 정말 자주 하는 모양이다.



1859년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이 출판될 무렵 다윈은 이미 네안데르탈인 화석에 관해 알고 있었음에도, 인류 진화라는 민감한 문제를 피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될 수 있으면 이 화석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한다. [20] 그 후 1863년 『고대 인류에 관한 지질학적 증거(The Geological Evidence of the Antiquity of Man)』에서 현대 지질학의 아버지로 알려진 라이엘(Charles Lyell)은 슈멜링이 찾은 엥기스 화석을 포함한 네안데르탈인 화석을 진화상 별 중요성 없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네안데르탈인이 인간 진화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다윈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였던 헉슬리(Thomas Henry Huxley)였다. 그는 1862년 네안데르탈인 두개골(1857년에 발견된)을 직접 조사 및 연구했고 그 결과를 1863년 『자연에서 인간의 위치에 관한 증거(Evidence as to Man’s Place in Nature)』에서 밝혔는데, 네안데르탈인이 비록 그 모습에서 원시성을 띠고 있지만, 유인원이나 인류진화에서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는 아니라고 서술했다. [17, 21] [그림 6]



  

그림 7.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학명을 처음 명명한 윌리엄 킹과 (왼쪽) [출처: Wikipedia]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내린 현대 병리학의 아버지 루돌프 비르코프 (오른쪽) [출처, Wikipedia].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아버지도 헛발질을 좀 하셨다. 더불어 킹 본인은 비르코프를 아버지라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웃음), 당대의 권위에 눌려 자기 의견을 한 수 접은 사람의 좋은 예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니까, 아빠 말은 들으면 안 된다. (응?)



아일랜드(Ireland) 출신 해부학자 윌리엄 킹(William King)은 네안데르탈인을 절멸한 인류, 즉 현생인류와 다른 종으로 생각해 이것을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daderthalensis)라고 처음 명명했고, 1863년 영국 왕립학회(British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주최 학회에서 발표한 뒤 1864년에 공식적으로 논문을 발표했지만, 킹 자신은 나중에 프러시아 출신 병리학자 루돌프 비르코프(Rudolf Virchow)의 견해—즉 네안데르탈인은 질병(예를 들면, 어린 시절에 걸린 구루병과 성인 시기에 발병한 관절염 등)에 걸린 현대인으로 추정했으며 머리에 난 상처는 죽은 후에 타격을 받아 생긴 것으로 단정했다—를 따랐다. [17, 22, 23] [그림 7] 비르코프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당시 학자에게 널리 받아들여졌다. 첫째, 비르코프가 신뢰할만한 전문가—실제로 비르코프는 현대 병리학의 아버지라 불린다—였고, 둘째, 인류 진화의 개념으로 네안데르탈인의 정체를 설명하기보다는 의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당대 과학자에게는 더욱 설득력이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당시에는 네안데르탈인의 뼈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증명할만한 확실한 과학기술적 방법—예를 들면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법 등—이 없었기 때문에 비르코프의 주장을 반박할만한 증거를 내놓을 수 없었다. [24] 비록 비르코프가 네안데르탈인 화석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내리기는 했지만, 그가 막무가내로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는 매우 신중한 과학자였으며, 다윈의 진화론에 비판적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반대한 사람도 아니었다. 더불어 그의 전공이 병리학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린 판단—네안데르탈인 화석은 병에 걸린 현생인류의 유골이다—은 꽤나 상식적인 결론이었다. [26] 그럼에도 그의 권위에 찬 발언이 한동안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제대로 된 해석이 나오기까지 장애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그의 헛발질은 아래와 같은 사례에서도 계속되었다.


1866년에 프랑스 출신 인류학자 에두아드 듀퐁(Edouard Dupont)은 굳세 보이는 아래턱과 위팔뼈, 그리고 손등뼈 등을 벨기에 투르드 라나울레테(Trou de la Naulette) 동굴에서 발굴해 보고했는데, 이 유적에서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매머드(mammoth)와 개, 털코끼리, 털코뿔소와 순록 등 다양한 동물의 뼈가 함께 출토되었다. [25] 현생인류의 턱과는 달리 라나울레테 동굴에서 출토된 아래턱은 턱이 휘어 들어가지 않은 모습인데, 당시에는 이 화석과 비교할만한 다른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비르코프는 이 전에 발견된 다른 네안데르탈인 화석과 마찬가지로 이를 병리학적인 증상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잘못 판단했으며, 1880년에 인류학자 마스카(K. Maska)가 체코 모라비아(Moravia) 시프카(Sipka) 동굴에서 출토된 화석에 대해서도 같은 설명을 적용했다. [24]


4. 네안데르탈인 유적 위상의 재정립


그러나 1885년 벨기에 스피(Spy) 근처 한 동굴에서 마르셀 드 푸이트(Marcel de Puydt)와 막스 로헤스트(Max Lohest)가 발굴한 두 개체의 어른 뼈 화석으로 비르코프의 주장에 이의가 제기되었다. [24, 26] 스피에서 출토된 머리뼈에는 네안더 계곡에서 발견된 화석 뼈와 매우 유사한 해부학적 특징이 보이는데, 비르코프의 해석을 그대로 따른다면 프랑스, 체코, 독일 등의 여러 지역에서 출토된 동일한 해부학적 소견을 보이는 화석은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똑같은 병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했단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똑같은 병력을 지닌 사람의 유골이 동시다발적으로 서로 관련이 없는 지역에서 발견되는 일이 가능할까? 물론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누적된 화석 결과는 이들 화석 뼈가 비교해부학적으로 놀라운 유사성을 보였기 때문에 비르코프의 견해는 점차 설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비르코프의 주장은 오늘날 기각되었으며 다른 네안데르탈인 유적과 함께 스피 동굴에서 발견된 유적은 이전에 발견된 다른 유적과 함께 오늘날 관점에서 네안데르탈인의 증거로 함께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림 8. 피테칸트로푸스(또는 자바 원인)를 발견한 뒤부아 (왼쪽) [출처: Wikipedia]와 그가 스케치한 자바 원인의 유골 화석 (가운데) [출처: Wikipedia], 그리고 발굴된 뼈를 토대로 재구성한 자바 원인의 모습 (오른쪽) [출처: Wikipedia]. 뒤부아 아저씨는 다윈의 진화론에 감명받아 인도네시아에 가서 열심히 화석을 발굴했지만, 그가 발견한 화석은 "소두증에 걸린 기형아의 뼈"라며 학회에서 맹비난을 받았다. 불쌍한 아저씨. 세상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인류 진화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전환은 1891년 네덜란드 출신 해부학자이자 군의관이었던 뒤부아(Marie Eugène François Thomas Dubois)가 인도네시아 자바(Java)에서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일종인 흔히 자바 원인(Java man)이라 불리는 피테칸트로푸스(Pithecanthropus)을 발견한 때부터 시작되었으며, 이후 1908~1921년에 걸쳐 남서 프랑스에서 발견된 일련의 화석 증거—샤펠오생(La Chapell-Aux Saint), 무스티에(Le Moustier), 페라시(Le Ferrassie), 그리고 퀴나(La Quina) 등지에서 출토된 네안데르탈인 화석—는 그간 사람들이 지녔던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의심, 즉 네안데르탈인은 병에 걸린 현생인류라는 비르코프의 강력한 견해를 떨쳐버리기에 충분했다. [27, 28] [그림 8]


프랑스, 벨기에 등지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적의 고고학적 당위성은 1899~1905년 사이에 옛 유고슬라비아 자그레브(Zagreb) 근처 크라피나(Krapina)에서 크로아티아 출신 고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드라구틴 고리야노비치-크람베르거(Dragutin Gorjanović Kramberger)가 발굴한 화석으로 더욱 확실해졌다. 이곳에서는 약 800여 개 이상의 네안데르탈인 뼛조각이 수습되었는데, 이것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 14개체에 해당하는 양이었으며 스피를 포함한 프랑스 유적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 형태의 석기가 함께 출토되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다른 유적과 마찬가지도 오래전에 살았던 동물 화석도 함께 발견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이곳에서 식인행위(cannibalism) 또는 장례 과정에서 죽은 자의 살을 발라낸 것으로 추측되는 흔적도 발견되었다. [29] 크라피나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은 기존에 네덜란드,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에서 발견된 유적과 더불어 네안데르탈인이 유럽 전역에 퍼져 살았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증거로 자리매김했다.


5. 이어지는 발견




그림 9. 네안데르탈인 유적 위치와 고고학적 시기를 같이 나타낸 지도 (위). [출처: Neanderthal Locations].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적 위치를 나타낸 지도 (아래) [출처: List of Neanderthal sites]. 그런데 저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군요. 정확한 위치를 알고 싶으신 분은 여러분의 친한 친구 구글과 위키피디아에게 상담하세요. 단, 위키피디아는 양덕이 좋습니다.



1930년대 이르면 네안데르탈인 유적 발굴은 서아시아 지역까지 확대된다. 이스라엘 지역 타분(Tabun) 동굴과 우즈베키스탄 테시크 타시(Teshik Tash) 동굴을 시작으로 1953~1960년까지 이루어진 이라크 샤니다르(Shanidar) 동굴, 그리고 이스라엘 지역 아무드(Amud)와 케바라(Kebara) 동굴 등에서도 네안데르탈인 유적이 발굴되었으며,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는 흑해 연안 크리미아 반도 키크-코바(Kiik-Koba) 동굴과 헝가리 수발류크(Subalyuk) 동굴, 독일 에링스도르프 샘(Ehringsdorf Spring), 이탈리아 사코파스토레(Saccopastore), 구아타리(Guattari) 동굴, 그리고 프랑스 르구르두(Regourdou), 오르튀(Hortus), 생 세제르(Saint Cesaire) 등지에서 새로운 유적이 다량 발굴되었다. [30] 2007년 현재 70여 군데 이상 유적지에서 400개 이상의 네안데르탈인 화석이 발견되었고, 이들 대부분은 조각난 뼈이지만 몇몇 개체는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기도 하다. [31] [그림 9] 향후 네안데르탈인 또는 네안데르탈인과 공통조상을 공유하는 새로운 화석이 유럽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등지에서도 계속 발견되고 있으므로 그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6. 맺음말


지금까지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과 발굴 역사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다. 이 글이 현재까지 밝혀진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지도 않고 내 전공도 아니므로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없지만, 더불어 여러 가지 기술적이며 현실적인 문제—고고학적 발견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들—로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시도 자체도 매우 어렵지만, 향후 과학 기술 발전(예를 들면, 극소량의 DNA만 가지고도 유전자를 증폭해 분석할 수 있는 기술 등의 발전)으로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지식이 앞으로도 더욱 확장될 것이라 기대한다. 차후에 시간이 충분히 있다면 더욱 공부에 매진해서(이게 정말 중요한데,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네안데르탈인의 해부학적 특징과 유전체 연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올리도록 하겠다.



참고 문헌


[1] Neanderthal. Wikipedia. [링크]
[2] 『고인류학』. 박선주. 아르케. 1999. 464쪽.
[3] 호미니드(hominid)란 명칭은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원숭이로부터 분리되어 나온 진화선상의 과거 종과 현재 인간을 규정하는 표현으로, “두 발로 걷는 존재”를 뜻한다. 특히 호미니드는 사람과(Hominidae)에 속하는 사람,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대형 유인원을 포함하는 영장류의 한 과로 대표될 수 있는데, 현재 여기에는 모두 4속 7종이 포함된다. [출처: 『유전자 인류학(Reflection of Our Past)』. 존 릴리스포드(John. H. Relethford)/이경식 옮김. 휴먼앤북스. 2003. 75쪽] [출처: 사람과. 위키피디아. 링크]
[4] 인류진화에서 최종 단계에 속하는 것으로 인류 진화단계를 원인(猿人), 원인(原人), 구인(舊人), 신인(新人)으로 분류했을 때 가장 새로운 단계에 해당된다.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류는 모두 신인으로, 그 출현은 4만 년 이상은 되지 않은 것으로 추측한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5] Schmitz RW et al. 2002. The Neandertal type site revisited: Interdisciplinary investigations of skeletal remains from the Neander Valley, Germany. Proc Natl Acad Sci USA 99: 13342-13347. [링크]
[6] Briggs AW et al. 2009. Targeted Retrieval and Analysis of Five Neandertal mtDNA Genomes. Science 325: 318-321. [링크]
[7] Serre D et al. 2004. No evidence of Neanderthal mtDNA contribution to early modern humans. PLoS Biol 2: e57. [링크]
[8] Currat M, and Excoffier L. 2004. Modern humans did not admix with Neanderthals during their range expansion into Europe. PLoS Biol 2: e241. [링크]
[9] Green RE et al. 2010. A Draft Seqeunce of the Neanderthal Genome. Science 328: 710-722. [링크] : 이 논문은 가장 최근에 나온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분석 결과로 어렵기는 하지만, 읽어볼 가치가 있다.
[10] Hofreiter M. 2011. Drafting Human Ancestry: What Does the Nealderthal Genome Tell Us about Hominid Evolution? Commentary on Green et al. (2010). Hum Biol 83: 1-11. [링크] : 참조 [9]와 관련되어 현재(2011년)까지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연구에 대해 어떤 의견이 나왔는지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비평하는 소개 논문이다. 마찬가지로 읽어볼 가치가 있는 논문이다.
[11] Neandertals. Behavioral Sciences Department, Palomar College. : 이 웹사이트에는 호미니드 사이 두개골 용적 크기를 비교한 도표가 있는데, 현생인류는 평균 1345 cm3이고, 네안데르탈인은 1450 cm3이며, 호모 에렉투스는 930 cm3, 그리고 침팬치 두개골 용적은 300-500 cm3이다. [링크]
[12] 『고인류학』. 465쪽.
[13] Neanderthal anatomy. Wikipedia. : “Neanderthal anatomy was more robust than modern humans.” [링크]
[14] 재난에 의해 사라진 원생인류. 해외과학기술동향. 624호. [링크]
[15] Bischoff JL and Shamp DD. 2003. The Sima de los Huesos Hominids Date to Beyond U/Th Equilibrium (>350 kyr) and Perhaps to 400–500 kyr: New Radiometric Dates. J Archaeol Sci 30: 275-280. [링크]
[16] 『유전자 인류학(Reflection of Our Past)』. 존 릴리스포드(john. H. Relethford)/이경식 옮김. 휴먼앤북스. 2003. 134-135쪽.
[17] 『고인류학』. 466~471쪽.
[18] 이 당시 발견된 지브롤터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은 현재 지브롤터 1(Gibraltar 1)이라 불린다.
[19] 독일어로 ‘tal’은 ‘골짜기(계곡)’을 뜻하며 영어로 ‘thal’이라 쓴다. 그러므로 이 화석은 발견된 곳의 이름을 따서 처음에는 ‘Neanderthaler’라고 불렸으며 간단히 ‘Neanderthal’ 또는 ‘Neandertal’이라고도 표기한다. 당시 발견된 화석은 현재 ‘네안데르탈 1’(Neanderthal 1)이라 명명되었다.
[20] 『고인류학』. 467쪽. : 이 문장의 출처가 어디인지 찾아봤지만, 전혀 찾을 수 없었다. 혹시 『다윈 평전』에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수중에 책이 없어 확인할 길이 없다.
[21] Thomas Henry Huxley. Wikipedia. [링크] : "In 1862 he examined the Neanderthal skull-cap, which had been discovered in 1857. It was the first pre-sapiens discovery of a fossil man, and it was immediately clear to him that the brain case was surprisingly large."
[22] William King. Wikipedia. [링크] : "the first (in 1864) to propose that the bones found in Neanderthal, Germany in 1856 were not of human origin, but of a distinct species: Homo neanderthalensis. He proposed the name of this new species at a meeting of the British Association in 1863, with the written version published in 1864. He is commonly thought to have been a professor of anatomy, but never taught the subject. He was part of a 2012 EOS project."
[23] Schultz, MG. 2008. Rudolf Vircow. Emerg Infect Dis 14. 9. 1480-1481. [링크] : “Virchow believed that the Neanderthal man was a modern Homo sapiens, whose deformations were caused by rickets in childhood and arthritis later in life, with the flattened skull due to powerful blows to the head.”
[24] 『고인류학』. 468쪽.
[25] Germonpré, M., et al. 2009. Fossil dogs and wolves from Palaeolithic sites in Belgium, the Ukraine and Russia: osteometry, ancient DNA and stable isotopes. J Archaeol Sci 36: 473-490. [링크]
[26] Drell, J.R.R. 2000. Neanderthals: A history of interpretation. Oxford J Archaeol. 19: 1-24. [링크]
[27] 『고인류학』. 469쪽.
[28] 자바 원인. 위키피디아. [링크]
[29] Krapina. Wikipedia. [링크]
[30] 『고인류학』. 469-470쪽.
[31] New Evidence On The Role Of Climate In Neanderthal Extinction. Science Daily. 2007. [링크]
[32] Homo heidelbergensis. Wikipedia. [링크]
[33] Philippe-Charles Schmerling. Wikipedia. [링크] : “In 1829 he discovered the first Neanderthal fossil in a cave in Engis, the partial cranium of a small child, although it was not recognized as such until 1936, and is now thought to be between 30,000-70,000 years old.”
[34] 네안데르탈인은 아니지만, 1823년 다니엘 데이비스(Daniel Davies), 존 데이비스(John Davies), 그리고 옥스포드 대학의 지질학 교수인 윌리엄 벅클랜드(William Buckland)가 영국 웨일즈 남부 가우어 반도(Gower Peninsula) 아이논 항(Port Eynon) 로실리(Rhossili) 사이에 위치한 석회 동굴에서 발견한 파빌랜드의 붉은 여인(Red Lady of Paviland)이라 불리는 현생인류의 화석이 역사적으로 기록된 최초 고인류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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