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1)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3)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4)


4.2 화석기록


어떤 지역에서는 화석기록의 일부 단편으로 자세한 진화 역사를 알 수 있으며, 딱딱한 껍질을 가진 풍부한 플랑크톤성 원생생물(原生生物) 같은 생물군 일부는 예외적으로 좋은 화석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화석기록은 대체로 매우 불완전하다 [Jablonski et al. 1986]. 결과적으로 많은 종과 상위 분류군의 기원은 [화석으로] 잘 기록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그러한 기원을 발견할 가능성도 매우 낮아서 유익한 기록을 얻기 위해서는 어쨌든 운이 좋아야 한다.


그러한 기록이 드문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 연약하거나, 단단한 부분이 없거나, 부패가 빨리 일어나는 습한 삼림 같은 환경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좀처럼 화석화되기 어려운 종이 많이 있다. 둘째, 퇴적층은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아주 가끔 형성되므로 전형적으로 이 퇴적층에는 그 지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식했던 종 가운데 일부만 포함된다. 셋째, 화석이 발견되려면 화석을 포함한 퇴적물은 먼저 바위로 굳어져야 하며, 이 바위는 침식, 변성 또는 섭입을 겪지 않고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야 하며, 나중에 노출되어 고생물학자가 접근 가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진화적 변화가 해당 시기에 형성된 지층이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그 지역 이외 어딘가에서 새로운 특성을 진화시킨 어떤 종이 그 지역으로 이주하고 난 다음, 완전히 형성된 그 지역의 화석기록에 출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 2만 5천 개의 연구된 화석 종은 과거에 살았던 종의 1%도 대표하지 못한다. (1) 많은 지질학적 시기가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단지 소수의 퇴적층으로만 대표되고, (2) 많은 혈통이 매우 긴 시기에 걸쳐 존재했을지라도 단지 매우 폭넓게 구분된 [지질학적] 시간 간격에서만 대표될 뿐이며, (3) 멸종한 거대하고 눈에 잘 띄는 멸종한 생명체의 종(種)만 단지 하나 또는 소수 표본으로 알려지고, (4) 새로운 화석 분류군이 꾸준한 속도로 발견되는 이유를 근거로 우리는 화석기록이 매우 불완전함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실은 많은 생명체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음을 가리킨다.


우리가 화석기록에 묻는 가장 기초적인 질문 두 가지는, 첫째, 그것이 변형된 유래라는 진화적 변화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는가, 둘째, 다윈이 제안한 것처럼 진화는 점진적인가이다. 첫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 예에서 나타나듯이 명백히 “그렇다”이다. 그러나 화석기록이 점진적 변화에 대한 많은 예를 제시한다고 해도, 우리는 어떤 특성이 광범위한 불연속적 변화로 진화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2.1 종 내에서의 진화적 변화



그림 4.3 여덟 혈통의 삼엽충류에서 늑골의 평균 개수 변화. 불규칙적이지만 대체적으로 점진적인 변화가 대부분 혈통에서 보인다. [After Sheldon 1987.]



상세하고 연속적인 퇴적층 기록은 단지 짧은 지질학적 시간 범위 동안만 있었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그런 기록 가운데 일부는 하나의 진화하고 있는 혈통, 즉 단일 종 내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역사를 보존해왔다. 그러한 많은 경우에서 형질은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Levinton 2001]. 예를 들어, 오르도비스기(Ordovician period)의 삼엽충류 여덟 혈통은 외골격의 등 뒷부분에 있는 늑골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림 4.3; Sheldon 1987].



그림 4.4 Gasterosteus doryssus라는 큰가시고기 화석에서 나타나는 형질의 평균치 변화. 다섯 가지 형질 가운데 등지느러미줄(dorsal fin ray) 수[그림에서 (A)]를 포함한 세 가지 형질에서 독립적이며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척주(dorsal spine, 脊柱)의 개수[그림에서 (B)]는 갑작스러운 값의 변화를 나타내는 두 형질 가운데 하나다. 값은 11만 년의 기간을 5천 년 간격으로 나눠 표시이다. [After Bell et al. 1985; photo courtesy of M. Bell.]



마이클 벨(Michael Bell)과 그의 동료는 11만 년 동안 해마다 쌓인 층에서 발견된 큰가시고기의 일종인 Gasterosteus doryssus의 중신세(Miocene epoch, 中新世) 화석을 매우 상세히 연구했다 [Bell et al. 1985]. 그들은 평균 5천 년 단위로 나눈 층에서 표본을 채취했다. 그들이 연구한 형질 가운데 세 가지가 대체로 독립적이며 점진적으로 변했다 [그림 4.4A]. 이들 형질 가운데 두 가지가 또한 어느 한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변했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개체군의 멸종, 그리고 명백히 다른 종인 서로 다른 형질을 가진 새로운 개체군의 유입으로 발생했다 [그림 4.4B]. 표본 사이의 5천 년 간격은 정상적인 인간 기준으로는 긴 시간이지만, 지질시대 기준으로는 몹시 세밀한 척도다.


4.2.2 상위 분류군의 기원


이 절에서는 지질시대의 오랜 기간 동안 나타난 상위 분류군의 기원과 같은 몇 가지 대진화적 변화 사례가 소개된다. 이러한 예는 2장에서 소개한 상동, 기능에 따른 구조의 변화, 모자이크 진화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원리를 설명한다. 게다가, 이러한 예시는 화석기록이 대진화를 기록할 수 없다는 반진화론자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준다. 생물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예로 그 주장을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 4.5 화석은 진화가설을 확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A) 호박 안에서 화석화된 Sphecomyrma freyi는 오늘날 개미와 개미의 기원이라고 생각되는 말벌 사이의 틈을 잇는 백악기 중기의 개미다. (B) 스페코미르마(Sphecomyrma)의 형질과 일치하는 이전에 가정된 개미 조상의 형질. [A courtesy of E. O. Wilson; B after Wilson et al. 1967.] *


* [용어설명] extrusible sting, 사출 가능한 침; metapleural gland, 후늑막분비선(後肋膜分泌腺); double tibial spurs, 이중 경골돌기(二重硬骨突起); tarsal claws toothed, 톱니 모양의 발톱; tripartite trunk, 세 분절의 몸통.



일부 사례를 보면 시간에 따른 일련의 분류군에서 많은 형질의 변화가 있었음이 나타난다. 다른 사례에서는 오직 하나 또는 소수의 핵심적인 중간형태만 존재한다. 그러한 경우라도 조상형질상태와 파생형질상태에 대한 계통적 이해를 근거로 몇몇 중요한 형질은 예측 가능하므로, 심지어 화석이 발견되기 전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중간화석을 분류군의 기원에서 전이단계로 인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윌슨(E. O. Wilson), 카펜터(F. M. Carpenter), 브라운(W. L. Brown) 등은 현존하는 개미의 원시 종(種) 및 이들과 계통적으로 연관된 말벌 과(科)를 비교한 것에 기초하여 개미의 조상이 어떤 형질을 가졌어야 했는지를 가정했다. 그들의 가설이 발표된 후 몇 년 뒤에 이전에 알려진 화석 개미보다도 더 오래된 백악기의 개미가 호박 안에 보존된 채로 발견되었는데, 이 화석 개미의 모든 형질은 예측된 형질과 맞아떨어졌다 [그림 4.5].


양서류의 기원. 육기아강(subclass Sarcopterygii, 肉鰭亞綱) 또는 총기어류(lob-finned fishes, 總鰭漁類)는 약 4억 8백만 년 전인 데본기(Devonian period) 초기에 출현했다. 여기에는 리피디스티아(Rhipidistia) 같은 멸종한 생물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일부 생명체인 폐어와 실러캔스도 포함되어 있다 [그림 4.6A~C]. 리피디스티아류는 몇 개의 큰 뼈로 골격을 이루는 두툼한 쌍지느러미뿐만 아니라 꼬리지느러미를 가졌다 [그림 4.6A]. 두개(頭蓋)는 두 개의 움직일 수 있는 단위로 구성되며 측선관(側線管)을 가진 진피골(眞皮骨)로 둘러싸였다 [그림 4.6C]. 몇몇 두개골 뼈와 아래턱을 이루는 몇 개의 뼈에서 솟아난 이빨은 독특한 내부 구조를 가졌다. 리피디스티아류는 아가미와 폐를 모두 가졌다.



그림 4.6 (A~C) 사지동물류의 기원인 총기어류 [또는 리피디스티아류] 분류군의 구성원인 유스테노프테론(Eusthenopteron). (A) 골격과 재구성된 윤곽. (B) 배지느러미(pelvic fin)와 골반대(pelvic girdle, 骨盤帶)의 골격. (C) 두개골 배면도. 점선은 측선계(側線系)와 연관된 관(canal, 管)이다. (D~F) 데본기 미치양서류(labyrinthodont amphibians, 迷齒兩棲類)인 익티오스테가(Ichthyostega). [그림 (E)에서] 이 양서류의 다리와 골반대가 잘 발달하였더라도, [그림 (F)에 나와 있는] 두개골 특징과 같은 많은 형질이 리피디스티아류와 매우 비슷하다. 익티오스테가의 주둥이가 상대적으로 더 길며, [그림 (C)에서 “o”로 표기한 뼈처럼] 리피디스티아의 덮개뼈(opercular bone 또는 operculum) 대부분이 이 양서류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두 동물의 두개골은 매우 비슷하다. 비교를 위해 표시된 뼈는 다음과 같다: j, 광대뼈; l, 눈물뼈; o, 덮개뼈; p, 마루뼈; pm, 앞위턱뼈; po, 후안와뼈(後眼窩-); pp, 뒷마루뼈; prf, 앞이마뼈; qj, 방협골(方頰骨); sq, 측두린(squamosal, 側頭鱗); st, 위관자뼈; t, 판상골(tabular 또는 osspleniale, 板狀骨). [A, B after Andrews and Westoll 1970; C after Moy-Thomas and Miles 1971; D after Jarvik 1955; E after Coates and Clack 1990; F after Jarvik 1980.] *


* [용어설명] radial, 방사골(放射骨); pelvic girdle, 골반대(骨盤帶); pectoral girdle, 흉대(胸帶); intermedium, 중간골(中間骨); fibula, 종아리뼈; femur, 넓적다리뼈; tibia, 정강이뼈; fibulare, 비부골(腓附骨).



데본기 후기 무렵의 그린란드(Greenland)에서 출현한 최초의 거의 완벽한 양서류는 [예를 들어, 그림 4.6D~F의 익티오스테가(Ichthyostega) 같은] 익티오스테가류다. 거의 모든 면에서 이 동물은 꼬리지느러미, 두개, 진피성 두개골의 뼈와 측선관(側線管), 이빨의 구조와 분포 등에서 리피디스티아류와 같은 형질을 가졌다. 주요 차이점은 이들 양서류가 더 큰 흉대와 골반대를 가졌으며 [그림 4.6A4.6E 비교], 충분히 발달한 사지동물의 팔다리를 가졌다는 것이다. 익티오스테가류의 몸쪽 사지뼈는 리피디스티아류와 직접적으로 상동이며 형태가 비슷하지만 [그림 4.6A4.6E를 비교], 거의 완벽한 손발가락을 가졌다. 익티오스테가류는 수상생활을 했으며, 다섯 개 이하의 손발가락을 가진 거의 모든 후기 사지 척추동물류와는 달리 다양하고 더 많은 손발가락을 가졌다 [Clack 2000a]. 익티오스테가류와 후기 양서류를 연결하며 땅 위를 걷는 데 더 적응한 다섯 발가락의 발을 가진 육상 생명체가 익티오스테가류가 발견된 퇴적층보다 약 1천3백만 년 더 늦은 퇴적층에서 발견되었다 [Clack 2000b]. 익티오스테가류는 [양서강(class Amphibia, 兩棲綱)과 사지동물상강(superclass Tetrapoda, 四肢動物上綱) 또는 네 다리를 가진 포유동물 같은] 주요 상위 분류군의 기원에 관한 매우 좋은 예를 제공한다. 리피디스티아류에서 익티오스테가류로의 전환은 [두개골과 이빨보다 더 빨리 진화한 팔다리 같은] 모자이크 진화와 [이 동물의 다리가 총기어류와 후기 양서류의 중간형태라는 점에서] 개별 형질의 점진적 변화로 두드러진다.


조류의 기원. 오늘날에는 조류의 기원을 연구한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조류가 공룡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얼마 전에도 [최근까지 조류강에 놓였던] 조류는 깃털로 정의되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놀라운 많은 화석 때문에 조류와 공룡 사이의 구분은 모호해졌다 [Chiappe and Dyke 2002; Xu et al. 2003].



그림 4.7 깃털 달린 공룡에서 조류로. (A) 약 1억 4천 년 전 백악기 초기에 살았던 깃털 달린 공룡인 Microraptor gui. 이 표본은 공룡 조상에서 조류로의 진화에 관한 우리의 지식 확장에 최근 지대한 도움이 된 중국의 화석 동물상에서 발굴했다. 앞다리와 뒷다리 뒤쪽의 긴 깃털에 주목하라. (B) 날개 깃털과 양쪽의 깃털 달린 긴 꼬리를 가진 조류의 초기 예로 잘 보존된 시조새 표본인 Archaeopteryx lithographica. 이 화석은 독일에서 발굴되었다. [A from X. Xu et al. 2003; B photo © Tom Stack/Painet, Inc.]



그림 4.8 (A) 아케오프테릭스, (B) [비둘기 같은] 현대 조류, (C) 수각류 공룡인 데이노니쿠스(Deinonychus)의 골격 특징. 아케오프테릭스와 비교했을 때, 오늘날의 새는 (1) 융합된 뼈로 이루어진 확장된 두개(頭蓋), (2) 손의 손가락이 융합해서 세 손가락으로 감소, (3) 골반뼈와 척추뼈가 단일 구조로 융합, (4) 꼬리 척추뼈가 감소하고 몇몇은 융합함, (5) 매우 확장된 용골형 가슴뼈(keeled sternum, 龍骨型-), 그리고 (6) 흉곽(胸廓)을 튼튼하게 지지하는 수평돌기(水平突起)와 같은 특징을 가진다. 수각류 공룡은 아케오프테릭스와 많은 형질을 공유하는데, 아마도 다리 구조가 이 그림에서는 가장 분명할 것이다. [A, B after Colbert 1980; C after Ostrom 1976.]



그림 4.9 아케오프테릭스와 후기 조류 사이의 가설관계 그리고 [연속적으로 파생된 분기군의 숫자와 이름으로 표시된] 파생형질 일부의 기원을 나타낸 수각류 공룡 일부 분류군의 계통. (1) 수각아목의 속이 텅 빈 긴 뼈, 세 발가락 손, 위로 올라간 첫 번째 발가락; (2) 네오테타누래(Neotetanurae)의 초승달 모양 손목뼈; (3) 실루로사우리아(Coelurosauria)의 확장된 가슴뼈; (4) 실루로사우루스류인 시노사우로프테릭스(Sinosauropteryx)의 작은 외피 깃털 [열린 원으로 표시]; (5) 일부 마니랍토라(Maniraptora)에서 나타나는 날개형 깃털; (6) 4날개를 가진 Microraptor gui와 같은 드로매오사우루스류(dromaeosaurs)를 포함한 파라베스(Paraves)의 발에 있는 낫 모양의 발톱; (7) 아케오프테릭스와 같은 조류의 마주 잡을 수 있는 [첫 번째] 뒷발가락; (8) 더욱 “발전된” 조류인 오르니투래(Ornithurae)의 융합된 척추가 있는 짧은 꼬리. (9) “진정한” 조류인 유오르니테스(Euornithes)의 가슴 용골(breast keel)과 이빨 및 발톱의 최종 소실. 두꺼운 선은 화석기록이 풍부함을 뜻한다. [After Sereno 1999; Chiappe and Dyke 2002; Prum 2003.]



역대 가장 유명한 비소실 고리(non-missing link) 가운데 하나로 최초로 발견된 중간형태는 시조새로 알려진 아케오프테릭스(Archaeopteryx)로 독일의 상부 쥐라기 층(Upper Jurassic strata)에서 발견되었다 [그림 4.7B]. 아케오프테릭스는 비행에 적합한 오늘날 조류 골격의 많은 변형 가운데 단지 일부만을 가졌다 [그림 4.8A4.8B]. 대신, 이 동물은 비행이 가능한 깃털을 가진 소형 수각류 공룡을 매우 많이 닮았다 [그림 4.8C].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 발견된 화석에는 몸이 작은 깃털로 뒤덮인 수각류 공룡인 시노사우로프테릭스(Sinosauropteryx), 손과 꼬리에 길고 [비행을 위한?] 넓은 깃털을 가진 코디프테릭스(Caudipteryx), 그리고 팔다리에 날개깃을 가진 기이한 4날개 공룡인 Microraptor gui가 포함되어 있다 [그림 4.7A]. 아케오프테릭스와 조류의 독특한 공유파생형질은 더 이상 깃털이 아니라 단지 이들의 마주 보는 뒷발가락이다 [그림 4.9의 7]! 속이 텅 빈 사지뼈처럼 오늘날 조류의 깃털 일부는 아케오프테릭스가 출현하기 오래전에 수각류에서 진화했으며 [그림 4.9의 1], 꼬리 척추뼈의 융합 같은 다른 형질은 [그림 4.9의 8에 나와 있는 콘푸키우소르니스(Confuciusornis)처럼] 나중에 진화했다. 나중에, 조류의 한 아군(subgroup, 亞群)에서 현생 조류의 전형인 용골형 가슴뼈, 이빨의 소실, [그림 4.9의 9처럼] 손에서 발톱이 소실한 것과 같은 형질이 진화했다.


수각류의 속이 텅 빈 뼈나 [아마도 깃털에 단열(斷熱) 기능이 있더라도] 시노사우로프테릭스의 몸 깃털이 적응 기능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확실히 이들 깃털은 변형된 형태에서 나중에 비행에 유용하게 되었다. [속이 빈 뼈는 하중을 줄이며 일부 깃털은 날개 모양으로 변형되었다.] 이러한 형질은 기능의 진화적 변화와 훗날 우연히 다른 유용한 역할을 하게 된 형질의 획득이라는 “전적응”(前適應)의 예를 제공한다 [11장 참조].


포유류의 기원. 가장 초기의 양막류로부터 포유류의 출현은 주요 분류군의 진화에서 가장 충분히 화석으로 기록된 예 가운데 하나다 [그림 2.4 참조; Kemp 1982; Sidor and Hopson 1998]. 비록 털과 젖샘 같은 현존하는 포유류의 일부 형질이 화석화되지 않더라도, 포유류는 확인 가능한 골격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어, 파충류의 아래턱은 몇 개의 뼈로 이루어졌지만, 포유류의 턱은 치골(齒骨)이라는 한 개의 뼈로만 이루어졌다. 수궁류 공룡의 턱관절이 관절뼈와 방형골(方形骨) 사이에 있는 것과는 달리, [가장 초기의 포유류를 제외하고는 예외 없이] 포유류의 초창기 턱관절은 치골과 측두린골(側頭鱗骨) 사이에 존재한다. 초기 양막류는 소리를 전달하는 하나의 등자뼈를 가졌지만, 포유류는 중이(中耳)에 망치뼈, 모루뼈, 등자뼈 이렇게 세 개를 가진다. 사지동물류 대부분은 뾰족돌기가 하나 있는 가지런한 이빨을 가졌지만, 포유류의 이빨은 앞니, 송곳니 그리고 뾰족돌기가 여럿 난 작은 어금니와 어금니로 분화되었다. 대부분의 포유류와 파충류를 구별 짓는 다른 형질에는 확장된 두개, 눈구멍 뒤쪽의 확장된 측두창(側頭窓), 그리고 구강(口腔)과 호흡 통로를 나누는 2차구개(二次口蓋)가 있다.



그림 4.10 초기 단궁류에서 초기 포유류로 진화하는 일부 단계에서 나타나는 두개골. (A) 반룡(pelycosaur, 盤龍)인 합토두스(Haptodus). 측두창[f], 아래턱의 많은 뼈, 뾰족돌기가 하나 있는 이빨, 그리고 관절뼈/방협골[art/q]의 턱관절에 주목하라. (B) 초기 수궁류인 비아르모수쿠스(Biarmosuchus). 확장된 측두창에 주목하라. (C) 초기 견치동물(cynodont, 犬齒動物)인 프로시노수쿠스(Procynosuchus). 두개(頭蓋)의 세로 방향 쪽과 광대뼈[j]와 측두린[sq]에 의해 형성된 외측궁(lateral arch, 外側弓) 사이에서 측두창이 공간을 형성한다. 확장된 치골[d]에 주목하라. (D)후기 견치동물인 트리낙소돈(Thrinaxodon). 뾰족돌기가 여러 군데 있는 뒤쪽 어금니, 커다란 위아래 송곳니, 강한 턱 근육이 붙어 있으며 수직으로 매우 확장된 치골에 주목하라. (E) 진보한 견치동물인 프로바이노그나투스(Probainognathus). 어금니에 뾰족돌기가 여러 군데 있으며, 아래턱은 관절뼈[art], 각하골(surangular, 角下骨)[sa] 그리고 치골의 후부돌기에 의해 측두린과 연결됐다. (F) 모르가누코돈(Morganucodon)은 거의 포유류다. [안쪽의 뾰족돌기를 포함해] 뾰족돌기가 여러 군데 난 어금니와 치골 관절구(dentary condyle, 齒骨關節丘)[dc]와 측두린[sq]을 관절로 잇는 아래턱의 이중 관절에 주목하라. [After Futuyma 1995; based on Carroll 1988 and various sources.] *


* [용어설명] single-cusped (single-point) teeth, 뾰족돌기가 하나 있는 이빨; maxilla bone, 턱뼈; braincase, 두개(頭蓋); temporal fenestra, 측두창(側頭窓), dentary, 치골(齒骨); cusp, 뾰족돌기; squamosal, 측두린(側頭鱗); articulation, 관절(關節).



첫 양막류가 석탄기(Carboniferous period, 石炭紀) 때 출현한 이후 곧바로 눈구멍 뒤쪽의 열린 측두창을 특징으로 하는 분류군인 단궁강(class Synapsida, 單弓綱)이 출현했는데, 이 해부적 구조는 수축할 때 확장된 턱 근육이 확대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림 4.10A]. 측두창은 후기 단궁류(synapsids, 單弓類)에서 더욱 확장되었다 [그림 4.10B~D].


수궁목(order Therapsida, 獸弓目)인 페름기(Permian period) 단궁류는 커다란 송곳니를 가지며 [그림 4.10] 구개(口蓋) 중앙이 오목하게 들어갔는데, 이것은 호흡 통로가 부분적으로 구강과 분리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뒷다리는 파충류보다는 포유류와 비슷하게 다소 수직으로 되어 있다.


페름기 후기에서 삼첩기(Triassic period, 三疊紀) 후기까지 살았던 견치수궁류(cynodont therapsids, 犬齒獸弓類)는 포유류의 몇 단계를 대표한다. 두개골 뒤쪽은 눌려있어서 개와 비슷한 외모가 되었으며 [그림 4.10C4.10D], 치골은 아래턱의 다른 뼈보다 상대적으로 확장되었고, 어금니의 뾰족돌기가 하나의 열을 이뤘으며, 경골성 판(bony shelf, 硬骨性板)이 일부 견치류에서는 불완전했지만 다른 견치류에서는 완전한 2차구개를 형성했다. 방형골은 이전 형태보다 더 작고 더 느슨했으며 측두린의 구멍에 있었다.


삼첩기 중기와 후기에 살았던 진보된 견치류에서 어금니의 뾰족돌기가 일렬로 배열했을 뿐만 아니라, 어금니의 안쪽에도 뾰족돌기가 있었다 [그림 4.10E]. 이것은 포유류 어금니에 복잡한 뾰족돌기 양식 역사의 시작이었으며, 이러한 어금니는 서로 다른 혈통에서 서로 다른 먹이를 씹도록 변형되었다. 아래턱에서는 두개골이 예전의 관절뼈/방형골과 관절로 연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치골과 측두린 사이도 관절로 연결되었다. 이것은 조상 조건과 포유류 상태 사이의 중요한 변이를 알리는 전조다.


삼첩기 후기와 쥐라기(Jurassic period) 초기에 걸쳐 살았던 모르가누코돈(Morganucodon)은 이빨은 전형적인 포유류였다 [그림 4.10F]. 모르가누코돈은 약한 관절뼈/방형골 경첩 그리고 치골과 측두린 사이의 충분히 발달된 포유류 관절을 가진다. 관절뼈와 방형골은 귀 쪽으로 함입해 등자뼈와 함께 내이(內耳)로 소리를 전달하는 오늘날 포유류의 조건에 매우 근접했다.


쥐라기 초기의 화석으로 최근에 연구된 하드로코디움(Hadrocodium)은 모르가누코돈에서 포유류기로 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Luo et al. 2001]. 이 아주 작은 동물은 모르가누코돈과 매우 비슷하지만, 관절뼈와 방형골이 턱관절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중이에 박혔으며, 아래턱은 완전히 치골로만 구성되었다. 하드로코디움은 계통적으로 약 4천5백만 년 전 쥐라기 후기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포유류의 진정한 자매군이다.


따라서 화석기록은 [예를 들어, 자세, 이빨의 분화, 턱 근육조직과 관련된 두개골 변화, 2차구개, 중이골이 되는 요소의 감소 같은] 가장 포유류적인 형질이 점진적으로 진화했음을 나타낸다. 진화는 서로 다른 형질이 다른 속도로 “발전하는” 모자이크식이다. 어떤 새로운 뼈도 무(無)에서 진화하지 않았으며, 포유류의 모든 뼈는 “파충류” 기반군의 뼈에서 [결국, 양서류와 심지어 총기어류의 뼈에서] 변형되었다. 가장 두드러진 예는 관절뼈와 방형골로 이것들은 다른 사지동물류에서 턱관절 역할을 하지만, 포유류에서는 소리를 전달하는 중이골이 되었다. 지난 1억 3천만 년 동안 단궁류는 점진적으로 포유류로 진화했으므로, 포유류를 인식할 수 있는 구분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포유강”(class Mammalia)의 정의는 임의적이다.


고래목의 기원. 전통적으로 고래목(order Cetacea)으로 분류되는 고래류와 돌고래류는 육상 조상에서 진화했다. 현존하는 포유류 가운데 이들과 가장 가까운 근연종은 분자 계통분석에 근거했을 때 하마로 나타난다 [Gatesy et al. 1999]. 따라서 고래류(cetacean)는 낙타, 돼지 그리고 소와 영양과 같은 반추동물류(ruminants, 反芻動物類)과 함께 짝수 발가락의 말굽을 가진 우제목(order Artiodactyla, 偶蹄目)에 포함된다.


기본적인 포유류와 비교할 때 현존하는 고래류는 수상생활에 대한 적응 때문에 매우 엄청나게 변형되었다. 모든 고래류는 귀를 감싸는 독특한 모양의 고실 소골(鼓室小骨), 두개골 위 맨 뒤쪽에 있는 콧구멍, 노(櫓) 모양의 지느러미발 안에 감싸진 뻣뻣한 팔꿈치와 손목 그리고 손가락 관절, 척주(脊柱)와 분리되었으며 [종종 뒷다리 흔적 기관과 연관된] 흔적 골반, 그리고 융합되고 분화된 [등 아래에 있는] 육상 포유류의 천추골(薦椎骨)이 없다는 점 등을 공유한다. 이빨고래의 경우에는 지방으로 된 소리 전달판이 있는 아래턱뼈에 커다란 구멍이 있다.



그림 4.11 육상 우제류 조상으로부터 고래류의 진화 단계 재구성. (A) 하마를 닮은 점신세(Oligocene epoch, 漸新世)의 우제류인 엘로메릭스(Elomeryx)는 고래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는 조상 분류군을 대표한다. (B) 양서류인 암불로세투스(Ambulocetus). (C) 시신세 중기의 프로토세투스류인 로도세투스(Rodhocetus)는 독특한 우제류의 발목뼈를 가졌지만, 상당히 많은 고래 형질을 가졌다. (D) 시신세 중기와 후기 사이에 번성했던 도루돈(Dorudon)은 기능을 하지 않은 골반과 뒷다리가 오늘날 고래류보다는 더 컸지만, 오늘날 고래류의 형질 대부분을 가졌다. (E) 쥐돌고래(harbor porpoise)라고도 불리는 오늘날 생존해 있는 이빨고래인 Phocoena phocoena. 분수공(噴水孔)을 형성하는 콧구멍은 머리 위 훨씬 뒤쪽으로 후퇴했는데, 이것은 고래 두개골이 특별한 형태로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한다. [A~D after Gingerich 2003 and de Muizon 2001; E art by Nancy Haver.]



필립 징거리치(Philip Gingerich), 한스 테위센(J. G. M. Hans Thewissen), 그리고 이들의 동료는 최근에 파키스탄에서 약 5천만 년부터 3천5백만 년 전까지 동안 살았던 고래류의 진화 역사를 밝혔던 시신세(Eocene epoch, 始新世) 화석을 다량 발견했다 [그림 4.11; Gingerich et al. 2001; Thewissen and Bajpai 2001; Thewissen and Williams 2002]. 이들 가운데 [5천3백만~4천8백만 년 전에 살았던] 가장 오래된 파키세투스(Pakicetus)는 고래류만의 독특한 고실 소골을 가진 [아마도 물가에서 살았던] 육상동물이었다. [4천8백만~4천7백만 년 전에 살았던] 좀 더 최근의 암불로세투스(Ambulocetus)은 얕은 연안수(沿岸水) 생활에 적응했다. 이 동물은 뒷다리가 짧지만, 작은 발굽의 분리된 발가락이 있는 큰 발을 가졌다. 하악공(下顎孔)은 파키세투스류보다 컸으며, 점점 크기가 커지기 시작했다. 암불로세투스는 긴 턱과 다소 줄어든 돌출돌기가 있는 이빨을 가진 포식자였다. [예를 들어, 로도세투스(Rodhocetus)처럼] 4천9백만~3천9백만 년 전에 살았던 [프로토세티데과(family Protocetidae)의] 프로토세투스류는 천추골 사이의 융합이 줄어들었고, 이빨 형태는 더 단순해졌으며, 콧구멍은 주둥이 끝으로부터 훨씬 더 뒤쪽에 있었다. 프로토세투스류는 우제류의 복사뼈와 함께 발가락 끝의 작은 발굽을 가졌지만, 일부 수생 프로토세투스류의 골반과 뒷다리는 너무 작고 약해서 무게를 지탱할 수 없었다. 수상생활에 대한 완전한 적응은 약 3천5백만 년 전에 살았던 도루돈류에 속하는 [바실로사우리데과(family Basilosauridae)의] 바실로사우루스류에서 나타나는데, 이빨이 훨씬 더 단순해졌고, 콧구멍은 더 뒤로 후퇴했으며, 앞다리는 잘 구부러지지 않는 손목과 팔꿈치를 가진 노와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 골반과 뒷다리는 기능이 완전히 사라졌다. 작은 골반은 척주와 분리되었고 뒷발과 뒷다리는 몸 표면에 간신히 튀어나온 형태였다. 도루돈류는 아마도 [고래의 갈라진 꼬리 같은] 수평 꼬리지느러미를 가졌으며 진실로 오늘날 고래류에서 한 발짝 물러선 단계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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