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Ainsworth C. 2015. Sex redefined. Nature 518: 28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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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안 한 부분은 '순전히' 귀찮아서입니다 (...)


성(性)을 재정의하다


By Claire Ainsworth (클레어 에인스워스)


두 개의 성(性)이라는 발상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하지만 생물학자는 그보다 더 광범위한 성(性)이 있다고 생각한다.


임상유전학자인 폴 제임스(Paul James)는 가장 민감한 사안 가운데 일부를 자신의 환자와 논의하는 것에 익숙한 편이다. 하지만 2010년 초반에, 그는 성(性)에 관해 이야기할 때 특히 곤란해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마흔여섯 살 먹은 임산부가 아이 염색체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양막천자 검사(amniocentesis test, 羊膜穿刺) 결과를 들으러 왕립 멜버른 병원(the Royal Melbourne Hospital)에 있는 그의 진료실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아이는 건강했다. 하지만 후속 검사에서 산모에 관한 믿기 힘든 사실이 밝혀졌다. 그녀의 몸은 두 사람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아마도 그녀를 낳은 어머니의 자궁 안에서 하나로 병합해버린 쌍둥이 배아에서 유래했다고 추측된다.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 한 무리의 세포는 일반적으로 사람을 여성으로 만드는 한 벌인 X 염색체 두 개를 지녔으며, 다른 한 무리는 X 염색체 하나와 Y 염색체 하나를 지녔다. 50대에 접어들어 세 번째 아이를 밴 중간에, 그 여성은 자신의 몸 상당 부분이 염색체상으로 남성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1]. 이에 대해 “단지 양막천자 검사 결과를 들으러 내원했던 누군가에게 그 사실은 정말 공상과학 소재 같은 일이었다”라고 제임스는 말한다.


성(性)은 얼핏 보기보다 훨씬 더 복잡할 수 있다. 단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Y 염색체의 유무로 성을 가늠하는데, Y 염색체가 있으면 남성이며 없으면 여성이다. 하지만 몇몇 사람은 그러한 경계에 걸쳐 있음을 의사는 오랫동안 알고 있었는데, 즉 이들의 성염색체는 둘 가운데 하나지만, (난소와 정소 같은) 생식선(生殖腺) 또는 성의 해부학적 구조는 다르다는 것이다. 간성(intersex, 間性) 상태 또는 성 발달 장애(disorder of sex development, DSD)나 성 발달 차이로 알려진 이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아이의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남자아이로 키울 것인지 여자아이로 키울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때때로 직면한다. 오늘날 일부 연구자에 따르면, 100명당 1명꼴로 몇 가지 형태의 DSD가 나타난다고 한다 [2].


유전학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성(性) 경계는 훨씬 더 모호해진다. DSD의 주요 형태에 관여하는 수많은 유전자가 확인되었으며, 사람의 해부학적 또는 생리학적 성(性)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이들 유전자의 변이가 밝혀졌다. 게다가, DNA 염기서열 분석과 세포생물학의 신기술 덕분에 거의 모든 사람의 신체는 유전학적으로 별개인 세포가 다양한 정도로 군데군데 짜깁기된 형태이며, 이러한 세포 가운데 일부는 신체의 나머지 부분과 성(性)이 일치하지 않음이 밝혀지고 있다. 심지어 몇몇 연구에서는 각 세포의 성(性)이 분자 상호작용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통해 그 행동을 이끈다고 제시하기까지 한다. 이에 대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소아 보건 연구소(Institute of Child Health)에서 성 발달과 내분비를 연구하는 존 아처만(John Achermann)은 “남성과 여성 사이에 훨씬 더 큰 다양성이 있으며 그러한 이분적 구조 내에서 자신의 성(性)을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중첩된 지역이 확실히 존재하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한다.


성(性)이 여전히 두 개의 용어로만 정의되는 세상에서 이러한 발견은 쉽게 수긍되지 않는다. 어떤 법체계도 생물학적 성(性)에 모호함이 있음을 감안하지 않으므로, 사람의 법적 권리와 사회적 지위는 출생증명서에 적힌 성별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UCLA(th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에서 생물학적 성(性) 차이를 연구하는 아서 아놀드(Arthur Arnold)는 “강력한 이분법적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그 한계를 넘어서는 중간 사례가 있다는 것으로, 남성과 여성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인지를 우리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다”고 운을 띄우며 “성(性)은 많은 방식으로 정의 내릴 수 있으므로 때때로 매우 어려운 문제다”라고 말한다.


성(性)의 시작


두 개의 성(性)이 물리적으로 다르다는 것은 명백하지만, 생명이 처음 태동할 때는 그렇지 않다. 발달 5주차 때, 인간 배아는 남성과 여성의 해부학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발달 중인 신장 옆에서 생식샘 능선(gonadal ridge)으로 알려진 돌출부 두 곳이 두 쌍의 도관(duct, 導管)을 따라 나타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자궁과 자궁관(Fallopian tube, 子宮管)을 형성할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부고환(epididymis, 副睾丸), 수정관(vas deferens, 輸精管), 그리고 정낭(seminal vesicle, 精囊)과 같은 남성의 내부 생식관(生殖管)을 형성할 수 있다. 6주차 때, 생식선(生殖腺)은 난소나 고환이 되기 위한 발달 기전을 가동한다. (생식선이) 고환으로 발달하면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남성 도관의 발달 과정을 뒷받침한다. 이곳에서는 또한 잠재적으로 자궁과 자궁관이 될 부분이 오그라들도록 하는 다른 종류의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만일 생식선이 난소가 되면, 여기에서 에스트로겐(estrogen)이 만들어지고 테스토스테론이 사라져 남성 생식관은 쇠퇴한다. 이러한 성호르몬으로 외부 생식기의 발달 또한 영향을 받으며 사춘기 때 한 번 더 작용하기 시작해 가슴과 수염과 같은 이차성징(二次性徵)의 발달을 촉진한다.


이러한 과정 가운데 어느 하나에서 변화가 나타나면 한 개인의 성(性)에 극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식선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전형적인 여성의 특징이 발달된 XY 염색체의 사람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호르몬 신호 전달의 변화로 말미암아 XX 염색체를 가진 사람이 남성과 비슷하게 성장할 수 있다.


수년 동안, 여성 발달 과정은 디폴트 프로그램이며 Y 염색체상에 존재하는 특정 유전자가 존재할 때 남성 발달 과정이 능동적으로 가동된다고 과학자들은 믿어왔다. 1990년대 들어 SRY라고 불린 이러한 유전자의 정체가 밝혀져 대서특필되었다 [3, 4]. 단지 이 유전자 자체만으로도 생식선이 난소에서 고환으로 바뀌어 발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RY 유전자가 포함된 Y 염색체 조각을 지닌 XX 염색체의 개체는 수컷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2000년으로 접어들면서, 여성이 되는 것이 디폴트 옵션이라는 생각은 난소 발달을 능동적으로 촉진하며 고환 발달은 억제하는 WNT4와 같은 유전자의 발견으로 흔들리게 되었다. 이 유전자에 대한 여분의 복사본을 가진 XY 개체에서는 이상한 생식기와 생식선 및 흔적 자궁과 자궁관이 이 발달할 수 있다 [5]. 2011년에는 또 다른 핵심 난소 유전자인 RSPO1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XX 염색체를 가진 사람에게서 난소와 고환 모두가 발달한 생식선인 난소고환(ovotestis, 卵巢睾丸)이 발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


이러한 발견은 성(性) 결정이 복잡한 과정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생식선의 정체성은 상반되는 두 가지의 유전자 활동 네트워크 사이의 경쟁으로 나타난다. 그러한 네트워크에서 (WNT4와 같은) 분자의 활성이나 양이 변화하면 외견상 염색체의 정보가 가리키는 성(性)에 다가가거나 멀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관해서 UCLA의 성별 근거 생물학 센터(the Center for Gender-Based Biology) 소장인 에릭 빌런(Eric Vilain)은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성(性)을 바라보는 방식의 철학적 변화였고, 균형이며, 성(性)의 세계를 시스템 생물학적으로 바라보는 것 그 이상이다”라고 말한다.


양성(兩性)의 전투


일부 과학자의 의견에 따르면 그 균형은 발달 과정이 끝나고 한참 뒤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생식선은 일생을 통틀어 수컷이 되는 것과 암컷이 되는 것 사이에서 불안정하게 존재하므로 그 정체성을 위해 일정한 관리가 필요하다. 성체 암컷 쥐에서 Foxl2라 불리는 난소 유전자의 활성을 제거하면 난자의 발달을 뒷받침하는 과립막세포(granulosa cell, 顆粒膜細胞)가 정자 발달을 뒷받침하는 세르톨리 세포(Sertoli cell)로 변한다는 연구가 2009년에 발표되었다 [7]. 2년 뒤, 2년 후에, 다른 연구팀은 반대 현상을 보여줬다, Dmrt1이라 불리는 유전자의 활성을 억제하면 성체의 고환 세포가 난소 세포로 변할 수 있다는 정반대의 상황이 별개의 연구팀에서 보고됐다 [8]. “출생 후에도 그러한 일이 계속 일어난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고 멜버른(Melbourne) MIMR-PHI 의학 연구소(the MIMR-PHI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에서 생식선 발달을 연구하는 빈센트 할리(Vincent Harley)는 말한다.


생식선이 성(性) 다양성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많은 DSD가 생식선 등과 같은 선(腺)에서 분비하는 호르몬 신호에 반응하는 기관의 변화로 말미암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완전형 안드로겐 불감 증후군(Complete 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CAIS)은 어떤 사람의 세포가 남성의 성호르몬을 인식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데, 이러한 질환은 대개 호르몬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다. CAIS인 사람에게는 Y 염색체와 내부 고환이 있지만, 외부 생식기는 여성형이며 사춘기 때 여성으로 성장한다.


이 같은 조건이 DSD의 의학적 정의를 충족시키는데, 여기에서 한 개인의 해부학적 성(性)이 염색체 또는 생식선의 성(性)과 조화를 이루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어서, 4,500명당 약 1명 정도가 영향을 받는다 [9]. 요즘 들어서, 몇몇 연구자는 남자의 요도 구멍이 성기 끝이 아니라 아래쪽에 위치하는 경증 요도하열(hypospadias, 尿道下裂)처럼 해부학적 구조에서 나타나는 미묘한 차이를 포함하도록 성(性)에 대한 정의가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빌런에 따르면, 가장 포괄적인 정의는 DSD의 몇몇 형태를 보이는 100명 가운데 1명의 모습을 가리킨다 [‘성(性)의 범위(The sex spectrum)’을 볼 것].


그러나 이 이상으로 더 많은 변이가 있을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DSD와 관련된 25개 이상의 유전자를 확인했으며 DSD의 원인이라기보다는 한 개인에게 가벼운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이가 이들 유전자에서 발견됐다. 이에 대해, 빌런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폭넓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선천성 부신과다형성(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 CAH, 先天性副腎過形成)이라 불리는 DSD는 신체에서 대량의 남성 성호르몬이 만들어지도록 하는데, 이러한 상태에 놓인 가진 XX 염색체를 지닌 사람은 (확장된 음핵(clitoris, 陰核)과 음낭(scrotum, 陰囊)을 닮은 융합된 음순(labia, 陰脣)과 같은) 분명치 않은 생식기를 지닌 채 태어난다. 이러한 상태는 21-수산화효소(hydroxylase)라 불리는 효소의 심각한 결핍 때문에 발생한다. 좀 더 경미한 결핍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보유한 여성에서는 ‘비전형적인’ 형태의 CAH가 발달하고, 1,000명 당 약 1명 꼴로 나타나며, 남자 같은 수염과 체모, 불규칙적인 생리주기 또는 임신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어떤 명백한 증상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유전자인 NR5A1은 불완전하게 발달한 생식선부터 남성의 경증 요도하열, 그리고 여성의 조기 폐경까지 폭넓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


불임 때문에 도움을 구하거나 몇몇 치료 경험을 통해 발견하지 않았다면 많이 이들이 자신의 상태를 결코 발견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작년에 어떤 남자가 탈장 수술을 받고 있었는데, 그 남자 몸 안에 자궁이 있음을 외과 전문의가 발견해 보고했다 [11]. 당시 수술을 받던 그 남자의 나이는 70이었으며, 네 아이의 아버지였다.


세포의 성(性)


DSD 연구를 통해 성(性)은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뉘지 않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개별 세포를 확대해 살핀다고 했을 때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해진다. 모든 세포에 일군(一群)의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일반적인 가정은 사실이 아니다. 일부 사람에게서 모자이크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들은 하나의 수정란에서 시작해 성장하지만, 서로 다른 유전자로 구성된 세포가 군데군데 짜깁기된 형태가 된다. 초기 배아 발달 과정 동안 분열하는 세포 사이에서 성염색체가 불균등하게 배분될 때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XY로 시작한 배아의 일부 세포에서 Y 염색체가 소실될 수 있다. 세포 대부분이 결국 XY가 된다면 그 결과는 물리적으로 봤을 때 전형적인 남성이지만, 대부분의 세포가 X일 때, 그 결과는 터너 증후군(Turner’s syndrome)이라 불리는 상태에 놓인 여성으로, 키가 작고 발육 부전(不全)인 난소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종류의 모자이크 현상은 드물며, 15,000명 당 한 명꼴로 나타난다.


성염색체 모자이크 현상의 영향을 평범한 것에서 보기 드문 것까지 폭넓다. 모자이크 형태의 XXY 배아가 두 가지 세포 유형의 혼합체—두 개의 X 염색체를 가진 세포와 두 개의 X 염색체와 한 개의 Y 염색체를 가진 세포—가 되어 발달 과정 초기에 분리가 되었다는 몇 가지 사례가 기록된 적이 있다 [12]. 이 때문에 서로 다른 성(性)을 가진 ‘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난다.


사람이 서로 다른 성염색체의 세포로 구성될 수 있는 두 번째 방식이 있다. 제임스의 환자는 키메라(chimera)로써, 대개 배아 단계의 쌍둥이가 자궁에서 하나로 합쳐진 덕분에 만들어진 두 수정란의 혼합체로부터 성장한 사람이다. 이러한 종류의 DSD를 일으키는 키메라 현상은 매우 드물며, 모든 DSD 사례의 약 1%를 차지한다.


그러나 또 다른 형태의 키메라 현상이 최근 들어 널리 알려졌다. 미세(微細) 키메라 현상(microchimerism)으로 명명된 이 상태는 태아의 줄기세포가 태반을 건너 엄마의 몸 안으로 들어가거나 그 반대의 상황에서도 나타난다. 이 현상은 1970년대 초반에 처음 확인됐지만, 이론적으로는 엄마의 몸이 거부해야 할 외부 조직인 태아의 교차형 세포가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20여 년 이상이 흐른 뒤에야 발견했을 때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96년에는 출산한 지 27년 지난 여성의 혈액 안에서 태아 세포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13], 엄마의 세포가 어른이 되어서도 남아 있는 게 발견된 적이 있었다 [14]. 이러한 유형의 연구는 성(性)의 구분을 더욱 모호하게 해왔는데, 이것은 남성이 종종 엄마의 세포를 몸에 지니거나 남자 아이를 임신했던 여자의 몸 안에 아이의 세포 일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 키메라 현상은 많은 조직에서 발견되어 왔다. 예를 들어, 2012년에 시애틀(Seattle) 워싱턴 대학(the University of Washington)의 면역학자 리 넬슨(Lee Nelson)과 그의 연구팀은 여성의 뇌에서 얻은 사후 검시 표본에서 XY 염색체를 발견했다 [15]. 남성 DNA가 뇌에 존재한 여성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94세였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이들 외래세포(immigrant cell)는 빈둥거리지 않았는데,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통합되어 (적어도 쥐에서는) 뇌 시경을 형성하는 것과 같이 특별한 기능을 획득했다 [16]. 하지만 여성 안으로 들어간 남성 세포 일부가 그 조직의 건강과 특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예를 들어, 어떤 성(性)의 생체 조직에 반대편 성(性)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병에 대한 감수성을 더욱 증대시키는지 여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관해 넬슨은 "나는 그것이 엄청난 의문이다"라고 운을 띄우면서 "본질적으로 완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인다. 인간 행동 측면에서 여성의 뇌 안에 존재하는 일부 남성의 미세 키메라 세포가 여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요즘 들어, XX 세포와 XY 세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며 이러한 일이 성호르몬의 작용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사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었던 성염색체의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실제로 정말 놀라울 정도다"고 아놀드는 말한다.


그의 연구팀은 쥐의 신체에 존재하는 X 염색체의 양이 신진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였으며 [17], XX 세포와 XY 세포가 분자 수준에서, 예를 들어 스트레스에 대한 서로 다른 신진대사 반응을 하는 것과 같은 수준에서 서로 다르게 행동함을 관찰했다 [18]. 아놀드에 따르면, 다음 과제는 이런 현상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히는 일이다. 그의 연구팀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욱 활발히 작용한다고 최근 들어 알려진 몇 안 되는 X 염색체 유전자를 연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놀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성(性)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두 개의 성(性)을 넘어서


생물학자는 성(性)에 대한 더욱 미묘한 관점을 구축해왔을지 모르지만, 사회가 아직도 따라잡아야 할 부분이 있다. 진실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공동체 구성원이 지난 반세기 이상 해온 활동 덕분에 성적 취향(sexual orientation)과 (사회적) 성별(gender, 性別)에 대한 사회적 태도가 누그러져 왔다. 요즘 들어, 남성과 여성이 외모, 직업, 성적 파트너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관습적인 사회적 경계를 넘어서는 데 사회적으로 아주 수월해졌다. 하지만 성(性)에 대해서는, 여전히 극심한 양성(兩性) 모델을 따르는 사회적 압력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회적 압력은 DSD를 명백히 타고난 사람이 자신의 성기를 ‘정상적’으로 만들려고 때때로 수술을 받아왔음을 뜻한다. 그러한 수술은 너무 어려서 수술에 동의할 수 없는 아기에게 주로 이루어졌으며 아이의 궁극적인 성 정체성(gender identity) —그들 자신의 성별에 대한 인지—과 일치하지 않는 성(性)을 부여하려는 위험이 있으므로 논란이 많다. 따라서 간성(間性)을 지지하는 집단은 아이가 자신의 성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나이가 들 때까지, 다시 말하면 일반적으로 3세 이상이나 어쨌든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나이가 들었을 때까지 의사와 부모가 적어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쟁점은 2013년 4월 남 캘리포니아에서 난소와 고환 조직을 모두 가진 모호한 생식기와 생식선이 나타나는 상태인 난정소(卵精巢) DSD(ovotesticular DSD)를 가진 채 태어난 MC라고 알려진 아이의 양부모가 제기한 소송 덕분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MC가 태어난 지 16개월이 되었을 때, 의사는 아이가 여성이 되도록 수술했지만, 현재 8살이 된 MC의 남성 성 정체성은 계속해서 발달하고 있었다. MC가 처치를 받고 있을 때 정부의 보호 아래 있었기 때문에, 소송에서 외과의사의 의료과실 책임뿐만이 아니라 MC의 헌법으로 보장된 자신의 육체를 온전하게 유지할 권리와 아이를 낳을 권리를 정부가 부정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지난달, 법정 판결로 연방 법원의 관할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례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 일은 간성 형질을 타고난 아이에게 잠재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라며 캘리포니아(California) 샌디에이고(San Diego) 토마스 제퍼슨 법학 대학원(Thomas Jefferson School of Law)의 성(性) 및 성별(性別)과 관련된 법률 쟁점 전문가인 쥴리 그린버그(Julie Greenberg)는 평가한다. 덧붙여, 그녀는 이 소송 덕분에 미국 내에서 의사가 DSD를 타고난 어린아이에게 의료적 시술이 필요한지 의문이 들 때 수술 집도를 삼가도록 독려할지 모른다고 낙관한다. 이와 관련해서, 라스 베이거스(Las Vegas)의 네바다 대학(the University of Nevada)에서 간성 형질과 성별을 둘러싼 쟁점을 연구하는 사회학자이자 그 자신도 CAIS를 갖고 태어난 조지언 데이비스(Georgiann Davis)는 “간성(間性)인 사람이 자신의 모습에 걸맞도록 ‘도움의 손길’을 주고자 하는 의사 때문에 감내해야만 하는 우리 같은 사람의 감정적이며 육체적인 투쟁에 대한 의식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의사와 과학자는 이들의 염려에 대해 동정적이지만, 성(性)의 생물학에 관해 여전히 알아야 할 것이 많음을 이들도 알기 때문에 MC 소송은 또한 몇몇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19]. 이들은 법적인 강제로 의료 시술을 바꾸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으므로 DSD를 가진 사람이 최선의 행동 방침을 결정할 수 있도록 삶의 질 및 성적 기능과 관련해 확보한 더 많은 자료를 살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것이 바로 연구자가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DSD 진단은 한때 호르몬 검사, 해부학적 검사와 화상 진찰, 그리고 뒤 이어서 한 번에 유전자 한 가지씩을 공들여 검사하는 데 의존했다. 최근에, 유전자 기술의 진보 덕분에 유전자 다양한 유전자를 한 번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해져서, 그 결과로 유전자 진단을 곧바로 수행하는 것과 이러한 과정이 해당 가족에게 스트레스가 덜 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빌런은 DSD를 가지며 XY 염색체를 나타내는 사람을 대상으로 어떤 사람의 전체 유전체에서 단백질 코딩 부분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전체 엑솜 염기서열 분석(whole-exome sequencing)을 사용하고 있다. 작년에, 그의 연구팀은 엑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그 유전적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연구 참여자 가운데 35%에게 유력한 진단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20]. 빌런, 할리, 그리고 아처만은 의사들이 생식기 수술에 대해 점점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한다. DSD를 가진 아이와 그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관리와 뒷받침을 목표로 하는 학제간 연구팀이 그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지만, 그 어떤 외과 시술이 없더라도 여기에는 아이를 남성 또는 여성으로 키우느냐가 항상 결부해 있다. 과학자와 성(性)의 다양성을 지지하는 사람 대부분이 여기에 동의한다고 말하면서 빌런은 “아직 그곳에 존재하지 않은 성별에 따라 아이를 키우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고 덧붙인다. 대부분 국가에서 남성과 여성 이외에는 그 어떤 상태도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생물학자가 성(性)의 범위가 넓다는 사실을 계속 보여준다면, 사회와 정부도 그 결과를 고심하면서 어디서 어떻게 그 경계를 그려야 할지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많은 트랜스젠더와 간성 활동가는 사람의 성(性) 또는 성별(性別)이 중요하지 않은 세상을 꿈꾼다. 몇몇 국가에서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린버그는 이러한 꿈을 실현 가능하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회의적이라고 본다. “나는 성별 표지를 완전히 없애는 것 또는 제3의 부정형 성별 표지를 허용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법이 어떤 이가 남성이냐 여성이냐를 요구한다면, 해부학적 구조, 호르몬, 세포 또는 염색체로 그러한 성(性)을 지정해야만 할까? 만일 이러한 것들이 서로 충돌한다면 어떻게 해야만 하나? “내 느낌은 모든 매개 변수를 포괄할만한 단 하나의 생물학적 매개 변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성(性) 정체성이 가장 타당한 매개 변수인 것처럼 보인다”라고 빌런은 말한다. 즉, 누군가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고 싶다면, 그냥 물어보는 게 최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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