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1)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2)
[번역] 『Evolution』 Ch. 5. 지구에서 생명의 역사 - (3)


5.8 신생대


신생대(Cenozoic era, 新生代)는 효신세(Paleocene epoch, 曉新世)에서 홍적세(Pleistocene epoch, 洪積世)에 이르는 6개의 기(紀)를 아우른다. 실제로 우리는 여전히 홍적세에 살고 있지만, 지난 1만 년은 종종 일곱 번째 기인 완신세(Holocene epoch, 完新世) 또는 현세(現世)로 구분된다. 전통적으로 [6천5백5십만 년 전에서 1백8십만 년 전 사이의] 처음 다섯 기는 제3기(Tertiary period)로, [1백8십만 년 전에서 현재까지의] 홍적세와 현세는 제4기(Quaternary period)로 불린다. 일부 고고학자는 신생대를 [6천5백5십만 년 전에서 2천3백만 년 전 사이의] 고제3기(Paleogene period, 古第三紀)와 [2천3백만 년 전에서 현재까지의] 신제3기(Neogene, 新第三紀)로 나눈다.


신생대가 시작될 즘에 북아메리카가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동쪽의 유럽과 나뉘었지만,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사이에 넓은 베링육교(Bering Land Bridge)가 형성되었고 신생대 대부분을 통틀어 해수면 위에 머물렀다 [그림 5.17D 참조]. 곤드와나 대륙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디아 그리고 남쪽 멀리 [시신세 때 분리되는] 남극 대륙과 호주가 합쳐진 덩어리와 같이 분리된 섬 대륙으로 쪼개졌다. 약 1천8백만 년에서 1천4백만 년 사이 중신세 동안 아프리카는 남서쪽의 아시아와 접촉했고, 인도와 아시아의 충돌로 히말라야가 형성됐으며, 호주는 북쪽으로 이동해 동남아시아 쪽으로 접근했다. 약 3백5십만 년 전 선신세 동안 파나마 지협이 생겨나 처음으로 남북아메리카가 연결됐다.


이러한 대륙과 해양의 재구성으로 주요 기후 변화가 나타났다. 시신세 후기와 점신세 때 전 지구적으로 춥고 건조했으며, [드문드문 숲으로 뒤덮인 초원인] 광대한 사바나가 처음으로 생겨났고, 남극에는 빙하가 생겼다. 해수면은 요동쳤고 [약 2천5백만 년 전인] 점신세 후기에 엄청나게 낮아졌다. 선신세 동안 온도가 다소 올라갔지만, 말기에 다다르면서 온도가 떨어져 홍적세 내내 지속했던 일련의 빙하 작용이 시작되었다.


5.8.1 수중 생명체


K/T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해양생물군 대부분은 신생대 초반에 그 수가 급증했으며, 연잎성게류로 알려진 천공성(burrowing, 穿孔性) 성게 같은 새로운 일부 상위 분류군이 진화했다. 신생대 해양 군집의 분류학적 조성은 오늘날과 매우 비슷했다. 경골어류는 신생대 내내 계속 다양해져 단연코 가장 다양한 수생 척추동물이 되었다.


홍적세의 빙하기 동안 매우 많은 물이 빙하에 갇혀서 해수면은 지금보다 100m나 내려갔다. 북아메리카의 대서양 연안을 따라 서식하는 연체동물 종의 70% 정도가 이 시기에 멸종했는데, 이러한 멸종은 특히 열대 지방에서 뚜렷했다.


5.8.2 육상 생명체


오늘날 존재하는 속씨식물과 곤충의 과(科) 대부분이 시신세 또는 그 전에 분화했고, 시신세 후기와 점신세의 많은 화석 곤충은 현존하는 속(屬)에 속한다. 점신세 때 발달했던 사바나(savannah)의 우점 식물(優占植物)은 이 시기에 주요 적응방산을 겪었던 볏과(family Poaceae) 식물과 목본 조상에서 진화한 것이 대부분인 초본식물(草本植物)의 많은 분류군이었다. 이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해바라기, 데이지, 돼지풀 등을 포함하는 국화과(family Asteraceae, 菊花科)다. 이것은 오늘날 가장 큰 두 종류의 식물 과(科) 가운데 하나다.


조류의 수많은 현생목(現生目)과 현생과(現生科)가 [5천5백8십만 년 전에서 3천3백9십만 년 전 사이의] 시신세와 [3천3백9십만 년 전에서 2천3백만 년 전 사이의] 점신세 때 존재했다고 나타난다. 가장 큰 조류 목인 참새목(order Passeriformes)은 [2천3백만 년 전에서 5백3십만 년 전 사이의] 중신세에 처음으로 엄청난 다양성을 나타냈다. 또 다른 거대 적응방산은 뱀에서 나타나는데, 이들의 다양성은 점신세 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뱀은 벌레와 흰개미부터 새의 알과 야생 돼지까지 매우 다양한 동물 먹이를 먹고 살며, 이들은 물속에서 살거나, 천공성(穿孔性)이기도 하며, 때로는 나무에서 살기도 하는데, 이들 가운데 일부는 날 수도 있다.


5.8.3 포유류의 적응방산




그림 5.24 DNA 서열 자료에 근거한 유대류와 태반 포유류의 현생 분류군에 대한 계통. 분지점의 시기 지정은 서열 분기에 기초했으며, 고생물학 자료로 보정했다. 이 자료는 목(目) 대부분이 백악기 동안 서로 분기했음을 가리킨다. K/T 경계 이전 포유류 화석의 부족은 이들 모든 혈통의 초기 포유류가 작고 또는 드물었음을 뜻한다. [After Springer et al. 2003.] *


* [용어설명] superorder Laurasiatheria, 로라시아상목(-上目); superorder Euarchontoglires, 영장상목(靈長上目); superorder Xenarthra, 이절상목(異節上目); superorder Afrotheria, 아프로테리아상목(-上目); order Perissodactyla, 기제목(奇蹄目); order Cetartiodactyla, 고래소목; order Carnivora, 식육목(食肉目); order Pholidota, 유린목(有鱗目); order Chiroptera, 박쥐목(-目); order Eulipotyphla, 진정식충목(眞正食蟲目); order Rodentia, 설치목(齧齒目); order Lagomorpha, 토끼목(-目); order Dermoptera, 날원숭이목(-目); order Scandentia, 나무두더쥐목(-目); order Primates, 영장목; order Pilosa, 유모목(有毛目); order Cingulata, 피갑목(被甲目); order Afrosoricida, 아프리카땃쥐목(-目); order Macroscelidea, 코끼리땃쥐목(-目); order Tubulidentata, 관치목(管齒目); order Sirenia, 바다소목(-目); order Hyracoidea, 바위너구리목(-目); order Proboscidea, 장비목(長鼻目); infraclass Marsupialia, 유대하강(有袋下綱); llama, 라마; tapir, 맥; rhinoceros, 코뿔소; pangolin, 천산갑; flying fox, 큰박쥐; free-tailed bat, 큰귀박쥐; hedgehog, 고슴도치; shrew, 뾰족뒤쥐; mole, 두더지; flying lemur, 날다람쥐원숭이; tree shrew, 나무두더지; lemur, 여우원숭이; sloth, 나무늘보; anteater, 개미핥기; tenrec, 텐렉; elephant shrew, 코끼리땃쥐; aardvark, 땅돼지; manatee, 바다소; hyrax, 바위너구리; eutherian lineage, 진수류(眞獸類) 혈통; marsupials, 유대류(有袋類).



현대적인 목으로 지정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포유류 화석은 [6천5백5십만 년 전인] K/T 경계(KT boundary) 이후에 출현한다. 그럼에도, DNA 서열 진화속도를 계산하기 위해 많은 화석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분석한 DNA 서열 차이는 목(目) 대부분이 백악기 때 서로 분기했으며, 각 목 내의 주요 혈통은 [영장목(order Primates, 靈長目) 주요 현생 혈통에 대해서] 약 7천7백만 년 전에서 5백만 년 전 사이에 분기했음을 가리킨다 [그림 5.24; Springer et al. 2003]. 다양화 시기에 대한 DNA에 기초한 추정과 화석에 기초한 추정 사이의 큰 차이로 미루어봤을 때, 비록 많은 포유류 혈통이 백악기 동안 진화했더라도 신생대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크기가 작은 채로 머물러 있었고, 비교적 흔치 않았으며, 아마도 이들의 독특한 생태적∙형태적 특징이 아직 진화하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거대 공룡의 멸종으로 이들의 지배 아래에 있었던 포유류의 경쟁과 포식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었으며, 결과적으로 이들의 적응방산이 가능해졌다는 가설이 때때로 제시되기도 했다.


유대류는 남극 대륙을 포함한 모든 대륙에서 화석으로 발견된다. 오늘날 이들 유대류는 [북아메리카의 주머니쥐를 제외하면] 호주와 남아메리카에만 국한해 있다. 캥거루, 웜뱃(wombat) 그리고 호주에서 서식하는 다른 현생 유대류를 포함한 여러 유대류 과는 신생대 제3기 중기 때 진화했다. 남아메리카에서 유대류는 엄청난 적응방산을 경험했는데, 일부는 캥거루쥐를 닮았고, 일부는 검치고양이를 닮았다. 남아메리카 유대류 대부분은 선신세 말엽에 멸종했다.



그림 5.25 노트로테리움(Nothrotherium)이라 불리는 땅나무늘보는 태반 포유류 계통의 가장 초기 분지 가운데 하나인 홍적세의 대표적인 이절상목(superorder Xenarthra, 異節上目)이었다. [After Stock 1925.]



유대류 이외에도 태반 포유류의 많은 분류군이 다른 대륙으로부터 고립되었던 오랫동안 남아메리카에서 진화했다. 여기에는 홍적세 후기까지 생존했던 땅나무늘보(giant ground sloth) [그림 5.25],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 소수의 아르마딜로, 개미핥기, 나무늘보 등의 이절상목(superorder Xenarthra, 異節上目)이라는 [또는 다계통군인 빈치목(order Edentata, 貧齒目)이라는] 고대 태반군(placental group, 胎盤群)이 포함된다. 양, 코뿔소, 낙타, 코끼리, 말, 설치류 등을 닮은 발굽 달린 포유류의 적어도 6개의 목(目)이 남아메리카에서 진화했지만, 선신세 후기 때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가 연결된 후 감소해 완전히 멸종했다. 수많은 남아메리카 포유류의 멸종은 소위 육상 생명체의 “아메리카 대교환”(Great American Interchange)이라 불리는 이 시기에 남아메리카로 이동했던 곰, 너구리, 족제비, 페커리(peccary), 낙타 등과 같은 북아메리카 포유류군이 몰고 온 생태적 충격 때문이다.



그림 5.26 초기 영장류인 효신세의 플레시아다피스(Plesiadapis). [After Simons 1979.]



태반 목(目) 중에서 가장 초기의 형태이며 여러모로 구조적으로 가장 원시적인 목은 영장목이다. 이 목으로 배정된 가장 초기의 화석은 기본적인 진수류(eutherians, 眞獸類)와 너무 닮아서 이들을 영장류로 부를지는 다소 임의적이었다 [그림 5.26]. 최초의 원숭이는 점신세부터 알려졌으며 [사람상과인] 최초의 유인원은 약 2천2백만 년 전 중신세부터 알려졌다. 6백만 년 전부터 시작한 호미닌 진화에 관한 화석자료는 4장에서 설명했다.



그림 5.27 포유류의 수렴진화. (A) 효신세의 다구치동물(多丘齒動物)인 태니올라비스(Taeniolabis)와 (B) 시신세 설치동물인 파라미스(Paramys). 백악기부터 점신세까지 번창했던 다구치류(多丘齒類)는 [커다랗고 계속 자라는 앞니와 같이 비슷한 형태적 특징을 가진] 다람쥐 및 다른 설치류와 생태적으로 비슷했던 무태반 포유류였다. 설치류와의 경쟁으로 이들 포유류는 멸종했을 것이다. [After Romer 1966.]



영장목과 계통적으로 연관된 [설치목(order Rodentia, 齧齒目)인] 설치류는 효신세 후기부터 처음 기록되었다. 아마도 직접적 경쟁으로 이들 설치류는 쥐라기 후기의 기반 포유류에서 기원했던 [태반은 없어도 생태적으로 비슷한] 분류군인 다구치목(order Multituberculata, 多丘齒目)을 대체했을 것이다 [그림 5.27]. 설치류는 포유류 가운데 가장 다양한 목이 되었는데, 부분적으로는 쥐상과(superfamily Muroidea)의 구성원인 쥐(rat)와 생쥐(mouse)가 지난 1천만 년 동안 보여준 놀라운 번식 때문이다.



그림 5.28 코끼리의 목인 장비목(order Proboscidea, 長鼻目)에는 단 두 가지 현생속(現生屬)만 존재하지만, 한때는 매우 다양했다. 멸종한 형태 중 일부로 (A) 초기의 일반적 장비목 동물인 [시신세 후기에서 점신세 초기의] 뫼리테리움(Moeritherium), (B) [점신세 초기의] 피오미아(Phiomia), (C) [중신세의] 곰포테리움(Gomphotherium), (D) [중신세의] 데이노테리움(Deinotherium) 그리고 (E) [홍적세의] 털 매머드인 맘무투스(Mammuthus)가 있다. [After Romer 1966.]



DNA 증거로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아프로테리아상목(superorder Afrotheria)의 단계통군에는 뾰족뒤쥐를 닮은 텐렉류(tenrecs), 수생 바다소류(manatees), 코끼리류처럼 매우 다르게 보이는 생명체가 포함된다. 이 분류군은 시신세 때 처음으로 기록되었지만, 태반 목 가운데 가장 초기에 갈라진 생물군 중 하나를 대표한다 [그림 5.24 참조]. 장비목(order Proboscidea, 長鼻目)인 코끼리는 가장 큰 다양화를 겪었으며, 적어도 40종류의 속(屬)으로 분화했다. 털 매머드는 약 1만 년 전 가장 최근의 빙하기를 거쳐 생존했으며, [아프리카코끼리와 인도코끼리의] 두 속은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그림 5.28].


측계통적 기반군인 과절류(condylarths, 顆節類)에서 적응방산으로 육식동물, 초기 구성원이 단지 조금만 달랐던 기제목(order Perissodactyla, 奇蹄目) 그리고 우제목(order Artiodactyla, 偶蹄目)에 속하는 발굽 달린 포유류인 유제류(ungulates, 有蹄類)가 시신세에 출현했다. 기제목 또는 홀수 발가락을 가진 유제류는 시신세부터 중신세까지 매우 다양했지만, 훗날 코뿔소, 말, 맥(tapir, 貘) 등의 몇몇 현생종으로까지 줄어들었다. [오늘날 일부 연구자는 고래소목(order Cetartiodactyla)이라 부르는] 우제목은 이 목의 특징인 복사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빼곤 그 이후에 출현한 돼지, 낙타 그리고 반추동물과 그 어떤 유사성도 없는 토끼 크기의 동물로 시신세 때 처음 알려졌다. 중신세 때 반추동물은 주로 구세계(Old World)에서 초원의 점차적인 확장과 관련이 있는 지속적인 방산을 시작했다. 이 당시 급증했던 과(科) 가운데에는 사슴, 기린과 그 근연종, 그리고 영양, 양, 염소, 소 등 다양한 구성원을 포함하는 솟과(family Bovidae)의 동물이 있다. 최근 연구에서 시신세 동안 우제류 혈통 중 하나가 수생 생명체가 되어 돌고래와 고래 같은 고래류로 진화했다고 나타났다 [그림 4.11 참조].


5.8.4 홍적세 사건


신생대 마지막인 홍적세(Pleistocene period, 洪積世) 단지 1백8십만 년 동안 지속했지만, 이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며 극적이기 때문에 오늘날 생명체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림 5.29 홍적세 빙하로 해수면이 적어도 100m까지 낮아져서, 지금은 바다 장벽으로 분리된 많은 육지 영역이 연결되었다. (A) 동아시아와 북아메리카는 베링육교로 연결되었다. 북아메리카의 빙하 범위에 주목하라. (B) 인도네시아와 그 밖의 섬은 동남아시아 또는 호주와 연결되었다. [After Brown and Lomolino 1998.]



홍적세가 시작할 무렵, 대륙은 오늘날과 같은 곳에 있었다. 북아메리카는 오늘날 알래스카와 시베리아가 거의 만나는 지역인 베링육교를 통해 동아시아의 북서쪽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림 5.29A].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는 파나마 지협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멸종한 종을 제외하면 홍적세에 살았던 종은 이들로부터 유래한 현생종과 매우 비슷하거나 거의 구별할 수 없었다.


전 세계 온도는 약 3백만 년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으며, 홍적세 당시에는 약 십만 년을 주기로 극심한 요동을 겪었다. 온도가 떨어졌을 때 대륙 빙하는 고위도에서 약 2km 두께로 형성되었다가 따뜻한 기간에는 줄어들었다. 적어도 네 번의 주요 빙하 확대와 여러 번의 작은 빙하기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 빙하기는 약 1만 8천 년 전에 북아메리카의 위스콘신(Wisconsin)과 유럽의 리스-뷔름(Riss-Würm)까지 최대로 확장했다가 [그림 5.29A], 1만 5천 년 전에서 8천 년 전 사이에 녹아서 그 세가 수그러졌다. 빙하기 동안 해수면은 오늘날보다 100m나 더 떨어졌다. 이러한 해수면 하강으로 대륙붕(大陸棚) 일부가 노출되었으며, 대륙 경계의 많은 부분이 오늘날보다 더 확장되어 많은 섬이 근처 땅덩어리와 연결되었다. [예를 들어, 일본은 아시아의 반도였고, 뉴기니는 호주와 연결됐으며, 말레이 군도는 동남아시아의 확장부였다.] [그림 5.29B] 적도 지역의 온도는 거의 오늘날만큼이나 높았음이 확실하므로, 위도에 따른 온도 변화는 오늘날보다 더 급격했다. 빙하기 동안 세계 기후는 일반적으로 더 건조했다. 따라서 중습성 삼림(中濕性森林)과 습윤 삼림(濕潤森林)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유리한 지역에 국한되었고, 초원이 확대되었다. 간빙기 동안에는 기후는 더 따뜻해지고 일반적으로 더 습했다.


이러한 사건은 생명체 분포에 엄청나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6장 참조]. 해수면이 더 낮아졌을 때는 많은 육상 종이 지금은 서로 떨어진 땅덩어리 사이를 이동했다. 예를 들어, 얼음이 없는 베링육교는 털 매머드와 들소 그리고 사람을 위한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였다. 빙하기 동안에는 많은 종의 분포가 저위도 쪽으로 이동했고 간빙기 때는 열대 종이 오늘날보다 훨씬 더 멀리 퍼짐으로써 고위도로 확장했다. 코끼리, 하마, 그리고 사자의 화석이 영국의 간빙기 퇴적층에서 발굴되었으며, 빙하기 동안에는 가문비나무나 사향소 같은 북극의 생물 종이 미국 남부에서 서식했다. 많은 종이 넓은 지역에 걸쳐 소멸했다. 예를 들어, 홍적세 동안 영국에서 발생한 딱정벌레 종은 오늘날 북아프리카나 시베리아 동부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Coope 1979]. 넓지만 다소 일정하게 분포했던 많은 종이 빙하기 동안 생존에 적합한 조건을 유지했던 [피난처(refuges) 또는 레퓨지아(refugia)로 불리는] 분리된 지역에 고립되었다. 그러한 고립된 개체군 일부는 유전적으로 그리고 표현형적으로 분기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서로 다른 종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개체군 분포의 빈번한 변화로 이들이 섞이면서 서로 다른 종이 되는 것을 막았을지도 있다 [16장 참조]. 몇몇 경우에는 개체군이 빙하기 피난 지역에 그대로 머무르면서 그 종의 주요 분포 지역으로부터 고립되었다 [그림 6.8 참조]. 반면에, 많은 종은 소수의 지역 피난처로부터 넓은 지역으로 빠르게 퍼졌고, 단지 지난 8천 년 정도 만에 현재 분포를 이루게 되었다. [빙하기 이후 역사에 관한 더 많은 이야기는 Pielou 1991를 참조하라.]



그림 5.30 가장 최근 빙하기 이후에 네 종류의 북아메리카 나무 종이 서로 다른 속도로 레퓨지아에서 북쪽으로 퍼져 나갔다. 빙하기 이후 단풍나무(maple)와 밤나무(chestnut)는 걸프 지역(Gulf region)에서 북쪽으로 이동했으며, 스트로부스소나무(white pine)와 솔송나무(hemlock)는 대서양 중부 연안 평지에서 북쪽으로 퍼져 나갔다. [After Pielou 1991.]



기후와 서식지가 분포 지역의 한쪽 끝에서는 적당해지고 다른 쪽은 그렇지 않음에 따라서 많은 종의 분포는 다소 점차적으로 풍경에 따라 변했다. 서로 다른 시기의 화석 화분 분포에 관한 연구에서 오늘날 군집에서 전형적으로 연관된 식물 종은 다소 독립적이며 서로 다른 속도로 육지를 따라 이동했음이 명백해졌다. 따라서 생태적 군집의 종 구성은 변화무쌍하게 변화했다 [그림 5.30].


종의 지리적 분포 외에도 홍적세 때 가장 뚜렷한 사건은 멸종이었다. 얕은 물에 사는 많은 해양 무척추동물 종, 특히 열대 종이 멸종했는데, 이들은 보통의 추위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매우 빈약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그 어떤 주요 분류군도 완전히 멸종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육지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비록 소형 척추동물은 기후 변화로 고통받지 않았더라도, 몸집이 큰 포유류와 조류가 상당히 높은 비율로 멸종했다. 여기에는 매머드, 검치고양이, 대형 들소, 대형 늑대, 대형 나무늘보, 그리고 남아메리카의 토착 유제류가 포함되었다. 이들 동물이 기후와 서식지 변화에 굴복했을 수도 있지만, 고고학적 증거와 수학적 개체군 모형 모두는 이러한 “거대동물상 멸종”(megafaunal extinction, 巨大動物相滅種)이 무기를 휘두르는 인류로 말미암은 것일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Martin and Klein 1984; Alroy 2001; Roberts et al. 2001].


가장 최근 빙하가 후퇴하자마자 새로운 주요 혼란이 곧 시작되었다. 약 1만 1천 년 전 인류에 의한 농업의 출현은 거기에 또 육지 환경의 모양을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지나친 방목의 충격으로 사막이 확장되었고, 삼림은 산불과 벌목에 굴복했으며, 식생(植生)이 변형되거나 파괴됨에 따라 기후가 변화했다. 현재,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와 현대 기술의 영향 아래에서 종(種)이 풍부한 열대림(熱帶林)은 거의 완전한 전멸의 순간에 처해 있고, 온대림(溫帶林)과 대초원은 세계 곳곳에서 사라졌으며, 해양 군집은 오염과 끔찍한 남획에 시달리고 있고, 화석연료의 소비로 발생한 지구 온난화는 기후와 서식지를 너무 빠르게 변화시킬 조짐을 보여 많은 종이 적응하지 못할 것이다 [Wilson 1992; Kareiva et al. 1993]. 그 수치가 아주 정확하지는 않을지라도, 우리가 지금 그것을 막으려는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전대미문의 가장 큰 대멸종이 발생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


5.9 요약


  1. 현존하는 생명체에서 얻은 증거는 모든 생명체가 단일 공통조상에서 유래했음을 가리킨다. 생명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많은 부분이 알려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2. 생명체에 대한 최초의 화석증거는 약 35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지구가 형성되고 난 후 10억 년 만이었다. 우리가 증거를 가지고 있는 가장 최초의 생명 형태는 원핵생명체였다.
  3. 진핵생명체는 적어도 15억 년 전에 진화했다. 이들 생명체의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는 공생세균(symbiotic bacteria, 共生細菌)에서 진화했다.
  4. 화석기록은 캄브리아기가 시작할 무렵인 약 5억 4천2백만 년 전에 동물 문(門)이 폭발적으로 다양해졌음을 보여주지만, 이 기록은 이보다 훨씬 오래전에 분기했던 혈통에서 단단한 구조물이 진화했음을 반영할 수도 있다. 이러한 빠른 다양화의 원인은 논쟁 중이지만, 아마도 유전적∙생태적 사건의 조합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5. 육상식물과 절지동물류는 실루리아기 후기와 데본기 초기에 진화했으며, 양서류는 데본기 후기 때 총기어류에서 진화했다.
  6. 전대미문의 가장 파괴적이었던 대멸종이 [약 2억 5천1백만 년 전인] 페름기 말에 발생했다. 이것은 지구 생물상의 분류학적 조성을 완전히 바꿨다.
  7. 종자식물과 [“파충류” 등의] 양막류는 [약 2억 5천1백만 년 전에서 6천5백5십만 년 전 사이의] 중생대 동안 다양해졌으며 생태적으로도 우점하고 있었다. 현화식물과 식물과 연관된 곤충은 백악기 중기부터 매우 다양해졌다. [“K/T 멸종”이라 불리는] 중생대 말의 대멸종에는 마지막 비조류성 공룡의 멸종도 포함되었다.
  8. 포유류 목(目) 대부분이 백악기 후기에 기원했지만, 이들은 [약 6천5백5십만 년 전에서 5천만 년 전 사이의] 신생대 제3기 때 적응방산을 겪었다. 비조류성 공룡의 멸종은 포유류가 다양해질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다.
  9. 신생대 동안 기후는 더 건조해져, 초원의 발달과 초본식물 및 초원에 적응한 동물의 진화를 도왔다.
  10. 빙하기와 간빙기가 [지난 1백8십만 년에 해당하는 기간인] 홍적세 동안 계속해서 발생했는데, 이 기간에 일부 종의 멸종이 발생했으며 종의 분포가 크게 변했다.
  11.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구 생물상의 조성은 오늘날 조성과 점점 비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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