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1)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2)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4)


4.3. 호미닌 화석기록


DNA 서열 차이는 침팬지와 사람 혈통이 5백만 년에서 6백만 년 전 사이에 분기했음을 시사한다 [2장 참조]. 침팬지 화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 호미닌 화석은 6백만 년에서 7백만 년 사이의 중신세 후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호미닌”이란 용어는 침팬지의 자매군인 호미니드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여왔다.] 호미닌 화석기록은 뇌 크기의 척도인 뇌용량 같은 많은 형질이 일반적으로 거의 단일 지향적 추세로 진화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제공한다 [그림 4.12]. 이것은 의심할 바 없이 오늘날 인류가 해부적 측면에서 유인원을 닮은 조상에서 시작해 많은 중간 단계를 거쳐 진화해왔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인류 진화에 관한 폭넓은 범위가 멋들어지게 기록되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별개의 호미닌 종과 속이 있는지에 관해서 의견 차이가 있는데 [Wood and Collard 1999], 부분적으로는 화석 표본이 너무 적고 시공간적으로 너무 광범위하게 떨어져 있어서 종 사이의 변이와 비교했을 때 종 내의 변이를 특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양한 호미닌 사이의 차이는 정량적[즉, 정도의 차이]이고 때때로 다소 경미하므로, 가장 초기의 특정 개체군이 나중 개체군에 대해 조상인지 또는 실제 조상 혈통의 방계친족(collateral relatives, 傍系親族)인지 결정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진화의 전반적인 양식이 분명할지라도 호미닌 분류군 사이의 특정 계통관계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호미닌 화석기록에 관한 유용한 요약은 Ciochon and Fleagle 1993Strait et al. 1997에서 찾을 수 있다; 더불어 Begun 2004도 참조].


* 침팬지 화석은 치아뿐이지만 2005년도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림 4.12 호미닌 화석으로 추정한 몸무게[그림 (A)]와 뇌 부피[그림 (B)]. 몸 크기는 지난 2백만 년 동안 매우 많이 증가하지 않았더라도 뇌 부피는 꾸준한 그리고 상당이 점진적인 증가를 나타냈었다. 화살표는 현대인의 평균치를 가리킨다. [After Jones et al. 1992.]



모든 초기 호미닌은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었다. 가장 초기의 호미닌 화석으로 서아프리카 차드(Chad)에서 발굴된 두개골이 근래에 연구됐다 [Brunet et al. 2002].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Sahelanthropus tchadensis)로 명명된 이 호미닌 화석은 6백만 년에서 7백만 년 전 사이 중신세 후기에서 비롯했다고 여겨진다. 작은 뇌와 같은 많은 측면 때문에 차덴시스는 가장 원시적인 호미닌으로 알려졌지만, 또한 훨씬 더 후대의 호미닌을 닮은 작은 송곳니와 다소 평평한 얼굴 같은 파생형질을 가졌다. 이들은 거의 확실히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을 했다.


차덴시스보다 좀 더 후기에 살았던 호미닌으로는 케냔트로푸스 플라티오프스(Kenyanthropus platyops)라고 명명된 3백5십만 년 된 두개골과 더불어 두개골 파편, 턱뼈, 이빨 그리고 다리뼈와 팔뼈로 대표되는 약 6백만 년 전의 오로린 투게넨시스(Orrorin tugenensis), 5백2십만 년에서 5백8십만 년 전 사이의 아디피테쿠스 카다바(Ardipithecus kadabba), 약 4백4십만 년 전의 아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 4백2십만 년에서 3백9십만 년 전 사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나멘시스(Australopithecus anamensis) 같은 최근에 밝혀진 몇몇 형태가 있다. 가장 광범위하고 유용한 정보가 담긴 초기 화석으로는 약 3백5십만 년 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가 있었다 [이 장의 첫머리에 소개한 사진을 참조하라].


이들에게서 “원시적” 또는 조상형질이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러한 형태가 사람과 침팬지의 공통조상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뜻한다. [플라티오프스는 좀 덜하지만] 이들은 얼굴 아래쪽이 눈보다 더 돌출해 있고, 상대적으로 큰 송곳니에, 다리보다 상대적으로 긴 팔, [약 400cc 용량의] 작은 뇌, 그리고 [이들이 나무에 기어 올라갔음을 시사하는] 손가락과 발가락의 굽은 뼈를 가졌다. 하지만 골반과 뒷다리의 구조는 아나멘시스와 아파렌시스가 이족보행을 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사실, “화석화된” 발자국이 탄자니아(Tanzania)의 아파렌시스가 발견된 장소 근처에서 화산재로 형성된 암석 위에서 발견되었다.



그림 4.13 화석기록에 나타난 명명된 호미닌 분류군의 대체적인 존재 시기. 시간 범위는 연대 측정된 화석의 시간 범위 또는 소수 표본으로 알려진 분류군의 추정 시기의 범위를 가리킨다. [After Wood 2002.]



선신세(Pliocene epoch, 鮮新世) 후기와 홍적세(Pleistocene epoch, 洪積世) 초기에 살았던 아파렌시스 이후에 출현한 호미닌 종의 수와 이들 사이의 계통관계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림 4.13]. 이 분야의 권위자 대부분은 호미닌 종이 당시 매우 다양했다는 데 동의한다. 파란트로푸스(Paranthropus) 같은 “강인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 원인 혈통으로 알려진 세 종의 명명된 호미닌은 커다란 어금니와 작은 어금니 그리고 강력한 씹기에 적합한 여러 형질을 가졌는데, 이들은 아마도 덩이줄기나 단단한 식물을 먹었으리라 추측된다. 강인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 원인은 석기(石器)를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석기가 2백6십만~2백30만 년 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오늘날 인류의 계보에 아무 기여도 못한 채 멸종했다. 좀 더 날렵한 형태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Australopithecus africanus)는 일반적으로 아파렌시스에서 유래했다고 생각되었지만, [약 450cc 정도의] 더 큰 뇌용량을 가지는데 이것은 이들 아프리카누스가 아파렌시스보다 더 큰 뇌를 가졌음을 뜻한다 [그림 4.14B4.14C]. 아프리카누스의 파생형질 가운데 일부는 강인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 원인과 닮았으므로, 이들 호미닌은 현대 인류의 직접적 계보 선상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림 4.14 침팬지와 일부 호미닌 화석 두개골의 전면과 측면을 재구성한 그림. (A) 침팬지인 Pan troglodyte. 커다란 송곳니, 낮은 이마, 돌출된 얼굴, 그리고 [눈 위의 뼈가 융기한 부분인] 눈두덩에 주목하라. (B)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침팬지와 같은 형질이 일부 뚜렷하게 나타난다. (C)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는 더 작은 송곳니와 높은 이마를 가졌다. (D) 호모 하빌리스. 이전 형태보다 얼굴 돌출이 줄었고 두개골이 더 둥글어졌다. (E) 호모 에렉투스. 훨씬 더 수직으로 된 얼굴과 둥근 이마에 주목하라. (F)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렌시스. 두개골 뒤쪽이 호모 에렉투스보다 더 둥글고 뇌용량이 더 커졌다. [A, B after Jones et al. 1992; C~F after Howell 1978.]



사람속(genus Homo)으로 흔히 지정되는 가장 초기의 화석은 [선신세 후기와 홍적세 초기에 해당하는] 1백9십만 년에서 1백5십만 년 전 사이의 호미닌 화석이다. 원래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라고 불린 호미닌은 몇몇 연구자가 호모 하빌리스, 호모 에르가스터(Homo ergaster), 호모 루돌펜시스(Homo rudolfensis) 같이 둘 또는 심지어 세 종으로 지정할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넓은 의미에서] 호모 하빌리스는 재발견된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의 전형(典型)이지만 [그림 4.14D],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으로 지정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Wood and Collard 1999]. 가장 오래된 표본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와 매우 비슷하며, 좀 더 최근 것이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의 초기 형태와 가깝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비교했을 때 호모 하빌리스는 [610cc에서 거의 800cc에 달하는] 더 큰 뇌용량, 더 평평한 얼굴, 더 짧아진 치열(齒列) 등에서 오늘날 인류와 거의 상당히 닮았다. 팔다리에는 나무타기 능력이 있었으리라 추측되는 유인원과 비슷한 부분이 남아 있었지만, 다리와 발 구조는 이들의 이족보행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 원인보다는 사람에 거의 가까움을 가리킨다. 호모 하빌리스는 [올두완 기술(Olduwan technology)로 언급되는] 석기와 연관되어 있으며 잘린 흔적이 있는 동물 뼈와 호미닌 활동의 다른 징후와도 관련되어 있다 [Potts 1988].


1백6십만 년에서 약 20만 년 전 사이의 후기 호미닌 화석은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로 불린다. 연구자 대부분은 하빌리스, 에렉투스 그리고 사피엔스가 단일 진화 혈통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측면에서 홍적세 중기 이후의 에렉투스는 두개골, 후두개(喉頭蓋)의 해부 구조, 그리고 이들의 행동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에서 확실히 오늘날 인류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가진다. 두개골은 둥글고, 얼굴은 초기 형태보다 덜 돌출했으며, 이빨은 더 작고, 뇌용량은 더욱 커져서 평균 1,000cc에 달하며, 이러한 형질은 시간이 흐르면서 명백히 증가하고 있다 [그림 4.14E]. 적어도 1백만 년 전에 [아마도 1백7십만 년 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시기에] 호모 에렉투스는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로 퍼져, 중국과 자바(Java)를 향해 동쪽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들이 활동하던 전 영역에 걸쳐서 에렉투스는 호모 하빌리스의 올두완 도구보다 더욱 다양하고 정교한 아슐리안 문화(Acheulian culture)라 불리는 석기와 관련되어 있다. 불의 사용은 50만 년 전에 널리 퍼졌다.


호모 에렉투스는 40만 년에서 30만 년 전 사이에 시작된 일반적으로 “고대 호모 사피엔스” 라 불렸던 형태로 분류된다. 사피엔스의 역사 동안 평균 뇌용량은 20만 년 전의 1,175cc에서 오늘날 평균인 1,400cc로 증가했다. 홍적세 중기의 “고대 사피엔스”는 홍적세 후기에 출현한 “해부학적인 현대 사피엔스”와 상대적으로 일부 측면에서만 차이가 있다. 고대 호모 사피엔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개체군은 유럽과 동아시아의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으로, 일부 학자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Homo neanderthalensis)라는 별개의 종으로 구분한다. 네안데르탈인은 밀도가 큰 뼈, 두꺼운 두개골, 그리고 돌출된 눈썹을 가졌다 [그림 4.14F]. 하지만 구부정한 짐승이라는 오늘날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네안데르탈인은 확실히 똑바로 서서 걸었고, 현대 인류의 뇌만큼 크거나 또는 [최대 1,500cc에 달하는] 더 큰 뇌를 가졌으며, [무스테리안 문화(Mousterian culture)라 불리는] 다양한 석기를 포괄하는 매우 정교한 문화를 가졌고, 아마도 죽은 자를 위한 의례적인 매장을 치렀으리라 생각된다. 이들의 유물은 약 12만 년에서 30만 년 전에 걸쳐 널리 나타난다.


해부학적으로 오늘날 인류와 사실상 구분할 수 없는 “현대 사피엔스”(modern sapiens)는 다른 곳이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약 17만 년 전에 최초로 출현했다. 오늘날 인류의 활동 지역은 역사를 통틀어 시기적으로도 지역적으로도 중동 지역에서 네안데르탈인과 겹치지만, 약 4만 년 전 “현대 사피엔스”는 유럽에서 갑자기 네안데르탈인을 대체했다. 6장에서 살피겠지만, 현대 사피엔스가 이종교배(interbreeding, 異種交配) 없이 [네안데르탈인을 포함한] 고대 사피엔스를 대체했다는 증거, 즉 이들 두 혈통이 별개의 생물학적 종이었다는 증거가 있다. * 1만2천 년 전 또는 그보다 더 이른 시기쯤에는 오늘날 인류는 동북아시아에서 베링육교(Bering Land Bridge)를 거쳐 북아메리카 북서부로 퍼져 나갔으며, 빠르게 아메리카 전역으로 이동했다.


* 사실은 그렇지 않다. 최근 네안데르탈인이나 데니소바인(Denisovan) 같은 호미닌 유전체 분석 연구로 이들 고대 인류와 호모 사피엔스 사이에 이종교배가 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상부 구석기” 문화(Upper Paleolithic culture, 上部舊石器文化)는 약 4만 년 전에 출현했다. 유럽에서 연속적으로 출현한 몇몇 문화 “스타일” 가운데 가장 초기 형태인 오리냐크 문화(Aurignacian culture)는 무스테리안 문화보다 더욱 다양하고 정교한 석기가 특징이다. 더욱이, 이 문화는 단순히 실용적인 것 그 이상이었는데, 예술, 자기 장식(self-adornment), 그리고 신화적∙종교적 믿음이 3만 5천 년 전 이후부터 점점 뚜렷해졌다. 엄청나게 증가한 인구밀도(人口密度)의 원인이자 인간 활동으로 지구를 변모케 한 농업은 약 1만 1천 년부터 있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만일 있다면] 이러한 문화적 진보가 이성, 상상력 그리고 의식 능력에서 일어난 유전적 변화와 연관되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이것이 뇌 크기의 증가나 다른 해부학적 변화와 함께하지는 않는다.


호미닌 진화를 통틀어 서로 다른 호미닌 형질은 [“모자이크” 진화로서] 서로 다른 속도로 진화했다. 평균적으로 뇌 크기는 [또는 뇌용량은] 일정한 속도는 아니지만 호미닌 역사를 통틀어 증가했으며, 아파렌시스, 아프리카누스, 에렉투스, 사피엔스를 거치면서 이빨, 얼굴, 골반, 손 그리고 다리와 같은 많은 다른 형질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있었다. 명명된 형태 사이의 분류학적 구분이 매우 모호하다는 사실은 호미닌 형질의 모자이크 진화와 점진적 진화를 증명한다. 많은 쟁점이 아직 미해결 상태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확실히 기록되어 있다. 바로, 오늘날 인류는 유인원과 유사한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


왜 이런 변화가 발생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제공하는 이점은 무엇인지는 많은 추정이 필요하지만, 증거는 매우 적다 [Lovejoy 1981; Fedigan 1986]. 현재 존재하는 증거는 간접적이며, 다른 영장류, 오늘날의 문화 그리고 해부학과 유물을 연구해서 얻은 추론으로 대부분 이루어졌다.


직립자세와 이족보행은 인간의 조건으로 향하는 첫째로 중대한 기록된 변화이다. 이에 대한 그럴듯한 가설은 이족보행이 손을 자유롭게 해서 음식을 사회적 단위, 특히 개체의 배우자와 자손에게 음식을 건넬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음식 공유는 모처가족(matrilocal family, 母處家族)와 “우정” 등을 포함한 복잡한 사회 구조를 가진 침팬지에서도 나타난다. 침팬지 또한 견과류를 깰 때 사용하는 돌과 나무 망치와 흰개미 둥지에서 개미를 낚는데 사용하는 잔가지 같은 다양한 단순한 도구를 만들고 사용한다. 더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이득은 더 큰 지성과 뇌 크기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윈을 비롯한 많은 연구자는 양육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다른 집단 구성원과의 협력적 연락을 형성하고, 사회적 교환에서 사기꾼을 가려내고, 집단 내 또는 집단 사이에서 자원에 대해 경쟁하는 것과 같은 사회 작용이 지능, 학습 그리고 의사소통에 선택적 이점을 부여했고, 따라서 더 높은 지능과 더 큰 뇌를 선택하게 했음을 강조했다.


4.4 계통과 화석기록


현존하는 분류군 사이의 계통관계를 추론할 때 우리는 특정 분류군이 다른 것보다 가장 최근 공통조상을 공유한다고 결론 내린다. 만일 그러한 진술이 옳다면 계통분석으로 추론한 분류군 기원의 상대적 시기와 화석기록에 나타난 이들 분류군의 상대적 출현 시기 사이에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화석기록의 불완전함 때문에 이러한 일치가 불완전하다고 예상할 수 있는데, 먼 과거에 기원한 어떤 분류군이 단지 최근 퇴적층에서만 발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혈통이 초기에 분지해 떨어져 나갔지만, 먼 훗날까지도 이들 사이의 차이를 가늠할 수 있는 형질을 획득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단궁류 분기군은 다른 파충류에서 분기하고 나서 훨씬 이후까지도 포유류의 특징적 형질을 획득하지 않았다.



그림 4.15 돌좀목(order Archaeognatha)의 현존하는 좀벌레. 현존하는 곤충 목 가운데 좀벌레는 조상 절지동물류의 걷는 다리에서 파생한 배마디의 배쪽 면에 나 있는 흔적 다리 같은 가장 원시적인 특징을 가진다. [After CSIRO 1991.]



그럼에도, 계통 분지 순서와 화석기록에서 이들 분류군이 출현하는 순서는 전체적으로 매우 일치한다. 단지 현생종을 계통분석함으로써 우리는 포유류의 서로 다른 목의 공통조상, 포유류와 “파충류”의 공통조상, 이들 분류군과 양서류의 공통조상, 그리고 모든 사지동물류와 [육기아강(subclass Sarcopterygii, 肉鰭亞綱)의 구성원인] 육기어류의 공통조상이 순서대로 더 오래되었음을 추론할 수 있다. 이들 분류군이 화석기록에 출현하는 순서는 계통과 잘 들어맞는다. 이러한 놀라운 일치의 예가 바로 조상 곤충의 기본 “신체 설계”를 대표한다고 오랫동안 간주된 날개 없는 곤충인 돌좀목(order Archaeognatha)의 구성원인 좀벌레(bristletail)다 [그림 4.15]. 최근에 화석 좀벌레가 데본기 초기 퇴적층에서 발견됐다. 이것은 알려진 것 중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 곤충으로 좀벌레는 다른 곤충 목보다 계통적으로 훨씬 기본형이라고 가정할 수 있을 만큼 오래되었다.


계통관계는 멸종한 종에서 얻은 정보로 종종 명료해질 수 있다 [Donoghue et al. 1989]. 일부 형질은 많이 변형되어 있어서 진화적 변형을 추적하거나 심지어 상동을 결정하기조차도 어렵다. 화석은 중요한 잃어버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몇몇 연구자는 포유류와 조류가 자매 분류군이라고 가정했지만, 포유류를 닮은 파충류와 공룡을 닮은 조류의 화석기록으로 이러한 가정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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