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2)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3)
[번역] 『Evolution』 Ch. 4. 화석기록에 나타난 진화 - (4)



그림 4.0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Australopithecus afarensis)의 유골. “루시”(Lucy)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유명한 표본은 유달리 완전하다. 루시 같은 화석을 연구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사람 혈통의 진화 역사를 기록할 수 있다. [Photo ©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일부 진화 역사는 현존하는 생명체로부터 추론할 수 있지만, 오직 화석기록을 연구하는 고생물학자만이 진화 역사의 직접 증거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다양한 현존하는 영장류 해부 구조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관찰하고, 측정하고, 기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관찰을 통해 사람 혈통에서 발생했던 변화를 추정할 수 있지만, 사람 또는 호미닌(hominin) 혈통이 대형 유인원 혈통에서 분기한 진화 역사의 세부사항을 기록하기 위해 화석을 연구해왔다. *


* 호미닌, 호미니드, 호미노이드, 호미나인과 같은 용어의 차이에 대해서는 2장에서 이미 살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앞으로 사람족(tribe Hominini)의 구성원은 호미닌(hominin), 사람과(family Hominidae)의 구성원은 호미니드(hominid), 사람상과(superfamily Hominoidea)의 구성원은 호미노이드(hominoid), 사람아과(subfamily Homininae)의 구성원은 호미나인(hominine)이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화석기록은 현존하는 후손을 남기지 않은 수많은 생명체의 존재, 멸종과 다양화에 관한 위대한 일화, 그리고 대륙과 생명체의 이동이 어떻게 이들의 현재 분포를 있게 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오직 이러한 기록을 통해서만 생명체가 출현하는 환경 조건에 대한 증거뿐만 아니라 진화적 사건에 대한 절대 시간 척도(絶對時間尺度)를 얻을 수 있다.


화석기록은 특히 중요한 두 가지 주제, 즉 오랜 시간 동안 일어난 특정 혈통의 표현형 변형과 생물다양성의 변화에 관한 증거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첫 번째가 이 장의 주요 주제다.


4.1 지질학의 기본 원칙


4.1.1 암석 형성


지표면의 암석은 지구 내부 깊숙한 곳에서 분출되는 마그마(magma)라 불리는 용융 물질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분출물 일부는 화산을 거쳐 발생하지만, 암석 대부분은 새로운 지각이 중앙 해령(mid-oceanic ridge, 中央海嶺)에서 형성되는 동안 발생한다 [그림 4.1 참조]. 이렇게 만들어진 암석을 [“from fire”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인] 화성암(igneous rock, 火成巖)이라고 한다. [“settle” 또는 “sink”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인] 퇴적암(sedimentary rock, 堆積岩)은 대개 더 오래된 암석의 분해 또는 물에 녹아 있는 무기물의 침전으로 형성되는 퇴적물의 퇴적과 응고로 만들어진다. 높은 온도와 압력에서 이들 화성암과 퇴적암은 변형되어 [“changed form”이란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인] 변성암(metamorphic rock, 變成岩)이 된다.


화석 대부분은 퇴적암에서 발견되고, 화성암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으며, 변성암에서는 보통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다. 일부 화석은 다른 상황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곤충이 [화석화된 식물성 수지(樹脂)인] 호박(琥珀)에서 발견되며, 일부 매머드는 빙하기 때 형성된 만년설에서 언 채로 발견되기도 한다.



그림 4.1 판 구조 형성 과정. 중앙 해령에서 마그마 분출로 새로운 암석권이 형성되며 기존의 판은 양옆으로 밀린다. 움직이는 암석권의 판이 서로 만날 때, 섭입 해구에서 한쪽이 다른 한쪽 밑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지진과 조산 운동이 자주 일어난다. 더불어, 섭입으로 발생한 열은 암석권을 녹여 화산 활동을 일으킨다. *


* [용어설명] lithosphere, 암석권(岩石圈); asthenosphere, 암류권(岩流圈); oceanic crust, 해양 지각(海洋地殼); continental crust, 대륙 지각(大陸地殼); subduction trench, 섭입 해구(攝入海溝).



4.1.2 판 구조론


알프레드 베게너(Alfred Wegener)가 대륙이동(大陸移動)에 대한 생각을 처음 말한 때는 1915년이었지만, 그 증거와 이론적 메커니즘의 실재(實在)를 지질학자 대부분이 확신하게 된 때는 1960년대부터였다. 이때부터 판 구조론(plate techtonics, 板構造論)이라는 이론은 지질학에 혁명을 일으켰다.


대륙과 해저 지각을 포함한 지구 바깥쪽 딱딱한 층인 암석권(lithosphere, 岩石圈)은 상대적으로 고밀도에 가소성(可塑性)이 큰 암류권(asthenosphere, 岩流圈) 위를 움직이는 여덟 개의 주요 판(plate, 板)과 다수의 작은 판으로 이루어졌다. 지구 핵에서 발생하는 열은 암류권 내에서 대류환(對流環)이 일어나도록 촉발한다. 대서양 바닥 아래를 경도 방향으로 가로지르는 중앙 해령 같은 어떤 지역에서는 암류권에서 분출된 마그마가 표면으로 솟아올라 냉각되어 넓게 퍼짐으로써 새로운 지각을 형성하는데, 이 때문에 기존 판이 옆으로 밀려난다 [그림 4.1]. 판은 연간 5~10cm의 속도로 움직인다. 두 판이 서로 만나는 부분에서 [섭입(subduction, 攝入)이라고 알려진 현상으로] 두 판 가운데 하나의 앞 끄트머리가 다른 판 아래로 밀려들어 가서 암류권과 합쳐진다. 이러한 충돌의 압력은 조산 운동(造山運動)의 주요 원인이다. 판이 마그마가 암류권으로부터 분출하는 장소인 “열점”(熱點)을 향해 천천히 움직일 때, 화산이 솟거나 대륙이 갈라질 수 있다. 동아프리카의 거대 호수가 그런 열곡(裂谷)에 위치하며, 하와이 제도는 태평양판이 열점을 향해 움직인 결과로 형성된 일련의 화산섬이다 [6장 참조].


4.1.3 지질시대


천문학자는 우주가 약 140억 년 전에 있었던 “대폭발”(big bang)로 비롯되었으며, 그 후로 중심점에서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증거를 축적해왔다. 지구와 태양계 나머지의 나이는 약 46억 년 정도 되었지만,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알려진 암석은 약 38억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생명체는 약 35억 년 전부터 존재했으며, 동물이 살았다는 첫 증거는 약 8억 년 전의 것이다 [5장 참조].


우리가 그러한 시간 범위를 이해하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비유하자면, 지구 나이를 일 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첫 생명체는 3월 말에 출현했고, 최초 해양동물은 10월 말에 첫선을 보였으며, 공룡이 멸종하고 포유류가 다양해진 시기는 12월 26일이고, 사람과 침팬지 혈통은 12월 31일 자정이 되기 13시간 전에 분기했으며, 예수는 자정이 되기 13초 전에 태어났다.



그림 4.2 방사성 연대 측정. 모 원자(parent atom)의 소실과 딸 원자(daughter atom)의 축적은 일정한 속도로 일어난다. 각 원소의 특이적 시간 단위인 반감기 동안 남아 있는 모 원자의 절반은 딸 원자로 붕괴한다. 두 원자의 상대적 개수로 얼마나 많은 반감기가 지났는지 알 수 있다. [After Eicher 1976.]



지질학적 사건의 “절대” 연대는 종종 화성암에 형성된 무기물 안의 특정 방사성 원소의 붕괴를 측정하는 방사성 연대 측정(radiometric dating, 放射性年代測定)으로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라늄-235(U-235)가 납-207(Pb-207)로 붕괴하는 것처럼] 방사성 모 원자가 안정한 딸 원자로 붕괴하는 속도는 일정하므로, 각각의 원소는 고유한 반감기(half-life, 半減期)를 가진다. 예를 들어, U-235의 반감기는 약 7억 년으로, 매 7억 년을 주기로 U-235의 초기 양 절반이 붕괴하여 Pb-207이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암석 표본에 남아 있는 모 원자 대 딸 원자의 양적 비율로 우리는 암석 연령을 추정할 수 있다 [그림 4.2]. 오직 화성암만 방사성 연대 측정이 가능하므로, 반드시 화석이 담긴 퇴적암을 [퇴적암보다 상대적으로] 최근 생성된 화성암과 더 오래된 화성암 사이에 넣음으로써 연대 측정을 해야 한다.


방사능이 발견되기 오래전에 다윈 시대 이전의 지질학자는 최근 퇴적물이 좀 더 오래된 퇴적물 위에 쌓인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퇴적암 형성의 [즉, 더 빠르냐 대 더 느리냐에 관한] 상대적 연대를 규명했다. 이렇게 다른 시기에 쌓인 퇴적물 층을 지층(stratum, 地層)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지층은 다른 특성을 나타내며 때때로 짧은 시간 동안 존재했던 종의 독특한 화석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이들 생명체가 살았던 시기의 특징이 된다. 그러한 증거를 이용해서 지질학자는 다른 곳에 있는 동시대 지층을 맞출 수 있다. 많은 지역에서 퇴적물의 퇴적은 연속적이지 않으며 퇴적암은 침식되곤 하므로, 어떤 한 지역은 보통 매우 간헐적인 지질학적 기록만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지질학적 절(age, 節)이 오래될수록 화석기록은 잘 나타나지 않는데, 침식(浸蝕)과 변성(變成)으로 화석이 손상될 기회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


* [지질시대의 연대를 연구하는 학문인] 지질연대학(geochronology, 地質年代學)에서 누대(eon 또는 aeon, 累代), (era, 代), (period, 紀), (epoch, 世), (age, 節), 크로노존(chronozone)이라 부르는 단위를 [지층의 분포•상태•역사•화석 등을 연구함으로써 지층의 시공간적 관계 및 발달사를 밝히는 과학 분야인] 연대층서학(chronostratigraphy, 年代層序學)에서는 각각 누대층(eonothem, 累代層), 대층(erathem, 代層), (system, 系), (series, 統), (stage, 組), 크론(chron)이라고 부른다.


4.1.4 지질연대


지질연대(geological time scale, 地質年代)의 대부분은 다윈 시대 이전에 진화에 관한 생각을 품지 않았던 지질학자에 의해 명명되고 순서가 정해졌다 [표 4.1]. 이러한 지질학적 대와 기는 과거에도 그렇고 오늘날에도 기꺼이 독특한 화석 분류군에 의해서 실제로 구별된다. 대멸종 사건(mass extinction event, 大滅種事件)의 결과로 나타난 동물상(動物相) 구성의 엄청난 변화로 이들 연대 사이의 경계 대부분이 구분된다. 이러한 경계의 절대시간은 단지 근사치일 뿐이므로 더 많은 정보가 축적되면서 약간씩 수정된다. [다양한 동물의 첫 출현이 특징인] 현생누대(Phanerozoic eon, 顯生累代)는 세 개의 (era, 代)로 나뉘며, 이들 각각은(period, 紀)로 나뉜다. 우리는 이러한 구분과 신생대(Cenozoic era, 新生代)의 기를 구성하는 세(epoch, 世)를 자주 참조할 것이다. *, ** 진화를 공부하는 모든 학생은 고생대(Paleozoic era, 古生代)의 [그리고 캄브리아기(Cambrian period)의] 시작[인 542 Mya], 중생대(Mesozoic era, 中生代)의 [그리고 삼첩기(Triassic period, 三疊紀)의] 시작[인 251 Mya], 신생대의 [그리고 신생대 제3기(Tertiary period, 第三期)의] 시작[인 65.5 Mya], 그리고 홍적세(Pleistocene epoch, 洪積世)의 시작[인 1.8 Mya]과 같은 몇몇 중요한 지질학적 연대뿐만 아니라 대와 기의 순서를 외워야 한다. ***


* 현생누대(Phanerozoic eon, 顯生代) 이전을 보통 선캄브리아누대(Precambrian eon)라고 부르는데, 이 시기는 오래된 순서대로 크게 태고누대(Hadean eon, 太古代), 시생누대(Archean eon, 始生代) 그리고 원생누대(Proterozoic eon, 原生代)로 구분할 수 있다. 본문에도 나와있듯이 현생누대는 고생대(Paleozoic era, 古生代), 중생대(Mesozoic era, 中生代), 신생대(Cenozoic era, 新生代)의 세 대로 구분된다.

** 신생대는 제3기(Tertiary period, 第三紀)와 제4기(Quaternary period, 第四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특히 제3기는 고제3기(Paleogene period, 古第三紀)와 신제3기(Neogene period, 新第三紀)로 세분할 수 있다.

*** Mya는 “million years ago”, 즉 “백만 년 전”을, 그리고 Gya는 “billion years ago”을 나타내는 단위다.



표 4.1 지질연대 [출처] 국제 층위 도표(International Stratigraphic Chart)에서 얻은 자료 [International Commission on Stratigraphy,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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