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1)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2)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4)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5)


2.2.3. 최대 파시모니법


고유 파생형질상태로 단계통군을 정의할 수 있다는 헤니히의 원리(Hennig’s principle)에는 두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 첫째, 어느 형질상태가 파생되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둘째, 고유 파생형질상태인지 불계적 상동형질상태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림 2.4에 나와 있는 가설계통(hypothetical phylogeny, 假設系統)에서 우리는 상태 0이 조상상태이고 g1이 두 번 진화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러한 정보가 미리 주어지지 않으므로 우리가 그것을 결정해야 한다. 화석기록으로 무엇이 조상형질인지 알 수 있다고 가정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살피게 될 것처럼 현생종(living species, 現生種) 사이의 계통관계와 마찬가지로 화석과 현생종 사이의 계통관계도 해석해야 한다. 더불어, 4장에 나타낸 대로 생명체 대다수는 매우 불완전한 화석기록을 가진다.



그림 2.6 고래류의 계통관계에 관한 두 가지 가능한 가설. (A) 등지느러미 공유를 근거로 고래류는 참치 같은 어류와 가까운 계통관계에 있음을 상정(想定)하는 가설계통. (B) 고래류가 다른 포유류와 가장 가까운 계통관계에 있다는 오늘날 인정되는 계통. 눈금선은 각 계통에서 발생한 몇몇 형질의 변화를 나타낸다. 형질 2~5는 사지동물류의 고유 공유파생형질로 여겨지며, 형질 6~9는 포유류의 공유파생형질로 간주한다. 오늘날 인정되는 계통은 (A)에 나타난 계통보다 더 적은 진화적 변화가 필요하므로 더욱 파시모니한 가설이다. *


* [용어설명] dorsal fin, 등지느러미; pectoral girdle, 흉대(胸帶); limb skeleton, 사지 골격; cervical vertebrae, 경추(頸椎); thoracic vertebrae, 흉추(胸椎); aortic arch, 대동맥궁(大動脈弓); dentary jawbone, 치골 턱뼈; 4-chambered heart, 네 구역으로 나뉜 심장.



이러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고안된 방법 가운데 일부가 파시모니(parsimony) 개념을 토대로 한다. 적어도 14세기 무렵부터 시작하는 파시모니는 최소한의 증거 없는 가정을 필요로 하는 가장 단순한 설명이 증거가 빈약한 많은 가정을 필요로 하는 매우 복잡한 가설을 해결하는데 적합하다는 원리다. 파시모니에 기초한 방법은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계통분석의 가장 단순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계통분석에서 파시모니 원리는 한 무리의 분류군에서 상상할 수 있는 다양한 계통수 가운데 실제 계통에 대한 최상의 추정은 가장 적은 진화적 변화를 가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고래류와 참치 같은 어류가 등지느러미를 가지기 때문에 하나의 단계통군을 형성하고, 고래류를 제외한 나머지 포유류가 또 다른 단계통군을 이룬다고 가정하자 [그림 2.6A]. 이 계통은 [어떤 증거도 없이] 고래류와 도마뱀 같은 다른 사지동물류가 공유하는 [사지동물류의 사지 구조와 폐 같은] 많은 형질뿐만 아니라 고래류와 다른 포유류가 공유한 [예를 들어, 네 구역으로 나뉜 심장, 젖, 단일 대동맥궁(aortic arch, 大動脈弓) 같은] 많은 형질이 각각 두 번 진화했다고 가정하라고 요구한다. 반대로, 고래류와 다른 포유류가 같은 조상에서 유래했다고 가정한다면 이들 각각의 특징은 한 번 진화했으며, [체형(體型) 같은 몇 가지 특징과 더불어] 단지 등지느러미만이 두 번 진화했다고 나타난다 [그림 2.6B]. 제안된 계통에서 가정해야 할 “추가적인” 진화적 변화는 한 번 이상 출현했다고 가정해야 하는 불계적 상동 변화(homoplasious change)다. 따라서 파시모니에서 가장 좋은 계통가설은 가장 적은 불계적 상동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그림 2.7 최대 파시모니법에 따른 계통추론. DNA 서열의 [a부터 g까지] 일곱 군데 위치에 대한 [뉴클레오타이드 염기의] 형질상태가 행렬에 나타나 있다. 종 1, 2, 3의 가능한 계통관계를 대표하는 세 계통수에 파생형질상태로 변화한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세 계통수의 길이[L]를 비교했을 때 계통수 1이 가장 짧은데 [L=8], 이것은 이 계통수에 가장 적은 형질변화가 있음을 뜻한다.



종 1, 2, 3 사이의 계통관계를 결정한다고 가정하자. 확실히 이들 종은 분류군 4와 5에 대해 상대적으로 단계통군을 형성하며, 분류군 4와 5는 이들 종보다는 순서대로 더 멀리 연관되었다. 계통관계를 추론하고자 하는 종의 단계통적 집합인 내군(ingroup, 內君)에 상대적으로 멀리 연관된 이들 분류군을 외군(outgroup, 外君)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종 1, 2, 3은 영장류 종이고, 종 4는 설치류 종이며, 종 5는 캥거루 같은 유대류(marsupials, 有袋類) 종이다. 이전의 많은 증거를 바탕으로 했을 때, 다양한 영장류가 계통적으로 서로 연관된 것보다는 설치류와 유대류는 확실히 영장류와 더 멀리 연관되어 있다.] 그림 2.7에서 나타났듯이 세 개의 내군 종 사이에는 [계통수 1~3과 같은] 세 가지 가능한 분지관계(branching relationship, 分枝關係)가 있다. 가장 가까운 근연종은 종 1과 2, 종 1과 3, 또는 종 2와 3일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자료 행렬은 각 종(種)의 상동 DNA 서열(homologous DNA sequence)에서 7개의 뉴클레오타이드 염기를 나타낸다.


우리의 임무는 어느 계통수 구조가 형질이 진화적으로 가장 적게 변화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상태변화의 개수를 최소화하면서 각각의 형질이 변화했던 위치를 각 계통수에 도표로 표시함으로써 이러한 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우선, 계통수 1을 살피고 종 사이에 나타난 형질 a의 변이를 조사하자. 종 1, 2, 3이 상태 A를 공유하고 종 4와 5가 상태 C를 공유하는 사실에 대한 가장 단순한 해석은 상태 C가 내군의 공통조상에서 상태 A로 대체되었고, 하나의 변화가 계통수를 상태 A를 가지는 종과 상태 C를 가지는 종으로 나눴다는 것이다. 상태 A가 조상형질상태였다면 종 4와 5의 진화에서 상태 A에서 C로 독립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가정해야 하므로, 그러한 변화는 A에서 C가 아니라 그 반대로 발생했다고 추론한다. 하지만 이러한 양식은 파시모니하지 않다.


각각의 형질에 대해 개별적으로 같은 과정을 따를 때 계통수 1에서 종 1과 2의 조상이 가진 형질 c와 d의 진화적 변화를 도표로 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이들 두 종이 [어떤 분류군과도 공유하지 않는 공통조상에서 파생된 분류군인] 자매군(sister group, 姉妹群)이라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 형질 e는 수렴진화임이 분명하며, T에서 A로 두 번 진화했다. 만일 이 계통수가 실제 분지 역사(branching history, 分枝歷史)라면 단 한 번의 변화로 종 3과 5와 같은 형질상태를 가질 방법은 결코 없다. 형질 f와 g는 단독파생형질이며 오직 종 3과 5에서만 각각 변화했다. 이들은 가능한 다른 계통수에서 정확히 같은 위치에 있으며 분지 순서에 관한 그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같은 과정이 가능한 다른 모든 계통에도 적용된다. [이런 매우 지루한 과정은 실제 계통분석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며, 보통 더 많은 종과 훨씬 더 많은 형질을 다룬다.] 계통수 2의 위상(topology, 位相)은 형질 e가 불계적 상동이 아니라 이 계통수에서 자매 분류군(sister taxon, 姉妹分類群)인 종 1과 3의 공통조상에서 T에서 A로 진화했다고 암시한다. 그러나 형질 c와 d 모두 이 경우에는 수렴진화를 했었음이 분명하다. 마찬가지로 계통수 3에서도 형질 c와 d가 수렴적으로 진화했으며 형질 e가 T에서 A를 거쳐 다시 T가 되는 역진화를 겪었다고 나타난다.


만일 세 가지 가능한 모든 분지하는 계통수에 이 과정을 적용함으로써 [각 계통수의 “길이”(length)로 나타낸] 형질상태의 변화 개수를 계산한다면, 계통수 1이 가장 짧으며 가장 적은 형질상태의 변화가 있어야 함을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계통수 1에서 더 많은 형질이 종 1과 3 또는 종 2와 3 사이보다는 종 1과 2 사이에서 단계통성(monophyly, 單系統性)이 나타남을 지지한다. 따라서 파시모니 기준에 따르면 계통수 1이 분지 역사를 가장 잘 추정한 “실제 계통수”이다. 물론, 어떤 실제 상황에서라도 우리는 가장 파시모니한 계통수와 다른 가능한 계통수 사이의 길이 차이가 우리가 추정에 확신하기 전에 훨씬 더 크길 원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설명한 최대 파시모니(maximum parsimony)는 계통관계를 추론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며, 비록 이것이 계통관계 설명에 가장 쉽고 사용하기에 가장 단순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일반적으로 가장 신뢰할만한 방법은 아니다. 흔히 사용되는 몇 가지 다른 방법을 Box 2B에 소개했다.


Box 2B 다양한 계통분석법


계통추론을 위해 많은 방법이 제시되었으며 장단점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분석되었다 [Felsenstein 2004]. 이 가운데 자료에서 단일 계통수를 계산하는 “알고리즘법”(algorithmic method)이 있다. 여기에서 혈통 사이의 DNA 서열 진화속도가 같지 않다고 가정하는 이웃 연결법(neighbor-joining method)이 가장 자주 쓰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연구자 대부분은 일부 분류군을 위해서조차도 될 수 있으면 엄청나게 많은 표본 사이로부터 상당히 많은 수의 계통수 표본을 비교하는 “계통수 검색법”(tree-searching method)을 선호한다. 이들 방법은 자료에 적합한 가장 짧은 계통수를 찾을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컴퓨터화 된 “검색” 경로를 사용한다.


최대 파시모니에 근거한 방법과 같은 일부 계통수 검색법 프로그램은 찾아낸 가장 짧은 계통수가 마찬가지로 거의 짧은 다른 계통수와 비교할 수 있도록 조사된 많은 계통수를 저장한다. 그리고 가장 짧은 계통수가 [또는 그 안에 있는 특정 분류가] 신뢰할 만한지 또는 그것이 단지 우연히 짧은 다른 계통수와 차이가 있는지 관심을 둔다. 이러한 통계적 문제는 [예를 들어, 뉴클레오타이드 위치와 같은] 형질에 대한 많은 임의 부표본(subsample, 副標本)이 계통분석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부트스트랩(bootstrap)이라 불리는 과정을 통해 종종 다뤄진다. 만일 이러한 분류가 [부트스트랩 표본이라는] 이들 서로 다른 자료 집합을 사용했을 때에도 한결같이 나온다면, 특정 분류의 신뢰도에 대한 확신은 더욱 커진다. 관계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셋 이상의 분류군 무리는 종종 다분지(polytomy, 多分枝)라 불리는 셋 이상의 노드로 표시된다. 따라서 합의된 계통수(consensus phylogenetic tree)는 확신할 수 있는 계통관계와 “밝혀지지 않은” 관계를 나타내는 다분지를 둘 다 묘사한다.


몇몇 강력하고 각광받는 계통수 검색법 중에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 method 또는 ML, 最大憂度法)과 베이스법(Bayesian method)이 있다. 이들 방법은 너무 복잡해서 여기서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 둘 다 [주로 DNA 서열과 같은] 자료에 대한 진화 모델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모델은 [“단일 매개변수 모델”(one-parameter model)처럼] 모든 염기쌍 치환이 동일하게 나타나며 일정한 치환속도가 자료로부터 추정될 수 있다고 가정하거나, [“기무라 두 매개변수 모델”(Kimura’s two-parameter model)처럼] 다른 종류의 치환이 특징적인 다른 속도로 일어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모델과 가능한 계통수가 주어졌을 때, 최대우도법은 결과 관찰의 우도(likelihood, 憂度)를 계산한다. 계통에 관한 가장 좋은 추정은 이러한 우도를 최대화하는 계통수다. 더 최근에 개발되어 날로 인기가 높아지는 베이스법은 모델과 자료를 줬을 때 특정 계통수를 관찰할 가능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최대우도법과 차이가 있다. [겉보기에 미묘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차이임에 주목하라.] 최대우도법과 달리 베이스법은 일련의 계통수를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각각의 확률을 제공하고 계산한다 [Huelsenbeck et al. 2001].


2.2.4. 계통분석의 예


고전적인 분류에서 영장목의 사람상과(superfamily Hominoidea)는 긴팔원숭이(gibbon)가 속하는 긴팔원숭잇과(family Hylobatidae), 사람과(family Hominidae), 그리고 대형 유인원인 성성잇과(family Pongidae)의 세 과로 구성된다. 대형 유인원에는 동남아시아의 오랑우탄(Pongo pygmaeus), 아프리카의 고릴라(Gorilla gorilla),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판속(genus Pan)의 침팬지 두 종이 있다. 사람상과는 하나의 단계통군이며, 긴팔원숭잇과는 사람상과에 속하는 다른 종 사이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사람상과의 구성원과 더욱 멀리 연관되어 있다는 믿음이 해부학적 증거를 근거로 아주 오랫동안 받아들여졌다. *


* 진화생물학을 공부하면서 호미닌, 호미니드, 호미노이드, 호미나인과 같은 용어를 자주 접할 것이다. (1) 호미닌(hominin)은 사람아과(subfamily Homininae)의 사람족(tribe Hominini)에 속하는 구성원으로 사람과 침팬지의 공통조상인 파니니족(tribe Panini)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속(genus Homo)과 지금은 멸종한 사람 분기군의 다른 구성원을 포함한다. (2) 호미니드(hominid)는 사람과(family Hominidae)에 속하는 [침팬지와 고릴라 같은] 판속(genus Pan), 고릴라속(genus Gorilla), [오랑우탄 같은] 퐁고속(genus Pongo), 사람속을 포함하는 영장류 분류군의 구성원을 가리키는 집합적 용어다. 하지만 이 용어는 침팬지보다 사람에 더 가까운 [지금은 멸종한] 사람의 근연종과 더불어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3) 호미노이드(hominoid)는 사람상과(superfamily Hominoidea)에 속하는 구성원을 가리키는 용어로 최근의 호미니드, 긴팔원숭이 그리고 성성잇과 유인원과 [신생대 중신세에 살았던 멸종한 원시 아프리카 영장류인 프로콘술(Proconsul)과 중신세와 선신세에 걸쳐 살았던 원시 아프리카 영장류인 드리오피테쿠스아속(subgenus Dryopithecus) 등의] 조상형을 포함한다. (4) 호미나인(hominine)은 사람아과에 속하는 구성원을 가리키는 용어로 성성잇과가 분리된 이후 독립적으로 진화한 모든 계통을 가리키는데, 여기에는 고릴라속, 판속, [멸종한 사람의 근연종을 포함한] 사람속이 포함된다.



그림 2.8 영장목 사람상과(superfamily Hominoidea)의 구성원. (A) 긴팔원숭잇과(family Hylobatidae)에 속하는 흰손긴팔원숭이(white-handed gibbon)인 힐로바테스 라르(Hylobates lar). (B) 오랑우탄(Pongo pygmaeus). (C) 아프리카 저지대 고릴라(lowland gorilla)인 고릴라 고릴라(Gorilla gorilla). (D) 침팬지(Pan troglodytes). 이밖에 현존하는 사람상과의 한 종인 보노보(bonobo, 학명: Pan paniscus)와 사람(학명: Homo sapiens)은 그림에 나타내지 않았다. [Photo: A © Steve Bloom/Alamy Images; B © Shaun Cunningham/Alamy Images; C, D © Gerry Ellis/DigitalVision.]



물리적으로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는 사람보다는 서로 더 비슷해 보인다 [그림 2.8]. 그러므로 전통적 관점은 성성잇과는 단계통군이며 사람속이 최초로 분지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분자생물학 자료는 사람과 침팬지가 서로 가장 가까운 근연종이라고 확실히 보여준다 [Ruvolvo 1997]. 이러한 결론으로 이끈 많은 DNA 분석 연구 중에는 모리스 굿맨(Morris Goodman)과 그의 동료가 수행한 연구가 있는데, 여기에서 이들은 영장류 진화 초기에 헤모글로빈(hemoglobin) 유전자의 중복(duplication, 重複)으로 파생된 기능이 없는 DNA 서열인 헤모글로빈 위유전자(pseudogene, 僞遺傳子)를 포함하는 1만 개 이상의 DNA 절편(切片)을 분석했다 [Goodman et al. 1989; Bailey et al. 1991] [8장 참조]. 이들이 분석에 사용한 외군은 사람상과의 먼 친족인 아텔레스속(Ateles, -屬) 아메리카 거미원숭이(spider monkey)와 거미원숭이보다는 상대적으로 사람상과에 계통적으로 좀 더 연관된 긴꼬리원숭잇과 마카카속인 붉은털원숭이다.



표 2.1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그리고 사람 사이에서 Ψη-글로빈 위유전자의 DNA 서열 사이의 분기. [자료: Bailey et al. 1991.] 두 사람 사이의 염기서열 분기를 오른쪽 아래 칸에 백분율(百分率)로 나타냈다. 사람과 다른 종 사이 분기는 이들 두 서열의 평균을 사용해 계산했다. 값은 다중치환(multiple substitution, 多重置換)에 대해 보정하지 않았다.



그림 2.9 ψη-글로빈 위유전자를 토대로 한 영장류 사이 계통관계에 대한 증거. (A) 영장류 여섯 종의 DNA 서열 일부. 마카카속(genus Macaca) 붉은털원숭이와 아텔레스속(genus Ateles) 아메리카 거미원숭이는 사람상과와 관련하여 순서대로 더 멀리 연관된 외군이다. 표시된 부분을 제외하고 염기서열은 모두 동일하다. 아텔레스속과 마카카속을 외군으로 사용했을 때, 3913번, 6375번, 8468번 위치는 다른 네 속의 공유파생형질이며, 8230번 위치는 고릴라속, 판속, 사람속의 공유파생형질로 나타난다. 판속과 사람속의 공유파생형질로는 5365번, 6367번과 8224번 위치에서 발생한 염기쌍 치환, 3903~3906번과 8469~8474번 위치에서 발생한 결실이 포함된다 [붉은색 별표]. [비공유 파생상태인] 단독파생형질에는 [마카카속은] 3911번과 3913번, [퐁고속은] 9230번, [고릴라속은] 6374번, [판속은] 5361번, 그리고 [사람속은] 6374번 위치가 포함된다. (B) 아텔레스속을 외군으로 사용해 ψη-글로빈 서열을 토대로 작성한 가장 파시모니한 계통. 최소 변화 개수는 각각의 분지 위에 표시했다. 사람속-판속-고릴라속으로 나뉘는 계통수는 65단계가 더 길며, 사람속과 판속으로 나뉘는 계통수는 8단계 더 길다. 이 그림에는 사람과 유인원 분류를 위해 제안된 몇 가지 가운데 하나가 포함되었다 [Delson et al. 2000]. [A after Goodman et al. 1989; B after Shoshani et al. 1996.] *


* [용어설명] tribe Hominini, 사람족; tribe Gorillini, 고릴라족; superfamily Homininae, 사람아과; superfamily Ponginae, 성성이상과; family Hominidae, 사람과; family Cercopithecidae, 긴팔원숭잇과; family Cebidae, 꼬리감는원숭잇과; superfamily Hominoidea, 사람상과; superfamily Ceboidea, 꼬리감는원숭이상과.



굿맨과 그의 동료는 서로 짝지어진 사람상과 구성원 사이에서 ψη-글로빈(ψη-globin) 위유전자의 DNA 서열 일치 정도가 매우 높으며, 특히 사람속과 판속에서는 염기쌍 차이가 단지 2% 이하임을 발견했다 [표 2.1]. 그러나 두 종은 일부 염기쌍 치환(base substitution, 鹽基雙置換), 짧은 삽입(insertion, 揷入), 염기결실(base deletion, 鹽基缺失) 등에서 차이가 있다 [그림 2.9]. 그림 2.9A의 8230번과 같은 위치 일부에서 오랑우탄은 침팬지, 고릴라 그리고 사람과 차이가 있다. [여기와 그리고 다른 예에서 단지 DNA 한 가닥만을 그림에 표시했는데, 다른 가닥은 이 서열과 상보적이다.] 그리고 8460~8474번 위치와 같은 짧은 서열의 결실을 포함한 14개의 공유파생형질로 침팬지와 사람이 자매군으로 묶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 그림에서는 나와 있지 않은] 단지 세 곳만이 침팬지와 고릴라가 가장 가까운 근연종이라는 가설을 지지할 뿐이다.


침팬지와 사람이 가장 가까운 근연종이고 고릴라는 이들 쌍의 자매군이라고 말하는 그림 2.9B의 계통은 침팬지와 사람을 구분 짓는 계통수보다 진화적 변화에서 8단계가 더 짧다. 게다가, 다른 많은 분자생물학 자료 집합도 이러한 결론을 지지한다. 따라서 이런 계통연구의 결과로 분류학자는 결국 3장에서 설명한 것처럼 영장류와 인류의 분류를 바꾸게 되었다.


2.2.5. 계통가설의 평가


계통추론의 타당성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특정 자료 집합에서 얻은 계통수 추정은 [다른 과학적 진술과 마찬가지로] 잠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계통가설(phylogenetic hypothesis, 系統假設)이다. 따라서 추가적인 자료로 우리는 그 가설을 수정하거나 포기하거나 더욱 지지할 수 있다. 계통가설을 확정하는 주요 방법은 그것이 독립적으로 얻은 자료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형태적 특징과 DNA 서열은 상당히 대체로 독립적으로 진화하므로 독립적인 계통정보를 제공한다 [다음 내용과 19장 참조]. 일부 예외가 있지만, 이들 두 가지 자료는 대개 계통에 대한 비슷한 추정치를 내놓는다 [Paterson et al. 1993]. 예를 들어, DNA 서열에 기초한 척추동물 상위 분류군 사이의 계통관계는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형태적 특징으로 추정한 것과 동일하다 [그림 2.10].



그림 2.10 [그림 왼쪽의] 형태적 특징과 [그림 오른쪽의] DNA 서열로 추정한 척추동물 주요 분류군 사이의 계통관계. 전체적으로 이들 두 정보를 통해 계통에 대한 비슷한 추정치를 얻을 수 있다. 분자생물학 자료에서는 형태적 자료에 대하여 계통 위치에 [거북이류 같은] 단지 하나의 뚜렷한 변화와 [단공류(monotreme, 單孔類)/유대류 관계처럼] 하나의 가능한 변화를 요구한다 [회색으로 표시한 가지]. 두 계통수 사이에 차이가 나는 불명확한 관계와 DNA 서열 자료로 제시된 대안 가능한 관계는 점선으로 나타냈다. [After Meyer and Zardoya. 2003.] *


* [용어설명] gnathostomes, 악구류(顎口類)로 턱이 있는 척추동물인 악구하문(infraphylum Gnathostomata, 顎口下門)에 속하는 동물; agnathans, 무악류(無顎類)로 턱이 없는 척추동물인 무악상강(superclass Agnatha, 無顎上綱)에 속하는 동물; choanates, 코아나타류; ray-finned fishes, 조기류(條鰭類) 또는 조기어류(條鰭漁類); tetrapods, 사지동물류; lobe-finned fishes, 총기류(總鰭類) 또는 총기어류(總鰭漁類); lepidosaurs, 인룡류(鱗龍類)로 인룡상목(superorder Lepidosauria, 鱗龍上目)에 속하는 동물; archosaurs, 조룡류(祖龍類); squamates, 유린류(有鱗類)로 유린목(order Squamata, 有鱗目)에 속하는 비늘이 있는 파충류; Amphioxus, 활유어(蛞蝓魚)의 한 속(屬); hagfish, 먹장어; lamprey, 칠성장어; chimaeras, 은상어류; bichirs, 다기류 또는 다기어류; sturgeons, 철갑상어류; gars, 인골류(鱗骨類) 또는 인골어류(鱗骨魚類); teleosts, 경골어류(硬骨魚類); coelacanth, 실러캔스; lungfishes, 폐어류; caecilians, 무족영원류; monotremes, 단공류(單孔類); marsupials, 유대류; eutherians, 진수류(眞獸類).



우리는 또한 계통분석법을 잘 알려진 계통에 적용함으로써 그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연구자는 컴퓨터를 이용해 진화 과정의 다양한 모델에 따라 컴퓨터로 생성되는 혈통(computer-generated lineage)이 분지하고 이들의 형질이 변화하도록 진화를 모의 실험했다. [예를 들어, 형질은 다른 평균속도로 무작위로 변하거나 공통조상에서 파생된 두 종 가운데 하나가 다른 것보다 빨리 진화할 수도 있다.] 그런 다음에 연구자는 이들 혈통의 정확한 분지 역사를 내놓기 위해 다양한 계통분석법이 이들의 최종 특성을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아마도 회의론자(懷疑論者)에게 더욱 설득력 있는 것은 연구자에 의해 개별 혈통으로 분리되어 [인위적 분지 사건 또는 마디 또는 노드(node)를 생성하면서] 진화하도록 허용된 실제 생명체의 실험 집단에 계통분석법이 적용된 몇몇 연구일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데이비드 힐리스(David Hillis)와 그의 동료가 수행한 실험으로, 이 연구팀은 T7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 혈통을 연속적으로 세분화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에 이들 박테리오파지를 노출해서, 300세대 동안 박테리오파지의 DNA 서열 차이가 빨리 발생해 누적하도록 했다 [Hillis et al. 1992; Cunningham et al. 1998]. 그런 다음에 이 연구팀은 8개 혈통의 서열 차이를 기록하고 그 자료에 대한 계통분석을 수행했다 [그림 2.11]. 이 많은 개체군 가운데 135,135개가 [각각의 혈통이 서로 다른 두 혈통으로 분지하는] 이분지성 계통수(bifurcating phylogenetic tree, 二分枝性系統樹)지만, 연구자가 사용한 계통분석은 정확히 단 한 개의 실제 계통수만 찾아냈다.




그림 2.11 힐리스와 그의 동료가 연구한 T7 박테리오파지 실험 개체군의 실제 계통. 실험의 마지막에 얻은 박테리오파지 개체군 사이의 서열 차이를 근거로 추정한 계통은 실제 계통과 정확히 일치했다. [After Hillis et al.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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