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는 말이죠?

2012. 9. 16. 21:08 from notice



2011년 9월 29일에 처음 블로그를 개설한 후로 인제 와서 [자기소개]란 것을 써봅니다.


이 블로그에는 『The Extraction of the Extended Phenotype』 또는 간단히 『T/E/E/P』이라는 손발이 오그라들 만한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름이죠? 예, 맞습니다. 바로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책 『The Extended Phenotype』에서 제 블로그의 이름을 따왔습니다. 제 블로그 이름을 굳이 번역하자면 『확장된 표현형의 추출』이라고나 할까요? 이름을 이런 식으로 지었다 해서 특별히 무슨 장대한 뜻을 품고 작명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이 블로그를 처음 개설할 때 제 컴퓨터 옆에 있던 책이 바로 도킨스 책이었거든요. 그리고 그때 세포에서 RNA를 추출(extraction)하는 실험을 하고 있었고요. 그래서 블로그 이름이 이런 식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좀 허무하죠? (웃음)


여담인데, 황영남이 번역한 이 책의 한국어판(출판사: 을유문화사)은 쓰레기통에다가 집어던지고 싶을 정도로 최악이지만, 영어판은 읽어볼 만합니다. 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제가 이런 얘길 한다고 절 도킨스 팬으로 생각하진 말아 주세요. 저는 도킨스를 별로 안 좋아합니다. (웃음) 오히려 좀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죠.


블로그 주인 소개를 잠깐 하겠습니다. 저는 국내 모 대학 모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노예'입니다. 오늘내일 학생 노예의 신분에서 벗어나 비정규직 머슴으로 갈 날 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운명이죠. 전공은 생명과학(정확히는 RNA 생물학)이지만, 지금 전공에는 별 관심 없습니다. 솔직히 많이 데였다고나 할까요? 그렇다고 이 일을 그만둘 생각은 없습니다. 물론,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그냥 때려치울까?"란 생각도 해봤지만, 이걸 그만두고 나면 도저히 할 게 없더라고요. 솔직히 다른 것을 할 자신도 없고요. 도둑질도 해본 놈이 잘한다거나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옛말처럼 저도 이 길을 계속 가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럼 앞으로 어떤 공부를 할 거냐고요? 그건 제 블로그에 주로 올라오는 글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제 블로그는 주로 과학 관련 글(주로 고인류학이나 영장류 진화학 등)이 게시됩니다. 그리고 가끔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의 『자본론(Das Kapital)』 번역도 올라옵니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제 정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글도 출몰할 수 있습니다. 이점 유념해 주시고, 모쪼록 제 블로그가 방문하시는 모든 분에게 유익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2년 9월 16일 늦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