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ish gene'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9.29 도킨스 시리즈

도킨스 시리즈

2011. 9. 29. 16:43 from 잡글
리차드 도킨스 (Clinton Richard Dawkins) 시리즈 다시 읽기

1. 이기적 유전자(The Selfish Gene) (3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홍영남(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06-11-25 | 472쪽 | 15,000원


2. 눈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 (1986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이용철(옮긴이) | 사이언스북스 | 2004-08-09 | 558쪽 | 25,000원


3.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 (2006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이한음(옮긴이) | 김영사 | 2007-07-20 | 604쪽 | 25,000원


4. 지상 최대의 쇼 (The Greatest Show on Earth) (2009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김명남(옮긴이) | 김영사 | 2009-12-09 | 625쪽 | 25,000원


5. 확장된 표현형 (The Extended Phenotype) (1982년판)
리처드 도킨스(지은이) | 홍영남(옮긴이) | 을유문화사 | 2004-07-30 | 556쪽 | 19,000원


*            *            *            *            *

학부 때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난 후, 한동안 진화론에 대해 관심을 끊고 지내다가 근래 들어 도킨스의 모든 저작을 다시 읽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왜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며 그 이유라고 해도 특별한 것은 없을테니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중요한 것은 생물학자인 내가 도킨스를 통해 진화론을 다시 음미하고자 했다는 사실이다.

*            *            *            *            *

현재 <이기적 유전자>와 <눈먼 시계공>은 다 읽은 상태이고 다음으로 <확장된 표현형>을 읽으려고 한다. 도킨스의 저작을 읽다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과거에 알고 있던 내 관념 속의 도킨스가 지금의 도킨스와는 다르다"란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변하기 마련이지만, 과거의 도킨스와 지금의 도킨스가 많이 달라졌을리는 없다. 물론, "생존기계" 도킨스를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한, 그리고 그가 잘 정의된 물리학 법칙의 세계에서 현실을 초월하지 않은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면 - 표형형으로 나타난 과거의 도킨스와 지금의 도킨스는 분명 다를테니까 말이다. 달라진 것은 분명히 나다. 나의 이기적 유전자(selfish genes)가 대표하는 "생존기계" [나]가 아니라, 세계의 밈(meme) 속에 혼연일체가 되어 나타난, 다른 이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내가 달라진 것이다.

*            *            *            *            *

철 없던 시절에 읽어서라고나 할까? 그 시절 도킨스의 저작을 접했던 나는 이성적으로 사물이나 현상 등에 접근하기보다는 다분히 감정적으로 모든 것에 반응을 했고, 살아온 생활패턴과는 많이 다르게 관념적으로는 도덕적 우위를 최고의 선으로 둔 윤리적 환원주의 시각에서 세상을 판단했다. 때문에, '유전자'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그당시 분명히 나는 도킨스가 유전자로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하려 했다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했다) 도킨스를 "유전자 환원주의자"라 매도하며 폄하했다(심지어는, 스스로가 도덕론적 환원주의자였으면서 말이다).

*            *            *            *            *

관록이 붙어서일까, 아니면 생물학 공부를 오래 해서일까? 다시 읽어본 도킨스의 저작은 학부 때 알던 도킨스가 아니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나 스스로가 도덕론적 환원주의에서 벗어나 공정한 시각으로 사물의 이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전자"는 "유전자"일 뿐이다. 도킨스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세상(특히 생명체)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앞으로 생명체는 멸망을 맞이하지 않는한 어떤 식으로 변화할 것인가"란 물음에 대한 객관적인 해석이다. 그 안엔 - 우리가 설령 어떤 도덕적이며 윤리적이고 초현실적이며 형이상학적인 것이 있다고 어리석은 오해를 하더라도 - 오로지 자연의 법칙에 관한 도킨스의 답변만 존재할 뿐이다.

자연에 도덕이란 없다. 도덕이란 오로지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비자연적이며 오로지 100% 인간의 관념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자연에 존재하는 것은 '유전자'의 입장에서, 다 나아가서는 '생명체'의 입장에서 자신의 존재를 오랜 시간동안 지속하고자 하는 본능만 존재할 뿐이다. 본능에는 목적의식이 없다. 있다고 한다면 그건 존재하고자 하는 욕구일 뿐이다. 그 욕구가 동력이 되어 세상은 우연히도 지금까지 오게되어 필연적으로 다음으로 나아가게 된다.

*            *            *            *            *

아직 도킨스의 저작(들)을 읽고 있는 중이지만, 한 가지 크게 깨달은 바가 있다. 절대 자연을 도덕과 윤리로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연의 법칙에 도덕과 윤리가 파고드는 그 순간 그건 과학이 아니다. 바로 그 순간, 그건 인간적인 철학이라 불리우며 때로는 망상으로 가득찬 종교로 불리우기도 한다.

2011/09/22 14:31 이글루스에서 작성한 글





Posted by meta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