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초에 300,000년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화석이 발견되었다는 논문이 <Nature>에 두 편 발표됐다 [링크1] [링크 2]. 이 논문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오래된 호모 사피엔스는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약 200,000년 전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발견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의 출현이 훨씬 더 앞당겨졌다. 물론, 해부학적 형태를 놓고 본다면 오늘날 우리와 완전히 같은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핵심적인 부분만 놓고 본다면 (예를 들어, 두개골이라든지 뇌용적이라든지 등등) 오늘날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화석에서 DNA를 뽑으려고 몇 번 시도했다가 실패했다는 것인데, DNA까지 분석할 수 있었다면 인류진화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역시, DNA를 추출하고 라이브러리를 만들기에 300,000년이란 시간은 너무 긴 시간인가? 모르지 ... 나중에 기술이 더 발전하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 호모 날레디(Homo naledi)와 이 화석 덕분에 인류 진화의 역사가 꽤 복잡해지고 있다.


사족: 지명은 가급적 원어의 발음을 따르기도 했다. 예를 들어, "Jebel Irhoud"는 몇몇 기사에서 "제벨 이로드"로 표기하는데, 아랍어 발음에 따르면 "자발 익후드" 이런 비스무리한 식으로 표기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물론, 이것도 정확한 표기는 아니지만, ... 뭐 그렇다는 말이다.


마지막 단락에 번역이 이상한 곳이 있는데, 내가 잘 이해를 못한 건지, 아니면 글쓴이가 글을 이상하게 쓴 건지 (아마,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한 게 맞겠지 ...) 모르겠다. 아무튼, 대충 번역은 했놨는데, 나중에 제대로 이해하는 그날이 오면 아무말도 없이 수정하리라 ... !! 그리고 이 문장은 지워지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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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On the origin of our species


우리 종(種)의 기원에 대해


CHRIS STRINGER & JULIA GALWAY-WITHAM


Nature 546, 212–214 (08 June 2017)


화석기록의 간극(間隙)은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가 진화한 방식을 이해하는 데 제약이 되어왔다.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이 모로코(Morocco)에서 발견된 일은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인류진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 Letters p.289 & p.293


현생 호모 사피엔스(modern Homo sapiens)는 화석 유골에서 인지할 수 있는 어떤 골격 특징을 공유한다. 여기에는 (뇌를 감싸는 두개골 부분인) 높고 둥근 두개(braincase, 頭蓋), 그 아래에 놓인 작은 안면(顔面, 또는 얼굴), (눈구멍 위의 뼈 능선[bone ridge]인) 작고 분리된 눈두덩(brow ridge)이 포함된다. 인류진화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화석과 이용 가능한 DNA에 주로 근거한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Homo) 속(屬) 내의 조상 인류로부터 언제 그리고 어디서 진화했는지에 관한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간극은 여전하다. 289쪽에서 후블린(Jean-Jacques Hublin)과 그의 동료는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호모 사피엔스 화석을 보고했으며, 이들 유골의 크기와 모양을 분석해 제시했다 [1]. 293쪽에는 리히터(Daniel Richter)와 그의 동료가 화석의 연대측정 근거를 제시했다 [2]. 관련된 석기도구와 함께 출토된 인간 화석은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초기 단계에 대한 중대한 정보를 제시한다.


화석 유골에 따르면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가 약 200,000년 전 출현해 아프리카에 존재했으며, 이들 개체는 오늘날 인류와 비슷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졌다고 나타난다 [3]. 하지만 현존하는 인간과 화석의 DNA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혈통이 근연종(close relative, 近緣種)인 유라시아(Eurasia)의 네안데르탈(Neanderthal)인과 데니소바(Denisova)인 혈통으로부터 500,000년보다도 훨씬 전에 분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4], 최초로 확인된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보다도 상당히 더 오래됐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적인 골격 형질을 완전히 갖춘 개체가 출현하기 전에 현생인류의 특징보다는 그 대신에 고대인류의 (원시인류의) 특징을 좀 더 많이 가졌던 호모 사피엔스 혈통의 초기 구성원이 존재했음을 암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런 화석을 찾아내기란 어려웠었다.


인류 화석이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Morocco)의 자발 익후드(Jebel Irhoud)에서 네안데르탈인 유적과 관련된 유물 이름인 ‘무스테리안(Mousterian)’으로 묘사된 석기도구와 함께 1961년과 1962년 사이에 회수되었다 [5] [그림 1]. (지금은 잘못된 생각인) 현생인류가 네안데르탈인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당시의 대중적 관점을 고려해서, 이 화석은 아프리카의 네안데르탈인이라고 불렸다. 이들은 약 40,000년 전에 살았다고 추정되었다 [6]. 1970년대에 수행된 화석 크기 및 모양 분석은 두개골 하나가 네안데르탈인과는 매우 다른 안면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와 상당히 닮았다고 보고했다 [7]. 하지만 이 화석은 비교적 최근의 화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기 호모 사피엔스의 잠재적인 조상으로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7].


1968년에 어린아이의 턱뼈가 같은 장소에서 발견됐으며, 치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생인류를 닮은 성장 양상을 보였다 [8]. 현생인류는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나 네안데르탈인과 같은 고대인류보다 훨씬 더 천천히 그리고 오랜 시기에 걸쳐 성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은 의미가 있었다 [8, 9]. 현생인류를 훨씬 더 닮은 인간 화석이 비슷한 연대의 동아프리카 유적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에 [10], 자발 익후드 화석이 아프리카 위치를 고려했을 때 별로 중요하지 않으며 호모 사피엔스의 기원에 대해서는 지엽적이라는 관점이 끈질기게 지속됐다.


그림 1 | 두개골 모양의 차이. 고대 두개골의 구조적 차이로 진화 단계를 설명할 수 있다. 원래 두개골의 복제 주형이 그림에 나와 있다. a, 스페인(Spain)의 시마 델 로스 우에소스(Sima de los Huesos)에서 발견된 약 430,000년 된 두개골은 네안데르탈인의 초기 형태를 대표한다고 생각된다. 시마(Sima) 두개골에서는 가장 최근의 네안데르탈인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눈두덩 모양과 같은 몇몇 형질이 나타나지만, 후기 네안데르탈인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훨씬 더 넓은 안면 및 평균적으로 더 작은 뇌 크기와 같은 조상의 특징 또한 여전히 더 많이 유지하고 있다. b, 라 페가지(La Ferrassie)에서 발견된 약 60,000–40,000년 된 두개골은 후기 네안데르탈인의 사례 가운데 하나다. c, 후블린과 리히터는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초기 단계를 대표할 수 있는 350,000–280,000년 된 화석을 모로코의 자발 익후드에서 발굴해 보고했다 [1, 2]. 이전에 이곳에서 발견된 자발 익후드 화석의 안면 모양은 섬세한 광대뼈처럼 현생인류의 신체구조와 더욱 비슷한 것처럼 보인다 [5]. 하지만, (뇌를 둘러싼 두개골 부분인) 두개(頭蓋) 모양은 형태 측면에서 고대인을 닮았으며, 현생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덜 둥글고 길쭉한 모습이다. d, 프랑스의 아브리 빠뚜(Abri Pataud)에서 발견된 약 200,000년 된 호모 사피엔스는 둥그런 두개를 가진다 [16]. 축적막대, 5 cm.



그림 2 | 모로코의 자발 익후드. 후블린과 리히터가 조사한 유적의 전경 [1, 2]. 초기 인간이 그 지역에 거주했을 때 여기는 동굴이었을 테지만, 이곳을 뒤덮은 암석과 많은 퇴적물은 1960년대에 그 지역에서 이루어진 작업으로 제거되었다.



후블린과 리히터가 보고한 자발 익후드 발굴로 추가적인 석기도구와 인간 화석을 밝혀졌는데, 여기에는 부분적인 두개골 뼈와 아래턱뼈가 포함된다. 1960년대에 회수된 화석과 함께 이들 발견물을 분석한 결과, 적어도 5명분의 개별 화석이 확인되었다. 저자들이 밝히길, 부싯돌과 인간 치아를 분석했을 때 이들 화석은 약 350,000–280,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지층에 모여 있었다. 연대측정 기술의 개선, 특히 발광 연대측정법(luminescence dating) 덕분에, 모든 표본이 발굴되었던 이 지층은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대략 두 배는 더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저자들이 발견한 도구는 (약 300,000–40,000년 전인) 중석기 시대의 것으로 지정되었으며, 아마도 불의 사용 및 제어가 있었음을 가리키는 인간에 의한 변형 및 숯에 대한 증거를 보여주는 동물상(fauna, 動物相)과 함께 발견되었다. 비슷한 중석기 시대의 유물이 아프리카 남동부 유적에서 보고된 적이 있지만, 이들 유물은 자발 익후드의 것보다 일관되게 오래되지 않았다. 화석과 도구에 대한 확실한 연대를 고려한다면 자발 익후드 유적은 가장 오래되었다고 알려진 중석기 시대의 호모 사피엔스 관련 유적과 유물을 대표한다. 북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은 오늘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지만, 동물상 증거와 고대 기후의 모델링에 따르면 이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으며, 이 때문에 아마도 인간 및 이들이 소유한 기술이 대륙을 가로질러 있었으리라고 제시했다 [11]. 이런 주장과는 다르게, 중석기 시대의 기술은 아프리카의 다양한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출현한 것 같다는 가설도 있다.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발굴한 화석을 1,800,000–150,000년 전 사이의 고대인류 친족의 화석, 과거 130,000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 그리고 네안데르탈인 화석과 비교하기 위해 모양분석 통계법(shape-analysis statistical technique)을 사용했다. 안면부에 대해서, 네안데르탈인과 다른 인간 화석 대부분은 자발 익후드 표본과 분명히 구별되는데, 이 표본은 현생 호모 사피엔스와 매우 비슷했다. 또한, 자발 익후드에서 발굴된 아래턱뼈 화석은, 비록 훨씬 더 클지라도, 현생 호모 사피엔스 턱과 비슷한 모양을 나타냈다. 하지만, 자발 익후드의 화석은 특히 눈두덩 크기에서 구조적인 차이를 일부 보였는데, 이것은 아마도 종(種) 내 성 차이와 관련되었으리라 추측된다.


자발 익후드 화석의 두개뼈는 과거 130,000년 전 이내의 호모 사피엔스 화석의 두개뼈와 비교했을 때 길쭉한 모양과 낮은 높이 같은 고대인의 특징 일부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고대인 두개뼈의 내부 모양은 고대인 그리고 상대적으로 현생인류와 좀 더 비슷해 보이는 화석의 중간에 해당하지만, 탄자니아(Tanzania)의 래톨리(Laetoli)에서 출토된 후반기의 고대 호모 사피엔스 그리고 이스라엘(Israel)의 카프체(Qafzeh)에서 발굴된 초기 현생 호모 사피엔스와 가장 비슷하다 [10, 11]. 아마도, 지난 130,000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의 특징인 둥그런 뇌 모양의 진화를 이끈 궤적이 시작된 시기 근처에 있었던 (해부학적) 구조를 대표하리라 생각한다 [1].


자발 익후드의 화석이 호모 사피엔스 진화에서 초창기 ‘선(先)-현생화(pre-modern)’ 단계의 연대가 가장 잘 측정된 증거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후블린과 그의 동료가 내놓은 주장에 동의한다. 스페인 아따뿌에르까(Atapuerca)에서 발굴된 초창기 네안데르탈인인 시마 델 로스 우에소스 화석이 네안데르탈인의 진화적 발달에 통찰을 제공해왔던 방식과 동일하게, 이들 표본은 아마도 우리 종의 진화를 분명히 밝힐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 혈통의 초창기를 대표하는 구성원 같다.


저자들은 자발 익후드 화석이 아프리카 전역을 통틀어 진행된 호모 사피엔스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제안한다. 두 개의 두개골이 가진 안면부 형태는 오늘날 호모 사피엔스에게 발견되는 것보다 더 큰 것처럼 보이는데,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때때로 초기 호모 사피엔스로 분류되는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대략 260,000년 된 플로리스배드(Florisbad) 화석과 비교했다 [10]. 하지만, 현생인류의 섬세한 안면부가 우리의 가계도에서 비(非)사피엔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점점 더 있어 보인다 [10]. 만일 그렇다면, 익후드와 플로리스배드 화석 사이의 그런 유사성은 아프리카를 전역에서 나타나는 친족성을 가리킨다기보다는 원시 조상의 특징이 비슷하게 유지되어 나타났을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이 당시의 사하라 주변 또는 그곳을 가로질러 나타났던 인간 사이의 연결에 관한 자료가 없으므로, 자발 익후드 집단이 어떻게 고립된 채로 있었는지 알지 못한다. 더욱이, 자발 익후드 출토물과 이스라엘의 주티예(Zuttiyeh) 및 타분(Tabun)에서 출토된 화석 사이의 유사성은 300,000년 전 아프리카 주변부의 회랑(回廊)이 아프리카 북부와 아시아 서부를 주기적으로 연결했을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13, 14].


후블린과 그의 동료는 ‘고대(archaic)’ 또는 ‘해부학적 현생(anatomically modern)’으로 화석을 설명하는 용어처럼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분명한 경계를 설정하는 것은 화석기록이 개선됨에 따라 사라지리라 제시한다. 비록 지난달에 보고된 것처럼 [15] 남아프리카의 원시 종(種)인 호모 날레디(Homo naledi)의 연대가 약 300,000년 전임을 포함해 고대인류와 현생인류가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걸쳐 함께 존재했던 기간이 더 연장된 상황에서, 이들이 찾아낸 화석 증거가 (이러한 연장된 중첩 시기에) 추가된다 할지라도, 그들이 맞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추가적인 연대측정 연구가 이들의 함께 존재했던 시기와 현생인류의 진화를 이끌었던 과정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 저자들은 오늘날 인간의 둥그런 뇌 모양이 비교적 최근에 진화했을 수 있으며, 이것 때문에 뇌가 인간 현대성(human modernity)의 특징을 정의하는 잠재력을 부여받았다고 제안한다. 뇌 크기와 모양 모두가 적어도 400,000년 동안의 시기에 걸쳐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혈통을 따라 독립적으로 그리고 동시에 진화했을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것은 인지(認知)의 차이가 그 시기 동안 두 종 사이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을 또한 시사한다.


참고문헌

  1. Hublin, J.-J. et al. Nature 546, 289–292 (2017).
  2. Richter, D. et al. Nature 546, 293–296 (2017).
  3. Brown, F. H., McDougall, I. & Fleagle, J. G. J. Hum. Evol. 63, 577–585 (2012).
  4. Meyer, M. et al. Nature 531, 504–507 (2016).
  5. Ennouchi, E. ĽAnthropologie 66, 279–299 (1962).
  6. Briggs, L. C. Am. J. Phys. Anthropol. 29, 377–385 (1968).
  7. Stringer, C. B. in Origins of Anatomically Modern Humans (eds Nitecki, M. H. & Nitecki, D. V.) 149–172 (Springer, 1994).
  8. Smith, T. M.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04, 6128–6133 (2007).
  9. Grün, R. & Stringer, C. B. Archaeometry 33, 153–199 (1991).
  10. Stringer, C. B. Phil. Trans. R. Soc. B 371, 20150237 (2016).
  11. Larrasoaña, J. C. in Modern Origins: A North African Perspective (eds Hublin, J.-J. & McPherron, S. P.) 19–34 (Springer, 2012).
  12. Arsuaga, J. L. et al. Science 344, 1358–1363 (2014).
  13. Freidline, S. E., Gunz, P., Janković, I., Harvati, K. & Hublin, J.-J. J. Hum. Evol. 62, 225–241 (2012).
  14. Rak, Y., Ginzburg, A. & Geffen, E. Am. J. Phys. Anthropol. 119, 199–204 (2002).
  15. Berger, L. R., Hawks, J., Dirks, P. H. G. M., Elliott, M. & Roberts, E. M. eLife 6, e24234 (2017).
  16. Oakley, K. P., Campbell, B. G. & Molleson, T. I. Catalogue of Fossil Hominids:Part II, Europe (Br. Mus. Nat. Hist.,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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