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Evolution』 Ch. 3. 진화 양식 - (1)
[번역] 『Evolution』 Ch. 3. 진화 양식 - (2)
[번역] 『Evolution』 Ch. 3. 진화 양식 - (3)
[번역] 『Evolution』 Ch. 3. 진화 양식 - (5)


3.3.7 발생은 형태 진화의 몇몇 공통된 양식을 보여준다


수십 년 전까지 분류와 계통연구는 주로 배아 발생 동안 나타나는 형태 변화를 포함해 형태적 형질을 분석하는 데 주로 의존했다. 그러한 연구 과정에서 계통분류학자와 비교형태학자는 공통된 진화 양식을 많이 기록했다. 오늘날, 가장 왕성한 연구 분야 가운데 하나는 그런 진화적 변화의 유전적∙발생적 기초에 관한 것이다 [20장 참조]. 이런 양식 가운데 일부로 개별화, 이시성, 상대성장, 이소성 그리고 복잡성의 변화를 들 수 있다. [Rensch 1959; Müller 1990; Raff 1996; Wagner 1996.]




그림 3.12 파충류와 포유류의 이빨은 개별화의 획득과 소실에 대한 예를 보여준다. 대다수 파충류의 이빨은 균일하지만, 포유류의 이빨은 진화 과정 중에 개별화됐다. 이빨고래에서는 이빨의 개별 정체성이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훗날 소실되었다. [A after Romer 1966; B~D after Vaughan 1986.] *


* [용어설명] Kuehneosaurus, 쿠에네오사우루스; elephant shrew, 코끼리땃쥐; Prozeuglodon, 프로제우글로돈; homodont (teeth), 동형치(同型齒); heterodont (teeth), 이형치(異形齒); incisor, 앞니; canine, 송곳니; premolar, 작은 어금니; molar, 어금니; cetaceans, 고래류.



개별화. 많은 생명체의 몸은 분명한 유전적 설명서(genetic specification), 발달 양식 그리고 [몸의 특정 부분에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고유의] 위치를 가지며 다른 부분과 상호작용하는 분명한 단위체인 모듈(module)로 구성되어 있다 [Raff 1996]. [예를 들어, 다양한 식물의 잎사귀, 어류의 이빨 등과 같은] 일부 모듈에는 뚜렷한 개별 정체성이 없으므로 이들을 단일 형질의 측면에서 고려할 수 있다. 만일 그런 구조가 [척추뼈처럼] 몸의 축을 따라 배열해 있다면 이것을 연속상동(serial homology, 連續相同)이라고 하며, 그렇지 않으면 동형(homonym, 同形)이라 한다. 그런 단위체를 통해 개별 정체성을 획득하는 중요한 진화적 현상을 개별화(individualization, 個別化)라 부르는데 [Wagner 1996; Müller and Wagner 1996], 결과적으로 모자이크 진화의 중요한 토대가 된다. 예를 들어, 대다수 파충류의 이빨은 균일하지만, 포유류의 진화 과정 동안 [앞니, 송곳니, 작은 어금니, 어금니 등으로] 개별화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빨고래에서는 이빨의 개별 정체성이 훗날 진화 과정 중에 사라졌다 [그림 3.12].


이시성. 이시성(heterochrony, 異時性)은 발생 사건의 시기 또는 속도의 진화적 변화로 폭넓게 정의된다 [Gould 1997; McKinney and McNamara 1991]. 많은 표현형 변화가 그러한 시기 변화에 근거한다고 보이지만, 몇몇 다른 발달 메커니즘도 비슷한 변화를 낳을 수 있다 [Raff 1996].



그림 3.13 도롱뇽의 유형진화. (A~B) 대다수 도롱뇽처럼 범도롱뇽(Ambystoma tigrinum)은 (A) [아가미가 존재하는] 수중 유생에서 (B) 육상 성체로 변태하는 과정을 겪는다. (C) 아가미와 꼬리지느러미를 가진 멕시코 도롱뇽(Ambystoma mexicanum)의 성체는 육상 근연종의 유생과 닮았다. 멕시코 도롱뇽은 전 생애를 수중에서 지낸다. [A, photo by Twan Leenders; B, photo © Painet, Inc.; C, photo by Henk Wallays.]



많은 형질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비교적 전체적인 이시적 변화는 [생식선(生殖腺)과 여기에 관련된 생식 구조를 제외한] 신체 형질 대부분의 발생 시기가 [번식(繁殖)의 시작인] 생식선 성숙 시기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변하는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멕시코 도롱뇽(axolotl)은 대다수 도롱뇽과는 달리 변태(metamorphosis, 變態) 과정을 거치지 않는데, 대신 유생의 특성 대부분을 유지하면서 번식한다 [그림 3.13]. 이처럼, 번식 가능한 성체가 더욱 어린 형태로 진화하는 것을 [“child”를 뜻하는 그리스어 paedos와 “form”을 뜻하는 morphos에서 유래한 용어인] 유형진화(paedomorphosis, 幼形進化)라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연된 성숙(delayed maturity)의 진화는 “과도하게 성숙한” 형질의 연장된 발달과 관련해서 더 많이 자랐을 때 번식하도록 이끌 수도 있는데, 이러한 진화적 변화를 과형진화(peramorphosis, 過形進化)라 일컫는다. 예를 들어, 사람 뇌가 커진 이유는 사람의 성장 기간이 연장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McNamara 1997].


상대성장. 상대성장(Allometric growth 또는 allometry, 相對成長)은 개체발생 중에 나타나는 생명체의 서로 다른 부분이나 크기의 차등적 성장속도와 관련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성장 기간에 머리는 몸 전체보다 늦게 자라고 다리는 더 빨리 자란다. 개별 형질의 상대성장 속도 변화, 즉 국소적 이시성은 진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예를 들어, 많은 진화적 변화는 마치 국소적 이시성으로 하나 이상의 형질 형태가 변한 것처럼 설명될 수 있는데, 실제로 손가락의 신장(伸張) 속도 증가는 다른 포유류의 앞다리와 비교되는 박쥐의 날개 형태를 “설명할” 수 있으며 [그림 3.4 참조], 아래턱의 성장속도 변화는 동갈치(needlefish)나 [공미리라고도 불리는] 학꽁치(halfbeak)의 형태를 “설명할” 수 있다 [그림 3.14].



그림 3.14 계통적으로 밀접히 연관된 세 어류 과 사이에서 위턱과 아래턱 길이에 나타나는 상대성장 차이. (A) 날치, (B) 학꽁치, 그리고 (C) 동갈치. 형태의 차이는 몸 성장에 대한 턱 성장의 상대속도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From Jordan and Evermann 1973.]


상대성장은 종종 다음과 같은 방정식으로 표현된다.


y = b xa


여기에서 y와 x는 이빨의 길이와 폭, 또는 머리와 몸의 크기 등을 측정한 두 개의 값이다. [많은 구조가 전체 크기에 대해 불균형하게 변하기 때문에, 대다수 연구에서 x는 몸무게처럼 몸 크기를 측정한 값이다.] 상대성장계수(allometric coefficient) a는 상대성장속도를 나타낸다. a=1이라면 성장은 동형성장(isometry 또는 isometric growth, 同形成長)으로 두 구조 또는 크기가 같은 속도로 커짐을 뜻하며, 형태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몸 크기 또는 체중에 대한 다리의 상대적 길이처럼 y가 x보다 빨리 증가하면 a > 1, 즉 양의 상대성장(positive allometry)이며, 사람의 머리 크기에서처럼 상대적으로 늦게 자라면 a < 1, 즉 음의 상대성장(negative allometry)이다 [그림 3.15]. y와 x 사이의 이런 곡선관계를 로그로 변환하면 더욱 선형으로 나타나 log y = log b + a log x 같은 직선 방정식을 얻는다.



그림 3.15 방정식 y = bxa에 따른 신체 측정치 y와 x 사이의 다양한 상대성장 관계를 나타낸 가설 곡선. (A) 산술 그래프. 곡선 1과 2는 y가 x와 상수 b와의 곱인 동형성장[a = 1]을 나타내며, 곡선 3과 4는 각각 양의 상대성장[a > 1]과 음의 상대성장[a < 1]을 나타낸다. (B) 앞의 도표를 로그로 변환한 로그 그래프는 선형으로 나타난다. 기울기 차이는 a가 결정한다. 곡선 1과 2는 기울기가 1이다.



조상형태에서 x는 몸 크기를 나타내고 y는 연령 α에서 발달하기 시작해 연령 β에서 성장을 멈추는 어떤 형질의 크기를 나타낸다고 가정하자 [Alberch et al. 1979]. 유형진화와 과형진화 모두 α나 β의 변화로 말미암은 발달 속도 또는 발달 지속기간의 진화적 변화로 일어날 수 있다 [그림 3.16]. 만일 [β에서 β+Δβ로] 발달 지속기간이 연장된다면 과형진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림 3.16B]. 예를 들어, 그 어떤 사슴보다도 몸 크기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멸종한 아일랜드 큰뿔사슴(Megaceros giganteus)의 거대한 뿔은 더 큰 몸 크기로 자라도록 발달 지속기간이 연장된 것과 관련 있는 과형진화적 형질이다 [그림 3.17]. [조기생식(progenesis, 早期生殖)이라는 유형진화의 한 형태로] 더 어린 연령[β-Δβ]에서 성장이 멈추거나, [유형성숙(neoteny, 幼形成熟)이라는 진화과정으로] 형질 y의 성장속도를 늦춤으로써 유형진화가 나타날 수 있다. 멕시코 도롱뇽은 변태 과정을 거치는 근연종과 같은 크기까지 자라는 유형성숙을 하는 도롱뇽 종이지만 [그림 3.13C 참조], 토리우스속(Thorius)에 속하는 작은 도롱뇽은 조기성숙을 한다. 결과적으로, 마치 발달 기간이 단축된 것처럼 이들 종은 더 큰 도롱뇽 종의 유생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형질을 많이 가진다 [그림 3.18].



그림 3.16 y와 x로 표현되는 구조와 크기의 상대성장속도를 로그로 표현함으로써 이시성 형태 일부를 나타낸 도표. x축은 몸 크기를 나타내며, y축은 다리 길이 같은 형질을 나타낸다. 기울기가 1인 점선은 참고로 표시했다. (A) 파란색 선은 연령 α에서 β 사이의 조상에서 일어나는 개체발생 변화를 나타낸다. 여기에서 성장은 “기울기 > 1”인 양의 상대성장이다. (B) 더 길어진 성장 기간으로 [연령 β+Δβ로 성장이 연장됨; 보라색 화살표] 과형진화가 나타났고, 후손에서 과도한 구조 y가 출현했다. (C) 더 어린 연령[β-Δβ]에서 성장이 멈추면 조기생식으로 알려진 유형진화의 한 형태가 나타난다. (D) 성장 지속기간의 변화 없이 x와 대해 y의 성장속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 유형성숙이라 불리는 유형진화의 한 형태가 나타난다.



그림 3.17 상대성장과 과형진화의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아마도 가장 큰 사슴인 멸종한 “아일랜드 큰뿔사슴”(Megaceros giganteus)일 것이다. 그 어떤 사슴보다도 이 사슴의 뿔은 몸 크기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 [From Millais 1897.]












그림 3.18 조기생식을 하는 난쟁이 도롱뇽인 토리우스속(Thorius)과 조기성숙을 하지 않는 근연종인 프세우도에우리체아속(Pseudoeurycea) 사이의 두개골 비교. 토리우스속의 성체 두개골에는 많은 유생 형질이 있다. [After Hanken 1984.]



이소성. 이소성(heterotopy, 異所性)은 생명체 내에서 표현형 형질이 발현하는 위치의 진화적 변화다. 유전자 산물의 분포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종 사이에서 유전자 발현 위치의 이소적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예를 들어, 심해 오징어의 어떤 종은 몸에 발광성 세균(light-emitting bacteria, 發光性細菌)이 서식하는 기관을 가진다. 이 빛은 오징어 눈의 수정체를 구성하는 것과 동일한 두 가지 단백질로 구성된 작은 수정체를 통해 회절 된다 [Raff 1996].



그림 3.19 이 그림에 나와 있는 자메이카 덩굴식물 같은 필로덴드론속(Philodendron) 식물은 열대산 덩굴식물이다. 필로덴드론속과 더불어 몇몇 속을 포함한 많은 덩굴식물에서는 지상경(aerial stem, 地上莖)에서 성장하는 토양 밖으로 노출된 뿌리가 진화했다. [Photo © photolibrary.com.]



종 사이의 이소적 차이는 식물에서 매우 흔하다. 예를 들어, 대다수 식물의 주요 광합성 기관은 잎이지만, 건조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선인장과 많은 다른 식물에서는 줄기의 표피세포에서도 광합성이 일어난다. 목본성 포도나무처럼 덩굴식물에 계통적으로 연관되지 않은 다양한 종에서 뿌리는 지상경(aerial stem, 地上莖)을 따라 자란다 [그림 3.19]. 일부 덩굴식물에서는 이 뿌리가 부착기(holdfast, 附着器) 역할을 하지만, 다른 덩굴식물에서는 이 뿌리가 높은 곳에 있는 임관(canopy, 林冠)에서 토양까지 자라서 내려온다.


척추동물의 뼈에서도 이소성의 예를 많이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계통적으로 새로운 많은 뼈가 힘줄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다른 결합조직에서 발생하는 뼈인 종자골로 출현했다 [Müller 1990]. 많은 공룡의 꼬리에는 골화된 힘줄(ossified tendon)이 있으며, 자이언트 판다(Ailuropoda melanoleuca)는 실제 관절로 연결된 발가락이 아니라 단일 종자골인 “엄지”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그림 21.8 참조].



그림 3.20 진화 과정에서 구조의 감소와 소실의 예. 양막류가 파생한 [데본기의 유스테노프테론속(Eusthenopteron)과 같은] 초기 어류는 [페름기의 밀레레타속(Milleretta)과 같은] 초기 양막류보다 더 많은 두개골 뼈를 가졌다. 후기 양막류 중에는 두개골이 여전히 더 적은 뼈로 이루어진 개속(Canis)과 같은 태반 포유류가 있다. 아래턱에서 뼈 개수의 감소는 특히 주목할만하다. [After Romer 1966.]



복잡성의 증가와 감소. 가장 최초의 생명체는 매우 적은 수의 유전자를 가졌고 매우 단순한 형태였음이 분명하다. 계통연구와 고생물학 연구로 우리는 생명의 역사가 진행되면서 복잡성이 엄청나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시로 진핵생물의 기원, 그다음 다세포 생명체의 기원, 그리고 나중에 식물과 동물의 정교한 조직 구성의 기원 등을 들 수 있다 [21장 참조]. 진화가 일어나는 동안 복잡성이 전체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에 감명받았다면, 구조의 감소와 소실로 나타나는 형태의 단순화가 분기군 내에서 보이는 가장 흔한 경향성 가운데 하나임을 알게 되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예를 들어, 꽃의 원시적인 “기본 설계”에는 수많은 꽃받침, 꽃잎, 수술, 심피(心皮)가 포함되어 있지만, 현화식물의 많은 혈통에서 이들 요소는 하나 이상 감소했고, 많은 분기군에서는 꽃받침 또는 꽃잎 가운데 어느 하나 또는 둘 다 사라졌다. 사지 척추동물류에서 발가락 숫자는 여러 차례 줄어들었지만 [말의 단일 발가락을 생각하라], [멸종한 어룡에서는] 단 한 차례 늘어난 적도 있었다. 초기 총기어류(lobe-finned fishes, 總鰭漁類)는 양막동물 후손보다 더 많은 두개골 뼈를 가졌다 [그림 3.20]. 그런 많은 변화는 늘어난 기능적 효율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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