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2)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3)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4)
[번역] 『Evolution』 Ch. 2. 생명의 나무: 분류와 계통 - (5)



그림 2.0 생명체는 어떻게 분류되는가? 다리가 없는 이 동물은 뱀이 아니라 동부 풀도마뱀(eastern glass lizard: Ophisaurus ventralis)이다. 이 동물은 무족도마뱀과(family Anguidae, 無足-科)에 속하는 약 80종의 풀도마뱀 가운데 하나로 이 과에 속하는 종 상당수는 다리가 있다. 몸 측면을 따라 나 있는 홈(groove)은 이 과의 특징이다. 대조적으로, 뱀은 매우 다른 비늘, 두개골 그리고 내부 특징을 가진다. [Photo © John Cancalosi / AGE Fotostock.]



약 20억 년 전 우리의 장(intestine, 腸) 안에서 사는 대장균(Escherichia coli, 大腸菌)과 다를 바 없는 어떤 세균이 다른 유사 세균 생명체(bacterial-like organism) 안에서 둥지를 틀었다. 이들 동반자는 명백히 서로에게 생화학적 편익(便益)을 제공했으므로, 이러한 관계는 번창했다. 이러한 동반자 관계에서 “주인”은 오늘날의 핵, 염색체와 방추사를 개발했지만, “손님”인 세균은 그 안에서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on)로 진화했다. 이러한 조상 진핵생명체(ancestral eukaryote, 祖上眞核生命體)에서 다양한 단세포 후손이 출현했다. 그러한 후손 가운데 일부는 체세포 분열로 생성한 세포가 떨어져 나가지 않은 채 서로 붙어 있게 되었을 때 훗날 다세포 생명체가 되었으며, 이들 세포 집단에서 다양한 조직(組織)과 기관(器官)을 형성할 수 있게 하는 유전자 발현 조절 메커니즘이 진화했다. 이러한 혈통(lineage, 血統) 가운데 하나는 녹색 식물의 조상이 되었고, 다른 하나는 곰팡이와 동물의 선조가 되었다.


약 10억 년 전에서 6억 년 전 사이에 어떤 단일 동물 종(species, 種)에서 매우 놀라울 정도로 서로 다른 두 동물군(動物群)의 조상이 되었던 두 가지 종이 출현했다. 하나는 불가사리류, 성게류 그리고 극피동물류(echinoderms, 棘皮動物類)로 진화했으며, 다른 하나는 척추동물류(vertebrate, 脊椎動物類)를 포함한 척삭동물류(chordates, 脊索動物類)로 진화했다. 가장 초기의 척추동물에서 파생한 종 대부분은 어류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네 발 달린 척추동물인 사지동물류(tetrapods, 四肢動物類)의 조상이 되었다. 최초의 육상 사지동물이 진화하고 약 1억 5천만 년이 흐른 뒤에 그 후손 가운데 일부는 포유류 시대의 목전에 다가가 있었다. 약 1억 2천5백만 년이 더 흐른 뒤에 포유류는 나무 위 생활에 적응한 최초 영장류(primates, 靈長類)를 포함한 많은 분류군으로 다양해졌다. 일부 영장류는 몸집이 작아졌고, 일부는 물체를 잡을 수 있는 꼬리를 진화시켰으며, 어떤 것은 몸집이 크고 꼬리가 없는 유인원(ape, 類人猿)의 조상이 되었다. 약 1천4백만 년 전에 그러한 유인원 가운데 하나에서 한편으로는 아시아 오랑우탄이 출현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프리카 후손이 출현했다. 아프리카 후손은 고릴라와 다른 종으로 나뉘었다. 약 6백만에서 8백만 년 전에 그 종은 결국 오늘날의 침팬지가 될 혈통과 자세, 발, 손, 뇌 등에서 빠른 진화를 겪은 다른 혈통, 바로 우리의 최근 조상으로 나뉘었다.



그림 2.1 생명의 나무. 주요 분지(branch, 分枝) 사이의 계통관계에 관한 추정은 대부분 DNA 서열, 특히 리보솜 RNA(ribosomal RNA 또는 rRNA)가 암호화된 유전자의 DNA 서열을 토대로 했다. 생명체의 역(empires 또는 domain, 域) 세 가지 가운데 고세균계(Archaea, 古細菌界)와 진핵생물계(Eucarya, 眞核生物界)는 가장 최근 공통조상(the most recent common ancestor 또는 MRCA)을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생명의 나무에서 분류군 대부분은 단세포다. [After Baldauf et al. 2004.]



은유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사람 종이 거대한 생명의 나무(the great Tree of Life)에 있는 잔가지 하나에서 발달했다는 것으로, 우리의 진화 역사에서 중요한 지점 일부에 관해 현재까지 가장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는 5장과 7장에서 이 역사를 더욱 자세히 살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종은 “분지”(branch)할 수 있는데, 그 결과로 이들의 특징 가운데 일부가 달리 변형하도록 진화한 두 종이 출현할 수 있다. 그러한 종은 분지해서 결국 그 후손은 더욱더 변할 수도 있다. 수백만 년 동안 셀 수 없이 반복되는 이러한 분지와 변형의 과정으로 수백만 가지의 생명체가 생명의 나무 아래 바로 그 토대 또는 뿌리에 있는 어떤 단일 조상 생명체에서 진화했다 [그림 2.1].


진화생물학자는 [어떤 종이 최근 공통조상(common ancestor, 共通祖上)을 공유하고, 어떤 종이 더 먼 조상을 공유하며, 어떤 종이 훨씬 더 먼 조상을 공유하는가와 같이] 생명체 사이의 계통관계(phylogenetic relationship, 系統關係) 또는 계보관계(genealogical relationship, 系譜關係) 관계를 추정하는 방법, 즉 생명의 나무를 “재구성”(reconstructing) 또는 “조립”(assembling)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러한 관계를 설명하는 결과는 그 자체로도 매혹적일 뿐만 아니라 [여러분은 자신이 불가사리, 나비, 버섯과 연관되어 있다고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다양한 특성이 진화했던 경로와 같은 진화 역사의 많은 측면을 이해하는 데 또한 중요한 토대가 된다.


우리는 진화 역사를 직접 관찰할 수 없으므로 셜록 홈스(Sherlock Holmes)가 범행 과정을 재구성하듯이 연역논리(演繹論理)로 그 과정을 추론해야 한다. 인류의 기원에 관한 간략한 개요에서 특정 사건이 발생한 시기와 같은 중요한 지점 몇 군데는 화석기록을 통해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 대부분은 화석이 아니라 현존하는 생명체를 연구함으로써 밝혀졌다. 이 장에서 우리는 계통관계를 추론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접하고, 그러한 관계에 대한 이해가 생명체 분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이러한 접근법의 도움으로 분명해진 몇몇 보편적 진화 양식을 조사할 것이다.


2.1. 분류


종 사이의 계통관계를 연구하는 계통분석(phylogenetic analysis, 系統分析)은 생명체를 분류(分類)하고 명명(命名)하는 분류학(taxonomy, 分類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분류와 명명은 둘 다 계통분류학(systematics, 系統分類學) 분야의 일에 속한다.


1장에서 살폈듯이, 1700년대 초반에 유럽의 박물학자(博物學者)는 신이 의도한 계획에 따라 종이 창조되었다고 믿었다. 따라서 창조자의 작품을 목록화하고 “본연(本然)의” 진실된 분류를 발견함으로써 “창조 계획”을 발견하는 것은 신에 대한 헌신적 작업이었다. 이러한 목적으로 당시에 채택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하는 분류 방식은 스웨덴 출신 식물학자 카롤루스 린네우스(Carolus Linnaeus, 1707-1778), 즉 린네(Carl von Linné)가 개발했다. 린네는 [Homo sapiens처럼] 속명(genus name, 屬名)과 특정 별칭(epithet, 別稱) 두 가지로 구성된 명명 체계인 이명법(binomial nomenclature, 二名法)을 제시했다. 그는 [과(family, 科) 안에 속(genus, 屬)이 포함되는 것처럼] 더 큰 분류군 안에 다른 분류군을 포함하는 계층분류(hierarchical classification, 階層分類)로 종을 분류하는 체계를 제시했다 [Box 2A]. 계(kingdom, 界), 문(phylum, 門), 강(class, 綱), 목(order, 目), 과(family, 科), 속(genus, 屬) 그리고 종(species, 種)과 같은 분류 단계를 분류학적 범주(taxonomic category, 分類學的範疇)라 하며, 명확한 계층으로 할당된 특정 생물군은 분류군(taxon, 分類群)이다. 따라서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는 마카카속(genus Macaca), 긴꼬리원숭잇과(family Cercopithecidae), 영장목(order Primates, 靈長目)에 위치하는데, 마카카, 긴꼬리원숭이, 영장은 각각 분류학적 범주인 속, 과 그리고 목을 나타내는 분류군이다. 때때로 상과(superfamily, 上科)나 아종(subspecies, 亞種)과 같은 몇몇 “중간 단계”의 분류학적 범주가 더욱 친숙하고 일반적인 범주와 더불어 사용된다. [종 준위(準位) 위의 분류군인] 상위 분류군(higher taxon, 上位分類群)에 종을 할당할 때, 린네는 그의 생각에 신의 창조 계획에 나와 있는 유사성을 대표한다고 생각되는 특징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그는 “4개의 가지런한 위쪽 앞니와 2개의 가슴 유두”라는 특징으로 영장목을 정의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진화적 토대가 없었기 때문에, 말하자면 색깔이나 크기가 아니라 이빨로 포유류를 분류하는 데 반대할 근거가 박물학자에게는 없었다.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이 1859년에 출판된 후에 분류는 아주 다른 의미를 띄게 되었다. 1장에서 살펴봤듯이, 다윈은 서로 비슷함에도 구별 가능한 흉내지빠귀(mockingbird)가 갈라파고스 군도(Galápagos Islands)의 저마다 다른 섬에서 살고 있음을 관찰했다. 그는 흉내지빠귀의 서로 다른 형태는 하나의 조상으로부터 유래했고, 그 과정에서 미세한 차이를 획득했으리라고 의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생각은 논리적으로 확장되어 조상 그 자체는 시간상으로 더 과거에 존재한 어떤 조상이 변형된 것이고, 이로 말미암아 [예를 들어, 다양한 남아메리카 흉내지빠귀처럼] 아주 다른 후손이 출현할 수 있었다고 제시했다.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어떤 먼 조상은 모든 조류 종의 조상이며, 더 먼 조상은 모든 척추동물의 조상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다윈은 조상 종이 때때로 두 종류의 후손 종으로 갈라질 수 있으며, 이들이 처음에는 매우 비슷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달라지며 분기(divergence, 分岐)한다고 제안했다. 이들 종 각각은 결국 나뉘고 분기해 두 가지 후손 종을 낳게 되며, 그 과정은 유구한 생명의 역사를 거치면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할 것이다. 따라서 다윈은 “가깝게 연관된” 종이라는 개념에 의미를 두었다. 즉, 이들은 상대적으로 최근 공통조상에서 유래했으며, 반면에 연관이 덜 된 종은 더욱 멀리 떨어진 [즉, 시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는] 공통조상에서 유래했다. 모든 척추동물이 척추를 갖는 것처럼 종이 공통으로 갖는 특징은 창조자가 그들 종 각각에 독립적으로 부여한 게 아니라, 그 특징이 처음 진화해 나타난 조상 종으로부터 유전되었다. 대담하게도, 다윈은 매우 놀랍도록 다양한 생명체의 모든 종은 긴 시기를 거치면서 그러한 사건의 끊임없는 반복으로 아마도 [모든 생명체의 보편적 조상인] 단 하나의 공통조상에서 기원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윈의 말에 따르면, 현존하든 멸종했든 간에 모든 종은 거대한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또는 계통수(phylogenetic tree, 系統樹)를 형성하는데, 인접한 잔가지는 그들의 공통조상에서 단지 최근 파생된 살아 있는 종을 나타내지만 다른 가지에 붙어 있는 잔가지는 더 오래된 공통조상에서 파생된 종을 나타낸다 [그림 2.2]. 그는 이러한 은유(隱喩)를 매우 시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같은 부류의 모든 존재에서 나타나는 유사성은 때때로 거대한 나무로 표현되곤 한다. 나는 이 직유(直喩)가 대체로 진실을 말한다고 믿는다. 초록의 싹이 트는 잔가지는 현존하는 종을 나타낼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만들어진 잔가지는 멸종한 종의 긴 연쇄를 나타낼 것이다. 각 성장기에 자라나는 모든 잔가지는 사방으로 가지를 뻗어 주변의 잔가지와 큰 가지보다 높이 솟아 이들을 죽이려고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종과 종의 집단은 생명을 위한 거대한 전장에서 항상 다른 종을 압도했다. 거대한 나뭇가지는 큰 가지로, 이것은 더 작은 가지로 나뉘지만, 이들도 한때는 싹이 튼 어린 잔가지였다. 분기하는 가지에 의한 과거와 현재 싹의 이런 연결은 어떤 집단에 종속된 집단에 속한 모든 멸종한 그리고 살아 있는 종을 잘 나타낸다. 나무가 단지 덤불이었을 무렵 번성한 많은 잔가지 가운데, 지금은 큰 가지로 자란 단지 두세 개만이 여전히 생존해 다른 가지를 낳는다. 그렇게, 오래전 지질학적 시기 동안 살았던 종과 함께 극히 일부가 살아 있는 변형된 자손을 남겼다. 그 나무가 처음 성장할 때부터 많은 수의 거대한 나뭇가지와 큰 가지가 썩어 떨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크기의 떨어진 가지는 지금은 그 어떤 살아 있는 대표자도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에게 단지 화석 상태로만 알려진 목, 과 그리고 속 전체를 대표한다. 우리는 여기저기에서 나무 아래쪽 갈라진 부분에서 뻗어 나와 어떤 우연한 기회에 생존에 유리해졌고 여전히 꼭대기에서 살아 있는 가늘고 제멋대로 자라는 가지를 보면서, 그렇게 우리는 약간의 유사성으로 두 개의 큰 생명의 가지를 연결하면서 어떤 안전 지역에 거주함으로써 명백히 치명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았던 오르니토린쿠스(Ornithorhynchus)와 레피도시렌(Lepidosiren)과 같은 동물을 본다. *  새로운 싹의 성장으로 싹이 출현하고 이들이, 만일 건강하다면, 가지를 뻗어 사방으로 많은 허약한 가지 위로 솟으면서, 그렇게 세대를 거치면서 죽거나 부서진 가지로 지표면을 채우며 표면을 영원한 가지 뻗기와 아름다운 분지(分枝)로 뒤덮는 거대한 생명의 나무와 함께 해왔다고 나는 믿는다.


* 오리너구리(duck-billed platypus)인 오르니토린쿠스(Ornithorhynchus)는 원시적이며 알을 낳는 포유류다. 레피도시렌(Lepidosiren)은 현존하는 폐어(lungfish, 肺魚)의 한 속(屬)이고, 사지 척추동물류의 조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고대 화석으로 알려진 분류군이다.



그림 2.2 어떻게 혈통이 공통조상에서 분기하고 멸종한 종과 현존하는 종이 출현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설적 계통관계에 관한 다윈의 설명. 로마숫자 사이의 시간 간격은 수천 세대를 나타낸다. 다윈은 X에서 XIV까지 시간 간격 동안 일어난 세부적 분지는 생략했다. XIV 시기의 현존하는 종은 조상 A, F 그리고 I로부터 추적할 수 있다. 다른 모든 원래 혈통은 멸종했다. 가로축을 따라 표시된 거리는 [예를 들어, 체형의 차이처럼] 분기 정도를 나타낸다. 다윈은 진화속도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이것을 도표에서 다른 각도로 표시했다. 예를 들어, 조상 F에서 파생된 혈통은 본질적으로 변화 없이 살아남았다. [From Darwin 1859.]



다윈의 공통혈통(common descent, 共通血統) 가설에 따르면, 계층분류는 다양한 정도로 가깝거나 멀리 떨어진 실제 계보관계를 가진 생명을 낳는 실제 역사 과정을 반영한다. 같은 과의 다른 속은 이들 각각이 그들의 더욱 먼 공통조상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같은 속 내의 종보다 더 적은 특성을 공유한다. 어떤 목 내의 다른 과는 더욱더 멀리 떨어진 조상에서 기원하며, 공통으로 지니는 특성도 더 적다. 그래서 분류는 어느 정도까지는 실제 진화 역사를 묘사할 수 있다.


Box 2A 분류학 실습과 명명


생명체의 표준 명칭은 과학자 사이의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 명칭의 표준화를 보장하기 위해 분류학에서는 명명(命名) 규칙을 개발했다.


종 대부분은 특정 생물군의 전문가인 분류학자에 의해 명명된다. 새로운 종은 [예를 들어, 깊은 바다에서 저인망으로 잡힌 생명체처럼] 이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수도 있지만, 무명(無名)의 많은 종이 기재되기를 기다리며 박물관 수집품에서 대기하고 있다. 더욱이, 어떤 단일 종은 세부 연구를 통해 때때로 둘 또는 그 이상의 매우 유사한 종으로 판명되기도 한다. 어떤 분류군을 종합적 분석으로 검토(revision, 檢討)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분류학자는 자주 새로운 종에 이름을 붙인다. 종명(species name, 種名)은 학술지나 대중적으로 이용 가능한 사적 출판물로 간행되면 공인된 지위를 가진다.


종명은 속명(genus name, 屬名)과 특정 별칭(epithet, 別稱)으로 구성되며, 둘 다 라틴어나 라틴어화 된 단어다. 이들 단어는 항상 이탤릭체로 [또는 밑줄로] 표기하고, 속명은 항상 첫 글자가 대문자다. 곤충학 같은 분야에서는 [특정 별칭을 부여한 사람인] 명명자(命名者)를 포함하는 것이 관례다. 예를 들어, 옥수수뿌리벌레(corn rootworm)의 학명은 Diabrotica virgifera LeConte이다.


종명을 정할 때에는 많은 규칙을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속명과 특정 별칭은 문법적 성(gender)이 일치해야 하는데, 갈색쥐(brown rat)의 학명은 Rattus norvegica가 아니라 Rattus norvegicus로 표기해야 한다.] 명칭에 뜻이 있어야 한다고 권고하지만 [예를 들면, 황금날개휘파람새(golden-winged warbler)의 학명은 Vermivora(“벌레를 먹는 존재”) chrysoptera(“황금 날개의”)이며, Rana warschewitschii는 “Warschewitsch의 개구리”란 뜻이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때때로 분류학자는 어떤 사람의 이름을 종명에 사용함으로써 그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명명법의 첫 번째 규칙은 어떤 두 종의 동물이나 식물도 동시에 같은 이름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물 속과 동물 속이 같은 이름을 갖는 것은 허용된다. 예를 들어, Alsophila는 고사리 속과 나방 속의 이름이다. 두 번째는 우선권(priority, 優先權)의 규칙으로, 어떤 분류군의 유효한 이름은 가장 오래전에 적용된 유용 가능한 이름이다. 따라서 두 명의 연구자가 같은 종을 다른 이름으로 독립적으로 기재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 유효한 이름은 먼저 발표된 것이며, 뒤늦게 발표된 이름은 동의어(synonym, 同義語) 또는 동종이명(同種異名)이 된다. 역으로, 둘 또는 그 이상의 종이 하나의 이름으로 불린다고 판명 날 수도 있다. 이때는 그 이름을 명명자가 기재할 때 사용했던 종에만 적용한다. 이런 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명한 모호함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자가 지정한 [모식표본(type specimen, 模式標本) 또는 완전모식표본(holotype, 完全模式標本)이라 불리는] 어떤 단일 표본을 “이름 소유자(name-bearer)”로 지정하는 것이 표준적 관행이 되었는데, 이 때문에 훗날 연구자가 몇몇 유사 종 가운데 어떤 것이 타당한 이름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부모식표본(paratype, 副模式標本)이라 불리는] 폭넓은 변이의 예가 되는 다른 표본을 통상 수반하는 완전모식표본은 박물관이나 식물원에 맡겨져 조심스럽게 보존된다.


속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분류학에 변화가 발생한다. 그런 변화의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다.


  • 선행 연구자가 다른 속으로 분류했던 종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나타난다면 훗날 같은 속으로 묶일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종의 특정 별칭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다른 속으로 바뀌었다면 명명자의 이름이 괄호 안에 기재된다.
  • 어떤 종이 다른 구성원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확인되면 원래 있던 속에서 제외되고 다른 속에 놓일 수 있다.
  • 원래 서로 다른 종으로 묘사된 형태가 같은 종이나 동종이명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
  • 새로운 종이 기재될 수 있다.

상위 분류군 명명에 관한 규칙은 종명과 속명의 명명 규칙처럼 엄격하지 않다. 동물학에서 [그리고 식물학에서도 점점] 아과, 과 그리고 때때로 목의 이름은 [최초로 묘사된] 속의 형태에서 파생해 형성된다. 식물의 과명(family name, 科名) 대부분은 –aceae로 끝난다. 동물학에서 아과명(subfamily name, 亞科名)은 –inae로 끝나며 과명은 –idea로 끝난다. 따라서 집쥐의 속명인 Mus(라틴어 mus와 muris이며, 영어로 mouse)는 쥣과(family Muridae)와 쥐아과(subfamily Murinae)의 모식속(type genus, 模式屬)이며, 장미의 속명인 Rosa는 장미과(family Rosaceae)의 모식속이다. 과 이상의 분류에서 명칭의 어미는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에서는 표준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집참새(house sparrow)인 Passer를 포함한 참새목의 새는 목명(order name, 目名)에 Passeriformes처럼 –formes를 붙인다. 속 준위 이상의 분류군 이름은 이탤릭체로 표기하지 않지만, 항상 첫 글자는 대문자로 쓴다. 이들 명칭을 따서 만든 형용사나 구어체 명사는 대문자로 표기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문자를 사용하지 않고, murids나 murid rodents라고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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